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s be a great soldier RAW novel - Chapter 360
2부 13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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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감군은 오위군보다는 조금 천천히 행군하는 중이다. 마음 같아서야 밤낮을 가리지 말고 행군해서 신립을 따라잡으라고 호통을 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곤란한 건 곤란한 거다.
지금 도감군이 행군 속도를 지나치게 올리면 오위군과 뒤엉키면서 도로가 너무 혼잡해진다. 군사들이 강행군에 지치는 거야 당연한 귀결이다. 더불어 배후도 불안해진다. 빠른 진격에만 신경을 쓰다가 뒤통수를 맞으면 많이 아플 거다.
지금 들어오는 정보대로라면 해서군은 북평과 삼성부에 몰려 있고, 방어선이 구축되지 않은 북평과 삼성 사이에 회랑을 만들어 병력을 들이붓고 있다. 그리고 여진족 부락을 마구잡이로 습격해서 주민들을 붙잡아가고 있다.
아니, 붙잡아간다고 하면 어폐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나로서는 속이 터지는 일이지만, 자기 발로 저쪽에 넘어가는 투항자들도 꽤 많은 모양이니까. 솔직히 그동안 여진족들한테 좀 많이 강압적으로 대하기는 했으니 인과응보라면 인과응보다.
“그래, 이참에 부여주를 청소한다고 생각하자.”
여진족 부락이 자리 잡고 있던 자리에 조선인들을 이주시키면 훨씬 많은 인구를 살게 할 수 있다. 아무래도 농사짓는 재주도 좋고, 관에서 가하는 통제에도 잘 따른다. 말과 풍습이 같은, 말 그대로 우리 백성이다.
여진족 인구를 빼앗겨서 속이 쓰리지 않은 건 아니다. 지금이야 완전히 갈라섰지만 어쨌든 고구려, 발해 때까지는 여진족도 같은 나라 사람이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이성계 밑에 있던 수많은 여진 부족장들을 생각하면 통합이 분명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꼬라지가 난 걸 보면, 자신감이 지나쳤던 모양이다. 강경책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반란이나 봉기도 일어나지 않기에 저들도 조선 백성으로 사는 데 만족하고 있다고 여겼는데, 아니었다. 역시 힘에 눌려 있을 뿐이었던 건가.
아무튼, 해서 편에 붙은 야인들이 상당수 나왔고 해서 쪽에서도 우리 뒤를 쫓는 별동대를 편성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런 문제가 있는 이상 배후에 대해 눈을 감고 앞으로만 나갈 수는 없었다. 꼼짝없이 후위부대 노릇을 해야 한다.
“근처에 도적들이 있는 기미는 없습니다만, 경계는 게을리하지 않고 있습니다. 믿고 맡기신 책무, 최선을 다하겠나이다.”
후위 역할인 도감군에서도 최후미를 책임진 장수는 다름 아닌 좌별장 이순신이다. 전군에서 선봉을 맡겨도 될 사람에게 후미를 맡기는 게 조금 미안하긴 하지만, 지금 도감군 입장에서는 후미야말로 가장 중요한 위치였다. 선봉은 어차피 오위군을 바로 따라가는 중이라 일이 없다.
“춥고 혹독한 길이다. 기강을 유지하는 데 최선을 다하라.”
“예, 전하.”
성웅에게 내가 반말로 지시를 내리다니. 처음도 아니지만 할 때마다 떨린다. 다른 신하들을 대할 때와는 전혀 기분이 다르다. 별말 없이 가만히 있는데도 절로 풍기는 압박감에, 대화를 오래 끌기가 힘들다.
“고생하였다. 물러가 쉬도록 하라.”
이순신을 내보내고 나자 이항복이 들어왔다. 이항복은 이순신 예하에 있는 참모지만, 별도 정보라인도 있고 본래 직책이 직책이니만큼 내 군막에도 자주 드나들고 있다.
“놈들이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결전을 시도하지 않은 게 서로 이해타산을 따지느라 그렇다는 말이지.”
“그렇습니다, 전하.”
삼성부에서는 소식이 없지만, 북평에서는 사자가 서너 차례 도착했다. 적은 우리 군사들이 성을 나가지 못할 정도로만 견제하고 있을 뿐 북평을 직접 공격하지는 않았다. 또한, 부여주 안에 들어와 휩쓸고 있는 약탈부대도 조선인들이 사는 고을은 거의 건드리지 않았다.
“호이파 놈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장백여진 대다수가 넘어가서 세력이 크게 늘었음에도, 그 힘으로 왜인여진을 공격하거나 하지 않고 견제만 하고 있습니다. 북평을 위협하고 있는 하다 놈들과 마찬가지입니다.”
확실한 유대관계와 공통되는 이익이 없으면 연합군이란 결국 깨지게 마련이다. 어제까지만 해도 툭하면 서로 싸우던 해서 놈들이 연합군을 조직했다 해서 갑자기 하나가 될 리가 없다.
“저놈들은 이번에 포로를 얻는 데만 진력하고 있사옵니다. 그것도 우리 화를 조금이라도 덜 돋우도록 야인만 잡아가고 조선 백성은 공격하지 않고 말입니다.”
연합군을 이룬 해서 부족들이 생각만큼 단단히 뭉치지 않았다. 게다가 자기 병력을 되도록 아끼기 위해 전투도 회피하고 있다. 그러면 의외로 피를 흘리지 않는 해결도 가능하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하다면….”
내가 말하기를 머뭇거리자 이항복이 나서서 쐐기를 박았다. 아주 직설적으로 말이다.
“전하께서 마음만 먹으시면, 굳이 저들과 싸우지 않으셔도 됩니다. 야인들은 어차피 성정이 거친 자들이 많고 외적과 협력할 우려가 있어 모두 없앨 궁리를 하고 있지 않았습니까.”
사실이다. 다만 오해를 막기 위해서 첨언하자면 내가, 우리 조정이 계획한 건 여진족들에 대한 동화, 그리고 동화를 거부하는 반항자에 대한 강제추방 정도였다. 이것도 인종청소라면 청소겠지만, 절대 모두 죽여 없애는 홀로코스트를 추구하지는 않았다! 나는 나치가 아니니까.
가능하면 내게 충성하는 여진족을 많이 남기고 싶다. 오도리처럼, 충성심만 굳게 유지하면 그만한 특혜 정도를 못 줄 이유가 뭐겠는가? 여진족은 우리가 양성하기 힘든 최정예 기병대를 내놓는다. 나는 그에 대한 대가를 기꺼이 치를 준비가 되어 있다.
“아니, 그럴 수는 없다. 야인들을 목단강 너머로 쫓아내는 날이 오더라도, 그건 우리 손으로 해야 하는 일이다. 해서부 같은 놈들이 멋대로 넘어와서 사람을 끌고 가는데 뜻대로 하도록 버려둔다면, 장차 어느 도적들도 이 조선 땅에 들어오기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지당하신 말씀이옵니다.”
의기를 가득 담은 내 말에 이항복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마침 시위내관이 들어와서 저녁 준비가 되었다고 고했다.
“전하, 수라가 들었사옵니다.”
“오, 그래. 금위사장, 아니 이 형관. 그대도 여기서 들고 가겠는가?”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전하께서 내리시는 영광이니 감사히 받겠사옵니다.”
선행하는 신립군이 길을 다져놓았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험한 행군이다. 이 눈길 속을 뚫고 나가려면 잘 먹어야 한다. 그래서 군사들에게는 고기와 밥을 모두 넉넉히 주고 있다. 배식을 좀 편리하게 하느라 사발에 담은 밥에 고깃국을 부어주는 정도긴 하지만.
본래 조선군에는 화병(火兵)이라 해서 취사병이 병사 열 명마다 하나씩 붙는다. 이 시스템이 불편한 건 사실이므로, 대대마다 취반(炊班)이라 이름을 붙인 취사소대 20명을 붙였다. 이들이 커다란 가마솥으로 국과 밥을 준비하면 각 분대 밥당번들이 함지박에 받아오는 형식이다.
물론 비상시나 소부대로 나뉘어 행동할 경우를 대비해서 각 소대에 솥이 두 개씩 지급되어 있기는 하다. 막내 혹은 재수 없는 병사 둘이 하나씩 지고 다닌다.
하루 두 번 식사 때마다 가마솥 앞에 줄을 선 밥당번들은 마음을 졸였다. 혹 재수가 없으면 함지박 가득 누룽지만 받게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5백 명이 먹을 밥을 한 끼에 짓다 보니 화병들이 실수로 밥을 태운다거나 배식하면서 양을 잘못 가늠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내 밥이야 당연히 궁궐에서 데려온 숙수들이 지으니 그럴 염려는 없다. 두만강을 넘어오기 전까지만 해도 평소에 먹던 수준과 별 차이 없는 수랏상을 받았다. 하지만 부여주로 넘어오고 나서는 찬을 줄였다. 군사들과 똑같은 상을 차리게 했다. 국에 고추 잔뜩 넣은 것만 빼고.
이항복은 나와 둘이서만 마주 앉아서 식사하면서도 별로 긴장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주된 화제는 그가 지금 읽고 있는 갈리아 전기와 카이사르의 삶, 그에 얽힌 로마 이야기였다. 밥 먹는 중에까지 심각한 이야기 듣고 싶지는 않았기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대화를 나누던 중에 갑자기 궁금한 게 생겼다. 이항복이 새로 구축해 놓은 정보망은 장백여진 중에 있다고 했다. 그런데 장백여진 다수가 적진으로 넘어갔는데 그게 어떻게 유지되고 있는가?
“아, 별 것 아닙니다. 제가 모은 탐보꾼들에게 적진으로 넘어가라고 제가 시켰습니다. 다들 제가 지시한 대로 목단강을 넘어가서 소식을 모아 보내고 있습니다.”
그만 물을 마시다 사레가 들렸다. 이런 이야기를 앞마을 잔칫집에 갔었다는 이야기를 하듯 아무렇지도 않게 하다니! 도대체 어떻게 구워삶으면 여진족들이 그리 말을 잘 듣게 만들 수 있는지, 도무지 나로서는 짐작도 가지 않았다. 정말 천재란 이런 건가?
– 22 –
“쫓아라!”
눈앞에 나타난 여진 기병 1천이 이쪽의 대군을 보고 뺑소니를 쳤다. 신립이 뒤를 쫓으라는 명령을 내리자 종사관 김여물이 화급히 말렸다.
“대감! 북평까지는 아직 하룻길입니다. 저들의 양태를 보면 매복을 폈음이 분명한데, 복병을 만나 패하기라도 하면 전하께서 얼마나 노여워하시겠습니까?”
“종사관! 나는 이 부여주에 있는 산 하나, 개울 하나까지 모조리 알고 있네. 이 근처에서 저 어리석은 놈들이 매복을 펼만한 곳이라면 빤하지.”
신립이 호쾌하게 웃었다.
“그대는 내 뒤만 따라오면 돼. 병관! 즉시 위장들을 모으라!”
도망치는 하다 기병들은 북쪽으로 바로 뻗은 골짜기 사이를 누비며 쏜살같이 달렸다. 적이 이미 달려간 길을 조선군 보병 7천이 헉헉거리며 쫓았다. 산마루 위에서 그 모습을 내려다본 후르한이 혀를 찼다.
“아니, 겨우 저거야? 2만이라며?”
“처음에는 조선군 기병이 앞서 따라오더니, 골짜기 입구에서 발길을 멈추고 보병만 안으로 들여보냈습니다.”
부하들이 쩔쩔매며 보고했다. 대추장이 내린 지시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데 대한 처벌이 내릴까 우려한 모양이다. 그 낌새를 눈치챈 후르한이 너털웃음을 웃었다.
“아니, 됐다. 보병부터 부수고 기병을 부숴도 되지. 놈만 있으면 된다. 우리가 잡을 호랑이 놈은 선두에 있느냐?”
“예. 말을 타고 선두에 서서 군사들을 내몰고 있습니다.”
호랑이가 나름 머리를 썼구나. 골짜기에 장애물이 있어서 기병은 길이 막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보병만 끌고 들어온 모양인데, 노력은 안타깝지만 소용없다. 아무 장애물 없이 뻥 뚫린 골짜기 자체가 덫이다. 뭐, 어쨌든 적 보병들은 잡을 수 있게 되었다.
“쏘아라!”
지시를 내리자 옆에 있던 전사가 준비하고 있던 우는살을 시위에 걸어 쏘았다. 다음 순간에 화살 하나가 선명하게 허공을 가로지르며 높은 피리 소리를 냈다.
“우와아아!”
양쪽 산등성이에서 돌과 통나무가 마구 굴러내렸다. 하다 기병들을 추격하느라 길게 늘어져 있던 조선군 대열이 곳곳에서 끊겼다. 그리고 허리 잘린 뱀 신세가 된 이들을 향해 매복하고 있던 예허, 호이파 2만 전사가 그대로 내려꽂혔다. 미끼 노릇을 한 하다 전사들도 반전했다.
“걸렸다!”
후르한이 쾌재를 불렀다. 꼬박 이틀 동안 매복하기 좋은 땅을 고르고, 나무를 베고, 바위를 모은 보람이 있었다. 져도 좋고 이기면 더욱 좋다는 생각으로 벌인 일인데 이런 성과를 거둘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조선군 전체는 아니지만, 주장 신립이 그대로 덫에 걸려든 것이다.
복병의 주력인 양 날개를 다른 두 부에 넘긴 건 당연히 만약의 경우를 위해서였다. 행여나 신립이 예전 명성대로 피바다를 만든다면 그 피는 자기 병사들이 흘린 피가 아니기를 바랐다. 그래서 모든 전리품을 준다는 미끼로 두 부를 내세운 것이다.
“뭐, 대신 이쪽은 포로 3만을 얻는 거니까.”
조선군을 치고 얻은 전리품이면 충분히 저놈들을 만족시켜 돌려보낼 수 있으리라. 저놈들도 누가 분배받을지도 알 수 없는 포로 따위를 대추장에게 갖다 바치는 것보다는 자기 배가 부른 게 우선일 테니까.
한데 이런 기쁜 예상은 오래가지 못했다. 조선군은 쏟아지는 돌과 통나무, 비탈을 내리닫는 복병 따위는 아무 관심이 없는 듯이 신속하게 대열을 정비했다. 그러고 보니 장애물에 깔린 자들도 별로 없었다. 도리어 굴러내린 바위와 통나무를 움직여 방책으로 삼고 있었다.
“어…어?”
입이 딱 벌어졌다. 순식간에 대열을 재편성한 조선군은 기다란 창날을 산등성이 쪽을 향해 겨누었다. 그리고 그 뒤에 총과 활을 든 병사들이 늘어섰다. 이건 아무리 봐도 예상하지 못한 기습을 당한 병사들이 아니었다.
비탈을 내리뛰던 해서 전사들도 그 광경을 보았다. 적이 혼란에 빠진 사이 뛰어들어 수적 우세를 활용한 백병전을 벌일 생각이었던 그들도 당황했지만, 비탈길을 내리뛰던 기세를 멈출 수가 없었다.
“제기랄!”
후르한이 입에서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조선군 사수들이 일제히 총과 활을 쏘아대기 시작한 것이다. 순식간에 수백 명은 족히 될 전사들이 총탄과 화살에 맞아 비탈을 굴러내렸다.
“멈춰, 멈추라고 이 멍청이들아! 비탈 위에서 활을 쏴!”
후르한은 자기도 모르게 고함을 질러댔다. 그가 바랐던 결과는 매복했던 전사들이 조선군을 제압하든가 아니면 공멸하는 거였지, 이렇게 일방적으로 살육당하는 게 아니었다. 이러다가는 복병을 전멸시킨 조선군이 자신을 뒤쫓아올지도 몰랐다.
몇몇 병사들은 날아드는 죽음 사이를 간신히 빠져나가 조선군 대열에 도달했다. 하지만 그 자리에는 그들이 바라던 혼란에 빠진 겁쟁이들은 없었다. 조선군이 형성한 장창 대열에는 틈 하나 찾아볼 수 없었고, 짧은 창이나 칼을 들고 그 숲에 뛰어든 자들은 여지없이 꿰뚫렸다.
그제야 몇몇 전사들이 활을 잡았다. 하지만 그들이 미처 화살을 메기기도 전에 조선군이 쏜 탄환이 머리를 박살 내기 일쑤였다. 바람이라도 멎었으면 좋았을 것을, 하필 강한 북풍이 불어 조선군이 총을 쏠 때마다 나오는 초연도 걷어가 버렸다. 어찌 이리 운이 없을 수가!
그래도 이쪽은 아직 유리한 입장이다. 저쪽에서 군사를 지휘하는 예허, 호이파 장수들도 이 점을 깨달았는지 급히 부하들을 추슬러 활을 잡게 하는 모습이 보였다. 사격전으로 가면 아직 충분히 승산이 있었다.
이쪽 군사는 2만에 가깝고 거의 전원이 활을 가졌다. 하지만 적은 창병이 많아서 총과 활을 가진 이가 반도 안 된다. 6대1, 아니 7대1이다. 더구나 비탈 위에서 내리쏘는 화살은 당연히 골짜기 바닥에서 올려 쏘는 화살보다 멀리 간다. 일방적으로 적을 화살꽂이로 만들 수 있다.
“그래! 그대로 쏘아붙여!”
후르한이 주먹을 불끈 쥐는 순간 또 한 번의 반전이 일어났다. 예허, 호이파 두 부가 진을 친 산등성이 위쪽에서 갑자기 수천이나 되는 기병들이 나타났다. 그리고 골짜기 아래를 향해 활을 쏠 준비를 하는 전사들을 그대로 들이쳤다. 그들이 어느 편인지,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후퇴하라!”
후르한은 자기가 거느린 하다 군사들만 거느리고서 그대로 말머리를 돌렸다. 완전히 박살이 난 저 싸움터에 뛰어들어 같이 죽을 필요는 없었다. 북평성 견제를 위해 남겨둔 병사 5천과 함께 당장 하다로 돌아가는 길만 남았다. 귀순한 와르카 3만은 이미 강 건너에 보내놓았다.
그러고 보니 3만 백성에 더불어 말도 1만 필이나 공으로 생겼다. 그 주인들이 저기서 죽고 있으니, 산 동료가 가져가서 타 주는 편이 마땅한 도리가 아니겠는가. 조선인들에게 넘겨주고 갈 수는 없는 일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