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s be a great soldier RAW novel - Chapter 379
2부 15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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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이 정도로 만족해야겠지.”
성은 그럭저럭 모양을 갖춰 가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정방형(正方形, 정사각형)이지만, 측면 방어를 위해서 돌출된 치(雉)도 여러 개 만들었다. 적이 성문을 직접 공격하지 못하도록 성문 주변을 둘러싸는 옹성도 만들었다. 동대문처럼.
다만 기본 구조는 목조다. 부여주 개척지에 임시로 만든 성채처럼, 벌목한 통나무를 그대로 생나무인 채로 땅에 박아 성벽을 만들었다. 나무만 두면 허전하니까 바깥쪽에는 진흙을 개서 두껍게 발랐다. 이게 가장 빠르면서 간단하게 성을 세우는 방법이었다.
물론 제대로 된 석성이나 벽돌로 지은 성, 판축(版築)으로 세운 토성만큼 견고하지는 않다. 싼 게 비지떡이니까 당연한 일이지만, 하지만 바로 그 점이 지금 내가 짓는 성이 갖추어야 할 특징으로서는 아주 좋은 장점이 되었다.
지금 내가 발을 딛고 있는 이 자리, 목단강 건너 울라 땅은 아직은 분명히 명나라 영토다. 법적으로 따지자면 우리는 임시 입국비자를 받아서 들어왔을 뿐이다. 명분이야 당연히 도적 토벌에 있는 거고.
고로 울라 토벌이 ‘완료’되면 우리는 이 성을 내놓고 부여주로 돌아가야 한다. 물론 명나라 조정에 국경 변경에 관한 교섭 제안을 넣을 생각이긴 하지만, 그게 100%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지 않은가. 명나라 쪽에서 못 주겠다고 뻐팅기면 다른 카드가 있는 것도 아니다.
만약에 협상에 실패해서 눌러앉지 못하고 돌아가게 되면, 이번에 쌓은 성은 하나도 안 빼고 모조리 허물어버리고 갈 거다. 우리고 놓고 가면 그 뒤에 누구 손에 들어가게 될지는 불 보듯 뻔한데 그걸 그대로 두고 갈 리가 있는가?
즉, 나중에 우리 손으로 헐게 될 가능성을 생각해서도 파괴하기 좋은 목재로 성을 세우는 편이 낫다. 이건 흙을 바르지 않은 면에다 기름을 붓고 불만 붙여도 쉽게 파괴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신하들도 별 반대가 없었다.
“밭은 충분한 면적으로 조성했느냐?”
“그렇습니다, 전하. 하지만 이 넓은 둔전에서 농사를 짓자면 적어도 수천 명이 여기 붙어서 농사만 지어야 할 것 같습니다. 너무 넓은 게 아닌지요?”
순변사 이일이 답했다. 이일은 내가 둔전을 마련하라고 명했을 때 면적을 줄이자고 했었다. 우리가 여기 진짜로 장기주둔할 것도 아니니 농지는 꼭 필요한 만큼 조성해도 되지 않느냐는 거였다.
“다 내게 생각이 있어서 이만큼 준비하라 한 것이다. 그대로 두어라.”
“예, 전하.”
만타이는 분명 첩자를 투입해서 우리 진영을 염탐하고 있을 거다. 우리가 얼마나 넓은 밭을 갈려고 하는지도 당연히 알고 있겠지. 그럼 이 광대한 밭을 보고 당연히 겁에 질려서 당황할 거다. 저 망할 놈들은 도대체 언제 떠날 거냐고 말이지!
놈은 청야전술로 우리를 쫓아낼 셈이었겠지만, 난 거기에 걸려들어 줄 생각이 없었다. 병력, 식량 모두 충분히 가지고 있음을 놈들에게 똑똑히 보여준다. 그래서 놈들이 스스로 지연전을 포기하고 결전을 벌이러 나오게 만들 셈이다.
“참, 건주위 놈들이 담저 씨앗을 훔쳐갔다 하였느냐?”
“옥수수는 맞사오나 담저는 아니옵니다. 그 사연이 다소 복잡한데, 담저는 평안병사가 그냥 내준 것이라 하옵니다.”
“그 귀한 것을 어찌하여 건주위에 내주었단 말이더냐!”
“전하께서 내리신 명에 따라 평안도에서 군사 1만을 보내 건주위를 응원하게 되었사옵니다. 그런데 평안병사가 생각하기를, 1만 명이 먹을 양곡을 산 넘고 물 건너 건주위까지 수송하는 일은 지나친 고역이라 여기고 담저와 옥수수 씨앗을 가지고 가 둔전을 일구었다 합니다.”
이야기하던 이일이 무척이나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헌데 강을 건너가 보았더니 이미 저들도 옥수수를 심고 있더라는 것이옵니다. 어이 종자를 구하였나 물으니 실토하기를, 재작년 가을에 강을 건너와서 옥수수 이삭 몇 자루를 훔쳤고 그 씨앗을 두 해째 심어 양을 불린 것이라 말했다지 않았겠습니까.”
“그래서?”
“기왕 한편이 된 상대이니 이미 지나간 도둑질을 가지고 벌할 수도 없고 해서 대신 둔전을 일굴 땅을 받는 것으로 타협을 보았고, 그 땅에다 가져간 담저를 심었는데 야인들이 ‘먹지도 못하는 풀을 왜 심는가’고 신기해하기에 담저가 뭔지 설명하고 종자를 조금 주었다 합니다.”
듣고 보니 알조다. 건주위 놈들, 감자는 그냥 채소 나부랭이라고 생각해서 훔쳐가지 않았던 모양이다. 하긴 내가 보더라도 옥수수는 뭔가 큼직한 누런 낟알이 보이는 게 맛있어 보이지만, 감자는 모르고 보면 열매도 못 먹는 이상한 풀 쪼가리로 보일 테니까.
아 그나저나 큰일이다. 감자와 옥수수까지 손에 넣었으니 건주위 인구가 마구 늘게 생겼다. 평안병사도 딱히 악의가 있어서 벌인 짓은 아니니 이걸 문책하기도 그렇고, 이미 넘어간 것을 도로 내놓으라고 할 수도 없고. 내놓으라고 해봐야 어차피 회수도 불가능하다.
하긴 그냥 주지 않아도 어차피 수확하는 거 보고 그때 훔쳤겠지. 기왕 넘어간 것이니, 그게 다 내가 지시한 일이었다고 누르하치한테 내 은혜를 팔아야겠다. 그러면 그놈이 나한테 조금이라도 감사하는 마음을 갖겠지?
물론 누르하치가 내가 아는 바로 그 누르하치라면 감사하건 말건 자기가 유리할 때 배반할 건 분명하다만.
“그 문제는 되었다. 헌데 이게 무슨 소리인가? 종소리…?”
“교회당에서 치는 종입니다, 전하.”
이일을 거느리고 여기저기 둘러보며 걷고 있는데 갑자기 어디서 종을 치는 소리가 들렸다. 호기심에 그쪽으로 가 보니 마침 알라르콘 신부가 야외에서 미사를 드리는 중이었다. 스페인 병사 열 명, 그리고 놀랍게도 조선인 병사 서른 가량이 제단 앞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음? 우리 군사들이 저리 많이 천주교를 믿기 시작하였는가?”
알라르콘은 아무래도 군인 출신이다 보니 태도가 엄하고 딱딱하다. 세스페데스와 이야기할 때처럼 즐거운 대화는 아무래도 어려워서, 나도 그와는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나눈 적이 별로 없었다. 그러다 보니 조선인 신도가 생겼다는 이야기도 당사자에게 직접 듣지 못했다.
“예, 전하. 최근에 전투를 몇 번 치르고 난 뒤로 군사들 사이에 조금씩 퍼지고 있사옵니다. 아무래도 죽기는 싫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보니, 천지신명과 부처에게 비는 정도로는 모자란다 여긴 이들이 남만교 신부를 찾아서 무사히 귀환토록 기원해 달라 청함이 시작이었다 합니다.”
이일이 하는 설명을 듣자 바로 이해가 갔다. 확실히 전쟁판에서는 사람이 어디에든 기대기 마련이다. 나 같아도 지금 내가 전투원으로 최전선에 나가야 한다면 성호부터 긋고 ‘하느님, 제발 살려주세요’ 할 판인데 일반 병사들이야 뭐 당연한 거 아니겠는가.
“저들이 마음의 위안을 얻는 방법이 저렇다면 내버려 두어라. 참, 그러고 보니 알라르콘이 다친 병사들 치료도 돕고 있다고 들은 듯한데, 사실이 맞느냐?”
“그렇습니다. 화살이나 칼에 맞은 상처를 잘 치료하고, 다친 이를 위로하는 경도 외워주어 감복한 이들이 남만교 신도가 되는 사례도 여럿 있었다 알고 있습니다.”
“군관 출신이라더니 의술까지 익힌 줄은 몰랐구나. 어린 의생을 몇 명 딸려서 알라르콘이 구사하는 남만식 치료법을 배우게 하라. 우리 전래 의술과는 차이가 있으니, 배워두면 나중에 유용할 듯하다.”
“예, 전하.”
군인 출신이니 야전에서 필요한 외과술 중심으로 지식이 있는 모양이다. 우리 의원들이라 해서 그런 교범이 없는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좀 모자란다.
솔직히 말하면 상희가 기왕이면 한의사가 아니라 외과, 내과 같은 양의사였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상희 본인이야 한의사 쪽이 조선 사회에 적응해 살기 더 좋겠지. 하지만 나로서는 현대의학 쪽이 더 긴요하다. 한의사야 어차피 상희 말고도 많잖아.
이거야 뭐 해봤자 의미 없는 불평이니 그만두자. 나한테 필요한 재주를 가진 사람을 모조리 현대에서 데려오려면 여객기 한 대를 몽땅 채워도 모자랄 거 아닌가. 의사, 기술자, 학자 등등 수백 명은 있어야 할 거다.
그럴 수 없는 이상 나와 상희, 두 사람이 가진 재주만으로 어떻게든 헤쳐나가 보는 수밖에 없다. 그나마 그 망할 천녀가 우리 둘을 떼어놓지는 않을 모양이니…그런데 그럼 난 앞으로 도대체 몇백 년을 상희와 살게 되는 거지?
– 17 –
마을 하나가 또 걸려들었다. 울라 부 예하에 있는 작은 마을로, 강가에 자리를 잡고 농사를 짓고 고기를 잡는 야인들이 살고 있었다. 사내들은 만타이가 내린 소집령 때문에 다 떠났고, 집에는 노인과 아녀자들만 남아있는데 조선군이 들이닥친 것이다.
“저항하지 않는 자들은 죽이지 마라! 집은 불태우고, 곡식과 가축은 끌어내라!”
이억기가 호통을 치자 군사들이 흩어져서 집집을 뒤졌다. 조선군이 오는 줄도 모르고 있던 주민들이 비명을 지르며 끌려 나왔다. 미리 눈치채지 못하게 하려고 육지 안쪽으로 우회해서 마을을 덮친 보람이 있었다.
“포로가 총 62명, 곡식 서른 섬에 소 세 마리, 말 여섯 마리라.”
전과 집계를 받은 이억기가 중얼거리자, 마침 옆에 있던 임해군이 슬며시 끼어들었다.
“엄청나게 가난한 마을이로군요.”
“고기잡이가 주업인 듯하니, 곡식과 가축이 부족한 것도 당연하지 않겠는가.”
이억기가 간단하게 설명하자 임해군도 수긍이 가는지, 고개를 끄덕이면서 한걸음 물러섰다. 이억기가 자기 주변에 몰려드는 군사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오막집이 타면서 날아드는 불티에 인상이 절로 찌푸려졌다.
“장군께서 명하셨듯이, 찾아낸 곡식과 우마는 모조리 가지고 가서 군량으로 쓴다. 군사들로 하여금 곡식을 강가로 운반하게 하고, 우리 선단이 도착하거든 배에 실어라. 본대는 계속해서 상류로 가면서 적도들의 마을을 찾고, 여기는 1개 소대만 남아서 선대를 기다리도록 하라.”
“예, 나리.”
군사들이 급하게 움직였다. 집이 불타고 식량을 빼앗겨 울부짖는 여진족 아녀자들이 발목을 붙들고 매달렸지만, 누구 하나 거들떠보지 않았다. 이젠 겨울도 끝났는데 설마 저들이 추위와 굶주림 때문에 죽기라도 하겠는가? 알아서 잘 살아남겠지.
“기왕이면 여기 남는 임무를 소관에게 맡겨주실 수 없겠습니까?”
웬일인지 임해군이 자원해서 마을에 남는 역할을 맡겠다고 했다. 여편네 때문에 필요 없는 공을 세워야 한다고 여러 번 툴툴거리는 모습을 익히 본지라, 왜 공도 못 세우는 이런 귀찮은 일을 굳이 맡으려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딱히 시키지 않을 이유도 없다.
“괜찮네. 그러도록 하게.”
이억기가 허락했다. 임해군이 고개를 숙여 답례하며 싱긋 미소를 지었다.
“자, 이제 나리께서 출발하셨으니 우리가 할 일을 하자.”
임해군은 방일수 휘하에서 임시 중대장까지 맡았지만, 본래 그만한 서열이 아니었다. 고로 이억기가 족친위를 재편하면서 다시 소대장을 맡았다. 휘하에 둔 군사는 43명이었다. 족친위 소속 군사라고 전부 종친은 아닌지라, 이들 중에 임해군만큼 신분이 높은 이는 없었다.
“너희는 물가에서 곡식과 우마를 지켜라. 나는 잠시 숲에서 쉬고 올 테니, 배가 오면 바로 알려라.”
“예, 나리.”
군사들에게 대기하라는 명령을 내려놓은 다음, 말에 오른 임해군은 야인들이 무리를 지어 울고 있는 자리를 향했다. 말에 탄 채 야인들을 훑어보던 임해군의 눈에 광채가 돌았다. 아까 봐둔 야인 처녀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이럴 때 쓸 여진 말은 미리 배워두었다.
“너! 따라와!”
편곤으로 어깨를 밀자 처녀가 소스라치게 놀랐다. 주저앉은 채로 뒤로 물러나서 도망치려고 했지만, 임해군은 느긋하게 말을 움직여서 상대를 몰았다.
“따라와.”
널 죽이지는 않을 테니 안심해라, 그냥 잠깐 둘이 있자는 것뿐이다, 등등 머릿속을 맴도는 말은 많았다. 하지만 여진 말로 나오지를 않으니 따라오라는 말만 반복해야 했다.
“이걸 확!”
야인 처녀는 자꾸 물러나기만 했다. 짜증이 난 임해군은 안장에서 뛰어내린 다음 상대방의 팔을 잡아 끌어당겼다. 그리고 번쩍 들어 말 등에 얹은 다음 잽싸게 등자에 발을 걸고 안장에 올랐다. 아마 처녀의 가족이지 싶은 노파가 비명을 지르며 달려들자 그대로 발로 차 버렸다.
“가자!”
말은 구령에 따라 곧바로 숲을 향해 달렸다. 처녀가 울부짖었지만 그건 귀가 좀 따가울 뿐 아무 문제가 아니었다. 잠시 뒤에 맛볼 즐거움을 생각하며 임해군이 진심으로 크게 웃었다. 야, 이게 도대체 얼마 만이야? 차차한테 장가들고 처음인가?
이번 원정 마음에 든다. 상황을 봐서 종종 이런 기회를 만들어야겠다.
– 18 –
송화강 양쪽 기슭은 확실하게 제압했다. 지나간 경로를 정확히 살펴 지도도 만들었다. 추후 송화강 일대를 통행하는 데 있어서 이 지도는 아주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좀처럼 적이 나타나지 않았다. 사내들이 빠져나간 울라 마을은 그렇다 치고, 구왈차가 없었다. 겨울 동안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이 유역에는 상당한 수의 구왈차가 살고 있을 텐데 그들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필시 조선군을 피하고자 강에서 멀어진 게 분명했다.
“그대가 진술한 바로는, 코르친이 이번 난리를 부추겼다고 하던데.”
“그렇습니다.”
부잔타이가 허리를 깊게 숙이며 대답했다. 그는 지금 거느린 병사 하나 없이, 이순신 휘하 참모부에서 말석에 있는 자리를 하나 얻어 버티고 있었다. 그나마도 임꺽정에게 죽기 직전에 외친 ‘귀순하겠다’는 말을 조선군에서 받아들여 준 덕분이었다.
그날, 은빛 철갑으로 온몸을 싼 그 괴물은 부잔타이의 목덜미를 달랑 들어서 이순신 앞에다 갖다 놓았다. 부잔타이는 땅바닥에 납작 엎드린 채로 영원한 충성을 서약할 수밖에 없었다. 만약 조금만 허튼소리를 하면 아까 그 대검이 등에 박힐 것만 같았다.
“코르친에서는 병력을 보태주겠으니 원정을 나가라고 우리 모두를 부추겼습니다. ‘부여주에 사는 여진인들은 모두 조선의 지배를 싫어하고, 조선에서는 조선인을 이주시키려고 여진인을 모두 내쫓으려 하고, 너희는 사람이 필요하니 너희가 가서 여진인들을 데려오면 관련된 이들 모두가 만족하리라’라고요.”
이미 들은 이야기지만, 몇 번을 반복해서 들어도 이순신을 비롯한 조선 장수들로서는 기가 막힌 이야기였다. 야인들은 분명 반항적이다. 하지만 조정에서는 어떻게든 그들을 교화시켜서 이 나라에 속한 백성으로 만들고자 하고 있지 추방할 생각이 없었다. 그걸 멋대로 뭐 어째?
“그렇게 난동을 부추겨놓고 자기들은 싸우지 않고 꽁무니를 뺐지. 그 이유에 대해 짐작이 가는 바가 있느냐?”
“없습니다. 다만 삼성부에 도우러 온 코르친 병력이 실은 코르친이 아니라 시버와 구왈차 두 부족이었습니다. 이들은 코르친에 예속된 이들이라, 자기 뜻으로 싸우러 온 것이 아니다 보니 적극적으로 나서서 싸우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그럼 지금 구왈차가 싸움을 피하는 이유도 설명이 되는군.”
지금 조선군이 공격하는 주목표는 울라다. 코르친도, 구왈차도 아니다. 그렇다면 구왈차가 북쪽으로 물러나 조선군과 접촉하지 않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그들은 이 싸움에 자신들의 뜻으로 뛰어든 게 아니니까 말이다.
“일단 강 남쪽에 있는 울라 부락들을 소탕하면서 계속 진군한다. 하지만 만사 불여튼튼이라 하였으니, 강 북안도 감시를 게을리하지 않도록 하라.”
“예, 장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