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s be a great soldier RAW novel - Chapter 1835
4부 219화(1835화)
25.
도광제 면녕이 청나라 황제 자리에 앉은 지 어느덧 7년째다. 도광 7년이 끝을 맺어가는 모습을 보며 면녕이 한숨을 쉬었다.
“하아, 짐이 대업을 이루고자 한 지 여러 해건만, 아직 이룬 것은 하나도 없구나.”
“고정하시옵소서, 폐하.”
신하들잉 애써 위로했지만 큰 소용이 없었다. 면녕이 세운 계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은 사실이었으니까. 지난 수년 동안 면녕이 최고 우선순위로 잡은 과업은 건주 일통이었다. 후계가 불안정한 후금 대칸 보로의 계승자 자리에 허수아비를 밀어 올리고, 그 허수아비의 손으로 후금국의 대칸 자리를 들어 바치게 할 참이었다.
보로의 후계자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후보는 동생 셋과 서자 셋이었다. 적자를 두지 못한 채로 보로가 사망하면 이들은 패가 갈려 자기네끼리 골육상쟁을 벌일 게 뻔했다. 아니면 그 전에 보로가 하나만 남기고 다 죽이거나. 심양회맹에 따르면 청ㆍ금ㆍ한 삼국에서 적법한 후계자의 대가 끊기면 그 자리는 심왕부가 잇게 되어있다. 하지만 누가 적법한 후계자인지 결정하는 건 각국이 알아서 결정할 문제니 사실상 심왕부가 보위를 차지할 일은 없다고 보는 게 옳다.
“그런데 어느 쪽으로도 결판이 안 나고 있으니.”
본래 보로가 가장 총애하는 아들은 굴마훈이었다. 하지만 면녕이 계속해서 ‘서자라 해도 아버지의 자리는 장자가 이어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설득하자 보로도 점점 장자인 럭더훈을 후계가로 고려하고 있었다. 물론 대복진이 럭더훈을 양자로 들여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하지만 고륜숙신공주께서는 전혀 그럴 의사가 없으시지 않습니까.”
“그러니 문제 아니겠소.”
후금의 대복진으로 있는 고륜숙신공주는 친오빠인 면녕의 부탁도 듣지 않았다. 럭더훈을 일단 양자로 들여 입지를 확보하고 태후로서 섭정하면서 권력을 휘두르면 좋지 않겠느냐는 면녕의 편지를 받은 공주는 곧바로 이런 답장을 보냈다.
“제가 오라버니의 그 시커먼 속을 모를 줄 아시나요? 대금은 장차 제 아들이 다스려야 할 나라입니다! 헛된 꿈일랑 그만두세요!”
어릴 때부터 자주 어울린 탓인지, 누이는 오라비의 속셈을 어느새 꿰뚫어 보고 있었다. 그래서 쓸데없는 욕심은 품지 말라고 단박에 못을 박았다. 신경이 잔뜩 곤두서 있는 탓인지 답장에 쓴 어조도 날카롭기 그지없었다.
“그럴 거면 정말로 얼른 태자를 낳기나 하든가.”
누이가 적자를 낳아 대칸으로 올린다면, 면녕에게 최선은 아니어도 차선은 된다. 하지만 그것도 영 가망이 없다. 보로와 고륜숙신공주 부부 사이에는 여전히 찬바람이 쌩쌩 날리기 때문이다. 고륜숙신공주는 어서 자기 몸에서 적법한 후계자를 낳자면서 남편인 대칸에게 매일 같이 동침을 조른다. 하지만 보로는 대복진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밖으로 나돌거나 시녀를 침실로 끌어들였다.
‘대칸이 편지에 뭐라고 적었더라. 「안 선단 말입니다.」라고 적었던가.’
정나미가 떨어질 대로 떨어진 나머지 자기 앞에서 대복진이 발가벗고 있어도 흥분은커녕 분노와 짜증만 치민다는 게 보로의 변이었다. 면녕으로서는 외사촌 조카이자 매제가 동생을 두고 하는 험담이 좀 낯이 뜨거웠지만, 자기가 부추겼으니 뭐라고 할 수도 없었다.
물론 이런 편지가 공개적으로 오지는 않았다. 면녕이 은밀하게 보낸 밀서에 답장으로 온 내용이다. 면녕은 여러 해 전부터 대칸 부처 양쪽에 모두 밀서를 보 내고 있다. 어떻게든 저들이 좀 바람직한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유도할 생각에서 하는 일이지만 상당히 귀찮고 고달픈 일인 건 사실이었다.
“질질 끄는 게 가장 안 좋은데. 대칸이 급사하면서 숙질간에 내란이 시작되거나, 후계자를 정한 대칸이 나머지 놈들을 숙청하면서 혼란이 초래되는 게 가장 좋은데…..”
잠시 둘로 갈라졌던 건주가 하나로 합쳐지는 건 갈라지 물링 곧바로 다시 합쳐지는 것과 같은 자연의 섭리다. 한국 속담에도 있지 않은가. ‘칼로 물 베기’라고. 영토만 넓지, 인구도 적고 산업도 빈약한 후금은 독자적으로 생존하기 힘든 나라다. 같은 건주 핏줄인 청나라와 어서 합쳐져야만 후송을 제대로 상대하고 대한에 뒤지지 않는 나라가 될 터였다.
“일단 북조 쪽 일은 새로 연락이 올 때를 기다려보도록 하지. 남부의 사교도들은 상황이 어떤가?”
“심각합니다, 폐하.”
서나라를 무너뜨렸을 때, 사천과 귀주는 확실히 청나라 손에 들어왔다. 지금도 두 지역은 명목상 청나라 영토로 되어 있다. 하지만 워낙 교통이 불편한 오지다 보니 청나라 관헌들은 관청 소재지에만 틀어박혀 있고 그 외 지역은 방치하다시피 하고 있다. 관헌들이 제대로 단속하지 않으니 성벽 바깥은 사교도들이 활대치고 아편 생산은 갈수록 증가한다. 단속은커녕 농민들에게 양귀비밭 면적에 따라서 세금을 매기는 지경이다. 사실상 아편 생산과 유통을 허락하는 대가로 지방관들이 업자들에게 받는 뇌물이다.
양귀비밭에 매긴 세금은 돈이 아니라 아편으로 받는다. 관리들이 사천에서 받은 아편이 화북에 무사히 도착하면 가격이 스무 배로 뛰니, 정말 값비싸고도 귀한 뇌물인 셈 이다. 하지만 관리들이 뇌물로 받아온 아편은 시중에 유통되는 아편의 전체 물량에 비하면 그저 일부일 뿐이다. 시중에 유통되는 아편의 대부분은 사천에서 잠상들이 들여오며, 그 장상들 절대다수가 의화당, 천지회, 백련교 같은 사교도들이었다.’
“그나마 덕성도는 아편에 손을 대지 않으니 다행이지.”
황제가 한숨을 쉬자 신하들이 고개를 숙였다.
“그런 악습은 저들의 본국인 한국에서부터 철저히 금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후송에서는 덕성도 교단이 조정이 나서서 벌인 대대적인 탄압을 받고 지하로 숨어들었다. 하지만 청나라에서는 그런 탄압이 없었던 탓에 처음 들어왔을 때처럼 건전한 종교단체로서 멀쩡히 활동하고 있다. 불교나 천주교와 다를 바가 없다. 옛날 황건당의 사례처럼, 종교단체가 커져서 반란을 일으킬지 모른다는 걱정은 중국에서 나라를 다스리는 이라면 누구든 한 번쯤은 해본다. 하지만 면녕은 천지회나 백련교라면 혹 모를까, 덕성도가 난을 일으키리라는 걱정은 하지 않았다.
“그런 일이 벌어지면 당장 한양에 있는 한황이 구월산을 요절내 놓을 텐데, 저들이 그런 어리석은 짓을 시도할 리 있겠는가.”
“물론입니다, 폐하.”
한국은 백성들이 무슨 종교를 믿건 간섭하지 않지만, 사회적으로 혼란을 초래하면 사교로 간주하여 용서 없이 때려잡는다. 미륵교가 옛날에 임금을 암살하려고 시도했다가 수백 년을 탄압받은 끝에 그 맥이 사실상 끊어진 게 좋은 사례다. 미륵도에 대한 한인들의 거부감은 엄청나다. 심지어 청나라에 와서 미륵당을 보고 욕설을 퍼부은 한국 사신에 대한 기록이 있을 정도니까. 하기야 백련교도 그 뿌리를 미륵교에 두고 있음을 생각하면 미륵교도들을 일찌감치 죄다 때려잡는 편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만약 덕성도가 청나라에서 난을 일으키면 한국 조정은 그들도 미륵당과 똑같이 취급하게 되리라. 청나라에서 했듯이 한국에서도 난을 일으키려는 무리로 취급받아 교단은 폐쇄되고 성지인 구월산은 쑥대밭이 되면서 신앙도 금지될 게 분명하다. 청나라에 있는 덕성도 신도들이라고 그 자명한 사실을 깨닫지 못할 리가 없다. 구월산에 있는 자기네 성지가 무사하기를 바란다면 놈들도 얌전하게 지내리라.
“그보다는 백련교 놈들이 문제다. 그놈들이 사천과 호북, 호남 일대까지 퍼져 있으니 그 세력을 토벌하기가 어렵다.”
후송이 덕성도 때문에 난리를 치를 무렵, 청나라도 백련교의 난으로 곤욕을 치렀다. 부황 계정제가 황궁에 침입한 백련교 폭도들과 직접 총격전을 벌였을 정도였다. 4년에 걸친 난이 진압된 후에 백련교는 다시 사천의 산골짜기로 쫓겨 들어갔다. 하지만 지금은 의화당이나 천지회 같은 다른 사교도들과 같이 아편 잠상이 되어 다시 기어 나왔고, 교언(巧言)과 아편으로 무지한 백성들을 현혹하면서 나라의 뿌리를 파먹고 있다.
“우리 백성들이 기껏 피땀 흘려서 번 돈이 고작 아편 따위와 바뀌도록 놓아둘 수는 없소. 그대들은 사천 방면의 길을 엄중히 지켜 아편이 더 유입되지 않도록 하시오. 또한 남적과의 경계를 지키는 군사들에게도 엄한 단속을 명하시오.”
“예, 폐하.”
대로야 막을 수 있겠지만, 무수히 많은 샛길을 다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은 황제도 안다. 기나긴 장강 일대의 밀수를 완전히 막을 수 없다는 사실도, 국경을 지키는 관리와 군사들이 잠상이 주는 뇌물을 받고 멋대로 통과시키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사실도. 하지만 그렇다고 놓아둘 수도 없는 일이었다. 통하지 않는 지시라도 내리고 실행 여부를 확인하여 독촉이라도 해야 했다. 그래야 한국에 복숭아 깡통까지 팔아 가면서 번 돈이 하편 따위가 아닌 진짜 유용한 물건을 사는 데 쓰일 테니까.
26.
굴마훈이 보는 앞에서 시녀가 열심히 깡통을 땄다. 맛 좋기로 유명한 북경 복숭아로 만든 통조림이다. 한국에서 도입한 기술로 북경에 멋들어진 공장을 지은 덕분에, 이 상도에서도 북경 복숭아를 먹고 싶을 때 아무 때나 먹을 수 있게 되었다. 굴마훈은 이 복숭아를 무척 좋아했다. 그래서 깡통을 짝으로 쌓아두고 먹고 싶을 때마다 시종을 시켜 가져오게 했다. 프랑스제 유리 쟁반에 예쁘게 담아 자기 앞에 대령한 복숭아를 보고 굴마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시녀는 안도하는 눈빛으로 물러갔다. 굴마훈 앞에서 실수를 범했다가 채찍을 맞거나 며칠 동안 독방에 갇히는 시종이나 시녀가 한둘이 아닌 탓이다. 특히 음식 시중을 들면서 어색한 태도를 보이거나 하면 곧바로 호위병들에게 끌려가 곤욕을 치른다.
“어쩔 수 없지 않은가. 누가 내게 독을 먹일지 모르는데.”
굴마훈의 변명 아닌 변명에 측근에 둔 수하들이 얼른 동조했다.
“옳으신 말씀입니다, 군왕 전하. 귀하신 몸이니 만사에 주의하셔야지요.”
몇 년 전까지 후금 황실 내에서는 숱한 암살 시도가 있었다. 대칸위 계승권이 있는 여섯 사람, 대칸의 동생인 패륵 세 사람과 서자인 군왕 세 사람을 겨냥한 공격이었다. 음식이나 술에 독이 들어 있기도 하고, 어둠 속에서 화살이 날아들거나 자객이 덤비기도 했다. 그래도 지난 4년 동안은 그런 일이 없었다. 비교적 평화로운 시간이 이어지자 다른 다섯 사람은 태도를 느슨히 했지만 굴마훈은 아니었다. 늘 주변을 경계했다.
“한 치 앞도 보지 못하는 게 사람일세. 누가 아는가? 내가 먹으려는 복숭아에 누가 살짝 독을 발라서 내놓는다면, 그게 맛도 냄새도 없는 독이라면, 그래서 내가 모르고 먹는다면 돌이킬 수 없을 것인데.”
피곤한가. 어깨 좀 어지러운데…..몸도 굳는 것 같고……”
대칸의 동생 중 가장 손위, 아바타이가 식사를 끝나고 차를 마시면서 입가를 어루만졌다. 왠지 혀와 입술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말을 똑바로 하는 데 큰 노력이 필요했다.
“피곤하셔서 그런 모양입니다, 아버지. 오늘을 일찍 주무시는 게 어떨지요.”
아바타이의 맏아들, 진국공 얀신(延信)이 웃으며 말을 건넸다. 걱정해주는 아들에게 마주 웃어주려고 하는데 아바타이의 혀가 움직이지 않았다. 이건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는데 갑자기 욕지기가 치솟았다.
“컥! 커억!”
아바타이가 앉아있던 의자에서 떨어져 바닥에 엎어졌다. 두 눈에는 핏발이 서고 얼굴은 시뻘겠다. 입에서는 방금 삼킨 음식물들이 계속 토해져 나왔다. 검붉은 핏방울이 그 속에 섞여 있었다.
“패, 패륵께서 독을 드셨다!”
“당장 의원을 불러라! 아무도 여기서 나가지 못하게 해라!”
같이 식탁에 앉았던 가족들은 물론이고 주변에 늘어서 있던 수하들과 시종들도 경악했다. 몇 년 동안 무사했기에 이제 군왕들의 암살 시도가 잠잠했진 줄 알았지만, 그래도 음식물에 독이 섞였을 위험을 경계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런 일이 생길 줄은.
“의원은 어디 있나! 어서 오지 않고!”
수하들은 울고불고하는 아바타이의 가족들을 일단 안채로 밀어 넣었다. 그리고 허겁지겁 달려온 의원을 서둘러 패륵 옆에 앉혔다. 아바타이의 눈은 이미 뒤로 넘어가서 흰자위밖에 보이지 않았고, 입에서는 이제 핏방울이 아니라 핏덩이가 튀어나오고 있었다.
“어서 치료하게! 패륵께서는 장차 대칸이 되실 분이야! 이렇게 돌아가셔서는 안 돼!”
“아버지! 아버지!’
“패륵! 이렇게 가시면 아니 되십니다!”
“노력하는 중이니 조용히 해주시오!”
의원은 급히 응급처치를 서둘렀다. 출혈을 멈추기 위해 침을 놓고 독의 종류를 파악하기 위해 구토물을 손으로 찍어 냄새를 맡았다. 한양 의학교에 유학했다고 평소 자랑하던 대로 그 솜씨는 확실히 뛰어났다. 부인 히타라씨가 안도하면서 의원을 재촉했다.
“뭔가? 어서 해독약을 준비해주게!”
하지만 의원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독의 종류를 말해야 해독약을 준비할 텐데, 평소 그 거만한 태도는 어디로 가고 입을 다물고 있을 뿐이었다. 주변에서 마구 재촉해대는데도 한참이나 침묵을 지키던 의원이 얀신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혹시 패륵께서 몸이 마비된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입과 혀가 마비되는 것 같다고 하긴 하셨네만…..피로해서 그러신 게 아닌가?’
얀신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반문했다. 이미 스물을 넘은 나이지만 멀쩡하게 식사를 마친 부친이 갑자기 쓰러지는 모습을 보고 침착할 수는 없었다.
“이건…..복어독입니다, 맛도, 냄새도 없습니다. 그리고…..해독약도 없습니다.”
“뭐라고!’
격분한 얀신이 의원의 멱살을 잡았다. 하지만 의원은 그 상태에서도 할 말을 계속했다.
“펴,,,,,편하게 보내드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복어독에 중독되면 구토와 마비 중상이 오고 숨을 쉬지 못해 죽습니다. 먹은 양이 적다면 회복될 수도 있으나 지금 패륵께서 보이시는 중상을 보면…..”
“제기랄!”
붙잡고 있던 의원을 냅다 집어던져 버린 얀신이 부친 옆에 끓어 엎드려서 통곡했다. 오늘 저녁 식사에는 복어는커녕 생선요리 자체가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복어독에 중독됐다는 건 누군가 부친의 그릇에만 독을 발랐다는 이야기밖에 되지 않는다.
“컥, 끄륵……”
“아버지!”
혹시 의식을 차리려나 싶어 얀신이 아바타이의 손을 잡았다. 하지만 그가 원하는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뒤로 넘어가 흰자위뿐인 눈을 돌아오지 않았고, 입에서는 여전히 피섞인 거품이 솟았다. 잠시 후에는 그 움직임조차 멈추고 몸이 싸늘해졌다.
“아버지!”
“패륵!”
방금까지 화기애애한 웃음이 흐르던 식당은 순식간에 초상집으로 바뀌었다. 깊은 탄식과 통곡이 주변을 채웠다.
“주위가 부족해서 죽는다면, 그 뒤에는 아무것도 되돌릴 수 없지, 늘 주의해야 해.”
은제 포구(捕具)로 찌른 복숭아 조각을 입에 넣으며 굴마훈이 흡족하게 웃었다. 미뤄왔던 과업을 해치운 듯한, 아주 통쾌해 보이는 얼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