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s be a great soldier RAW novel - Chapter 1477
3부 595화(1477화)
1.
사방에서 상주문이 쏟아져 들어온다. 단세포동물처럼 증식하는 문서더미를 멍하니 보고 있으려니 저절로 혼잣말이 튀어나왔다.
“광동 출병을 올해까지 끌었으면 정말이지 큰일 날 뻔하였구나…..”
무슨 일이 일어났기에 그러냐고? 흉년이 왔다. 그것도 아주 지독한! 지금 내 나라 안에서 기근이 터지는 판에 남의 나라 내전 따위에 신경 쓰고 있게 생겼는가. 지난 5년 동안 계속 풍년이 들었다. 그전에도 가끔 가뭄이 좀 들긴 했어도 치명적이지는 않았다. 잠시 가물더라도 그 손실이 견딜만하거나, 피해가 심해도 특정 지역에만 국한되어 전국적으로는 그럭저럭 평년 수준으로 수확량이 나왔다.
이렇게 가뭄 피해가 적은 건 그동안 쌓아놓은 수리시설도 수리시설이지만 무종 시절부터 벌목을 제한하고 화전을 금지하면서 숲을 유지한 덕분이 크다. 산마다 숲이 우거지니 비가 많이 오지 않아도 늘 골체 물이 흐르고, 땅이 침식되지도 않는다. 물론 숲이 우거진 만큼 산짐승도 많아서 깊은 산에 함부로 들어가지 못하고, 수해(獸害)로 인한 패해자가 매년 수십 명씩 나온는 게 사실이기는 하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아무런 비용도 치르지 않고 원하는 바를 모두 얻을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런데 올해는 그 울창한 숲과 수천 개나 되는 수차와 보, 저수지, 둑과 제방이 있는데도 소용이 없었다. 아예 비가 오지 않아버리는데 뭘 어떻게 하겠는가. 먼저 2월과 3월에 지독한 가뭄이 들었다. 그런데 5월에는 장마가 심하게 쏟아져 논밭을 쓸어버렸고, 엎친 데 덮인다고 6월에는 또 가뭄이 닥쳤다. 우물 바닥이 말라 풀이 자랐다는 소리까지 돌 정도였다. 여기에 전염병과 병충해까지 나타났다.
이 재해들이 전국에 똑같이 나타난 건 당연히 아니다. 상대적으로 피해를 적게 본 지방도 분명 있다. 장마 같은 경우 한반도 남부만 휩쓸었다. 하지만 전체적인 상황은 다 같았다. 그나마 작년에 심은 작물을 거두는 봄 수확까진 그래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봄에 씨를 뿌려야 하는 올해 농사는 결딴이 났다. 본국 대부분 지역에 흉년이 닥쳤다.
이제 을병대기근 이후로 유례가 없는 대규모 기근이 터질 상황이 되었다. 당연히 조정이 발칵 뒤집혔다.
“신을 죽여 주시옵소서! 신의 죄가 크옵니다!”
공무대신 김대정이 통곡하면서 바닥에 이마를 짓찧었다. 전국에 흩어진 수리시설 관리는 공무부 소관인데도 홍수를 방지하고 농지에 제대로 물을 대지 못한 책임을 자인하고, 벌을 내려달라고 죄를 청하는 중이다.
“가뭄이 들면 마땅히 수차를 돌리고 우물을 파서 물을 넉넉히 댈 수 있어야 하는데 이를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부디 신을 벌하시어 이 나라에 신상필벌이 살아있음을 보이소서!”
“대신의 자리에 오르고 지난 두 해 동안 그대가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지는 짐도 잘 알고 있다. 그런 그대를 내보내면 이 심각한 판국에 누구인들 그 힘든 공무부의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단 말인가? 아무 말 말고 계속 직책을 수행하라.”
2년 동안 잘리지 않고 대신 자리를 지켰다는 것부터가 유능하고 성실했다는 증거다. 만약 그 자리를 지킬 만한 능력도, 품성도 없었다면 내가 그동안 그냥 놔뒀을 리가 없지 않은가. 혹시 운이 좋아 대신이 되었어도 일하는 거 보고 바로 잘라버렸겠지.
“폐하!”
김대정이 마룻바닥에 머리를 처박았다. 하지만 나는 그 호소를 들어주지 않았다.
“정 그만두고 싶거든 기근이 다 끝난 뒤에 사직하도록 하라. 그대가 일을 망쳤다, 망쳤다 하는데 정말로ㅓ 그리 생각한다면 수습도 그대가 해야 할 게 아닌가. 어디 자기 잘못 때문에 나타난 후과를 남에게 떠넘기려 하는가?”
수리시설을 관리하는 기관은 공무부 예하 수리도감이다. 전국에 산재하는 수백 개나 되는 대규모 저수지와 보, 수천 개나 되는 수차를 직접 관리하과 유지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아서 수행한다. 이건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내무. 올해 작황을 평년과 비교하면 어떤 정도인가. 백성들이 굶주릴 상황인가?”
내무대신 송연명이 진땀을 흘리며 고개를 숙였다.
“이번 가을 수확은…..대력 평년에 거두는 양의 절반 정도를 겨우 채울 듯합니다. 쌀과 보리 같은 주요 곡물 외에 온갖 잡곡과 감저, 담저까지 합쳐도 그 정도가 한계라고 보이옵니다. 그토록 이번 가뭄이 주는 피해가 심합니다.”
“심각하구나. 설마 했는데 실로 심각하다.”
본국에서 거두는 전체 농사의 8할이 가을에 수확하는 분량이다. 그렇다면 올해 본국에서 거두는 식량은 대략 6천만 섬이다. 산술적으로는 기근을 넘기기에 부족하지 않은 양이지만, 이제 실제 상황으로 가면 좀 달라진다. 근본적인 이유는 수송과 분배다. 기근이 들면 누구나 자기 곳간에 곡식을 조금이라도 더 쟁여두고 싶어 한다. 당연히 곡식 유통이 줄고, 일부 지역에 남는 곡식이 있어도 그 곡식이 절실하게 필요한 곳으로 신속하게 옮기는 게 쉽지 않다.
더구나 국가가 나서서 옮길 수 있는 곡식의 양 자체도 예전만큼 많지 않다. 현물로 걷던 전세(田稅)가 은으로 바뀐 지 오래다 보니, 국고로 들어오는 곡식의 절대량부터가 옛날보다 줄어들었다. 이제는 구휼을 위해 비축하는 곡식도 상인들에게 사서 넣는다. 이를 고려하면, 아사자가 나오는 사태를 막을 수 있는 최소 수확량이 대략 6천만 섬이다. 그러니 올해 수확은 참으로 아슬아슬한 수치인데, 여기에 국고에 있는 바축 곡물을 보태면 심각한 사태는 간신히 면할 수 있을 듯하다.
“각 고을이 보유한 곡물 여유분은 이미 거의 소모했겠지. 정말 비상시에 사용할 군량미만 남겨두고, 나머지 6백만 석을 구휼에 투입하도록 하라.”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북도 쪽 행정구역이 아직 안 바뀌어서 다행이다. 혹시 그새 행정구역을 5주에서 10도로 개편했으면 구휼곡을 운반하고 배분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혼선이 있을 뻔했다. 세상만사는 새옹지마라더니, 내무부의 꼼꼼하되 느린 일 처리가 이렇게 또 좋은 효과를 내다니. 몇 가지 지시를 더 내리는 동안 사간원 간관들이 나서서 의견을 냈다.
“폐하. 이렇게 양식이 부족할 때도 술을 빚느라 양식을 헛되이 낭비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국내에서 금주령을 내리시어 양식을 절약하게 하소서.”
“옳은 말이다. 기근이 끝날 때까지 전국에서 술을 빚을 수 없도록 금주령을 내리고, 술을 빚어 팔다가 적발된 자는 신분의 고하를 가리지 않고 외지(外地)로 전가사변에 처한다.”
다만 선례에 따라 외부에서 들어오는 과실주나 당밀주는 허용한다. 식량을 수입하는 배는 적재한 곡식 수량에 따라 술을 가져와서 팔 수 있다. 일종의 쿼터제다. 예무대신 이종한도 나서서 의견을 내놓았다. 예무대신다운 주장이었다.
“폐하. 이렇게 심한 가뭄이 들었을 때는 역시 기우제를 지내야 합니다. 지금은 지방관들과 백성들만 기우제를 지내고 있으니, 조정에서도 하늘에 제사를 지내 정성을 보이게 하소서.”
“좋다. 예무부에서는 예물을 준비하여 기우제를 지내도록 하라.”
제사에 관한 국가 업무는 모조리 예무부 소관이고, 기우제 역시 예외가 아니다. 임금에게 직접 나가 친행기우(親行祈雨)를 하라고 요구할 만한 간 큰 놈은 지난 120년 동안 나타난 적이 없으니, 내가 나설 필요는 없다. 예무부에 맡겨두면 된다. 이제 입에 딱지가 앉을 지경이지만, 기우제는 비를 내리는 데 어무 효과도 없다. 그래도 백성들에게 비가 내리도록 뭔가 하고는 있다는 안도감을 주니까 계속한다. 언제까지 이래야 할지 원.
이종한이 황명을 충실히 받들겠다며, 푸짐한 제사상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신하들 가운데서 갑자기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폐하. 제물은 최대한 간소하게 차리라 하소서. 마음에 품은 정성이 중요한 것이지, 어찌 하늘이 제물의 다과를 떠져서 비를 주겠습니까.”
학무대신 김재로였다. 아직 50도 안 된 젊은이지만 학식도 뛰어나고 지방관으로 있을 때 근무에 대한 평가도 좋아서 조정 각부 관료로 있다가 젊은 나이에 학무대신에 발탁되었다. 이제껏 그다지 특출난, 아니 튀는 모습을 보인 적이 없는데 지금 나온 이야기는 달랐다.
“기우제만이 아닙니다. 종묘에서 지내는 제사도 그 제물을 줄임이 옳습니다.”
“아니, 그 무슨 소리요!”
당자엥 회의실 안이 발칵 뒤집혔다. 하늘에 지내는 제사야 받을 사람이 분명하지 않지만, 종묘에서 지내는 제사는 임금, 바로 내 조성을 위해서 지내는 제사다. 내 눈치를 의식하는 신하라면 당연히 김재로의 발언을 비판할 수밖에 없다.
“학무 대감! 종묘에서 지내는 제사는 나라의 근본이오! 그런데 어찌 그 제물을 줄이자는 말이오!”
“대감들게서도 백성이 있어야 나라가 있다는 사실은 아실 겁니다. 지금 나라에 큰 재난이 닥쳤는데 백성을 하나라도 더 살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렇다면 인삼정과처럼 비씬 제물을 진설하는 대신 그 인삼을 팔아 쌀을 한 톨이라도 더 사야지요!”
인삼을 꿀에 절인 인삼정과(人蔘正果)는 대한에서 가장 비씬 수출품중 하나다. 천하에서 가장 귀한 두 약재를 섞었으니 값이 쌀 수가 없지 않은가. 아무리 개성에서 인삼 재배가 큰 폭으로 늘면서 값이 내려갔다지만, 인삼이라는 물건이 가진 기본적인 가치가 있다.
“학무대신의 말이 옳다. 열성조께서도 이런 큰 가뭄이 닥친 해인데 제사상만 떡 벌어지게 차린다고 해서 기특하게 여기시지는 않으시리라. 예무대신은 기우제를 지낼 때만이 아니라, 종묘에서 제사를 지낼 때도 최대한 간소하게 제물을 진설하도록 하라.”
그래도 안 된다고 반발하는 신하들이 여럿 있었다. 하지만 나는 고개를 끄덕여 김재로가 한 발언을 받아들였다. 이놈들, 뭐가 더 중요한지 판단이 안 되나?
“제사는 기근이 끝난 뒤에 다시 성대하게 치르면 된다. 예란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적용할 수 있는 것인데, 어찌 형식에 얽매이려고 하느냐. 종묘에 올리는 제물만 간소하게 하는 게 아니라 짐의 수라도 감선(減膳)하겠으니, 그 뜻을 그대들이 알아주기를 바란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당분간 좋은 음식은 좀 참자. 비축미를 풀어 일단 위기를 넘기면, 지난 초여름에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해외에 주문한 곡물이 차례로 들어오기 시작할 테니까. 그러면 올해 위기는 넘길 수 있다. 내년에는 좀 낫겠지. 그래도 쌀 살 돈이라도 있어서 다행이다. 우리 세입은 인구가 늘고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늘었다. 농토에 매기는 전세는 거의 변동이 없지만, 항구세.점포세.거래세.물품세 따위는 꾸준히 징수액이 늘고 있다. 요즘은 1년 세수가 3천 4백만 냥 정도다.
물론 올해는 대기근이 닥쳤으니 감세가 필요하다. 직접 농사를 짓는 농민들이 가장 기근 피해를 크게 보느니만큼 전세를 깎아줘야 하리라.
“내무가 말하기를 수확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하니, 전세도 절반으로 깎는다. 그리고 여러 수령은 자기 고을의 피래를 실속하게 조사하여 알리라. 피해가 극히 심한 고을은 올해 내야 할 전세를 전액 면해 줄 수도 있느니라.”
재무대신 성시진은 대력 전세 액수의 2/3를 줄여주어야 할 것 같다고 보고했다. 천만 냥이 국고에서 없어지는 셈이다. 하지만 백성들 형편을 생각하면 규정대로 걷을 수도 없다.
“제기랄, 이 나이에 기근이라니……”
나도 모르게 탄식이 입 밖으로 새나갔다. 가까운 자리에 있는 신하들이 움찔하는 모습이 보였다. 나지막한 소리라 아무도 듣지 못했을 줄 알았는데, 들렸던 모양이다. 좀 쑥스럽네.
2.
사정이 이러니, 다른 나라 내란 따위에 정신을 쏟을 수 있을 리 없다. 그래도 소식은 몇 가지씩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흥시제가 새로 임명한 양광총독 임용완은 전쟁으로 반쯤 쑥대밭이 되었던 양광 지방을 꽤 성공적으로 효유하고 있다. 황제가 약속했듯이 광동왕의 측근으로 있으면서 ‘반란을 부추긴’ 혐의가 명백한 자들은 처형을 면하지 못했지만, 나머지 군사나 백성들은 모두 사면받았다.
용서받은 이 중에는 뜻밖에도 광동왕부 병부상이던 육수정이 있었다. 직책으로만 본다면 분명 사지가 찢겼어야 할 이 노장은 장장익이 처음 거병할 때부터 계속 부정적이었고, 말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장장익을 말리려고 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사형 대신 유배형을 받았다.
하지만 비슷한 지위에 있었던 예부상 조상망은 거열형을 당했다. 장장익의 모반을 부추긴 것으로 모자라 광동 땅을 ‘외국의 군주’-당연히 나지-에게 팔아먹으려고까지 한 죄였다. 권훤은 그놈이 우리 진영에 보낸 밀서 원본을 성도에 보내 유죄 판결이 나도록 도왔다. 내게 귀순하겠다는 태도가 기특하기는 하다만, 다른 한편으로는 괘씸하지 않은가. 예전에 누가 말했지만, 그런 식의 귀순은 옛날 금나라도 받아주지 않았다. 여기 대한의 임금으로서, 내가 여진족 황제보다도 못한 인간이 될 수는 없다.
물론 내가 서나라를 등쳐먹을 생각이라면야 받아들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중원에 발을 딛지 않고 자기들끼리 싸우도록 분위기만 조장할 생각이다. 그러니 작은 욕심을 부려 구렁텅이에 말려들기보다는 피하는 편이 낫다. 아참, 일본인들은 6개월에 걸친 협상 끝에 홍사옥을 풀어주는 대가로 결국 200만 냥을 받아냈다. 놈들이 잡은 포로가 2만 명이었으니, 포로 한 명에 10냥씩 치더라고 홍사옥 한 사람의 몸값만으로 180만 냥을 받아낸 셈이다.
“송나라 황자를 붙잡았어도 몸값이 그만큼 되지는 않았으리라.”
하도 기가 차서 한마디 했더니 외무대신 이광좌가 고개를 저었다.
“폐하. 어지 고귀한 황실의 피를 구하는 데 돈을 아끼겠사옵니까. 절대 있어서는 아니 될 일이지만, 행여 폐하의 혈육이 전장에서 적에게 붙잡힌다면 천만금을 들여서라도 마땅히 찾아와야만 하지 않겠습니까.”
이광좌만이 아니다. 다른 신하들도 이구동성으로 태자나 친왕이 적에게 붙잡혔을 때 돈을 들여서라도 구할 수 있다면 얼마가 들든 구해와야 한다고 했다.
“이래서 장조게서 족친위를 개편하시면서 왕자들만은 넣지 않으셨느니라.”
나도 내 자식이 적에게 잡혔다면 백만 냥 정도는 기꺼이 치를 의사가 있다. 하지만 내가 그만한 돈이 있으니까 그런 배짱도 가능한 거 아닌가. 아무리 황제의 생질이라지만 그렇게 돈지랄을 하면서까지 구하다니, 정말 놀랍다. 정주도통부, 내 생각보다 더 부자였구나. 하지야 후송도 교역로가 열리면서 비단과 차 수출로 막대한 돈을 벌고 있다. 복건 지역이 주요 수출처 중 하나이니, 그 지역을 관할하는 정주도통부가 돈이 많은 것도 당연하리라.
다만 일본 측은 우리보다 돈을 더 많이 받은 만큼 요구조건도 더 많다. 일본군은 광동에 주둔하지 않고 바로 철군하기로 했으며, 포로뿐만 아니라 노획한 병기도 반환하기로 했다. 워낙 인질금을 많이 냈으니 그 돈이라도 건지고 싶었던 모양이다.
그 외에는……아, 청나라가 계획대로 후송을 침공했다. 만주팔기 중 하오기(下五旗)를 쥐고 있던 황족들이 자기네 능력과 충성심을 보여주겠다며 양양 방면에서 공세를 펼쳤는데, 그만 보기 좋게 패하고 말았다. 정말 뜻밖의 참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