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s be a great soldier RAW novel - Chapter 1408
3부 526화(140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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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나라의 황궁인 황학궁(黃鶴宮)은 경복궁보다 세 배쯤 더 넓은 듯했다. 서천이 예로부터 천하에서 손꼽을 만큼 풍요로운 지방인 덕도 있겠지만, 여기에서 새로운 천하를 만들리라고 결심한 영창제 장형운의 뜻이 궁전 건설에 반영되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존래 서나라를 세운 대순제 장헌충은 성도를 대서경(大西京)이라고 개칭했었다. 서나라의 수도라는 뜻도 있지만, 동경, 남경, 북경도 만들겠다는 의미기도 했다. 장헌충은 청나라 수도인 북경과 후송의 수도인 남경을 탈환하여 천하를 일통하고 말겠다고 호령했었다.
사실 장헌충과 같은 생각은 그 시대 중원에서 일반적으로 보인 태도였다. 청나라에 동경, 서경, 북경이있으나 남경이 없고, 후송에 동경, 서경, 남경이 있으나 북경이 없는 것도 다 같은 이유였다. 지금도 동, 서, 남, 북경이 다 있는 나라를 중원 た?있는 대한뿐이다.
하지만 장헌충이 급사하면서 제위에 오른 장형운은 중원일통이라는 부황의 대의를 철저히 부정했다. 전쟁에 지친 군사와 백성들은 그에게 환호했고, 제위에 앉은 뒤에 장형운이 제일 먼저 한 링 중 하나가 대서경이라는 이름을 성도로 되돌린 것이었다.
수도의 이름을 환원한 건 천하통일을 포기한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천명했음을 의미했다. 그 뒤로 장형운은 청나라와 후송의 위협에 맞서서 방어전을 펼치는 외에는 군사를 움직이지 않고 자기 영토를 안정화하는 데만 전력을 쏟았다. 이 웅장한 황국이 그 증거였다.
“태조 대순제 시절에는 황궁도 무척 작았습니다. 행궁….그러니까 강화행국 정도 넓이밖에 되지 않았지요. 대순제는 모든 국력을 군비에 퍼부었고 호화로운 황궁을 세우는 일 따위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성도에 도착하고 나흘째 되는 날, 진위사 일행은 알현을 허락받아 황궁에 들었다. 피로는 지난 사흘 동안 청학관에서 쉬면서 다 풀었고, 이제는 호기심을 충족할 차례였다. 박문수는 이인좌와 함게 대궐에 들어가면서 서나라 역사에 관해 간략하게 들었다.
“영창제 때 궁궐을 짓는데 동원된 백성들이 원성을 발하지는 않았습니까?”
“없었지요. 같은 값이라면 궁궐 짓는 노역에 나가는 편이 전쟁터에 끌려가기보다 백 배는 낫지 않겠습니까.”
딴은 그렇겠다며 박문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대한 사대부들은 주변에있는 나라들에 관해 과문한 편이 아니지만, 서나라에 관해서는 아무래도 아는 바가 좀 적었다. 경계해야만 하는 적국도 아니고 가까운 친구도 아니다 보니, 다른 나라보다 관심이 덜한 탓이다.
“그런데 광동왕이 전한 요구를 정말 황제에게 아뢸 생각이십니까?”
“제가 전하는 게 아닙니다. 광동왕의 사자가 황제에게 청하면 이를 옹호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을 뿐이지요. 막대한 선물을 대가로 말입니다.”
광동왕은 수만 냥 어치는 족히 될 금은보화를 선물했다. 다만, 성도로 올라오는 배에 함께 실어 주지는 않았다. ‘움직이는 데 짐이 될 테니’ 성도에서 무사히 돌아와 제물포로 돌아갈 때 가져가라는 거였다. 그 이야기를 하며 박문수가 웃었다.
“조정과 협상이 성공하지 못하면 선물은 없던 일로 하겠다는 소리겠지요.”
“하하, 보물 말고 다른 것도 많이 받지 않으셨습니까.”
광동왕은 박문수뿐만 나이라 진위사 일행 전체에게 술과 미녀를 넘치도록 내놓았다. 불산 왕궁에서 베푼 잔치에서만 그런 것도 아니고, 주강을 따라 상류로 올라오는 배 안에서 내내 말이다. 성도로 오는 배 안은 주지육림 그 자체였다.
“하지만 고령위께서는 미녀가 셋이나 따라와 시중을 드는데 하나도 품지 않으셨다면서요. 정말이지 탄복했습니다. 황진이를 거절한 문강공의 재림이라 불리셔도 되겠습니다.”
문강(文康)은 옛날 인조 때 인물이 화담 서경덕의 시호다. 평생 벼슬을 하지 않고 황진이가 그 절의를 탄매서 전력으로 유혹했는데도 끝내 넘어가지 않았다는 야사가 전해지고 있다.
“어디 저만 그런가요. 저기 오는 종사관 단 참령도 자기한테 주어진 미희에게 손을 대지 않았습니다.”
박문수가 손을 틀어 자기 배를 따라오는 세묜을 가리켰다. 세묜도 진위사에 자원했는데, 그 이유는 박문수와는 달랐다. 남편이 혼자 외국에 간다고 불안해하는 공주를 달래기 위해, 혜련이 자기 남편을 설득한 결과였다.
“흠, 저쪽이 성의를 보이는데 적당히 품어 주지 그러셨습니까. 혹시 그 시녀들이 두 분을 제대로 모시지 못한 죄로 목이라도 잘리면 어쩌시려고요.”
상대가 보통 사람이라면 이 먼 땅까지 와서 아내가 두려우냐, 둘이서 서로 감시하는 거냐 어쩌냐 운운했으리라. 하지만 다른 사람도 아니고 부마에게 그런 농을 건넬 만큼 이인좌가 조심성 없는 사람은 아니다. 그래서 이 문제에 관한 언급은 이 정도로 그쳤다.
“허허, 설마 광동왕이 석숭과 같은 인간 말종은 아니지 않겠습니까.”
석숭은 서진 시대의 인물로, 지금도 부자를 언급하면 첫 번째로 손꼽힐 만큼 거부였다. 하지만 연회에 초청한 손님이 술을 거절하면 그 술을 권했던 기녀를 그 다리에서 바로 목을 쳐 죽일 만큼 잔혹했다. 애초에 그 부를 쌓은 수단이 토색질과 뇌물, 도적질이었다.
“저는 그저 군자의 도리를 지키려 했을 뿐입니다. 설마 광동왕이 그런 제 태도에 불만을 품고 죄 b는 시녀들을 해치겠습니까.”
박문수가 허허거리며 웃자 이인좌도 마주 웃었다. 그리고 화제를 돌렸다.
“자, 이 문을 들어서면 대전인 성화전(盛華殿)입니다.”
눈앞에 나타난 전각은 경복궁 근정전보다도 2배쯤 커 보였지만 박문수는 전혀 기가 죽지 않았다. 되려 대한에서 온 사신을 영접하려고 늘어선 근위병들을 지긋이 바라벼며 호기롭게 발걸음을 グ若?
– 4 –
“대한의 신하 박 모가 흥시제 폐하를 뵙습니다.”
박문수가 황제 앞에 정중히 엎드려 예를 표했다. 서나라도 중원의 한 갈래다 보니 군주를 대하는 예법에서 딱히 다른 나라들과 큰 차이가 없다. 그러므로 본국에서 하던 대로 인사를 올려도 별문제가 없었다.
“어서 오시오, 대한의 임금께서 이처럼 부마를 사자로 보내어 부황의 붕어를 애도하시니 참으로 감사한 일이오.”
흥시(興始)는 장장현의 연호다. 장장현은 병자년(1696)생으로, 박문수보다 겨우 4살 위인 젊은 황제다. 자신처럼 은 사자가 오자 드러내 놓고 호감을 표했다.
“승평제께서는 우리 대한의 황실에서 흉사가 있을 때마다 늘 사신을 보내 위로를 건네고 슬픔을 함께하셨습니다. 저희도 마땅히 늦지 않게와야 했을 것을, 겨울 바다를 항해하기가 무서워 출발을 늦춘 것을 용서하십시오.”
청나라나 후송을 거쳐 육로로 움직였다면 더 빨리 올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럴 필요는 없다는게 임금의 뜻이었다. 그리고 엄연히 적대국인 서나라에 가는 대한 사신들을, 그 두 나라가 순조롭게 통과하게 해준다는 보장도 없었다.
“맞소. 그대들을 해치지야 않았겠지만, 성도로 오는 길을 막고 열어주지 않았을 가능성은 다분하지.”
“비록 원수라고 해도 국상을 당한 나라를 공격하지는 않는 법입니다. 어찌 위문하러 가는 사자의 길을 막겠습니까?”
박문수는 모르는 척 원론적인 이야기를 했다. 그 속을 들여다보았는지, 장자옇ㄴ도 웃으며 간단히 답했다.
“대놓고 막지야 않겠지. 하지만 핑게야 얼마든지 만들 수 있지 않소.”
부황은 자신이 선황에게 받았던 푸대접과 그로 인해 겪었던 설움과 고난을 장장현에게는 겪게 하지 않으리라고 단단히 결심하고 있었다. 그래서 장장현을 태자로 봉하자마자 구할 수 있는 최고의 스승들을 붙여주고 군주로서 갖추어야 할 모든 지식을 배우게 했다.
그 교육 덕분에 장장현은 중원을 지배하는 세 나라 간의 관계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그리고 중원밖에서 이 상황을 조정하는 한의 위치와 그들이 품은 속뜻에 관해서도 충분히 간파하고 있었다.
“송과 청, 두 나라 모두 그대들이 우리 대서와 친해지기를 바라지 않을 거요. 장차 저들이 우리를 공격하게 됐을 때, 혹시 그대들이 우리를 돕겠답시고 자기들의 뒤를 치기라도 하면 곤란하니까.”
한은 중원이 앞으로도 계속 셋으로 갈라져 있기를 바란다. 그래야 자중지란을 벌이느라고 바빠서 바깥세상에서 벌어지는 일에 신경을 쓸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중원이 하나가 되면 이는 곧 동이 – 서나라에서도 중원 밖의 한, 일본, 유구 드을 씨底 낮춰 부를 때는 후송과 마찬가지로 ‘동이’라고 칭한다 – 에게는 재난이 된다. 진나라가 망한 뒤에 그 혼란을 수습한 한무제가 옛 조선을 멸했고, 남북조시대를 끝낸 수와 당이 고구려, 백제를 멸했다. 금과 송을 모두 멸하고 대륙을 차지한 원나라는 고려를 굴복시켰다.
명나라는 조선과 전쟁을 벌이지 않았다. 대신 저들을 길들여 여진과 왜를 다스리기 위한 사냥개로 삼았다. 그 전략은 명나라가 스스로 망할 때까지는 제법 효과적이지만, 조선을 제어할 힘을 명나라가 상실한 순간 조선이라는 개는 가차 없이 주인을 버렸다.
이제 조선, 아니 한은 한번 벗어난 목줄에 다시 매이지 않을 생각이다. 그래서 중원의 세 나라가 다시 합치지 못하고 계속 서로 싸우도록 적당히 힘을 줬다가 빼냈다가 하며 농간을 부리는 거다. 장장현은 웃으며 이런 한의 태도를 긍정했다.
“우리는 귀국과의 우호를 계속 지킬 수 있기를 바라오. 그래야 송과 청, 양국이 걱정하는 그대로 귀국이 저들의 비후를 위협해줄 테니까 말이오.”
“감하삽니다, 폐하.”
장장현은 증조부 장헌충처럼 중원 일통을 원하지는 않는다. 조부 장형운이 세운 틀에 따라 서나라를 보존하기를 원한다. 그러자면 청과 후송 역시 하나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장장현과 한은 서로 같은 목적을 가진 셈이다.
“대한 임금께서 보내신 귀한 손님이 오셨으니, 성의껏 대접하리라 편히 지내다 가시오.”
“감사합니다, 폐하.”
첫인사는 무난하게 끝났다. 황제는 사신들을 환영하는 작은 연회를 준비했다면서 내관을 시켜 박문수와 이인좌, 그리고 진위사 인원들을 안내하도록 했다.
– 5 –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박문수가 진위사를 자원한 진짜 이유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공명심이었다. 그는 본래 대과에 급제하여 명신(名臣)으로 이름을 크게 떨치기를 바랐다. 하지만, 부마가 되면서 그 희망은 사라졌다. 장조 시절처럼 격심한 전쟁이 벌어지는 시대라면 전공으로 출세할 희망이라고 있겠지만, 지금 세상은 평화롭다. 그럴 전망도 없다.
그렇다면 외교 임무라도 부지런히 수행함으로써 공적을 쌓아갈 수밖에 없다. 사촌 동서인 반남위처럼 삼군부에 속한 군관으로서 군사도 거느리지 못하고 평생 허송세월이나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다른 하나는 불안감이다. 러시아에 가는 도중에 후금 대칸의 죽음을 보았고, 도착한 뒤에 러시아 황태후의 죽음을 보았다. 돌아와서는 현왕의 죽음을 보았다. 이 무슨 불길하기 짝이 벗 는 끔찍한 사건의 연속이란 말인가.
공주는 그저 남편과 함께 있는 것만 좋아서 의식하지 못한 모양이었지만, 박문수는 자기 주변에서 수군대는 자들이 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액이 낀 놈, 흉조를 몰고 다니는 자라고 말이다. 박문수 자신도 사건이 또 터질 것 같은 형언할 수 없는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다.
이런 찝찝한 기분인 채로 계속 지낼 수는 없었다. 어딘가 나가서 자신에게 불운이 따르지 않는다고 증명하고 싶었다. 서나라라면 황제와 황후는 아직 젊고, 태후도 아직 건강하다고 하니 자신이 간다고 해서 불상사가 생기지도 않을 터였다.
“이쪽으로 앉으시지요, 대인.”
“고맙네.”
좌석을 안내받은 뒤에 주변을 둘러보니, 연회장에는 서나라 조정의 고관대작들이 줄줄이 입장하고 있었다. 잔치에 참석한 여러 황족 중에는 볼모로 성도에 머무르고 있는 각 번왕의 혈족들도 있었다.
“오, 경을 다시 만났구려.”
“안녕하십니까, 정사 대인.”
광동에서 함께 올라온 광동왕의 사자, 유휴(劉烋)가 인사를 올렸다. 잠시 이야기를 나눠 보니 아직도 황제를 알현하지 못했다고 했다.
“분명히 청을 넣었습니다만, 기다리라는 회답만 받았습니다. 그래서 왕자 저하를 모시면서 광동왕부 저택에서 기다리고 있었지요. 일단 오늘 연회가 열리니 참석하라는 전갈을 받고서 전하께 받아온 상주문을 가져오기는 했습니다만, 올릴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왕자란 장장익이 볼모로 보낸 셋째아들, 장세견을 말한다. 지금 열세 살이고 불모로 지낸 지 이미 4년 이다. 박문수가 왕자 앞에서 정중히 허리를 숙였다.
“안녕하셉니까, 왕자 저하. 박 모가 인사드립니다.”
“안녕하시오, 박 대인. 만나서 반갑소.”
장세견은 부친 장장익과 달리, 체격도 왜소하고 다소 신경질적인 태도였다. 불만이 많은 듯한 표정을 보니 친하게 지내고 싶지는 않은 어린애였다.
“폐하께서 납시셨습니다!”
다행히 황제가 나타나면서 귀찮은 상황은 해소되었다. 광동왕부 사람들도 자기네 자리로 돌아갔고, 곧 연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선황이 붕어한 지 1년도 안 된 상황이다 보니 음악이나 춤은 없었고, 간소한 음식과 독하지 않은 술만 상에 올라 있었다.
“오늘은 참으로 기쁜 날이오.”
자리에서 일어선 흥시제가 살짝 붉어진 얼굴로 미소를 지었다.
“대한은 중원을 사이에 두고서 우리 반대편에 있는 강성한 나라요. 그 임금께서 아끼시는 부마를 보내 선황을 애도하게 하셨으니, 어찌 기꺼이 받아들일 일이 아니겠소.”
그 뒤로도 칭송하는 말이 이어졌다. 장장현이 댜한과의 우호를 무척 중요하게 여김을 이 발언으로 잘 알수 있었다.
박문수는 이번 사행길도 잘 마무리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마음이 풀어지려는 참에 황제가 꺼낸 말이 귀를 파고들자 머리를 후려치는 듯한 충격이 왔다.
“그런데 한사(韓使)가 오는 기렝 동행해서 광동왕이신 종형께서 사신을 보내셨소. 짐에게 전하고자 하는 말씀이 있으시다는데, 반가운 손님과 함께 온 걸 보면 필시 좋은 소식이리라 생각하오. 여봐라, 사자는 나와서 그 내용을 크게 외쳐 전하도록 하라!”
광동왕의 요구사항을 모두 알고 있는 박문수의 낯빛이 하얘졌다. 유휴의 얼굴도 당황해서 흔들렸다. 광동에서 올라온 상주문을 황제에게 바치더라도 봉인한 채 고이 올리게 될 줄만 알았지. 소리쳐 읽으라고 할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 내용이 든 편지를 이 자리에서 소리쳐 읽은 수는 없지 않은가!’
조정에서 파견한 승상을 소환하라, 광주절도사를 페지하라, 임의로 세자를 정하고 왕위를 물려줄 수 있게 하라, 불모를 폐지하라. 그러면 일정액의 조공을 바치고 본국이 위험할 시 군대를 보내는 번국의 의무는 충실히 하겠다. 이제 광동왕 장장익이 바라는 바였다.
이는 한마디로 과거 명나라 시절에 조선이 번국으로서 누리던 수준의 독립을 허락하라는 강경한 요구였다. 차분하게 마주 앉아 설득해도 협상이 될까 말까 하는 일인데 이런 드러난 자리에서 크게 외치라니, 이젠 협상이고 뭐고 다 그른 셈이다.
당황한 박문수가 유휴의 얼굴을 보았다. 유휴 역시 당황해서 온몸을 떨고 있었다. 황제가 어서 말해보라며 재촉하는데도 유휴는 상주문을 손에 든 채 부들부들 떨기만 했다. 그 입은 달라붙은 채 열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