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s be a great soldier RAW novel - Chapter 1586
3부 704화(1586화)
9.
델리가 처음 수도 노릇을 시작한건 14세기 델리 술탄국이 들어서면서부터다. 그러다가 무굴제국의 5대 황제 샤 자한이 아드라에서 델리로 수도를 옮기면서 인도 전역을 지배하는 제국의 수도로서 진짜 전성기가 시작되었다. 6대 황제 아우랑제브가 사망하고 무굴제국의 쇠락이 닥치면서도 여전히 델리는 인도에서 가장 위대하고 부유한 도시였다. 사방에서 반란이 일어나고 제국의 속방과 주변부가 떨어져 나간다고 해도 수도 델리를 중심으로 하는 인도 북부는 여전히 유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도시가 폐허가 되었다. 2년 전 영국군에게 패했을 때는 그래도 델리가 적에게 함락되기 전에 강화를 맺고 전쟁을 끝냈기에 제국의 위신이 결정적으로 손상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그 무슨 말로도 변명할 수 없었다. 무굴 제국은 끝났다.
“그러니까, 이번 난리는 견융이 호경을 함락하고 주유왕을 죽인 일과 같다고 볼 수 있지 않은가?”
“소인이 보기에는 이번 델리 함락을 그 일과 비교함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그때 주나라는 견융을 저지할만한 군세를 가지고 있었으나, 포사에게 미친 유왕의 실정 때문에 제후들이 출정하지 않아 흉사를 당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무굴을 전력을 다해 싸우고도 패했지요.”
하지만 그런 큰 참극도 직접 겪지 않고 수천 리 밖에서 보면 그저 호사가들의 안줏거리일 뿐이다. 골가타에 주재하는 외수사 관원들은 천축산 소주인 아락주를 앞에 두고 둘러앉아 천축인 하인들의 시중을 받으며 이 사건을 두고 한가롭게 한담을 나누고 있었다. 골가타에서 델리까지는 4천 리가 넘는다. 한양에서 심양을 거쳐 북경까지 가는 거리보다 더 말다. 당연히 델리에서 벌어진 참극은 여기와 인연이 없는 다른 세상 이야기였다.
“제 생각에는 나름대로 싸우려고 노력은 했다는 점에서 촉이 무너질 때와 비슷하지 않나 합니다. 전선이 뚫려 군주가 처음 항복을 명했을 때는 큰 탈 없이 넘어갔다가 나중에 다시 충돌이 일어나 많은 인명이 상하고 성읍이 폐허가 되었다는 점이 같습니다.”
“아니지요. 그때 조위(曺魏)는 촉을 복속시켜 다스리려고 했지, 약탈만 하고 버리고 가지는 않았습니다. 그보다는 안사의 난 당시 회흘인(回紇, 위구르)들이 장안과 낙양을 대대적으로 약탈한 일이 더 흡사하지 않겠습니까?”
“그것도 아닙니다. 회흘군이 장안을 약탈했어도 당나라는 그 뒤에 다시 번성하여 중흥의 치를 이루었고, 150년이나 명운을 더 보존하였습니다. 그보다는 서기 410년에 고트인들이 로마를 약탈한 일 쪽이 더 유사한 사례 아니겠습니까? 그 일로 로마가 거의 망했으니까요.”
외수사 관원이라 해서 모두 배운 게 없는 장사치들만 있는 게 아니다. 바깥세상을 구경할 생각에 응모한, 행세깨나 하는 집안 자식들도 적잖다. 대한에서 먼 나라에 가보려면 외수사 관원만큼 적절한 자리가 없다. 외국 구경도 구경이지만, 외수사일을 하는 틈틈이 자기 장사를 해서 따로 주머니를 챙길 수 있다는 것도 외수사에 사람이 몰리는 배경이다. 공금을 직접 횡령할 필요도 없다. 자기 주변에서 얻어걸리는 정보와 기회만 잘 활용해도 한밑천 챙겨서 귀국하는 게 어렵지 않다.
당연히 자리만 나면 어떻게 연을 대 보려는 사람이 줄을 선다. 허나 외수사에 들어오기는 쉽지 않다. 내수사처럼 대부분의 직책이 세습 – 내수사 관원들은 여전히 법적으로는 임금의 사노비다 – 되는 건 아니지만, 연줄도 있어야 하고 뇌물도 제법 고여야 한다.
그 난관을 뚫고 외수사에 들어와 이곳 골가타 주재원 자리까지 오르려면 상재가 정말로 뛰어나거나 집안 배경이 정말 좋거나 두 가지 중 하나다. 후자는 당연히 여러 분야에 걸친 학식을 풍부하게 쌓고 있고, 전자라고 해도 어울리려면 겉치레로라도 책을 읽어야 한다. 그러니만큼 외수사 관원들 사이에서 이런 식의 대화가 오가는 건 일상이다. 본래 대한은 옛날부터 신분고하를 가리지 않고 학식을 갖춘 사람을 중하게 여겼으니까. 그리고 세월이 흐를수록 세상에 쌓이는 지식은 더 많아지게 마련이다.
“어쨌거나 이제 무굴은 더 이상 무굴(無屈)이 아니구먼…..”
주천사를 겸하는 골가타 총관 배원식이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턱수염을 쓰다듬었다. 남의 나라기는 하지만, 10여 년을 머무르며 교류를 맺었던 나라다. 그 도읍이 쑥대밭이 됐다는데 아무 생각이 들지 않을 수는 없었다.
“옛날 해성공이 처음 여기 상관을 개설할 때만 해도 무굴국은 천축을 다스리는 대국이라, 그 부와 권세가 중화에 비길 만했다는데 말일세. 성자필쇠(盛者必衰)고 일월영측(日月盈?)이라 하였으나, 그 몰락하는 모습을 직접 보고 있으려니 안타깝네 그려. 불안하기도 하고.”
동석한 관원 중에는 배원식과 마찬가지로 감회에 젖어 안타까워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별 생각 안 든다는 이들도 많았다. 어차피 요즘 대한과 주로 교류한 상대는 벵골인들이지 멀리 델리에 있는 무굴 조정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무굴 조정과 이곳 벵골 태수부가 따로 논 지가 어언 몇 년이옵니까. 우리 일에는 그다지 큰 영향이 없을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지요.”
“그러면 좋겠네만.”
배원식은 자못 섬뜩한 기분이 들었다. 무굴의 정세는 갈수록 불안해지는데, 상관 수비를 맡은 파천군은 전혀 확충되기 않았기 때문이다. 육군부에서는 5년 전부터 천축의 정세가 불안하니 파천군을 증원하자고 했다. 하지만 그 청을 받은 주상께서는 허락하지 않으셨다. ‘벵골은 명군이 다스리면서 평화를 누리고 있고, 태수는 우리 대한에 호위를 보이고 있는데 왜 대군이 필요한가?’라는 이유였다.
그래서 파천군은 여전히 1천 명 선을 유지하고 있다. 한인 군관이 1백 명, 왜병 2백 명, 천축 토인병 6백 명이다. 이 정도 규모는 정말 상관 경비나 할 수 있는 수준이다.
상관에서 자체적으로 군사를 거느리자니, 사병을 두는 골이 되어 국법으로 치도곤을 맞을 우려가 있다. 그래서 취임하는 총관마다 이 문제는 어영부영하다가 뒷사람에게 슬쩍 남기고 가벼렸다. 배원식 역시 그렇게 떠맡았다.
“예전에야 태수가 워낙 유능해서 괜찮았다지만, 지금은 영……”
배원식이 인상을 찌푸렸다. 그 찌루핀 얼굴을 본 천축인 하인이 얼른 다가와 배원식이 든 술잔을 아락주로 채웠다. 하인이 머리에 쓴 커다란 천축식 두건이 잠시 시야를 가렸다.
“그래도 젊은이가 더 나은 면도 있지 않겠습니까? 교역을 확대한다거나…..”
“아닐세. 혼란스러운 시기에 젊은 놈이 권좌에 잘못 앉으면 보통 나라를 말아먹는 경우가 더 많지. 혼란스러울 때는 경륜 있는 늙은이가 경험에 따라 안정을 추구하는 편이 훨씬 더 안전하지. 젊은이가 객기로 저지르는 일을 수습할 수 있으려면 안정된 배경이 필요하다네.”
이런 이야기들이 오가는데 천축인 하인이 다가와서 정중하게 허리를 숙였다. 여기서 술과 부채를 들고 시중을 드는 하인들과는 격이 다른, 소식을 전하는 담당 하인이다. 천축에서는 하인이라고 해도 타고난 출생에 따라 할 수 있는 일이 달라서 정말 많은 일손이 필요하다.
“태수께서 방문해달라고 전갈을 보내셨습니다.”
“그런가. 다녀와야겠군.”
배원식이 한숨을 쉬며 몸을 일으켰다. 12년 동안 태수로서 벵골을 다스리던 슈자 우드 딘 무함마드 칸은 지난달에 죽었다. 이제 태수 자리는 그의 아들인 사파라즈 칸 – 이름은 알라 우드 딘 하이다르 융 – 에게 넘어갔다. 새 태수가 무슨 용무로 부르는 걸까. 잠시 의논이 분분했지만 다들 그다지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대한과 벵골은 그동안 쭉 사이가 좋았다. 일이 있은들 무슨 일이겠는가.
10.
배원식이 탄 마차가 상관 문을 통과했다. 하지만 그 안에 탄 배원식의 얼굴은 잔뜩 굳어 있었다. 지난달에 장례를 치르면서 골가타 총관측이 바친 예물에 대한 감사 인사, 아니면 추후 교역할 상품에 관한 논의 정도나 오갈 줄 알았다. 하지만 태수는 진천뢰를 던졌다.
“우리 상관이 보유한 면세 혜택을 철회하신다니요! 말도 안 됩니다! 부당합니다!’
처음에는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 상관원들 사이에 오간 대화에서는 젊은이라며 애송이 취급을 받았지만, 사라파즈 칸은 이미 서른아홉 살에다가 지난 5년 동안 다카 총독을 맡아 경험을 쌓은 꽤 원숙한 후계자였다. 그만큼 자기가 부른 손님에게도 정중하게 대했다.
첫 화제는 예상대로 부친의 장례에 참석한 데 대한 감사 인사였다. 문제는 그다음에 나온 선언이었다. 그동안 대한 상관이 누려온 면세 혜택을 철회하고, 골가타에서 진행하는 모든 수출입에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통보한 거다.
“우리 상관에 내린 면세 혜택은 귀국 황제께서 내리신 거란 말입니다! 나와브(태수)께서 이러시는 건 황제의 권위를 무시하는 행동입니다!”
골가타 상관에 처음 면세 혜택을 준 황제는 선대 황제인 플루크시야르였다. 부친을 죽인 원수인 백부 자한다르 샤를 쓰러트리는 군사를 일으킬 때 골가타 상관의 병력 지원을 받고 그에 대한 감사 표시로 면세권을 주었다. 그 특권은 무함마드 샤가 제위에 오르고도 인정되어, 지난 25년 동안 대한 상관이 막대한 이득을 얻는 배경이 되었다. 역대 벵골 태수들도 모두 인정했다. 그런데 새 태수가 자리에 오르자마자 갑자기 이를 폐지하겠다고 나선 거다. 자기가 주지도 않은 권리를 말이다!
“이러시면 안 됩니다! 아니, 이러실 수는 없습니다!”
급한 나머지 서투른 페르시아어까지 마구 주워섬기면서 항의했다. 하지만 사파라즈 칸은 눈도 깜짝하지 않았다. 종교에 심취한 나머지 속세일에는 무신경하다는 세평이 이런데서 발휘될 줄은 몰랐다.
“지금 델리가 쑥대밭이 되는 판인데 황제께서 내리신 권리가 무슨 소용이오? 서쪽에서 온 야만인들이 지금 벵골까지 위협하고 있소. 우리도 급하게 군비가 필요해서 귀측의 면세권을 폐지하는 거니, 다른 나라들 상관처럼 우리 조사관을 맞아들여 성실하게 세금을 내시오.”
같이 벵골에 상관을 둔 잉글국이나 불랑국 상관에는 벵골 관원이 상주하면서 물품의 양과 종류를 검사한다. 하지만 대한 상관에는 그런 게 없었다. 어차피 세금도 안 내니까 물품을 상세하게 확인할 필요가 없어서다. 이를 이용한 개인적인 물품 거래도 활발하다. 하지만 세관원이 상주하게 되면 그동안 누리던 자유를 빼앗긴다. 세금을 면제받으며 하던 사적인 거래도 막힌다. 눈이 돌아갈 수밖에 없게 된 배원식이 격하게 항의를 계속했다.
“델리가 페르시아군에 함락된 건 이미 반년 전이고, 약탈품을 싣고 본국으로 돌아간 지도 넉 달이나 됐습니다. 태수께서는 그동안 무엇을 하시다가 인제 와서야 군비가 필요하다고 하시는 겁니까?”
“사실을 호도하지 마시오. 그때 벵골 태수는 내 부친이셨지, 내가 아니었소, 그리고 지금 사정은 그때와는 또 다르단 말이오.”
앞서 말했듯, 골가타에서 델리까지는 4천 리가 넘는다. 나디르 샤가 델리를 휩쓸든 말든 벵골에서 위협을 느낄 일은 애초에 없었다. 페르시아군이 본격적으로 동진한다면야 위협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럴 기색은 없었다. 아그라에 있는 영국군 덕도 보았다.
도리어 문제는 나디르 샤가 철수하면서 생겼다. 나디르 샤는 혹시 자기 뒤를 노릴지 모를 인도인들의 공격을 저지할 의도로 후위부대를 여럿 남겨두었는데, 이들은 인도 북부 각지를 분탕질하고 다녔다. 그중 일부가 벵갈까지 들어왔다고 했다.
“이제 상황을 아셨소? 그래도 귀국과의 오랜 친분을 생각해서 내가 직접 그대를 불러들여 이리 전하는 거요. 다른 나라들 같았으면 초대고 뭐고 없이 그대로 군대를 보내 상관문을 열고 명령을 따르게 했을 거요.”
이렇게 정중하게 요구하는데도 명을 따르지 않으면 불쾌한 수단을 쓸 수밖에 없으리라는 경고가 뒤따랐다. 배원식은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반박할 말을 찾을 수가 없었다.
“아니, 군비가 필요하다고 하면 차라리 헌납이라도 청할 것이지! 뭐? 태수 주제에, 황제가 부여한 특권을 주기 마음대로 취소하겠다고!”
“진정하십시오, 나리! 여봐라! 어서 꿀물을 가져오지 않고 무엇을 하느냐!”
상관에 돌아오자마자 분노를 폭발시키는 배원식을 달래느라 수하들이 잔뜩 달라붙었다. 한참 동안 태수를 성토하고 나서야 그 분노가 겨우 점 가라앉았다.
“그래서, 어찌 되었습니까?”
“시간을 벌어보려고 ‘본국에 서한을 보내서 폐하의 윤허를 얻은 뒤에 세금을 내겠다’라고 했더니 그것도 안 된다고 하더군. 조약이라면 상호 합의로 철회하는 게 맞지만, 자기들이 일방적으로 베푼 시혜였으니 거두는 것도 자기들 임으로 하는 게 옳다는 걸세.”
자기가 부여한 거라면 또 모르겠지만, 자기가 주지도 않은 걸 두고 태연하게 저런 소리를 지껄였다. 그러니 한층 더 어이가 나갈 수밖에 없다.
“세금을 안내면 군대를 움직이겠다는데…..우리가 버틸 수 있겠나.”
“어렵습니다, 나리.”
지금 파천군은 겨우 1천 명이다. 그 병력으로는 수만 명은 넘어갈 벵골군의 포위에 맞설 수가 없다. 그 동안 벵골과 사이가 좋았던 탓으로 방심한 게 문제라면 문제다. 다른 나라 상관들과 이 문제로 연합할 수도 없다. 면세권 자체가 그 동안 대한 상관에만 부여된 특권이었기 대문이다. 모르기는 해도 아마 지금쯤 다들 고소해하고 있으리라. 지금 닥친 문제는 스스로 해결하는 수밖에 없다.
“당장 연락선을 띄워서 조홀국에 주둔하는 해군 수영에 지원을 청하시오. 조홀국에 있는 병력은 3천여 명밖에 안 되지만 그 나마라도 있으면 상황이 좀 더 낫겠지. 그리고 본국에도 서한을 보내 지원을 청해야겠소..”
이럴 때 쓰겠다고 폐하께서 창설하신 군영이 대붕영 아니던가. 한번 날갯짓으로 9만 리를 나는 대붕의 날개로 천출까지 날아와 이 위기를 구해준다면 그 위용은 얼마나 떨칠 것인가.
“문제는 본국에 소식이 전해지고 원병이 오려면 반년은 족히 걸린다는 것인데…..”
사파자르 칸이 작정하고 명령한다면 당장 사흘 뒤에 골가타 상관이 포위당할 수도 있다. 적이 강공을 시도하지 않는다고 해도 비축된 물자만으로는 넉 달 정도 버티는 게 고작이다. 꼼짝없이 굶어 죽거나 항복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일단은 따르는 척이라도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궁한 처지에서 한 일로 폐하께서 크게 벌하시진 않을 겁니다.”
출신이 양반이건 중인이건 지금은 모두 장사꾼이다. 그렇다 보니 ‘저들의 부당한 요구에 떳떳하게 고개를 쳐들고 끝까지 맞서자!’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배원식 역시 그 점은 마찬가지였다.
“옳은 말이오. 일단은 내가 나서서 태수의 비위를 맞추며 시간을 끌겠소. 검사관은 상관에 들어오더라도 교역선이 출항할 때나 되어야 들어올 테고, 여차하면 일단 몇 푼 쥐어 주면서 원군이 올 때까지 시간을 끕시다.”
그러면서 배원식은 정말 이쪽으로 밀려오는 페르시아군 분견대가 있기는 한지 알아보라고 부하 관원들에게 지시했다. 이건 중요한 일이었다. 만약 정말로 페르시아군이 벵골로 몰려오고 있고, 태수가 여기 맞서느라 군비가 필요해서 면세 조치를 철회했다면 그대로 알려야 한다. 그 사정을 들은 본국에서 알겠다고, 그대로 따르라고 할지 모르는 일이니까. 물론 소득이 줄게 된 골가타 주재원들은 이를 갈 것이다. 하지만 정확한 사정을 보고하지 않고 상황을 숨겼다가는 임금의 손에 문자 그대로 껍질이 벗겨지리라. 그렇게 될 수는 없는 일이었다.
다행히 조사 결과는 얼마 안 가서 나왔다. 정말로 나디르 샤가 남겨두고 간 후위부대 중 한 떼가 벵골을 향해 밀려오고 있었다. 지금 파죽지세로 벵골을 향해 진군하는 페르시아군 병사들은 수천 기에 달하는 준가르 철기병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