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s be a great soldier RAW novel - Chapter 1990
4부 374화(1990화)
2.
박락이 죽은 날이 작년 10월 13일, 양력으로 11월 6일이었으니 이제 반년이 막 넘었다. 그날 밤에 ‘두도의 고이마혼 암살 시도’, 뭐 진상은 어찌 되었든 하여간 그 사건이 터지면서 내란에 불이 붙었다.
두도와 연신의 일가는 어둠을 틈타서 그날 밤에 상도를 빠져나왔다. 남자들은 고이마혼과 대결하기 위해서 후금에 남았지만, 여자들은 모두 국경을 넘어 심양으로 왔다. 다만 우리가 아니라 심왕부로 가서 보호받고 있다. 후금에서 내란이 발발할 때마다 심왕부가 피난처로 선호 되는 건 뭐…. 그만큼 신뢰받는다는 거니 좋은 일이라고 봐야지. 일종의 성지 역할이니, 만들어 놓은 보람이 있는 셈이다.
하지만 비교적 좋은 소식은 그거 하나뿐이다. 그 외에는 모든 일이 난장판으로 흘러가는 중이다. 먼저, 고이마혼과 두도가 최대한 많은 병력을 끌어모아서 결전을 준비했다. 고이마혼이야 그 작업이 편했다. 박락이 죽기 전에 팔기군 다수를 수도 가까이에 불러 모았고, 지휘관도 대부분 고이마혼 지지파로 교체해 두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두도는 자기를 지지하는 귀족들의 병력과 자기편에 선 일부 탈영병으로 군대를 구성해야 했다. 그래서 자기편이 많은 몽골 왕공들과 합류하기 위해 서쪽으로 움직였으며 고이마혼은 그 뒤를 추격하는 형태로 군을 움직였다.
그런데 여기서 또 이질적으로 움직이는 놈이 있었다. 두도 편에 선 아파태의 장남 연신이 숙부와 합류하는 대신 게릴라전으로 고이마혼 군의 뒤통수를 호되게 후리고 다녔다. 어찌나 신출귀몰한지 도무지 잡히지 않았고, 연신을 쫓던 고이마혼 측 토벌대는 연전연패했다.
그래서 고이마혼은 2천기밖에 안 되는 연신의 유격대를 견제하느라 무려 2만에 달하는 병력을 상도를 비롯한 후방에 붙박이로 배치해야 했다. 이렇게 후방을 다지고 두도를 마저 쫓으려는 참에 또다시 반전이 있었다. 남쪽에서 륵극 덕혼이 청군을 데리고 돌아온 거다.
고이마혼의 본래 계획으로는 이런 상황 자체를 상정하지 않았으리라. 두도를 바로 처단해 버리고 대칸으로 즉위하면 ‘외부의 개입’ 시도에 좀 더 여유 있게 대처할 수 있었을 테니까. 하지만 두도가 탈출하고 연신과 같은 두도파 세력이 봉기하면서 일이 틀어졌다. 상도에서 탈출한 두도가 병력을 모으고 남쪽에서는 청군을 거느린 륵극덕혼이 돌아왔다. 그리고 이게 전부가 아니다. 심지어 러시아로 도망갔던 찰니까지 대군을 거느리고 나타났다.
“사패륵이 귀국했다면, 루스가 후금 내란에 개입했다고 보아야 하는가?”
“그것이 좀 애매합니다, 폐하. 사패륵이 루스를 떠난 것이야 물론 차르의 허락을 받고 한 일이지만, 병력은 차르가 내준 것이 아니라 사패륵이 스스로 모은 것이니 말입니다.”
왜 이런 이야기가 나왔느냐 하면, 찰니가 데리고 돌아온 기병 5만 기가 다 준가르 땅에서 모은 병력이기 때문이다. 준가르인만이 아니라 카자흐, 우즈베크, 키르기스 등 중앙아시아에 거주하는 모든 유목민 출신 병사들을 다 포섭했다. 심지어 페르시아인 부대까지 있었다.
“그것도 참으로 놀라운 재주로다.”
처음 한성에 와서 여기저기 얼굴을 내밀고 다닐 때부터 그렇게 생각하기는 했지만, 정말 찰니는 사교적인 성격이었다. 우리 조정과 황실에서도 자기편을 많이 만들었듯이 러시아에 가서도 그랬고, 준가르에 가서도 준가르 칸을 말발로 구워삶은 모양이다.
그 결과가 지금 몰고 온 5만 기병이다. 그들이 넘어오지 못하게 국경을 지키고 있어야 할 후금 병사들은 내란 때문에 양쪽 어느 편인가에 들어가려고 대부분 철수해 버렸고, 찰니와 준가르 병사들은 유유히 국경을 넘어 후금으로 진 입할 수 있었다.
“루스 측에서는 공식적인 개입이 절대 아니라고 못을 박았습니다.”
“당연히 그리 답하겠지.”
니콜라이 1세의 직접 답변은 아니고 시베리아 총독 명의의 답신이 왔다. 그가 말하기를, 찰니를 따라 후금으로 넘어간 현지인 기병들은 모두 차르의 뜻과 상관없이 복무지를 벗어난 탈영병이라고 했다. 눈 가리고 아웅하는 소리로 밖에 안 보이지만 그렇다고 한다.
이로써 후금에서는 대칸 자리를 두고 사파전이 벌어지게 되었다. 명목상으로는 두도 측에 속하지만 사실상 자기 혼자 외로운 이리떼처럼 돌아다니는 연신까지 추가하면 정말 ‘타반 노요니 툴란(다섯 황자의 싸움)’이다. 본래 그 이름이 처음 붙었던 전투는 백 년 전 내란에서 마지막 종지부를 찍었던 카라코룸 전투였다. 그때 부수, 파포태, 나십, 알렉세이, 박문수까지 다섯 황자 – 박문수는 좀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 가 싸웠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말로 황자 다섯 명이 싸움, 아니 전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니 ‘타반 노요니 다인(전쟁)’이라고 해야겠다.
지금 가장 많은 병력을 손에 쥔 건 12만 명을 확보한 고이마혼이다. 박락이 생전에 미리 소집해 둔 팔기와 고이마혼파황족, 귀족들의 병력이 모였다. 두도 측의 병력은 6만이다. 원래는 더 많이 모을 예정이었겠지만 집결하던 중에 다수가 각개격파를 당했다. 게다가 준가르군이 국경을 넘어 진입하자 기껏 모인 병력 중 또 일부가 도로 서쪽으로 갔다. 자기네 영지와 백성을 준가르 군으로부터 지키기 위해서였다.
륵극덕훈은 5만 병력을 쥐고 있다. 청나라 조정이 보태 준 병력 3만에, 륵극덕혼이 옥좌를 찾으러 돌아왔다는 소식에 곧장 합류한 후금군 병력이 2만이다. 륵극덕혼이 원체 맹장으로 명성을 떨쳤던 전력이 있으니, 아직도 그를 추앙하는 군사들이 제법 있었다.
찰니는 앞서 말했듯이 준가르에서 끌고 온 서역 기병 5만 기를 거느리고 있다. 다만 후금 내에서 합류한 병력은 없다. 하필이면 수백 년 동안 원수같이 싸워온 준가르군을 동맹으로 삼아 데려온 게 문제였다. 아직도 어느 진영에 가담할지 결정하지 않고 간을 보는 귀족들이 상당히 존재하긴 한다. 하지만 그런 자들도 찰니는 대상으로 치지 않는다. 수백 년 동안 원수로 지내온 준가르군과 합세할 생각이 있는 자들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륵극덕훈이 데려온 청군은 본래 청나라 공주인 대복진 애신각라씨를 고이마혼의 손에서 구출한다는 명분이라도 제시하고 왔다. 하지만 준가르군은 그런 핑계도 없다. 그저 그동안 쌓인 원한을 풀고 약탈품이나 챙길 심산인 게 빤하 니, 누가 그놈들과 손을 잡겠는가.
“사패륵도 본국에서 아예 인망이 없는 사람은 아니었는데 말이옵니다. 워낙 친분이 넓고 깊어서 임금의 그릇이라고 보는 이들도 꽤 있지 않았사옵니까.”
“그러게나 말이오. 그게 다 끊겼으니, 지금이나마 우리한테 지원을 청하는 거겠지.”
처음 내전이 터질 시점만 해도 고이마혼과 두도, 양 진영 모두 우리에게 지원을 요청하지 않아서 내가 의아하게 여겼었다. 열세에 처한 두도는 당연히 지원을 청할 법했고, 고이마혼 쪽도 우세한 상황이라고는 하지만 지원이 많아서 나쁠 건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양쪽 모두 우리한테 지원을 요청하지 않았다. 단순히 내란에 외병(外兵)을 부르고 싶지 않았을 수도 있고, 지원을 청했다가 훗날 갚아야 할 빚이 두려웠을지도 모른다.
‘제가 대칸의 자리에 오르게 도와주신다면, 산동 땅을 드리겠습니다.’
2년 전, 조모의 국상을 치를 때 조문 사절로 온 고이마혼이 내게 직접 했던 말이다. 아마 그때는 아직 본인의 힘이 숙부를 압도하기에 부족하다고 여겨서 우리를 끌어들일 생각으로 그런 제안을 했지만, 그 이후 박락의 전폭적인 지지 로 자신감이 생겨서 그만둔 게 아닐까.
“신들이 생각하기에도 빚을 지고 싶지 않았으리라 보이옵니다. 폐하 덕분에 숙부를 이겨 대칸 자리에 오른다면 어떤 형태로든 그 은혜를 갚아야 할 텐데, 괜히 부담을 지기 싫었던 게 아니겠사옵니까.”
“그랬으리라 생각하오. 이젠 그것도 끝난 모양이지만.”
우세했던 고이마혼이야 그렇다고 치더라도, 내전 발발 이후 쭉 열세였던 두도가 지원을 요청하지 않은 이유는 도무지 모르겠다. 내가 무슨 무리한 요구를 하더라도 그걸 들어주고 대칸 자리를 얻는 편이 다 놓치는 것보다 낫지 않은 가.
‘내가 후금 땅을 홀랑 빼앗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기라도 했나?’
모를 일이다. 이미 지나간 일이니까 의미 없기도 하고. 처음에야 아무도 도와달라고 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네 세력 전부 사절을 보내 내게 도와달라고 요청하는 상황이다.
「임금께 아룁니다. 저야말로 국법과 교회법이 인정한 적법한 계승자인데, 이를 인정하지 않는 역도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부디 군사를 보내 지원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폐하께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사오나, 지금 상황이 너무나 좋지 않기에 염치 불고하고 지원을 청하나이다. 돌아가신 대칸께서 생전에 소인을 후계자로 정하셨음은 천하가 다 알고 있는데, 그 깊은 뜻을 부정하고 욕심을 부리는 자 들을 부디 물리쳐 주소서. 폐하께서 그리 해주신다면 기꺼이 일전의 약속을 지켜 은혜를 갚겠습니다.」
「아비의 뒤를 잇는 자는 장자가 기본입니다. 소인은 돌아가신 대칸의 장자로서 마땅히 그 기업을 이을 자격과 의무가 있습니다. 더구나 아우는 그 성정이 음흉하고 잔인하여 절대 보위에 앉을 자가 못 됩니다. 청제께서도 저를 돕고 계시니, 부디 임금께서도 도와주소서.」
「상도에서 대칸을 칭하는 그 흉악한 자는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서라면 서슴없이 타인을 모해하는 흉악한 소인배입니다. 이는 예수를 로마인들에게 팔아넘긴 유대의 장로들 같은 짓이라, 절대로 나라를 내줄 수 없는 것입니다.」
처음 날아든 지원 요청 서신들을 보니 발신인이 누군지 확인하지 않아도 누가 쓴 건지 알 수 있을 만큼 내용이 확실히 구분됐다. 그중에 찰니가 보낸 편지는 유독 성경 내용을 많이 인용했다. 러시아에서 지내다 와서 그런 모양이다.
처음 이 상황에 관해 보고받았을 때는 다른 세 세력이 고이마혼을 협공할 공산이 크다고 생각했다. 이럴 때는 가장 강한 놈부터 먼저 쓰러트리는 게 보통이니까 말이다. 편지 내용 역시 다들 고이마혼을 겨냥하고 있었고 말이다.
하지만 실제 전개되는 상황을 보니 예상과 많이 달랐다. 두 방면에서 1:1로 붙는 상황이 전개됐다. 서부에서는 두 도와 찰니가, 동부에서는 륵극덕혼과 고이마혼이 말이다. 묘하게도 양방면 다 형제간의 싸움이다.
“서쪽에서는 삼패륵군의 몽골 왕공들이 사패륵군의 준가르군을 절대 통과시킬 수 없다고 버텨서 하는 수 없이 그 쪽부터 상대하고 있다는 말이지.”
“그렇습니다, 폐하.”
앞서 언급했지만, 준가르군은 자기네가 진군하는 길에 발견한 모든 재물과 가축과 사람을 약탈하는 중이라고 한다. 그런 상황인데 몽골 왕공들이 자기 영민들과 재산을 다 놓아두고 고이마혼과 싸우러 갈 생각이 나겠는가. 이미 다수가 진영을 이탈해서 자기 영지를 지키러 갔다. 진중에 남은 자들도 준가르군을 쫓아낼 때까지는 동부로 가지 않겠다고 거부했다. 상황이 이러니 두도도 어쩔 수 없었다.
그나마 두도에게 다행인 건 연신이 여전히 게릴라전을 벌이고 있는 거다. 연신은 두도의 사정 따위는 아랑곳없이 동부 전역을 신출귀몰하게 누비고 돌아다니며 고이마혼 측 군대와 농장, 광산을 습격하고 있다. 그 존재감은 2만 대군 을 능가했다. 여기에 남쪽에서 밀고 온 륵극덕혼이 있다. 이들 둘 덕분에 두도는 적어도 고이마혼에게 배후를 공격당할 염려 없이 찰니를 상대할 수 있다.
륵극덕혼은 연신처럼 교활하고 빠르게 움직이지는 못했다. 하지만 일단 전장에서 적군과 맞붙으면 불패를 자랑했다. 고이마혼 측도 이를 잘 아느니만큼 상대편보다 두 배의 병력을 투입하는 걸 기본으로 해서 상대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서부와 동부에서 각각 애매한 상태로 균형이 이루어졌다. 그렇게 되자 이를 모두 이 상황을 타개할 묘책을 찾았고, 그중 하나가 늦게나마 내게 지원을 청하는 거였다.
최근에 날아드는 서한들은 자신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한편으로 자기를 직접 막아서는 그 상대의 어리석음을 강조했다. 륵극덕혼과 고이마혼이야 이복형제라 그렇다 치고, 친형제인 두도와 찰니가 서로 비난을 퍼붓는 꼴을 보려니 그것도 가관이었다.
“청나라 공사가 청제의 친서를 가져왔사옵니다.”
“무엇이라 하였느냐?”
“다라극근군왕은 혈육을 해치고 모친을 감금하는 폐모 살친의 죄가 너무나도 크니 도저히 용인할 수 없고, 삼패륵과 사패륵은 그 품성이 용렬하고 이익을 탐하여 자격이 없으니 죽은 대칸의 장자인 다라순승군왕이 즉위하도록 돕는 게 옳지 않겠냐고 합니다.”
속셈이 드러난다. 자기네 입김이 닿는 륵극덕혼을 허수아비 대칸으로 추대한 다음 후금을 자기네 꼭두각시로 만들겠다는 속셈이. 나만 알아챈 게 아닐 테지? 뭐 나도 그렇게 내세울 적당한 허수아비가 있었으면 똑같이 했을 테니 덕명을 두고 딱히 나무랄 생각은 없다. 문제는 그게 우리 쪽에 이득이 되느냐는 거겠지.
“신은 아무도 돕지 않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누가 승리하여 금나라 대칸이 되건, 그건 저들의 사정 아니겠습니까? 조용히 지켜보다가 결과만 받아들이시지요.”
“도리를 따르자면…. 삼패륵을 지원하는 게 온당하지 않겠습니까. 금나라 법도에 따라 가장 합당한 계승권을 가진 사람이 삼패륵이니까요.”
“아닙니다. 따지고 보면 이패륵의 장자인 진국공이 진짜 적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국공은 자기 계승권을 숙부인 삼패륵에게 넘기지 않았습니까? 게다가 진국공은 대칸 자리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불구대천지수인 다라극근군왕을 붙잡아 찢어 죽일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그런 이가 어찌 막북의 3백만 백성을 다스리는 대칸이 되겠습니까.”
“만약 우리가 다섯 황자 중 하나를 골라 돕기로 하더라도, 다라극근군왕은 절대 도와서는 안 됩니다. 그 비열한 태도가 옛 역사에 나오는 악인 중에도 비교할 만한 이가 드물건만, 어찌 그런 자를 금국의 대칸으로 올리겠습니까?”
다라극근국왕, 굴마훈이 그동안 꾸민 온갖 악행에 관해서는 이제 우리한테도 상당히 많이 알려졌다. 음모를 꾸며 다른 경쟁자들을 죽이거나 추방하고, 마지막 한 사람인 두도는 결국 암살에 실패하자 선대 대칸의 죽음을 이용해 모살하려 시도한 것까지.
그래서 고이마혼은 우리 조정에서 매우 평판이 나쁘다. 절대 돕지 말자고 중신들이 내게 앞다투어 권할 만큼 말이다. 비록 최근 들어 현실주의가 강해졌다고 하지만, 우리 중신들의 근본적인 정체는 사대부다. 만사에 명분을 중시하는 성리학 사대부들이란 말이다.
고로 다른 칸위 도전자들에게도 똑같은 잣대가 디밀어졌다. 당연히 한 사람이 지원 대상 심사에서 또 탈락했다.
“사패륵도 도와서는 안 됩니다. 차라리 한양으로 와서 폐하께 청병했다면 기꺼이 군사를 내주어 안전하게 금국으로 돌아가게 해 주셨을 터인데, 하필이면 누대의 원수인 준가르에서 병사를 빌려 자기 나라를 쑥대밭으로 만들다니요. 천하의 못된, 썩은 종자입니다.”
예전에 조문 사절로 찾아왔던 찰니와 교류하고 그에게 호의적이던 이들까지 싹 돌아섰다. 자기한테 유리한 기반을 이렇게 날려 먹는 것도 재주라면 재주라고 봐야 하려나. 이렇게 소거법으로 빼고 나면 지원할 만한 사람은 륵극덕혼과 두도, 두 사람이다. 여기서 누구를 선택하여 지원하는 편이 우리에게 도움이 될 것인가.
다행히 아직은 그 둘이 서로 싸우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우리가 계속 방관하면 종국에는 청나라가 대놓고 지원하는 륵극덕혼이 이길 가능성이 크다. 어쩔까. 두도를 도와서 내전을 더 끌면서 이익이 되는 구석을 찾을까, 일찌감치 륵극덕혼을 밀고 확실한 실리를 구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