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s be a great soldier RAW novel - Chapter 2059
4부 443화(2059화)
6.
임칙서가 탄 가마가 기기국 정문을 들어섰다. 미리 소식을 듣고 기다리던 기기국 상무관 고벽진이 급히 달려와서 허리를 숙였다.
“오셨습니까, 흠차대신 대인.”
“음. 잘 있었는가.”
이곳 금릉 기기국은 지난 함화 5년(1841)부터 본격적으로 건설에 들어가서 단 2년 만에 완공한 후송 최대 규모의 무기 공장이다. 임칙서가 영국에서 들여온 기계들이 채워져 있어 무기는 물론이고 무기를 생산하는 원료인 철재도 직접 만든다.
임칙서는 수도 남경에 있는 이 금릉 기기국 외에도 한양과 항주에 병공창(兵工廠))을 세워 신식 무기를 생산하게 했다. 이 두 곳은 한 해가 늦은 작년부터 가동에 들어갔는데, 덕분에 금릉 기기국의 부담이 많이 줄었다.
특히 한양 병공창은 한양으로 밀고 들어오는 홍적의 맹공을 저지하는 데 아주 큰 공헌을 했다. 우수한 총포와 탄약을 스스로 생산함은 물론이고, 좌종당의 지도에 따라서 귀갑차를 제작한 장소도 여기였다.
“딱 적절한 때 완공했지. 안 그랬으면 지금만이 아니라 훗날…..”
“그렇습니다. 역시 흠차 대인께서 선견지명이 있으셨습니다.”
새 병공창들이 신식 무기를 생산하기 시작할 때쯤 홍적들도 훨씬 우수한 총을 만들어서 싸움터에 가져오기 시작했다. 유감스럽게도, 새로 건설한 병공창에서 만든 총보다 홍적들이 가져온 총이 질이 더 좋았다. 그래도 새 총으로 상대할 만큼은 되었다.
어디 그뿐인가. 홍서당보다 버거운 후송의 최대 숙적, 청나라도 한국의 지원을 받아 신식 무기를 생산할 새 병기공장을 여럿 세웠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병공창 건설이 조금만 늦었으면 홍적들만이 아니라 청나라보다도 뒤떨어지는 무기만 가지게 될 뻔했다.
“하지만 우리도 이제 발판을 만들었으니 꾸준히 기술을 발전시키면 저들을 앞설 수 있을 겁니다. 한국이라고 해도 계속우리 앞에 있지는 않을 것이고요. 비행선이라는 것이 두려워 난리가 난 모양이던데, 그까짓 것이야 더 크고 강한 대포를 만들어서 쏘면 될 게 아닙니까.”
지금 당장이야 물론 안 된다. 고벽진도 인정했다. 하지만 언젠가는 하늘을 향해서 쏠 수 있으며 포탄도 그만큼 멀리 날아가고 정확하게 맞힐 수 있는 대포가 나올 것이다. 임칙서도 그 예측이 옳을 것이라고 수긍했다.
“그래, 언젠가는 그런 대포가 나오겠지. 이제 최신 병공창만 네 곳이나 지었으니.”
앞서 언급한 세 곳 외에 광주에도 올해부터 최신 병공창이 들어섰다. 다만 광주 병공창은 조정에서 직접 설립한 다른 세 곳과 달리 양광총독부가 자체적으로 건설했다. 공장 설립에 들어간 돈은 광주를 기반으로 하는 상인집단인 13공행이 제공했다.
“광주가 홍적에게 휩쓸리면 자기들도 무사하지 못할 테니, 당연한 선택이겠지.”
대포 포신을 연마하는 직공들 옆을 지나가면서 임칙서가 중얼거렸다. 최신 무기를 생산할 병공창은 당연히 많을수록 좋지만, 그게 조정이 아니라 지방 세력인 양광총독부의 손에서 움직인다는 건 별로 기분좋은 일이 아니었다.
한양은 괜찮다. 이번 반란 때문에 한양도통부가 가진 세력은 거의 궤멸했고, 조정에서 그 영역을 회수하는 건 전혀 어렵지 않은 상태다. 하려고만 하면 당장이라도 할 수 있다.
장사가 함락되었을 때만 해도 한양도통사 이금에게 그 책임을 물어 처리하지 못했다. 그 휘하에 거느린 20만 대군이 어떻게 움직일지 예측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놈이 홍서당으로 넘어가거나 청나라에 투항이라도 하면 곤란했다.
하지만 이제 한양, 무한삼진에는 이금의 군사보다 중앙에서 파견한 군사들이 훨씬 많다. 조정에서, 임칙서가 마음만 먹으면 한양도 통부를 해산하고 조정이 직접 다스리는 영역으로 되돌릴 수 있는 거다.
그러나 양광은 다르다. 양광총독 임지평은 형주도통부가 무너지자 한층 더 자유로워졌다. 인접한 도통부는 이제 정주도통부 하나뿐이고 자기 구역에서 활동하는 영국군, 일본군과의 친분 강화에도 열심이다. 마치 여차하면 저들과 동맹을 맺기라도 할 것처럼.
“그래서 그 소문이 요즘 퍼지는 것 같기도 하고…..”
공장을 둘러보던 임칙서가 무겁게 한숨을 쉬었다. 고벽진이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였다. 그도 ‘그 소문’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임칙서를 따로 불러 독대한 송태후가 한숨을 쉬었다. 요즘 태후는 한숨이 부쩍 늘었다. 한숨을 쉬지 않는 순간이 거의 없어서 건강이 우려될 정도다.
“흠차대신께서는 그자가 돌아와서 홍적을 무찌르고 다닌다는 그 소문을 어찌 생각하시오. 그게 정말이긴 하오?”
“아닙니다, 태후 폐하. 요주도통부에서 분명히 보고했지만, 그자가 홍적과 싸우는 전장에 나선 일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송태후는 망명한 한왕 조심원을 오직 ‘그자’라고만 불렀다. 분명 공식적으로는 역적이지만 그가 실제로는 아무 죄도 짓지 않았다는 사실을 그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기도 했고, 이미 한참 전에 죽었다고 처리된 사람을 굳이 더 모욕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기도 했다.
“한군 내에 누손에 거주하는 우리 화인(華人)으로 편성한 부대가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 부대는 싸움에 아예 나가지 않는다고 합니다.”
송태후는 고민에 빠졌다. 누손에서 은거하고 있을 조심원이 돌아와서 홍적과의 싸움에서 용명을 떨친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 만약 소문이 사실이라면, 이는 한국이 조심원을 돕고 있다는 의미다. 누가 그에게 병력과 무기를 대주었겠는가.
“하지만 그게 헛소문일 수도 있지 않소? 본래 전란이 벌어질 때는 온갖 낭설이 떠도는 법 아니오.”
“맞습니다, 태후 폐하. 그자는 외지에 그대로 있고, 그저 누군가가 퍼뜨린 소문만 나돌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송태후가 또 한숨을 쉬었다. 한때 좀 호전되는 것 같던 전황은 동맹이라던 자들이 욕심을 챙기며 소극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고, 홍적이 새로 제작한 무기와 용병을 다수 동원하면서 또 지지부진해지기 시작했다. 답답할 수밖에 없다.
이런 판국에 나라의 기둥이 되어야 할 천자는, 자기 아들은 여전히 답이 없는 파락호다. 후궁에서 술과 미약, 미녀에 파묻혀 살다가 열흘에 한 번 신하들 앞에 나타나 도장만 실컷 찍고 가버리는 방탕한 생활이 벌써 10년에 접어들었다.
진심으로 궁금했다. 아니, 저렇게 사는 생활이 도대체 사는 건가. 저렇게 살면서 즐겁기는 한가. 저럴 거면 대체 왜 사는가.
아직 황태자도 없다. 자식이야 숱하게 많으나 황후 소생으로 태어난 적자가 없다. 겨우 태어난 적자는 다 자라지도 못하고 병으로 죽었고, 서자 중에서 하나를 뽑자는 소청을 받은 황제는 ‘내가 이제 겨우 서른셋인데’ 벌써 후사를 논한다는 이유로 해당 대신을 파직했다.
평소 조정 일에 손도 까딱 안 하는 황제가 몇 년 만에 딱 하나 직접 내린 황명이 ‘저놈의 관직을 박탈하라!’였다. 신하들이 황당해하면서도 후사 문제에 입을 다물 수밖에 없다.
그 꼴을 보면서 송태후는 저 머저리를 낳은 자신의 배를, 그리고 그 머저리를 황위에까지 올릴 생각을 한 자신의 머리를 저주했다. 멍청이를 제위에 올린 것까지야 어쩔 수 없었다고 하더라도, 조심원만은 죽이려 들지 말았어야 했다는 후회도 했다.
다른 못난 황자들을 다 죽였더라도 조심원이 ‘공식적으로’ 살아있었다면 지금 두 어깨를 짓누르는 이 무거운 짐을 나눠서 질 수 있었으리라. 황제의 아우가 나랏일을 좀 처리한다고 해서 나무랄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
가끔은 차라리 자신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태자를 폐한 뒤에 한왕 조심원을 황제로 세우고 뒷배 노릇을 하는 편이 훨씬 나았겠다고 생각할 때도 있다. 그러면 조심원도 자기를 함부로 대하지는 않았으리라. 자신은 황후로서 형식상 모든 황자의 어머니였으니까 말이다.
“차라리 그자가 정말로 돌아와서 정말로 홍적을 무찌르고 공적을 세웠다면 좋았을 것을.”
태후가 뇌까렸다. 임칙서가 흠칫하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태후 폐하, 그게 무슨 말씀이시옵니까? 그자는 역적….이라 선포하지 않으셨습니까?”
“역적이라 해도, 공을 세워 죄를 씻을 수 있지 않소. 이미 죽었다면 용서할 수도 없지만, 화재로 죽지 않고 살아서 피했다가 다시 돌아와 진짜 반적을 무찌름으로써 죄를 씻고자 한 이를 용서하고 지위와 신분을 돌려주는 건 쉬운 일이오.”
아니, 용서가 아니라 누명을 벗은 것으로 해도 된다. 애초에 죄를 지은 일이 없으니만큼 당시의 조작된 증언과 증거가 허위였다고 공포하기만 하면 되는 거다. 그러면 한왕 작호도 되돌릴 수 있고 다른 직책과 재물을 주어 회유할 수도 있다.
송태후의 자비로움을 과시할 기회가 되지는 않으리라. 도리어 옛 피바람을 떠올린 이들이 송태후가 제가 씌운 누명을 도로 벗겼다며 비웃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의 송태후로서는 자기 짐을 덜어줄 사람이 나타나기만 하면 그 정도는 얼마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하는 편이 그자가 한황의 지원을 받아 반란을 일으키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소.”
“하지만 태후 폐하. 그자가 그동안 쌓인 원한 때문에 폐하께서 내리시는 지위를 기반으로 세력을 이루어 반란을 일으킬 위험도 있지 않습니까?”
“내가 알던 그자라면 그렇게까지 하지는 않을 거요. 내가 아는 그 자라면…..”
송태후는 말끝을 흐렸다. 10여 년에 걸치는 망명 생활이 조심원의 심성을 어떻게 바꾸어 놓았을지 자신할 수 없는 까닭이다. 그 점에서는 임칙서 역시 마찬가지였기에 뭐라고 나서 말할 수가 없었다.
“….상황이 그렇게 되었네. 태후께서 어떤 결정을 하실지 모르지만, 자네도 관련된 일이니 알아는 두도록.”
고벽진은 상장군 고문휘의 장남으로 본래 시위군 정4품 편장군으로 있었다. 하지만 그의 부친인 고문휘가 한왕과 함께 한국으로 망명했으니 시위군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고문휘가 공식적으로는 화재로 사망했기에 그도 처벌까지는 안 받았을 뿐이다.
시위군을 그만두고 하릴없이 지내던 그를 기기국에 꽂아준 건 임칙서였다. 임칙서는 분명 일이 잘 풀릴 날이 있을 거라며 고벽진을 위로했고, 그 덕분에 고벽진은 다소 기운을 차릴 수 있었다. 하지만 부친과 한왕이 다시 돌아오는 건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과연 한왕이 복권하고 부친이 돌아올 수 있을까. 이루어지면 좋겠지만 기대하기는 힘든 일이다. 한왕을 따라 고생하고 있을, 노쇠한 부친을 걱정하면서 고벽진이 임칙서 몰래 깊은 한숨을 쉬었다.
7.
한국군이 운용하는 비행선은 태평천국이 맞이한 가장 골치 아픈 적이었다. 도무지 상대할 방법이 없었다.
“송구하옵니다, 천왕 폐하. 도저히 저들의 비행선을 떨어트릴 방법이 없습니다.”
천왕 홍수전이 인상을 썼다. 다섯 대로 늘어나기까지 한 한군의 비행선이 마음껏 하늘을 누비고 다니는데 신통한 대책을 내놓는 수하가 하나도 없는 탓이다.
“아무리 하늘에 뜬 물건이라 해도 대포를 잘 겨냥해서 쏘면 맞힐 수 있을 것이다. 그것도 못 한다는 말이냐?”
“소, 송구하옵니다.”
총을 잘 쏘는 자는 날아가는 새를 총으로 쏴 맞혀 잡을 수 있다. 그렇다면 포를 잘 쏘는 자가 날아가는 비행선을 맞히는 것도 얼마든지 해낼 수 있는 일 아닌가.
물론 보통 대포는 하늘을 향해 쏠 수조차 없다. 하지만 홍수전은 거의 수직으로 포를 쏠 수 있는 신형 포가를 고안했다. 그리고 한국군을 상대하는 장수들에게 그 도면을 보내 같은 구조의 포가를 양산 하고, 비행선이 나타날 때 요격하도록 했다.
하지만 거둔 성과는 형편없었다. 수천 발이나 되는 포탄이 하늘로 날아갔건만 단 한 척의 한국군 비행선조차 격추하지 못했다. 헛되이 허공을 가르다가 다시 떨어진 포탄에 머리통이 깨지고 팔다리가 부러진 사상자 수백 명이 발생했을 분이다.
여기에는 대공용 포가의 구조 문제 탓도 있었다. 대포를 발사할 때의 반동을 견디기 위해 너무 튼튼하게 만든 탓에 각도 조절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포탄이 빗나가도 바로 조준을 수정할 수 없을뿐더러, 비행선이 우회해 버리면 쫓아갈 수도 없었다.
귀갑차는 땅에서 굴러다니니 어떻게든 상대할 수 있다. 함정을 파도 되고 도로를 막거나 지뢰를 묻어도 된다. 하지만 하늘을 주유하는 비행선은 상대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생각다 못해 화전을 쏘아보았으나 화전은 대포보다 더 맞지 않았습니다. 기구에 불이 날 것을 각오하고 기구 위에서 쏘기도 했으나 마찬가지였습니다.”
혹시나 했던 일은 역시나 일어나는 법이었다. 화전(火衛, 로켓) 수 백발을 싣고 비행선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던 기구에서 적이 나타나니 화전에 불을 댕겨 일제히 쏘려고 했는데, 그 불꽃이 남은 화전에 인화되면서 대폭발을 일으킨 적이 있었다. 당연히 작전은 실패했다.
심지어 그 기구 한 대만 폭발한 것도 아니었다. 싣고 있던 화전이 사방으로 발사되면서 함께 떠 있던 기구 여덟 대가 여기에 맞아 몽땅 추락했다. 이 기구들이 싣고 있던 화전들도 인화되어 사방으로 튀어 나갔다. 지상에 있던 진영도 불벼락을 맞고 아수라장이 되었다.
대한군 비행선은 이 황당한 꼬락서니를 끝까지 지켜보더니 투항하라는 선전문을 뿌리고는 그냥 돌아가 버렸다. 애초에 폭격하러 온 것도 아니었던 거다.
“저희는 애를 썼습니다만….송구하옵니다, 폐하!”
땅바닥에 머리를 박은 사자를 보면서 홍수전이 인상을 찌푸렸다. 분명 한국군이 강하기는 하다. 하지만 저들도 사람일진대 어떻게 이렇게 밀리기만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사용하는 무기의 질도 그다지 뒤떨어지지 않을뿐더러, 병력은 이쪽이 압도적으로 많지 않은가.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뿐이다. 날아가는 새를 잡을 수 없다면 둥지를 털면 되는 법. 적이 비행선을 세워두는 진영을 습격하면 될 게 아닌가. 야습이 좋겠군.”
“송구하오나 그 방법도 이미 몇 번이나 시도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도무지 비행선을 덮쳐 불태울 수가 없었습니다.”
한국군은 비행선이 뜨고 내리는 군영 주변에 철통같은 경계를 펼쳤다. 특히 야간에는 그 근처에 접근하기도 어려웠다.
그동안 태평군에서는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구경하러 온 것처럼 위장해서 접근한 뒤 비행선 기지를 파괴하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매번 잡혔다.
한국군은 야간에 진영 주변을 순찰하면서 사람만 나서지 않았다. 종종 개를 끌고 다녔다. 사람의 눈을 간신히 피한 자들도 개의 코와 귀는 속이지 못하고 붙잡히기 일쑤였다.
다른 진영에는 이런 개들이 없었다. 오직 대장군이 있는 본진과 비행선이 있는 진영에만 개들이 순찰하며 지키고 있었다.
“대군으로 야습하라. 적어도 수천 명을 들이밀면 그중 백 명쯤은 비행선이 있는 이륙장에 도착할 터, 그 인원이면 비행선쯤은 쉽게 부술 수 있다.”
홍수전은 비행선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까짓 물건이야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부술 수 있으니까. 다만 그걸 두려워하는 부하들의 마음이 문제였다.
“폐하. 갈장군이 찾아왔습니다.”
“오, 그래. 들라 하라.”
‘갈 장군’은 서나라를 통해 태평천국에 무기와 공작기계, 용병과 기술자를 공급하는 일을 담당하는 실무자다. 홍수전은 대금을 늘 풍족하게 치렀으므로 사이는 무척 좋다.
“안녕하십니까, 천왕 폐하. 주문하신 새 공작기계를 가져왔습니다.”
세르히오 로페즈 가르시아, 일명 ‘갈 장군’이 홍수전 앞에 나타나서 정중하게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이단자들의 두목이라지만 그건 아무 문제 없는 일이었다. 그에게, 그리고 그 뒤에 있는 진정한 혁명의 군주이자 황제의 계승자에게 돈을 대 주는 사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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