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s be a great soldier RAW novel - Chapter 1730
4부 114(1730화)
태황은 내가 당황하건 말건 상관하지 않고 자기가 할 말을 이어갔다. 이게 순전히 자기가 멋대로 꾸며내는 거짓말이면 차라리 딱 잘라 부정하면 간단할 텐데, 사실과 과장과 허위가 적당히 섞여 있어서 딱 잘라 부정할 수도 없다는 게 환장할 부분이었다.
“3년 전, 우리 태자가 아직 태손이던 시절에 선황께서 태자를 불러 물으셨소. 맥고국에서 난을 일으킨 반적들이 곧 공화국을 선포한다는데, 이를 어찌 대우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느냐 하고 말이오. 그랬더니 태자가 선황께 진언하기를.”
태황은 여기서 잠시 말을 멈추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자기 발언에 뭔가 극적인 효과라도 주고 싶었던 모양이다.
“비록 타국의 반적이라 해도 이미 관군이 토벌에 실패하고 그 기의(起義)를 막지 못하게 된 이상, 저들이 이미 일국을 세웠음을 인정하고 교류를 맺어야 한다고 하였소. 또한 이를 마땅히 않게 여길 서반아 본국을 달래기 위해 구도를 비롯한 섬들을 사자고 한 것이고.”
구도(寇島), 괌을 가리키는 우리말 이름이다. 남의 나라 땅일 때야 도둑놈들의 섬이라고 불러도 상관없었지만 – 스페인인들이 붙인 이름이 도둑섬인데 뭐 – 이제 우리 땅이 된다고 하면 어감이 괜찮은 새 이름이 필요하리라. 한자만 바꾼다고 하면 구할 구(求) 자를 써서 구도(求島) 정도면 괜찮지 않을까. 힘들게 바다를 건넌 이들을 구해주는 섬이니. 하지만 지금 문제는 섬 이름 따위가 아니다. 태황이 나를 선뜻 밀어 처넣은 이 빌어먹을 구덩이지.
“그렇지 않으냐? 태자야.”
“…..그렇습니다, 폐하.”
내 대답을 들은 중신들이 술렁거렸다. 하지만 사실은 사실이니까 사실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정약용을 비롯한 일부 중신들은 조부에게 들어 이미 그 사실을 알고 있었던 듯 딱히 당황하는 기색은 없었다. 그리고 태황은 내게 계속 이야기하라고 재촉했다.
“……그 섬들은 비록 절해고도인데다 땅도 좁아 물산이 풍부하지 않으나, 대동양을 왕래하는 배들은 꼭 들러야 하는 요지입니다. 지금도 우리 배들이 하와국 다음에 꼭 들르는 중계지가 구도 아닙니까? 다구나 그 섬들은 우리 북대동양을 둘러싸는 마지막 육지이기도 합니다.”
북대동양을 둘러싼 거의 모든 육지가 우리 소유다. 한반도, 연해주, 연역주, 빙주, 미주, 갈라파고스, 하와국, 누손주, 대남주, 주산진까지. 그게 전부 장조 시절부터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만들어낸 성과다. 다만 남서쪽 모퉁이가 좀 비었다. 그리고 그 허전한 구멍을 메워줄 땅이 바로 스페인령 동인도다. 스페인령 동인도에는 마리아나 제도와 더불어 팔라우도 포함되어 있으니, 여기를 확보하면 북대동양은 완벽한 우리의 호수가 된다.
물론 그 내부에 타국을 두 개, 아니 세 개 품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유구는 말이 좋아서 독립국이지 사실상 우리 종속국이고, 아모국은 참말로 존재감이 없으며, 일본은 우리하고는 아주 좋은 관계로 잘 지내고 있다. 일본은 현재 13대 쇼군 이에츠구가 다스리고 있다. 옛날 중종 시절 쇼군이던 이에토시의 5대손으로, 쇼군 가문도 대가 끊기지 않고 그럭저럭 직계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중간에 10대 쇼군 이에모치가 아들을 두지 못해 친조카 – 요절한 형의 아들 – 인 이에사다를 자기 후계로 삼은 적은 있지만, 결국 그쪽도 이에토시의 직계인 건 마찬가지였다.
원래 역사에서는 쇼군 가문의 대를 잇기 위해 몇 번이나 방계에서 후손을 꾸어와야 했다. 애초에 그럴 목적으로 만들어둔 여러 방계를 일컬어서 이른바 고산케(御三家, 어삼가)라고 하지만, 이들은 그 목적을 달성할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중간에 한 차례 히로시마 도쿠가와가의 요시무네가 방계로서 등극하기는 했다. 하지만 그 뒤로 쇼군 가문의 대가 끊어지지 않으니, 고산케에 속한 오와리ㆍ기슈ㆍ히로시마 세 고산케도 그저 다른 다이묘보다 좀 더 두드러지는 존재일 뿐이다. 쇼군가의 권위는 독보적이다.
그뿐인가? 되려 오와리와 히로시마가 후계자를 얻지 못하고 대가 끊어져서 쇼군가 쪽에서 아들을 양자로 보내 대를 이었을, 한 마디로 두 가문을 차지했을 지경이다. 나머지 한 가문, 기슈 도쿠가와는 여전히 자기네 계열로 계승해서 내려오고 있다. 미토도 마찬가지. 현재 쇼군인 이에츠구는 본래 선대 쇼군 이에시게의 차자로, 형이 어려서 병으로 죽은 뒤 후계자가 되었다. 원평 17년(1799)생이므로 나이는 지금 30세, 쇼군으로 취임한 지도 이미 올해로 11년째가 되는 원숙한 통치자다.
이번 국상에서도 직접 오지는 않았지만, 히로시마 번주인 자기 사촌 요시하루를 파견해서 조문 사절 역할을 맡겼다. 요시하루는 쇼군이 직접 써서 보낸 조의를 표하는 글을 태황에게 전달했고, 빈전에서 나와 만나 한참 동안 대화를 나누며 친분을 쌓았다.
당시 요시하루는 이에야스와 장조가 화의를 맥은 뒤로 두 나라가 우호적인 관계로 지낸 것이 두 나라에 얼마나 큰 이익이 되었는지 몇 차례나 강조했다. 더불어 앞으로도 막부에선 대한과의 관계 유지에 정성을 쏟을 거라고도 했다. 이로 미루어보자면 적어도 당분간은 일본이 우리한테 적대적으로 나올 일은 없어 보인다. 고로 우리가 북대동양을 세력권으로 유지하는 데 큰 지장은 없으리라는 뜻이다.
“3년 전에는 소자가 과문하여 일본 쪽 사정까지 다 알지는 못하였습니다. 하지만 그쪽이 이토록 우호적이니, 그렇다면 그 틈에 외부를 다지는 울타리를 더 견고하게 만들어두는 건 할 만한 일입니다. 우리가 얻지 않는다면 다른 이가 얻을 뿐입니다.”
스페인이 계미남변으로 필리핀을 상실하고서도 ‘스페인령 동인도’라는 이름으로 마리아나 제도와 팔라우를 붙들고 있었던 건 제국으로서의 자존심과 체면 때문이다. 펠리페 2세 이래 2백 년에 걸쳐 구축한 태평양 제국을 간단히 포기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것도 중남미 식민지가 배후 역할을 해주는 동안이었다. 마닐라 갈레온이 운행을 끝내고 중남미를 상실한 스페인에서 동인도 식민지를 유지해서 얻는 이득은 전혀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그러니 길게 유지하지 못하고 포기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얻지 않는다면, 분명 다른 누군가가 사들일 겁니다. 그리고 우리 바다에 들어오는 교두보로 삼겠지요. 구도를 기항지로 삼아 유미 각국의 포경선과 전선이 물밀듯이 밀려오면 우리로서도 감당하기 어려울 겁니다.”
유미(遺美)라고 하면 ‘유주와 미주’를 의미한다. 원래 세계에서 사용하던 ‘구미(歐美)’라는 표현과 거의 같은 뜻이라고 보면 된다.
“그뿐이 아닙니다. 그대로 놓아두면 일본이 그 땅을 탐낼 수도 있습니다.”
이건 현재의 일본 막부가 우리에게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과는 별개 문제다. 막부는 기본적인 목표가 체제 유지고, 이를 위해서 대외 확장은 최대한 억제하고 있다. 교역선은 왕성하게 내보낸다. 용병도 꾸준히 송출한다. ‘색시’를 파는 것도 여전하다.
하지만 국내에 열린 개항장은 여전히 요코하마와 오사카, 히로시마뿐이다. 그나마 후자의 두 항구를 이용하는 상선은 우리 배들뿐이다. 유럽이나 미국에서 온 배들은 요코하마에만 기항할 수 있다. 용병으로 출국한 이들이 귀국할 수 없는 것도 똑같다. 미쓰이 사원 신분으로 돌아올 수는 있지만 퇴사하면 곧바로 출국해야 한다. 금령을 어기고 입국하거나 퇴사 후에도 체류하다가 관원에게 잡히면 참수형이다.
물론 미쓰이를 통해 나간 용병이 아니라 막부에서 상대국과 교섭해서 부대 단위로 내보낸 정규군은 예외다. 그 경험 덕분에 막부군은 원래 세계 역사에서처럼 허수아비 같은 존재가 되지 않고 있으며, 그렇게 나갔다 온 자들은 막부군의 중핵으로서 요직을 겸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이 모든 활동이 도쿠가와 가문이 일본 국내에서 확고하게 지배권을 쥔다는 단 한 가지 목표를 위해서 돌아가고 있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건 추후 그 방침이 바뀐다면 저들이 우리 대한을 본떠서 직접적인 지배권을 넓히고 이를 통해 국세를 키우고자 한다면?
“그 섬들을 사들이든, 침탈하든 하여 얻는다면 일본이 남방으로 세력을 뻗는데 아주 좋은 발판이 될 겁니다. 이미 저들이 뻗은 세력만 해도 상당하지 않습니까.”
일본은 광동 내란 때 보상으로 상관을 둘 권리를 얻은 해남도를 비롯해서 동남아 각지에 상관을 설치하고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수백 년 동안 각국에 용병으로 나가 현지에 정착한 일본계 이주민들과의 관계도 득이 될 수 있다. 일본 측 세력은 중종 때보다 더 남쪽으로 내려갔다. 요즘보자면 시암과 조홀국의 접경인 파타니 일대를 사실상 장악하고 양국 사이에서 완충지대 노릇까지 하고 있을 정도다.
물론 이는 형식상으로는 미쓰이의 세력이다. 하지만 그 미쓰이가 어용상회라는 점을 잊지 않고 보면 이는 사실상 일본 막부의 세력 강화다. 이들이 만약 장차 태도를 바꾼다면? 그 섬들을 바탕으로 동남아시아와 호주까지 손을 내밀 수도 있다. 원래 세계에서 일본이 걸어간 길을 생각하면, 우리와 충돌할 수밖에 없는 대륙으로 나가는 대신 확실한 적이 없는 남쪽을 진출 방향으로 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강하게 들었다.
“물론 남방 정복에 국력을 쏟다가 저들이 피폐해질 수도 있습니다. 남방에서 내달국이나 잉글국 – 영국이 ‘그레이트 부리튼 연합왕국’으로 정식 국호를 바꾼 지 백 년이 넘었다지만 여전히 우리 조야에서는 영국을 ‘잉글국’으로 부른다 – 과 부딪쳐 위기를 겪을 수도 있지요. 중요한 건 그게 어느 쪽이건 우리에게 유리하게만 작용하지 않으리라는 점입니다.”
일본이 영국과 네덜란드를 쳐부수면서 동남아시아와 호주를 정복한다? 그러면 그 일본은 우리가 정말 감당하기 힘든 최악의 적이 된다. 삽시간에 동아시아 전체가 일본과의 대립의 장으로 뒤바뀔 뿐 아니라 북구주와 본국을 직접 위협받아야 한다. 일본이 동남아시아 정복에 실패해서 피폐해진다? 그건 그것대로 우리에게는 나쁜 결과다. 일본 내에서 실패한 대외진출 정책에 책임을 묻는 자들이 반길ㄹ 들어 막부를 무너뜨리고 국수주의 정권을 수립한다면, 그리고 북구주 ‘탈환’을 주창한다면.
“설령 막부가 유지된다고 하더라도 분노한 민심을 다스리고 백성들의 눈길을 돌려보고자 태도를 바꿔 북구주를 침범할지 모릅니다. 그런 위험을 우리가 굳이 무릅쓸 이유가 없으니, 아예 저들이 엉뚱한 짓을 생각할 여지를 주지 않는 편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괌을 비롯한 섬들을 일본이 차지한다면, 필리핀이 포위된다.
“그런 사태를 피하려면 우리가 그 섬들을 얻어 지켜야 합니다.”
스페인령 동인도를 사들여서 북대동양을 둘러싸는 울타리를 완성해야 한다는 말을 예전에 조부에게도 했었고, 태황도 당연히 알고 있다. 그래서 내게 설명하라고 시켰으리라. 하지만 일본의 팽창을 제어하기 위한 구체적인 수단은 최근에 새로 생각한 거다. 그걸 아직 즉위하기도 전에 이런 식으로 털어놓게 될 거라고는 생각도 안 했지만 말이다.
“서반아령 동인도를 우리가 얻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득에 비하면 서반아 돈으로 50만 냥 정도는 절대 비싼 대가가 아닙니다. 선황께서도 깊게 생각하신 끝에 내리신 결단이시라 판단되니, 폐하께서는 그 뜻을 따르심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이제껏 내가 한 말은 모두 태황의 결단을 지원하기 위해 태황에게 제언하는 형식이었다. 그래서 중신들 쪽을 보지 않고 계속 태황을 보고 이야기했고, 내 말을 들은 중신들이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도 볼 수 없었다. 과연 반응이 어떨까.
5.
“그래서 어찌 되었습니까, 전하?”
“어찌 되기는 어찌 되었겠나. 좀 더 논의하고 나서 결정하자고 마무리되었지. 본래 조정 일이라는 게 다 그런 법이네.”
조용히 중얼거리며 말고삐를 당겼다. 태황이 봄이 되자마자 특별히 선물한 진품 한혈마가 투레질하더니 발걸음을 멈췄다. 자기는 지금 실컷 달리고 싶은데 자꾸 내가 못 달리게 하고 천천히 걷게만 하니까 성질이 나나 보다.
“전하. 그냥 한번 신나게 달려 주시죠. 말이 답답해하는 거 아닙니까?”
하진교가 느물거리며 나를 부추겼다. 자기는 아직 승마가 서툴러서 말을 탄 채로는 속보 정도만 겨우 하는 주제에 괜히 간섭질이다. 그동안 사냥이니 승마니 계속 데리고 다녔더니 살이 좀 빠지긴 했다. 하지만 식사량까지 줄이지는 못해서 아직 좀 투실투실 하다. 목표한 만큼 빠지려면 멀었다.
“됐으니 관두게. 오늘은 내가 안 달리고 싶으니까.”
달리고 싶어서 투덜거리는 말을 진정시키는 건 쉬운 줄 아나. 안 그래도 이 새끼는 내가 어린애라고 생각하고 주인을 만만하게 보고 있다. 그래서 더욱 마음대로 하게 두면 안 된단 말이다. 안 그래도 이 말은 이름 때문에 더 부담스러운 말이다. 대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태황은 이 말을 나한테 넘겨주기 전에 ‘부케팔로스’라는 이름을 붙여서 줬다. 감히 하사받은 물건의 이름을 마음대로 바꿀 수 없으니 이름을 바꾸지도 못했다.
설마 태황이 나한테 알렉산드로스 같은 정복군주가 될 거라고 기대하진 않았으리라. 아마 그 수습할 수 없는 서양 문화 애호가 기질 때문에 이런 이름을 붙였지 싶기는 한데, 워낙에 좋은 말이라 타기는 탄다만 탈 대마다 쑥스럽다. 쑥스러운 감정을 죽이느라 다시 며칠 전 편전에서의 광경을 떠올렸다. 그편이 차라리 내 가슴에 주는 심리적인 부담이 적다.
“서반아 돈 50만 냥 정도라면 우리 국고의 사정으로 그렇게 큰 부담이 아니라는 말씀이 맞습니다. 더구나 그 섬들이 갖는 의미를 지금 태자 전하의 말씀으로 미루어 생각해보니, 더더욱 선황 폐하의 유지를 받드는 게 옳다고 여겨집니다.”
뜻밖에도 외숙부, 그것도 진짜 외숙인 김유근이 아니라 의붓외숙부인 박규원이 찬성하는 편에 섰다. 박규원은 옛 홍문관의 후신인 한림원 학사로서 정책 자문을 위해 여 기에 불려와 있었다.
“태자께서 저리 사리에 합당하게 근거를 설명하셨고, 선황께서 납득하여 받아들이셨다고 주상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면 그 유지를 따르는 게 옳은 일이 아니겠습니까.”
박규원은 배수의 진을 쳤다. 만약 여기서 누가 나서서 박규원의 말이 틀렸다고 주장하면 그자는 태황이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하는 셈이 된다. 박규원이 태황의 발언을 근거로 해서 주장을 펼쳤기 때문이다.
“폐하, 신이 생각하기에도 선황 폐하의 유지를 따르는 편이 옳다고 사료되옵니다. 우리의 강역을 단단히 하는 일이면서 이웃인 일본국이 엉뚱한 길을 가지 못하도록 계도하는 일이니 이 어찌 할만 한 일이라고 하지 않겠습니까.”
평소라면 편전에 나오지 않을 판중추부사 윤시현은 조모의 동생이다. 즉, 태황과 나를 지지하기 위해서라면 버선까지 벗어 던지고 뛰어들 수 있는 사람이라는 말이다.
“태자께서 보이신 식견이 진실로 깊고 넓은지라 탄복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무능한 신이 이 자리에 앉아 있으면서 태자 전하처럼 심모원려를 갖춘 이를 본 기억이 없는 듯합니다.”
조부 시절부터 외무대신 자리를 지키고 있는 심세원은 나를 치켜세우는 발언으로 차례를 시작했다. 그리고 심세원은 내 이복형 효왕 이정의 장인이다. 태황의 사돈이라는 말이다.
“신의 생각에도 서반아령 동인도는 사들이는 게 옳겠습니다. 상께서는 그리 정하시고 곧 시행에 옮기도록 명하소서.”
선봉에서 찬성하고 나서는 이들이 죄다 태황의외숙, 사돈, 처남이다. 이들은 태황이 처음 주도적으로 실시한 정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서 그 권위를 올리고, 더불어서 국정을 주도할 동력을 얻고자 하는 의도가 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