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after coin jackpot RAW novel - Chapter (20)
평소 코인에 관심이 많았던 블로거이자 코인투자자 남보원 씨.
아직 대한민국과 세계에 코인 열풍이 불기 전이지만 경제기자였던 그는 일찍이 코인의 가능성에 눈을 뜨고 작년부터 투자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실질적인 매매실력이 너무나도 부족하고, 진득하게 포지션을 홀딩할 참을성이 부족한지라 수익을 얻기는커녕 손실만 나기 일쑤였다.
“후… 이더리움 존나 올랐네. 씨바.”
차트를 보던 남보원은 한숨을 내쉬며 담배를 뻑뻑 폈다. 하지만 그런다고 이더리움을 볼 때마다 드는 답답함은 풀리지 않았다.
이더리움은 그에게 있어서 애증의 코인이었다. 왜냐하면 분명 작년에 그도 이더리움을 매매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일명 저주받은 트레이더였던 그는 매매를 하도 못해서 짤짤이라 불리는 단타만 치다가 손해만 봤고, 최근에는 너무 올라 버려서 건들 엄두조차 못 냈다.
하지만 너무 올랐다는 건 그의 착각이었을까.
좀 조정을 받아 눌리면 다시 들어가려던 그의 계획과 달리 이더리움은 기회를 주지 않고 연일 급상승 중이었다.
연초에 7달러 부근이었던 게 벌써 60달러를 돌파하다니.
올해만 들어 8배 넘게 상승 중이었고, 작년에 비하면 20배 가까이 상승한 이더리움은 멈출 줄 몰랐다.
“그냥 사서 존버할걸. 아!!!!! 진짜 개좆같다!!!!”
이더리움에 꽂힌 장대양봉을 보고 있으면 배만 아플 뿐이다.
화딱지가 나서 차트를 꺼버린 그는 자신의 블로그를 열었다.
[코인 No.1!의 블로그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자신의 이름이자 별명으로 만든 블로그 [코인 No.1!>은 1등일 것 같은 이름과 달리 일일 방문자 수 10도 안 되는 일명 하꼬 블로그였다.
블로그가 돈이 된다는 말을 듣고 무작정 시작하기는 했으나 아직 코인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때라 돈이 되기는커녕 시간만 낭비하는 느낌을 받았다.
“… 접어야 하나.”
그래도 이왕 시작한 거 남보원은 올해까지만 해보기로 했다. 무엇보다 블로그를 통해 그가 달성하고 싶은 목표가 있었으니까.
“매매는 개좆같아서 못해먹겠고, 레퍼럴이나 좀 달달하게 땡기고 싶은데.”
바로 레퍼럴Refferal 때문이었다. 흔히 추천인 제도라 불리는 레퍼럴 제도는 여러 분야에서 볼 수 있는데, 보통 마케팅에서 많이 사용된다. 어떤 사이트에 가입할 때 기존 회원을 추천하면 신규회원과 기존 회원 모두 포인트 등의 이득을 얻는 형태가 바로 레퍼럴 마케팅 방법 중에 하나였다.
이런 레퍼럴 마케팅은 신기하게도 해외코인선물거래에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국내코인거래소가 레퍼럴 마케팅을 진행하지 않는 것과 달리, 해외선물거래소는 신규회원이 자신의 아이디를 추천하면 그 신규회원의 거래수수료의 일부를 받아먹는 형태로 레퍼럴 제도를 운용했다.
추천회원의 거래수수료를 받아먹는다?
즉, 자신을 추천한 회원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자신이 매매를 하지 않고도 가만히 앉아서 돈을 버는 미친 구조였다. 일종의 다단계와 흡사하달까.
남보원은 일찍이 이 레퍼럴 제도의 사기적인 매력을 깨닫고 추천인을 모으기 위해 블로그 활동을 시작한 것이다.
문제는 추천인을 얻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었지만, 그는 코인 채굴 대신 추천인 채굴을 위해 포스팅을 쉬지 않았다.
“오늘 포스팅 주제는 이더리움으로 해야겠다.”
작년부터 쳐다만 보다가 배가 아팠던 이더리움에 대해서 포스팅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이더리움이 미웠던 만큼 계속 지켜봐 온지라 이더리움의 최근 동향에 대해서 잘 알고 있기도 해서 잘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는 이더리움 포스팅을 끝마칠 수 없었다. 문득 어떤 생각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더리움이 이렇게 올랐으니 수익률 랭킹도 엄청 변동했겠는데?”
포스팅을 작성하다가 이더리움 급상승에 따른 투자자들의 수익과 수익률이 궁금했던 남보원.
곧장 해외코인선물거래소 리더보드를 뒤지기 시작했다.
리더보드LeaderBoard란 말 그대로 해당 분야의 리더Leader를 파악하여 나열한 게시물로써, 간단히 말해 특정 지표를 가지고 랭킹을 매겨 데이터로 정리한 것이다.
당연히 코인선물거래소 리더보드는 해당거래소를 이용하는 유저들의 보유자산이나 수익률을 비교하여 순위로 나열한 게시물이었는데 대부분의 해외코인선물거래소는 리더보드 시스템이 정착되어 있었다.
평소 남의 일이나 수익에 관심이 많았던 남보원은 리더보드를 즐겨 찾아봤기에 열람은 어렵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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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 25 Traders by ROE>*Rank / Name / Profit
1. Split-Bone-Zebra (199,887.67%)
2. Paper-Feather-Stallion (46,455.48%)
……
4. WooJung2 (+25,011.71%)
5. Noble-Orange-Wasp (19,950.92%)
……
24. www.mongs.com (4,380.71%)
25. Meraki (4,10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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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부터 25위까지 하루 동안의 수익률ROE 순위가 매겨진 리더보드.
하지만 리더보드를 본 남보원은 순간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 우정이?”
4위에 랭크된 아이디가 이상했기 때문이다.
우Woo 정Jung 이2.
영어지만 발음만으로는 분명히 한국어 느낌이 났다.
남보원은 리더보드 4위에 오른 인물이 한국인이 아닐까 의심이 들었다.
“… 에이 설마 한국인이겠어.”
말로는 아닐 거라 했지만 본능적으로 그는 한국인일 것 같다는 직감이 들었다.
코인선물거래소는 전부 해외거래소였기에 영어를 사용하고 유저들 역시 영어권 국가 소속인 경우가 대다수. 당연히 보통 리더보드 순위에 오르는 아이디는 영어단어들로 이루어져 있는 편인데 오늘 갱신된 리더보드에 새롭게 추가된 아이디는 누가 봐도 한국어 단어의 발음이었으니까.
“진짜면 대박인데.”
아니어도 상관없다. 왠지 이걸로 어그로를 끌 수 있다는 생각에 그는 부랴부랴 블로그 포스팅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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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경악했다! 수익률 25,000% 신화의 주인공이 한국인?>안녕하세요 빠르고 알찬 정보를 전해드리는 여러분들의 친구,
코인소식 1등, 넘버원입니다!
최근 이더리움의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올초부터 지금까지 300%에 달하는 상승폭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만약 해외선물거래소를 이용한 트레이더라면 레버리지를 활용해 300%가 훌쩍 넘는 수익률을 낼 수 있었던 상승장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상승장에서 해외 고래 투자자들은 얼마만큼의 수익률을 냈을까요?
[리더보드 첨부이미지]보시다시피 1위는 거의 20만 퍼센트라는 무시무시한 수익률을 보였습니다. 가히 투자의 신이라 해도 될 정도인데요.
아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이런 무지막지한 수익률은 흔히 봇Bot이라 불리는 매크로 매매로 얻어내는 것으로써, 보통 1달러도 안 되는 극소액을 100배에 가까운 고레버리지로 수백, 수천 번 굴리는 반복 시도 끝에 달성한다고 합니다.
즉, 20만 퍼센트이지만 실제 수익은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죠!
봇 추측설을 뒷받침해주는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1위 유저의 아이디입니다.
Split-Bone-Zebra이라는 특이한 아이디는 사실 코인지갑 주소를 나타낸 것으로, 유저가 닉네임을 설정하지 않으면 지갑주소의 첫 세 개의 키워드가 표시된다고 하는데요. 보통 봇계정은 대량으로 만들기 위해 닉네임을 설정하지 않기 때문에 1위 계정이 봇이라는 추측에 힘이 실리네요!
그런데 여러분 혹시 리더보드 순위에서 이상한 점을 못 찾으셨나요?
희한하게도 4위에 랭크된 WooJung2라는 아이디가 왠지 우리 한국인들에게 친숙하게 다가옵니다!
WooJung2, 우정이로 발음되는 아이디.
그렇습니다! 우정, 프렌드십은 바로 한국어입니다!
혹시 리더보드 4위에 랭크될 정도로 큰 수익을 거둔 트레이더가 한국인은 아닐까요? 지갑주소가 아이디가 아니라는 점에서 봇계정이 아닌 실제 한국인이 높을 것 같다는 게 제 가설입니다!
만약 한국인이라면 어떻게 하루만에 2.5만 퍼센트, 배율로 따지면 250배라는 미친 수익을 거둘 수 있었는지 정말로 궁금한데요
아마도 이더리움의 급상승장에 리더보드에 오르신 것을 보면 이더리움 고레버리지 홀더가 아닐지 추측해봅니다!
전세계가 주목 중인 비트매스 리더보드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한국인 우정이님!
여러분도 우정이님처럼 코인선물거래소 비트매스를 사용하셔서 큰 수익 거두시길 바라겠습니다!
넘버원과 우정이가 사용하는 코인거래소가 궁금하시다면?
↓↓↓
https://www.bitmass.com/referral?code=1F24g445
참고로 지금 회원가입하시면 거래수수료 10% 할인되시니 꼭 가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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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에 써내린 포스팅은 수정할 것도 없이 마음에 들었다.
바로 블로그에 업로드한 남보원은 블로그 홍보를 위해 코인판 커뮤니티에 들어가 관련 게시물도 이어서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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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이더 상승장에 25,000% 먹은 애 있는 듯>비트매스 리더보드 갱신된 건데 4위에 한국인 있음
2.5만 퍼… ㅈㄴ 부럽다
100만 원만 박았어도 2.5억이네 ㅜㅜ
(+블로그 첨부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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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해당 블로거가 아닌 척하며 단순히 어그로를 끌기 위한 홍보성 게시글을 업로드했다.
“… 어그로 좀 끌리려나.”
남보원은 초조하게 게시글을 새로고침했다. 하나둘 늘어가는 조회수. 그러다 폭발적으로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이거 ㄹㅇ임?
└25000% 실화냐……
└와……
└ㅁㅊ
└근데 이거 수익률 집계 기간이 얼마임? 1년이면 별 거 아닌 거 같은디
└└ㅇㅈ 요새 코인 벼락부자들 많아서 100배는 수두룩함
└└└저거 하루동안 집계한 수익률일걸?
└└└ㅇㅇ 비트매스 리더보드는 매일 갱신됨
└└└ㄹㅇ? 하루수익률 도랐멘…
└근데 2.5만퍼가 겨우 4위면 위에 있는 애들은 뭐냐
└└블로그 못봤냐? 봇일 거라자늠
└└우정이인지 나발인지도 봇일 듯
└└봇이어도 부럽기만 하다 ㅠㅠ
└근데 우정2 누구임?
└나름 한국에 있는 고래들이랑 친한데 우정2 닉넴 쓰는 애 못봄
……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순식간에 댓글이 수십 개를 넘어가더니 남보원의 게시글 앞에 [HOT!>이라는 말머리가 달렸다.
가장 반응이 뜨거운 핫한 게시물이라는 것이다. 덕분에 추천으로도 뜨는 건지 게시글의 조회수는 더더욱 늘어났는데, 이게 끝이 아니었다.
남보원의 홍보게시글 뿐만 아니라 우정이와 관련된 게시글들이 쏟아져 나와서 시너지는 배로 불어나는 중이었기에.
……
[아래 2.5만퍼 게시글 봄?> [우정2 누구임?> [방금 2.5만퍼 글 보고 ㅈㄴ 현타온다 코인 접어야 하나…> [저거 100퍼 주작임 ㅋ 믿는 흑우 없재?> [WooJung2 개부럽네> [하루만에 25000%가 가능한 수익률임?> [우정2 시드 10만 원이길 기원/우정2 시드 10만 원이길 기원/우정2 시드 10만 원……> [우정2 사실 내 친구임 ㅇㅅㅇ 금수저라더라>……
미친 듯한 반응.
자신이 의도한 결과긴 했으나 얼떨떨했던 남보원은 떨리는 마음으로 자신의 블로그 [코인 No.1>에 들어가 보았다.
그리곤 두 눈을 의심했다.
[일일 방문자수: 1,107]역대 최고 방문자수를 갱신한 블로그는 불과 1시간도 안 되어 천명을 넘은 상태였다.
“… 대박이야!”
남보원은 그때 깨달았다.
수익률 25,000% 트레이더, 우정이의 네임드 파워를.
* * *
한국의 코인 커뮤니티에서 한창 베일에 싸인 트레이더 우정이WooJung2에 대해서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을 때.
우정이, 아니 계정명 WooJung2의 주인 이정우는 경건한 마음으로 포지션을 확인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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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HUSDT-Long(Cross 0.21x)] [Quantity: 4,712,627ETH] [Entry Price: 10.17] [Mark Price: 58.22] [Liq. Price: 0.01] [Value: 227,863,527.45USD(+45933.03%)]──────────
대전에 다녀오는 주말 사이 30달러를 돌파한 이더리움은 멈추지 않고 3일 내내 무지성으로 상승하더니 50달러를 넘어섰고, 마침내 지금은 60달러의 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3~4일만에 3배 가까이 상승한 것이다.
이더리움으로 여태껏 거둔 총수익률은 46,000%에 달했는데 어제 하루 동안에만 무려 25,000%의 수익률을 거둔 덕분이었다.
“… 2천억 원이라….”
2억 달러, 한화로 약 2,000억 원을 달성했지만 생각보다 담담했다. 아니, 담담하기보다는 숫자가 너무 커져서 실감이 안 나는 듯한 기분이랄까.
비현실적인 잔고액을 보며 정우는 고민했다.
“슬슬 일부 익절하긴 해야겠는데.”
이더리움이 1,400달러가 될 때까지 홀딩할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급상승 이후에는 항상 강력한 조정이 기다리는 법.
하루, 아니 10시간도 채 안 되어 100% 이상 상승한 이더리움은 큰 조정을 겪을 게 분명했다. 무지성으로 홀딩하기보다는 일부 익절하고 조정구간이 오면 밑에서 다시 매수하는 게 좋을 터.
“그리고 돈도 필요하고.”
정우는 유현석과 그의 어머니 고숙자를 서울로 데려올 생각이었다.
그러면 유현석의 연구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투자금도 필요하다는 점 때문에라도 슬슬 현금을 보유할 필요가 있었다.
정우는 과감하게 500만 개의 이더리움 중 80%를 매도하기로 결심했다.
이런 극단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건 바로 그의 포지션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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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HUSD-Long(Cross 0.21x)]──────────
현재 그의 포지션 레버리지는 0.2배율.
따라서 포지션 증거금을 20%만 남기고 매도해도 레버리지는 1배율 정도가 되어 청산 위험이 없었다.
게다가 이더리움의 시총 역시 급증한 탓에 그가 보유한 물량을 시장이 충분히 소화 가능해졌다는 점도 있었다.
정우는 긴 시간을 들여 천천히 이더리움을 시장에 매도하기 시작했다.
[127.47 ETH Sell Completed] [8,930.01 ETH Sell Completed] [20,777.07 ETH Sell Completed] [2,201.2 ETH Sell Completed]……
몇십에서 몇백 개의 이더리움을 매수매도호가에 던진다.
많을 때는 몇천에서 몇만 개씩을 풀기도 했다.
지정가든 시장가든 닥치는 대로 체결되는 주문들.
[+7,558.971 USD] [+134,273.2 USD] [+1,225,847.13 USD] [+553,660.62 USD]……
돈이 복사가 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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