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s be a great soldier RAW novel - Chapter 542
2부 320화
– 3 –
“추풍령은 저희도 지나가 본 적이 없습니다. 저희가 동래에서 도성을 오갈 때는 늘 조령을 지나서 움직였던 터라….”
조령이라면 매년 한 번씩 조선 국왕에게 문안 인사를 올리느라 정기적으로 지나다닌 탓에 쉽게 길을 안내할 수 있다. 소 요시토시 자신뿐만이 아니다. 여러 다른 용무로 도성을 수시로 드나들었던 부하들도 군중(軍中)에 여럿 있다. 이들도 조령 길이라면 훤했다.
문제는 추풍령을 넘어 도성으로 가는 길은 아무도 모른다는 거였다. 동래 왜관을 거점으로 하던 이키 첩보조직은 좀 더 많은 지리정보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 조직은 히데요시가 기도한 차차 구출작전에 투입됐다가 전쟁을 시작하기도 전에 무너졌다.
“그럼, 귀공이 안내해 주는 수밖에 없겠군.”
요시토시가 추풍령으로 가는 길을 안내할 수 없다고 하자 좌중의 시선이 군의에 참석한 단 한 명뿐인 조선인을 향해서 쏠렸다. 국경인이 이마에 흐르는 땀을 수건으로 닦으며 일어섰다. 그리고 주변의 암묵적인 요구에 응해서 추풍령에 관해 설명했다.
“저는 추풍령을 넘어가는 길을 압니다. 확실히 다니기 쉬운 길입니다. 조령보다 높이도 더 낮고 길도 덜 험합니다. 다만 추풍령을 거쳐 도성에 가려면 조령을 거치는 길보다 거리가 더 멀어지는 건 분명합니다. 괜히 영남대로가 조령을 지나는 게 아닙니다.”
국경인이 지도를 짚으면서 조용하게 설명했다. 원균이 그렇듯, 지금은 그도 조선 옷을 입지 않았다. 대신 별다른 장식이 없어 눈에 띄지 않는 평범한 일본 갑옷을 입고 있었다.
“우회하느라 행군이 늦어지는 위험을 감수하기보다는, 역시 예전 계획대로 상주를 공략하는 편이 좋지 않겠습니까?”
“상주로 가면 권율과 또 싸워야 하오. 그대에게도 달가운 일은 아닐 텐데.”
총대장 이케다 츠네오키가 비웃는 듯한 태도로 한 마디 던졌다. 그 비아냥이 무슨 의미인지 잘 아는 국경인이 움찔했다. 지난번 싸움 뒤의 일이 생각났다.
그때 노부나가는 군위에서 살아서 돌아온 국경인을 처형하려고 했었다. 길 안내를 담당하던 국경인이 조선군과 내통하지 않고서야, 어떻게 토다군이 그토록 완벽하게 함정에 걸려들 수가 있겠느냐는 논리였다.
조선인인 국경인에게는 다카토라를 옹호해 준 히데요시처럼 그를 지켜 줄 주군이 없었다. 그나마 주군이라고 할 수 있었던 임해군도 함께 연금되어 자기 앞길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판이었으니, 국경인은 죽는 수밖에 없어 보였다.
그런데 그 역시 죽을 죄인이던 호소카와 타다오키가 국경인을 변호했다. 국경인은 처음부터 조선군의 술책을 경계했으며, 적에게 속지 말라고 최선을 다해 토다 카츠타카를 설득했음에도 간자에게 속아넘어간 카츠타카가 자기 발로 불구덩이로 걸어 들어갔다고 말이다.
겨우 살아서 돌아온 카츠타카와 타다오키의 측근 부하들도 타다오키의 용기에 힘입어 그들 역시 국경인이 카츠타카를 말리는 모습을 분명히 보았다고 증언했다. 그러자 노부나가도 처형 명령을 취소하고 국경인으로 하여금 완전히 호소카와군 밑으로 들어가도록 했다.
호소카와 타다오키 덕에 목숨을 건진 국경인은 당분간 타다오키에게 충성하면서 그 은혜를 갚겠다고 결심했다. 기왕이면 임해군처럼 나이도 어린 멍청이보다는 타다오키처럼 경험, 능력 모두 적절히 갖춘 어른 쪽이 좋은 상전이 아니겠는가.
국경인은 일본에서 지낸 몇 년 동안 일본군이 얼마나 강한지 확신하게 되었다. 그는 아직은 이번 전쟁에서 일본이 이길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고, 이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생각이었다. 츠네오키의 비아냥은 못 들은 체하고, 자기가 할 말에만 집중했다.
“멀리 돌아가는 길이기는 하지만, 추풍령은 분명 중요한 고갯길입니다. 게다가 험준하지도 않은 길이라서, 제대로 지키려면 병력을 넉넉히 두어야만 합니다. 그런데도 방비가 지나치게 허술한 것이 의심스럽습니다. 덫일지도 모릅니다.”
“그저 저들에게 병력이 모자랄 가능성도 꽤 크지 않소?”
츠네오키가 태도를 바꾸어 진지하게 답했다. 이 비상시국에 상대를 계속 빈정거리기나 하며 군의를 질질 끌고 갈 뜻은 그에게도 없었다. 이번 출정은 절대 질 수 없는 싸움이었다.
“우리는 이미 상주를 향해 진군하다가 한 번 실패했소. 그 뒤로 적은 계속 상주 방면에 둔 군세를 강화했고, 이는 요시토시 공이 보낸 정찰대도 확인한 바요.”
이키섬 군사들은 적세를 살피기 위해 조선 피난민으로 변장하고 상주성 안에 들어가기까지 했다. 정체가 드러나 붙잡힌 자들도 있었지만, 돌아온 자들의 보고 덕에 상주 일대에 적어도 10만 가까운 조선군이 모였음을 알았다.
“그대가 말했듯 한양으로 가는 가장 가까운 길은 조령이오. 당연히 적은 계속 조령 방어를 강화했을 것이고, 병력도 모았을 거요. 저들도 우리 병력 규모 정도는 알고 있을 테니, 상주를 지키자면 그 정도 숫자는 모아둬야 했겠지.”
“하지만 추풍령을 지키는 군사는 적어도 너무 적습니다. 충청도 군사만 동원했어도 적어도 수천 명은 고갯길에 배치할 수 있을 겁니다.”
“전라도 평정에 원군으로 보냈을 수도 있소. 그리고 상주에 10만 대군을 모아놓자면 추풍령 방어에 투입할 군사가 모자랄 수도 있지 않소.”
국경인과 그를 지지하는 호소카와 타다오키, 그리고 몇몇 장수들이 추풍령 돌입을 반대하는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총대장 이케다 츠네오키를 비롯한 노부나가의 직신들은 일치된 결의로 추풍령 진공을 주장했다. 이미 결정된 일이었고, 이유는 너무도 분명했다.
“주군이신 노부나가 공께서 최대한 빨리 조선 수도 한양을 치라고 하셨소. 대구에 남아계신 노부나가 공께서 적 주력을 붙들어놓는 사이, 우리가 빠르게 진군하여 한양을 공략하면 어찌 승리하지 못하겠소?”
설사 조선 국왕을 죽이거나 붙잡지 못한다고 해도 괜찮다. 자기가 머무르는 본성을 적에게 내주고도 자리를 지킬 수 있는 다이묘는 없다. 수도를 버리고 도망간 국왕을 인정하는 신하는 어디에도 없을 테니까.
무엇보다 노부나가가 서둘러 진격하라고 명령하고 있다. 거제도에서 수군이 당한 치욕적인 대패는 이미 이들에게도 전해졌다. 육지에서라도 대승리를 거두지 않으면 이번 전쟁에 이길 방법이 없음은 김천에 있는 무장들에게도 확연했다.
위협만 좀 하면 조선이 제꺽 항복하리라던 예상은 완전한 오산이었다. 막대한 피해를 입은 영주들 사이에는 잘못된 억측을 하면서 반대를 누르고 원정을 강행한 노부나가에 대한 반감이 퍼져나가는 중이었다. 하지만 그 반발이 수면 위로까지 솟아오르지는 않았다. 적어도 지금은.
“노부나가 공께서 명하신 대로, 우리 군은 조선군 방어가 가장 취약한 곳을 찾아 추풍령을 통해서 한양으로 진군하겠소. 이미 결정되었으니 여러 장수 제위께서는 이견을 삼가주시고, 이동 중 군량 확보 및 포로 획득을 통한 정보 수집에 유의해 주시오.”
대구에서 함께 온 수송대는 김천까지만 같이 왔다가 곧 대구로 돌아갔다. 이케다군은 빨리 이동하기 위해서 군량을 보름치밖에 휴대하지 않았고, 혹시 도중에 식량이 떨어지면 약탈해서 보충하는 수밖에 없었다.
“도중에 마주치는 성채는 모조리 우회할 거요. 어차피 충청도 방면 조선군에게는 우리한테 맞설 병력도 없을 테지만, 시간을 낭비하는 행각은 일절 금지요.”
대구에서 출발하기 전에 지도를 펼쳐 놓고 수십 차례나 격론을 벌이고 또 벌였다. 그렇게 해서 세운 계획이 보름치 군량을 휴대한 8만 병력을 출동시키는 거였다. 대구 포위망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병력과 돌림병에 걸린 환자들을 빼고 쥐어짠 최대 병력이었다.
소 요시토시와 고니시, 국경인 세 사람은 병력을 빨리 움직이면 김천에서 한양까지 열흘이 채 걸리지 않으리라는 결론을 내렸다. 중간에 조선 주력군과 조우하지도 않고, 공성전 따위를 벌인다고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조건이 있었지만 말이다.
“만약의 경우입니다만…만약 조선 왕이 친정에 나섰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질문을 받은 츠네오키는 망설이지 않고 답했다.
“이미 일전에 계획했듯이, 국왕을 먼저 추적하여 잡거나 죽여야 하오. 가장 중요한 목표가 코앞에 있는데 도성으로 갈 이유가 어디 있소? 그러니 여러분께서는 포로를 잡았을 때 조선 국왕의 동태를 꼭 캐내도록 하시오.”
“알겠습니다.”
– 4 –
왜군 수송대는 김천에서 대구로 돌아갔다. 왜군은 상주로 올라오는 대신에 추풍령을 넘어서 충청도로 들어갈 것이 확실시되었다.
“충청감사에게 공문을 보내, 추풍령 일대 모든 고을에서 백성들을 피난시키게 하라. 평지에 있는 마을과 읍성을 비우고, 산으로 들어가라고 말이다.”
“예, 도순찰사 대감.”
권율은 지도를 보면서 생각에 잠겼다. 왜군 8만이 추풍령을 넘어가면 대구에는 불과 4만이 남는다. 적괴 신장이 대구에 남았음은 이미 확인했다. 욕심이 생겼다.
“아니, 그래도 본래 계획대로 해야지.”
조선군 수뇌부는 지난번 습격 시도와 같이 적이 소규모 별동대를 내보낸다면 당연히 신장이 아닌 다른 장수들이 이끌겠지만, 대구에 모인 왜군 중에서 절반 이상이 출동하는 대규모 전투 상황에서는 신장 본인이 직접 출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았다. 그동안 보인 행태 때문이다.
신장은 그 자신이 나서서 조선을 굴복시키고 직접 항복을 받는다는 허황한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그러니 직접 나서서 도성을 치려는 시도까지도 충분히 할 법했다.
“대감, 우리가 대구를 치면 신장의 수급을 확실히 취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적이 오더라도 전하께서는 버티실 수 있으니, 윤허를 얻어 대구를 먼저 칠까요?”
황진이 권율이 생각하는 바를 정확히 짚었다. 하지만 권율은 수긍하면서도 씁쓸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왜적 8만이 호서를 휩쓸고 경기로 올라갈 판인데 고작 신장의 머리통 하나를 베어 무엇을 하겠는가? 신장을 벤다 해서 우리 땅에 들어온 왜적들이 하늘로 사라지거나 땅으로 꺼지지는 않을 것이니, 아무런 소득이 없네.”
신장의 머리를 벨 기회는 나중에도 얼마든지 있다. 충청도로 들어간 왜군 주력을 섬멸하면 적은 대구를 내놓고 물러날 수밖에 없다. 그 뒤에는 패전으로 사기가 떨어진 왜적을 추격하여 섬멸하는 일만 남는다. 그때 베면 그만이다. 황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알겠습니다. 그럼 전군에 이동 명령을 내리겠습니다.”
“그렇게 하게. 일전에 정했듯이 상주 방어는 방어사 이경록에게 맡겨두고, 우리는 충청도로 가서 적 본대를 쳐야 하니까.”
아무리 신장이 제정신이 아니지만, 겨우 4만밖에 남지 않은 왜군이 상주로 진공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 정도로는 대구 포위를 유지하는 것만 해도 벅차고, 거기서 상주를 함락할 만한 인원을 또 빼내면 대구성 수비군이 치고 나와서 적의 보급로를 끊어버릴 수도 있을 테니까.
그렇다면 정예군을 상주에 남겨서 허송세월할 필요가 전혀 없다. 상주 방어는 그동안 소집 후 훈련으로 역량을 쌓은 속오군에 맡기고, 정예병은 충청도로 간다. 그리고 결전을 치른다.
“청주에 장계를 보내야겠네. 전하께서도 일전에 정한 대로 움직이시겠는지, 아니면 생각을 바꾸셨는지 말일세.”
“이관을 바로 부르겠습니다.”
여섯 참모 중 이관의 역할은 주로 인사업무지만, 조정에 올리는 장계와 같은 서류작업 역시 이관 몫이다. 영내에서 처리하는 행정적인 업무의 태반이 이관 담당이고, 그러다 보니 이관은 부참모장을 겸임하는 게 보통이다.
“이동 준비를 서두르게. 적어도 닷새 안에는 우리도 도원수의 군과 합류해야 하니까.”
“예, 대감.”
– 5 –
달성 성벽 위에서 바라본 적진은 을씨년스러웠다. 유성룡은 천리경으로 적진을 쭉 훑었다.
“대군이 서쪽으로 빠진 흔적이 완연하구려. 쳐들어올 기미도 없고.”
“그렇습니다, 대감.”
달성 방어를 맡은 훈련도감 별장 남도사, 시마즈 토시히사가 조용하게 답했다. 토시히사는 남만갑을 입은 사나다 부자와 달리 별로 눈에 띄지 않는 평범한 두정갑 차림이었다.
“적이 허술해지는 만큼 야습을 통해 피해를 주기는 좋아졌습니다. 한동안 중단했던 습격을 재개해서 적이 편히 잠들지 못하게 할 수 있겠습니다. 한 가지 말씀드릴 게 있습니다만….”
“무슨 일이오?”
유성룡이 반문하자 토시히사가 손을 들어 달성을 둘러싼 왜군 진영 일각을 가리켰다.
“저기 있는 왜진(倭陣)은 본래 하시바군이 있던 곳입니다. 대감께서도 이미 아시겠지만 지난 며칠 사이 하시바군 병력은 북쪽에 있는 신장의 본진에 합류하고, 대신 그 자리에 제 본가의 군사가 왔습니다.”
“음, 알고 있소.”
토시히사의 본가인 시마즈 가는 하시바 가, 오토모 가와 더불어 규슈를 주름잡는 3대 세력 중 하나다. 이번 전쟁에 출정하는 게 당연하다. 유성룡은 대구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일본 측 무장의 깃발을 살피면서 진즉에 시마즈 군의 참전을 파악하고 있었다.
“다행히 그동안 시마즈 군은 북문 쪽 본진에 있었던 덕분으로 그대와 마주칠 일은 없었지. 우리도 별로 괘념치 않고 싸웠네만.”
“그 점은 진실로 감사드립니다. 혹 노부나가가 수상한 눈치를 챘다면 제 눈앞에서 대학살을 벌였을지도 모릅니다.”
죽은 줄 알았던 토시히사가, 조선 장수가 되어 대구성 안에 있다는 사실을 알면 노부나가가 아니라 그 누구라고 해도 눈이 뒤집힐 거다. 그리고 회유를 시도하고 회유가 먹히지 않으면 가족들을 끌어다 앉혀 놓고 인질극을 벌였으리라. 토시히사를 죽이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이제 포위군 규모가 많이 줄어들어 위험도 줄었고, 마침 진영도 서쪽 진으로 옮겼고 하니 이참에 연락을 취해 볼까 합니다.”
“전향시킬 생각이오? 어려울 텐데.”
고향 땅에 딱히 별 미련이 없는 잡병 부대도 아니고, 시마즈 정도 되는 세력이 쉽게 깃발을 바꿔들 수 없다는 건 유성룡도 잘 알았다. 여기 있는 부대가 배반해서 조선에 붙으면 본국에 있는 영지가 노부나가에게 결딴이 난다.
“우리 사자가 서쪽으로 빠져나갈 수 있도록, 약간의 편의만 보아 달라고 할 생각입니다. 그 정도라면 큰 저항 없이 얻어낼 수 있겠지요.”
적의 포위망이 두터워지면서 대구성은 보름 가까이 외부와 완전히 단절되었다. 그동안 모은 정보를 조정에 보내려면 슬슬 사람을 보내야 했다.
“관찰사 영감을 상주에 보낼 예정이라 말씀하지 않으셨습니까? 미리 연통을 넣어 양해를 얻으면 한결 안전하게 나갈 수 있을 겁니다.”
경상도 관찰사 김성일은 굳이 대구에 계속 머무를 필요가 없었다. 유성룡 자신은 상징적인 의미에서라도 떠날 수 없지만, 김성일은 이 성을 나가서 경상도 전체를 살필 필요가 있었다. 그저 연락이나 하자고 보내는 게 아니다.
“제 세 형제 중 누가 와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대감께서 허락하신다면 오늘 밤 제 수하 한 사람을 보내 보겠습니다. 부디 허락하셨으면 합니다.”
유성룡은 토시히사가 형제들과 연락하려는 의도가 형제들을 살리려는 데 있다고 짐작했다. 왜군이 패하면 분명 왜병들은 한을 품은 조선 군민에게 떼죽음을 당할 것인데, 지금 얼마라도 공을 세워두면 후일 시마즈군을 보호할 구실이 되어 줄 테니 말이다.
“좋소, 한번 해보시오. 가족들에게 누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소.”
벌써 70일이 넘게 농성전이 계속되고 있다. 군사들은 물론 유성룡도 슬슬 지치고 있었다. 조정에 상세한 정보를 보내고, 그로 인해 포위가 빨리 풀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