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s be a great soldier RAW novel - Chapter 2101
4부 485화(2101화)
북경에서 새로 들어올 사람에 대한 기대가 차오르고 있을 무렵, 남경에서는 조만간 떠날 이를 안타까워하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미안하구나, 정말 미안해 내가 네게 정말로 큰 죄를 지었다 ”
송태후의 두 눈에서 눈물이 쉬지 않고 흘렀다. 태후의 나이 올해 쉰여섯, 그동안 한 번도 겪어보지 않은 슬픔으로 가슴이 터지는 것만 같았다. 그래서 어린 손녀에게 용서를 빌고 또 빌었다. 너무나도 미안했다.
“아닙니다, 할마마마. 이 나라의 황실에 태어났으면 마땅히 황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해야지요.”
태후의 맏손녀 인 영화공주가 두 손으로 송태후의 손을 꼭 잡았다. 결의에 찬 어조였지만 손은, 그리고 목소리는 눈에 띄게 떨리고 있었다.
“무엇이, 한이 북적과 국혼을 맺었다고!”
그날, 한양에서 날아든 보고를 받은 송태후는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홍서당 토벌에서 빠져나가겠다는 외병들을 붙드는 일도 잘 되지 않아 속이 터지는 참인데 날벼락이 떨어지고 있었다.
“그러하옵니다, 태후 폐하! 한황이 북적의 청혼을 받고서 자기 하나뿐인 적녀, 정현공주를 북적의 황태자에게 시집보내기로 약조했다고 하옵니다!”
공사 송문호가 보낸 전문에는 그가 느낀 충격과 공포가 그대로 적혀 있었다. 루스 공주가 한실로 시집을 온다는 소식을 전했을 때와는 그 궤가 전혀 달랐다.
한국과 루스야 혼인하든 말든 후송과 아무 상관도 없었다. 하지만 청나라는 다르다. 청과 한이 혼인으로 동맹을 맺는다면 양국이 합세해서 후송으로 진공할 위험이 있다. 마치 2백여 년 전 태조 시대처럼.
“태후 폐하, 이런 중대한 일을 미리 파악하지 못한 주한 공사를 당장 소환하소서!”
“옳습니다! 당장 그 목을 쳐서 죄를 물어야 합니다!”
조정이 발칵 뒤집혔다. 몇 년에 걸쳐 함께 홍적과 싸우면서 겨우 한국과의 우호를 전보다 훨씬 돈독하게 했는데, 청나라가 결혼 한번으로 간단히 그 우세를 뒤집었다. 난리가 안 날 수가 없다.
주한 공사 송문호는 두 나라 사이에 오가는 국혼 논의를 저지하기는커녕 미리 파악하지도 못했다. 당연히 그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잇달았다.
송문호는 태후의 일가다. 하지만 태후도 차마 이런 큰 사태를 파악하지도 못한 큰 죄를 덮어줄 수는 없었다. 결국 송태후가 손을 들었다.
“그대들의 뜻은 알겠소. 그러면 누가 송 공사 대신 한성에 가서 이사태를 수습하겠소?”
“…..”
“전상서, 그대가….”
“송, 송구하옵니다, 태후 폐하. 소인은 몸에 병이 있어 배를 탈 수 없는 관계로….”
문제는 누구도 그 뒷감당을 하겠다고 나서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태후가 지목하는 이들도 죄다 부임을 고사했다. 결국 가겠다는 사람이 없어서 송문호는 공사자리를 지키게 되었다.
그 뒤로 황궁에서는 이 상황을 대체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를 두고 골머리를 앓았다. 몇몇 신하들은 도장을 찍으러 나온 황제에게 이 사태를 알리고 결단을 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중대한 사건을 접하고도 황제는 별 반응이 없었다.
“그런 일은 태후께 여쭙도록 하여라. 이제까지 태후께서 나라를 다스리셨으니, 이 사태를 수습할 방안도 태후께서 가지고 계실 게 아니냐.”
그렇게만 대답하고는 산처럼 쌓인 문서에 읽지도 않고서 줄줄이 도장을 찍더니만 휙 하고 나가버렸다. 당연히 후궁에 있는 미희들의 품으로 돌아간 거다.
혹시나 했던 중신들은 절망감만 맛본 채 태후에게 돌아가야 했다. 아들에게 아무 기대도 안 하고 있던 태후는 이들을 맞아 머리를 맞대고 타개책을 고민했다.
“우리도 한실과 인연을 맺어야 합니다, 태후 폐하.”
“말은 좋지만, 가능한 일이겠소? 이제까지 한 번도 성공하지 못한 일 아니오.”
백 년 전 현종 시절부터 한실과의 통혼을 추진했지만,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었다. 한국 측에서는 혼인하더라도 군왕비 이상은 꿈도 꾸지 말라는 태도를 견지했고, 후송 측에서는 그런 굴욕적인 혼사를 받아들일 생각이 없었다.
이쪽에서 공주를 보낸다면 황후 자리는 보장받아야 마땅했다. 하지만 한국 측은 황태자비 자리에 절대 외국 황실 여인을 들이지 않았고, 백 년이 지날 동안 혼담은 한 건도 성사되지 않았다.
“황상의 소생인 여러 공주 중 하나를 보내 한황의 황자 중 하나와 짝짓는 것은 어떻겠소? 그러면 균형이 맞지 않겠소?”
송태후 자신이 낳은 딸을 비롯해서 선황 소생 장공주들은 모두 이미 혼인한 지 오래다. 고로 다음 항렬에서 후보를 찾아야 했고, 격에 맞추려면 보낼 수 있는 후보자는 현 황제인 함화제의 딸들밖에 없다.
“태후 폐하. 한황의 적장녀와 북적의 태자가 혼인한다고 합니다. 뒤지지 않으려면 우리도 동급으로 혼인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떻게 동급으로 혼인할 수 있소? 한황에게는 황태자가 한 명뿐인데, 이미 루스 공주와 혼인하기로 한 태자가 그 혼인을 깨고 우리하고 혼인할 리도 없지 않소?”
후송에는 황태자가 없으니, 한성에 사신을 보내서 황태자비로 모실 공주를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 후궁 소생 친왕들의 비로 공주를 달라고 하면 도리어 한국 황실의 화만 돋울 게 뻔하다.
“태후께서 극히 분노하실 것 같사오나…사실…한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뭐요? 일단 말해 보시오. 들어야화를 내든 말든 할 테니.”
호부상서 유지평이 무척이나 주저하다가 겨우 입을 열었다. 그리고 정말로 태후가 화를 낼 내용이었다.
“황상의 적장녀이신 영화공주께서….한국 태자의 후궁으로 들어가신다면 태자비가 되는 것 못지않게 두 나라 사이가 가까워질 수 있을 겁니다.”
“무엇이라고!”
격분한 송태후가 의자 손잡이를 움켜쥐었다. 다른 대신들도 어찌 황제의 적장녀를 태자의 정비도 아니고 후궁으로 보낼 수 있겠느냐고 격한 반대를 퍼부었다. 격노한 태후의 입에서 불호령이 떨어지려는 참에 유지평이 급하게 다음 말을 주워섬겼다.
“루스 공주와 혼례를 올리려면 아직 5년은 더 있어야 한다고 들었습니다. 그 틈을 노려서 공주께서 먼저 한의 태자를 품으신다면 어찌 우리가 불리하겠습니까? 공주께서 비록 정비는 아니라 하여도 한의 태자가 공주께 먼저 정을 붙이면 그 위상이 정비 못지않을 것입니다.”
유지평의 주장은 영화공주를 하루빨리 한성에 보내서 태자의 조강지처로 만들어 버리자는 말이었다. 그러면 나중에 정식으로 혼인한 러시아 공주보다 더 입지가 튼튼할 거라면서.
이것이 송태후의 귀에는 좀 떨떠름하기는 해도 그럴듯하게 들렸다. 그래서 시도해 보기로 결단을 내렸다. 서쪽에 나가 있는 임칙서에게도 조언을 듣는 편이 좋겠다는 생각도 했지만, 그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릴 수가 없었다. 당장 예부에 서한을 작성하라는 명을 내렸다.
“저 한 몸 바쳐서 이 대송의 천하가 조금이라도 편안할 수 있다면 어찌 망설이겠습니까. 기꺼이 가야지요. 한국의 비행선단이 이 남경 하늘에 나타나 폭탄을 떨어트리고 낙하병을 내려보내기 전에 미리 가서 그런 일이 없도록 막아야지요.”
기어코 목소리가 울먹이기 시작했다. 입으로는 조모를 달래며 의기를 드높였지만, 공주의 속마음은 결국 본심을 감추지 못하고 조모와 함께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그때만 해도 당장 떠날 줄만 알았는데…. 할마마마 곁에 조금이라도 더 머무를 수 있어서 행복하옵니다. 떠나면 다시는 이 황도에 돌아올 수 없을 터, 솔직히 말씀드리면 조금이라도 늦게 떠나고 싶습니다….”
유리구슬 같은 눈물방울이 눈썹 끝에 맺혔다. 공주가 소맷자락으로 눈물을 찍어냈다.
“죄송하옵니다. 죄송하옵니다….”
영화공주는 용모에서는 부황을 좀 닮았으나 성품은 전혀 다르다. 황후를 닮아서 소극적인 성품에 얌전하고 나대기를 싫어했다. 태후와도 무척 가까웠다. 그래서 더 슬펐다. 미워하는 손녀였다면 아주 홀가분하게 보내버릴 수 있었을 텐데. 그렇지가 못하다.
“아니다. 나라를 제대로 돌보지 못하여 너를 한실에 후궁으로 보내게 되었으니 부끄러워 네 앞에서 얼굴을 들지 못하는 사람은 내가, 황상이 되어야 한다. 너는 잘못한 게 없느니라. 암, 없고 말고….”
태후가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았다. 그리고 손녀에게 당부했다.
“호부상서는 한태자를 네 품에 넣어야 한다느니 어쩌느니 했지만, 그런 말은 절대 마음에 두지 말아라. 네가 본래 그런 품성도 아닌데 어설픈 권모술수를 부리다가는 언제 들통나서 출궁당하는 신세가 될지 모른다. 그저 네 마음 가는 대로만 하거라.”
한국 황실의 예법을 열심히 익히고 황태자를 지성으로 받들 것. 총애를 탐내서 투기하지 말고 황궁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에 눈과 귀와 입을 닫을 것. 황태자에게 영향력을 행사해서 뭔가 이루려고 하지 말 것. 태후는 이런 것들을 세심하게 강조했다.
“네가 한실로 떠나는 그날까지도 이를 잊어서는 안 된다. 네가 황태자에게 총애받더라도 방자하게 군다면 그 총애는 곧바로 모래처럼 사라지고 말 테니까.”
“명심하겠습니다.”
송태후는 손녀를 품에 안고 오래오래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직 손녀가 한양으로 떠나려면 한참 남았건만, 한국 황실에서 보내준다는 예법 스승들도 아직 도착하지 않았건만 꼭 내일 손녀가 떠나는 것처럼 끌어안고 놓지 않았다.
4,
후송군을 상대로 하는 세 전선 모두 지금은 확실한 휴전 상태로 들어갔다. 하지만 청나라 방면의 북쪽 전선은 여전히 격전이 벌어지고 있다. 본래 청군과 같은 북방인들은 남방인이 싫어하는 겨울에 싸우기를 즐기는 까닭이다.
“하지만 우리 장졸들이 상제의 힘을 받아 열심히 적과 싸우고 있으니, 천왕께서는 심려치 마시옵소서. 우리 태평천국은 만세무궁할 것입니다!”
임석한 신하들이 일제히 상제께 만세를 바쳤다. 하지만 그 사이에 앉은 천왕 홍수전은 그 움직임에 맞춰 만세를 연호하지 않았다. 주먹으로 탁자를 내리쳐 그 깨지는 소리로 모두를 침묵시켰을 뿐이다.
“지금 그게 문제요? 그대들은 천왕세자가 적의 손에 들어갔는데 어찌 만세나 부르고 있는 거요!”
지난 6월 말(양력으로는 8월 중순), 천왕세자 홍천귀복은 부왕의 명을 받아 전선에 있는 군사들을 위문하러 갔다. 비록 대여섯 살밖에 안 된 어린아이지만 태평천국의 세자인 이상 그 의무를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는 게 천왕의 당부였다.
하지만 홍천귀복은 그 명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최전방 군영에 도착하자마자 밤중에 하늘에서 뛰어내린 한국군에게 납치되었기 때문이다. 그 보고를 들은 홍수전은 자기 자신의 무력함만 곱씹으며 노발대발할 수밖에 없었다.
먼저 그날 홍천귀복을 옆에서 수행하던 시종과 호위병 전원이 처형되었다. 주인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죄, 어떤 명목으로도 용서받을 수 없었다.
홍천귀복이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 수 없으니 한군 진영에 대한 공격도 금지했다. 귀중한 천왕세자가 공연히 아군이 쏜 포탄에 맞아 죽기라도 하면 큰일이었으니까 말이다.
그런 한편으로 홍수전은 자기가 자는 거처를 매일 바꾸고 함부로 발설하지 못하게 했다. 한군 비행선들이 혹시라도 여기까지 날아와서 밤중에 자기를 납치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들을 납치한 놈들이 아비라고 못 잡아가겠는가.
“천왕세자는 내 아들이고, 상제의 손자요! 그 아이의 안위를 위해서라면 어떤 일이든 할 수 있소. 이 태평천국의 명맥을 끊는 일만 아니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고 또 해야만 할 거요. 나만 그런 게 아니고 그대들도 마찬가지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선 홍수전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눈초리가 매서웠다.
“혹시 그대들 중에 한국군에게 잡혀간 천왕세자의 목숨을 버리더라도 송나라 조정과 계속 싸워야 한다고 주장할 자가 있소?”
“그럴 리 있겠습니까.”
“천왕세자 전하의 목숨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대신들이 앞다투어 바닥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처박았다. 홍수전은 흡족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소. 그러면 홍콩에서 진행하기로 한 강화협상과는 별개로 한황에게 밀사를 보내서 부디 그 어린아이를 풀어달라고 청해 보겠소. 이 일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 그대들은 송국 조정과의 협상을 어떻게 진행할지 논의하시오.”
서양인들의 군사는 지금 다들 지쳐있다. 그러니 빨리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고들 싶을 터, 후송 조정도 그 흐름에 휩쓸릴 수밖에 없을 거다. 그 점을 잘 노려서 협상을 진행한다.
“정말이지, 그 봉자놈들이 그런 식으로 하늘로 들이닥칠 줄은 예상도 하지 못했지. 그저 정면으로 군사를 부딪칠 때 붙잡힐 줄로만 알았는데.”
“저희도 그럴 줄로만 알았습니다.”
홍천귀복을 수행하던 수행대의 대장, 천사장(天使長) 풍운산이 홍수전 앞에 무릎을 꿇은 채 대답했다. 올해로 서른두 살이 된 그는 출중한 능력으로 홍수전의 눈에 띄었고, 이번에 아주 중대한 임무를 받아 수행하다가 실패하고 말았다.
“이제껏 한군이 한 번도 그런 짓을 벌인 전례가 없었는데 어찌 그날 그런 일이….”
풍운산의 본래 임무는 홍천귀복이 한국군의 손에 무사히 생포될 수 있도록 도중에 만나는 모든 위험에서 보호하고, 붙잡히면 한국까지 따라가서 보호자 노릇을 하는 거였다. 그런데 그가 설마 여기서 무슨 일이 있겠느냐고 자리를 비운 사이 일이 터지고 말았다.
한밤중에 들이닥친 한국군은 성내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홍천귀복만 살짝 빼갔다. 졸지에 지킬 대상을 잃고 혼자 남은 풍운산은 털레털레 상덕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하여튼 됐다. 중요한 건 세자를 적에게 내주는 거였고, 그 목적은 달성했으니까. 사소한 결점이 생긴 것쯤은 중요하지 않아.”
“송구하옵니다.”
이쯤 되면 홍수전이 혹시 미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하지만 지금 홍수전은 완벽하게 제정신이었다. 자기 친아들, 그것도 맏아들을 의도적으로 한국군에게 붙잡히도록 보냈다는 이야기를 스스로 입 밖에 낼 만큼 말이다.
“저들에게 철병할 명분을 내주려면 이게 가장 나은 방법이었다. 그대로 싸움을 중단하고 물러나기에는 저들도 명분이 부족할 터, 눈에 띄는 전리품이 하나 있으면 그걸 내세워 이제 싸울 만큼은 싸웠다고 자부하며 짐을 싸서 돌아갈 수 있지 않은가.”
홍천귀복을 한국군에 넘김으로써 한국군만 이득을 얻은 게 아니다. 홍수전 역시 유리하게 되었다. 한국 내에서 계속 묘노들을 봉기시켜 혼란을 초래하자고 주장하는 과격분자들에게 ‘네놈들은 천왕세자를 죽일 셈인가!’라고 일갈하여 입을 닥치게 만들 수 있게 된 거다.
지속적인 외부의 개입을 막고 체제를 정비하려면 태평천국으로서도 한동안 섣부르게 외부 봉기를 추진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적에게 잡힌 천왕세자는 봉기를 일으키지 않아야 할 강력한 요인이 될 수 있었다.
“내 그대를 특사로 삼아 한성에 보낼 테니, 한황을 찾아가 우리가 얼마나 세자를 되찾고 싶어 하는지 간곡하게 표하라. 하지만 그래봐야 그 좋은 인질을 내주지는 않을 테니, 괜한 기대는 말도록.”
“그런데 천왕 폐하께 여쭙고 싶은 일이 하나 있습니다. 혹시 천왕세자께서 적중(敵中)에 계시던 중에 돌아가신다면 큰일이 아닙니까? 그런데 굳이 이렇게까지 하신 이유가…?”
“천귀복 말고도 내게는 다른 아들도 많다. 그래도 모자란다면 아들 따위는 얼마든지 더 낳으면 그만이다.”
“….알겠습니다.”
풍운산은 더 질문하지 않았다. 대신 한성에 가서 천귀복을 만나면 어떻게 말해야 할지에 관해 홍수전에게 질문하고 답을 얻었을 뿐이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