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s be a great soldier RAW novel - Chapter 2033
4부 417화(2033화)
11.
눈물이 흐를 만큼 슬프지는 않았다. 지금 시대에 일흔다섯이면 충분히 살 만큼 산 호상인 데다가, 사인도 질병 같은 게 아니라 그저 노환이었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마르슬랭 자작의 말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 부쩍 건강이 안 좋아졌다고 한다.
올해 초에 받은 편지에서 건강 이야기를 하기는 했다. 하지만 요즘 신경통이 좀 생겼다는 식으로 아주 가볍게 취급하고 넘어가기에 아직 괜찮은 줄 알았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훌쩍 가버리다니, 역시 노인들 건강 이야기는 선뜻 믿을 게 못 된다. 참으로 허망하다.
소식을 막 접했을 때의 충격이 가시니 기분이 좀 차분해졌다. 하지만 차분해졌다고 해서 우울한 기분까지 사라지는 건 아니었다. 마음을 다스릴 시간이 필요했다.
“신불랑 황제는 세간에서 불패자, 유주무쌍이라고 불릴 정도로 일세의 영걸이었소. 더구나 짐과 신불랑 황제는 십수 년에 걸쳐서 깊은 교분을 맺어온 만큼 그 슬픔이 크오. 이에 사흘 동안 조회와 경연을 쉬고자 하니 그리들 아시오.”
“뜻대로 하시옵소서.”
다행히 조정 중신들은 별말 않고 내 기분을 헤아려 주었다. 조손간이라고 해도 좋을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내가 나폴레옹과 아주 친한 사이였다는 건 조정 전체가 알고 있으니, 이 반응도 무리한 건 아니니라.
“조정에서 뭘 하라는 게 아니오. 그저 순전히 내가 기분이 좋지 않아서 혼자만 쉬는 거니, 공연한 오해가 퍼지지 않도록 하시오. 각 부서의 업무는 차질 없이 계속하도록 하고.”
이 나라가 조선이던 시절에는 명나라 황실의 부고가 전해지면 조정 전체가 며칠 업무를 중단하고 쉬기도 했었다. 법으로 정해진 건 아니고, 그냥 그럴 때도 있었다는 정도다. 아마 때마침 며칠 쉬고 싶었던 임금들이 그 핑계로 휴가를 즐긴 게 아닌가 싶지만.
어쨌든, 그건 명나라가 우리 상국이라서 한 일이다. 누벨 프랑스는 우리 상국이 아니므로 나폴레옹의 부고가 전해졌다고 해서 조정 업무가 쉴 이유는 없다. 나 혼자만 잠시 마음을 정리하면 될 뿐이다.
“폐하. 그동안 신불랑과 우리 대한의 관계를 생각하면 진위사를 보내어 조의를 표하심이 옳다고 사료되옵니다. 그 인선에 관해서 논해야 할 듯하옵니다만…..”
“그 문제도 사흘 뒤에 논하겠소.”
잠시 나섰던 외무대신 박경완이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이고 물러났다. 내가 나폴레옹과 얼마나 가까웠는지 그도 잘 아니, 지금 내게 그런 작은 일을 가지고 고민할 여유가 없다는 것쯤은 이해하리라.
혼자 들어앉기 전에 사소한 지시 몇 가지를 더 내렸다. 일단 마포 성당에 내관을 보내서 예물을 건네며 나폴레옹을 위한 추도 미사를 부탁했다. ‘친구’의 죽음을 맞아 그 정도쯤은 해야 도리가 아니겠는가.
내가 나폴레옹을 처음 만난 게 지난 무자년(1828)이다. 그 뒤로 16년 동안 직접 만난 게 두 번이고 오간 편지가 수십 통이다. 요즘 세상의 기술 수준과 두 사람의 지위를 생각하면 그만큼이라도 만난 게 정말 대단한 노력이었다고 생각해도 좋지 않은가.
제회부에서 만났던 4년 전 나폴레옹의 모습을 생각하며, 그때 교환했던 초상화를 찬찬히 들여다보았다. 그때 우리는 사진도 제법 많이 찍었지만, 그와 별개로 서로를 그린 초상화도 하나씩 교환했었다.
“정말 참….가슴이 부듯한 만남이었는데.”
캔버스 위에 섬세하게 묘사된, 백발에 주름이 새겨져 세월의 흔적이 역력한 나폴레옹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으려니 명백한 시간의 힘이 느껴졌다. 위대한 영웅도 이렇게 늙었구나. 인간으로서 살던 삶을 끝맺었구나. 이제 명실상부한 역사적인 인물이 되었구나.
편안히 눈을 감은 것도 부럽다. 나도 노인이 된 경험은 있지만, 이렇게 편안히 침대에서 죽어본 적은 없으니까 말이다. 칼 맞아 죽고, 겨울비를 맞고 폐렴 걸려 앓다가 죽고, 자식놈 때문에 뇌출혈로 죽고….돌이켜보니 나도 참 편하게 마무리한 적이 없다.
“이번 생에는 이렇게 죽을 수 있으려나, 나도.”
내가 과연 언제 죽을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번 생에는 부디 나폴레옹처럼 평화롭게 생을 마무리했으면 좋겠다. 향원정에 앉아 멍하니 동쪽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혼자 중얼거렸다.
“안녕히 가시오, 나폴레옹 황제여. 그대를 만나 함께한 모든 순간이 내겐 너무나도 기쁘고 즐거웠소. 그 기억은 언제까지나 내 마음 속에서 영광스러운 순간으로 남을 거요.”
이래서야 프리드리히 대왕 빠돌이였던 칼 13세, 원래 세계의 표트르 3세보다 딱히 나을 것도 없군. 하지만 어쩌겠는가, 그 나폴레옹인걸. 간이고 쓸개고 다 빼줄 정도는 아니지만, 팔 하나 정도는 잘라줄 수 있을 만큼 존경스러운데 어쩌란 말인가.
솔직히 표트르를 만났을 때보다 나폴레옹을 만났을 때가 더 기쁘고 마음이 벅찼다. 아마 내가 원래부터 표트르보다 나폴레옹에게 더 호감과 지식이 있었던 탓이리라. 그게 일반적인 현대 한국인의 상식으로 생각해도 더 자연스럽고.
그래서 더더욱 상희의 빈자리가 느껴진다. 상희가 지금 나와 함께 있었다면, 과연 우리는 나폴레옹의 자연사라는 원래 세계에서는 일어나지 않은 사건에 관해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었을까. 새삼 그 빈자리가 아쉽다.
12.
예전부터 궁금하던 문제, 나폴레옹의 후계자는 누가 될 것인가 하는 문제의 답도 부고를 전달하러 온 마르슬랭 자작을 통해 들었다. 역시나 예상했던 그대로였다.
“예상했던 대로로군.”
“다들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지요. 그분보다 나은 다른 적임자도 없고 말입니다.”
누벨 프랑스 의회가 선출한 나폴레옹의 후계자는 마타모로스 공작, 외젠이었다. 정식으로 책봉된 황태자는 아니지만 모두가 나폴레옹의 후계자로 간주했던 의붓아들 말이다.
나폴레옹은 마지막 순간에 와서도 외젠을 황태자로 책봉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누구보다 신뢰하는 측근으로 옆에 두었고, 이는 주변 신하들에게 황제의 의중이 어디 있는지 확실히 알려주었다. 누벨 프랑스 상원은 그 뜻을 받아들여 만장일치로 외젠을 후계자로 선출했다.
“다만 마타모로스 공작은 정식으로 책봉된 황태자가 아니므로 선 황제 폐하의 뒤를 이어서 황제로 즉위하지는 않았습니다. 누벨 프랑스 제국의 집정관으로서 폐하를 대리하여 제국을 통치하게 될 예정입니다.”
정당한 권리를 가진 군주의 대가 끊기는 바람에 대신 섭정이 대를 이어 통치한 어떤 나라 설정이 떠오르는 상황이다. 어느 유명한 판타지 소설에도 그런 나라가 있었고, 현실 역사의 헝가리도 그랬었다. 바다 없는 나라의 해군 제독이 섭정이 되어 왕 없는 왕국을 다스렸지.
다만 섭정들이 수십 대를 통치한 그 소설 속 나라와 달리 헝가리에서 섭정 통치는 세습에 실패했다. 2차 세계대전 때문에 나라가 망하면서 체제가 붕괴한 탓이었다.
누벨 프랑스에서는 과연 집정관 지위가 세습될까? 하지만 안 될 것 같다. 외젠은 자식이 여럿 있기는 하지만 나폴레옹을 따라 신대륙으로 오면서 사실상 연을 끊었다. 편지만 가끔 주고받을 분인데 어찌 데려다가 후계자로 삼겠는가.
“그러면 공작의 후계자가 될 다음 집정관은?”
“역시 의회에서 봅게 되겠지요.”
누벨 프랑스 상원이 외젠을 후계자로 선출한 건 그가 나폴레옹의 양자일뿐더러 유능하기 때문이다. 나폴레옹의 최측근으로서 누벨 프랑스를 세웠고, 그 나라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 중 하나다.
과거 한때는 나폴레옹이 죽으면 그의 카리스마에 의존하는 나라인 누벨 프랑스도 곧바로 붕괴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나폴레옹은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재위하면서 누벨 프랑스라는 나라의 기반을 단단히 다졌다. 그 없이도 나라가 유지될 만큼 말이다.
누벨 프랑스 의회는 그 체제를 가장 잘 유지할 사람으로 외젠을 선택했다. 내가 보기에도 나폴레옹의 유산을 지켜나갈 사람으로 그 이상 가는 적임자는 없을 것 같기는 하다. 단 한 가지 걱정되는 부분이라면, 그도 이미 나이가 63세라는 사실이다.
63세라면 내일 죽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다. 나폴레옹이 75세까지 장수하도록 돌보는 데 큰 역할을 한 황궁 의료진들이 외젠의 건강도 살피고 있다지만, 그래 봐야 십 년 안팎에 불과하다. 그 이상은 아무래도 어려우리라.
고로 외젠은 뭔가 새로운 정책을 시도하기보다는 나폴레옹이 펼친 정책들을 유지, 보완해 나가는 데 통치의 중점을 둘 수밖에 없으리라. 그리고 후계자를 찾는 일에도.
나폴레옹이 외젠을 황태자로 책봉하지는 않았다고 해도, 그는 사실상 의회에 외젠을 자기 후계자로 선정해달라고 추천한 거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니 외젠에게도 같은 일을 해야 할 동기는 충분하다.
“혹시 안남에 있는 선황제 폐하의 조카….아칸소 대공자가 후계자의 권리를 주장하고 나설 수도 있지 않겠소? 그러면 마타모로스 공작이 받아들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은데.”
마르슬랭 자작은 나삼이 백부에게 메스칼레로 백작위를 받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고로 그 앞에서 백작으로 칭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아칸소 대공 루이 – 이쪽은 아직 살아있다 – 의 아들임은 분명하므로 대공자(大公子)로 호칭한다.
“나이로 보면 딱 적절한 후계자잖소. 마타모로스 공작을 섭정으로 삼아 황제로 즉위하면 아귀가 맞는다고 생각할 사람들도 많을 거고.”
예전부터 걱정하던 일 중 하나다. 못난 나삼이 황제가 된다면 기껏 나폴레옹이 피땀 흘려 건국한 누벨 프랑스가 멸망하고 미국에 흡수될지 모른다고 말이다. 프랑스 본국이야 워낙에 저력이 있으니 전쟁 몇 번 진다고 망하지 않겠지만, 신생국인 누벨 프랑스는 불안했다.
다행히 나폴레옹이 생각보다 훨씬 장수하며 나라 기반을 정말 단단히 다져 놓기는 했다. 하지만 나삼이 제위에 오르면 다 날려 먹을 것 같다는 생각은 여전히 하고 있다. 안남에서 요즘 맹활약하면서 열심히 돈 버는 거 보면 의외로 능력이 있어 보이긴 하지만…..
‘사업가로 활약하는 능력과 통치자로 나라를 다스리는 능력은 다를수밖에 없으니.’
나삼이 안남에 간 지 벌써 1년이 넘었다. 정확히 어떻게 사업을 운영하는지는 내가 따로 파악을 안 하고 있긴 한데, 상당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건 분명하다. 공식적인 동인도회사 매출 말고 자기 주머니에도 상당한 뒷돈을 챙길 만큼.
어쩌면 누벨 프랑스에서도 그 수완을 보고 나삼을 지지하는 세력이 형성됐을 수도 있다. 뭐, 사람 마음은 모르는 거 아닌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저희 누벨 프랑스 외무부에서는 아칸소 대공자를 딱히 좋게 보지 않는다는 말씀은 드릴 수 있겠습니다만…..”
나삼이 유럽에서 자기가 백부의 후계자라며 허풍을 치고 다니고, 오를레앙 공작을 통해서 잠깐이나마 부르봉 왕가에 충성한 게 결정적인 문제였다. 반동정치의 핵심이었던 루이 19세 앞에 무릎을 꿇었던 자를 어찌 통치자로 받들 수 있겠냐고 했다.
“다음 집정관으로 누가 취임할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아칸소 대공자가 집정관 자리에 앉기는 힘들 겁니다. 제위에 오르는 것 역시…..”
“흠, 알겠소.”
누벨 프랑스의 향후 진로에 관해 생각하며 예전에 만났던 외젠의 얼굴을 떠올렸다. 아마 외젠의 성품이라면 개인적인 친분 때문에 무능한 자를 후계자로 꼽지는 않을 거다. 분명히 자기가 고를 수 있는 사람 중 최선의 후보를 선택하겠지.
나폴레옹이 죽었으니 그 기회를 틈타 기어오르려는 자들이 없지는 않을 거다. 하지만 그 정도는 외젠이 다 제압할 수 있다. 지금 신대륙에 외젠을 능가하는 장군이 하나라도 있나? 있으면 덤벼 보라고 해.
내일부터 국정에 복귀할 테니….나가면 누벨 프랑스에 보낼 사신부터 뽑아야겠다. 고인을 조문하면서 외젠의 집정관 취임 축하도 해야 하니, 진위사와 축하사를 별도로 해서 두 명을 보내야 하려나.
13.
누벨 프랑스에 보낼 진위사로는 숙부 전왕을 보내기로 했다. 차녀인 황양공주를 일본으로 시집보내서 우리와 일본 막부, 일본 황실 사이에 삼각동맹을 맺게 해준 그 양반 말이다.
청나라 봉선에 다녀온 효왕을 또 보내려는 생각도 해봤다. 하지만 효왕은 바깥나들이라면 진저리를 쳤다. 정말 가기 싫다는 사람을, 왕복에 1년은 잡아야 할 길을 또 보내는 것도 좀 미안해서 다른 사람을 보내기로 했다.
“미주에 도착하면 동미주지사 박규수와 함께 신불랑으로 가십시오. 잘 안내해줄 겁니다.”
“알겠습니다, 폐하.”
다행히 전왕은 선뜻 임무를 수락했다. 올해 46세로 아직 젊기도 하고, 종친으로서 함부로 가볼 수 없는 미주 땅을 구경할 기회를 잡아서 다행이라고 여기는 듯했다.
박규수를 축하 사절로 붙여 보내는 건 박규수가 그동안 동미주에 있으면서 누벨 프랑스나 멕시코 등 주변국과의 교섭에 놀라운 재간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내가 태후 때문에 수시로 짜증을 내면서도 뭐라고 못 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들이다. 박규원, 박규수.
태후의 집안인 이 박씨들이 유능하게 제 할 일을 다해주니 태후를 건드리기가 곤란하다. 태후를 건드리면 이들과의 관계도 망가질 테니 말이다.
태후도 그 사실을 알고 있어서 자기 오라비와 사촌 동생을 배경으로 두고 여유를 부린다. 이들을 핵으로 하는 태후 계열 관료의 수도 무시할 수준은 아니다. 예전에 태후에게 섭정을 맡겼을 때, 은근히 자기 입김 닿는 사람 여럿 기용했더라.
무능한 놈들을 연줄로 집어넣었으면 내가 돌아와서 다 잘라버렸을 테지만 그렇지 않았다. 그쪽의 최고 수뇌라고 할 기정진과 이광로의 입김이 닿아서인지, 제법 유능하고 실력 있는 사람만 골라서 집어넣었다. 그래서 그냥 둘 수밖에 없었고.
아무튼 이들을 누벨 프랑스에 보낼 사자로 뽑으면서 나폴레옹과의 인연은 대충 마무리를 지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엉뚱한 제언이 올라왔다.
“폐하. 신불랑 황제는 천하를 주름잡는 패자였습니다. 그러니 그 무위를 기리고 존승하는 의미에서 무묘에 배향하면 어떻겠습니까?”
“….뭐라고?”
나폴레옹의 사실상 후계자인 외젠은 집정관이 된다고 했으니 이제 누벨 프랑스에 황제는 없다. 그래서 그냥 ‘신불랑 황제’라고 하면 앞으로도 쭉 나폴레옹 한 사람을 가리키게 된다. 그러니 그냥 황제로 칭하는 건 좋은데….뭐? 무묘?
무묘에 배향된 이들은 모두 우리 대한의 무장들이다. 그런데 뭐? 나폴레옹? 다른 나라의 군주를 어찌 감히 무묘에 모신단 말인가?
“우리 무묘에는 이미 무성왕과 관왕이 모셔져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 신불랑 황제를 함께 모셔도…..”
“그 입 닥치라. 무성왕 강태공은 주나라 문왕과 무왕의 신하였지 독립된 군주가 아니었다. 어찌 타국의 군주를 그 나라 법도도 무시하고 무묘에 모시자는 망발을 지껄인단 말인가.”
왜, 아주 알렉산드로스랑 카이사르, 한니발부터 전부 무묘에 모시자고 하지. 그러고 보니 옛날에 장조 시절이었나, 실제로 그런 소리를 지껄인 놈들이 있었던 것도 같고.
“신불랑 황제에게 존승을 보내고 싶다면 무묘 배향은 필요 없다. 강무관에 황제의 흉상을 놓아 그 이름을 기리고 생도들에게 보여준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흉상은 내가 가지고 있던 거 넘겨주면 되겠지. 나폴레옹은 그전에도 내게 자기 초상화나 청동으로 주조한 흉상 같은 걸 보내주곤 했다. 대여섯 개 가지고 있으니, 강무관에 하나쯤 보내주는 건 어렵지 않다.
그나저나 흉상을 전시하다니….정말 나폴레옹이 죽어서 역사 속 인물이 되었구나. 괜히 또 아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