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s be a great soldier RAW novel - Chapter 337
2부 11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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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동에서 쌀 1천 석을 실은 배가 서른 척이나 들어왔다. 물론 한꺼번에 그 서른 척이 온 건 아니고, 다 합치니 서른 번이 들어왔다는 이야기다. 덕분에 한동안은 남만선만 일 년에 세 번 정도 들어올 예정이던 벽란도 부두가 하반기 내내 활기를 띠었다.
3만 석이라고 하면 엄청나게 많은 양은 아니다. 하지만 개성 일대 미곡 가격이 크게 하락할 정도 물량은 되었다. 그리고 앞으로 필요하다면 중국에서 식량을 충분히 들여올 수도 있다는 표시등으로서의 의의가 훨씬 크다.
“강남 오가가 가져온 쌀에 대한 대금은 무엇으로 치렀느냐?”
“일전에 보고를 올린 대로 홍삼과 초피, 고래기름, 세랍, 유기를 일부 내주었습니다.”
유기, 즉 놋그릇은 조선에서 만든 명물 중 하나다. 중국에서도 옛날부터 신라동, 고려동이라 해서 평판이 좋았다. 홍삼 이외에 명나라에 내보낼 만한 가치 있는 수출품을 물색하던 호조 관리들이 생각해낸 상품 중 하나가 바로 유기였다.
다만 유기는 도자기가 유행하면서 인기가 떨어졌다. 그리고 이번에 무역을 재개하면서 처음 보낼 수출품을 고를 때도 너무 무거워서 일단 뺐다. 운반이 힘드니까. 하지만 저쪽에서 직접 가지러 온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유기…괜찮은 물건이라 생각하기는 한다. 다만 우리는 아직 유기를 즐겨 쓰나, 대국에서는 고하를 막론하고 쇠붙이로 만든 그릇보다는 도자기로 기명(器皿)을 만들어 쓴지 오래이다. 잘 팔리지 않을까 걱정이다.”
시장 반응을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어 일단 수출은 승인했다. 그래도 큰 기대는 되지 않았다. 신하들에게도 말했지만 중국에선 이미 그릇계의 대세가 도자기로 바뀐 지 오래니까.
유기는 중국보다는 차라리 유럽에서 더 인기가 좋지 않을까 싶다. 유럽에서는 식기 소재로 금이나 은을 무척 선호했다. 도자기가 널리 보급된 뒤에도 은그릇은 고급 식기로서 차지하는 지위를 잃지 않았다.
놋그릇도 광나게 닦아 놓으면 그 자태가 금그릇 못지않다. 금이나 은보다 싸면서도 금 같은 광이 나는 그릇이라면, 나름 시장성이 있지 않을까?
조선식 전통 디자인으로 만든 그릇들은 물론 유럽인들 취향에 안 맞겠지만, 그거야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유럽에서 디자이너를 고용하고, 우리 장인들도 유학을 보내서 그쪽 취향에 맞는 물건을 제작하면 되는 거 아닌가.
인삼이 동양의 신비한 약초로 팔린다고 해도 그런 건 유행에 따라서 또 안 팔릴 수도 있다. 과다채취로 자원이 고갈되거나 천재지변으로 농사를 망칠 수도 있다. 그런 위험을 감안하면 공장만 돌리면 만들어낼 수 있는 공산품을 수출상품으로 육성할 필요가 분명히 있다.
물론 그런 상품으로 이미 도자기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도자기는 중국산이라는 절대강자가 존재한다. 이 세계에서는 일본산 도자기는 경계할 필요가 없겠지만 ? 조선 도공들이 넘어가지 않을 테니까 ? 중국 전역이 초한쟁패기 수준으로 망가지지 않고서야 중국산은 이기기 힘들다.
하지만 놋그릇은 그런 경쟁자가 없다. 중국은 안 만들고 일본은 못 만드니까.
“팔 물건은 다양할수록 좋다. 한 가지 물건이 안 팔린다 해서 곧바로 수입에 지장이 생기지 않도록, 가능한 좋은 값에 팔 수 있을 물건을 계속 탐구해 보도록 하라.”
“예, 전하.”
아, 그러고 보니 이 조선이라는 나라가 정말 바뀌었구나. 임금이 대놓고 조정에서 돈벌이 이야기를 하는데도, 조세 징수가 아니라 대놓고 장사해서 이윤 남기자는 말을 하는데도 옳지 않다고 이의를 제기하는 신하가 하나도 없다. 이게 정말 조선인가.
이게 다 80년 전에 내가 뿌린 씨앗에서 비롯된 변화라니, 정말 감개가 무량한 일이다. 만약 내가 연산군으로 30년쯤 더 살았으면 어땠을까도 싶지만, 상상해봐야 별 의미가 없겠지.
지금은 내가 죽어있는 동안 조선이 전적으로 퇴보해버리지 않았다는 그 사실에만 감사해도 충분할 거다. 이쪽 인생이 앞으로 얼마나 남았을지는 몰라도, 적어도 역사대로의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은 안 일어날 듯하니 내가 처음 전생했을 때 품은 소망은 이루어진 셈이다.
이제는 전란을 무난히 버텨낸 조선이 만들어나갈 새 역사를 꿈꿔봐도 될 듯하다. 과연 망할 천녀가 내 전생을 이번으로 끝내줄지, 세 번째 조선의 임금으로 눈을 뜨게 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후자를 전제로 계획을 짜지는 않을 생각이다.
또 환생할 줄 알고 계획을 짰다가 예상시점에 못 깨어나면 어떻게 되겠는가? 나는 윤회(?)에서 해방되겠지만 조선은 폭망할게 뻔하다. 그러니 내가 없어도 도로 옛날로 돌아가지 않을만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연산군 때는 시스템을 못 만들었다. 하지만 내가 바꾼 체제에서 꿀을 빨았던 권신들이 여럿 있었고, 이들이 계속 정권을 잡고 자기들 욕심을 챙긴 덕분에 본의 아니게 내 성과가 후대로 이어졌다. 하지만 두 번 연속으로 운이 좋으란 법은 없으니까 말이지.
이제 앞으로 해나갈 일들을 생각하는데 갑자기 떠오르는 게 있었다. 어째 광해군이 지 아빠 편지를 요즘 안 들고 오네? 혹시 일본에서 무슨 일이라도 있나?
– 26 –
류조지 가문 본성인 미즈가에(水ヶ江城) 성은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았다. 지난번 시마즈를 향한 진군 때 들르지 않고 지나쳤던 일이 전혀 아쉽지 않을 정도였다.
“류조지가 몰락한 이후 거의 보수가 되지 못한 듯합니다.”
성내를 두루 살펴본 이시다 미츠나리가 보고했다.
“다카노부가 전사한 후, 류조지는 그저 시마즈의 압박을 피해 살아남는 게 고작이었습이다. 보수비용을 마련하기 힘들어서라도 성을 수리하지 않은 게 무리는 아닐 겁니다.”
히데요시는 성문 바깥에 쳐놓은 군막 안에서 보고를 들으며 눈을 지그시 감았다. 역시 이 성을 본성으로 삼기는 곤란할 듯했다.
“설사 무사했다고 해도 미즈가에 성을 내 성으로 삼는 건 좋지 않은 선택이다. 류조지 가가 분명 몰락했지만, 이들은 우리가 진군할 때 내응한 핵심 동조세력이다. 그런 자들에게서 성을 빼앗는다면 훗날 분명 화근이 될 것이다.”
“그럼 야나가와 성은 어떻습니까? 본래 가마치 씨가 소유하던 성인데 지금은 류조지 씨 쪽 권신인 나베시마 나오시게가 가지고 있습니다. 애초에 다카노부가 배반과 속임수로 손에 넣은 성인데다가,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내놓으라면 쉽게 내놓을 겁니다.”
가마치 씨는 어릴 때 다카노부에게 은혜를 베풀었다. 주군인 쇼니 씨에 대한 모반죄로 부친 이에카네와 함께 처형되었을 다카노부를 숨겨준 것이다. 이후 다카노부가 세력을 확장할 때도 전력을 다해 협력했다.
하지만 규슈 통합이라는 욕심에 찬 다카노부는 은인의 아들이자 협력자, 자기 사위이기까지 한 가마치 시게나미를 공격했다. 그리고 야나가와 성 공격이 실패하자 시게나미에게 화해하는 자리를 갖자면서 불러낸 뒤 죽였다. 남은 일족도 몰살시켜버렸다.
이따위로 굴었으니 규슈에서 류조지에 대한 선호가 별로 없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한때는 류조지 산하에 있었던 소호족들은 시마즈 씨가 도로 남쪽으로 밀려났는데도 대부분 돌아오지 않았다. 누가 노부나가의 뜻을 받아 규슈를 지배할지, 눈치를 보고 있을 뿐이다.
“야나가와 성은 다카노부가 1년이나 공격했는데도 빼앗지 못한, 난공불락으로 이름이 높은 성입니다. 게다가 규슈 남부와 북부를 잇는 요지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주둔하신다면 북부의 소호족들도, 남부의 시마즈도, 동부의 오토모도 모두 견제할 수 있습니다.”
책상 위에 놓인 지도에는 규슈를 지배하는 각 가문의 세력권이 선명하게 표시되어 있었다. 현재 상태로는 규슈에서 가장 경계할 상대가 시마즈임은 분명했다.
“원숭이, 네놈의 처분을 결정했다.”
한 달 가까운 시간 동안 꼬박 근신했다. 하성군을 찾아가 한 번 하소연한 것 말고는 누굴 찾아가지도, 방문객을 받지도 않았다. 그렇게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면서 노부나가가 부르기만 기다렸다.
“먼저 하성군을 찾아가서 감사하다고 절부터 올려라! 하성군이 직접 나를 찾아와서, 이번에 일어난 사건에 대해 조선 국왕에게 알리지 않을 테니 너를 용서해 달라고 청하였다.”
조선 국왕이 이 사건에 대해 알게 된다면 분명히 진노하리라. 하성군이 은밀히 고백했듯 요 근래 들어서 국왕과 그 사이가 소원해졌다고 해도, 조선이라는 나라 체면 때문에라도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분명 항의하고 나설 것이다.
히데요시로서도 하성군이 그렇게까지 나올 줄은 몰랐다. 그날 일에 대해서 가급적이면 좋게 말해 달라고 부탁하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노부나가에 대해서였다. 설마 조선 국왕에게도 아예 말하지 않겠다고 나서리라고는 기대도 하지 않았다.
“덕분에 한 시름 덜었다. 그래서 네 처분도 가볍게 하기로 했으니 그리 알아라.”
“감사합니다.”
과연 그 가벼운 처분이 어떤 것일까. 명실상부한 오다군 2인자를 어떻게 벌줄 생각일까.
“네 영지를 옮긴다. 지금 가지고 있는 오우미 영지 대신 치쿠젠, 치쿠고, 히젠, 히고 4국을 내리니 즉시 전봉하라!”
“예, 예에?!”
자기도 모르게 두 눈이 크게 떠졌다. 히데요시가 지금 가지고 있는 오우미 영지는 18만석에 불과하다. 하지만 지금 노부나가가 열거한 규슈 서부 4국의 석고를 모두 합치면 125만석에 달한다.
물론 125만석은 명목상의 석고에 불과하다. 태반은 현지의 소호족들이 차지하고 있을 거고, 이들에게는 진짜 충성을 기대할 수도 없다. 게다가 기나이를 떠나 아즈치에서 멀어진다는 점 역시 불리한 조건이다. 하지만 이런 조치는 누가 보더라도 벌이라고 할 수가 없다.
“네놈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안다. 하지만 규슈에서 네놈이 실제로 거둘 수 있는 수입은 그 반 정도일 거다. 그리고 그 영지를 받는 대신 네가 할 일은 결코 적지 않다.”
노부나가는 여전히 무서운 표정으로 히데요시를 노려보았다.
“하성군이 조선에 알리지 않겠다고 한 바도 있고, 네놈을 다르게 쓰려고 생각한 바도 있어 시마즈도 일단 용서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 수급을 가져온 정상이 너무도 수상하다.”
“제가 보낸 후쿠시마가 혹 실수라도 범하였사옵니까?”
“아니, 너무 곧이곧대로 자기가 보고 온 바만 그대로 보고해서 문제다.”
사자인 후쿠시마 마사노리가 도착하고, 할복 명령을 전한 날 밤에 여태 잘 있던 도시히사가 도망친 건 그럴 수 있다고 하자. 하지만 도주로에 딱 좋게 숨을 집이 있었다는 점, 그리고 딱 끌어내기 직전에 화재가 발생했다는 사실은 아무래도 시마즈 측에 너무 편리했다.
“증거가 없어서 일단은 넘어갔다만, 시마즈 놈들이 화재를 위장해서 도시히사를 빼돌렸을 가능성이 있다. 이는 놈들이 반항할 궁리를 하고 있다는 의미이니, 은밀히 조사해서 증거를 찾아내라. 확증만 찾아내면 멸망시켜 버리겠다.”
시마즈는 휴가, 오스미, 사쓰마 3국을 가지고 있다. 그 석고는 총 58만 석으로 히데요시가 올릴 수입과 비슷하다. 하지만 남만과 하는 무역이 왕성해서 석고 이상 가는 재력을 갖추고 있다. 확실한 명분도 없이 밀어붙이기에는 좀 부담이 크다.
“그리고, 대륙으로 나갈 원정도 준비해야 한다.”
히데요시는 노부나가가 품은 꿈에 대해 익히 알고 있었다. 대륙으로, 중원으로 나가서 그 땅을 정복하고 지배자가 되겠다는 꿈 말이다.
“장차 내 군대가 조선으로, 중원으로 나가려면 규슈가 그 배후지가 되어야 한다. 부족하지 않게 무기와 식량을 보급하고, 병력을 제공해야 한다. 이 모든 과업을 달성할 수 있도록 규슈 전역을 안정시키고 그 준비를 갖추어라. 3년을 주겠다.”
드디어 본격적인 원정 준비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히데요시에게는 한 마디가 걸렸다.
“조선으로 군대가 간다 하심은…조선도 공략하겠다는 말씀이십니까?”
“아직 정하지 않았다. 준비를 진행할 3년 안에 조선 국왕이 우리 편에 서기로 마음먹는다면 우리의 제후로 삼아 조선국 전체를 영유하게 하면서 중원 공략을 지원하도록 하겠다. 그러면 규슈가 질 부담이 줄어들겠지.”
하성군과 친하게 지내며 이야기를 많이 나눠본 경험으로, 히데요시는 조선이 절대 명나라를 친다는 계획에 동의하지 않으리라는 결론을 이미 내려두었다. 하지만 지금 자신이 노부나가 앞에서 그 이야기를 한다면 노부나가를 화나게 할 뿐이리라.
“예, 알겠습니다. 규슈에서 준비를 갖추겠습니다.”
“준비를 갖춰 두면 어느 쪽과 먼저 싸우든 쓸모가 있겠지.”
혼잣말을 중얼거린 히데요시가 지도를 다시 한 번 뜯어보았다. 규슈 전체를 눌러 다스리고 원정을 뒷받침할 준비를 하려면 돈이 필요했다. 난공불락의 요새가 아닌, 교류와 통상을 맺기 유리한 곳에 본거지를 둘 필요가 있었다.
“하카타를 접수하실 생각이십니까? 하지만 하카타는 상인들의 도시라서….”
이시다 미츠나리가 난색을 표했다. 옆에 앉아 있던 오타니 요시츠구가 나서서 자기 의견을 밝혔다.
“어느 곳으로 가든 기존에 있던 세력과 충돌은 피할 수 없습니다. 영지를 줄이는 건 참아도 성을 내놓기는 싫어하는 자들도 많고요. 가급적이면 새로 성을 세우는 편이 낫습니다. 저는 주군께서 히젠 국 마쓰우라 군 나고야에 성을 쌓으심이 좋다고 봅니다.”
“나고야?”
“예, 주군. 나고야는 마쓰우라 당이 교역거점으로 쓰던 항구 중 하나로, 배가 드나들기 좋아 하카타에 버금가는 교역항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하카타보다 더 조선과 가까우므로, 장차 조선으로 원정하게 되면 지원선단이 출발하는 항구로도 요긴합니다.”
“그대도 역시 조선과 전쟁을 피할 수 없으리라 보는가?”
“그렇습니다.”
오타니는 직접 조선 땅을 밟아보았다. 조선인들의 감시 때문에 군사기밀이라고 할 정보는 별로 얻지 못했지만, 조선인들이 일본이라는 나라를 어찌 생각하는가 정도는 확실히 알았다.
“조선인들은 우리를 오직 왜구로 인식합니다. 배를 타고 와서 칼을 들이대고 사람과 재물을 약탈하는 도적으로만 본다는 이야기지요. 우리와 힘을 합쳐 명나라를 정벌하다니, 그 제안에 응할 리가 없습니다.”
함께 조선에 다녀온 이들이 조선의 지리, 군사를 집중적으로 살폈던 것과는 다른 평가였다. 히데요시는 오타니의 견해도 포함해서 보고서를 올렸지만, 그때 노부나가는 바빠서 그랬는지 바로 읽지 않고 구석에 팽개쳐두었다. 지금도 읽었을지 안 읽었을지 알 수가 없다.
“지금 나고야에 있는 성은 무슨 성인가?”
“호족인 나고야 씨가 지은 가키조에 성이 있습니다. 작은 호족이라서 큰 반발은 우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럼 헐어라. 그리고 그 자리에 내 성을 짓는다. 나고야 씨에게는 보상금을 두둑하게 주어 내보내라.”
그 낡은 보고서를 지금 끄집어낸들 딱히 도움이 되는 일도 없을 것이다. 공연히 노부나가를 또 화나게 해서 분노만 일으킬지도 모른다.
게다가 장래는 알 수 없다. 혹시 노부나가가 하성군을 설득해서 명나라 원정에 동의하도록 하고, 하성군이 또 조선 국왕 설득에 성공해서 함께 군사를 내게 될지도 모르지 않는가? 전에 노부나가가 지적했듯, 땅 넓히기 싫다는 군주는 없는 법이다.
“새 성은 나고야 성이라고 명명하겠다. 규슈 전역에 동원령을 내려 인부와 자금을 내도록 하라.”
오토모 씨는 도와준 대가로, 시마즈 씨는 살려준 대가로 각기 돈을 내도록 되어 있다. 양쪽 다 남만무역으로 상당히 벌고 있으니 그 정도는 부담도 아닐 거다.
오우미에서 가져온 돈도 보태면 공사자금은 부족하지 않겠다 싶었다. 이제 이 성을 완성한 뒤에는 이곳을 거점으로 해서 규슈 전체에 대한 지배력을 확대하고, 추후 실행될 대륙원정을 뒷받침할 준비를 갖춰야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