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s be a great soldier RAW novel - Chapter 385
2부 163화
– 31 –
“너무 잘 걸려들어서 내가 다 미안할 지경이군.”
남문 문루 ? 제대로 된 문루는 물론 아니다만 ? 위에서 보고 있으니 불쌍한 마음이 절로 들었다. 자기들 나름대로는 날 기습해서 그걸로 역전하겠다는 희망을 품고 달려왔을 텐데, 이게 뭔 꼬락서니? 지뢰나 밟고?
“종사관, 이제 세 개 터졌는가?”
“예, 전하. 네 개가 남았사옵니다.”
도원수 종사관 김성일은 본래 정4품인 의정부 사인(舍人)이다. 사인은 의정부와 나 사이를 잇는 연락관 노릇을 하는 관직인데, 무척 끗발 있는 자리다. 그만큼 유능하다는 이야기다.
물론 나도 임진왜란 발발 전 김성일이 전쟁 대비와 관련해서 어떤 트롤링을 했는지는 빤히 알고 있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유능한 인재임은 분명한 만큼, 충분히 활용하기로 마음먹었다. 신립도 가진 재능으로 나름 잘 쓰고 있는데, 김성일이라고 쓰지 못할 이유가 뭐겠는가.
“하지만 언제쯤 터질지 장담을 할 수 없으니, 좀 더 두고 보아야겠사옵니다.”
“어쩔 수 없지.”
삼성부에서 권율은 지뢰를 도화선으로 점화했다고 들었다. 하지만 그 방식은 점화자와 지뢰 매설지가 가까울 때나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당연히 위력도 제한된다. 성벽 너무 가까운 곳에서 성벽을 날려 보낼 만한 위력을 가진 물건을 터뜨릴 수는 없지 않은가.
원거리에서 터지게 하려면 무슨 수를 써서든 사람 손 없이 자동으로 작동하게 해야 했다. 처음에는 어떻게든 마찰식 신관을 만들어서 장착해보려고 했는데, 한참 동안 머리를 쥐어짜도 방법이 없었다. 성냥도 못 만드는 처지에 무슨 재주로 마찰식 신관을 만들겠는가.
“초가 제대로 쓰러져 주어야…옳지! 하나 또 터졌습니다!”
네 번째 지뢰가 터졌다. 폭발로 인한 불빛이 또 주변을 밝히면서 우왕좌왕하는 울라 병사들 모습이 보였다. 지금 저놈들은 자기들이 지뢰를 작동시키는 스위치를 밟고 있는 줄은 꿈에도 모르리라.
내가 만든 신관 구조는, 말 그대로 ‘발화(發火)’ 장치였다. 지뢰 가까이에 살짝 묻어둔 목제 뚜껑을 밟으면 끈이 당겨진다. 그러면 그 끈에 연결된 초가 쓰러진다. 초는 쇠쟁반 위에 놓여 있고, 촛불은 쟁반 위에 부어둔 기름에 불을 붙인다. 지뢰에 연결된 도화선은 여기 꽂혀 있다.
이 지뢰를 제대로 작동시키려면 적이 오기 직전에 초에 불을 붙이고 쟁반에 기름을 부어야 한다. 더 일찍 준비할 수도, 확실히 작동할지 확신할 수도 없다. 그래서 나는 이 ‘촛불신관’을 지뢰 한 기당 6개씩이나 연결해 놓았다.
수발총에 쓰는 부싯돌 발화장치를 써서 폭발시키는 방안을 고려하지 않은 건 아니다. 다만 부싯돌 발화장치는 불발률이 최소 10%인 데다, 지금 상황으로는 전투 중에 고장이 나더라도 조치할 수 없다. 그래서 좀 원시적이라도 일단 작동만 하면 확실하게 터질 물건을 채택했다.
“낮이었으면 수상한 나무뚜껑을 보고 피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그런 게 보일 리 없겠지. 이렇게 어두우니까.”
만타이는 아마 제대로 기습을 벌일 생각으로 오밤중을 택했으리라. 우리 군사들이 다 자고 있으리라고 생각했을 테니까. 하지만 잘못 짚었다. 자기들이 주변을 살피지 못한다는 최악의 핸디캡을 스스로 만들어버렸다.
게다가 비둘기도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했다. 연락관이 때맞춰 비둘기를 날려 보낸 덕분에 주변에서 대기하던 우리 3만 병력이 적을 포위하기에 딱 좋을 만큼 시간 여유가 생겼다.
주작성에 배치해둔 와르카 병력 2백 명에게는 좀 미안하다. 아마 지금쯤 포위당한 채 겨우 버티고 있으려나?
녀석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적을 끌어들이자면 주작성을 아예 비워놓을 수도 없었고, 우리 정예병인 오위군이나 도감군을 배치할 수도 없었으니까 말이다. 아예 주작성을 주 방어선으로 했다면 또 모르겠지만. 뭐, 사상자는 좀 났을지 몰라도 잘 버티고 있겠지.
“총통위에 신기전을 쏘라는 신호를 내라! 놈들이 대열을 정돈하지 못하고 계속 뛰어다니게 만들어라. 남은 지뢰 세 발이 모두 터질 때까지 계속해서 쏘는 거다.”
내가 명을 내리자 옆에 있던 전령군관들이 서둘러 신기전을 준비했다. 신호용 중신기전 두 발이 공중으로 날아가 터지자 곧바로 등 뒤에서 무시무시한 섬광이 일었다. 수백 발이나 되는 각종 신기전이 일시에 발사틀을 박차고 날아가 울라 군 머리 위로 쏟아지고 있었다.
불벼락은 성내에서만 날아가지 않았다. 양쪽 산등성이에서도 수백 개나 되는 불꽃이 하늘로 솟아올랐다가 골짜기로 떨어졌다. 물론 이렇게 많은 신기전기를 전부 북평에서부터 끌고 온 건 아니다. 산등성이 위에 있는 놈들은 죄다 그 자리에서 직접 만들었다. 어차피 1회용이니까.
수천 개나 되는 불화살들이 꼬리를 끄고 퍼부어지는 가운데 또다시 폭발이 이어졌다. 화약 삼백 근이 한 번에 터지면서 하늘로 뿜어 올리는 불기둥을 보니, 마치 화룡(火龍)이 하늘로 치솟는 듯한 장관이었다.
“다섯…여섯입니다!”
연달아 터지는 지뢰에 김성일이 환호했다. 신기전이 뿌려대는 불꽃은 지뢰에 비하면 그저 불똥을 흩날리는 정도에 불과했다. 신이 난 김성일이 임금에게 제안했다.
“전하, 실로 놀라운 위력입니다. 전하께서 병기를 만드시는 재주가 문종대왕이나 무종대왕과 비교해도 전혀 낮지 않으시니, 이 지뢰를 전하의 이름으로 부르셔도 좋을 듯합니다.”
문종화차야 다들 알 것이다. 무종은 조총, 강선조총이 무종총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었다. 어째 어감이 꼭 ‘무종의 무덤’ 같아서 별로 좋진 않은데, 정식 명칭도 아닌 별칭이니 뭐라고 하기도 그래서 놔두고 있다. 지뢰에 경성군으로서의 내 시호가 붙어도 나쁠 건 없지만….
“그것도 좋다만 나중에 내가 죽거든 하라.”
“소, 소인이 죽을죄를 지었나이다! 용서하소서!”
아직 내가 말짱하게 살아 있는데 무슨 내 이름을 딴 병기란 말이냐? 김성일도 자기 실수를 깨달았는지 황급히 바닥에 엎드려 내게 죄를 빌었다. 뭐 의도적으로 날 죽으라고 저주한 것도 아니고 하니, 별로 나무랄 생각은 없지만 말이다.
“일곱 번째 지뢰가 터졌사옵니다! 적이 혼란스러워하고 있사옵니다!”
파수병이 외쳤다. 기다리던 보고였다. 생각할 필요도 없이 명령을 내렸다.
“출성하라!”
당연하겠지만, 지뢰가 다 터질 때까지 기다린 건 행여라도 우리 군사들이 지뢰 피해를 보지 않게 만들기 위해서였다. 우리 지뢰에 우리 군사가 피해를 보면 그게 무슨 비극인가 말이다.
이제 만타이 놈의 숨통을 끊을 시간이다. 임금으로서의 체통이 있으니 내가 직접 칼을 들고 나서지는 않겠지만, 놈이 붙잡혀서 내 앞에 끌려오는 모습은 신나게 즐겨 주도록 하마. 놈이 살았건 죽었건, 목을 잘라 도성에 보내 전시해 줄 테다.
– 32 –
군기시 판관 겸 총통위 대대장 박진은 두 눈을 시퍼렇게 뜨고 어둠 속을 노려보았다. 지뢰 때문에 우왕좌왕하던 적은, 신기전 세례까지 덮어쓰고서 통제고 뭐고 다 무너졌다. 이제 적이 방향을 돌려 이쪽으로, 즉 자기들이 지나온 쪽으로 달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저놈들, 자기들 퇴로를 막은 게 누구인지 모르는 모양이군.”
피식 웃은 박진이 단호한 목소리로 명령을 내렸다.
“귀차, 쏘아라!”
호령 소리와 함께 도로를 차단하고 있던 귀차 상단에서 불꽃이 일었다. 총통틀에 끼워 놓은 승자총통 40문이 한쪽 구석에서부터 순차적으로 불을 토했다. 승자총통 하나마다 들어가 있는 밤톨만 한 납 탄환 열 발이 부채처럼 좍 퍼지면서 전방으로 날아갔다.
도성에서 끌고 온 정식 귀차만 나선 것도 아니다. 수레에 임시로 판자를 둘러 만든 귀차도 총통틀을 얹고 적을 향해 불을 토했다. 마구 달려오던 울라 기병들이 비명을 지르면서 타고 있는 말과 함께 땅바닥에 나뒹굴었다.
수천 발이나 되는 탄환을 쏟아부었지만, 벌집이 되지 않은 자들도 일부는 있었다. 하지만 직접 탄환을 맞지 않은 자들도 계속 달려들지는 못했다. 섬광과 포성에 놀란 말들이 주인의 명령을 거부하고 날뛰었기 때문이다. 그새 조선군은 다 쏜 총통틀을 내렸다.
“어서 새 총통틀을 얹어라! 조총은 함부로 쏘지 마라!”
총통틀은 애초에 마구잡이로 쏘는 무기라 조준이 딱히 의미가 없다. 하지만 조총은 제대로 겨냥하지 않고 어둠 속에다 쏘면 그냥 화약을 버리는 일이 된다.
“적이 귀차 바로 앞까지 오기 전에는 조총을 쏘지 마라! 알겠느냐!”
호령이 떨어지자 귀차 뒤에 늘어선 조총수들이 일제히 답했다.
“예, 나리!”
골짜기 입구는 한 줄로 늘어선 귀차로 확실히 막혀 있다. 적군이 여기서 도망치고 싶으면 손에 든 무기로 귀차를 두드려 부수든가, 옆 산비탈로 올라가서 귀차가 만든 차벽을 우회하는 수밖에 없다.
조총수들이 귀차 뒤에 숨어 있는 이유가 적이 그런 행동을 하지 못하게 만들려고 해서였다. 물론 날아드는 적 화살로부터 몸을 지키는 데도 유용함은 말할 필요가 없다.
잠시 후 재장전을 마친 귀차들이 다시 어둠 속을 향해 불을 뿜었다. 또다시 비명과 신음이 들리고, 그새 가까이 접근한 몇몇 기병들이 이쪽을 향해서 달려들었다. 비처럼 쏟아지는 탄환 사이를 용케 뚫고 덤벼드는 모습에서는 귀기가 비칠 정도였다.
겨누어 쏘는 탄환이나 화살이라면 피하려는 노력이라도 하겠지만, 지금 상황에서 그래 봐야 아무 소용이 없으니 그냥 달려드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준비하고 기다리던 조총수들에게는 다 표적일 뿐. 적이 횃불이 비추는 범위 안에 나타나기만 하면 주저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귀차 안에 탄 장졸들은 적이 근접하건 말건 내버려 두어라! 총통틀은 멀리 있는 적을 향해 쏘아라!”
미리 지시를 받은 대로 군관들이 고함을 쳤다. 총통틀과 조총이 불을 뿜는 소리, 총에 맞아 쓰러지는 말과 사람의 비명, 양쪽 병사들이 지르는 고함 등이 전장 주변을 채우고 있었지만, 이들이 외치는 호령은 똑똑하고 선명하게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놈들은 차벽을 넘지 못한다! 긴장하지 말고 침착하게 겨누어 쏘아라!”
워낙 혼란스럽고 적들도 미친 듯이 움직이다 보니 기회를 잡을 때가 쉽게 오진 않았지만, 명중이 확실한 순간에만 조총이 불을 토했다. 늘어선 수레 사이로 조총수들이 몸을 한번 내밀 때마다 울라 기병 하나가 땅바닥에 떨어졌다.
예상대로 몇몇 적병들은 산비탈 위로 올라가 차벽을 우회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 위쪽에도 기다리는 복병이 있었다. 조총이 불을 뿜고 장창이 번쩍이자 길을 찾던 울라 병사들이 그대로 쓰러져서 비탈을 굴러떨어졌다.
“놈들이 도망칩니다!”
“방포를 멈추어라~!”
수천은 족히 넘을 말과 사람이 차벽 앞을 잔뜩 메우고 쓰러져 있었다. 이미 죽어 숨이 끊긴 자들도 있지만 살아서 버르적거리고 비명을 지르는 자들도 많아서 그 광경이 더 끔찍했다.
살아남은 적 기병 약간은 다시 말머리를 돌려 신북성 쪽, 함정 한복판으로 물러났다. 그쪽 방면으로 도망가면 지금 당장은 포화를 피할 수 있겠지만, 곧 마지막 순간이 올 것이다.
“어라, 그새 신기전 사격이 그쳤구나.”
박진이 하늘을 보고 중얼거렸다. 수백 개씩 하늘을 가로지르던 신기전 사격이 어느새 멈춰 있었다. 분명히 저놈들이 지뢰 폭발에 이어서 쏟아지는 신기전에 몰려 이쪽으로 도망쳐왔을 텐데, 한참 싸우느라 그친 줄 몰랐던 모양이다.
“마지막 염불을 할 시간이군.”
박진은 웃었다. 신기전 사격이 그쳤다면, 이제 다음 수순으로 어떤 공격이 이어질지 빤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 33 –
“진군하라!”
도원수 겸 훈련대장 유극량이 명령을 내리자 은빛 서반아 갑주를 차려입은 장창병들이 횡대 대형으로 일제히 진군하기 시작했다. 창은 중간 각도로 세워 들고 있다. 언제든 필요에 따라 수직으로 들어 화살을 막거나 수평으로 들어 정면의 적을 찌를 수 있기 위해서다.
그 뒤에는 조총수들이 따랐다. 화승에 불을 붙이고, 언제든 쏠 수 있게 탄환과 화약을 재어 놓은 상태였다. 유감이지만 야포는 따라오지 않았다. 야간인 데다 이동까지 하면서 싸우는데 야포는 거추장스럽다는 게 유극량의 판단이었다. 게다가 지금 상황에 꼭 필요하지도 않고.
“좌익, 우익이 모두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음.”
왼쪽 산등성이에는 도순변사 신립, 오른쪽 산등성이에는 순변사 이일이 각각 도감군 1만을 거느리고 올라가 있다. 그쪽에서도 여기처럼 천천히 전진하며 적을 압박할 터였다.
“열기구에서 보고입니다! 적 퇴로를 차단한 총통위가 발포를 멈추었다고 합니다.”
임금은 이 성을 지으면서 관측용으로 쓸 열기구 한 대를 가져오게 했다. 계속 움직일 때는 이런 게 필요 없었지만 고정된 거점을 방비하는 데는 필요하다는 이야기였다. 도성에서 미리 준비가 안 된 덕분에 며칠 전에야 여기 도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오늘까지 정비했다.
이 열기구는 본래 내일 낮부터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상황이 급하니 사고가 날 위험성을 무릅쓰고 밤에 올린 모양이다. 그 위에서 보면 총통위가 있는 매복지까지 보이기는 정말로 보이리라.
“그럼 적이 함정 한가운데로 몰리고 있다는 말이구나. 좋다. 계속 진군하라. 혹시 적이 틈을 노려 치고 나올 수도 있으니, 마군위는 만전을 기하라.”
적의 움직임에 빠르게 대응하기에는 기병만 한 게 없다. 오도리 출신인 마군위 군사 전원이 권총을 움켜쥐고 함성을 질렀다. 이들은 그동안 매 인당 백여 발씩 총을 쏘아 보면서 총 쏘는 법을 익혔고, 이제는 말을 타고 달리면서 활을 쏘는 만큼 총을 쏠 수 있게 되었다.
“좌군, 우군이 모두 산에서 내려오는구나.”
선을 이룬 횃불들이 좌우 산등성이에서 천천히 내려왔다. 신기전과 지뢰 때문에 피어오르는 연기와 잉걸불, 그리고 수천에 달하는 적 잔여 병력이 그 한가운데 있었다. 마침 뜨기 시작한 달이 앞을 밝히고 있었다.
“대감, 명을 내리시지요.”
“음.”
유극량이 헛기침을 하며 목을 잠시 가다듬었다. 이제 좌군, 우군도 거의 산등성이 아래까지 내려와 중군인 도감군 좌우익과 연결했다. 적은 삼면에서 포위되었고, 그나마 나머지 한쪽은 총통위가 막고 있다.
결판을 지을 시간이다. 하지만 어명으로 그 첫 일성(一聲)은 유극량이 토하게 되어 있었다. 그래서 지금 좌군에 있는 신립이 이를 바득바득 갈면서도 곧바로 적을 내려치지 못하고 이쪽 움직임에 맞춰 주며 기다리는 중이다.
“적도들은 들어라! 주상께서 내리신 지엄한 어명을 전하노라!”
도감군 장졸들은 창을 내리고 총을 겨누었다. 포위망이 좁혀들자 비명을 지르며 웅성거리던 야인들도 입을 다물고 귀를 기울였다. 침묵이 완전히 전장을 뒤덮은 가운데, 유극량의 우렁찬 목소리만 주변을 울렸다.
“투항하라! 지금이라도 창칼을 던지고 무릎을 꿇으면 비루한 목숨이나마 건지리라! 하지만 미련한 생각으로 덤빈다면, 모조리 이 산야에 뿌려져 거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