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s be a great soldier RAW novel - Chapter 1256
3부 37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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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날씨는 좋다. 제때 비가 오고 제때 바람이 불어 논밭의 곡식이 제대로 여물고 있다. 그 말인즉슨 재무부에서 열기창에 예산을 넉넉히 줄 거라는 뜻이다.
“내년도 올해 같기만 하면 내후년에는 평양지소가 조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겁니다.”
“좋아, 좋아, 아주 좋은 일일세.”
열기창 도제조 장성준은 휘하 관원들이 가져오는 보고서를 읽으며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3년 전에 계획한 열기창 증설사업은 순조롭게 진전되고 있었다.
조정에서는 평양, 대구, 해삼위에 열기창 지소를 하나씩 세우기로 했다. 작년에 큰 가뭄이 드는 바람에 필요한 비용을 조달하는 데 곤란을 겪었지만, 다행히 올해는 좋은 날씨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내년도 풍년이 들면 순조롭게 계획이 진행될 수 있다.
“우리가 직접 벌어들이는 돈만 가지고는 모자라니 말일세.”
“어쩔 수 없지요, 도제조 대감. 열기창에서 쓰는 돈이 원체 많으니 말입니다.”
열기창에서 벌어들이는 주된 수입은 공장과 기선에 설치한 기관을 빌려주고 받는 돈이다. 하지만 공원들에게 넉넉한 임금을 지급하고 새로운 기관을 개발하는 데 들어가는 돈이 워낙 많다 보니, 자체 수입으로는 열기창 본소 유지비를 충족하지 못할 때도 있다.
이 말은 지소를 만들기 위한 토지 매입 및 기술인력 채용, 기계 제작 등에 들어가는 돈이 거의 재무부에서 나온다는 뜻이다. 열기창에서는 계획을 달성하기 위해 농사가 풍년이 들고 교역에서 많은 소득이 있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
“지소를 만들려면 재무부에서 돈이 제대로 나와야 합니다. 부디 추수철까지 날씨가 계속 좋기를 바라야지요.”
심복인 열기창 정(正) 김응기가 한숨을 쉬었다. 열기창은 시초가 군기시의 일부였던지라 군기시와 직제가 거의 같고, 정3품 당하관인 정은 실무직 관원 중에서는 가장 품계가 높다. 그 위에 있는 제조와 도제조는 아무래도 실무를 많이 맡지는 않는다.
“공부에서는 철도도감을 만들고 주권을 발행해서 철도를 부설할 돈을 모을 계획이라던데, 우리도 그렇게 할 수는 없겠지요? 안 그렇습니까, 대감.”
“어렵지. 우리 열기창은 일단 회사가 아니고 관청이잖은가. 그리고 이제까지는 호부, 아니 재무부에서 우리한테 필요한 돈을 끝까지 주지 않은 적은 없으니, 일단 충실히 일하는 데만 신경을 쓰세. 지소 건설이 완료되면 수입이 좀 더 늘겠지.”
지소를 설치하면 더 많은 기관을 제작, 설치하고 대가를 받을 수 있다. 그러면 열기창도 재정적으로 훨씬 여유가 생기리라. 하지만 김응기는 부정적이었다.
“그럴 리가 있습니까. 아마 각 지소에서도 자기 운영비나 벌면 다행이겠지요.”
“그거면 충분하지 않나. 애초에 열기창은 관청일세. 우리 일은 돈을 많이 버는 게 아니라, 기술이 새지 않게 잘 관리하면서 대한 백성들에게 증기기관을 공급하는 거야. 우리가 만든 기관이 세상을 완전히 바꿔놓을 테니, 그 미래를 한번 머릿속에 그려 보게나.”
장성준은 공부대신이던 시절부터 꾸던 꿈이 있었다. 원미주의 넓은 평원에서 재배한 벼를 증기기관차로 미주 서해안까지 운반하고, 바람을 걱정하지 않으며 대동양을 왕복할 수 있는 증기선으로 본국으로 실어온다. 그 소망이 이루어지면 본국에서 기근 따위는 사라지리라.
“본관의 뜻을 이해하셨기에 폐하께서도 옛 잘못 때문에 마땅히 관직에서 물러났어야 하는 이 늙은 몸을 정2품 대신에서 정1품 도제조로 올려주신 게 아니겠나. 그리고 12년이나 이 자리에 두신 것도 그만큼 해야 할 일이 있어서지.”
금상은 장성준을 신임한다. 그거야 김응기도 잘 알고 있다.
“이번 북순만 해도 그렇네. 폐하께서는 수로로 북상했다가 육로로 귀환하실 예정이신데, 철로가 깔린다면 육로로 북상했다가 육로로 귀경하셔도 괜찮을 걸세. 우리 열기창 관원들은 그날이 어서 오도록 매진해야지, 돈 생각 따위를 해서는 안 될 일이야.”
장성준이 희망에 차서 내려주는 목표를 현실로 만들어야 하는 김응기로서는 맥이 빠지는 이야기였다. 필요한 예산은 장성준이 재무부와 교섭해 받아다 주기는 하지만, 이는 역으로 생각하면 작년처럼 재무부가 흉년이라고 돈을 안 주면 모든 사업이 중단된다는 뜻이었다.
“그래도 기왕이면 비용을 덜 들이고 수입을 많이 올리는 편이 나라 살림에도 도움이 되지 않겠습니까. 그만큼 재무부에서 보조를 덜 받아도 되고 말입니다.”
김응기는 야장들이 개발비를 아끼는 데 별 관심이 없다며 투덜거렸다. 그리고 수입을 더 늘릴 방법이 있는데도 실행할 수 없다며 아쉬워했다.
“기관을 빌려주고 받는 임대료가 너무 쌉니다. 게다가 일단 한번 계약하면 기관을 회수할 때까지 값을 올리지 않으니 어찌 수익이 남겠습니까? 차라리 목돈을 받고 기관을 팔아넘긴 뒤에 손을 떼는 편이 낫겠습니다. 그러면 그때그때 사정에 따라 값을 받지 않겠습니까?”
김응기가 희망에 찬 표정을 짓자 장성준이 혀를 차며 고개를 저었다.
“민에 기관을 팔지 않고, 관에서 계속 소유하면서 정기적으로 들여다보는 건 증기기관이 유출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기 위해서일세. 민의 소유가 되면 저들이 멋대로 팔아치워도 알 수 없지 않은가? 그러다 외국으로 나가면 어찌하겠는가.”
“그거야 표찰을 발급하여 관에서 계속 감독하면 되지 않습니까. 기관이 없어지면 책임질 자를 잡아다 포도청 옥사에 처넣으면 되지요.”
김응기가 계속 투덜거렸다. 사대부가 노골적으로 돈에 관심을 가지면 안 된다고 하지만, 이건 개인적인 치부가 아니라 나랏일이다. 게다가 자신은 중인 출신이니 태도가 사대부답지 못하다는 소리를 들어도 따갑지도 가렵지도 않았다.
“자, 자, 기운을 내게! 우리는 이번에 귀차도 움직이지 않았나. 120년이 넘은, 현제공의 꿈을 드디어 우리가 이루었네! 굳이 돈을 더 벌지 않아도, 지금도 대단한 일들을 이뤄냈단 말이지. 앞으로 더 할 수 있을 테니 마음을 편히 먹게나.”
장조 시절에 군기시를 이끌던 김지는 겉에 철판을 빼곡히 붙인 수레를 만들어 귀차(龜車)라고 명명했다. 본래는 소가 견인하도록 설계했지만, 막상 만들어놓고 보니 너무 무거웠다. 조작할 인원이 타지 않은 상태에서도 도저히 소 몇 마리로 끌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었다.
그래서 경인왜란 때도 제대로 전장에 나가지 못하고, 뜯어서 쉽게 운반할 수 있는 조립식 보루로 투입했다. 을미동정에서도, 최근의 계미남변에서도 그 용도로 그럭저럭 잘 사용했다. 그러다 보니 이름도 그만 ‘귀소(龜巢)’로 바뀌고 말았다.
그런데 일단 안정적으로 움직이는 기관차를 개발하는 데 성공한 장성준의 뇌리에 불현듯 김지가 만든 귀차 생각이 났다. 당장 군기시에 사람을 보내 귀차 재고가 있는지 문의하니, 계미남변 때 전부 마닐라에 보내버렸다는 게 아닌가. 다시 만들어줄 수도 없다고 했다.
“그래서 저희한테 만들게 하셨잖습니까. 그 제작비용도….”
김응기는 그때 일을 생각하며 또 투덜거렸다. 실제로 전투에 나갈 게 아니었으므로 진짜 귀차와 똑같을 필요는 없었고 진짜 화포를 실을 필요도 없었지만, 대략적인 구조는 맞춰야 했다.
군기시에서 받은 시방서대로 만들고 보니 완성품의 중량은 17톤을 넘었다. 여기에 화포를 조작할 사람과 이들이 먹을 물과 식량을 실으니 18톤이 되었다. 어전에서 직접 주행시범을 보인 새 기관차 ‘반고’는 20톤을 끌 수 있으니 정말 아슬아슬했던 셈이다.
“어허, 그게 다 더 우수한 기관차를 만들기 위한 투자일세. 낭비가 아니야.”
물론 지금 상태로는 전쟁터에 귀차를 내보낼 수 없다. 철로를 부설하지 않고는 기동할 수 없으니 철로가 없는 곳에서는 움직일 수 없기 때문이다. 김응기는 쓰지도 못할 귀차를 만든 이유를 모르겠다며 투덜거렸다.
“대감께서는 쌀 나르는 기차를 만드신다더니 왜 귀차를 끌게 하셨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내가 분명히 귀띔해줬는데 벌써 잊어버렸나? 그런 걸 만들어야 병부에서 혹해서 예산을 보태줄 게 아닌가!”
기껏 제작한 기관차로 쌀이나 나른다고 하면 호부, 아니 재무부밖에 관심을 안 가지리라. 하지만 귀차를 견인할 수 있다, 더 나가서 귀차 자체에 증기기관을 실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다고 하면 병부, 아니 육군부에서 눈이 휘둥그레져서 돈을 댈 거다.
“그리고 그 돈으로 더 크고 힘센 기관차를 만들면 우리는 대한의 만백성을 위해서 청사에 길이 남을 공을 세운 것이 되네! 그리고 그 김에 그 기관차로 귀차도 끌게 한다면 육군부에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게 되지!”
귀차만 군사적으로 중요한 게 아니다. 병력과 무기를 빠르게 옮길 수도 있다. 쌀을 싣고 나르던 화차에 사람과 화약을 실으면 걸어가는 것과는 비교가 안 될 속도로 전장에 도착할 수 있는 거다. 장성준의 머릿속에는 기차가 할 수 있는 갖가지 역할이 가득 들어차 있다.
“조만간 폐하께서 유구국주를 데리고 또 시찰을 오실 걸세. 혹시 그때 사고가 나지 않게 반고를 잘 점검해놓게나.”
“예, 대감.”
임금 앞에서 선보인 첫 기관차 이름을 반고(盤古)라고 지은 건 이후에 열기창에서 제작할 수많은 기관차의 시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장성준은 그 기관차들이 사통팔달하는 선로를 달리며 사방으로 승객과 화물을 운반하는 꿈을 꾸었다.
– 15 –
올해 농사는 풍년이 들 모양이다. 그건 곧 토목공사에 자금을 넉넉히 쓸 수 있으며 내가 도성을 비우고 북순을 다녀와도 민심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말이다.
“한 철 동안 북도 전체를 순회하시는 건 무리입니다. 일단 이번 북순에서는 심양 방문이 최우선이니 심양을 중심으로 해서 북서부만 다녀오시고, 연해주와 부여주가 있는 북동부는 다음에 2차 북순을 나가셔서 들르십시오.”
“당연히 그래야지.”
전국을 순회하는 철도망이 완성된 뒤라면 한 계절 동안 전국을 도는 것도 어렵지 않겠지. 하지만 아직은 교통수단에 한계가 있다. 가을에 출발해서 봄이 되기 전에 돌아와야 하는데 북부 6주를 모두 돌고 오기는 어렵다.
“진시황처럼 조신(朝臣)들을 모두 거느리고 천하를 순행하실 수도 없지 않겠습니까.”
“짐이 하려고만 하면 할 수는 있겠다만, 짐이 직접 가서 보고 살펴야 할 강역이 중원만큼 넓지도 않은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겠느냐.”
마포나루에 앉아 상익이 오기를 기다리면서 정호찬과 잡담을 나누었다. 정호찬은 여전히 오군대총관 자리를 지키면서 도성 안팎의 경계를 철저히 하고 있다.
직책이 직책이다 보니 북순에 데려갈 수는 없다. 잠시 대한북병사로 임명해서 데려갈까 하는 생각도 안 해본 건 아니지만, 돌아온 뒤에 다시 원복하는 것도 이상해서 관뒀다.
“폐하, 유구 어승선이 한강으로 들어왔습니다.”
“오, 드디어 왔구나.”
상익은 제물포까지는 자기네 배를 타고 왔다. 요즘 유구가 운용하는 대형선은 모두 우리 조선소에서 건조한 양선인지라, 상익이 타고 온 것도 선적은 유구지만 건조는 대한에서 한 갈레온이다. 크기는 7백 톤. 상익이 지난번 국상 때 조문 사절로 오면서 탄 배보다 더 크다.
다만 범선인 갈레온은 자력으로 경인운하 ? 현재 공식 명칭은 그냥 ‘운하’다 ? 를 통과할 수 없다. 정확히 말하면 하려면 할 수는 있지만 복잡하고 어렵다.
그래서 특별히 제물포 항구에서 견인선으로 쓰는 증기선을 한 척 사용해서 끌고 올라오게 했다. 일단은 그것도 명색이 어승선인데 우마가 끌게 해서야 모양새가 떨어지지 않는가.
맞이하는 의전도 상익이 세손 시절에 조문 사절로 왔을 때보다 격을 올려 최고 수준으로 준비해 놓았다. 일국의 군주가 찾아오는데 일개 사신이나 왕자와 같은 예로 대할 수는 없지 않나 말이다.
내가 상익을 심양 회맹에 참석하게 해주고, 모양새가 떨어지지 않도록 최대한 배려하려고 애쓰는 이유는 별 게 아니다. 상익이 여기 오는 행위 자체에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유구국주가 입조하면 이는 실로 유례가 없는 일이라 하겠습니다. 칭신하지는 않는다고 하나, 국주가 직접 입조하여 폐하께 인사를 드린다면 칭신보다 못할 게 무엇이겠습니까?”
“좌승상. 우리끼리 있을 때야 그리 말해도 괜찮겠으나, 영락제를 면전에 두고서는 입조니 칭신이니 하는 너무 노골적인 언급은 삼가도록 하시오.”
“명심하겠습니다. 주의하겠사옵니다, 폐하.”
내가 작년에 요시무네와 회견하면서 개최지를 놓고 얼마나 물밑에서 갈등을 겪었는지 잘 생각해볼 일이다. 본의 아니게 일본 영토에 들어가 ‘입조’하는 꼴이 될까 봐 얼마나 철저히 사전 협상을 진행했던가.
하지만 지금 상익은 ‘군주의 입조’라는, 사실상 칭신이나 다름없는 짓을 서슴없이 행하려 하고 있다. 상순만 해도 세자인 자기는 매년 찾아와 내게 고개를 조아리면서도 부왕 상정의 입조만은 끝까지 막았다. 그런데 상익은 자기 쪽에서 먼저 나서서 찾아온 거다.
“신이 말씀드렸듯이, 회맹하는 자리에 끼어 동등한 일국으로 인정을 받을 수만 있다면 그 정도 굴욕은 감수하고 가겠다는 뜻이 아니겠습니까.”
성시균이 차분하게 한마디 했다. 확실히 유구 측의 의도는 어떻게든 회맹에 참석해 자기 지위를 공인받는 것일 테니, 목적지인 심양으로 가는 도중에서 있었던 사건들은 모두 별것 아닌 일로 치부하고 넘길 심산이리라.
“짐도 알고 있다. 아마 자기 백성들한테 알리기는, 오늘 한양 방문도 입조하려고 온 것이 아니라 회맹 참석차 심양까지 가야 하는데 우리 해군이 황해도 이북으로는 들어가지 못하게 막고 있는 탓에 어쩔 수 없이 들른 것이라 하겠지.”
그리고 내가 오라고 부르지 않았는가. 그러니 초청을 받은 손님으로서 대한을 찾은 거지 절대 입조하러 왔다고 하지 않을 거다. 그럴 게 뻔하기에 김회정을 비롯한 중신들에게 상익 앞에서는 입조 운운을 삼가라고 미리 일러둔 것이기도 하다.
“자, 어디 곧 나루터에 내릴 유구국 영락제께서 어떤 인사를 하는지 볼까.”
편안한 마음으로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 화려하게 치장한 유구 배가 우리 견인선에 끌려 마포나루로 다가오고 있었다.
“어리석은 상모가 대한의 태황 폐하를 뵙습니다.”
상익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엎드리지는 않았다. 하지만 허리를 깊게 숙여 내게 확실하게 예를 표했다. 그리고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폐하께서는 제 부친의 절친한 붕우(朋友)셨습니다. 비록 제 부친이 일찍 명을 달리하여 제가 자리를 이었지만, 어찌 제가 그 사실을 잊겠습니까? 그리하여 일찍 세상을 뜬 부친을 대신하여 폐하를 아버지로 모시고 싶사오니, 부디 허락하소서.”
상익은 무오년(1678)생으로 올해 34살이다. 나하고 13살 차이밖에 안 난다. 직접 입조한 걸로도 모자라서 큰형 정도면 적당할 상대한테 아버지라고 부르겠다니, 이놈이 어떻게든 내 눈에 들려고 발악하는구나. 그래야 유구가 독립국으로 존속할 수 있을 테니까.
이쯤 되면 이 처절한 노력이 불쌍해서라도 받아줘야 할 것 같다. 입가에 웃음을 머금으며 상익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그대가 원한다면 그렇게 해도 좋다. 짐은 이미 그대의 부친을 생각하며 그대의 보위를 든든하게 지켜주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느냐? 짐도 그대를 아들 대하듯 하겠노라.”
“깊으신 배려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래서야 말만 황제국이지, 이쯤이면 정말이지 아버지보다 더한 굴욕 아닌가. 뭐 자기가 스스로 굽히고 나선 거니까 내가 뭐라고 지적할 건 아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