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vel up with luck RAW novel - Chapter 87
089화
사냥 중에 유니크 아이템이 떨어졌다.
득템.
좋은 아이템을 얻었다는 뜻이지만, 보통은 사냥하다가 얻은 경우에 득템이라는 말을 많이 쓴다.
웃기게도 언럭키는 사냥 중에 득템을 한 적은 없었다.
정확히는 일반 몹 사냥 중에는 없었다.
이상한 일은 아니다.
많은 유저들이 언럭키와 비슷했다.
사냥 중 득템을 하는건 아주 극악한 확률이었으니 말이다.
유니크 이상의 아이템을 얻기 위한 방법은 어려운 퀘스트를 성공해서 NPC한테 보상으로 받거나, 강력한 보스몹을 잡거나.
보통 그 두 개를 정석으로 받아들인다.
헌데 생각지도 못하게 일반몹을 잡고 파란색. 유니크 아이템이 뜨다니?
“심봤다!”
언럭키가 활짝 웃으며 양 팔을 들었다.
항상 재수없던(?) 인생에 이런 날도 오는구나!
기다릴 것도 없이 아이템을 집어들었다.
책 형태일 때부터 대충 눈치를 챘는데, 그건 스킬북이었다.
[스킬북 : 해골 기사 소환.]-스킬 등급 : 유니크.
-스킬 효과 : 레벨 100당 해골 기사 한 기를 소환한다. 해골 기사의 능력은 소환사의 마력 능력치와 마법 공격력에 비례한다.
-스킬 지속 시간 : 30분(+30분)
“오!”
해골 기사 소환 스킬.
설명은 단촐했지만 언럭키는 실망하지 않았다.
지금껏 그가 소환해서 데리고 다녔던 해골 병사와 궁수들은 고작 레어 스킬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유니크 등급의 기사라니. 소환해보지 않아도 강력할 게 눈에 보였다.
게다가 지금의 언럭키의 소환물을 강하게 해 주는 버프가 있었다.
‘아라베크의 진혼 로브’에 붙어있는 소환수 공격력, 방어력 15% 상승.
거기에 진혼의 오오라까지 있었으니 해골 기사는 원래의 능력보다도 훨씬 더 강력할 것이다.
‘게다가 얼마나 강력하면 고작 한 기밖에 소환을 못하겠어.’
레벨 100당 한 기라고 했으니 1~100레벨은 한 기, 101~200레벨은 두 기…이런 식으로 소한이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지금의 언럭키는 한 기밖에 소환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런 제한이 있다는 건, 그만큼의 위력을 보인다는 것!
“해골 기사 소환.”
언럭키는 내친김에 곧장 스킬을 사용했다.
그레고녹의 홀에서 시작된 마력이 바닥으로 스며들었다.
땅을 뚫고 그 위로 두터운 갑옷을 입은 해골이 솟구쳤다.
-다그닥 다그닥.
유령마를 타고 있는 검은 해골!
놈은 시커먼 아우라를 풍기고 있었는데, 서 있는 것만으로도 주변을 압도했다.
한 손에는 커다란 뼈 칼을 들고 다른 한 손에는 뼈로 된 방패를 들고 있었다.
두터운 갑주 역시 뼈로 만들어진 물건이었다.
“와…쩐다….”
언럭키가 저도 모르게 감탄사를 내뿜었다.
자신이 불러낸 소환수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을 만큼 멋있었다.
“그…가볼까?”
언럭키가 묻자 해골 기사는 고개를 한 번 끄덕이더니 천천히 움직였다.
-다그닥 다그닥.
가장 앞장서서 나가는 해골 기사.
‘이런 공동 한 번 더 안 나오나?’
공동을 빠져나가 다시 던전을 탐사하는데 언럭키의 머릿속에 그런 생각이 들었다.
조금 전의 전투는 상당히 힘들었지만 저런 기사가 있으면 다르다.
전방에서 포위망을 박살내 준다면 역으로 손쉽게 몰살시킬 수 있으니까 말이다.
-덜그럭 덜그럭.
-덜그럭 덜그럭.
그때, 통로에서 던전의 언데드들이 나타났다.
8마리의 해골 병사들. 언럭키가 반갑다는 듯 놈들을 바라보며 손을 뻗었다.
“공격해.”
그의 말에도 소환수들은 가만히 있었다. 움직인 건 오직 해골 기사뿐이었다.
-다그닥 다그닥.
땅을 박차더니 순식간에 적들에게 돌진했다.
과연. 말을 타고 있다는 건 상황에 따라 엄청난 장점으로 변한다.
잠시 후. 콰지직! 하는 소리와 함께 해골 기사가 그대로 던전 해골 병사들을 짓밟고 지나갔다.
정면에서 부딪친 놈들은 그대로 뼈다귀가 조각조각 부서졌고, 해골 기사는 그러면서 좌우로 검과 방패를 마구 휘둘렀다.
-콰득!
-퍼거걱!
커다란 뼈 칼과 방패는 상대를 베지 않고 뭉개버린다.
만신창이가 된 던전의 해골 병사들.
그 뒤로 언럭키의 군대가 전진해 놈들을 마무리했다.
[적을 처치하셨습니다.] [소량의 경험치를 획득합니다.] [‘네크로 엠페러’ 특성으로 획득 경험치가 10% 상승합니다.] [최초로 발견한 던전 효과로 경험치 획득량이 +150% 상승합니다.].
.
“크으….”
언럭키가 박수를 짝짝짝 쳤다.
해골 기사의 위력은 과연 명불허전이었다.
단기필마라고 해도 전열을 완전히 흐트러뜨리는 기사의 위력은 사기적이었다.
언럭키는 네크로 엠페러라는 직업에 대해 조금 더 이해가 되었다.
‘다양한 해골 병과를 맞춰서 버프를 둘둘 두르고 진격시키는 직업.’
당연히 그것들을 다 할 수 있는 마나량도 보유해야 한다.
즉, 어마어마하게 많은 스킬과 아이템을 가지고 있어야 효율을 뽑을 수가 있었다.
그리고 미래는 몰라도 현재는 언럭키도 충분히 네크로 엠페러의 힘을 뽑아내고 있다고 생각했다.
해골 기사가 생긴 후부터 던전의 탐색 속도는 훨씬 빨라졌다.
전투라는 말이 성립이 제대로 안 될 정도였다.
학살. 언럭키는 던전 속 몬스터들을 학살하고 있었다.
***
[레벨업!]추가 경험치 보너스 덕에 레벨업도 한 번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언럭키는 던전의 끝에 도착했다.
중간에 한 번 마주쳤던 것처럼 크게 비어 있는 공동.
그 앞에 가자 메시지가 나타났다.
-띠링!
[해골 마법사의 은신처 보스룸에 입장하시겠습니까?] [경고! 보스 몬스터는 굉장히 강력합니다. 전력을 갖춰서 입장하시는걸 추천합니다.] [Y/N]메시지를 보며 언럭키는 피식 웃었다.
전력? 이보다 더 전력을 잘 갖출 수가 있겠는가?
해골 기사 1기, 해골 병사 7기, 해골 궁수 7기.
총 15기나 된다.
이 정도면 보스몹을 잡을 전력으로는 충분하다.
기다릴 것도 없이 언럭키는 안으로 입장했다.
공동을 통과하자 그 한가운데에 있는 놈이 보였다.
로브를 걸치고 있는 해골 마법사.
[보스 몬스터 : 해골 마법사 젠킨스]-레벨 : 75.
무려 레벨 75짜리의 보스몹이다.
텅 빈 놈의 두 눈두덩이에서 푸른 불꽃이 넘실거린다.
스산한 시선으로 놈이 이 쪽을 바라봤다.
“허….”
다짜고짜 도둑으로 몰다니.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할 수만 있다면 던전을 탈탈 털어가고 싶었다.
당장 이 해골 기사 스킬북도 여기서 얻은 드랍템이었으니, 던전의 물건이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언럭키는 뻔뻔해지기로 했다.
“뭐든 간에 좋은 거 있으면 좀 줘봐. 가져가게.”
해골 마법사는 분노했는지 눈에서 피어나는 귀화가 더욱 커졌다.
놈이 들고 있던 커다란 지팡이로 땅을 찍었다.
쿵! 소리와 함께 텅 비어있던 공동 바닥에서 해골들이 몸을 일으켰다.
“해골 마법사라더니. 네크로맨서였나?”
숫자가 꽤 많았지만 언럭키는 피식 웃었다.
종류가 지금까지 오면서 상대했던 해골들 뿐이었다.
전혀 위협으로 안 느껴졌다.
언럭키가 손을 까딱거렸다.
-덜그럭 덜그럭.
검은 해골들이 나설 준비를 했다.
가장 앞선 건 말을 탄 해골 기사.
여기까지 오는 동안 놈의 무장은 약간 바뀌어 있었다.
왼손에 들고 있던 뼈 방패 대신, 아울베어의 흉폭한 방패를 쥐고 검 대신 명예의 시작 롱소드를 들었다.
해골 소환수들은 아이템을 장착하면 그에 맞춰 공격력이나 방어력이 추가된다.
그래서 원래는 해골 병사 한 기에게 들려줬던 아이템들이다.
꽤 쏠쏠했다. 놈은 아이템 덕에 잠깐이지만 반오 사제의 공격도 막았었으니까 말이다.
헌데 그런 무기를 해골 기사가 들면 어떻게 될까.
그 해답이 눈앞에 있었다.
-콰직!
-콰드드득!
해골 마법사가 소환한 언데드들이 말발굽에 마구 짓밟힌다.
기사는 눈앞을 가로막는 엉성한 해골들을 아주 손쉽게 치워버리며 전속력으로 돌진했다.
해골 마법사 젠킨스는 당황했는지 눈두덩이의 푸른 불꽃이 흔들렸다.
언럭키는 놈이 네크로맨서 타입이라는 걸 알아채자마자 곧바로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를 알았다.
수많은 해골 군대. 그 약점은 소환사다. 소환사만 죽으면 저 숫자는 전부 무용지물이 되는 것이다.
‘나한테도 똑같이 적용되는 약점이기도 하지.’
물론 그래서 그 군대를 더 크고 강하게 키우는 거지만, 해골 기사 같은 놈이 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놈은 순식간에 몬스터들을 돌파해, 해골 마법사에게 차징을 날렸다.
-콰지직!
보스몹이라 그런지 해골임에도 고통을 느끼나보다.
젠킨스는 수십 미터나 나가떨어져 벽에 부딪친 뒤에 나뒹굴었다.
해골 기사는 놓치지 않겠다는 듯 재빨리 놈을 따라갔다.
-다그닥 다그닥.
다만 젠킨스는 언데드답게 정신을 잃지 않았다.
기사가 도착하기 전에 몸을 일으킨 놈은 지팡이를 휘둘렀다.
푸른 화염탄이 생기더니 해골 기사를 향해 쏘아졌다.
-펑!
-콰앙!
‘공격 마법도 할 줄 아나보네.’
언럭키는 굳이 분류를 하자면 소환수를 믿고 뒤에서 디버프를 날리는 마법사이다.
반대로 젠킨스는 소환수와 함께 싸우는 타입. 뒤에서 마법 공격을 펼치면서 활약하는 스타일이다.
놈이 지팡이를 휘저을 때마다 푸른 화염이 솟구치며 기사를 덮쳤다.
어떻게든 뿌리치려고 했지만 화염은 떨쳐지지 않았다.
검은 뼈에 붙어 계속 불태웠다. 놈의 HP가 계속해서 떨어진다.
그리고 그 때, 언럭키가 손을 들었다.
“다크 힐. 다크 배리어.”
해골 기사의 몸 위로 얇은 방어막이 생기고, 녹아내리던 뼈가 다시 보강된다.
푸른 불꽃에 데미지를 입는 즉시 회복이 되는 것이다.
당황한 젠킨스에게 해골 기사가 달려들었다.
원래라면 이 불꽃으로 완전히 끝냈어야 하는데 그게 불가능했다.
-푹!
-콰직!
명예의 시작 롱소드가 놈의 신체를 마구 헤집는다.
공격을 당하자 만들어지던 젠킨스의 불꽃이 뚝 끊겼다.
캐스팅이 취소된 것이다.
놈은 다급하게 자신의 소환수들을 부르려고 했지만, 그걸 두고 볼 언럭키가 아니었다.
-덜그럭 덜그럭.
-덜그럭 덜그럭.
공동을 가득 채운 놈의 소환수들은 언럭키의 검은 해골들에게 완벽히 붙들려 있었다.
숫자 차이는 많이 나도 스펙은 월등히 뛰어난 게 검은 해골이다.
놈들을 전멸시키는 건 오래 걸리겠지만, 제 주인을 못 돕도록 붙들고 있는 건 가능했다.
젠킨스는 해골 기사를 어떻게든 따돌려보려고 했지만, 그게 가능했다면 놈이 마법사가 아니었을 것이다.
심지어 언럭키의 해골 기사는 진혼의 오오라 덕에 속도 또한 10% 상승한 개체.
-콰드득!
-쾅!
체력이 낮다는 마법사의 특징 탓에 놈은 보스몹 치고 방어력과 HP가 낮았다.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푸른 불꽃에 타오르는 해골 기사의 손에, 완전히 마무리가 되었다.
-띠링!
[보스 몬스터를 처치하셨습니다.] [‘네크로 엠페러’ 특성으로 획득 경험치가 10% 상승합니다.] [최초로 발견한 던전 효과로 경험치 획득량이 +150% 상승합니다.]보스몹을 처리하자 막대한 양의 경험치가 들어왔다.
한 번 더 레벨업.
언럭키는 기쁘면서도 동시에 기쁘지 않았다.
이걸로 추가 보너스를 얻으며 하는 사냥은 끝났다.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
현재 레벨은 71.
‘하아…대충 레벨 72~73까지는 여기서 머물러야겠군.’
몇 번 정도 더 던전을 돌아서 뽕을 다 뽑아야겠다.
아쉬움을 털어낸 뒤, 언럭키는 젠킨스가 가루가 되어 사라진 자리로 갔다.
거기에는 놈이 죽으며 드랍한 아이템들이 있었다.
언럭키가 기대감에 반짝이는 눈빛으로 거기에 가까이 다가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