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s be a great soldier RAW novel - Chapter 321
2부 09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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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부원군 윤승구와 우의정 이정봉, 대사헌 정철을 비롯한 여러 고관과 중신들이 우찬성 김지운의 집에 모여 불온한 말을 논하였습니다. 김지운이 자기 생일이라 하여 손님을 모아서 주연을 벌였는데, 그 자리에서 나온 이야기라 합니다.”
정여립의 보고는 꽤 길었다. 그 내용을 듣고 있으려니 연산군 때 몇 차례 겪었던 역모 사건 생각이 났다. 사소한 꼬투리를 잡아서 생사람을 처형하고 일가는 모조리 울릉도로 유배되던 그 사건들 말이다.
그때는 다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벌인 일들이었다. 내가 뭔가 새로운 정책을 시도하려고 할 때마다 막아서는 놈들이 너무 많았다. 성종 재위기에 완전히 버릇이 잘못 든 대간들은 프로 불편러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다 쳐내고 내가 뭔가 일을 하려면 다른 방법이 없었다.
당연히 뒷맛이 좋지는 않았다. 죽을죄까지는 아닌 사람들, 아니면 아예 별다른 죄도 없는 사람들을 무더기로 죽이거나 귀양보내 놓고서 기분이 좋았다면 내가 사이코패스라는 소리밖에 더 되겠는가.
아, 물론 그 배씨 성을 가진 가짜 미륵이 이끌었던 미륵당 놈들은 별개 문제다. 그놈들은 요설에 혹해서 날 죽이기까지 하려고 들었으니 마땅히 죽어 마땅했다. 공포에 질린 내가 다소 많이 죽이긴 했지만, 후환 문제도 있으니 패거리 자체는 뿌리뽑을 필요가 있었다.
어쨌든 그거야 벌써 90년이 다 된 옛날 일이고, 지금 돌이킨들 딱히 내가 더 할 것도 없다. 그때 연루되어 처벌을 받은 이들은 이미 황이가 대부분 다 사면해줘버렸다. 그래서 이제 와서 내가 명예를 회복해줄 수도 없는 상황이다. 지금 일만 생각하자.
일단 내가 방금 들은 대로라면 저들은 날 내쫓고 누굴 앉히자거나 하고 모의하지는 않았다. 술자리에서의 불평, 그 정도 선에서 끝났다. 눈 감고 넘어가려면 넘어갈 수 있도록 말이다.
문제는 그 ‘술자리’가 은밀하게 서넛이 둘러앉아 불평하는 그런 정도 자리가 아니었다는 데 있다. 우찬성이라는 고위인사의 생일잔치, 이 나라에서 한 가닥 하는 높은 이들이 거의 모인 자리였다. 영의정 이영송이나 예조판서 유성룡처럼 불참한 이들도 있지만, 그 수는 적다.
그런 공개적인 자리에서, 우의정, 부원군, 대사헌이라는 고위 관료들이 임금을 탓하는 말을 했다고? 이것들이 다 취했나? 정철, 금주령 내려 줄까?
가뭄이 들기는 했지만 그동안 수차와 저수지 덕분에 흉년까지는 들지 않았다. 백성들이 밥 먹고 살 정도는 되니만큼 나도 딱히 술이나 음식을 자제하지 않았다. 명색이 왕인데 먹는 거 정도는 자유롭게 해줘야 할 거 아닌가. 대신 다른 사치는 하나도 안 하는데 말이다.
그놈의 성종대왕…그래, 선비놈들 생각에는 그때가 정말 성군의 치세였겠지. 자기들 하자고 하는대로 다 따라주고, 무슨 모욕을 가해도 다 참아줬으니까. 내가 연산군 때 확 찍어누르고 나서 사라진 이상향이지만 말이다.
지금 서인들은 사실상 옛 사림들의 정통 후예다. 임금에 대한 충성을 거부하는 건 아니지만 성리학적 이상 실현을 무엇보다 우선한다. 그러다 보니 자기들 보기에 임금이 상궤를 벗어난 행동을 한다고 생각하면 서슴없이 막아서곤 한다.
사실 참고 넘어가려면 그 정도쯤이야 얼마든지 참고 넘어갈 수 있다. 연산군 시절에 겪었던 대간들의 XX에 비하면 지금 조정에서 나오는 태클은 충분히 참고 넘어갈 수준이니까 말이다. 지금은 태클이라고 해도 내 눈치 보면서 한 마디씩 겨우 던지는 정도다.
가장 큰 문제는 몇 년 안에 일본과 전쟁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점. 가급적 전쟁을 막고야 싶지만 그건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다. 만약의 경우를 대비한 전쟁준비를 갖추어 둬야만 하는데, 그러자면 조정 목소리가 하나가 되어 나를 따라야 한다. 투정을 받아줄 여유가 없다.
게다가 공개적인 자리에서 날 모욕한 자들이 있는데도 덮고 넘어갈 경우에 내 권위에 미칠 영향도 문제다. 최소한 이산해는 내가 이 사건을 알고 있다고 여길 것이다. 정여립이 자신을 방문했을 때 그렇게 암시했기 때문이다. 아무 조치가 없다면 과연 그가 어떻게 생각할까.
“김지운의 집 하인배들을 잡아다 문초하여 그날 들은 이야기를 모조리 채록하라. 무도하게 발언한 자들에 대한 조치는 그 뒤에 정하리라.”
이 정도 지시면 충분하다. 이 건에 연루될 이들은 대부분 서인, 그동안 내가 들은 대로라면 정여립은 서인인 이이의 제자였지만 지금은 관학파인 동인의 입장을 취하고 있다. 서인들에게 비난도 많이 받았다. 그만큼 자기 선명성을 강조하기 위해서 더 악착같이 수사할 테지.
사태가 이쯤 되면 내가 대전에서 호통을 치지 않더라도 관련자들은 오금이 저리리라. 그럼 이산해 역시 가만히 있다가 자기도 피고인들의 대열에 함께 서는 편을 택할지, 아니면 그들을 고발하는 대열에 합류하는 편이 더 나을지 고민하게 되겠지.
“명을 받들겠나이다.”
정여립은 같은 정씨지만 정호찬과는 아무 혈연도 없다. 성격도 전혀 다르다. 과연 정여립의 금위사는 정호찬의 금위사와는 어떻게 다를까. 정호찬은 임무 수행 과정에서 내 명령 외에는 어떤 가치도 감안하지 않았고, 그 시절 금위사는 피도 눈물도 없는 기계처럼 움직였다.
정여립이 금위사를 어떻게 움직였는가는 나도 대충 안다. 정호찬이 휘하에 있는 끄나풀들과 철저한 거래관계를 유지했던 데 반해 정여립은 그들을 식솔, 일가붙이처럼 다루고 있다. 그걸 어떻게 아느냐고? 그야, 금위사 자체를 예하에 둔 의금부에서 보고하고 있기 때문이지.
정보기관장이 정보기관을 개인의 사유물로 여기게 되면 나중에 분명히 문제가 된다. FBI를 지배한 에드가 후버처럼 말이다. 후버는 근 50년 동안 FBI를 자신의 왕국으로 유지했다. 그를 쫓아내려던 대통령이 여럿 있었지만 누구도 자신들의 치부를 움켜쥔 후버를 몰아내지 못했다.
물론 내게는 절대권력이 있으니만큼 마음만 먹으면 정여립을 털어내는 건 쉽다. 위험한 건 자기가 토사구팽당한다고 깨닫는 순간 정여립이 대동계를 동원해서 진짜 역적으로 탈바꿈할 수도 있다는 거다. 그렇게 되면 쉬운 상대가 아닐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정여립에게는 정호찬에게 주던 것처럼 신뢰를 줄 수는 없을 듯하다. 적당히 할 일을 하게 두고, 사냥개로 활용하되 내게 이빨을 드러낼 기세를 보이면 바로 솥에 처넣을 수 있도록 준비를 갖춰 두어야겠다. 그래야 후환이 적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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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여립에게 ‘역적’들을 수사하라고 명하고 난 뒤에도 쉴 새 없이 다른 일이 몰아쳤다. 지금 논란에 빠진 생일잔치 대신 일기도에 다녀온 유성룡이 보고서 뭉치를 들고 나타났다.
“시마즈 쪽 사자와 접촉을 하기는 했습니다만, 연계를 맺자는 제안은 거절당했습니다.”
하성군의 보고에 따르자면, 오다에게는 이제 남은 적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호조 가문이 무너지자 도호쿠에 있던 나머지 세력 전부가 무릎을 꿇었다. 이제 남은 건 규슈 뿐이고, 그 안에서 맞설 만한 세력은 시마즈 뿐이다.
“류조지에게 영지를 돌려주기만 하면 다른 조건은 없다고까지 했습니다만, 씨알도 먹히지 않았습니다. 저들은 자신들의 힘으로 얻은 땅을 단 한 조각도 내놓을 의사가 없다고 합니다.”
“그럼 왜 교섭을 하러 나온 건가?”
“우리가 무슨 제안을 하는지나 한번 들어보려고 했다고 합니다.”
오다가 조선 침공을 결행한다면, 그 시점은 시마즈를 제압한 이후일 게 분명하다. 시마즈는 지금 규슈 통일을 목전에 두고 있으며, 오다가 규슈에 손을 내밀기 전에 제패를 완료하려고 미친 듯이 날뛰고 있었다.
류조지는 가문은 존속했지만 세력은 완전히 잃었다. 밑에 거느리고 있던 모든 세력을 잃고 본래부터 가지고 있던 가문의 직할지만 남았다. 사실상 시마즈 가문 산하에 있는 소호족으로 전락한 것이다.
류조지 세력 전체를 손에 넣은 시마즈는 오토모 소린에게 가차없는 공격을 퍼붓는 중이다. 오토모 소린은 말 그대로 비명을 지르며 간신히 버티고 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소린이 적어도 2,3년은 더 지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류조지가 어떻게 몰락하는지 똑똑히 본 소린은 절대 시마즈군과 회전을 벌이지 않았다. 견고한 성채에 의지해서 악착같이 버티는 지구전법을 벌였다. 시마즈군도 이를 쉽게 돌파하지 못했다.
오토모가 이런 식으로 버틴다면, 노부나가가 규슈에 올 때까지 싸움이 끝나지 않을 거다. 시마즈가 노부나가와 싸울 생각이라면 어서 오토모 공격을 중단하고 노부나가와 싸울 준비를 해야 한다. 그럼에도 시마즈는 당장 오토모를 타도한다는 데만 집중해서 힘을 쏟았다.
“멍청이들. 곧 노부나가가 오면….”
시마즈가 아무리 규슈를 제패했다고 해도 오다군과는 상대가 안 될 거다. 오다군을 일부만 물려받은 히데요시도 손쉽게 시마즈를 제압했다. 하물며 지금 노부나가는 그 히데요시를 일개 군단장으로 부리고 있지 않은가.
“애초에 저들은 우리와 연맹을 맺을 의사가 없었습니다. 노부나가의 질녀를 임해군의 처로 맞아들이고 하성군을 볼모로 보낸 일을 언급하며, ‘조선이 이와 같이 노부나가 편에 서 있음이 명백한데, 무슨 연맹을 논하는가?’라고 하며 신을 비웃었사옵니다.”
시마즈 씨가 보낸 사자가 했다는 말을 듣자 앓는 소리를 낼 수밖에 없었다. 그 결혼에 대한 속사정을 아는 거야 당연히 우리 뿐이고, 제3자가 보기에는 시마즈가 말한 것처럼 보일거라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아마 시마즈 쪽에서는 류조지에게 다시 땅을 돌려주라는 우리 제안을 받고 노부나가가 부린 수작이라고 생각했으리라. ‘조선은 노부나가의 동맹, 류조지는 조선의 동맹이다’라고 생각하고 있을 저들의 결론은 빤하다. 규슈 진공 전에 시마즈 세력을 축소시키려는 책동이라고 봤겠지.
와, 이거 시마즈한테 사실대로 다 털어놓을 수도 없고 환장하겠네.
“조금 더 좋은 조건을 제시했어야 하지 않았겠습니까? 류조지 세력을 복원해주면 류조지가 시마즈에 복종하게 하며 추후 노부나가가 구주까지 군대를 몰아 쳐들어왔을 때 병량과 물자를 지원하겠다는 약속은 저들이 땅을 내놓기에는 너무 약했습니다.”
“그렇다고 무기나 병력을 내줄 수는 없지 않은가. 노부나가가 당장 격분해서 항의할 테고, 하성군의 목숨을 위협할 수도 있는데.”
보낼 때만 해도 가서 뒈지든 말든 상관없다는 심정으로 보냈었다. 하지만 하성군이 매달 말 성실하게 보내오는 보고서를 받다 보니 어느새 생각이 바뀌었다. 큰일 당하지 말고 오래오래 노부나가 옆에 계속 머무르면서 좋은 정보를 계속 보내주었으면 좋겠다.
노부나가 눈에 띄지 않게 시마즈에게 무기를 지원해주면 어떨까 싶지만, 그것도 쉽지 않다. 창이나 칼은 일제가 훨씬 나을 테니 줄만한 무기는 조총밖에 없는데, 조선제 조총은 일본제와 확연히 다르게 생겼다. 우리가 노부나가에게 맞서서 시마즈를 돕는다고 인증하는 거나 같다.
“전하, 시마즈와 연맹하기보다는 아이누를 도와 노부나가가 북방에 주목하게 만드는 편이 노부나가의 주의를 돌리기에는 나으실 것입니다. 하성군이 보낸 서한에서 말하길 노부나가가 전하께 호의를 품고 있다 하였으니, 일단 바로 침범하기야 하겠습니까.”
“알겠다.”
지난 3년 동안 풍년만 들었어도 시마즈와 협상 같은 건 생각도 하지 않았을 텐데. 대신에 대함대를 건설한 다음 함포를 장착하고 원정군을 준비했겠지. 류조지 지원을 명분으로 규슈를 침공한 뒤, 시마즈에게 복종이냐 멸망이냐를 강요할 수 있지 않았을까.
“일단 지금은 백성들을 쉬게 하면서 군비를 조금씩 갖추소서. 사나다가 말했듯이, 철저하게 준비만 한다면 왜병도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사나다 마사유키가 말하길, 화포와 기병에 집중하라 했었지. 그것도 궁기병으로. 그렇다면 역시 북방에 있는 왜인여진과 야인여진에서 기병 선발을 늘려야겠다. 북변에도 이번에 감자랑 옥수수를 보냈으니 그쪽에서 식량에 여유가 생기면 병사도 더 내놓을 수 있지 않을까.
아니, 이성량이 무슨 수작을 벌일지 모르니 북방에 있는 병력은 일단 그대로 두자. 완전히 비워도 될 정도가 되면 그때 남쪽으로 데려오지 뭐. 당장 노부나가가 쳐들어올 것도 아니니.
– 11 –
“전하, 신 우찬성 김지운 아뢰오. ”
조회를 시작하자마자 갑자기 우찬성이 한발 앞으로 나섰다. 호, 자기 하인들이 금위사에 막 잡혀가니까 위기감이 느껴졌나? 자기도 포승줄에 묶이기 전에 먼저 발고하려고?
“지난 3월, 신의 집에서 사람들을 불러 작은 잔치를 열었사옵니다.”
“알고 있다.”
내가 차가운 어조로 답하자 잠시 쩔쩔매던 김지운이 이를 악물었다. 자백이라도 해서 죄를 경감받고 싶다는 심정이 보이는 듯했다.
“헌데 술김에 그만 무엄한 언사를 흘린 이가 몇 명 있었습니다. 신이 급히 말렸으나, 일단 입밖에 나온 말은 날개를 달고 퍼져나가는 법이 아니겠습니까. 신은 자리를 펼친 주인으로서 책임이 없다 할 수 없으니, 전하께서 죄를 주시기를 청합니다.”
자백으로 감형을 청함과 동시에 자기는 그런 망언을 하지 않았다는 책임회피렸다. 좋다. 그 정도라면 확실히 가벼운 처벌로 넘어갈 만하다. 뭔가 더 쏟아지지 않는다면.
“신 이조판서 이산해 아뢰오.”
이산해는 뭐라고 하려나. 박자를 맞춰서 김지운을 벌하라고 하려나.
“말해 보라.”
“우찬성에게 죄가 있다면, 신에게도 죄가 있습니다. 신도 그 자리에서 무엄한 소리를 하는 이들을 빤히 보면서도 그 자리에서 제지하지 못했습니다. 신도 벌주소서!”
이산해는 그 자리에 무릎을 꿇고 이마를 바닥에 댔다. 이거, 불고지죄 적용 대상이 될까봐 그러는 건가. 다른 신하들은 갑작스러운 사태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웅성거렸다. 그중 정철은 뭐하나 보니 백짓장처럼 창백해진 얼굴로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허나, 진실로 죄 지은 자는 그날 불온한 언사를 공공연하게 내뱉은 자들이라 할 것입니다! 우의정 이정봉, 대사헌 정철은 진실로 타의 모범이 되어야 할 직위에 있으면서도 감히 무엄한 언사를 내뱉었으니 마땅히 벌하소서!”
그래, 이산해가 드디어 서인들을 때려잡기 위해서 검사로 나서기로 했구나. 사실 금위사는 어디까지나 사냥개에 불과하다. 사냥감(죄인)을 몰아붙일 수는 있지만 숨통을 끊을 수는 없다. 숨통은 역시 창이나 총을 든 포수가 끊어야 한다.
“저, 전하! 부디 자비를 베푸소서!”
정철이 그대로 마룻장 위에 무너졌다. 바닥에 댄 두 손이 부들거리며 떨었다.
“시, 신은 전하께서 하늘의 도리를 힘써 따르지 않으시면서 계속 이상한 이치에만 눈길을 돌리시기에, 답답한 마음에 그만 실언을 하였사옵니다. 부, 부디 자비를 베푸소서.”
“되었다, 끌어내라.”
급히 들어온 내관들이 정철을 끌어냈다. 내 시선은 아직도 꼼짝하지 않고 서있는 우의정을 향했다.
“그대는 할 말이 있는가?”
우의정 이정봉은 73세다. 무종 시절에 있었던 역모와 옥사를 직접 경험해보지는 못했지만, 그 상황을 직접 보고 듣고 겪은 이들에게 생생한 이야기를 들었으리라. 그 탓인지 절체절명의 상황인데도 딱히 변명하려들지 않았다.
“없사옵니다.”
“이 자도 데려가라. 의금부에서 국문을 준비하게 하라.”
자, 이제 고민해야 할 순간이다. 과연 어느 정도 선까지 밀고 가는 게 적당할까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