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s be a great soldier RAW novel - Chapter 363
2부 141화
– 28 –
“세상에 이게 무슨 꼴이야…?”
부잔타이는 입을 딱 벌렸다. 본래부터 포위하고 있던 병력에다 부여주에서 새로 얻은 병력, 추가로 코르친에서 보내준 병력까지 해서 7만은 되었을 삼성부 포위군에 지금 남은 병력이 단 3만 명밖에 되지 않았다. 그나마 절반은 부상자였다.
“아니,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소?”
좌군을 맡은 책임자는 만타이의 심복인 아바하이였다. 아바하이는 맹장으로 이름이 높아서, 한때는 부잔타이보다 더 위세를 뽐낼 때도 있었으나 지금 이 자리에서는 고개를 들 수 없는 처지였다.
“날씨가 풀린 틈을 타 얼음판을 건너 강공을 펼쳤는데…조선군이 우리 몰래 얼음 밑에 포를 묻어두었소. 그 포가 일거에 터지니 얼음이 부서지면서 우리 전사 수천 명이 물에 빠져 모두 죽었고, 이에 놀라 도망치다가 또 수천이 죽었소. 미처 시체를 거두지도 못했소.”
“그럼 나머지는 다 어디 갔소? 그래도 지금 여기 있는 숫자보다는 많았을 게 아니오?”
“예허와 하다에서 온 전사들이 거의 전부…도망쳤소. 우리 병사도 많이 도망치는 바람에, 남은 병사는 코르친과 부여주에서 온 자들이 대부분이오.”
“이런 무능한 자가 다 있나!”
부잔타이는 진심으로 화가 치밀었다. 만타이는 생각이 많은 부하를 좋아하지 않아서, 그저 명에 따라 싸움만 하는 그런 자들을 좋아했다. 하지만 지금 이 상황은 너무하지 않은가.
대군을 거느리고도 싸움에 지는 거야 어쩔 수 없다고 치자. 적이 엄청나게 유능하고, 강한 무기, 이를테면 포를 가지고 있다면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싸움을 치른 뒤에 남은 병사들이 절반 이상 도망간 건 용서가 되지 않았다. 부하도 못 거느리는 게 무슨 장수인가.
“베어라.”
“에? 무, 무슨….”
아바하이가 눈을 크게 뜨고 더듬거렸다.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부잔타이 뒤에 말없이 서서 기다리던 호위병들이 앞으로 나서더니 허리에 찬 검을 뽑아 들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놀란 아바하이 측 병사들도 칼을 뽑았지만, 부잔타이가 냉정하게 일갈했다.
“저놈은 패장에다가 휘하에 거느린 군사도 제대로 단속하지 못한 멍청이다! 그 죄는 목숨을 바쳐도 갚기 힘들다. 지금 막는다면 너희들도 모두 죽여버리겠다.”
몇 안 되는 아바하이의 호위병들이 싸워봐야 이길 가능성은 없었다. 지금 이 천막은 어떻게 빠져나간다고 쳐도 바깥에는 원기 왕성한 부잔타이 군 1만이 기다리고 있다. 게다가 아바하이 밑에 있던 병력이라고 해서 모두 그를 따르는 것도 아니다.
“네놈들, 네놈들이! 이 배반자들아!”
아바하이가 절규했지만, 호위병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뽑았던 칼을 도로 칼집에 집어넣었다. 부잔타이가 이들을 칭찬했다.
“너희는 주인을 배신한 게 아니다. 대추장의 명을 수행하지 못한 자가 합당한 벌을 받도록 협력한 거다. 너희에게는 어떤 불이익도 없을 테니 염려 마라.”
야인들 사이에서 형세에 따라 진영을 옮기고 주군을 바꾸는 거야 비난거리도 되지 않는다. 부잔타이 역시 자기 부하들도 여차하면 다른 두령을 찾아 떠나갈 수 있음을 잘 알았다.
“부잔타이 님! 대추장 만타이 님께서 이 일을 아시고도 그냥 넘어가실 것 같소!”
아바하이가 만타이를 들먹였다. 어떻게든 살아나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였지만 부잔타이 쪽에서 보기에는 무용한 몸부림일 뿐이었다.
“맡은 군사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얼간이 따위는 거느릴 필요가 없다. 하지만 네놈의 그 형편없는 이름을 생각해서 형님께는 네놈이 선두에 서서 성을 공격하다가 조선군이 쏜 화살에 죽었더라고 말해줄 테니, 조용히 죽어라.”
패전 책임 때문이라 해도, 자기가 임명한 대장을 허락도 없이 죽였다고 하면 만타이는 절대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더구나 좌군은 본래 만타이가 맡아야 한다고 이야기가 나왔던 것을, 본인이 중군으로 나가서 포로를 잡아 올 욕심에 부하인 아바하이로 바꾼 처지라 더 그렇다.
하지만 부잔타이는 이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패배로 기가 꺾인 군사들을 추슬러 삼성부를 계속 포위하고, 만타이가 직접 데리고 오는 본대가 해서로 넘어갈 수 있게 하려면 지휘권이 필요했다. 그래서 만타이 모르게 아바하이를 죽여서 지휘권을 얻으려고 하는 거다.
“하지만, 이건, 이건!”
“쳐라!”
지껄일 시간을 주면 줄수록 손해다. 명령이 내리자 기다리고 있던 호위병들이 곧바로 들고 있던 칼로 아바하이를 내리쳤다. 끔찍한 비명은 곧 그쳤고, 난도질당한 아바하이는 피투성이 고깃덩어리가 되었다. 얼굴을 찌푸린 부잔타이가 지시했다.
“머리를 잘라 기둥에 매달아라. 그리고 아바하이는 밑에 거느린 군사를 제대로 다루지 못한 죄로 처형되었으며, 이제 내가 좌군을 지휘한다고 모든 진영에 알려라!”
“예, 두령.”
호위병들이 시체를 끌고 나갔다. 잠깐 생각하던 부잔타이도 곧바로 그 뒤를 따라 천막 밖에 나섰다. 우두머리가 바뀌었다는 사실은 확실히 드러내 두는 편이 좋았다.
“아바하이는 처형되었다! 이제부터 내가 너희를 이끈다. 행여 엉뚱한 생각 하지 말고, 내가 내리는 명령에 충실히 따라라!”
남은 병사는 4만. 이만하면 아직 기회는 있다. 삼성부를 함락하고 그 안에서 포로와 재물을 얻을 기회가. 삼성부에서 얻은 노획물만 해도 그간의 보상은 충분히 되리라.
– 29 –
눈발 날리는 평원에 3만 병사가 운집했다. 주력인 호이파 기병 1만은 중앙에 자리를 잡았고 최근 귀순한 장백여진 보병들이 좌측에, 호이파 보병들은 우측에 자리를 잡았다. 대열 중앙에 선 호이파 부장 바인다리가 이를 갈았다.
“역시 내가 하자는 대로 해야 했어. 다들 내 말을 안 듣더니, 저 비열한 도둑놈들이 내가 예상한 그대로 움직이고 있지 않은가.”
작년 회의에서 다른 대추장들을 만났을 때, 바인다리는 힘든 부여주 원정 따위는 포기하고 누르하치가 지배하는 건주위를 치자고 했다. 조선보다 건주위가 약하다는 거야 말할 필요도 없고, 건주위는 망해도 돕겠다고 나설 세력도 없었다.
더구나 건주위는 그동안 틈만 생기면 해서로 숨어들어와 노략질을 벌였다. 해서 4부가 가진 주력을 부여주로 뺐을 때 그놈들이 가만히 있으리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건주위 군사는 얼마나 된다고 했지?”
“1만입니다.”
바인다리는 단단히 이를 갈았다. 건주위는 지난 한 달 동안 예허, 하다 일대 부락들을 실컷 약탈했다. 병력 대부분을 부여주, 울라 쪽으로 보내버린 예허와 하다 두 부는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지금 필사적으로 병력을 도로 불러오고 있다고 하는데, 도착하려면 아직 멀었다.
“일단 맹약을 맺었으니 이번 싸움이 끝나기까지는 돕는다. 누르하치 놈부터 쳐부수고 나서, 끌려가는 예허와 하다 백성들을 구출해서 돌려줘야겠지.”
물론 말하지 않은 부분, 가축과 곡식을 포함한 재물들은 호이파에서 먹어치울 심산이었다. 곡식자루에 예허라고 적혀 있고, 말 이마에 하다라고 적혀 있는 건 아니지 않은가. 다 건주위 놈들에게 빼앗는 거니까 거리낄 게 없다. 양 부는 사람이라도 돌려받는 데 감사해야 한다.
“건주위 놈들이 나타났습니다!”
“전투 준비!”
눈앞에 나타난 건주위 일당은 기병 1만 외에 포로로 잡은 하다 백성 약 3천 명을 동반하고 있었다. 그 외에 가축과 재물을 실은 수레 다수가 함께 이동중이었다. 저들도 기다리는 이쪽 군세를 발견했는지 급히 전투대형을 펼치는 게 보였다.
“이 애송이 도적놈아!”
바인다리가 앞으로 나서서 호령했다. 물론 저들이 화살을 쏘아도 닿지 않는 거리다.
“모든 여진이 하나가 되어 부여주에서 동포를 구출하고 있는데, 네놈은 이게 무슨 짓이냐! 그 틈에 동포를 노략질해서 사람과 재물을 빼앗다니!”
누르하치가 이 정도 꾸지람을 듣고 항복하리라고는 그 자신도 생각하지 않았다. 본래 이런 장광설은 적을 설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군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서 하는 거다. 지금 그가 거느린 군사들 셋 중 하나는 처음 데리고 싸워보는 자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랬다.
“누가 누구보고 도적이라는 거냐, 이 늙다리야!”
누르하치가 유유히 앞으로 나서서 소리쳤다. 그 역시 이쪽 화살이 가 닿지 못하는 거리에서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너희는 황제께서 내리신 명을 잊었느냐? ‘이웃을 범하지 말고, 평화를 지키라’고 하셨도다. 우리 여진 각 부 사이에서도 평화를 지키라 하셨는데 어찌 이웃 나라인 조선까지 공격해서 그 백성을 빼앗는 일이 정당하겠느냐? 마땅히 벌을 받을 일이다.”
“눈만 뜨면 도적질을 일삼는 네놈이 칙명을 방패로 삼으니 가소롭기만 하다! 지금이라도 그 방자한 태도를 버리고 말에서 내려 무릎을 꿇으면 목숨은 건져서 돌아가게 해주마!”
“너희야말로 잔말 말고 길을 열어라. 우리는 황제께서 내리신 칙명을 받들고 있다!”
누르하치가 해서 토벌의 칙명을 받았다는 이야기는 바인다리도 전해 들었다. 설사 그렇다고 해도 저놈을 짓밟아버리면 그만이다. 죽은 놈에게는 칙서가 있어도 효력이 없다.
“닥쳐라! 네놈을 상대로 좋은 말로 설득해도 의미가 없음을 알았으니, 이제는 힘으로 말할 뿐이다. 전군 돌격! 저놈들을 짓밟아라!”
호령이 떨어지자 1만 기병이 함성을 지르며 돌격을 시작했다. 누르하치 휘하 기병들도 마주 달려 나오나보다 했…는데, 이들이 이상하게 움직였다. 호이파 기병들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대신 살짝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더니, 뜻밖에도 장백여진 보병 대열을 향해 쇄도했다.
“저, 저놈들이!”
대규모 전투를 치른 경험이 별로 없는 장백여진 전사들이다. 갑주로 무장한 철기 1만 기가 달려오자 그대로 짓밟혔다. 바인다리와 함께 돌격하던 호이파 기병들은 죄다 흩어져 달아나는 좌익을 보면서 당황했지만, 돌격 방향을 그리 쉽게 바꿀 수는 없었다.
“방향을 바꿔, 바꾸라고!”
바인다리가 다급하게 병사들을 재촉하는 사이, 장백여진 병사들을 깨트려 흩어버린 건주위 기병들이 그대로 왼쪽으로 돌면서 역시 당황하고 있는 호이파 보병들을 뒤에서 들이쳤다. 두 번째 희생물이었다.
이들은 장백여진보다 전투경험은 확실히 많았다. 아마 정면으로 붙었으면 버텼을 것이다. 하지만 적이 들이친 방향은 측후방이었고, 이번 싸움은 기병들 몫이라고 생각하고 방심하고 있었다. 당연히 이쪽에서도 결과는 같았다.
“제기랄! 모두 내 뒤를 따르라. 일단 이 자리를 벗어난다.”
아직 바인다리 휘하에 있는 기병만 해도 건주위 병사들과 비슷한 수다. 하지만 저놈들은 두 번이나 연달아 승리하면서 지금 기세가 올랐고, 워낙 쉽게 이겨서 힘도 별로 빠지지 않았다. 아군이 계속 짓밟히는 광경을 보면서 놀라고 기가 죽은 병사들로 싸워봐야 승산은 낮았다.
급히 전장을 빠져나가는 호이파 군을 보면서도 건주위는 추격하지 않았다. 누르하치가 웃는 소리가 귓가에서 울리는 듯한 착각을 느끼며 바인다리는 얼굴을 붉혔다.
– 30 –
“어명을 받들어 꼭 적을 쳐부수고 삼성부를 구원하겠나이다.”
“그대를 믿노라.”
이순신이 지휘하는 별동대를 떠나보낸 뒤에도 할 일은 많았다. 주변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또한 정보를 퍼뜨려야 했다. 무엇보다 내가 친정에 나섰으며 10만 대군이 북평에 집결했다는 사실을 널리 알릴 필요가 있었다.
지금 당장 울라 땅으로 원정을 나가기에는 준비가 약간 부족했다. 군량이야 북평에 충분히 모아두었지만, 정보가 문제였다. 부여주 내에 적을 남겨놓고 나갈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내가 나간 다음에 잔당이 분탕질을 치면 어떡하나? 그거 잡자고 송화강에서 돌아올 수도 없고.
그러니 후방을 다질 겸 이번 난리로 놀란 각 고을 백성들을 위무할 겸 해서 한동안은 여기 북평에 머무르기로 했다. 선제공격을 당한 상황에서 이미 적에 대한 기습 같은 건 진작에 물 건너간 상황이니까, 적에게 여유를 준다는 점이 크게 문제로 느껴지진 않았다.
만약 적이 병력을 정비해서 대군을 편성해 나온다면 환영할 일이다. 귀찮은 놈들을 한 방에 쓸어버릴 수 있으니까. 그와 반대로 흩어져 숨는데 그 시간을 쓴다면 골치가 좀 아파지겠지만 그래도 큰 문제는 없다. 우리 피해 없이 놈들 땅을 폐허로 만들고 오기만 해도 되니 말이다.
그때까지는 병력과 물자를 더 모으면서 북평에서 기다려야겠다. 확실하게 안전한 고을에서 속오군을 불러들여 보조부대를 편성하는 중이다. 기왕이면 봄이 올 때까지 기다리면 어떨까도 싶은데, 그러면 도강이 불편해지니 강이 얼어 있는 동안 미리 건너는 편이 낫겠지.
자, 그때까지는 잠시 휴가를 즐겨 보자. ‘잡무’는 도성에서 성이가 처리하고 있으니까, 나는 해서 원정에 투입할 군사들과 함께 ‘기동훈련’이라도 하면서 부여주 내부에 이제 적이 하나도 없다는 확실한 소식을 기다려야지. 적이 있다고 하면 마땅히 군사를 보내 쳐부수고 말이다.
물론 ‘기동훈련’을 하면서 잡은 짐승들은 모두 병사들 입으로 들어갈 거다. 아무려면 여기서 짐승 몇 마리에 내가 욕심을 낼 리가 없지 않은가. 많이 잡은 이들에게는 상도 내릴 거다.
이번 친정에는 고위 문관은 거의 데려오지 않았다. 그러니만큼 기껏 힘들게 나온 친정에서 왜 군사는 움직이지 않고 사냥만 하고 계시나이까 하고 잔소리를 할 사람도 없다. 어디, 누가 가장 많이 잡나 보자.
“그대가 상을 타러 나올 줄은 몰랐구나.”
사냥꾼처럼 털가죽 옷으로 전신을 감싼 사내가 내 앞에 부복했다. 정말 감격했는지 심하게 목소리가 떨렸다.
“신도 살아서 전하를 다시 뵙게 됨에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가 없사옵니다.”
사슴 세 마리, 멧돼지 두 마리를 잡아 일등상을 받으러 나온 사람은 정여립이였다. 뜻밖에 전혀 예상하지 않은 사람을 만나자 나도 반가웠다.
“요즈음은 무엇을 하고 있느냐?”
“자비로이 허락해주신 덕분에 향군장을 맡아 일하고 있사옵니다. 고을에서 모은 군사들과 함께 수일 전 북평에 도착하여 기다리던 참에, 전하께서 강무(講武, 임금이 주관하는 사냥)를 하신다고 하기에 나와 참석하였나이다.”
역시 정여립은 한 가닥 하는 보스 기질이 있다. 여기에서도 향군장으로 뛰고 있을 줄이야. 호감도가 확 오르는 한편으로 약간 걱정도 되었다.
“북변에 온 지 벌써 여러 해다. 원망하는 마음은 들지 않았느냐?”
여기서 원망하고 있다고 곧이곧대로 대답하면 뇌가 없는 인간이겠지. 물론 정여립은 그렇게 대답하지 않았다.
“모든 사태가 신이 불미스럽게 행동한데서 비롯되었사온데 어찌 다른 이를 원망하겠나이까. 오직 스스로의 잘못을 되새기면서 훗날 바로잡을 수 있기만을 기원하였사옵니다. 그러던 참에 변란이 일어났으니, 온몸을 바쳐 속죄할 따름이옵니다.”
1초도 망설이지 않고 대답한 걸 보면, 철저히 준비한 답변이든가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든가 둘 중 하나겠지. 어느 편이든 좋다. 속셈이야 어떻든, 자기 할 일만 잘하면 나는 상관없다.
좋다. 정여립이 예전에 지은 죄를 뉘우치고 열심히 싸워 공을 세운다면, 도성으로 불러들여 벼슬을 내리고 복권해 주는 것도 괜찮겠지. 분명히 능력은 있으니까.
“내, 눈여겨보겠다. 앞으로 있을 싸움에서 최선을 다하기 바란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정여립은 엎드린 채 일어나지 못하고 눈물을 쏟았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문득 북쪽에 있을 이순신 생각이 났다. 과연 삼성부 구원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