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s be a great soldier RAW novel - Chapter 1470
3부 588화(1470화)
6.
광동에서 돌아온 정기선이 제물포 앞바다에 닻을 내렸다. 하선 절차를 다 마친 선객들이 거룻배를 타고 부두로 들어왔다. 부두에는 환영객들이 빽빽하게 늘어서서 초조한 눈빛으로 자신이 기다리는 사람을 찾았다. 그중 무척 화려한 옷차림을 한 젊은 여인 하나가 유독 눈에 띄었다. 요즘 유행하는 고급 비단으로 지은 치마저고리에 모서리를 청익포(?翼布)로 장식하고 화려하게 수를 놓은 장의(長衣)를 어깨에 둘렀다. 귀고리는 실론산(産) 홍보걱, 반지는 누손산(産) 흑진주였다.
혼자는 아니었다. 그보다는 조금 간소한 옷차림의 여인 한 사람이 옆에 동행하고, 한눈에 시비임을 알 수 있는 젊은 여자 두 사람이 뒤를 따랐다. 그리고 기운깨나 쓸 게 분명해 보이는 사내 하인 두 사람이 조금 떨어진 자리에 서 있었다. 그녀의 높은 신분을 보여주는 건 화려한 복색과 거느린 하인의 숫자만이 아니었다. 보통 백성들 앞이라면 배를 내밀고 허리를 튕기며 거드름을 피우기에 여념이 없었을, 출립국자를 관리하는 해관(解關)별좌가 그 앞에서 고개를 땅에 닿도록 숙여대고 있었다.
“자가, 늘 그러셨듯이 다점에서 기다리시는 게 어떻습니까, 구령위께서 항구에 들어오시면 바로 소인이 사람을 시켜 알리겠습니다. 제발 이런 지저분한 곳에 계시지 마시고……”
제물포에는 항구를 내려다볼 수 있는 경치 좋은 다점이 몇 개나 있다. 물론 그런 장소를 찾는 손님은 남자들끼리거나 기생을 동반한 남자들이 대부분이지만, 여자들끼리 나들이를 나오는 일도 종종 있다. 그래서 여자 손님을 위한 방도 충실히 분비되어 있다. 연주도 그 동안은 늘 다점에 앉아 배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하인들을 부두에 내보냈다. 온종일 부두에 서서 남편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건 힘들기도 하고, 자기 때문에 지나가는 사람들이 불편을 겪게 하는 것도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오늘은 왠지 부두에 있어야 할 것만 같은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래서 혜련과 시녀 두 명, 호위를 맡은 하인 두 사람과 함께 부두에 직접 나온 거다.
“여기는 공주께서 계시기에는 너무나도 번잡하고 시끄러운 곳입니다. 부디 자가의 귀하신 지체에 어울리는 좀 더 깔끔하과 편안한 자리에서 배를 기다려 주십시오. 이 어리석은 놈을 살리시는 셈 치고 제발…..”
해관 별좌는 울음을 터뜨리기 직전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복잡한 시장판에서 공주의 신변에 무슨 일이라도 생겼다가는 자신은 살아남지 못할 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겨우 정5품 별좌 벼슬 따위, 공주의 안전과 비교하면 먼지만큼의 가치도 없을 터였다.
‘되었다. 내가 있고 싶어서 있는 것이니 그대와는 아무 관계도 없다. 비키기나 하여라.”
연주의 퉁명스러운 지시에 따라 별좌는 곧바로 밀려났다. 방해꾼을 치워버린 명주는 부두 난간을 두 손으로 잡은 채 부두로 다가오는 거룻배를 열심히 주시했다. 타고 있는 선객들의 얼굴을 식별할 수 있을 만큼 배가 가까이 다가오자 연주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서방님!”
연주가 한달음에 부두 끝까지 달려갔다. 그리고 막 잔교 위로 발을 디디는 박문수의 푸 ㅁ에 뛰어들었다. 잠시 휘천거리던 박문수가 겨우 중심을 잡고 섰다. 주변에서 쏟아지는 눈길을 의식하고는 조심스럽게 공주를 떼어내려고 시도했다.
“부, 부인. 체통을 지키시오. 주변에 보는 눈이 많소.”
“볼 테면 보라지요. 지어미가 오랜만에 만난 지아비의 품에 안기는데 그게 무슨 부끄러운 일이라도 된답니까?”
“그, 그야 그렇지만…..”
이미 주변에는 구경꾼들이 둥그렇게 원을 이루었다. 박문수는 부끄러워서 얼굴에 혈기가 올랐다. 전장을 누비느라고 검게 탄 얼굴이, 지금은 누가 봐도 눈치챌 만큼 붉어져 있었다.
‘공주 자가, 체통을 생각하셔야지요. 부군과의 해후의 기쁨은 댁에 돌아가셔서도 얼마든지 나누실 수 있지 않습니까? 이만 진정하세요.”
다행히 뒤따라 달려온 혜련과 시녀들이 겨우 연주를 박문수에게서 떼어놓았다. 때어놓고 보니 박문수가 입은 전복 앞섶이 그새 눈물로 푹 젖어 있었다. 잠시 한숨을 쉰 박문수가 두 팔을 내밀더니 공주를 자기 품에 끌어안았다.
“미안하오. 그동안 내 걱정 많이 했소?”
“그걸 말이라고 하시옵니까.”
연주가 박문수의 품에 안긴 채, 콧물을 훌쩍거리며 대답했다. 차분해지려고, 어린아이처럼 굴지 않으려고 그동안 노력했었지만, 그토록 그리워하던 남편을 다시 만나니 감정이 주체가 되지 않았다.
“민 의원, 민 의원도 여기 단 정위와 인사를 나누시오. 생각 같아서야 바로 집에 보내주고 싶지만, 법도가 있어 바로 보낼 수가 없구려.”
“괜찮습니다. 군무를 맡아서 출정했다가 돌아왔으니, 신하 된 몸으로 마땅히 폐하께 먼저 예를 올리셔야지요.”
혜련은 빙그레 웃으면서 세묜과 시선을 교환했다. 눈이 마주치자 세묜의 얼굴에도 미소가 떠올랐다. 박문수와 연주 부부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조용하고 점잖게 애정이 오갔다. 겨우 고개를 든 연주가 자신이 얼마나 박문수를 그리워했는지 토로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한참 이야기 하던 중에 갑자기 연주의 시선이 박문수의 뒤로 갔다. 그리고 당혹감으로 커진 눈을 한 채 질무을 던졌다.
“서방님, 저 계집애들은 누군가요?!”
7.
“장말 수고가 많았다. 그대들이 세운 공적에 관해서는 조만간 포상이 나갈 터이니, 당분간 푹 쉬도록 하라.”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알현실에서 공식적인 알현과 보고절차를 거친 뒤, 다른 두 사람은 먼저 집으로 보냈다. 그리고 내 가족이라고 할 박문수와 세묜만 데리고 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물론 남편들을 따라 연주와 혜련이도 왔다. 그리고 여기서 제 물포에서 있었던 일에 관해 들었다.
“하하, 공주야! 너무 하지 않았느냐!”
폭소를 터트릴 수밖에 없었다. 둘다 내 딸이고 사위지만, 하는 짓이 너무 귀엽지 않은가. 요새 좀 어른스러워졌다. 싶었더니 남편이 돌아오자마자 그동안의 변화가 다 도로아미타불이 되어버렸다. 뭐, 혜련이가 조심스럽게 말한 바에 따르면 성품은 확실히 바뀌었다. 부두에서 그랬던 건 무사히 돌아온 남편을 만나서 너무 기쁜 나머지 감정이 격했을 뿐이라 하지, 굳이 꾸중하고 넘어갈 필요는 없겠다. 창피한 줄 알면 다시는 안 그러겠지.
“그런데, 고령위가 데려온 아이들을 보고 놀랐다고?”
내 질문을 받은 연주가 얼굴을 붉혔다.
“예, 아바마마. 생각도 못 한 일이어서 말이옵니다.”
박문수가 데려온 건, 진남군 수뇌부에서 전리품으로 분배한 광동왕부와 광서왕부 여자 중 둘이었다. 그 계획안은 내게 먼저 올라오기는 했지만, 연주에게 미리 귀띔해주지는 않았다. 구 ㄷ이 알려줄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전장에 싸우러 갔던 사람이 갑자기 딸만 한 계집아이를 둘이나 데려왔으니 어찌 놀라지 않겠습니까. 이렇게 크기에 망정이지, 좀 더 어렸으면 혹시 광동에서 낳아서 데려온 아이가 아닌지 의심할 뻔하였습니다.”
박문수에게 돌아간 두 포로는 장장익의 조카딸들로, 올해 6~7세 정도 된 아이들이었다. 무슨 장성한 처녀를 데려오는 것도 아니고 코딱지만 한 어린애를 데려오는데 그걸 알려주고 말고 하겠는가. 공연히 엉둥한 의심만 불태우기 딱 좋지.
세묜 역시 그만한 아이 한 명을 데려왔다. 세 아이는 지금 밖에서 자기들끼리 모여 떨고 있다. 낯선 나라, 낯선 궁궐이 무서우리라.
“폐하께서도 전장에서 적에게 잡혀 포로가 된 여인들이 어떤 운명을 맞이하는지 잘 아실 것입니다. 어른 들이야 어떻게든 견딘다고 해도, 그 어린 것들까지 노비가 되어 끔찍한 꼴을 겪게 된다고 생각하니 제 아이들이 생각나서 차마 그냥 넘길 수 없었습니다.”
“소관도 그러하였습니다.”
그래서 두 사름은 포로 중 가장 미녀를 골라잡을 수 있는 입장이면서 굳이 어린아이들을 자기 몫으로 골라 데려왔다. 물론 부마는 첩을 들일 수도 없는 신분이지만, 대에 미녀를 데려다 누군가 유력자에게 선물할 수도 있는데 그 대신 어린아이를 구해온 거다.
“이 아이들의 집안을 망하게 하고 부모와 헤어지게 한 장본인으로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위선이라는 생각은 드옵니다. 하지만 나라의 대의와는 별개로 가련한 처지에 처한 어린애를 보고 측은지심이 드는 것도 사람 아니겠사옵니까.”
“잘하였다. 옛날 대원의 성길사한(成吉思汗, 칭기즈 칸)도 자기가 무너뜨린 적들의 아이를 데려다 기르곤 하였으니, 그대라고 그러지 못할 이유가 무언가.”
연주나 혜련이 품에서 수양딸 삼아, 시녀 삼아 자라면 그만이다. 그러는 편이 전리품으로 분배되어 노비 노릇을 하다가 자라면 억지로 누군가의 첩이 되거나 색주가에 보내져 창기가 되는 것보다는 저 아이들에게도 훨씬 낫다고 본다.
“공주야, 너는 저 아이들을 데려가도 괜찮겠느냐?”
“괜찮사옵니다. 저희 아이들과 비슷한 또래니 함께 지내기도 괜찮겠지요.”
연주는 생각보다 선선히 그 아이들을 받아들였다. 이제 만으로 10살인 큰딸, 3살인 둘째 딸 사이에서 적당한 자리를 내줄 수 있겠다며 말이다.
훈훈한 마무리에 기분이 좋아졌다. 그래서 웃으면서 박문수에게 광동 쪽은 상황이 어떻게 정리되고 있는지 물었다. 그랬더니 뜻밖의 대답이 나왔다.
“신이 사미 포대에서 붙잡았고, 그뒤로 우리 군에 종군하면서 고문 노릇을 하던 광동군 부총병 임 모란자를 혹시 기억하시옵니까, 폐하.”
“물론 기억한다.”
잊어버리려야 잊어버릴 수가 없다. 원래 세계에서 그 비 슷한 사람 이름을 지금도 선명히 기억하는 데다, 하필이면 그놈을 붙잡은 우리 지휘관이 홍진오 아니었는가. 그 이름을 내가 기억하는 한 그와 맞분은 임용완도 기억할 수밖에 없지.
“서제가 칙명을 내려서 결정하기를, 광동왕과 광서왕을 대신하여 양광을 다시릴 총독으로 그 임 모를 임명하였습니다.”
“무엇이라? 양광총독으로 옛 광동왕의 신하를 앉혔다고?”
임용완이 확실하게 전향했다는 보고는 나도 받았다. 우 리 군을 도왔고 불산성에다 항복을 권유하는 편지를 써서 화살에 묶어 날려 보내기도 했다. 그런데 총독? 총독이라고? 광서에 광동까지 두 개 성을 다스리는? 그건 너무 지나친 파격 아닌가?
“임 총독은 우리 진영에 있는 동안 운남왕이 광동 각지를 노략질하며 분탕질을 벌인다는 말을 듣고 격분하여 응징하러 나섰습니다. 우리 군사들이 붙잡았다고 풀어준 광동 군사들을 모아서 의병을 조직하고 운남군을 공격하였습니다.”
그렇게 해서 운남군 5백 명을 죽였다지. 무장도 넉넉하지 않은 의병 천여 명으로 그만한 성과를 낸 건 정말 대단한 일이다. 아무리 운남군이 약탈에 미쳐서 뿔뿔이 흩어져 있었다고 해도 말이다. 게다가 끌려가던 광동 양민 수백 명도 구했냈다. 임용완이 이끄는 의병들의 공격으로 막대한 손실을 낸 운남왕 장장령은 서나라 관군 본진 안으로 도망갔다. 그리고 악종기 앞에서 온갖 허세를 부렸지만 악종기는 군령을 어긴 죄를 물어 가차 b이 놈을 포박해서는 성도로 압송해버렸다.
“서제는 그자에게 어떤 벌을 다로 내렸는가?”
“운남왕은 압송 중에 탈출하려다가 호송병의 칼에 맞아 죽었습니다. 그런 까닭에 왕부를 폐지하는 외에 다른 벌은 없었습니다.”
정말 툴출하려다 죽은 건지, 죽여놓고 탈출 미수죄를 덮어쒸웠는지는 모른다. 어느 쪽도 다 가능하다. 전에도 말했지만, 숙청이란 게 원래 다 그런 거 아닌가. 그나마 운남에 남았던 장장령의 가족들은 죽지는 않았다. 모두 성도로 불려가 연금되었다.
흥시제가 의외로 자비를 베풀었군.”
광동에서 투항하거나 귀순한 자들중에는 임용완보다 지위가 높은 이들도 많았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장장익의 측근들이었으므로 계속 기용할 수 없었다. 몇몇은 처형되고 몇몇은 귀양을 갔다. 그리고 남은 자들도 관직에서 쫓겨나 은둔하라는 명을 받았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총독 자리에는 성도에서 새로 파견한 사람을 앉히는 게 상식이리라. 하지만 흥시제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용서받고 남은 광동왕부 신하 중에 가장 지위가 높은 임용완을 총독으로 임명하고 광동 재건을 맡겼다.
“운남왕을 크게 괴롭힌 군재와 그 충심을 무척 높이 산 건 알겠다. 그렇다고 해도 소제는 정말로 대범한 사람이로구나.”
겉으로 전향했다고 해도 마음속에서는 아직 반심을 품었을 수도 있다. 그런데도 임용완을 총독으로 앉히다니, 이게 보통 사람이 내릴 수 있는 결잔인가? 악종기가 임용완을 강력하게 추천했다고는 하지만 흥시제는 정말 배짱이 두둑하다. 아니면 눈이 먼 멍청이거나. 다른 이야기 몇 가지를 더 주고받다가 다음에 다시 부르기로 하고 자리를 끝냈다. 남편을 데리고 어서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연주의 강렬한 눈빛이 내 시야에 들어온 까닭이다. 그래, 이제는 집에 가게 해줘야지. 다만 딱 한 가지 궁금한 게 남았다. 일어서기 전에 그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아참, 두원수가 골라잡은 포로는 어떤 여인인가? 주문에는 그저 나이만 적여 있던데.”
“포로 중 가장 미색인 광동왕의 측실을 골라잡았사옵니다.”
역시나 그렇구나 역시 권훤이다. 과연 돌아온 뒤에 자기 부인 앞에서는 뭐라고 설명할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8.
박문수는 귀국하면서 혜주부 전투에 관한 조금 더 자세한 보고서도 가지고 왔다. 권훤은 기왕 박문수를 돌려보내는 김에 진남군이 올린 전과에 관해 그동안 올린 보고서보다 자세한 최종본을 만들어 보냈다. 박문수 본인도 수정작업에 참여한 물건을 말이다. 그동안 보낸 보고서에서 내용이 빠졌거나 일부 누락된 부분을 다 챙기니 두께는 형언하기 힘들 만큼 두꺼워졌다. 기유진남록(己酉鎭南錄)-광동에서 반란이 터지고 우리 군사들이 내려간 작년이 기유년이다-이라고 제목을 붙여 바로 책으로 내도 될 두께였다.
내가 가장 흥미를 품은 부분은 우리와 교전한 후송군의 편제였다. 10만 명 중에서 정말로 정예라고 할 도통사 예하 관병은 3만 명에 불과하고 나머지 7만은 단련병이었다. 그나마도 도통사의 후계자인 아들이 출전한다고 틀별히 관병을 평소보다 많이 배치한 거였다고 한다. 그리고 단련병들은 제식 장비 따위 엾이 별의별 무기로 제각각 무장했다. 제대로 제작한 창칼을 든 정도면 양호하고, 심지어 사탕수수 수확용 벌목도나 사탕수수로 만든 죽창을 든 군사도 있었다.
총기 역시 마찬가지였다. 대체 어디서 구했는지 알 수 없는 우리 군용 제식소총을 소지한 단련병이 있었나 하면 정덕제 시절에 만든 물건으로밖에 안 보이는 주조제 조총을 들고 온 놈도 있었다. 권총도 비슷하다. 평범한 단발식 권총이나 쌍총신 연발총은 양반이고, 마치 후추통 같은 구조의 다연발총도 나왔다. 유럽제, 일본제, 중국제, 대한제 총기가 온통 뒤섞여있는 꼴을 정리하자니 혼돈에 빠질 지경이었다.
화포에서는 홍이포와 호준포, 불랑기 따위는 차라리 양반이었다. 개중에는 승자총통처럼 생긴 구형 총통이나 명나라 때 제작한 삼안총, 사안총, 십안총 따위도 튀어나왔다. 심지어 분포(糞砲)까지 몇 개 있었다.
“이따위 물건을 끌고 나왔다고?”
“참으로 곤혹스러웠사옵니다, 폐하.”
관병들한테서는 프랑스제 최신 야포나 소총을 노획했다. 하지만 그옆에 서는 단련병들은 골동품으로나 취급할 이따위 물건들로 무장하고 있었다니, 할 말이 없다. 뭔가 참우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