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s be a great soldier RAW novel - Chapter 1176
3부 29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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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에서 날아온 사신은 내 옛 지인이라고 할 수 있는 가우성(아우가테)이었다. 부친이 사망해서 가와공 작위를 물려받은 지 5년 정도 되었는데, 아직도 카우이와는 으르렁거리는 사이라 절대 영지를 비우지 않았다. 그런 놈이 수군 전선을 타고 여기까지 달려온 거다.
“폐하! 하와이 백성들이 지금 줄줄이 죽어 나가고 있습니다! 부디, 부디 도와주소서!”
카우이보다는 조금 서투르던 가우성의 한국어가 이토록 유창해진 건 좋은 일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다. 대체 하와이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가?
“조리 있게 말을 해보아라. 대체 하와국에 무슨 횡액이 닥쳤다는 말이냐?”
감정이 북받쳤는지, 가우성은 제대로 말을 잇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어라라? 이놈이 이렇게 감정적인 놈이 아니었는데?
“폐하, 신이 가와공 대신 말씀드리겠습니다.”
흥분했는지, 가우성의 입에서 나오는 음성의 절반은 울음소리였다. 그나마 남은 목소리도 하와이어와 한국어가 뒤섞이는 통에 도저히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그 녀석을 제물포까지 태우고 온 수군 비류선(플류트)의 선의(船醫) 이민구 부위가 대신 나섰다.
“약 반년 전부터 하와국 토인들 사이에서 몇 가지 역병이 크게 번지기 시작하였사옵니다. 병에 걸린 토인들이 기침이 심하여 처음에는 고뿔이 도는 줄만 알았사오나, 증세가 거기서 그치지 않고 고열과 함께 전신에 발진이 심하게 돋았사옵니다.”
증세에 관해서 듣는 순간 그게 무슨 병인지 알 것 같았다. 마진(痲疹), 홍역 아닌가! 근래 들어서 대유행한 적은 없지만, 잊을만하면 한바탕 시중을 휩쓸며 저항력 약한 어린아이들과 운 없는 어른들을 저승길로 끌고 가는 전염병이다.
당장 황실에서만 해도 형황의 둘째 아들인 경친왕이 홍역으로 요절한 바 있다. 다행히 내 아이들은 어릴 때 아주 가볍게 앓고 넘어갔지만, 홍역이 앞으로도 상당히 오랫동안 위험한 병으로 남아있을 건 분명했다.
“어허, 이런 일이! 마진과 같은 병에 걸린 자는 절대 배에 오를 수 없게 하여 하와국이나 미주에 병균을 퍼뜨리지 않게 하는 게 우리 정책 아니었느냐? 어찌하여 그런 병이 하와국에 퍼진 것이냐?”
“진주만에 있는 통제사는 물론이고 군의관들도 병이 생기지 않도록 할 수 있는 주의는 다 하였습니다. 하지만 너무도 갑작스럽게 마진이 발생한 데다, 설상가상으로 토인들 사이에서 양매창까지 퍼지는 바람에 현지에서는 도저히 손을 쓸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양매창까지 퍼졌다고!”
두 병 모두 진원지는 진주만이 있는 오아도(오아후)였다. 반년 전부터 갑자기 눈에 띄기 시작하여 이웃 섬으로 삽시간에 번졌다고 했다. 반년 전이면 양력 4월인데…하고 생각하는 순간, 번개처럼 뇌리를 스치는 사실이 있었다.
“불랑국 놈들이로구나!”
“신들이 생각하기에도…거기서밖에 근원을 찾을 수 없사옵니다.”
또 신음을 토하며 머리를 감싸 쥐는 수밖에 없었다. 질병에 걸린 인원은 기본적으로 배에 태우지 않는 거야 우리든 다른 나라 해군이든 다를 게 없지만, 인원이 넉넉하지 않은 바르 선단은 훨씬 허술하게 그 기준을 굴렸을 게 분명하다.
“헌데, 양매창이야 환부가 옷 속에 감춰져 있으니까 알 수 없다 하여도, 그놈들이 남변에 머무를 때나 본국에 들렀을 때도 마진이 발생했다는 보고는 전혀 없었다. 그런데 하와국에 어찌 병을 퍼뜨린 것이냐?”
“동양수군통제영 군의령 유일원 부령이 수하 군의관들을 모아놓고 논의 끝에 판단하기를, 불랑국인들이 신서반아 해안을 노략질하다가 병에 걸린 주민들을 만나 병균을 묻혀온 것이 틀림없다 하였습니다.”
내가 먼저 병균을 언급한 데 반대하지 않고, 자기 입으로도 병균을 묻혀왔다 운운하는 걸 보니 유일원과 이민구도 병균론을 지지하는 파벌인 모양이다. 대한 의학계 전체가 하루빨리 병균론 쪽으로 돌아섰으면 좋겠군.
여기에서 군의령(軍醫令)은 한 군영 안에 있는 군의관과 군의병 등 의무요원들을 맡아서 관리하는 직책이다. 현대식 명칭으로 하면 의무부장 정도에 해당한다.
“허허, 그렇다면 최대한 빨리 대책을 마련해야겠다. 가와공, 참으로 고충이 컸겠구나.”
“감사합니다! 흐끅, 감사합니다, 폐하!”
이제야 겨우 가우성이 겨우 알아들을 만한 목소리를 냈다. 이 녀석, 올해 서른둘인가 세 살이던가 그랬지, 아마? 상황이 오죽 안 좋으면 영지도 팽개치고 여기까지 직접 달려왔을까 싶다. 안쓰러운 마음에 어좌(御座)에서 내려가 어깨를 쓰다듬었다.
“가와공은 울음을 그치라. 그대의 영민(領民)들도 모두 내 백성이니, 어찌 내가 그 목숨을 하나라도 더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겠느냐?”
아직도 엎드린 채 통곡하는 가우성을 부축해서 일으키려고 했는데 움직일 수가 없었다. 지금 하와이가 대한의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지만 기본적으로 태평양 원주민이다. 건장하고 뚱뚱한 체격일수록 고귀한 신분을 나타낸다. 농담이 아니고 정말 곰처럼 무거웠다.
내가 꼼짝도 못 하는 기미를 눈치챈 내관들이 우르르 몰려와서 나 대신 가우성을 부축해 일으켰다. 내가 나지막하게 한숨을 쉬고 가우성에게 격려의 말을 건네는데, 가우성이 아차 하는 표정을 짓더니 품에서 비단 두루마리 두 개를 꺼냈다.
“폐하, 저희 국왕이 폐하께 바치는 친서를 먼저 올려야 하는데 소인이 그만 작은 감정에 휩쓸려 잊고 있었습니다. 부끄럽습니다.”
아직도 콧물을 킁킁거리던 가우성이 다시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고개를 숙이면서 품에서 꺼낸 두루마리 두 개를 두 손으로 공손하게 내밀었다. 내가 직접 받을 수도 있기는 했지만, 절차는 절차다 보니 도승지가 잽싸게 달려와 마우이의 친서를 받아서 내게 건넸다.
사실 말이 좋아 친서지, 이런 편지는 모조리 한인 고문관들이 대필하고 수결만 마우이가 한 거다. 하와이인들은 아직 스스로 한문을 유창하게 사용할 능력이 안 되니까 말이다.
하와이가 형황에게 책봉을 받아 우리 문화권에 들어온 지 이제 10년을 채웠던가? 아직 한문을 제대로 쓰려면 멀었다. 카우이가 나를 따라와서 잠시 한양에 머무르면서 말과 글을 배웠다지만, 그래 봐야 유치한 수준이다.
애초에 하와이에는 자기들이 쓰는 고유 문자도 없었다. 그래서 상국으로서 베푸는 은전 중 하나로 우리 어문학자들을 보내서 하와이어 문자를 만드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옛날 장조 때 우리 한글로 만주문자를 만들어준 것처럼 말이다.
“왕도(王都)가 있는 하와이 본도 쪽에서도 병세가 심각한 모양이로구나.”
원래 세계 역사에서 하와이 왕국은 하와이 본도를 기반으로 하와이 제도를 통일했으면서 정작 수도는 오아후에 두었다. 아마 오아후가 하와이 제도 한가운데에 있어서 다른 섬들을 통제하기 편리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하지만 이쪽 세계에서는 다르다. 마우이는 케아뭐시기였나 하는 옛 여왕 ? 퇴위하고는 몇 년 못 가서 병사했다고 한다 ? 의 수도가 있었던 ‘훌루아로아’ 마을에 자기 왕궁을 세우고 수도로 삼았다. 오아후를 포기한 건, 그 섬을 우리가 차지하다시피 해서일지도 모르겠다.
아무리 대한과 우호관계를 맺었다지만, 코앞에 대한군 본영이 있다는 건 역시 마우이에게 기분 좋은 일은 아니리라. 언제 우리 군대가 왕궁으로 들이닥칠지 알 수 없는 일이 아닌가. 우리 군영과 자기 왕궁 사이에 거리를 두고 싶을 것도 당연하다.
“도승지, 그대가 읽으라. 모두에게 들려주도록 하라.”
“예, 폐하.”
내가 쓱 훑어보고 넘겨준 첫 번째 두루마리를 도승지 권기선이 받아 목소리 높여 읽었다. 사방 길가에 시체가 널린 끔찍한 참상에 관한 묘사가 근정전 안을 가득 채웠다. 본국에서는 듣도 보도 못한 비참한 상황에 다들 안색이 어두워졌다.
이건 논의할 필요가 없고 길게 끌면서 고민할 필요도 없는 문제다. 곧바로 명을 내렸다.
“예부, 병부 두 대신은 답하라!”
“예, 폐하.”
예부대신 윤시현과 병부대신 송재권이 급히 허리를 굽혔다. 자기들에게 의논하지 않고 이들을 부른 데 대해서 다른 신하들이 나서서 이의를 제기하지는 않았다.
“지금 번국이 위기에 빠졌다 하니 상국으로서 어찌 돕지 않겠느냐? 예부는 보유하고 있는 약재 수량을 확인하고 하와국에 파견할 의원을 모집하라. 병부 역시 군의관 중 솜씨 좋은 이들을 골라 파견할 준비를 진행하라.”
예부대신을 끌어낸 건 내의원, 전의감, 혜민서를 비롯한 모든 의료기관 관리도 예부에서 담당하기 때문이다. 전에도 언급했지만, 예부는 정말 업무가 다양하다. 전쟁만 마무리하면, 관제를 개편해서 그 업무를 나눠야지.
자, 그럼 마우이가 보낸 두 번째 두루마리를 펼쳐 보기로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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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두 번째 두루마리는 무슨 내용이었사옵니까, 폐하?”
“세자를 책봉해달라고 청하는 주청서였소, 중전.”
하루 일을 마치고 침전에서 나란히 누운 채 비빈들과 그날 일을 이야기하는 것도 잔잔한 재미다. 물론 정말 모든 이야기를 공유하는 상대는 상희 하나뿐이고, 다른 후궁들과는 그저 잡담이나 나누게 되곤 한다.
듣는 귀가 있으므로, 상희와 대화를 나눌 때도 향원정에서처럼 편하게 한담을 나눌 수는 없다. 우리는 여기 교태전 안에서는 어디까지나 상감과 중전이다. 향원정에서처럼 이재석과 김상희로 대할 수는 없다.
“하와국왕이 말하기를, 자신도 이제는 늙었으며 후계를 이을 아들들도 거의 다 죽고 남은 자가 많지 않기에 남은 아들 중 가장 재주가 뛰어나고 덕이 높은 하가위를 세자로 책봉해서 대를 잇게 하겠다 하더구려.”
친서를 읽고 이민구에게 설명을 들으니, 마우이의 숱한 왕자들은 이제 정말로 몇 명 남지 않은 모양이었다. 지난번 반란 때 태반이 전사?암살?처형당한 데다가, 이번에 질병이 퍼지며 병에 걸려 쓰러진 왕자들도 있다는 이야기였다.
애초에 마우이는 카우이를 우리 대한과의 가교로 유용하게 활용하긴 했지만, 자기 자리를 물려줄 후계자로서 고려하지는 않았었다. 더 총애하는 다른 아들들이 여럿 있었던 탓이다.
그런데 반란과 역병이 마우이의 선택지를 확 줄여버렸다. 마우이에게는 이제 카우이 외에 후계자로 고를 만한 장성한 아들이 남지 않았다.
“그렇다고 젖내 나는 어린 왕자를 세자로 책봉하면 하와국왕이 죽은 후에 반란이 일어날 뿐이겠지. 마음에 좀 들지 않는다고 해도, 하가위를 세자로 고를 수밖에 없을 거요.”
“전례가 있지요.”
상희는 어디의 누가 만든 전례라고 구체적으로 꼭 집어 말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거야 뻔한 이야기다. 왕자의 난, 한국 사람이라면 다 아는 이야기.
“우리 대한과는 다르오. 하와국은 아직 나라 틀이 제대로 잡히지 않았고, 왕위계승 원칙도 확실히 정하지 않았으니까. 왕자 중에 가장 힘센 이가 형제들을 누르고 즉위한다고 보면 될 거요.”
그 뒤로도 이런저런 잡다한 이야기를 한참 더 주고받았다. 그런데 내 팔을 베고 누워있던 상희가 약간 주저하는 것 같더니 질문을 하나 했다.
“우리 대한에서는 태자가 확실한 계승자고…그다음은 완친왕이겠지요?”
“물론이오. 당연한 것을 왜 물으시오?”
현재 대한의 황위 계승 순위는 1위가 태자 은이, 2위가 완친왕 준이, 3위가 이제 만 5살 먹은 권이, 4위는 3살 된 홍이다. 여기까지가 상희 소생 친왕들이다.
그다음 서열은 홍이와 동갑인 숙빈 홍씨 소생 활이, 한 살 더 어린 희빈 박씨 소생 계의 순서다. 이 둘은 나이가 차면 군왕으로 봉해지게 된다.
“계 다음이야 큰 의미가 없겠지. 서열로 따진다면야 현왕 형님의 자손들이 영해공부터 죽 늘어서겠지만, 그쪽에서 누군가를 뽑아서 임금 자리에 앉혀야 하는 상황까지 간다면 그때는 이미 서열이 문제가 아닐 거요.”
그 상황이 되면 결정권을 쥔 사람은 모후, 혹시 모후가 이미 죽었다면 형수인 태후, 태후 역시 죽었다면 상희가 결정권을 쥐게 된다. 내 조카인 영해공 형제들, 그리고 그 자식 대에 있는 수많은 후보 중 하나를 골라 보위를 넘겨주는 일 말이다.
“비수후가 계승자가 될 수는 없는 것이 맞사옵니까?”
“그렇소. 나라를 분란에 빠트리고 싶지 않다면야.”
디에고는 후작으로 작위가 오른 뒤, 강무관에 들어갔다. 키니네를 구해온 공으로 특별히 무과를 면제하고 강무관에 바로 꽂아준 거다. 물론 내 아들이라는 점을 고려한 특혜이기는 하다.
하지만 이 정도가 한계다. 유력한 종친 정도는 될 수 있어도 제위까지 물려줄 수는 없다. 디에고가 다음 임금이 된다고 하면 분명히 사방에서 반란이 일어날 거다. 어쩌면 안에서도.
“그러하면 유럽에서 또 폐하의 아들이 건너온다고 해도 우대할 수는 없겠군요.”
“물론이오. 이번에 전례가 생겼으니, 추후로 짐의 아들이라며 나타나는 자들은 단 하나도 받아들이지 않고 모두 때려 내쫓을 거요.”
상희는 조르조가 어쩌면 진짜 성친왕의 아들일지도 모른다고 했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진짜 성친왕의 혈통 따위에 애착은 없지만 말이다. 게다가 결국 망나니 사기꾼으로 판명이 났으니 더더욱 불쌍히 여길 이유가 없다.
“하지만 그자는 가짜였다 하여도 진짜가 찾아올 수도 있지 않습니까? 어쩌면…계집아이가 찾아올지도 모르는 일이지요.”
“그건 어려울 거요. 혹시 생겼다 해도 말이오.”
정호찬과 이홍석을 비롯해서 견서사 멤버들이 증언한 바를 종합해 보면 성친왕이 데리고 잔 여자들은 대부분 무희나 창녀들이었다. 인도양 일대에서나, 로마에서나 말이다. 스페인에 있을 때는 궁정의 미녀들을 건드렸지만, 그 수는 몇 되지 않았다.
“그것도 이미 20년도 더 지난 옛날이잖소. 불쌍하고 안된 일이지만, 혹시 내 소생이 있다 해도 아비도 모르는 채 태어나 지금은 제 어미와 똑같은 일을 하며 살고 있겠지. 그저 동방 어딘가에서 온 선원이 자기 아비라고만 알 터인데, 어찌 짐을 찾아 여기로 오겠소.”
만약 성친왕의 ‘진짜 딸’이 나타난다면 도의적인 차원에서 평안한 생계 정도는 보장해 줄 수 있다. 하지만 아마 그런 건 없을 거고, 있다고 해도 나타나지 않으리라 본다.
혹시 오고 싶더라도 올 능력도 없을 거다. 도로테아야 남장을 하고 여기까지 오긴 했으나 그거야 디에고와 함께였으니 가능했던 거고, 여자 혼자 남장을 하고 수천 km를 여행하기는 힘들다. 여자임을 그대로 드러내고서는 말도 안 되는 일이고.
게다가 베르사유에서 각성한 뒤로는 사생아가 생길 일 자체를 하지 않았으니까, 1683년 이후로 태어났다고 주장하는 놈이 오면 그건 다 가짜다. 그전에 태어났다는 녀석들도 아마 거의 가짜일 거다.
“그런데 폐하, 만약 그자가 남장한 여인이었어도 그렇게 처형하셨겠습니까?”
“여인이었다면 거열형까지는 하지 않았겠지. 북변으로 유배해서 그쪽에서 영원히 살도록 했을 거요.”
그동안 여자를 사형에 처한 일이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사지를 찢어 죽인 적은 없었다고 기억한다. 다 참수…였을 거다, 아마.
“자, 어서 잡시다. 밤이 늦었소.”
“예, 폐하.”
상희의 작은 머리를 품에 꼭 안고서 부드럽게 눈을 감았다. 행복하다. 이런 편안한 밤이 내일도 또 이어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