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s be a great soldier RAW novel - Chapter 2032
4부 416화(2032화)
후금의 국교가 천주교였으니까 고이마혼도 천주교 신자기는 했다. 세례명이 베드로라고 했지, 아마? 하지만 그게 중요한 문제가 아닐 텐데? 문자 그대로 음모와 모략의 화신이라고 할 수 있던 그놈이 교황을 수호하는 기사가 되다니?
고이마혼은 대칸 자리를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아버지를 속였고 자기 숙부와 형제들을 암살하고 이간질했다. 새어머니인 대복진도 암살하려고 했다. 고이마혼의 암살 시도만 아니었으면 애신각라씨도 그렇게나 엇나간 집착은 보이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얼마 전에 들으니 애신각라씨는 자기가 박락의 권유에 따라 양자를 들였으면 태자 책봉식 직후에 그 양자의 손에 암살당했을 거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어떻게든 자기 아들을 낳아서 태자로 올리겠다고 그 난리를 친 거라나.
실제로 대복진 암살 기도가 몇 차례 있었고, 전부는 아니더라도 일부 시도는 고이마혼이 꾸민 게 분명하다는 의혹이 있다. 즉, 애초에 고이마혼이 아니었다면 후금은 저런 막장으로 전락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는 이야기다.
만사가 끝났을 때는 좀 다른 모습을 보이기는 했다. 그동안 인질처럼 끌고 다니던 앵베르 주교를 별말 없이 풀어주고, 상도를 떠날 때 가져갔던 대원전국옥새(大元傳國玉璽)도 주교 편에 돌려보냈다. 패배 끝에 욕심과 미련을 버린 것 같기는 했지만….그 결과가 이거라니.
러시아 쪽에서 ‘다시 돌아오지 못할 곳’을 운운했을 때부터 기분이 조금 요상하기는 했다. 하지만 그때는 어디 북극 가까운 데 있는 봉쇄수도원에라도 처넣은 게 아닌가 생각했었다. 그런데 로마라고? 교황군에 새로 기사단을 창설해서 거기다 집어넣어?
교황령이 아직 멀쩡히 살아있고 자체 군대도 – 스위스 근위대 말고 교황령 정부군 – 따로 있기는 하다. 정확한 규모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연대 몇 개쯤은 된다. 현재 교황령 영토가 이탈리아 전체 면적의 15%쯤 될 것 같으니, 군대가 그쯤은 필요하기도 하고.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게 바로 연결이 안 됐다. 그래서 다소 멍청한 대답이 나갔다.
“혹시 짐을 웃기려고 귀공이 꾸며낸 재담이오?”
“제가 비록 스무 살도 안 된 어린 나이입니다만, 어찌 동방에서 제 일가는 군주께 허언을 올리겠습니까? 더구나 임금께서는 우리 황실의 선조 중 한 분이신 기사왕 폐하의 후손이 아니십니까. 그런 분께 제가 감히 거짓을 아뢰다니, 말도 안 되지요.”
미하일 대공은 점잔을 빼면서 헛기침을 날렸다. 그리고 자랑스럽게 사정을 설명했다.
“모두 형님이신 차르께서 특별히 베푸신 배려 덕분입니다. 교황청 측에서 좀 당황스럽게 받아들이기는 했습니다만, 폐하께서 어련히 좋은 뜻에서 하시는 일이신데 교황청이라고 그 성의를 무시할 리 있겠습니까?”
「교황께서도 동방의 가톨릭 국가 카타이에 대해서 잘 알고 계실겁니다. 최근에 그 황실 일족이 계승권 분쟁 때문에 우리 제국으로 망명하였습니다. 이제 그들은 고국으로 돌아갈 수도 없고, 우리 제국에 머무를 수도 없습니다. 새 대칸이 그들을 증오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우리 제국에서 그들을 받아준다면 우리는 카타이와 전쟁을 각오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카타이와의 전쟁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돌려보내면 곧바로 처형될 것이 뻔한 이들을 강제로 송환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교황께서 이 가엾은 망명자들을 받아주신다면 이 곤란한 상황은 간단히 해결됩니다. 이들 가엾은 망명자들은 살 곳을 얻고 교황청에서는 그 재주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카타이의 새 대칸도 교회의 결정이라면 반발하지는 않을 겁니다.
이 망명자들은 모두 말과 무기를 다루는 데 익숙한 기병들입니다. 그러니 교황령 방위에 한몫을 크게 담당할 수 있습니다. 아무쪼록 현명한 선택을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대략 이런 내용의 편지가 니콜라이 1세로부터 교황 그레고리우스 16세에게 전달되었다고 했다. 이 편지를 한 줄로 요약하면 이렇게 줄일 수 있겠다.
‘가톨릭 믿는 타타르 용병 3천 기 필요하지 않으세요?’
러시아는 정교회 국가인데 교황과 연락을 주고받는 건 이상하지 않으냐고 볼 사람도 아마 있으리라. 하지만 교황령은 영토와 주권을 보유한 세속국가이며 교황은 그 통치자다. 고로 타국 군주와 필요한 연락을 주고받는 건 전혀 이상할 게 없는 일이다.
“마침 로마 측도 병력이 필요하던 참이라….오래 망설이지 않고 받아들였습니다. 서로에게 좋은 일이지요. 망명자들은 피난처를 얻고 교황청은 병력을 얻었으니까요. 그리고 형님이신 차르 폐하께서는 사람을 구하는 공덕을 쌓으셨고…..”
“로마의 정세가 불안하오?”
“혁명운동 때문이지요, 뭐. 1842년 이후로 유럽이 좀 많이 시끄럽습니다.”
하긴, 내가 들은 소식에 따르면 그레고리우스 16세는 극렬한 반동주의 교황이기는 했다. 인품은 무척 선량하고 자비로우며 선교지에서 현지인 사제 양성을 장려할 만큼 개방적이다. 하지만 정치적으로는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라면 치를 떤다고 했다.
가톨릭 신자인 폴란드인들이 정교도인 러시아 황제에 대항해서 일으킨 반란조차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을 정도다. 교황령 내에서 잇달아 일어난 자유주의 소요도 오스트리아 군대의 지원을 받아서 진압했다.
심지어 물질적인 근대화도 거부했다. 철도를 ‘지옥으로 가는 길’이라고 부르면서 교황령에 철도 건설을 금지해서 북이탈리아에 부설된 철도망이 남부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을 정도다. 이탈리아 중부 대부분 지역이 교황령이기 때문이다.
그런 교황이 정예 타타르 기병 3천 기를 얻는다면….어디에 쓸지 안 봐도 뻔하겠군. 왠지 그 기병들 전투력이 아까울 것 같다는 생각이 좀 든다. 고이마혼이 최후까지 자기 측근으로 붙들고 있던, 고르고 고른 최정예 기병들인데 말이지. 충성심도 높은.
“십자군 시대에 있던 말이라지요. ‘유럽은 이들을 잃는 것을 기뻐하고, 그곳에서는 이들을 얻는 것을 기뻐한다’라고요. 피에르 대공이 로마로 이주하면 로마에서도, 카타이에서도 모두 기뻐할 테니 모두가 만족하지 않겠습니까.”
미하일 대공은 마치 그 일을 자기가 해낸 것처럼 으쓱거렸다. 자기 말처럼 스물도 안 된 동생에게 차르가 뭐 중책을 맡겼을 것 같지는 않은데, 이것도 일종의 호가호위라고 취급할 수 있으려나.
“소식을 전해 주어 고맙소. 섭섭하지 않게 대접할 테니, 머무는 동안 잘 계시면 좋겠소.”
“감사합니다, 폐하.”
유럽에서 우리 대한을 찾은 두 번째로 귀한 손님이다. 잘 대접해야지.
첫 번째로 귀했던 손님이 누구였냐고? 당연히 황태자였던 알렉세이지. 차르의 동생보다는 차르의 외아들이 당연히 더 귀한 손님 아닌가.
하지만 ‘군주의 동생’ 지위로 대한을 찾은 사람은 없었던 게 맞으니까 내 말이 틀린 것도 아니다. 찾아온 손님이니 잘 대접해서 돌려보내야지. 앞으로도 친하게 지낼 사이니까.
그나저나….저쪽에서 먼저 찾아왔으니까, 이쪽에서도 답방을 가는 게 예의이기는 하겠지….? 그럼 누구를 보낸다….? 효왕은 이미 청나라에 한 번 다녀온 데다 이복형제라서 차르 쪽에서 기분 나빠할 수도 있고…운이를 보내야 하나?
10.
운이, 순친왕도 벌써 올해로 스물다섯이다. 왕비와 혼인한 지도 7년째, 자식은 1남 1녀다.
“이번에는 고기를 낚으러 유구까지 다녀왔다며.”
“사실 고기만 낚은 게 아니라 해우도 한 마리 잡았습니다.”
“그럴 줄 알았다.”
운이 녀석은 여전히 낚싯대를 들고 전 강역을 돌아다니고 있다. 그래도 그동안은 외부에 나가지는 않고 본국에서만 놀더니 이번 여름에 드디어 유구까지 활동권을 넓힌 모양이다.
물론 자기 전용 낚싯배를 타고 갔다. 낚싯배라고 해서 가볍게 볼 수 없는 게, 무려 선체 크기가 3백 톤급에 달하는 범선이다. 좀 작지만 아직은 화물선으로 많이 쓰이는 크기인데, 그걸 낚싯배로 탄다.
“그 배를 지을 때, 내가 기선으로 건조하라고 했는데 왜 굳이 범선을 지었느냐?”
“기관과 석탄을 빼면 그만큼 어창을 크게 만들 수 있잖습니까.”
“그야 그렇다만.”
운이의 낚싯배는 잡은 고기를 산 채로 넣어둘 수조는 물론이고 고기를 처리할 가공실까지 갖추고 있다. 염장, 건조, 훈제까지 가능하다. 낚시를 즐기는 데 특화된 진짜 전용선이다.
종학에 적은 두고 있지만 그 외에 공식적인 직책은 없다. 예전에 그동안 군역이 면제되던 친왕과 군왕들도 군관으로 입대시켜 최소한의 군복무는 하게 하자는 논의가 있었지만, 결국 유야무야된 탓이다. 이유? 아주 강력한 반대자가 있었거든.
‘임금의 형제가 군역을 지지 않음은 장조께서 정하신 법도입니다! 어찌 주상은 조종조의 옛 법도를 허물어 나라를 어지럽게 하려고 하십니까?’
태후는 정치적인 사안을 가지고 국정에 개입하는 일은 좀처럼 없었다. 하지만 이 문제는 양보하려 하지 않았다. 이유? 간단하다. 이 제도가 변경된다면 자기 아들인 용이와 전이가 군대에 가야 했기 때문이다.
태후의 관점으로는 친왕이 군대에 간다는 건 말도 되지 않았다. 자기 손자들이야 수백 년 전부터 정립된 법도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아들들은 본래 안 가던 것 아닌가. 갑자기 왜 보내려 하는가?
지금 같았으면 태후가 뭐라고 하면서 반대하건 내 마음대로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8년 전에는 아직 재위 3년 차밖에 안 돼서 태후의 의견을 대놓고 뭉개기는 조심스러웠다. 결국 친왕과 군왕들도 모두 군역을 치르게 하려던 계획은 취소되었다.
그래서 운이도 느긋하게 낚시나 다니면서 세월을 보낼 수 있다. 종학에 이름만 걸어두고 안 나간다고 해서 딱히 무슨 불이익이 있는 게 아니니까.
엄마 덕분에 계속 군대에 안 가도 된 용이와 전이는….뜻밖에도 그걸 안타까워하고 있다. 처음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아니 이런 기특한 놈들이….하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만나서 직접 이야기를 들어 보니 그게 또 그놈들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3년 전, 용이 녀석이 열여섯이 되었을 때의 일이다. 그 녀석은 나를 찾아와서는 강무관에 넣어 달라고 졸랐다.
“형님 폐하! 부디 소제를 강무관에 들어가도록 허락하소서. 일전에 ‘이제는 친왕과 군왕도 모두 군역을 치르게 하리라’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 제도는 시행하지 않기로 하였다. 그러니 힘들게 강무관에 들어갈 필요 없다.”
“예, 예?!”
용이가 당황했다. 국정에 별로 관심이 없이 지냈던지라 그 계획이 폐기된 사실을 이제껏 몰랐던 모양이다.
“아, 저, 그럼….소제가 스스로 원해서 입교하는 건 되겠지요? 그것까지 금지하시는 거는 아니시리라고 생각하옵니다만…..”
“안 된다. 어마마마께서 너희 둘의 신변을 특히 걱정하시어 절대 안 된다고 하시는 통에 그 제도를 시행하지 않기로 하였는데, 어찌 어마마마 몰래 너희를 강무관에 넣겠느냐.”
“안 되는데….!”
울상이 된 용이 녀석을 보니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무슨 무반 가문 장손도 아니고 가장 존귀한 신분인 친왕인 녀석이 군대가 가고 싶어 속이 탈 이유가 없지 않은가. 이건 속셈이 따로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살 구슬려 보니 마침내 녀석이 입을 열었다.
“강무관에 들어가면 비승군에 들어가서 당당하게 비행선을 타고 싶었습니다…..”
결국 답은 비행선이었다. 7년 전부터 한번 타고 싶었던 비행선을 여태 타지 못한 게 자기 나름대로 한이 되었는지, 군대에 들어가서라도 타고 싶다는 꿈을 꾸고 있었던 모양이다.
용이의 고백을 들은 김에 전이 녀석도 불러서 한꺼번에 다그쳐 보았다. 그랬더니 그놈도 여전히 비행선에 미련을 품고 있었다. 다만 이 녀석은 그 제도 시행이 포기된 걸 알고 이미 체념하고 있었다. 왜 형에게 가르쳐 주지 않았냐고 물어보니 이런 답이 돌아왔다.
‘알려주면 곧바로 지금 하는 것처럼 폐하께 달려와 조를 것 같았습니다.’
아이고, 동생이 형보다 철이 들었구나. 그래, 뭐 그럴 수도 있지.
요즘 비행선은 그때 마포에서 실험했을 때보다 더 커졌다. 길이는 그때보다 두 배는 되고 화물 탑재량은 대략 1톤은 된다. 그 시험비행 때 겨우 사람 세 명이 탔던 데 비하면 정말 장족의 발전이다. 이만하면 사람 다수가 타는 건 물론이고 화물도 운반할 수 있다.
아쉬운 점은 탑재한 추진기가 여전히 증기기관이라는 데 있다. 다만 이게 좀 개량이 되긴 한 게, 석탄을 안 쓴다!
“석탄을 안 쓰는 기관이라고?”
“그렇습니다, 폐하! 대구부 열기창에서 기관을 다루던 김가라는 장인이 기관에다 석유를 넣어 태우면 석탄보다 깔끔하게 일할 수 있 을 것 같아 연구 끝에 개발하였다 합니다.”
보통의 증기기관이 연료로 쓰는 석탄은 값싸고 열량도 높지만 주변이 너무 지저분해진다. 탄가루, 재, 매연 등등 오염물질이 끝도 없다. 하지만 석유는 석탄에 비하면 청정연료라고 할 수 있다. 21세기에 보더라도 그건 마찬가지일 거다. 무게도 가볍다.
개발을 주도한 열기장인 김기두(金機頭)는 내 앞에서 자기 발명 동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석유를 넣은 등잔도 석탄을 넣은 화로처럼 물을 끓일 수 있으니, 같은 방법을 사용하면 어찌 기관을 돌릴 수 없겠느냐고 생각하였습니다.”
“네 말이 옳다!”
나도 증기기관은 곧 고체 연료를 쓴다는 고정관념에 빠져 있었다. 하지만 연료만 석유로 바꿔도 같은 출력에서 기관의 크기와 무게가 대폭 줄어든다. 이것도 엄청난 혁신이다.
다만 고려해야 하는 점은 석유는 ‘석탄보다’ 비싸고, 인화성이 높아서 화재 위험이 크다는 문제점이었다. 만약 사고가 발생해서 기름통에 불이 붙는다면 석탄 더미에 불똥 몇 개 튀는 것과는 비교가 안 되는 참사가 벌어진다.
그래서 신형 석유기관은 무게와 부피를 줄이지 않으면 안 되는 비행선에만 일단 채택해서 쓰고 있다. 가벼울뿐더러 화부가 따로 필요 없고 조종사 혼자 기관을 조작할 수 있으므로, 현재 기술 수준에서 비행선에 달기에는 최적이다.
물론 실용적인 내연기관이 발명된다면 바로 바꿔 달아야겠지. 아무리 석유를 연료로 써도 증기기관은 내연기관보다 더 무거우니까.
이 신형 비행선은 지상에 안전 밧줄을 연결하지 않고 도성 근교를 자유롭게 날아다니면서 성능을 시험하고 있다. 그 광경을 그저 보기만 하려니, 두 이복동생 녀석이 애가 타는 것도 무리는 아니긴 하다.
“하지만 저는 괜찮지 않습니까? 폐하.”
“그렇기는 하지. 어마마마께서 네게는 다른 두 아우와 달리 비행선을 탄다고 해서 뭐라고 하지 않으셨으니.”
운이는 조모가 사망한 뒤에 딱 한 번 비행선을 타 봤다. 하지만 태후는 운이에게는 그저 지나가는 말로 주의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나무랐을 뿐 크게 야단을 치지 않았다. 그래서 두 이복동생이 더 안심했던 것인데, 일이 그렇게 될 줄은 몰랐겠지.
“널 부른 용건은 사실 따로 있다. 차르의 아우가 정확히 얼마나 머무를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년 봄까지는 여기 있을 듯하니 네가 좀 데리고 다니면서 어울려 주거라.”
“그러지요. 어려운 일도 아니니까요.”
알렉세이 때도 은이가 같이 어울렸었다. 둘이 같은 황태자 신분이라 더 잘 아울리기도 한 것 같다. 그러니 똑같이 둘째인 운이와 미하일도 잘 어울리지 않을까.
나이는 운이가 한참 많다. 그러니 형처럼 미하일을 좀 챙기면서 데리고 다녔으면 좋겠다.
이처럼 복잡한 내정과 외정을 챙기는 일은 끝이 없다.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는 중에 누벨 프랑스 공사 마르슬랭 자작이 급히 대궐로 달려와 알현을 청했다. 대체 무슨 일이기에 그러나 싶어 불러들였더니 내 얼굴을 보자마자 왈칵 울음을 터트렸다.
“아니, 공사. 왜 그러시오?”
“폐, 폐하….. 황제, 황제께서…..”
황제? 나폴레옹? 나폴레옹이 왜? 설마….!
“황제께서 신의 부름을 받으셨습니다…..”
나폴레옹이 새 수도, 누벨 아작시오의 황궁에서 향년 75세로 눈을 감았다고 했다. 순간 눈앞이 캄캄해졌다. 충격적인 소식에 숨을 쉴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