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s be a great soldier RAW novel - Chapter 482
2부 26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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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적이 당도한 두 번째 밤, 왜병들은 어둠을 틈타 더 가까운 자리에 토산 두 개를 쌓았다. 대나무를 엮어 만든 발로 앞을 가려 일하는 광경이 보이지 않게 하고, 낮에 미리 흙을 채워둔 가마니를 가져다 쌓으니 하룻밤 사이에 토산이 만들어졌다.
다만 당장에 큰 위협이 될 만큼 성벽에 가깝지는 않았다. 아무리 대나무발을 세운다고 해도 성벽 가까이 오면서 들키지 않을 수는 없는 탓이다. 보름달에 가까워지는 달빛이 주변을 살짝 비추어주었고, 성벽 위에서 기다리던 조선군은 적이 보이기만 하면 서슴없이 포를 쏘았다.
각기 남문 앞, 서문 앞 3백 보 정도 되는 거리에 세워진 두 토산은 높이가 동래성과 비슷한 정도였다. 흙을 그냥 가져다 퍼붓기만 한 게 아니고 가마니에 채워서 쌓은 터라, 층층이 흙을 다져 굳히지 않고서도 빠르게 쌓은 모양이다.
“적이 토산 위에 화포를 올렸으니, 우리가 맞을 위험성이 더 커졌습니다.”
왜군은 밤사이에 토산 위에 화포를 올려놓은 듯, 해가 뜨자마자 쏘아대기 시작했다. 수효는 3, 4문 정도인데 자모포 같은 것을 쓰는지, 포 문수에 비해서 날아드는 포탄 숫자는 많았다. 포탄이 작은 것을 보면 큰 화포를 올리기에는 아직 토산 위가 좁았던 모양이다.
“고작 현자포 정도 되는 것이 탄을 날리니 피해는 크지 않습니다만, 미연에 제압할 필요는 있습니다. 놓아두면 귀찮은 존재가 될 것입니다.”
“진천뢰를 쓰도록 하라.”
표적을 직접 겨누어 쏘는 총통으로는 흙가마니를 두텁게 쌓아 담을 만든 포루를 제압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완구로 쏘는 진천뢰라면 머리 위에서 떨어지니 담장이 의미가 없다.
적이 지표에 만들고 큰 포를 넣어둔 포루는 부수기 어렵다. 거리도 근 5백 보라서 진천뢰가 가 닿을 수 있는 최대사거리라, 정확히 맞히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겨우 3백 보 거리, 높이도 성벽과 같은 토산 꼭대기를 맞추는 정도는 손바닥 뒤집듯 쉽다. 숙련된 포수만 있다면.
“명중이오!”
오차를 수정하느라 포탄을 몇 발 낭비하긴 했지만, 동래부 포수들은 결국 두 토산 꼭대기를 모두 날려버렸다. 끌어다 놓은 화약이 유폭되어 폭발하고 왜군 포수들이 허공으로 떠올랐다. 화포도 토담 너머 산자락으로 내동댕이쳐졌다. 성벽 위에서 함성이 올랐다.
“적이 계속 덤비니, 작은 승리로 기꺼워하지 마라! 몸을 낮추고, 계속 포를 쏘아라!”
토산 위에 올라앉은 포루는 진천뢰로 날려버렸다. 하지만 서천 너머 멀찍이 있는 포루 십여 개는 겨누어 맞히기에는 너무 멀었다. 이쪽에서 쏘는 포는 포루에 정확히 맞지 않으면 효과가 없지만, 저들은 넓게 이어진 성벽 어딘가만 맞히면 되니 훨씬 유리하다.
그렇다 해도 군사들 사기 문제도 있으니 쏘지 않고 맞기만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송상현은 계속 응사하라고 명령했다. 화약과 포환은 넉넉히 있었다.
계속 포를 쏘면서 보니, 적진 후방에는 공성에 쓸 도구들이 산같이 쌓여 있었다. 대나무와 나무로 만든 사다리, 커다란 나무방패와 굵직한 대나무 다발이 수천 개는 될 듯했다. 바퀴를 달아 움직일 수 있게 한 망루도 몇 개나 늘어서 있었다. 막대한 양이었다.
“수만 대군이 있으니 저런 것도 하루 만에 만드는구나. 여봐라! 적이 사다리와 망루를 대고 성벽에 오르려 하면 바로 불을 지를 수 있도록 기름을 준비하여라.”
“예, 사또.”
기름은 넉넉히 있었다. 사다리로 기어오르는 왜병에게도 끼얹고 불을 붙여 줄 수 있을 만큼 많다. 조선에서 가장 고래기름을 많이 생산하는 고을이 울산 아닌가? 이곳 동래부는 울산에서 실어온 고래기름을 영남대로와 남해뱃길을 통해 시장으로 내보내는 중요한 거점이었다.
“적이 어젯밤에는 망루를 만들었으니, 오늘 밤에는 혹 동래성으로 들어오는 땅굴을 파려고 한다거나 하진 않겠지.”
“설마 그 정도로 얼간이들이겠습니까.”
낙동강에 인접한 동래부 일대는 조금만 땅을 깊이 파도 바로 물이 고인다. 적이 굴을 파서 성을 함락하려 한다면 거리상 서천 건너에서 파기 시작해야 할 텐데, 서천 아래로 지나가는 굴을 판다면 성에 도달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자기들이 익사를 면할 궁리부터 해야 할 거다.
“얼간이였으면 좋겠으이.”
적이 바보짓을 할수록 이쪽이 들여야 하는 수고가 줄어들 테니까. 하지만 백 년 동안 계속 이어졌다는 내란을 끝낸 적괴 신장이, 그리고 그 수하인 장수와 군사들이 그런 얼간이일 리가 없었다. 아마 조만간 일제히 공격을 가해 오리라.
고심하는데 남만포 한 발이 날아와 송상현이 있는 아래쪽 성벽에 맞았다. 직격당한 부분에 박혀 있던 돌 몇 개가 빠져나와 호 속으로 떨어졌다. 성벽은 아직 튼튼했다.
– 43 –
“왜 정찰선을 발견했습니다!”
“쫓아라!”
이순신이 직접 지휘하는 경상우수군 소속 전선 50척, 거북선 3척은 부산진을 향해 진군하고 있었다. 나머지 20척은 혹 적이 또 거제도를 노릴 때를 대비해서 조라포에 배치해두었다.
조선 수군은 그저께 싸움에서 몰린 왜병 수천이 갇혀 있는 가덕도를 그대로 지나쳤다. 굳이 올라가 적을 토벌할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섬을 둘러싼 바다는 방선들이 순찰을 돌고 있다. 가덕도에서 가장 가까운 육지 – 3백 보가 조금 안 된다 ? 인 눌차도 기슭에는 안골포만호가 동원한 속오군들이 몽둥이를 들고 서 있다. 혹시 적이 헤엄쳐서 건너오면 대갈통을 후려쳐 박살 내기 위해서다.
헌데 부산진에 다녀온 탐망선이 어제 보고한 바와 달리 다대포에는 적선이 한 척도 없었다. 다대포진은 확실히 왜적이 차지하고 있고, 왜적 깃발이 휘날리고 있지만 배는 보이지 않았다.
분명히 있다던 왜선이 다 어디로 갔는지, 그 해답은 바로 나왔다. 옆 포구, 다대포에서 바로 산 너머에 있는 서평포에서 포성이 울리고 있었다. 서평포가 왜적에게 공격받고 있었다.
이순신은 당장에 함대를 서평포로 진입시켰다. 서평포 군사들이 바다로 도망치지 못하도록 막아서고 있던 왜선 십여 척은 독 안에 든 쥐가 되어 꼼짝도 못 하고 총통과 불화살 세례를 받고 불타올랐고, 육지에서 성을 공격하던 왜적들도 공포에 질려 물러났다.
경상우수군은 유유히 포구에다 배를 대고 서평포 군사들을 태웠다. 남은 서평포 군사 3백여 명이 창고에다 불을 지르고 배에 오르는 모습을 빤히 보면서도 왜병들은 차마 덤비지 못했다. 그만큼 경상우수군 전선은 적에게 두려움을 사고 있었다.
서평포 군사들을 구출한 이순신은 이들에게 경상좌수영과 다시 연결되기 전까지는 우수영 예하에서 싸우라고 지시하고 함대를 절영도로 접근시켰다. 그리고 경계를 위해 나와 있던 적 소선과 접촉해서 추격을 개시한 참이었다.
“적 소선이 움직인 방향에서 왜선 수백 척이 나타났습니다!”
“저들도 기다리고 있었던 모양이로구나.”
왜선들은 절영도 앞바다로 몰려나오며 진형을 정비했다. 언뜻 보기에도 3백 척은 족히 되어 보였다. 전혀 흔들리는 기색 없이 앞으로 나오는 모습에서 기백이 엿보였다.
“통상, 저들은 구키 수군이라 합니다. 일본에서 가장 정예한 수군이라 하니,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하겠습니다.”
“확실히 어제 싸운 자들보다는 정예인 듯 보이는구나.”
“적 대열 중앙에 있는 누각대선(니혼마루)들은 우리 판옥선보다 더 큽니다. 그리고 판옥선과 비슷한 배가 수십 척인데, 그중에 표면에 우리 거북선처럼 철판을 붙인 배들이 여럿 섞여 있습니다. 보기만 해서는 얼마나 두꺼운지는 모르겠습니다.”
“대장군포를 한 발 쏘아 보면 알 수 있겠지.”
이순신의 얼굴에는 어떤 동요도 없었다. 통제사 군관 송희립이 조용히 물었다.
“그저께처럼 바로 들이치시겠습니까?”
“쳐야지. 어차피 격군들이 온종일 노를 젓느라 지쳐서 도망칠 수도 없지 않은가.”
도망칠 생각도 없었음을 부하들도 뻔히 아는 데 저런 말을 하니, 상선에 탄 군관들도 이게 농담인지 아닌지 분간이 힘들었다. 부하들이 당황하거나 말거나 단호하게 명령이 떨어졌다.
“적을 보았으니 싸우지 않을 수가 없다. 다만 적과 비교하면 우리 전선 숫자가 너무 부족한 관계로, 왜적이 우리 전선에 뛰어들어 단병접전을 벌일 기회를 주면 위험하다. 일자진을 펴고 다가오는 적에게 화포부터 쏘아라!”
곧바로 전선들이 움직여 진형을 구성했다. 돌격장 나대용 휘하 거북선 세 척이 전군으로서 앞에 나서고, 중군 판옥선 20척과 좌우군 각 10척, 총 40척이 그 뒤에 나란히 늘어섰다. 후군 전선 10척이 마지막으로 뒤에 대기하면서 유군 역할을 맡았다.
후군이 뒤로 빠진 건 이들이 조금 다른 무장을 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왜선보다는 적 포대를 공격하기에 적절한 무장이었다.
“적선이 대장군포 사정거리에 들어왔습니다!”
“돌격장에게 발포 명령을 내려라! 본래 목적대로 부산진까지 가지 못함은 유감이지만, 여기 절영도 앞에서라도 최선을 다해 싸워 적을 멸하라!”
신호기가 펄럭이자 귀선 세 척이 전면에 탑재한 대장군포 1호, 24근 남만포 2문을 일제히 쏘았다. 이 6문의 포가 불을 토하는 것을 신호로 본격적인 해전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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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속력으로 적에게 접근하라!”
구키 요시타카는 어립선에 안전하게 앉아 휘하 전선들을 움직였다. 조선 수군이 바다 위에 피워올린 봉화를 처음 보았을 때부터 독특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상륙지인 부산진에 적 수군이 아예 없는 것을 보고 다소 실망했었다.
와키자카군이 박살이 난 것을 알았을 때는 은근히 통쾌했다. 제1의 중신이라는 히데요시를 뒷배로 해서 바다 넓은 줄 모르고 설치던 애송이가 처참하게 실패했다는 건, 차마 드러내놓고 기뻐할 수는 없어도 제법 유쾌한 일이었다.
이제 그에게 남은 과제는 하나뿐이었다. 와키자카가 실패한 경상도 수군 격멸에 성공하여 ‘수군이라면 구키 수군이 천하제일’이라고 일본 66주에 이름을 떨치는 일이었다.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휘하 병력과 전선이 다소 심한 손해를 보더라도 상관없다. 어차피 지금 거느린 3백 척 중에서 250척은 노부나가의 명으로 자신의 지휘하에 들어온 다른 영주들 병력이니까 말이다.
“남만포를 쏘고 나서 바로 적선에 뛰어들어 적을 벨 것이니, 준비하라!”
마카오에서 빌려온 남만포 중 큰 것들은 모두 오다 직할 육군에서 가져갔다. 성을 공격하는 데 공성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수군에서 배당받은 포는 그보다 훨씬 작은 것들이 많았다.
본래 일본에서는 수전에서 화포를 쓰지 않는다. 따라서 포를 어떻게 쓰는가에 대해서는 포 쏘는 법을 가르친 남만인 포수들에게 배우는 수밖에 없었다.
남만인들은 흔들리는 배 위에서 쏘는 포는 어차피 안 맞으니 공연히 멀리서 쏘면서 화약을 낭비할 필요 없다고 했다. 적선에 돌입하기 직전에 딱 한 번 쏴서 적선 갑판을 쓸어버린 뒤 돌격대가 넘어가는 게 최고라고, 자신들도 그 전술로 20년 전에 투르크 군을 이겼다고 했다.
구키가 듣기에도 지극히 합당한 조언이었다. 7군에서도 남만포를 가지고 조선군에게 제대로 피해를 준 건 근접해서 일제사격을 퍼부은 아리마군 하나밖에 없었다고 했다.
니혼마루도, 텟코센도 조선 전선과 갑판 높이에서는 별 차이가 없다. 그러니 조총을 쏘아서 적을 제압하며 접근하고, 뱃전이 막 닿는 순간에 빵 하고 일제히 남만포를 쏜 다음 올라타서 공격한다. 중앙에 있는 텟코센과 니혼마루가 그렇게 적을 잡았을 때 양익이 일제히 덮친다.
“진군하라! 적을 절영도와 육지 사이 바다로 몰아넣어 섬멸하라!”
용병(用兵)에서 기책(奇策)을 필요로 하는 경우는 불리한 처지에서 약한 병세로 강대한 적을 상대할 때다. 이쪽이 대군이고, 사방이 트인 바다에서 열세인 적을 치니 그대로 밀어붙이기만 해도 족했다.
조선 수군도 자기들이 열세임은 아는지 일자진을 펼쳤다. 일본군 양익이 자신들을 포위할 가능성을 우려하여 조금이라도 진형을 길게 펴려는 모양이었다. 일자진 앞으로 별난 용머리가 달린. 텟코센과 흡사한 배 세 척이 나섰다. 크기도 흡사했다.
“저것이 조선의 메구라부네인가?”
어제 군의에서 구키를 수행해 참석했던 근습무사가 속삭였다.
“원균군 60척이 저 세 척과 싸워서 완전히 궤멸당했다고 했습니다. 방심하지 마십시오.”
“그 노부시 놈들이 무슨 수전을 할 줄 알아 메구라부네를 당한단 말인가.”
구키는 혀를 차면서 메구라부네를 살폈다. 텟코센이 측면만 철판으로 가려 방어를 강화한 데 비해 조선 메구라부네는 지붕까지 씌운 점이 차이로 보였다. 거리가 멀고 지붕을 거적으로 덮어서, 저들도 선체에 철판을 씌웠는지 혹은 그저 나무로만 만들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거적을 적셔두었을 테니 화공은 어렵겠고, 총포가 통하지 않으면 올라타고 도끼질이라도 해야지. 상관없다. 쳐라!”
반월진을 이룬 300척에 달하는 대함대가 일제히 전진했다. 이 정도 숫자가 일제히 진격하면 설사 선두에 선 함대가 피해가 커서 후퇴하고 싶어지더라도 물러날 수가 없으리라. 이것 역시 구키가 함대를 밀집시키면서 노린 부수적인 이득 중 하나였다.
“속도를 내라고 해라. 적이 물러나고 있지 않나.”
조선 배는 선회가 빠르다. 이쪽에서 너무 천천히 다가가면 반전해서 도망가버릴지 모른다. 물론 추격하겠지만, 경상도 연안 수로는 저들이 더 잘 알 수밖에 없다. 그 피곤한 추격전을 벌이느니 여기서 단박에 섬멸하는 편이 낫다는 건 말할 필요도 없다.
“적이 발포합니다!”
메구라부네 전면에서 연기가 두 줄기씩 뻗는 모습이 보였다. 적이 도망치진 않는구나 하고 생각하는 순간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선두대열에 있던 니혼마루 한 척이 그 포탄을 맞고는 박살이 나는 게 아닌가? 절영도 포대에 있던 거포도 저 정도 위력은 아니었다.
– 45 –
거북선 세 척은 왜선단 안으로 뛰어들어 총포를 난사했다. 귀선 1선이 대장군포를 겨누어 두 발째 쏘니 이번에는 정면을 가로막은 왜군 철갑대선(텟코센)이 그대로 구멍이 뚫리며 기울어졌다.
왼쪽에 달라붙으려던 누각대선을 향해서는 좌현에 탑재한 지자총통 중에 4문이 일제히 불을 뿜었다. 재장전에 걸리는 시간 때문에, 쏠 화포가 없는 무방비 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장전을 마친 포 중에 일부만 쏘라는 지시가 내려져 있었다.
지금 눈앞에 있는 적선이 철갑대선인지 누각대선인지 가릴 틈도 없었다. 거북선에서 총통을 잡은 포수들은 숨돌릴 새 없이 포를 장전하고 쏘았다. 겨우 세 척으로 3백 척 사이에 뛰어든 상황이다. 표적을 고를 여유가 있을 리 없었다.
“절대 정면으로 적과 충돌하지 마라! 적에게 대선이 많아 자칫하면 우리가 멈추게 될 수도 있다. 옆으로 미끄러져 지나가면서 화포로 선체에 구멍을 뚫어라!”
나대용은 철창살을 추가한 용두 안에서 전성관을 잡고 고함을 쳤다. 처음에는 용의 이빨만 가지고 탄환을 막아도 된다고 생각했는데, 지난번 싸움에서 적이 쏜 화살과 탄환 몇 개인가가 용두 안으로 날아들었다. 그래서 어제 쉬는 사이 철창살을 추가로 덧붙였다.
오늘 대적하는 적은 확실히 이틀 전 싸운 왜적들보다는 강했다. 거북선 세 척을 대선으로 포위하려고 시도하면서 나머지 전력을 우수영군에게 보내는 걸 보면 어느 정도 대비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사람에게는 노력해봐야 소용없는 일이 늘 생기는 법이다. 지금만 해도, 전선 40척이 탑재한 천자총통 80문이 일제히 왜선들을 향해 불을 뿜고 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