Let's be a great soldier RAW novel - Chapter 1084
3부 202화
– 1 –
궁녀는 빠르면 4살 즈음에 입궁해서 대궐 내 분위기를 익힌다. ‘애기항아님’이라고 부르는 이런 어린 궁녀가 실제로 무슨 일을 하는 건 아니다. 말 그대로 일찍부터 분위기를 익히는 거고, 대부분 주변이 적적한 대비(태후)나 나이 든 궁녀들의 수양딸 노릇도 한다.
그런 모습은 무종이나 장조 때도 여럿 보았었다. 딱히 좋게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어차피 궁궐이 돌아가는 시스템이 원래 그런 거니까 손을 대서 바꿀 생각 같은 건 하지 않았다. 그 문제가 당장 바꿔야 할 만큼 중요한 것도 아니니까.
당연한 소리지만, 그렇게 궁에 들어오는 아이가 내가 아는 사람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내가 아는 아이가 그렇게 애기항아님이 되었다.
“혜련이가 벌써 4살이 되었구나.”
“네, 폐하.”
귀엽기는 하다. 하지만 3년 전에 얘를 내 집에 데리고 들어올 때만 하더라도 궁녀로 만들 생각은 아니었다는 생각을 떠올리니, 가슴 한쪽이 좀 씁쓸…하다.
혜련이는 내가 한성대화재 현장에서 구했던 그 아이다. 부모는 이미 열기에 숨이 막혀서 죽었고, 딱히 데려가서 키워줄 친척도 없었다. 사내애라면 혹시 몰라도, 짐만 될 계집아이를 누가 일부러 데려가겠는가.
내가 봐도 불쌍하고, 상희도 가엾게 여기고 해서 우리 집에 들여 키워주기로 했었다. 그 말을 먼저 들은 형황은 집에 있는 안사람 의견도 안 듣고서 그런 걸 정하면 안 된다고 살짝 핀잔을 줬었지만, 정작 상희는 전혀 반대하지 않았다.
문제는 그 뒤에 연이어 격변이 일어난 바람에 내가 태제가 되어 대궐에 들어와 버렸다는 부분이었다. 혜련이 ? 이름은 우리가 지었다 ? 를 처음 집에 들일 때만 해도, 나는 나보다는 은이가 형황의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생각했었다.
신분 차이가 너무 커서 정식으로 양녀로 올릴 수 없다는 건 처음부터 알았다. 조선에서는 그게 큰 의미가 없는 것도 사실이어서, 그저 수양딸 삼아서 적당히 잘 키운 뒤에 좋은 혼처 찾아서 시집이나 보내줄 생각이었다. 혹시 의원이 되고 싶다고 하면 공부도 시켜주고.
그런데 예왕이 반란을 일으키는 바람에 이 계획이 몽땅 뒤집혔다. 연화방 사저가 습격을 당했을 때는 다른 하녀가 품에 안고 도망쳐서 해는 입지 않았지만, 내가 태제가 되어 궁에 들어오게 되고 말았다. 졸지에 젖먹이 혜련이도 함께 궁으로 들어왔다.
밖에서 자랐으면 좀 더 자연스러운 생을 살았을지도 모르는데, 아이의 인생을 제약해버린 것만 같아서 기분이 좀 착잡했다. 혜련이 같은 아이가 궁에 들어오면 애기나인으로 자라서 궁녀가 되는 길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동안 든 정이 있으니 이 아이를 다시 어딘가로 내보내기에는 우리 둘 다 내키지 않았다. 상희는 이번 생에서는 아들밖에 낳지 못했고, 전생에 딸들을 멀리 떠나보낸 상처도 있어서 더더욱 혜련이를 쉽게 놓지 못했다.
혜련이는 자라면서 점점 더 예뻐졌다. 다른 가족 중에서는 두 살 위인 루시아가 혜련이를 가장 좋아했다. 또래가 없는 궁궐에서의 삶이다 보니 여동생처럼 보였던 모양이다.
하지만 혜련이도 이제 사리를 분별하기 시작할 나이다. 내 아이들과 혜련이 사이의 신분 차이는 분명하고, 속 편하게 지낼 수 있는 시기도 끝났다. 그 아이가 살아갈 자리를 확실히 정해 주어야만 한다.
“폐하께 절을 올리거라.”
루시아보다 2살이나 어린 계집아이가 나인들이 입는 남색 치마와 옥색 저고리를 입고 내 앞에 엎드리는 모습을 보니 뭔가 안쓰럽다. 괜히 데리고 들어오는 바람에 궁녀가 되어 평생 제대로 시집도 못…아니, 설마 현대에서 드라마로 종종 보던 것처럼 되지는 않겠지?
‘혹시 은이랑 준이랑 권이가 다 얘한테 반해서 형제간에 피 튀기는 다툼이 벌어지는 건…아니겠지?’
조선을 배경으로 하는, 아니 꼭 배경이 조선이 아니더라도 숱한 로맨스 작품에서 이런 ‘주워온 여자아이’를 놓고 꽃미남 왕자들이 치열하게 다투는 작품을 봤던 게 한둘이 아니다 보니 갑자기 조금 불안해진다. 지금이야 괜찮아도, 15년쯤 뒤라면…?
‘에이, 그래도 설마 그런 일이 생길까. 그런 건 죄다 판타지에 가까운 망상이잖아. 여기는 엄연히 현실인데,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생기려고.’
그래, 여자들이나 보는 판타지 로맨스 속에서나 일어날 일이다. 설마 내 주변에서, 그것도 하필 내 자식들이 그런 망상 속에서나 일어날 촌극을 연출하지는 않겠지.
– 2 –
혜련이의 입궁 같은 사소한…일 말고도 올해는 여러 사건이 줄을 이었다. 일단 나쁜 일을 먼저 논하자면, 늘 오던 그놈이 또 왔다.
“또 가뭄이냐.”
“너무 심려치 마시옵소서. 지난 3년 동안 연속으로 풍년이 들었으니, 한 해 정도는 비가 내리지 않는다고 해도 버틸만하옵니다.”
공부대신 최석정이 장담했듯, 전국에 있는 저수지와 보는 찰랑찰랑할 지경으로 물을 가득 담아놓았다. 비상시에 사용하도록 미리 파놓은 농업용 우물도 수천 개다. 수리시설에 물을 공급하는 인력, 축력, 증기력 펌프도 준비되어 있다.
무종 시절부터 정비한 수리 공급망이다. 1년 정도라면 비가 아예 안 온다고 해도 버틸 수 있다. 그리고 올해 닥친 가뭄도 일부 지역에서 비가 좀 안 오는 수준이었지, 전국에서 비 한 방울 구경하지 못하는 경신 연간이나 을병 연간 같지는 않았다.
덕분에 올해 농사를 망친 농경지는 천수답 일부 정도에 불과하다. 무종 시절부터 화전을 엄금한 덕으로 천수답이 그리 많지도 않다. 곡가가 약간 오르긴 하겠지만, 비축해둔 곡식을 풀어 구휼곡을 뿌릴 필요까지는 없을 정도다.
을병 연간에 겪은 대기근의 기억이 아직 선명하기는 하다. 하지만 그해에 비하면 올해는 훨씬 낫다는 건 모두 알고 있었다. 미주 이민을 택하는 백성들이 여전히 매년 만 단위 이상 나오고 있지만, 그건 더 나은 삶을 찾으려는 거지 굶어 죽지 않으려고 도망가는 게 아니다.
어쨌든 올해는 기근 걱정 없이, 평년 수준으로 수확을 올렸다. 내년에 또 가뭄이 닥친다 해도 대기근 걱정은 안 해도 될 만큼은 물도 남았다.
“올해 수확만으로도 백성들이 굶지는 않을 것이오니, 안심하소서. 이것도 전부 다 폐하의 성덕이옵니다.”
“선황께서도 언명하셨듯이, 비를 내리고 말고는 하늘이 정하는 것이지 내 덕에 달린 일이 아니다. 그대들은 공연히 내게 비 탓을 해서 책임을 지우지 말라.”
형황은 자신의 신념으로 날씨는 사람의 소관이 아니라고 했다. 나는 내 경험으로 날씨가 과학적인 원리에 따르는 자연의 산물임을 알고 있다. 아, 실제로 효과는 전혀 없는 그놈의 기우제. 올해 가뭄에서도 백성들을 달래느라 기우제를 얼마나 치러야 했던지.
“후송에서 앞으로도 곡물 수출에는 어떤 제약도 걸지 않겠다 했으니 그 점은 다행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러니 말이다.”
후송으로 출발한 우리 사신들이 돌아온 건 딱 9개월만인 올해 8월(양력)이었다. 사신단의 좌장을 맡아 후송에 다녀온 예부 참의 이종석은 조형서가 보낸 친서를 내게 바치면서 귀환 보고를 올렸다.
“폐하의 성덕에 힘입어 무사히 돌아왔습니다. 송주가 신에게 말하기를, 폐하께서는 사소한 과거의 다툼 따위와는 상관없이 미래를 만들기 위해 크게 손을 내밀 수 있는 분이라 하면서 크게 칭찬하였습니다. 이 모두가 폐하의 덕입니다.”
“국서에 이미 쓴 이야기를 또 반복하다니, 송주가 정말 마음이 급한 모양이로구나.”
후송은 작년에 시도한 북정에서 상당히 큰 성과를 거두었다. 청나라 영토는 단 한 조각도 빼앗지 못했지만, 서전에서 대승을 거두었고 숙주성도 함락 직전까지 몰아갔다. 청나라에서 보내온 보고서를 보니, 청군은 해하 전투에서 사상자 4만이라는 대참패를 겪었다.
그만하면 조형서는 충분히 위신을 세운 셈이었다. 게다가 작년 원정을 준비하면서 막대한 전비를 소모한 탓인지, 올해는 원정을 시도하지 않았다. 대신 방어에 주력했다. 청나라 역시 바로 보복을 시도하기에는 형편이 좋지 않아서 회하에서는 큰 충돌이 없었다.
덕분에 우리 사절단은 7개월에 걸쳐서 후송에 머무르면서 여유 있게 그쪽 사정을 살피고, 후송 조정과 황제 조형서를 면담하면서 후송 사회의 실상을 살필 수 있었다. 후송군이 장강 기슭에 구축한 방어진을 정탐한 건 덤이다.
“무역 수요를 살핀다는 명목으로 둘러본 상해(上海), 소주(蘇州), 항주(杭州) 등의 항구는 진실로 풍요로웠습니다. 주산으로 쌀과 면화를 수출하고, 대남으로 차와 비단을 내보내면서 한편으로는 남만으로 도자기와 차, 비단을 팔아 올리는 수익 덕분입니다.”
공식적으로는 유럽으로 수출하는 차 대부분이 대남도에서 나간다. 하지만 대남에서 배에 실어 보내는 차 중에 절반은 후송산이다. 후송 잠상들에게 사들여 상표만 바꿔 붙여서 팔고 차익을 챙기는 거다.
남만으로 가는 후송 상품은 당연히 밀수선을 타고 나간다. 우리 봉쇄망을 통과하는 밀수 수법이야 뭐 열 손가락을 전부 꼽아도 모자랄 만큼 많으니, 일일이 나열해봐야 별로 의미가 없을 거다.
그리고 생각만큼 염초 수입에 저들이 열중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았다. 직접 조성한 초전, 그리고 바닷가 염전에서 채취한 흙만으로도 후송은 막대한 염초를 이미 얻고 있었다.
“저들은 우리 사신들 면전에서 염전의 흙으로 염초를 굽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계속 통상을 봉쇄해 봐야 자기들이 군비를 갖추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다는 사실을 드러내 보인 것이지요.”
병부대신 송재권은 철저히 사무적이었다. 후송 수군이 장강을 나와서 항해 경험을 축적할 수 있다는 부분은 여전히 경계하고 있지만, 후송이 전략물자를 수입하지 못하게 하기 위한 봉쇄는 이미 무의미해졌다는 점을 정확히 짚었다.
“유주 각국도 전쟁과 강화를 반복하곤 합니다. 전시에만 서로를 공격하고 약탈하며, 일단 강화를 맺으면 배가 오가며 자유롭게 통상하도록 허용하지요. 우리도 그렇게 한다 해서 안 될 건 없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조형서는 개항장 숫자를 2개로 하겠으니 대신 드나드는 배 숫자는 제한하지 말아 달라는 역제안을 보내왔다. 여기 대해서도 안이 갈렸다. 협상 따위를 할 필요 없지 않겠냐는 일부 강경론에 대해서는 뜻밖에도 호부대신 황재선이 반박하고 나섰다.
“병부 일각에서는 후송이 그토록 풍요롭다면 원정해서 노략질하면 되지 않느냐는 소리도 있는 모양입니다만, 그건 그다지 바람직한 해법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강남을 쑥대밭으로 만들면 우리가 필요한 쌀과 면화는 어디서 구하겠습니까?”
황재선은 후송이 우리 간섭 없이 자유롭게 대외교역에 나선다면 거기서 번 돈으로 군비를 증강해서 청과 우리를 위협할 수 있다고 주장했었다. 하지만 이번에 다녀온 사절단, 탐송사(探宋使)가 보고한 바를 듣고는 태도를 약간 바꾸었다.
“봉쇄를 풀지 않은 지금도 저들이 교역을 통해 그토록 큰 수익을 올리고 있다면 수교하고 봉쇄를 푼다고 해도 별 차이가 없을 겁니다. 신은 저들과 수교해도 좋을 듯합니다.”
후송과 정식으로 수교하고 통상을 한다면, 주산에 앉아 밀수선이 가져오는 물건을 기다릴 필요가 없어진다. 우리가 직접 후송 항구에 가서 싸고 좋은 물건을 골라서 사들일 수 있다. 밀수에 붙는 위험수당을 부담할 필요가 없는 거다.
아무리 후송 조정이 밀수를 조장하고는 있다지만, 양국 조정에서 승인하지 않은 불법임은 틀림없다.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이상하지 않고, 이런 위험한 요소는 당연히 거래에 필요한 비용을 상승하게 만든다. 황재선의 논리는 이랬다.
이게 다가 아니었다. 황재선은 심지어 대후송 교역에 증기선을 쓰자고까지 했다.
“강소 일대에서는 석탄도 생산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증기선을 보내 짐을 싣고 오더라도, 귀로에 연료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증기선의 존재 자체는 이미 비밀이 아니다. 형황은 주산에 증기선을 파견하기를 거부하며 기밀 유지 문제를 그 이유 중 하나로 들었지만, 내가 보기엔 이미 그쯤은 문제가 아니라고 보였다.
증기선의 기본 원리는 불을 때서 물을 끓이고 그 수증기의 힘으로 기관을 움직이는 거다. 그 원리 정도는 이미 천하에 다 알려졌다. 아직 프랑스에 있던 시절의 알렉상드르도 그만한 상식 정도는 알고 있었다. 상세한 기계적 구조에 관해 전혀 몰랐을 뿐이지.
“선황께서는 후송 측이 우리 배를 훔치거나, 사람을 빼내 구조를 파악할까 봐 우려하셨다. 그 문제는 어찌 해결하겠는가?”
“폐하, 앞으로도 영구히 우리 영토 안에서만 증기선을 쓸 건 아니지 않사옵니까? 사람이 생각하는 바는 어디나 다 같은지라, 언젠가는 후송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서 증기선 비슷한 물건을 만들어내고야 말 것입니다. 우리는 그저 좀 먼저 만들었을 뿐입니다.”
황재선은 정말 사고가 유연한 사람이었다. 임명할 때는 후임자를 결정할 때까지만 임시로 대신 자리를 맡겨둘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절대 그런 수준이 아니다.
“무종께서 처음 증기기관을 고안하시고 제대로 된 물건이 나올 때까지 백 년이나 걸렸고, 배에 탑재할 만한 성능을 갖춘 기관을 만드는 데 또 백 년이 걸렸습니다. 후송이 기관사를 매수하여 빼낸다고 해 봐야 어찌 그 지난한 과정을 뛰어넘겠습니까?”
증기선을 몰 줄 안다고 증기기관을 만들 줄 아는 것은 아니니, 후송 측이 기관원 몇 명쯤 빼낸다고 해 봐야 증기선을 복제하는 데 큰 도움이 안 될 거라는 게 황재선의 판단이었다.
사실 기계장치를 복제하는 일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증기기관 정도 되는 물건은 상당히 정밀한 제작기술이 있어야 만들 수 있다. 아마 후송에서 카피한 증기선은 제대로 움직이지 않거나 폭발해서 침몰하거나 둘 중 하나일 거다.
그놈들도 우리만큼이나 수많은 인명과 예산을 잡아먹은 뒤에야 쓸만한 물건이 나올 거다. 그때쯤이면 우리 증기선들은 더 빠르고 더 강력하며 더 안전한 기관을 달고서 바다를 누빌 테지.
“저들은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더 막대한 부를 이미 쌓아두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저들과 통상하여 그 부를 빨아냄이 전란을 일으켜서 모두 태워버리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합니다. 허나 폐하께서는 고려하셔야 할 다른 측면이 많으실 터이니, 적절히 판단하여 결정하소서.”
“알겠다.”
후송이 부를 쌓아 군비를 강화한다고 해도, 대응할 수 있다. 돈은 후송만 버는 게 아니다. 우리도 돈을 벌 것이고, 그 수입으로 우리도 더 좋은 배와 더 좋은 대포를 마련할 수 있다. 주산진에 구축한 요새와 포대를 강화하여 저들이 공략할 꿈도 못 꾸게 할 수 있다.
탐송사가 보고 온 바에 따르면, 상해에서 남경에 이르기까지 후송이 설치한 포대 숫자는 60개소가 넘었다. 남경성 앞 부두에 정박한 양선 숫자만 12척은 되었다. 상류에 숨긴 배가 더 있을 테니, 후송 수군은 분명 양적으로 만만찮은 전력을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후송 수군은 바깥으로 진출하더라도 함대전까지 치르기는 어려울 거다. 함대 규모 기동훈련이 안 되어있으니까. 하지만 사략선 활동 정도라면 생각보다 쉬울 거고, 그게 우리 골치를 썩일 수도 있다.
“호부대신. 통상을 허용하되 후송 선박이 밖으로는 나오지 못하게 하고, 우리나 유주에서 온 배들이 후송 항구를 드나들 수 있게만 해도 되는 것 아니겠는가?”
“물론입니다, 폐하.”
이 방안도 괜찮을 것 같다. 확실히 기한을 정해놓고 하는 협상이 아니니, 여러 안을 두고 고려해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