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s be a great soldier RAW novel - Chapter 1116
3부 23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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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천 병력이 머물 숙영지를 만드는 건 쉬운 일은 아니다. 현지에서 자재를 조달하기 쉽지 않으리라는 판단에 진영 구축에 쓸 말뚝이나 판자까지 싣고 오긴 했지만, 하루 안에 간단히 공사를 끝낼 수는 없었다.
그래도 수천 병력이 투입되어 곡괭이와 삽을 휘두른 결과 해가 질 때까지는 얼추 모양을 갖춘 진영이 만들어졌다. 후속하는 2진의 일부까지 1만 병력을 수용할 수 있을 만한 넓이로 호를 파서 그 흙으로 흉벽을 쌓고 목책을 세워 방벽을 구축했다. 군데군데 포좌도 두었다.
장희재는 휘하 참모들을 거느리고 진영 내를 돌면서 미흡한 부분을 지적하고 보완 지시를 내렸다. 혹시 야습이 있을지 모르니 철저히 만들어야 했다. 흙을 채운 포대로 쌓은 포좌에 무종야포와 자모포가 올라가는 모습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던 참모 한 사람이 제안했다.
“대감, 선봉부대가 가져온 화포는 보병을 지원하기 위한 무종야포와 자모포밖에 없습니다. 당장 쓸 일이 없는 수군의 화포를 좀 내려서 빌려 쓰면 어떨지요. 전례도 있지 않습니까?”
경인왜란 초기에 경상좌수군은 수전을 포기하고 화포와 수졸을 전부 육전에 투입했었다. 당시 경상좌수사 박홍식이 왜군 대함대를 목격하고 겁을 먹고 주저앉아 있다가 수졸 다수가 탈영하는 바람에, 수전에 나서고 싶어도 나설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때처럼 수졸과 대포를 몽땅 내달라고 할 필요도 없습니다. 9근 포와 18근 포 몇 문만 빌려도 되지 않겠습니까?”
지금 수군이 몰고 온 가장 큰 함선인 1천 5백 톤급 대선은 18근 포 24문, 9근 포 26문, 자모포 30문을 싣고 있다. 그다음으로 큰 1천 톤급 최신 대선은 18근 포 24문에 9근 포 20문, 자모포 6문이나 실었다. 몇 문 뺀다고 해서 문제가 될 건 없으리라.
본국에 있는 2천 톤급 대선도 자모포 외에는 18근 포 26문, 9근 포 28문, 4근 포 16문만 싣는다. 여기 비하면 요즘 황명을 받아 새로 건조하는 1천 톤급 대선은 확실한 과무장이다.
물론 지난번에 대남수영 좌선이 18근 포를 일제히 쏘아서 스페인 함대 좌선인 2천 톤급 대선을 제압하긴 했다. 하지만 그런 배가 이 동양에 몇 척이나 된단 말인가.
“그러니 몇 문만 내달라고 하십시오. 우리 진영 방호에도 쓰고, 육지 쪽 공성에서도 쓸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런 용도에 쓰려고 본국에서 공성포를 가져오기는 했다. 하지만 공성포는 아무래도 수송 순위가 뒤로 밀릴 수밖에 없었던지라, 3진으로 온다. 한 달은 있어야 마닐라에 도착한다.
“함포를 가져다 놓을 필요까지는 없지 않나? 통제사도 내키지 않아 할 것 같기는 하네만, 귀관 생각이 그렇다면 교섭은 한번 해보지.”
어차피 산 펠리페 요새 공격에는 육지에 두는 공성포가 큰 의미가 없다. 산티아고 요새를 공격할 때나 공성포가 필요해질 테고, 그때쯤에는 대남도에서 공성포들이 도착하리라. 지금 거론되는 것보다 더 큰 포가 말이다.
지금 쓰이는 함포로는 18근 포가 가장 크다. 과거 장조 시절에 거북선이나 대전선에 싣던 포 중에는 24근 포도 있었지만, 반동이 너무 강해서 배 골조를 뒤흔들어놓는 데다가 정면이 아닌 측면에 놓고 쏘니 배가 너무 심하게 기울어져서 안전 문제로 싣지 않게 되었다.
갈래선에 무리해서 24근 포를 실어 봐야 쏠 상대도 없다. 18근 포만 싣고 나가도 해적을 퇴치하고 대동양을 주름잡기에는 충분했다. 지난달에 대남수영이 스페인 함대와의 전투에서 승리하면서 이를 확실히 입증했다.
이제 24근 포는 그 뒤에 제작한 30근 포와 함께 해안포나 공성포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3진이 가져올 중포(重砲) 중에도 24근 포가 섞여 있다.
게다가 통제사 이홍권은 산 펠리페 요새 공략에만 협력하고 나서 어딘가로 도망간 스페인 함대를 쫓아 전선을 거느리고 바다로 나갈 궁리를 하고 있다. 당장 쓸 것도 아닌 포를 선뜻 양보할 리가 없었다.
“어차피 공성은 우리가 치러야 하지 않겠습니까. 수군이 성채에 접근하면 적군은 분명히 성채에서 열탄을 쏴댈 테고, 수군은 가까이 가지 않으려 할 겁니다.”
열탄(熱彈)은 불에 달궈 빨갛게 달아오른 포탄을 뜻한다. 목조선이 열탄을 맞으면 화재가 발생할 위험이 크다. 선상에서는 화재 위험 때문에 열탄을 잘 쓰지 않지만, 공간이 넉넉한 육지 쪽 포대에서는 열탄을 쓰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이틀 뒤에는 수송선들이 짐을 내리고 대남도로 돌아갈 걸세. 그때 대남도로 돌아가는 배 중에 포를 빌려줄 배들이 혹시 있을지 알아보도록 하지.”
장희재가 남정대장군이라고 하나, 수군에도 무조건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건 아니다. 수군 작전에 관해서는 통제사 이홍권의 의견을 크게 참고해야만 했다.
진영을 돌아보는 사이 하늘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휘하 참모들과 서둘러서 식사를 마친 장희재가 모기장이 쳐진 막사 안으로 들어가 종졸(從卒, 당번병)에게 손짓했다.
“문고 가져오너라.”
문고(蚊膏)는 이번에 내의원에서 새로 만든 고약이다. 드러난 몸에 발라서 모기를 쫓는 약인데, 계피?향유?약초 가루 등을 배합해서 만들었다고 했다. 전군에 지급하기에는 비싸서 참령 이상 무관들에게만 소량 지급되었다.
“담뱃가루를 물에 개어 몸에 바르는 군사들도 있다고?”
“예, 대감. 담배가 뱀 쫓는 데 효과가 있으니 모기도 쫓지 않겠느냐고들 하고 있습니다.”
담배는 넉넉하다. 대한군에서는 이미 대남에서 독사 때문에 크게 고생한 경험이 있었다. 풍토에 큰 차이가 없는 필리핀에도 당연히 독사가 우글거릴 것이기에, 이번 원정에 막대한 양의 담배를 가져왔다. 숙영지에 뿌려 뱀과 해충을 쫓는 용도로 쓰려고 말이다.
다만 담뱃가루를 아무리 땅바닥에 뿌려 봐야 공중을 날아다니는 모기한테는 효과가 없다. 그러니 몇몇 군사들이 ‘담배떡’을 만들어 팔다리에 처바르는 것이리라.
“제 놈들 돈 주고 산 담배가 아니니 그 짓을 하지…담뱃독이라도 오르면 어쩌려고.”
겉옷을 벗어서 종졸에게 건넨 장희재가 종졸이 가져온 물로 손발을 씻고 자리에 누웠다.
“급한 전갈이 오거든 바로 깨워라.”
“예, 나리.”
종졸은 등불을 끄고 모기장 밖으로 나가서는 막사 밖에 피워둔 모깃불을 살폈다. 몸에는 장희재가 나눠준 문고를 바르고 있었다. 하늘에 뜬 달이 밝게 빛났다.
– 21 –
권훤은 아직 잠자리에 들지 않았다. 자기 휘하 병사들이 막사에 모기장은 제대로 쳤는지, 배수로는 제대로 물이 빠지게 팠는지, 담뱃가루는 제대로 뿌렸는지 등 확인할 게 많았다.
“각 중대 향도들이 책임지고 관리해야 할 걸세. 잘 챙기게나.”
“예, 대대장 나리.”
보병대대는 일반 보병 중대 4개, 척탄병 중대 1개로 편성되어 있고 각 중대에 정위 계급 중대장 1명, 특교 계급 향도 1명씩이 있다. 편제에 따른 병력 충원이 완료되어 있으므로 각 중대에 속한 인원은 150명, 대대 전체 인원은 750명이다. 대대 향도는 부위다.
권훤은 군사들이 머무는 막사 25개를 하나하나 돌면서 상태를 살폈다. 각 중대장과 중대 향도가 쩔쩔매면서 대대장의 뒤를 따랐다. 개중에는 권훤보다 나이가 더 많은 이들도 몇몇 있었지만, 딱히 불만을 드러내지는 못했다. 다행히 다들 제대로 일을 했다.
“힘들어도 좀 참게. 2진이 도착하면 이곳 진영을 넘겨주고 우리 대대는 마닐라 동편으로 옮겨가서 새로 진영을 구축해야 할 텐데, 고생한 만큼 제대로 감사를 받아야 하지 않겠나.”
허술하게 대충 만들어 넘겨주면 기껏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욕만 실컷 먹게 되지 않는가. 제대로 해서 제대로 넘겨주고 합당한 평가를 받아야 마땅하다.
권훤은 중대장들의 개인 막사까지 들여다보지는 않았다. 파수병들의 근무 태세를 살피며 목책 주변을 돌아보는데 갑자기 요란한 포성이 천지를 뒤흔들었다. 드디어 적습인가?
“어디냐!”
“목책 쪽이 아닙니다. 바다 쪽, 서반아군 성채 쪽입니다!”
적이 목책을 향해 밀려오지는 않았다. 후방에서, 오늘 낮에 대한 수군 함대가 자기 앞을 유유히 지나가는 동안 침묵하고 있던 산 펠리페 요새라고 하는 스페인군 성채가 요란하게 포를 쏘아대고 있었다. 포연이 피어오를 때마다 바다 위에서 물기둥이 일었다.
“18근, 아니 24근 포 정도 되는 것 같군.”
산 펠리페 요새에는 30문 정도 되는 화포가 있는 듯했다. 그 대포들은 쉴 새 없이 사방을 향해 불을 뿜었다. 하지만 아군 함선에 명중하는 포탄은 하나도 없었다. 그저 헛되이 바다 위에 떨어져 물기둥을 만들 뿐이었다.
“저토록 열심히 쏘아 봤자 닿지도 않는 것을 저들도 알 터인데….”
대한군은 처음부터 요새에서 쏘는 포탄이 닿을 만한 거리에 가까이 가지 않았다. 그래서 저들도 무익한 포격으로 화약을 낭비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 밤중에, 헛된 일인 줄 알면서 낮에도 안 쏘던 포를 쏘는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혹시 자기들이 가진 화약을 다 쏘아버린 뒤에 항복할 셈인 건 아닐지요.”
“유주인들이 그런 관습을 일부 가지고 있긴 하지. 그렇지만 좀 미심쩍군.”
고립된 성채를 지키던 수비대가 화약과 식량이 떨어져서 더 싸울 수 없게 되어, 즉 ‘칼이 부러지고 화살이 다할(刀折矢盡)’ 때까지 싸운 끝에 항복하는 건 유럽인들에게는 불명예가 아니다. 할 수 있는 노력은 다 시도한 뒤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산 펠리페 요새에 있는 서반아인들이 저런 식으로 화약을 낭비하는 행동이 전혀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밤새도록 저렇게 포를 쏘아대서 요새에 있는 화약을 다 써버린 다음, 내일 아침에 백기를 올리고 항복할 요량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하여간 그 포격이 요란하기는 했다. 깨어 있는 군사들은 물론이고, 이제 잠자리에 들려고 채비를 차리던 군사들까지 죄다 막사 밖으로 나와 어리둥절한 태도로 두런거리며 산 펠리페 요새 쪽을 쳐다볼 정도였다.
자신도 그쪽에서 눈길을 떼지 못하던 권훤이 문득 정신을 차렸다. 지금은 저 불꽃놀이나 쳐다보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미주에서 닦은 야생의 감이 움직였다.
“각 중대에 명하여 모두 군장을 갖추고 목책으로 가라 일러라! 그리고 연대장께 가서 곧 적습이 있으리라 알려라!”
“예, 대대장 나리!”
권훤의 뒤를 따르던 표하군 병사들이 지시를 받고 급히 흩어졌다. 권훤 자신도 한달음에 자기 대대가 담당한 외곽 목책으로 뛰어갔다. 목책에는 각 중대에서 차출한 총합 1개 중대 병력이 나가 있었는데, 야습을 경계해야 할 이들 역시 포성과 불꽃에 정신을 뺏겨 있었다.
“정신 차려라, 이놈들! 적이 온다!”
호통과 발길질로 수하 군사들의 정신을 차리게 한 권훤은 허겁지겁 달려온 나머지 부하들 전부 흉벽 뒤에 밀어 넣었다. 그리고 총에 탄환을 재고 총창을 결합하여 적과 접전을 벌일 준비를 시켰다. 그동안에도 산 펠리페 요새에서는 계속 대포를 쏘고 있었다.
“나리, 정말 적이 오겠습니까? 공연한 호들갑이 아닐지….”
“온다! 꼭 온다고!”
낯선 땅에 도착한 첫날 밤, 완료되지 않은 진채 공사, 여기에 싸울 의지가 있는 적군까지. 오늘 야습이 있을 조건은 모두 갖추어진 상태다. 언제 적군이 나타나느냐 하는 문제 하나만 남아 있었는데, 주의를 돌리려는 저 의도적인 움직임으로 분명해졌다.
“나리, 어둠 속에서 움직이는 형상이 보입니다!”
“연대장께 보고를 올려라! 그리고 내가 명령할 때까지는 쏘지 말아라!”
권훤이 급히 권총을 들었다. 양쪽 옆에 자리한 두 대대는 아직 본대가 나오지 않아서 1개 중대밖에 없다. 그의 대대가 적을 격퇴할 주력이 되어야 했다.
어둠 속을 주의 깊게 노려보자 달빛을 맞으면서 조심스럽게 움직이는 사람 비슷한 형상이 보였다. 어두운색으로 된 옷을 입고 모자를 써서 윤곽을 숨겼지만 분명 사람이었다.
낮이라면 백 보 거리에서 일제사격을 퍼부었겠지만, 지금은 밤이다. 달빛 정도로는 모든 군사가 적을 제대로 겨냥해서 쏠 수 없다.
“야포를 쏘아라! 척탄이다!”
대대에 배치된 야포 2문이 거의 동시에 불을 뿜었다. 연대 소속 포병 중대에서 각 대대에 지원하러 나온 포병 소대 소속이다. 무종야포 2문, 자모포 2문이 1개 소대를 이룬다.
야포가 불을 뿜고 척탄이 날아가 터지자 천천히 접근하던 적들이 움찔하더니 벌떡 일어나 함성을 지르며 달려들었다. 권훤도 소리 높여 외쳤다.
“일제 방포! 포대는 조란환을 쏘아라!”
배속된 대포들이 불을 뿜고, 대대원 전원이 일제히 소총의 방아쇠를 당겼다. 뿌연 초연이 앞을 가리고, 인접한 다른 대대 구역에서도 뒤늦게 총성이 울렸다. 본진 방향에서도 함성과 함께 군사들이 달려오는 소리가 났다.
“재장전! 한 번 더 쏘고 받아친다!”
대한군이 쓰는 소총은 기름종이로 포장한 탄포를 써서 장전이 빠르다. 뒤쪽을 이로 찢어 화약을 총구에 붓고, 꽂을대로 탄환과 탄포를 함께 쑤셔 넣는다. 그리고 불접시에 점화약을 부으면 장전 완료다. 그 뒤에 부싯돌을 문 개부리를 젖히면 발사 준비가 다 끝난다.
“쏴라!”
아우성을 치며 달려오던 적병들이 10보 거리에서 가해지는 일제사격에 줄줄이 쓰러졌다. 뒤이어 달려오던 적은 진영을 둘러싼 호에 빠지면서 잠시 그 기세가 주춤해졌다.
“한 번 더 쏜다! 포대는 한참 뒤를 쏴라!”
서둘러 재장전한 병사들이 흉벽을 기어오르는 필리핀 토병들의 검은 얼굴에 총구를 갖다 대다시피 하고 총을 쐈다. 비명과 함께 피와 뇌수가 사방으로 튀었다.
“2연대 2대대는 적을 정면으로 막아냈고, 다른 대대들은 목책 안으로 밀린 상태에서 겨우 막았다고.”
2연대 2대대장은 권훤이다. 부령이니 본래대로라면 연대장 정도는 되어야겠지만, 출세가 너무 빠른 탓에 각 직책을 고루 경험하지 못했다. 그래서 최선임 대대장 노릇을 하고 있다.
“예, 대감. 서반아군이 예상보다 대규모로 쳐들어온 데다, 부끄럽사오나 적이 벌인 기만에 넘어가 정신을 딴 데 팔고 있던 장졸들이 많았사옵니다.”
“어쩔 수 없지. 아닌 밤중에 미치광이가 달빛을 받으며 춤을 추는데 눈이 돌아가는 것도 인지상정 아니겠는가. 수습에나 신경 쓰도록 하세.”
장희재를 비롯한 남정군 지휘부는 스페인군이 야습은 하겠지만 동원하는 병력은 고작해야 수백 정도이리라고 생각했다. 야간에 대군을 통솔하기도 어렵고, 너무 많은 병력이 야습에 나서면 혹시 아군끼리 싸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페인군은 그런 예상을 깨고 적어도 천 단위로 세어야 할 만큼의 병력을 야습에 투입했다. 필시 대한군이 상륙할 위치를 사전에 가늠해서 미리 복병을 숨겨두었을 게 틀림없었다.
지금 진영 외곽 전체에서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장희재는 잠시 숙고하다가 권훤에게 이 난국을 타파시키기로 했다.
“2연대 2대대에 현 위치에서 그대로 적진을 돌파, 아군 우익을 공격하는 적을 포위하라고 명하라. 2대대가 지키는 자리는 예비로 있던 등선군 2개 중대가 막는다.”
“예, 대감!”
필리핀 수비군, 그것도 토민병 따위가 정예일 리 없다. 권훤이 적의 배후로 돌면 놈들은 필시 와해되어 도망가거나 전멸하거나 둘 중 하나가 될 게 분명하다. 일단 우익이 풀려나면 남은 좌익의 적은 간단히 처리할 수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