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vel up with luck RAW novel - Chapter 315
316화
-파앙!
-파앙! 파앙!
라키아스가 죽은 자리로 아이템들이 우르르 드랍되었다.
다른 유저들은 가까이 다가가서 하나하나 확인해야겠지만, 언럭키의 눈에는 달랐다.
진한 보랏빛으로 반짝이는 아이템들이 무려 3개나 보였던 것!
‘이야. 보스몹 하나 잡았을 뿐인데 레전더리 템을 3개나 줘?’
게다가 그 외에도 파란색이나 남색으로 빛나는 아이템들도 여럿 있었다.
잡기 힘든 보스몹인만큼, 그 대가 역시 큰 것이다.
잭팟이었다.
“어…이걸 이렇게 잡나요?”
“??”
아세린과 벨라는 이게 무슨 상황인지 제대로 이해를 못 하고 얼떨떨해하는 중이었다.
레이드 성공률 0%의 보스몹과 한 판 제대로 붙어보는 줄 알았는데, 언럭키가 칼질 몇 번 하니 그대로 죽어버렸다.
“뭐…좋게 좋은 거죠. 아이템이나 확인해 봅시다.”
언럭키는 대수롭지 않게 어깨를 으쓱였다.
다른 파티원들도 고개를 끄덕이고 아이템들을 한곳으로 모았다.
그러면서 정보를 확인했는데, 하나같이 경악을 했다.
“레, 레전더리 아이템이 3개나 되는데요?”
“유니크 아이템도 5개에요. 허허 참.”
아세린은 놀라서 다시 확인하고 컵라면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무리 보스몹이어도, 잡아서 레전더리 하나 뜨면 잘 뜬다는 소리를 듣는다.
그런데 이놈은 무슨 선물 꾸러미처럼 바리바리 챙겨주었다.
[대지룡검]-아이템 등급 : 레전더리.
-아이템 효과 : 공격력 : 324.
-대지룡의 송곳니로 만들어진 검이다. 드래곤의 신체 중 가장 단단한 부위로 만들어져 있기에 매우 강력하다.
-‘대지 오러’ 스킬 사용 가능.
-대지 오러 : 대지룡검의 사용자는 이 검을 통해서 대지 오러를 사용할 수 있다. 일반 오러보다 10% 더 강력하며 적 공격 시 일정 확률로 ‘대지룡의 저주’가 발동된다.
-세트 아이템 효과 : 대지룡의 힘이 깃든 아이템 3종 이상을 같은 파티가 착용할 경우 ‘대지룡의 축복’이 발동된다.
-대지룡의 축복 : 파티원 전원의 방어력 100% 상승, 지면에 발을 대고 있는 경우 HP 회복력 50% 상승.
-아이템 착용 제한 : 레벨 300 이상.
‘효과가…굉장하네.’
아이템 설명이 내리면서 읽은 언럭키가 혀를 내둘렀다.
300이 훌쩍 넘는 공격력의 보스몹을 잡은 거다 보니 공격력이 엄청 높았다.
에픽 등급인 성검의 공격력이 350인데, 거의 거기에 근접해 있었다.
물론 레벨 제한 차이가 엄청나긴 하지만, 놀라운 일이었다.
‘게다가 세트 아이템 효과라는 것도 있고.’
파티원들이 대지룡 아이템들을 함께 착용한 순간 세트 효과가 발동된다.
마침 대지룡이라는 이름이 쓰인 아이템 3개가 드랍되었다.
검과 방패, 갑옷이었다.
‘방패는 벨라님이 쓰고 갑옷은 아세린님이 쓰면 되겠네.’
방패와 갑옷 역시 두 사람이 기존에 쓰고 있던 것보다 더 좋은 물건들이었다.
사이좋게 하나씩 나눠 갖고, 유니크 아이템 중에서 필요한 게 있으면 컵라면 보고 집어 가라고 했다.
“음. 제가 전투를 안 한지 오래된지 보니 필요한 게… 엇!?”
컵라면은 사양하려다가 목걸이 형태의 아이템 하나를 보고 깜짝 놀랐다.
[제사장의 축복]-아이템 등급 : 유니크.
-대지룡은 대지신을 모시는 최고 사제이기도 하다. 신에 대한 공경을 품은 이 아이템은 착용자에게 축복을 내려준다.
-제사 관련 행동 시 행운이 작용할 확률 +5% 상승.
남들이 보면 쓰레기라고 할만한 아이템이었지만 컵라면에게는 달랐다.
“와 좋다!”
“정말 좋네요!”
“……?”
컵라면이 소리치고 언럭키가 옆에서 호응했다.
컵라면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내가 좋은 건데 왜 언럭키님이 더 좋아하시지?
“하, 하하. 파티원이 좋은 아이템 얻으면 잘 된 거니까요.”
언럭키는 차마 ‘저걸로 빨리 제게 다른 비기도 찾아주세요!’ 라고 말하지는 못했다.
너무 노예 부려 먹는 악덕 업주 같지 않나.
“저…”
“?”
그때 벨라가 언럭키의 소매를 잡고 살살 잡아당겼다.
“이것들은…제가 가져도 되나요?”
보스몹은 아이템만 떨어트리지 않았다.
그 주변으로 골드와 잡동사니들도 많았는데, 용이다 보니 재료 아이템도 하나같이 좋은 것들뿐이었다.
드래곤의 뼈, 드래곤의 비늘, 드래곤의 이빨…
본업이 대장장이인 벨라가 보면 환장할 만한 것들이었다.
“그럼요. 물론이죠. 얼마든지 가져가세요.”
어차피 성능 좋은게 만들어지면 다 자기한테 돌아올 것들이라 언럭키는 너그럽게 얘기했다.
그런 언럭키의 생각도 모른 채, 벨라는 감동한 눈빛으로 언럭키를 쳐다보다가 재료를 챙겼다.
* * *
“젠장! 이 빌어먹을 년! 어디까지 쫓아올 셈이냐!”
옥토스컬렛은 최근들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리바 델 레이의 둘밖에 없는 추기경이자 2인자인 그이다.
평소에 이런 식으로 스트레스받을 일은 없다만, 이번에는 된통 잘못 걸렸다.
아주 오래전, 이제는 기록도 거의 남지 않은 역사서에 등장하던 하이엘프.
검의 초월자, 유디스.
그녀가 추기경을 쫓아오고 있었던 것이다.
‘크으윽… 왜 나를 노려서….’
감히 리바 델 레이의 본진을 침입하던 쥐새끼들을 잡아 죽이려고 할 때 우연히 나타난 유디스.
칼 질 한 방에 추기경은 절대 그녀를 이기지 못한다는 걸 깨달았다.
아니. 이기긴커녕 정면으로 붙으면 10초도 안 되어 질 자신이 있었다.
그렇기에 바로 꽁무니를 뺐다.
사실 초월자에게서 도망을 쳤다는 것만으로도 박수받을 일이었다.
추기경은 강력한 흑마법사였기에 온갖 특별한 마법을 부릴 수 있었는데, 그 덕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유디스는 끈덕지게 따라붙었고, 추기경은 계속 잡힐 듯 말 듯 술래잡기를 해야 했다.
“교황 성하! 부디 도와주십시오!”
“허허….”
간신히 또 한 번의 추격을 뿌리친 뒤, 추기경은 시간을 벌어 교황을 찾아갔다.
교황 앞에 무릎 꿇은 그가 비굴하게 부탁했다.
“추기경님. 이게 무슨 꼴입니까.”
“면목 없습니다. 일이 이렇게 될 줄은….”
부드럽게 웃고 있었지만, 추기경은 긴장을 풀지 못했다.
얼핏 보면 착한 동네 할아버지 같지만, 그가 얼마나 사악하고 강력한 존재인지 누구보다 잘 아는 게 추기경이었다.
“허허. 초월자에게 쫓기고 있다고요? 그런 상황에서 저를 찾아온 겁니까?”
“지금은 잠시 따돌렸습니다. 성하께서도 제 능력을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살짝 힐난하는 듯한 말투에 추기경은 다급히 변명했다.
“음. 그런 것 같긴 하군요.”
“…예. 문제는 이래도 시간이 조금 지나면 어떻게 알고 다시 저를 찾아온다는 겁니다.”
추기경은 거의 대륙을 가로지를 정도로 도망 다녔는데, 그래도 유디스는 기어코 쫓아왔다.
“초월자와 무슨 원한을 졌습니까?”
“그런 거 없습니다! 아니면 혹시…그녀가 저희 손에 봉인되어 있지 않았습니까. 그것 때문 아닐까요?”
유디스의 영혼이 교황의 성 지하에 봉인되어 있었다는 건 교황과 추기경들만이 아는 사실이었다.
그렇기에 교황은 밖으로 나가면서도 함정들을 여럿 깔아두고 갔는데, 설마 누군가 와서 그 봉인을 해제해 버릴 줄이야.
“누가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설사 봉인에서 풀렸다고 해도 우리에게 원한을 품을 리는 없습니다.”
“예? 하지만…”
“초월자란 그런 존재입니다. 우리가 직접 그녀를 잡아다 봉인한 것도 아니고, 그저 봉인석을 보관한 것 뿐이지 않습니까. 그들의 감정은 인간과 달라요. 이 정도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합니다.”
인간의 힘을 초월했다고 해서 초월자라 불린다.
마찬가지로 감정 역시 인간을 초월했다. 희로애락을 느끼는 메커니즘이 다른 것이다.
추기경에게 화났다고 이렇게 미친듯이 쫓아오는건 말이 안되는 일이었다.
실제로 유디스는 원한 보다는, 언럭키에게 은혜를 갚기 위해서 그를 쫓아다녔다.
자신의 기술을 전수해준 것도 모자라, 그를 죽일뻔 했던 추기경에게 복수를 해주는 것으로 은혜 갚기가 끝난다고 생각했다.
다만 그걸 모르는 교황이나 추기경으로서는 미치고 팔짝 뛸 일이었다.
“교황 성하. 제발 저 좀 도와주십시오.”
“흐음….”
교황은 여전히 웃는 얼굴이었지만, 주름진 눈꺼풀 사이로 보이는 눈동자는 고민이 깊어보였다.
“하필 초월자에게 원한을 사다니. 쉽지 않군요.”
다른 초월자가 봉인이 풀린거였으면 별 문제가 없었으리라.
아무리 초월자라고 해도, 신은 아니다.
영혼이 풀려봤자 돌아갈 육체는 오래 전에 삭아서 사라졌겠지.
그러나 유디스는 하이엘프라서 방대한 수명을 갖고 있고, 세계수가 돌보면서 육체를 유지했을 것이다.
전성기보다는 약해졌더라도, 충분히 규격 외의 힘을 발휘할 수 있을 터.
“그렇다고 추기경님을 죽여서 그녀에게 바칠 수도 없는거겠죠. 아예 불똥이 여기로 튈 수도 있을 테니까요.”
“…….”
아무렇지 않게 하는 교황의 말에 추기경은 간담이 서늘해졌다.
설마 교의 2인자인 자신또한 장기판의 말처럼 저렇게 쉽게 죽이려 하다니?
“역시 그녀를 막는 수밖에 없겠군요.”
“교황 성하께서 직접 나서시는 겁니까?”
“설마요. 제가 초월자를 어떻게 막겠습니까 허허.”
교황이 부드럽게 고개를 저었지만 추기경은 믿지 않았다.
교황의 능력을 그 끝을 모를 정도로 깊다.
흑마법사로서 최고 경지에 올랐다고 생각하는 추기경조차 두려울 정도로.
그런 초월자도 막을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우리를 대신해서 막아줄 존재를 찾으면 됩니다.”
“……? 그런 사람이 있겠습니까?”
“사람 중에는 없겠죠.”
“??”
교황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의 뒤에는 책장이 하나 있었는데, 그 중이 낡은 책 한 권을 꺼냈다.
“추기경님도 알고 계시죠? 우리의 신께서 세상을 정화하려고 했을 때, 여러 초월자들이 그 분을 막아섰다는 걸요.”
“예. 물론입니다.”
모든 왕국이 멸망하고 겨우 도시 국가 단위로 쪼개질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지만, 신을 막아선 데에는 초월자가 있기 때문이었다.
악신이 세상을 치우려고 할 때, 은둔하던 여러 초월자가 나타나 그를 막았다.
“그 초월자들 대부분이 신께 죽거나 봉인 당했습니다. 그리고 그 당시 전투를 지켜봤던 추종자들이 그에 대해 남긴 말들이 있죠.”
리바 델 레이의 초창기 시절부터 내려오던 역사서.
거기에 보면 다른 초월자들에 관한 내용도 적혀 있었다.
“대부분의 초월자는 신의 앞을 막는 것도 버거워했지만, 몇몇 초월자들은 달랐다고 합니다. 그중에서 특히 강력한 초월자는 나름 신과 대등한 전투를 벌였다고 하죠.”
“그런 자가 있었습니까?”
“예. 비사에 나오는 내용이라 추기경님은 잘 모르실 겁니다.
“무슨 능력을 지닌 자였습니까?”
“모든 능력을 지녔다고 하더군요. 검, 마법, 신성력, 궁술, 암습 등. 온갖 분야에서 정점을 찍은 초월자들과 비슷하거나 그 이상이었다고 합니다. 초월자들의 초월자라는 별명도 있었다고 하네요.”
“허어….”
교황은 역사서를 한 번 훑으며 말했다.
“초월자 올마스터. 우리는 그를 소환해서 하이엘프를 막아볼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