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s be a great soldier RAW novel - Chapter 1451
3부 569화(1451화)
9.
지난 며칠 동안 광동에서 새로 올라온 보고서에 따르면 성도에서 내려온 토벌군은 드디어 광동 땅에 진입했다고 한다. 지나온 길을 피로 적시면서 말이다.
“광서 전역을 평정하기는 포기하고 귀주에서 광동으로 연결하는 가도 연변만 겨우 제압해 길을 열었다고.”
“그렇습니다, 폐하.”
처음부터 광서는 반란을 일으킬 생각이 없었다. 광서왕 장원호가 조카 장장익이 억울하게 처형되는 꼴은 못 보겠다고 어중간한 태도를 취하다가 말려 들어갔을 뿐이다. 거참, 차라리 일찌감치 진압군 편에 들어가서 적극적으로 장장익에게 투항을 권할 것이지. 다만 흥시제가 작정하고 장장익을 함정으로 밀어붙인 걸 보면 처음부터 장장익을 죽이고 번왕 세력을 제압할 생각이었던 건 분명하다. 고로 장장익이 숙부의 설득에 따라 투항해도 목숨을 구했을 가능성은 별로 없다. 하지만 다른 이들은 살았을지도 모르지 않는가.
장원호가 공연히 애매한 태도를 보이다가 암살당하는 바람에 광서에만 피바람이 불었다. 세자 장장권은 부친의 원수를 갚겠다고 관병과 향병을 가리지 않고 동원할 수 있는 병력을 모조리 끌어모아 항전을 시작했다. 후송과의 국경을 지키던 병사들까지 불러들였다.
“국경이 텅 비었는데도 손을 대지 않으니 내가 놀라운 것이지…….”
내가 후송 주재관을 직접 불러들여 대체 조형서는 무슨 생각이냐고 대놓고 물어보기까지 했던 이유가 바로 이거다. 광동 국경이야 장장익이 수비대를 남겨뒀다고 치자. 광서에서는 눈이 돌아간 장장권이 모든 병력을 빼냈다. 그런데도 후송군이 움직이지 않았다. 물론 후송군이 침경(侵境)하면 맞서는 이들이 아예 없지는 않을 거다. 남아있는 향병은 어디까지나 보조전력 아닌가? 그런데 후송군이 그깟 향병 따위가 무서워서 침공을 포기하겠는가. 도무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대체 조형서가 왜 휘하 장수들을 붙들고 있는지. 익문사에서 들어오는 소식 중에도 신통한 건 없었다.
“송구하옵니다. 그동안 송나라 황궁 안에 공들여서 심어두었던 세작(細作)들이 올해 들어 죄다 금의위에 붙잡히는 바람에……”
익문사장 이종견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익문사 최대의 맞수라고 할 금의위와의 다툼에서 한 방 제대로 먹은 게 어지간히 억울한 모양이다. 후송을 무대로 하는 두 기관의 다툼은 한두 해 된 일이 아니다. 우리가 어떻게든 연줄을 찾아 끄나풀을 포섭하면 금의위는 그자를 체포해서 우리 주재관 앞에서 목을 매단다. 우리 요원은 손대지 못하니, 간접적으로 보복을 가하는 거다. 다만 두 기관의 다툼은 후송 내에서만 일어난다. 중평관이 문을 열면서 국내에도 금의위 관원들이 드나드는 눈치는 분명하지만, 국내 ‘방첩’ 활동은 금위사 몫이기 때문이다. 익문사 담당구역은 해외이므로 국내에서는 금의위와 싸울 일이 없다.
“됐다. 첩보전도 전쟁인데 싸우다가 가끔 지는 건 병가지상사 아니냐. 그대는 너무 마음 쓰지 말도록 하라.”
본래 첩보전에서 현지 협력자 같은 건 소모품으로 취급해야 하는 거 아니던가. 물론 귀한 정보원은 귀하게 대접해야 하지만, 끄나풀 몇을 잃었다고 매번 일희일비할 건 없다. 우리 쪽 요원이라면야 당연히 소모품 취금하면 안 된다. 내 신민으로서 내게 충성을 바친 신하들은 마땅히 그 충성에 대한 보상을 받아야 하고, 내가 자신들을 잊지 않는다는 확신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조직의 충성이 유지될 수 있다.
“어쨌든 서나라 관군이 광서를 관통하는 병참선을 구축했다니, 이제 본격적으로 광동왕을 잡으러 밀고 들어갈 수 있겠구나. 광동왕이 똥줄이 탈 만도 하다.”
서나라 진남대도독 악종기는 봄이 되자 전략을 변경했다. 북쪽으로 치우친 계림을 버리고 남쪽으로 유주(柳州), 오주(梧州)를 거쳐 광동으로 가는 새 보급로를 돗駭?
“이는 일거삼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군사와 병량을 나르는 양도가 짧아졌으며, 광서의 도읍인 계림을 광서군에 넘겨주어 그 공세를 진정 시켰고, 만약 송군이 쳐들어오면 광군보다 광서군이 먼저 그 창끝을 맞닥뜨리게 하였습니다.”
육군 제조 이언명이 상황을 해설했다. 내게 총애받는 라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고위직을 여럿 역임한 유능한 장수다.
“수도를 탈환한 광서군이 기쁨에 차 잠시 싸움을 멈출 수는 있겠지만, 송군이 넘어온다면 맞싸우는 대신 관군을 몰아내고자 그쪽에 붙을 수도 있지 않은가?”
“혹시 그런 일이 일어났을 때, 양쪽에서 협공당하기보다는 차라리 한쪽에서만 공격당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반란군의 주력과 국경을 넘어온 적 사이에 끼는 것과 양쪽이 합세하게 놓아두는 것. 나를 보고 고르라면 둘 다 고르고 싶지 않다. 둘이 서로 싸우는 게 가장 좋고 악종기도 그러기를 바란 듯하지만, 나오기 전에는 결과를 알 수 없겠지.
“관군이 광동으로 가는 길을 연 이상, 이제 광동왕의 반란은 곧 끝날 것이다. 올해 안에는 대충 마무리를 짓겠구나.”
성도가 30만 대군을 동원한 이사으 반란은 결국 토벌군의 승리로 마무리될 수밖에 없었다. 혹시 광동이 전력으로 맞설 수 있었다면 막아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우리가 일찌감치 개입해서 그 전력을 절반은 족히 뭉개버리지 않았는가. 장장익이 향병과 용병을 긁어모아서 전력을 보충했다고는 한다. 화포도 해로가 열려 있는 동안에 대량으로 사들이거나 새로 주조했다고 했다. 하지만 그 전력이 과연 얼마나 될지는 나도 알 수 없다.
“최선을 다하지 않았겠습니까. 광동왕도 죽고 싶지는 않을 테니까 말이옵니다.”
지면 죽는다. 처음에 투항 권고를 받고 투항했다면 자식들은 살았겠지만, 이제는 그것도 때가 늦었다. 투항해 봐야 일가가 몰살당하고 여자들은 노비가 되는 길밖에 없으리라.
“짐도 그렇게 보고 있다. 그러니 우리가 불산이나 광주를 단독으로 공격해서는 안 된다는 명을 도원수에게 내린 것이다.”
싸우면 이기기야 이기겠지, 우리 피해가 커서 그렇지. 하지만 우리 목표는 정말로 반란을 대신 진압해주는 게 아니라 흥시제에게 생색을 내는 것이다. 그리고 생색을 낼만한 전과는 이미 충분히 올렸다. 남은 일은 성도 놈들에게 맡기면 된다. 장장익도 이런 상황을 뻔히 알고 있으니 드디어 눈앞에 나타난 토벌군을 보자 영국인들을 통해서라도 나한테 애걸복걸하는 친서를 보냈으리라. 그동안 억지로 무시하던 사촌 아우의 군대가 드디어 나타났으니 기분 참 더럽겠지.
“도원수에게 명하기를, 서나라 관군으로부터 연락이 오면 응하라고 일러라. 하지만 공세는 꼭 합동으로만 펼치고, 단독으로 불산이나 광주를 공격하러 나서는 건 절대 상가라.”
“예, 폐하.”
우리 공적을 보상받아야 하니 끝까지 싸우는 척은 한다. 그런데 그 보상 문제에 의구심을 품는 신하들이 아직 있었다.
“폐하. 혹시 서제가 보상을 거절할 수도 있지 않겠사옵니까?’
“혹시 그런 짓을 저지른다면 보상금을 낼 생각이 들게 만들어야겠지.”
우리 파견군 병력이 육군만 3만이다. 그중에 전사자와 부상자, 병자를 모두 빼더라도 9할 가까운 전력을 멀쩡히 유지하고 있다. 그러니 광동군은 계속 우리 방면으로 병력을 할애할 수밖에 없다. 그만큼 서나라 토벌군이 상대할 적군이 줄어드는 거다.
“그만한 도움을 답았으면 당연히 감사의 표시를 해야 하지 않는가. 뇌주 담강만(湛江灣)을 할양하고 그간 우리가 소모한 비용을 보상하라는 건 서나라 측에 우리가 내는 최소한의 요구다. 놈들에게 손톱만큼이라도 감사하는 마음이 있다면 당연히 치를 거다.”
담강만 일대는 남중국해 북방을 주름잡을 수 있는 요지인데다 제염업과 수공업이 발달한 부유한 지역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번 출병에 소비한 전비를 보충하려면 현금이 필요하다. 물론 실제 사용한 액수보다는 ‘조금’ 덧붙인 거지만, 그거야 뭐 다 그렇게 하는 거 아닌가.
3백만 냥으로 어림하고 있는 현금 보상이 완료될 때까지, 사미 포대-옆에 있는 대사도 진지 포함이다-와 두물목 포대에 두준 중인 우리 병력은 그대로 둔다. 이런 걸 가리켜서 ‘보장점령’이라고 했던가. 내가 마음만 먹으면 주강 봉쇄도 가능하다. 흥시제가 우리가 요구하는 돈을 제때 내지 않으면 우리 병력은 계속 주둔하고, 보상금도 계속 오른다. 그야 그동안 주둔비를 쓰게 되니까 당연한 일이다. 연체이자까지 내라고 하면 어떨까나.
“폐하. 서제는 의도적으로 우리 진위사를 사자로 보내 광동왕이 볼모로 잡게 하여 광동이 반란을 일으킬 빌미를 잡게 한 자입니다. 이번에도 우리 군대를 의도적으로 광동에 머물게 함으로써 송군의 침입을 막을 방패로 쓰려고 하지 않겠습니까?”
“좌상, 광동이 송제의 손에 넘어가면 곤란한 건 우리도 마찬가지잖소. 만약 서제가 광동을 지키는 데 우리 도움이 필요하다고 하면 못 도와줄 것도 없소. 엉뚱하게 말을 도디는 대신 솔직히 도움을 청하고 합당한 대가만 치른다면.”
까놓고 말해서 주둔비를 넉넉히 내면 말이지. 그래야 광동에 남을 병사들에게 파견수당을 두둑하게 줄 수 있지 않은가. 나는 국가적으로 용병업을 하는 헤센-카셀 방백이 아니므로, 내 주머리를 채우려고 군사들을 용병으로 팔아먹을 생각은 없다. 일본군은 우리와 사정이 다르리라. 우리는 이미 피를 흘렸고 성과도 올렸지만, 일본군은 아직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일본이 서나라부터 뭔가 받아내고 싶다면 부 ㄹ산이나 광주에서 적당한 규모의 피를 흘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운남의 멍청이는 뭘 하고 있는가?”
“광서에서 교지국으로 넘어가는 산길을 뚫지 못해서 물러났고, 다시 광서로 들어가지도 못해 바닷가로 밀렸습니다. 지금은 교지군과 광서군과 해적에게 삼면을 포위당한 채로 겨우 버티고 있다고 합니다. 해군을 보내 구출하시겠습니까?”
운남왕 장장령은 바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교지국(북베트남)이 운남을 침공한 탓에 광동 토벌을 중단하고 회군하기로 했으면 얼른 운남으로 돌아가야지, 왜 광서에서 교지로 간다는 말인가? 그 두개골 속에는 우무래도 뇌가 아니라 만 두소가 든 모양이다.
“그 멍청이를 구 해줄 의리 따위는 없다. 헌데 그 해적 놈들은 광동왕의 사주를 받아 우리 보급선을 덮치던 그놈들 아니냐?”
“맞습니다, 폐하.”
장장익은 광동왕부 수군으로 우리를 상대할 수 없으니까, 남중국해 일대를 무대로 날뛰는 일부 해적들에게 유럽식으로 사략선 면허를 발급했다. 우리도 처음에는 모르고 있었는데, 이봉중이 붙잡은 해적선에서 광동왕부 명의의 면허장이 나왔다. 기가 막히게도 말이다. 전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우리는 사략 면허를 발급하지 않는다. 사략을 허용하면 장래의 해적을 양산하는 결과를 빚을 뿐이지 않나. 타국이 발급한 사략선 면허도 인정하지 않는다. 면허가 있든 없든 해적은 해적일 뿐이다.
“알아서 벗어나라고 해라. 광동왕이 용병을 데려오지 못하게 바다를 막는 일만 해도 우리 함대는 바쁘다. 머저리 같은 운남왕이 굶어 뒈지든 말든 내 알 바 아니다.”
사실 장장령도 해적을 고용했었다. 교지국의 수도인 승룡(昇龍, 하노이)을 수륙병진으로 치겠다며 해적을 불러 해군으로 삼았는데, 운남군이 산길을 제때 돌파하지 못했다. 약속한 날짜에 운남군이 오지 않자 해적들은 자기들끼리 해안을 약탈하고 그냥 떠나버렸다. 계미남변 때 멕시코 원정 이후로 처음 치르는 장거리 출병이다 보니 복잡하게 다질 게 참 많다. 웬만하면 현지에 결정권을 맡기고 싶은데 본국에서 결정해야 할 사안도 은근히 많고 말이다.
그래도 이만하면 꽤 원활하게 작전이 진행되는 듯하다. 역시 그때 필리핀 원정과 멕시코 원정을 치르면서 쌓은 이런저런 경험이 자산이 된 덕분이지 싶다.
10.
천하가 내 발아래 있다. 이렇게 높은, 자연적인 산봉우리가 아닌 인공적인 장소에 올라와 본 게 대체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
“아바마마, 위험하옵니다. 인제 그만 내려가시지요.”
“아니다. 조금만 더 있자꾸나.”
무려 333자-지금 척도로 환산하면 99.9m-높이의 거대한 석탑, 원각사 대탑이 드디어 완공됐다. 30여 년의 긴 세월과 막대한 자금이 투입된 이 사업이 마침내 끝났다고 생각하자 뭐라고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상이 몰아쳤다. 이 대탑을 완성하는 데 원각사에서는 80만 냥이라는 거금을 소비했다. 황태후는 물론이고 나도 기부금을 꽤 냈다. 민간에서도 상당한 액수가 기부금으로 들어왔다. 내가 들은 바로는 건축비의 4할 정도가 이런 기부금이었다고 했다. 나머지는 불교계 자체 재정으로 충당했고.
“돈을 내는 대신 노역을 자청한 신도들도 많아서 공사비를 꽤 아꼈다고 들었습니다.”
“마포 성당을 지을 때도 그랬다지.”
종교시설을 지을 때는 늘 그렇다. 신앙을 위해서라면 뭐든 바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니 말이다. 그래서 교단이라는 건 언제나 정치적으로 위험한 존재가 될 수 있다. 태평천국이나 백련교 같은 놈들처럼 말이다. 아, 황건적도 근원은 종교단체 였지. 탑 높이가 백 미터라서 그런지, 백리 사방이 한눈에 들어온다. 유감스럽게도 내 시력이 예전 같지 않다보니 보이는 게 선명하지는 않다. 하지만 눈 좋은 사람이라면 여기서 인천 앞바다도 볼 수 있을 듯하다.
“장관이다. 참으로 장관이야.”
올라오기 좀 힘들기는 했지만, 광동 출병으로 쌓인 스트레스가 확 날아가는 느낌이다. 또 올라오기는 어렵겠지만 오늘 등반은 절대 후회하지 않을 듯하다. 은이에게 하루 대리청정을 시키고 올라오기를 정말 잘했다. 사실 이 탑이 정식으로 대중에 공개되려면 아직 한 달은 남았다. 4월 초파일-양력으로 5월 24일-이 봉안식을 거친 뒤에 정식으로 공개한다. 하지만 그전에도 들어와 볼 수 있는 게 바로 내가 영이에게 말한 ‘힘’ 아니겠는가.
나를 따라 올라온 주지가 봉안식날에는 공사 중에 사고로 죽은 석공과 역군들의 혼백을 위한 불사를 맨 먼저 드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당연한 일이라 여겨 고개를 끄덕여 수긍한 뒤에도 내가 경치에서 눈을 떼지 못하니 연주가 다시 재촉했다.
“아바마마, 내려가는 길은 더 위험하옵니다. 낙상하실까 우려되니, 부디 내관에게 업으라 하시옵소서.”
“어허, 네가 나를 뒷방에 들어앉은 폐물 취급을 하는구나. 올라올 때처럼 쉬엄쉬엄 걸어서 내려가면 고 ㅐㄴ찮다. 정 불안하거든 네가 옆에서 부축해다오.”
연주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내 팔을 자기 어깨에 살짝 걸쳤다. 내 자식 중 확실한 불교 신자는 얘 하나뿐이고, 얘도 기부금을 1만 냥이나 낸지라 일부러 데려왔다. 하지만 연주는 바깥 경치에 경탄하기보다는 내가 계단에서 구를까 봐 거기에 신경을 더 많이 썼다.
“조금 더 기대시어요, 아바마마. 잘못 발을 디디시면 낙상하시옵니다.”
“허허, 무겁지 않으냐?”
“소녀도 이제 아이 다섯을 키운 아낙이옵니다. 아찌 연로하신 아바마마가 무겁겠습니까?”
“네가 정녕 어른이 다 되었구나.”
연주와 대화를 나누며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졌다. 그렇게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계단 아래로 한발한발 발걸음을 옮겼다. 물론 우리 앞뒤를 둘러싼 내관들은 얼굴이 사색이 되어 함께 내려오고 있었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