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vel up with luck RAW novel - Chapter 340
행운빨로 레벨업-340화 (완결)(340/340)
#340화
“억! 그, 근데 길튼 대표한테 얘기하면 그깟 돈은 얼마든지 줄거야! 그러니까 그만 때려!”
“알아. 너 월드 사가 주식도 받기로 됐다며. 엄청 부자 됐겠지.”
“그럼 왜?”
“그냥 한 대 더 때리고 싶었어.”
“…….”
백현이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자 김성재의 표정이 험상궂게 변했다.
물론 백현이 슬쩍 다시 쳐다보니 애써 미소를 지어야했다.
‘이 자식이 언제 저렇게 힘만 세져셔….’
그렇게 둘이서 오랜만에 즐거운(?) 회포를 풀고 있으니 길튼이 다시 돌아왔다.
“얘기는 잘 끝나셨나요?”
“아직 다 끝난 건 아니지만 뭐, 어느 정도는요.”
“하하…그러면 성재씨. 이제 일 할 시간입니다.”
길튼의 말에 김성재가 고개를 끄덕였다.
“예. 괜히 미적거리지 말고 얼른 처리해버리죠.”
연구원들은 그레고녹 AI 때문에 월드 사가에 대한 권리를 거의 하나도 갖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놈의 야욕이 저지된 상황. 준비되던 게 어그러지면서 빈틈이 생겼을 것이다.
성재를 비롯한 연구원들은 지금부터 거길 노려 월드 사가를 장악할 예정이었다.
그가 가사 상태에 들어가기 전부터 미리 계획되어 있던 일로, 준비는 다 끝나 있었다.
“현아. 내가 지금은 바빠서 우리 남은 얘기는 나중에 또 하자.”
“이러고 또 어디 캡슐 속에 들어가려는 거 아니지?”
“설마. 이젠 그럴 필요도 없어. 그리고 나도 그렇게 지내는 건 더 이상 사양이다.”
김성재는 히죽 웃고는 바쁘게 움직였다.
그가 떠나고 길튼이 백현을 보며 고개를 숙였다.
“정말 감사합니다. 백현씨 덕분에 저희가 내부적으로 가장 골칫거리 썩고 있는 문제가 해결됐네요.”
월드 사가는 항상 잘 되었지만 언제 그레고녹 AI에게 망할지 모른다는 내부적 불안감이 팽배했다.
경영진을 비롯한 연구원들은 항상 그게 걱정이었는데, 이런 거대 기업이 비상장 기업으로 남아있는 데는 그것 때문도 컸다.
“보답이라고 하기엔 소소하지만 이번에 공개할 신형 캡슐을 드리겠습니다. 선물이기도 하니 부디 거절하지 말아주십시오.”
“거절은요. 저도 무조건 구매해야할 물건인데 그냥 주신다면 당연히 받아야죠. 그런데 하나만 주십니까?”
“…네?”
“제가 파티원들이 있어서요. 저만 좋은 캡슐 쓰기엔 미안해가지고….”
“하, 하하….”
길튼이 어색한 웃음을 흘렸다.
온갖 신기술이 적용된 캡슐이기에 보급형이 아니다. 몇 억을 돌파하는 금액이었다.
물론 가격이 중요한 건 아니다.
그보다 더 심각한 건 캡슐의 물량이었다.
백현이 하루 시간을 벌어달라고 했기에 의도치 않게 신형 캡슐을 공개했다.
하이 랭커들에게만 공개할 수는 없으니 동시에 온라인에서도 대대적으로 알리고 홍보했는데, 그 수요가 엄청났다.
몇 억이라고 하지만 전 세계로 범위를 넓히면 월드 사가에 그 정도 금액을 투자할 사람은 많았다.
이미 예약은 폭주하다 못해 사이트가 마비될 정도였다.
회의에 참석한 하이 랭커들에게는 무조건 1대씩 팔아주기로 했지만, 그 이상은 당분간 불가능하다는 말까지 했을 정도였다.
‘하지만…언럭키님같은 은인에게는 힘 좀 써야지.’
“예. 언럭키님 파티원이 본인 포함 네 분이시죠? 그럼 캡슐 4개를…”
“10개 주세요.”
“…예?”
“파티원은 언제 더 늘어날지 모르는 거잖아요. 10개 주세요. 파티원들 더 받게 되면 하나씩 제공하게.”
“…….”
결국 길튼은 웃는 얼굴을 유지하지 못한 채로 10개를 주기로 약속했다.
* * *
길튼과의 얘기가 끝나고 백현은 돌아왔다.
하이 랭커들은 하나같이 다 바쁜 사람들이다.
원래 하루를 생각했는데 1박2일이 되었으니 끝나자마자 부랴부랴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원래 백현과 안면을 트고 싶어 했으나 다음 회의를 기약하며 떠나갔다.
“왔어? 간 건 잘 됐나?”
“예. 괜찮았어요.”
돌아오자마자 만난 박세훈의 질문에 백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성재를 다시 만나고 얘기도 잘 됐고, 앞으로 평생 직장이 될 월드 사가의 내부 문제도 얼추 해결하고 캡슐까지 얻어왔다.
이보다 더 잘 되긴 힘들 정도였다.
“그럼 주식은 몇 주나 사기로 한 거야?”
“무슨 주식이요?”
“가기 전에 내가 부탁했잖아. 거기 대표한테 부탁해서 주식 좀 팔아달라고 얘기 봄 해보라고.”
‘아차.’
백현은 그제야 박세훈이 떠나기 전에 그런 당부를 했던 게 떠올랐다.
“음…그 얘기는 못해봤는데, 성재를 만났거든요. 걔도 주식 좀 가지고 있을 거예요. 나중에 다시 볼 때 좀 팔아달라고 해볼게요.”
성재는 감히 자신의 부탁을 거절 할 수 없을 것이다.
거절한다면 친구끼리 우애를 다시 한 번 다지는 수밖에.
“그래? 몇 주나 가지고 있길래?”
박세훈이 그 어느 때보다 눈을 반짝였다.
“글쎄요. 핵심 연구원이라고 하니까 꽤 되지 않을까요?”
“오…백현씨 친구면 나한테도 친구지. 앞으로 나도 친하게 지내자고 말 좀 해줘. 내 베프라고 말하고 다녀야겠다.”
“베프는 무슨…. 우리 나이 차이가 10살은 될 텐데요.”
“그게 어때서. 100살 되서도 90살이랑 형동생 할 거야? 그때쯤이면 귀도 먹어서 반말 하는 거 아니면 잘 들리지도 않을 텐데. 미리 친구해도 상관 없지.”
“…….”
뻔뻔한 박세훈의 말에 백현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는 앞으로 있을 일이 기대 된다는 듯 히죽히죽 웃었다.
“그러니까 나중에 다시 볼 때 꼭 나도 데려가야 돼. 알았지? 아니 아예 백현씨도 이제부터 말 놔. 우리부터 친구하자. 딱딱하게 백현씨 말고 현아 라고 부르면 되지?”
“징그러우니까 저리 가세요.”
백현은 인상을 쓰고는 그를 밀어냈다.
“아 왜! 여의도 가면 나랑 얘기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한 트럭이야!”
“그럼 그 사람들이랑 친구 하고 오세요. 저는 바빠서 일하러 갑니다.”
* * *
성재는 급하게 일하러 갔지만 가기 직전에 몇 마디 말을 더 해주었다.
-불완전한 악신을 처치한 후에 아이템 같은 거 하나도 안 나왔지?
-어떻게 알았냐?
불완전한 악신은 무려 레벨 450짜리 보스몹이었다.
샌드백처럼 가만히 있는 놈을 후려쳐 잡는 데만 1주일이 넘게 걸린 괴물 같은 놈.
그런 놈을 거의 혼자서 잡았으니 레벨업은 엄청나게 많이 했는데, 문제는 아이템을 뱉은 게 없었다.
최소 에픽 등급 아이템 하나 정도는 나올 거라 생각했는데 어이가 없었다.
상황이 워낙 급해서 그 땐 넘어갔지만 계속 머릿속 한구석을 찜찜하게 만들었다.
-그거 원래 그래. 대신에 여기로 가봐. 좋은 거 있을 거야. 너한테 해주는 내 보답이다.
성재는 그렇게 말하며 장소 하나를 찍어주었다.
-근데 설마 이거 하나 알려주고 우리 사이에 빚 다 갚았다고 하려는 거 아니지?
-…안 해 이 자식아. 이자까지 톡톡히 쳐서 갚아줄게!
파티원들에게는 휴가를 주고 언럭키는 홀로 움직였다.
대주교 대부분이 에토와 언럭키의 사기극에 죽고 악신의 부활마저 실패했다.
남은 리바 델 레이의 잔당은 더 이상 버틸 희망을 잃었다.
가만히 놔둬도 알아서 연합군에 의해 멸망할 것이다.
‘이렇게 정신없을 때가 유일한 타이밍이지.’
성재가 말해준 곳은 리바 델 레이의 비밀 은신처 중 하나로, 아직까지 그들의 영역으로 되어있는 곳의 심처였다.
연합군을 상대하기 위해 밖으로 나가있었기에 텅 비어있으니 망정이지, 아니었다면 엄청난 병력이 막고 있었을 것이다.
은신처에 특별한 귀중품은 없었다.
다만 지하에 커다란 제단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아마 악신의 부활을 위한 용도였던 모양이다.
‘교황이 여기서 작업하다가 죽고, 어떻게 이어서 부활시킨 모양이군.’
실제로 불완전하나마 육신을 얻기는 했으니 제단은 제 역할을 다 했다.
때문에 먼지가 소폭 쌓여 있었는데, 그 위에 검은색의 빛덩이가 둥실 떠있었다.
[초월의 정수]-아이템 등급 : 에픽.
-아이템 효과 : 자격을 갖춘 자가 습득한다면 필멸자의 한계를 넘어 초월에 올라설 수 있다.
‘진짜 있군.’
설마 성재가 거짓말을 했을까 싶었지만, 에픽 등급 아이템이 떡하니 있었다.
심지어 그냥 아이템도 아니고, 무려 초월자가 될 수 있는 물건이었다.
언럭키가 손을 뻗자 빛덩이가 그대로 흡수되듯 빨려들었다.
-띠링!
[퀘스트 ‘초월자의 길’을 완료하셨습니다.] [업적 ‘초월자’를 획득하셨습니다.] [레벨업!] [레벨업!]……
몸에서 몇 번이고 빛이 번쩍인다.
올마스터의 모든 비기를 획득한 후에 얻었던 ‘초월자의 길’ 퀘스트가 완료되었다.
‘어마어마하군.’
레벨이 몇 번이나 오른 거는 그렇다 쳐도, 초월자라는 업적 효과가 굉장했다.
모든 스텟이 2배가 되고 공격력, 방어력, 체력 재생력, 마나 재생력 등에서 +100% 이상의 보너스가 붙었다.
괜히 초월자 소리를 듣는 게 아니구나 싶었다.
이걸 얻은 순간을 기점으로 언럭키는 몇 배나 더 강해졌다.
‘이게 처음부터 있었으면 악신도 2~3일 만에 처리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일단 일반 유저 중에는 최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악신을 처치하고 업적을 얻으며 레벨도 많이 올라서 최상위권 하이 랭커들과 레벨도 비슷해졌다.
순위로 따지면 15위권 이내.
1위도 그리 어렵지 않게 따라잡을 것이다.
“초월자가 되었군.”
“!! …아 유디스님.”
언럭키가 한참 자기에 도취되어 있자니 어느새 유디스가 나타났다.
그녀는 가만히 언럭키를 쳐다보고 있었다.
순간 언럭키는 겸손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초월자가 된 지금도 그녀와 싸웠다간 무조건 진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 힘을 조심해서 쓰게. 함부로 휘두르다가는 또 다른 악신이 탄생하는 것과 마찬가지일 테니.”
“물론이죠. 착한 일만 하겠습니다!”
* * *
리바 델 레이는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완전히 멸망했다.
연합군의 승리였다.
“이겼다!”
“우리가 대륙의 평화를 수호했다!!”
승전보에 수많은 도시들이 떠들썩하게 축제를 펼쳤다.
전쟁은 끝났지만 연합군은 해체하지 않았다.
김성재가 뒤에서 조종하긴 했지만 그들은 연합의 강력함을 느꼈다.
도시 국가 단위로 잘개 쪼개지지 않고, 아예 이번 기회에 왕국의 형태로 출범하기로 한 것이다.
여기저기서 마음 맞는 도시 국가끼리 합쳐 왕국과 공화국이 탄생했다.
지각 변동 수준의 일들이 터졌다.
“이 기회를 잘 살려야 한다.”
“귀족 NPC들에게 줄을 대고 어떻게든 조그만 권리라도 확보해야 해!”
기존 탑 랭커들과 1티어 길드들은 바빠졌다.
자고로 왕국이 처음 생길 때 알을 박아두면 대대손손 잘 먹고 잘 사는 법이다.
어떻게든 조그마한 무언가라도 먹고 살기 위해 노력했다.
단순히 레벨을 높여 강해지는 게 전부가 아니다.
왕국의 권리 같은 거라도 얻어 잘 관리한다면 앞으로 엄청난 수익이 들어올 터.
수많은 길드들이 그 꿈에 젖어 눈을 반짝였다.
그런 와중에 언럭키는 느긋했다.
호르헤른을 비롯한 연합군 상층부와 잘 아는 사이임에도 뭘 애써 주장하지 않았다.
물론 그들은 언럭키에게 다수의 권리를 챙겨주기로 먼저 말했지만 지금 언럭키가 중요시하는 건 그게 아니었다.
“흐흐. 넓기도 하구나.”
연합군에는 지옥의 악마들도 포함이 되어있었다.
악마들에게 협조를 구하는 대가로 전쟁의 승리 시 북쪽 지역의 땅을 주기로 약속했는데, 그 넓이가 어마어마했다.
지금 중부 지역에 생겨나고 있는 여러 왕국들에 비해 오히려 더 크고 넓었다.
‘그리고 여기서 내 지분이 가장 크지.’
악마를 설득하고 끌어들인 게 바로 자신이었다.
그렇기에 악마들의 땅에 대해 큰 지분을 갖게 되었다.
즉, 이 넓은 땅 중 상당수가 자신의 것이라는 뜻!
물론 지금은 전쟁으로 인해 황폐화된 지역이 많았지만, 나중에 잘 키워 발전시키면 어마어마한 장소가 탄생할 것이다.
상상만 해도 입가에 침이 고였다.
다만, 그러자면 돈이 필요했다.
전쟁 후 복구에 얼마나 많은 자금이 필요한지는 근현대사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아무리 최근 언럭키가 넉넉해졌다고 해도 채 10%도 복구 못하고 파산할 것이다.
하지만 걱정은 되지 않았다. 오히려 웃음이 나왔다.
“가만있자…성재 그 녀석이 나한테 진 빚이 5억이고. 월 이자 20000%로 쳐서 받으면…이게 다 얼마야.”
월드 사가 주식도 꽤 많이 가지고 있을테니, 성재 녀석에게 복구 비용을 톡톡히 청구할 것이다.
“흐흐흐흐….”
언럭키에게는 미래가 보였다.
악마와 인간이 공존하는 화려한 국가. 수많은 유저들도 유입되면서 세금을 왕창 걷고, 그 상당수가 언럭키의 주머니로 들어오는 미래!
“자. 일 합시다 일!! 일단 땅부터 좀 정리하자고요. 삽 하나씩 들어요.”
언럭키가 뒤를 쳐다 보며 말했다.
파티원들이 똥 씹은 표정으로 아까 나눠준 삽을 든 채 언럭키를 쳐다보고 있었다.
“아니…이 넓은 데를 우리끼리 다 하자고요?”
“캡슐도 공짜로 하나씩 드렸는데 자꾸 그렇게 불평할 거예요? 그거 회수합니다?”
“…….”
“나중에 잘 되면 여러분들도 지분 조금씩 줄 수도 있으니까. 다들 열심히 해주세요!”
행운빨로 레벨업 (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