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vel up with luck RAW novel - Chapter 234
235화
벨라와 아세린의 외모만 놓고 채팅창의 반응이 터지고 있었지만, 언럭키는 당연히 그녀들의 외모만 보고 데려온 게 아니었다.
‘물론 반응이 좋을 거라고 예상하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방송이란 거 시각적인 자극을 주는 매체이다보니, 예쁘고 잘생기면 인기가 좋을 수밖에 없다.
언럭키 본인에 벨라와 아세린이 더해지면 분명 시너지 효과가 있을 거라 예상했다.
‘그런데 이 정도까지 될 줄은 몰랐군.’
예상보다 더 흥행력이 좋았다.
게다가 갑자기 라이브 시청자 숫자가 급등하기까지 했다.
다짜고짜 찾아와서 벨라랑 아세린 얘기만 하는 걸 보면 어디선가 소문이라도 퍼진 게 분명했다.
“음. 일단 진정들 하시고요. 이 두 분은 저와 함께 팀을 이뤄 움직일 겁니다. 벨라님은 탱커, 아세린님은 딜러입니다.”
레전더리 아이템으로 둘둘 두른 벨라의 탱킹력이야 두말할 것 없고, 쌍검을 쓰는 아세린의 딜 역시 훌륭하다.
언럭키 본인을 제외하면 비슷한 레벨대에서 그녀보다 딜이 더 강한 사람은 본 적이 없었으니까.
그때 채팅창에서 누군가 묻는데 시야에 스치고 지나갔다.
“저요? 저는 뭐.”
언럭키가 고개를 주억거렸다.
“딜러, 탱커, 힐러 다 하죠.”
뭐 그런걸 물어보고 있나.
* * *
“케드득. 케득.”
지옥에서 처음으로 만난 몬스터는 지옥전갈이라는 꽤나 평범한 네이밍을 가진 놈이었다.
[지옥전갈]-레벨 : 255.
다만 생김새는 이름과 달리 굉장했다.
크기는 4m 가까이 되었고, 전신을 뒤덮은 갑각은 두껍고 단단했다.
C자로 휘어있는 꼬리는 끝에 독침이 있었는데, 맞는다면 독 때문이 아니고 그냥 거대한 구멍이 뚫려서 죽을 것 같았다.
그런 놈이 한 번에 무려 9마리나 나타났다.
“모두 전투 준비.”
서서히 다가오는 지옥전갈들을 보며 언럭키가 지시를 내렸다.
오기 전에 뱀파이어들에게 안쪽에 뭐가 있는지 물으며 조사도 했었다.
맨땅에 헤딩하기에는 지옥이라는 이름이 주는 압박감이 컸다.
‘이 근방 지역이 지옥에서 가장 약한 존재들만 사는 곳이라고 했지.’
지옥에서도 척박한 곳이라서 힘이 약해 쫓겨난 몬스터들이 무리를 이루고 있는 곳.
그렇기에 언럭키가 가장 사냥할만한 곳이었다.
언럭키의 지시에 벨라가 방패를 들고 앞으로 나섰다.
원래 입고 있던 갑주와 어느새 내려온 면갑에 의해 그녀는 갑옷으로 꽁꽁 둘러싸여 피부 한 올조차 밖으로 내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 뒤로 언럭키의 해골 군대가 일어서기 시작했다.
-덜그럭 덜그럭
-덜그럭 덜그럭
다른 네크로맨서와 달리 네크로 엠페러를 상징하는 새카만 뼈들이 진군한다.
시청자들이 놀랄 정도로 해골들의 숫자는 많았다.
그야 그럴게, 언럭키가 가진 네크로 엠페러의 소환 스킬은 레벨에 비례한다.
해골 병사와 해골 궁수는 레벨 10당 한 기씩 추가.
베놈은 50당 한 기씩, 해골 기사는 100당 한 기씩 추가되었다.
현재 언럭키의 레벨은 221이었다.
소환수를 증가시켜주는 아이템 효과까지 포함되어, 해골 병사와 해골 궁수가 각각 24기씩 몸을 일으켰다.
거기에 그 앞에서 유령마를 타고 있는 해골 기사 3기.
주변으로 독안개를 쉴 새 없이 뿜어대는 베놈 5기.
거기에 해골 케로베로스까지 그 뒤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어어어!
지옥전갈마저 한참을 아래로 내려보는, 무려 크기만 5m가 넘어가는 괴수!
‘게다가 여기서 끝이 아니지.’
아직 하이라이트는 보여주지도 않았다.
전에 리바 델 레이의 주교이면서 영주직까지 갖고 있던 놈을 처치하는 과정에서 얻은 데스나이트도 소환하지 않았고, 비밀 병기도 하나 더 있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콰직! 서걱!
-콰드드득!
-빠가각!
강철보다 단단한 갑각?
맹독이 흐르는 강력한 독침?
그딴 건 해골들에게 아무런 위협도 안 됐다.
독이야 해골에게 통할 리가 없고, 부상은 언럭키가 회복시킬 수 있었다.
레벨 220대의 네크로 엠페러가 소환하는 해골 능력은 그 전투 능력조차 어지간한 유저 이상이었다.
그 숫자가 50이 넘어가니 9마리밖에 안 되는 지옥 전갈은 거의 휩쓸리다시피 했다.
-쾅! 쾅!
심지어 해골 케로베로스가 훌쩍 뛰어 놈들을 마구 짓밟았다.
날카로운 이빨이 갑각을 통째로 깨부숴버린다.
[적을 처치하셨습니다.] [소량의 경험치를 획득합니다.] [’네크로 엠페러’ 특성으로 획득 경험치가 10% 상승합니다.] [’지옥’ 지역 특성으로 획득 경험치가 5% 상승합니다.] [적을 처치…]…
직업 특성과 지역 특성으로 도합 15%의 경험치 보너스도 있었다.
그 덕에 확실히 단순히 레벨을 올리는 속도는 네크로 엠페러가 미세하게 빠른 것 같기도 하다.
다만 역시 지옥의 몬스터라고 해야 할까. 전투는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았다.
-쾅!
“케아아아!”
갑자기 땅이 부서지며 다른 지옥 전갈보다도 한참 더 큰, 해골 케로베로스만한 놈이 튀어나온 것이다.
[불타는 지옥 전갈]-레벨 : 260.
갑각 틈에서 불꽃이 확확 피어오르는 놈은 다른 지옥 전갈을 이끄는 놈이었다.
샬라스 백작에게 들은 적이 있었다.
-지옥에서 무리를 이른 괴수들은 전부 다 무리를 이끄는 놈이 있네. 그런 놈의 강함과 교활함은 지상의 몬스터들과 비교할 수 없지.
그렇기에 언럭키의 표정은 덤덤했다.
반면에 깜짝 등장에 놀란 듯 채팅창이 시끌벅적했다.
여유롭게 채팅창을 읽은 언럭키가 고개를 끄덕였다.
“예. 다른 직업들에 비하면 네크로 엠페러의 전투 실력은 별 볼 일 없는 편이죠.”
그가 여유 부리는 사이에 불타는 지옥 전갈의 꼬리 독침이 가까이 날아왔다.
그때 언럭키가 가볍게 손을 튕겼다. 바닥에서 새로운 해골이 몸을 일으켰다.
앞에서 날뛰고 있는 해골 케로베로스가 한 기 더 일어선 것이다!
해골 케로베로스의 머리 하나가 독침을 물었고, 나머지 두 머리가 놈의 몸체를 마구 물어뜯었다.
“캬아아악!”
구경만 하던 언럭키가 처음으로 양손을 펼쳐 들었다.
네크로 엠페러는 단순히 소환수만 부리지 않는다. 각종 디버프 스킬들이 꽃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손에서 검은빛이 수도 없이 번쩍인다.
“부패의 저주, 침식의 저주, 맹독의 저주.”
기본 3종 저주 세트가 불타는 지옥 전갈을 휘감는다.
갑작스레 약화되어 해골 케로베로스에게 서서히 밀린다.
거기에 놈의 머리 위에서 붉은 선이 생겨나더니 복잡한 마법진이 그려졌다.
거대한 마법진에서 활활 불타는 대형 운석이 튀어나왔다.
-콰아아앙!
징벌 포격.
벨라가 만들어준 완드에 내장되어있는, 30분에 한 번 운석을 떨어트리는 스킬을 발동시킨 것이다.
지옥 전갈을 이끄는 놈이고 뭐고 간에 그대로 박살이 난 채 죽었다.
거의 비슷하게 9마리의 지옥 전갈도 전부 쓰러졌다.
베놈에 의해 중독되고 해골 군대에 의해 난자되어 제 리더를 도와주지도 못했다.
[적을 처치하셨습니다.] [적정량의 경험치를 획득합니다.] [’네크로 엠페러’ 특성으로 획득 경험치가 10% 상승합니다.] [’지옥’ 지역 특성으로 획득 경험치가 5% 상승합니다.]-띠링!
[레벨업!]밝은 빛이 언럭키를 스치고 지나갔다.
확실히 레벨대가 높은 놈이라 아무리 보너스 경험치가 있다고 해도 획득량이 장난 아니었다.
벌써 레벨업이라니?
‘몬스터들 다 뒤졌다.’
언럭키의 발걸음이 한층 더 빨라졌다.
* * *
그냥 필드에서 만난 몬스터 무리도 쉽게 사냥할 수가 없다.
시청자들은 본인들을 대입해서 상상해봤다.
만약 자신들이었다면 어땠을까?
아마 불타는 지옥 전갈이 나왔을 때 전멸했을 가능성이 컸다.
다만 난이도가 까다로운 만큼 지옥에는 장점이 있었다.
단순히 경험치를 더 얻거나 몬스터가 많거나 하는 게 아니다.
“쯧. 이번에도 레어 아이템이군요. 유니크랑 레어랑 9대1 비율로 나온다고 했는데 왜 20번 연속 레어만 나오는 건지…. 역시 제 닉네임은 정말 잘 지은 것 같다니까요.”
언럭키가 방금 죽인 몬스터의 사체에서 회수한 레어 아이템을 인벤토리에 넣으며 말했다.
지옥의 모든 몬스터 무리는 확정적으로 레어 이상의 아이템을 드랍한다.
정확히 말하면 무리를 이끄는 대장격의 몬스터들이 그러했다.
이곳은 지옥 전갈들의 영역인지 놈들을 수십 번이나 만났는데, 불타는 지옥 전갈들을 벌써 20마리나 잡았는데 레어 아이템이 계속 떴다.
다만 샬라스 백작에게 듣기로 10%의 확률로 유니크 아이템도 준다고 했는데…
‘운이 없어도 더럽게 없군.’
10%의 확률이라고 했으니 벌써 두 번은 유니크를 먹었어야 하지 않나?
다만 채팅창의 반응은 민감했다.
살짝 당황한 언럭키가 동료들을 쳐다봤다.
그러나 아무도 그를 두둔해주지 않았다.
아세린조차 조심스럽게 이렇게 말할 정도였다.
“저… 이건 사과하셔야 하지 않을까요?”
“제가 죄송합니다. 시청자 여러분!”
언럭키는 바로 고개부터 숙였다.
시청자들이 마음에 안 들어 하신다면 자존심 따위는 다 갖다 내버리고 사과할 줄 알아야 한다.
스트리머란 시청자들의 사랑을 먹고 사는 직업.
돈 좀 번다고 콧대가 높아져서 거들먹거렸다가는 언제 나락 가도 이상하지 않다.
그리고 언럭키의 콧대는 높지 않았다.(진짜 콧대는 높긴 하다)
이제 막 빚만 다 갚은 빈털터리 신세 아닌가.
심지어 팀원인 박세훈은 아직도 고시원 감옥에 묶여있었다.
그렇기에 허리 숙여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있다면 백번이고 할 수 있었다.
‘근데 이번엔 진짜로 운 없는 거 아닌가?’
다만 지금의 드랍률은 시청자들도 이해해 줄 줄 알았는데.
아닌 모양이다.
“시이이잇-!”
그때 멀리서 한 무리의 몬스터들이 더 다가오는 게 보였다.
이번에는 지금까지와 달리 지옥 전갈이 아니었다.
“바로 전투 준비 들어가겠습니다.”
화제를 돌릴 수 있게 되어 잘됐다고 생각한 언럭키가 냉큼 해골들을 일으켜 세웠다.
양손을 펼친 그가 디버프를 펼칠 준비를 했다.
적들은 푸른 피부를 지닌 ‘블루 고블린’이었다.
“잠깐만요!”
그런데 블루 고블린은 일정 거리에 다가오더니 바닥에 넙죽 엎드렸다.
“어느 군주께서 보내신 징수관인지는 모르겠는데, 우린 상납금도 잘 내고 있습니다. 도대체 왜 우리를 괴롭히는 겁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