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s be a great soldier RAW novel - Chapter 159
1부 15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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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저리들! 승냥이보다 미련한 놈들!”
니마차 올적합의 젊은 추장 이보을개(李甫乙介)는 욕지거리를 퍼부으며 천막에서 나왔다. 기껏 니마차 추장 거의 전부가 거느린 병력까지 인솔하고서 한 자리에 모였는데, 얼굴을 맞댄 추장들이 내세우는 의견이 모조리 제각각이었다.
“왜 모이자고 한 거요? 우리 부락까지 조선군이 오지도 않았는데.”
“우리도 마찬가지요. 조선군이 우리 부락은 지나쳐 갔소.”
“싸우자고? 왜? 조금만 더 있으면 조선군이 알아서 물러갈 텐데?”
“물러가는 조선군을 급습하는 건 좋지만, 선두에 서는 건 사양하겠소. 조선군에게 가족과 재산을 잃고 복수하려는 분들에게 양보하려 하오.”
아직 공격을 받지 않은 추장들은 당장 반격에 나서자는 이보을개의 요구에 하나같이 발을 뺐다. 사실 이렇게 모인 것부터가 기적 같은 일이었다. 여진족들은 강력한 적이 쳐들어오면 단합해서 싸우기보다 각 부족 단위로 안전한 곳을 찾아 도망치는 게 원래 상례니까 말이다.
솔직히 말하면 얼마 전까지 이보을개 역시 저들과 같은 입장이었다. 조선군이 공격해왔다고 해봤자 비교적 남쪽에 있는 부락이나 몇 군데 분풀이로 공격하고 돌아가리라고 생각했다.
마을 원로들 중에는 혹시 모르는 일이니 북쪽으로 더 피난을 가자고 하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미 눈이 내리기 시작했는데 설마 조선군이 여기까지 올라올까 싶었다. 게다가 지금 임신 중인 아내가 마음에 걸렸다. 눈을 맞으며 이동하다가 혹시 잘못되면 어쩌란 말인가.
차라리 같이 죽었어야 했다. 대추장이 조선군에 대응하는 문제로 소집한다는 연락이 왔을 때 망설이면서도 별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자리를 떴는데, 그 직후에 조선군이 마을을 덮쳤다. 부락민들 중 빠져나온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분격한 이보을개가 회의석상에서 ‘이제는 조선군과 싸울 시기가 왔다’고 아무리 역설해도 반응은 뜨뜻미지근했다. 회의에는 자신을 포함해 이미 조선군에게 당한 추장들이 몇 사람 더 있었고, 이들도 모두 당장 결전을 하자고 주장했지만 이들에게는 병력이 없었다.
이런 자리에서는 거느린 병사 숫자가 곧 발언권이다. 아무리 목이 터져라 주장해도 보유한 힘이 없으면 아무 소용도 없다. 이보을개를 비롯한 적극적인 주전파 추장들이 거느린 병사는 거의 다 조선군과 싸우다가 죽거나 흩어져 버렸다.
“그대는 당장 조선군을 공격하자고 하는데, 그건 바보 같은 짓이오. 이미 저들은 너무 깊은 곳까지 들어와 곤란에 처해 있소. 그냥 진격하게 놓아두어도 곧 멈출 것이고, 얼마 안 가서 돌아갈 거요. 지금보다 더 지쳐 있을 테니 그때 가서 치면 쉽게 이길 수 있소.”
“그러면 후방에 놓고 온 병력과 합쳐 적군이 더 많아질 것 아니오? 적이 숫자가 적을 때 쳐야 하오!”
“명나라나 조선 군대는 화포를 가지고 있어서 그 수가 적더라도 쉽게 상대할 수 없소. 지친 적군이 후퇴를 시작할 때 계속해 뒤에서 공격하여 끊임없이 괴롭히면 저들은 무너질 것이고, 우리는 승리를 거둘 수 있소. 기다리시오.”
“하지만, 임신한 내 아내가, 내가 거느린 부락민들이 조선 놈들 손에 있단 말이오!”
“그대 아내가 이미 죽었다면 싸워봐야 소용이 없을 것이고, 아직 살아 있다면 저들도 아기 가진 여자를 일부러 죽이지는 않을 거요. 천천히 싸워서 되찾으면 되오. 칭기즈칸도 메르키트 족에게 잡혀간 자기 아내를 열 달 후에야 찾지 않았소?”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거요! 내 아내뿐만이 아니오. 다른 추장들도 가족과 부하를 이미 많이 잃었소. 그 복수를 하루빨리 해야 하지 않소!”
“복수를 조금 늦게 한다고 복수가 아니게 되는 건 아니오. 이보을개 추장의 아내를 구하기 위해서 이길 가능성이 낮은 싸움에 내 병사들을 밀어 넣고 싶지는 않소. 그들 역시 아들이고 아버지요. 병사의 목숨은 소중하게 써야 하오. 남의 병사라고 함부로 취급하지 마시오.”
누구보다 밉살스러운 상대는 도와주겠다면서 병사 5백 명을 끌고 찾아온 이웃 부족 우미거 올적합의 추장 가쌍가였다. 그 잔인한 작자는 조선군은 놔두면 물러갈 테니 굳이 나서서 싸울 필요가 없다면서, 조선군이 철수할 때까지 내버려두는 편이 낫다고 주장했다.
가쌍가는 외부에서 온 지원군이지만 지금 거느린 병사가 가장 많았다. 그러니만큼 발언권도 가장 강했다. 조선군과 당장 싸우고 싶어 하지 않던 다른 추장들은 얼씨구나 하고 가쌍가에게 동조했다.
지금 모인 연합군 병력은 기병만 약 3천 5백이다. 하지만 이보을개 자신을 포함해서 당장 싸우자고 주장하는 추장 8명이 가진 병사를 모두 합쳐도 2백여 명밖에 되지 않았다. 나머지는 가쌍가를 포함한 10명이 몽땅 가지고 있다. 이래서야 당장 싸우자는 말이 통할 리가 없다.
“어떻소? 싸우겠다 하오?”
“틀렸소! 조선군이 언제 물러날지 모르는데, 그저 기다리자는 거요. 놈들이 진격하면 그에 맞춰 계속 물러나고, 적이 물러나기 시작하면 그제야 공격을 하자는 거요.”
“비열한 놈들!”
화를 내는 상대는 같은 니마차에 속한 이웃 추장 유소시(劉所時)였다. 유소시는 조선군에게 먼저 당하고 도망치는 길에 이보을개에게 피하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이보을개는 그 경고를 흘려들었고, 그 대가를 처절하게 치렀다.
“다른 도리는 없게 되었소. 준비는 되셨소?”
“그렇소.”
지금 이 꽉 막힌 상황을 타개하려면 획기적인 지도력이 필요했다. 중구난방으로 떠들어대는 추장회의가 아니라, 강력한 지도자 한 사람 아니면 서너 명 정도가 상황을 이끌어야 했다.
“그대도 알겠지만, 추장들은 모두 지금 회의가 열리는 천막 안에 모여 있소. 밖에 있는 건 우리 두 사람밖에 없소. 나머지 여섯 동지들은 의심을 받지 않기 위해서 안에 있으니까.”
모의한 여덟 명중 두 명만 실제로 난동을 일으킨다면, 최악의 경우에도 나머지 여섯 명은 목숨을 건질 수 있다. 이들 둘은 여덟 명 동지 중에서 가장 복수를 위해서 눈이 뒤집혀 있는 이들이었기에 여기 나섰다.
“천막을 지키는 병사는 쉰 명밖에 안 되니까, 우리가 2백 명으로 한꺼번에 들이치면 몽땅 제압할 수 있소. 그리고 안에 있는 자들은….”
“전부 죽여야겠지?”
유소시가 묻자 이보을개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 만약에 추장을 죽여 버리면 병사들이 반란을 일으키거나 탈주할 거요. 죽이지 말고, 인질로 잡아놓아야 병력을 우리 마음대로 움직여서 결전을 치를 수 있소.”
“알겠소. 하지만 아쉽소. 기왕이면 몽땅 죽여 버리고 병사들을 뺏으면 우리 마음대로 적과 싸우기가 더 쉬울 텐데. 우리 둘이 말이오. 지휘할 장수는 적을수록 좋지 않소.”
유소시가 입맛을 다셨다. 함께 손을 잡기로 한 다른 추장들도 모조리 죽여 버리고 그자들이 가져온 병사까지 차지하겠다는 의도가 확실하게 들여다보였다. 만약에 처음에 이자가 하자고 했듯이, 유소시 혼자 나가서 천막을 들이치게 했다면 자신까지 죽었을 뻔했다.
“자, 빨리 움직입시다. 홧김에 뛰어나온 걸로 꾸미기는 했지만, 내가 너무 오래 나와 있으면 안에 있는 놈들도 의심을 시작할지 모르니까.”
“준비는 되어 있으니 신호만 내리면 되오. 자, 그럼 시작합시다.”
– 14 –
동해수영 별장 유담년은 인상을 찌푸리며 앞을 바라보았다. 북해에서 부는 차가운 바람은 칼날처럼 얼굴 피부를 찢었다. 두꺼운 누비솜옷을 입고 그 위에 야인들이 입는 가죽옷을 걸쳤지만 그래도 추웠다.
“차후에 나 스스로가 품은 의지로 이 북변 땅에 또 오면 내 아버지의 자식이 아니로다.”
유담년이 이를 갈았다. 왕명만 아니었으면 이 북쪽까지 올라올 이유가 전혀 없었다. 처음 머물렀던 수분하 하구만 해도 여기보다는 훨씬 따뜻했다. 그놈의 밀지가 문제였다.
“수사 영감, 이게 무엇입니까?”
“성상께서 내리신 밀지일세. 경건하게 받게. 그리고 바로 읽어보게.”
당장 무릎을 꿇고 받았다. 헌데 우현손이 넘겨준 봉투 속에는 정말 사람을 당황하게 만드는 예상 밖의 지시가 적혀 있었다.
“여, 영감! 이것이 정말 전하의 뜻이시옵니까?”
“그대는 상감께서 직접 내리신 명을 거역할 셈인가? 신하라면 무슨 명령이든 마땅히 의심 없이 따라야 할 게 아닌가?”
“그, 그것이 아니오라….”
그 순간만 생각하면 이 엄동설한 속에서도 등에 진땀이 흘렀다. 자칫하면 임무를 수행하고 안 하고를 떠나서 시작하기도 전에 죄인으로 압송될 뻔했다. 하지만 일단 임무를 수행하기로 결심한 뒤에도 답답한 기분은 어쩔 수 없었다.
도대체가 말이다, 이 추운 겨울에 북해 바다를 따라 한 달 동안 북상하면서 해안선 지도를 그리고, 여기에 한 술 더 떠서 바다 너머 동쪽에 있다는 커다란 섬으로 가는 길을 알아오라고 시키는 게 제대로 된 명령이란 말인가?! 아무리 왕명이라지만 말이다!
“별장 나리! 오늘은 그만 올라가고 정박해서 쉬는 게 어떨는지요?”
“그러자꾸나.”
박영문이 이끄는 선대(船隊)는 판옥선 세 척, 소선 여섯 척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적재하고 있는 식량은 두 달 분. 이제 딱 절반을 소모했다.
당연한 일이지만 날씨는 갈수록 추워졌다. 미치도록 춥다는 말이 허언이 아니었다.
“그나마 여기는 바다라서 얼지는 않사온데, 수분하를 따라 올라가신 수사 영감께서는 아직 괜찮으신지 모르겠습니다. 자칫 강이 얼면 배를 버리셔야 할 텐데…,.”
장대 위에 올라온 부하 군관이 추위로 발을 구르면서 중얼거렸다. 배에서 추위를 견디자면 저렇게라도 몸을 움직여 열을 내는 수밖에 없었다. 화재가 날 위험 때문에 배 위에서는 불을 피울 수 없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차라리 격군들은 덜 춥겠구나.”
“소선 격군들은 밖에 노출된 채 노를 저으니 나을 것도 없사옵니다. 판옥선 격군들은 갑판 아래쪽 공간에서 노를 저으니 이 칼바람은 좀 덜 맞긴 합니다만.”
“그것만 해도 어디냐. 이 장대 위에서 하루 종일 바람을 맞으니 얼굴이 얼어서 터질 것만 같다. 아무래도 이미 동상에 걸린 듯하다.”
북변 근무를 한 적이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전에는 잠시 보루 위에서 망을 보고 나면 따뜻한 방안에서 몸을 녹일 수 있었다. 이번처럼 하루 종일 불도 쬘 수 없는 장대 위에 서서 꼼짝도 못하고 바람을 맞은 적은 없었다.
“어서 배를 대고, 서둘러 군사들에게 땔감을 마련하게 하라. 그리고 혹시 눈에 띄는 야인이 있거든 좋은 말로 달래서 데리고 오라.”
“예, 나리.”
커다란, 아주 커다란 화톳불이 열 개도 넘게 피워졌다. 온종일 배를 타느라 몸이 바짝 언 수졸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그 앞에 몰려들어 몸을 녹였다. 불 속에는 장작 뿐 아니라 주먹만 한 돌멩이들도 잔뜩 던져졌다. 이따가 밤에 품고 잘 것들이다.
저녁밥을 짓기 위해서는 훨씬 작은 모닥불을 피웠다. 수십 개나 되는 작은 모닥불 위에서 솥이 끓었다. 국솥, 밥솥이 김을 올리며 맛있는 냄새를 피웠다.
“마침 가까이에 얼지 않은 개울이 있어서 쉽게 물을 떴습니다.”
“다행이로군.”
격군에 사부(射夫), 조총수까지 해서 5백 명이나 되는 군사다. 여기에 지도를 그리는 화공과 지나가는 해안선의 풍토 및 특징을 기록할 기록관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이만한 인원을 먹일 물을 구하는 것도 꽤나 힘든 일이었다.
“야인은 없느냐? 주변 지리를 물어야 하는데.”
“물을 뜨러 갔다가 하나 보고 쫓았는데, 잡지 못했습니다. 아무래도 도망친 듯합니다.”
“허어, 쫓다니! 좋은 말로 잘 구슬려서 데려오라고 하지 않았느냐. 앙심을 품고 한패를 끌고 싸우러 오기라도 하면 큰일이 아니냐.”
이곳에 어떤 야인이 사는지는 모르지만 박영문은 두만강 연변에서 복무하면서 골간들 말을 익힌 군사들을 여럿 골라서 데려왔다. 수분하보다 북쪽에 사는 야인들에게 조선말이나 한자가 통할 리 없고, 그나마 골간들 말이 통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다행히 그동안 만난 몇몇 야인들에게는 골간 올적합의 말이 통했다. 하지만 그들 모두 동쪽 바다 건너 있다는 큰 섬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고개를 저었다. 북으로 올라올수록 점점 골간들 말도 안 통하는데, 과연 어명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까.
한숨을 쉰 박영문은 품속에 간직한 상감의 밀지를 꺼내 모닥불 빛으로 다시 한 번 읽었다. 상감은 바다 건너에 분명히 커다란 섬이 있다면서, 아마도 그 섬이 유귀국(流鬼國)일 것이라고 했다. 이번 탐사에서 그리로 가는 바닷길을 알아 돌아오라는 게 밀지 내용이었다.
아마 평소에 이런 명령을 내렸으면 분명히 신하들이 입을 모아 반대했으리라. 박영문도 이 유귀국이라는 나라가 어디 있는지 몰랐다. 밀지를 전달받을 때 우현손에게 ‘신당서에 나온다’고 전해들은 게 전부였다. 그것도 단 한 번 나온다고 했다.
정확히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야인들의 나라를 찾으러 간다고 하면 신하들이 동의할 리가 없다. 그 자신부터도 마찬가지였다. 하필이면 바다가 제일 험한 이 계절에, 추위와 파도에 불안하게 시달리면서 그런 곳을 찾아가고 싶지 않았다. 아직 배 한 척 잃지 않은 게 천운이다.
“전하께서 전쟁 통에 슬쩍 지시를 내리신 게 분명하군.”
박영문은 한숨을 깊게 쉬면서 밀지를 접어 도로 품에 집어넣었다. 다행스럽게도 밀지에는 딱 한 달만 북상하고 돌아오라고 되어 있다. 성과를 달성해야만 돌아오라는 지시는 없었다.
“이 추운 바다를 더 올라가다간 바다가 얼어 돌아오지 못할 것 같다. 이제 한 달도 다 채워 가니 그만 돌아가자.”
농담이 아니었다. 파도가 거친 바깥바다에 면한 해안은 얼지 않았지만 잔잔한 포구나 협만 같은 곳은 바다가 얼고 있었다. 아직은 얼음을 깨고 해변에 배를 올릴 수 있지만, 조금만 더 올라가면 얼음 위에 배를 대야 할 판이었다.
군사들과 함께 얼음 속에 갇혀 죽는 것보다는 임금에게 질책을 받는 게 낫다. 오늘만 여기 해안에서 하루 자고, 내일은 남쪽으로 배를 돌리도록 하자. 결심한 박영문이 막 휘하에 있는 장수들을 불러 모으려는 참이었다. 갑자기 숲속에서 이상한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일이냐!”
“모두 일어나라! 무기를 잡아라!”
군사들 중 배에서 무기를 가지고 내린 이는 별로 없었다. 당연히 서로 배에 먼저 오르려고 난리가 났다.
“모두 진정해라! 이러다가 공격을 받으면 다 죽는다!”
급히 앞으로 나선 박영문에게 병선군관이 급히 달려왔다.
“나리! 야인입니다. 야인 수백 명이 몰려왔습니다!”
수백 명이나 몰려왔다면 당연히 우호적인 목적으로 왔을 리가 없다. 당황한 박영문은 해안 바로 앞에 있는 숲을 바라보았다. 과연 숲속에 수많은 사람들이 흩어져 움직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창이나 화살촉 같은 번쩍이는 물건은 하나도 보이지 않아서 그 수는 알 수 없었다.
“소란을 떨지 마라. 일단 군사들이 무장은 갖추게 하되, 절대 먼저 쏘지 못하게 하라.”
“예, 나리.”
이쪽은 싸울 상태가 아니다. 추위 때문에 다 지쳐 있고, 배가 불화살이라도 맞으면 완전히 끝장이다. 박영문은 잠시 기다려 보기로 했다. 저들이 모인 이유가 싸움인지, 경계인지 알 수 없으니 말이다. 그걸 확인하려면 방법은 하나였다.
“통변을 불러오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