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s be a great soldier RAW novel - Chapter 2003
4부 387화(2003화)
외인부대라, 기분 참묘하네. 옛날에 내 밑에 외인부대를 거느려 본 경험이 없었던 것도 아니라서 그런지 담담하게 느껴지면서도 설레는 단어다.
오도리야 뭐 애초에 내 백성이니까 ‘외인’부대는 아니다. 카자크 6형제는 개인적인 경호원 위치에 놓아야지 외인‘부대’라고 하기는 좀 그렇다. 하지만 장조 시절의 항왜병들과 백룡군, 흑룡군, 표트르가 보내준 중앙아시아 출신 기병들 과 독일인 척탄병들은 분명 외인부대였다.
단어 하나에 그들과의 추억이 확 살아나다니, 이거 참 감사해야 할 일이려나.
여기서 그랜저포드가 거론한 누벨 프랑스 외인부대도 언급하자면, 누벨 프랑스는 프랑스 본국보다 훨씬 일찍부터 외인부대가 있었다. 과거 나폴레옹이 누벨 프랑스를 건국 하자마자 전 유럽에서 나폴레옹 추종자들이 누벨 프랑스로 몰려왔었으니 말이다.
나폴레옹은 출신국 국적을 유지하면서 자기 휘하로 들어오겠다고 하는 이들을 외인부대로 편성했다. 이들은 누벨 프랑스군 군복을 입고 누벨 프랑스의 삼색기와 자기 출신국 깃발을 동시에 들었다. 그리고 복무를 마친 뒤에 대부분 정식으로 누벨 프랑스 국적을 얻었다.
참고로 덧붙이자면 누벨 프랑스에서 사용하는 삼색기는 일반적인 삼색기에서 흰색 부분에 나폴레옹을 상징하는 독수리 문장을 추가한 변형이다. 유럽에서 황제로 칭하던 시절에 쓰던 깃발을 그대로 사용하는 거다.
군기로 쓰는 정사각형 깃발도 마찬가지다. 이것도 유럽에서 쓰던 깃발이다. 하얀 바탕에 금빛으로 왕관과 독수리를 그려 넣고 그 바깥에는 빨간 테두리와 파란 테두리를 이중으로 둘렀다.
루이 19세를 몰아내고 수립된 프랑스 신정부는 아무 문양이 없는 삼색기를 사용한다고 들었다. 과연 대서양을 사이에 둔 두 정권이 서로의 삼색기를 두고 어떤 반응을 보일 지 알 수 없겠다. 삼색기 정통성 논쟁 같은 거라도 벌이려나.
“저희 누벨 프랑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황제께서는 임금께 기꺼이 군사들을 맡기겠다고 하시면서 말씀하시기를, 폐하께서 그들을 함부로 다루지 않으시리라고 믿는다셨습니다.”
마르슬랭 자작도 거들었다. 누벨 프랑스에서도 정규군이 아니라 의용군을 보낼 예정이고 지휘권을 우리한테 맡기겠다면서 말이다. 누벨 프랑스는 정규군이 20만이나 되지만, 절반은 멕시코에 주둔하고 있는 데다 CEA에서의 위상을 유지하자면 내보낼 여유가 없다고 했다. 뭐, 죽어도 돈 문제는 아니란다. 그래서 그런 걸로 해 두기로 했다.
“하기야 그 넓은 대초원의 치안을 유지하자면 그쪽도 어쩔 수 없겠지. 알겠소. 폐하와의 깊은 인연도 있으니, 그대들이 의용군을 편성해서 보낸다면 무장과 훈련, 피복, 급식 등은 우리 조정이 맡도록 하겠소. 신하들이 반대할 수도 있는데 그건 짐이 설득해 보리다.”
생각해 보자면 이런 상황이 납득이 안 가는 것도 아니다. 원래 세계에서도 미국은 전쟁에 참전할 때마다 지금과 비슷한 난리를 쳤으니 말이다. 독립전쟁부터가 의용군, 민병대가 한몫을 단단히 했다. 남북전쟁 때는 양측 모두 태반이 의용군이었다. 개전할 때 정규군 수가 2만 명도 안 되고 그나마 양쪽으로 갈라졌는데 그걸 가지고 무슨 전쟁인가. 의용군으로 채워야지.
미서전쟁 때도 의용군이 나섰었다. 훗날 대통령이 된 시어도어 루스벨트가 직접 조직해서 스페인군과 싸우면서 유명해졌다. 실상은 크게 싸우지도 않았는데 루스벨트의 유명세 탓에 명성이 부풀려졌다는 이야기도 있기는 하지만.
1차 세계대전, 2차 세계대전 때는 미국 정부가 참전 결정을 내리기도 전에 상당한 숫자의 미국인들이 대서양을 건너가서 영국군, 프랑스군에 입대했었다. 당연히 개인이 멋대로 벌인 일이지만 미국 정부가 암묵적으로 인정하지 않았으면 불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하지만 머릿수도 20만 명이나 되고, 국군(國軍)이 아니라 나폴레옹의 사병이나 다름없는 존재라 의회 따위 승인하든 말든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누벨 프랑스군이 고작 몇천 명도 차출할 수 없어서 의용군을 보낸다는 말은 핑계로밖에 안 들린다. 역시 비용 문제겠지?
정규군을 정식으로 파견하면서 보급지원을 해달라고 빌붙는 건 솔직히 조금 체면 상하는 일이다. 그러니까 그 창피를 면하려고 일부러 의용군을 보낸다고 하고, 실은 정규군 병력을 옷만 갈아입히거나 아니면 옷도 안 갈아입히고 휴가만 줘서 보내는 건 아닐까?
뭐, 저쪽에서 굳이 그런 설정을 채택했다고 하면 내가 파헤칠 필요는 없다. 휴가만 받아 누벨 프랑스 군인 신분을 유지하면서 그쪽 군복까지 입고 온다고 하면, 옷은 안 마련해줘도 되니 편하겠네. 걔네 군복 화려하니까 구경하는 재미도 있겠고.
“건너오는 인원이 얼마나 될지는 아직 모르겠다고들 하셨으니, 편제는 지원병들이 실제로 건너오면 그때 가서 조정해 보도록 하겠소. 양국에서 올 인원을 합치면 연대 하나 정도는 편성할 수 있겠지.”
연대 하나 새로 무장시키는 정도야 쉽다. 창고에 여분으로 있는 피복과 장비를 지급하면 그만이다. 매년 새로 초모하는 병사들만 수십만인데 고작 장비 수천 벌쯤 여분이 없겠는가.
우리 전복은 유럽식 군복처럼 몸에 딱 맞는 것도 아니고 적당히 헐렁한 옷이니까, 체형이 안 맞아도 길이만 맞춰서 꿰어 입으면 그만이다. 그게 마음에 안 들면 각 연대에서 알아서 사제로 맞춰 입든지.
“알겠습니다, 폐하. 저도 아직 의용군 지원자가 얼마나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연대 하나를 채울 숫자쯤은 충분히 모일 겁니다.”
“저희도 그쯤은 될 겁니다.”
양쪽에서 연대 하나씩 오면 둘을 합쳐서 여단으로 편성하면 되겠군. 여단장은 우리 장령 한 사람을 앉혀서 지휘하게 하고. 양인들이 말을 잘 안 들을 공산이 크니 참모진을 잘 골라 앉혀야겠네. 외인 여단 참모장으로 몰트케를 한번 초빙해 볼까?
헌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한 가지 의문이 떠올랐다. 아까 그랜저포드 공사가 말하기를. 걔네들 유지에 들어가는 비용은 정산해 준다고 했는데 대체 언제 주는 거야? 그것도 의회가 승인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나?
“군대 파견이 의회 동의를 거치는 데 시간이 걸려서 대신 의용군이 오는 거라고 했잖소. 같은 절차를 거친다면 그대들이 보내겠다고 한 의용연대 유지비도 의회에서 의결한 뒤에나 올 테니, 꽤나 지급이 늦어지겠구려.”
“아, 그건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의회가 아니라 다른 쪽에서 나올 겁니다.”
그건 또 무슨 소린가. 밴 뷰런 대통령한테 내탕금이라도 있어서 그 돈으로 비용을 충당할 것도 아닐 텐데. 의아해하는 나를 향해 그랜저포드는 정말이지 미국적인 답변을 했다.
“이미 각지에서 시니카에 출정할 의용군을 지원하기 위한 후원회가 속속 결성되고 있다는 연락이 있었습니다. 비록 공식적인 전쟁 선포는 아니지만, 정의의 전쟁이자 주님의 영광을 위한 성전이라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고 합니다.”
아, 그렇지 참. 원래 세계에 있을 때 남북전쟁을 다룬 소설과 영화에서 본 장면 몇 개가 기억났다. 거기서도 군인들을 돕자고 신사숙녀들이 모여서 파티랑 바자회를 열어서 모금도 하고 물건도 팔고 그랬지. 수익금은 군대에 기부하고. 이번 의용군도 그렇게 할 건가 보다.
생각해 보니 이번 원정에 미국의 신실한 청교도들이 맹렬하게 분노할 부분이 있긴 하다. 홍수전이 예수의 동생이라고 사칭하는 부분이야 흔한 일이라 치더라도, 홍서당에게 붙잡혀 잔혹하게 살해당한 미국인 중 선교사가 여럿 있었다. 그걸 그냥 넘어갈 리 있겠는가.
일반적인 선교활동에도 기부금이 쏟아지는 나라가 미국이다. 심지어 이번 전쟁은 사악한 이단을 쳐서 멸하자는 십자군이나 마찬가지 아닌가. 당연히 호응이 엄청날 수밖에. 그래서 그랜저포드가 이렇게 자신감을 드러내는 거구먼.
“의용병들이 동양으로 건너오는 여비는 물론이고 먹고 입는 데 들어가는 돈, 장비를 갖출 돈도 후원회에서 충분히 모일 겁니다. 폐하께서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알겠소. 그렇다고 해도 내 허술하게 대우하지는 않으리다.”
혹시 돈이 늦게 오더라도 기본적인 식량 공급 정도는 해 줘야지. 일단은 우방국에서 함께 싸우러 오는 녀석들이니까 말이다.
어쨌든 이렇게 해서 당테스 같은 양반을 끼워 넣을 자리가 새로 생긴 거다. 누벨 프랑스 부대에 보냈다가는 바로 칼부림이 벌어질 테니, 미국인 부대에 집어넣는 게 서로 편하겠지. 프랑스에서 의용군이 또 건너오지는 않을 테니까.
아, 혹시 안남에서 고문관으로 복무하거나 상인으로 체류하던 프랑스인들이 참전한다고 달려올 수도 있겠구나. 그러면 프랑스인 부대 생기겠네. 혹시나 그런 일이 생긴다면 당테스 대위는 그쪽으로 보내야겠다. 일단은 삼군부에 아무 보직이나 만들어 주고 대기시켜야지.
6,
다만 안남에 있던 프랑스인들이 정말 의용군을 편성할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애써 모여 봐야 1개 중대도 편성하기 어렵지 싶다. 그보다는 안남국왕 완복선을 부추겨 안남 군을 따로 파병하게 만들지 않을까.
뜬금없이 왜 안남군이냐고 하겠지만, 실제로 이번 사건으로 안남도 피해를 크게 입었다. 안남에서 난을 일으킨 묘노들이 우리 소유나 프랑스인들 소유 농장만 불태우고 안남인들의 농장은 그대로 뒀을 리 없지 않은가.
안남 농민들이야 별 피해가 없지만 묘노를 수십에서 수백 명씩 부려가며 농지를 경작하던 영주, 호족들이 큰 피해를 보았다. 이들은 당연히 홍서당을 찢어 죽여야 한다고 분개했지만 안남은 아직도 진랍, 남장, 섬라와의 갈등이 끝나 지 않아서 또 새 전선을 펼치기는 어렵다.
실제로 완복선이 올린 표문을 보니 ‘안팎이 복잡한 사정으로 인해 홍적의 죄를 묻기 다소 어렵다’라고 쓰고 있었다. 게다가 태평당을 상대로 보복전을 펼친다고 해서 후송으로부터 제대로 배상을 받을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니, 망설이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현재로서는 주변국 중 가장 파병 의사를 확고하게 밝히는 나라는 일본이다. 일본 공사 – 관수라는 고유명사가 있었지만, 어느샌가 요즘은 이쪽도 그냥 공사라고 부른다 – 히라노가 입궐해서 이에츠구가 이번 출병을 의논하고자 보내온 국서를 조심스레 바쳤다.
“막부 육군 2만, 의병 2만을 직접 보내고자 한다고. 우리와 비등한 규모로군.”
“그렇습니다, 폐하. 쇼군께서 단단히 마음먹으셨습니다.”
광동진남 당시 일본이 보낸 병력 규모가 2만이었다. 4만이면 그 두 배다. 그만큼 일본도 국력이 신장되었다는 의미리라.
“지금껏 우리 일본을 이토록 크게 모욕한 자들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막부 군사와 별도로 각 번에서 영주들이 자기가 거느린 군사를 내고, 또한 민간에서 조직한 의용대가 자원해서 저들을 베러 나갈 것입니다. 에조에서도 병력이 나 올 것이고요.”
이쪽에서도 의용군인가. 하지만 일본 쪽 의용군은 말이 좋아 의용군이지 실상은 영주들이 거느린 병력이 많아 준 정규군이나 마찬가지고, 보급도 막부 측에서 미쓰이와 계약을 맺어서 제공받을 테니까 우리가 신경 쓸 필요가 없다.
그보다는 에조에서 병력을 제공받는다고 은근히 자랑하는 게 좀 거슬리네. 이제 에조치는 확실한 일본령이 되었다 이거겠지.
“그 북쪽 땅에서 얼마나 많은 병사가 내려오기로 하였소?”
“500명입니다.”
“그렇다면 그대들의 옛 법도에 따른 병사 숫자의 두 배가 아닌가. 대군에게 바치는 아모 백성들의 충성심이 참으로 크구려. 다만 본디 서늘한 땅에 살던 아모인들이 더운 남방에서 잘 싸울 수 있을지…..”
광동진남 때도 도호쿠 출신 일본군 병사들이 남방의 더위에 크게 시달렸던 기억이 난다. 열대병에 걸려 드러누운 환자도 많았고. 아모국 병사들은 더 심하면 심했지, 덜하진 않을걸.
“그렇다 해도 쇼군의 신하로서 도리를 다하는 데 의의가 있지 않겠습니까.”
히라노는 에조치 병력의 참가 의의를 애써 끌어올렸다. 일본에도 번국이 있다고 강조하고 싶은 의도가 너무 훤히 들여다보여서 나도 똑같이 응수해 주었다. 우리도 하와국, 술루국, 조홀국에 유구국까지 모든 번국이 나서서 공조할 병력을 보낸다고 말이다.
“덕분에 요즘은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른 기분이오. 천하의 대병이 모여 홍적을 토벌하는데 우리 번국에서 온 군사들까지 함께한다고 생각하니, 참으로 뿌듯하구려.”
“…..감축드립니다.”
실질적인 도움이 전혀 안 되는 자랑질은 이쯤에서 그치기로 했다. 그리고 실제로 필요한 협조 관계 조율로 넘어갔다.
“우리야 당연히 뇌주를 거점으로 삼아 광서 방면으로 진공하겠지만 그대들은 어느 방면을 택해 들어갈 생각이오?”
“해남도를 후방 거점으로 두고 침주 일대 해안을 교두보로 삼아 적을 치려 합니다.”
해남도에는 미쓰이가 소유한 농장과 상관이 많다. 서나라 때부터 공들여 구축한 거점이라 기반이 탄탄하다. 다만 그 일대도 이번 묘노 대반란으로 피해를 크게 봤다. 그래서 후방기지 노릇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좀 의문인데, 히라노의 말에 따르면 괜찮다고 한다.
“알겠소. 그럼 그대들도 역시 남경을 거치지 않고 광동으로 가는군.”
후송 조정에서는 태평천국을 치겠다는 주변국의 파병을 환영하는 한편으로는 막아야 하는 모순된 상황에 몰려 있다. 그래서 우리 대한, 일본, 영국 등에서 파병과 관련된 문제로 글을 보내 회답을 요구할 때마다 대답이 중구난방으로 뒤바뀌곤 한다.
일단 자기네 힘으로 쉽게 토벌할 수 없는 강력한 반군을 토벌해 주겠다는 제안은 확실히 달콤한 이야기다. 하지만 그 토벌의 대가로 뭘 요구할지를 종잡을 수가 없다. 이게 순전한 선의가 아니고 태평당에게 한바탕 호되게 당한 복수를 하겠다고들 몰려온 거기 때문이다.
게다가 태평당을 토벌하겠답시고 몰려온 이른바 ‘원군’이 엉뚱한 생각을 품고 태평천국이 아닌 후송 자체를 노리고 분탕질을 벌일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니 후송으로서는 이런 각국의 제안을 무턱대고 환영할 수도 없고 무턱대고 배제할 수도 없다.
임칙서가 키를 잡고 확실히 상황을 조정했으면 대응에 일관성이라도 있을 텐데, 임칙서가 하는 일이 너무나 많다 보니 이런 외교적인 업무가 그를 거치지 않거나 송태후의 즉흥적인 반응에 따라 좌우되는 경우가 많은 모양이다. 그래서 답변이 혼란스러운 거고.
그나마 한 가지, 태평천국과의 최전선인 악양까지 가서 싸워 주겠다는 제안만은 확실하게 거부하고 있다. 악양으로 올라가려면 장강을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데, 그 말은 외국에서 온 수만 대군과 이들을 실은 함대가 남경을 코앞에서 지나가겠다는 소리나 다름없어서다.
“그대들이 송나라에 보내주는 용병들은 장강을 거쳐 바로 악양으로 간다고 들었는데.”
“그자들이야 송군(宋軍)에 속한 용병으로서 송나라 국내를 이동하는 것이지 일본군으로서 송나라에 들어가는 게 아니니까요.”
전설 속에 나오는 해 뜨는 나라, 부상국(扶桑國)에서 이름을 따서 ‘부상군’이라고 용병대 이름을 붙였다고 했던가. 전해지는 바를 들으니 그 규모가 벌써 3만 명에 달한다고 했다. 일본에서 최근에 공급받은 인력 외에 동남아시아 각 지에서 왜병을 긁어모았다고 들었다.
“알겠소. 그럼 상세한 이야기는 삼군부에서 할 수 있도록 해주시오.”
“예, 폐하.”
끝까지 다 듣고 만사를 직접 지시하기에는 내 일이 너무 많다. 인사를 받았으니, 나머지 업무는 신하들에게 넘겨야지. 이런 것까지 만기친람하려다가는 내가 말라 죽겠다.
그나저나, 이번 출병에 같이 보낼 수 있게 회선연자포(回旋連字砲) – 개틀링의 제식 명칭 – 양산을 서둘러야겠다. 파도처럼 몰려오는 태평군의 물결 앞에 우리 신무기가 우뚝 서서 그 위력을 선보이면 그걸 본 영국군이고 일본군이고 다들 입이 떡 벌어져서 갖고 싶어 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