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after coin jackpot RAW novel - Chapter (44)
아버지는 원래 알고 계셨기에 담담해 하셨지만 어머니는 상당히 놀라셨다.
다만 아버지도 이혼 사유에 대해는 모르고 계셨기에 정우는 담담하게 전와이프와 이혼한 계기에 대해 전했다.
그러자 부모님은 불처럼 화내셨다.
“… 망할 년. 내가 그리 이뻐했는데!”
“첫인상이 안 좋긴 했다. 느낌이 좋지 않았는데 잘 헤어졌어.”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이혼 이후에 모든 게 잘 풀렸거든요. 특히 코인이 엄청 대박났구요.”
코인으로 돈을 벌었다는 말에 놀라셨다.
“… 코인이 뭐다냐?”
“주식 같은 거예요. 그걸로 많이 벌었습니다.”
“그럼 그 천억 계좌가…?”
“예. 그걸로 번 거예요. 아무튼 이혼했다고 저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새아가 고년은 지 복을 지 발로 걷어찼네. 아들~ 그 애도 네가 이렇게 돈 많이 번 걸 아니?”
“모를걸요.”
“우리 정우가 이렇게 잘 나갈 줄 누가 알았겠어? 순순히 이혼한 걸 보면 모르겠지.”
“걔도 알아야 하는데 아쉽네. 그나저나 우리 아들이 이렇게 잘 나가게 될 줄이야… 시골의 친할머니가 아시면 참 좋아하시겠어.”
“시골이요?”
시골이란 말에 정우는 눈살을 찌푸렸다.
회귀하기 전, 아니 지금도 정우네 가족과 시골에 사는 친척들의 사이는 좋지 않았다. 왜냐하면 재산상속을 두고 형제간에 갈등이 있었기 때문이다. 단 일 푼도 양보하지 않으려던 작은아버지를 보면서 정우는 시골 인심이 좋다던 말도 옛말이라는 걸 뼈저리게 실감했었다.
그래서인지 잘된 지금은 작은아버지네와 얽히고 싶지 않았다.
“혹시라도 저 돈 벌었다는 얘기는 친척들에게 하지 마세요.”
“아니 왜? 좋은 건 공유해야….”
“원래 돈 얘기는 남한테 하는 거 아니에요.”
“그건 정우 말이 맞아. 괜히 돈 얘기했다가 돈 빌려달라느니, 투자해달라느니 칼부림 나고 형제들끼리 싸우고 그러는 거 못 봤어? 자네는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가만히 있어.”
“하긴 작은 아주버님이 얼마나 욕심쟁인데. 친할머니 재산 가지고도 그렇게 싸웠었는데 우리 정우가 부자 된 거 알면 또 얼마나 꼬장을 부릴지….”
“그러니까 얘기를 아예 하지 말라고. 정우한테 괜히 피해 갈라.”
“알았어요. 나도 절대 말 안 한다고 약속.”
“도장 쾅! 약속했어?”
“네네, 정우 아빠나 입조심 해요. 난 절대 말 안 할 거니까~”
다 늙은 양반들이 아직도 어린아이처럼 유치하게 손도장을 찍는 걸 보며 정우는 웃음이 나왔다.
이런 게 행복이구나.
두 분 티격태격대지 말고 오래오래 건강하고 행복하시기를.
‘제가 호강시켜드리겠습니다.’
정우가 속으로 다짐하던 그때, 띵동- 초인종이 울렸다.
“누구세요?”
-안녕하세요, 침대 설치기사입니다! 이정우 고객님 맞으신가요?
“어, 가구 왔나보다. 나가요.”
“가구?”
확인해보니 때마침 당일 퀵배송으로 주문했던 가전제품과 가구들이 도착한 것.
현관을 열자 주문한 가전제품들이 줄지어 입장하기 시작했다.
“실례합니다. 침대 어디에 설치해드릴까요?”
“안방에 해주세요. 어어, 거기 티비는 흠집 안 나게 조심해주세요! 소파는 이쪽으로… 아버지, 소파는 제가 임의로 주문했는데 마음에 드세요?”
“이게 무슨 가죽이다냐… 고급진 게 완전 마음에 쏙 든다. 근데 이거 엄청 비싼 거 아니냐?”
“얼마 안 해요. 마음에 드신다니 다행입니다.”
“하고… 부담스러워서 이걸 어떻게 다 받는다니….”
“아직 더 남았는데요?”
“더 남았다고?”
놀라시는 아버지를 보며 정우가 씨익 웃었다.
“차 새로 뽑으셔야죠.”
* * *
내친김에 자동차를 뽑으러 매장으로 가기로 했다.
“아버지, 원하시는 차 있으세요?”
“차? 차는 무조건 벤쯔지!”
차를 새로 뽑아준다고 하니 아버지가 아이처럼 신나서 말씀하셨다.
정우는 그런 아버지를 모시고 곧장 벤츠 매장으로 향했다.
“어서오세요, 고객님. 친절과 정성을 다하는 김지민 딜러입니다. 저희 매장 처음 방문하시는 건가요?”
“예. 처음입니다. 차 한 대 뽑으려구요.”
“아 그러시구나. 고객님이 구매하실 건가요?”
“저요? 아니요. 아버지만… 아, 아니다. 그냥 저랑 아버지 둘 다 사죠 뭐.”
생각해보니 지금 끌고 다니는 그랜저가 구형이라 슬슬 차를 바꿀 필요성을 느끼고 있어서 차를 사겠노라 전했다.
그 말에 딜러의 눈빛이 달라졌다.
“오 두 대씩이나요? 혹시 원하시는 금액대 있으실까요?”
“금액대는 상관없어요. 제일 좋은 걸로 보여주세요.”
정우의 말에 딜러는 땡잡았다는 눈빛으로 서둘러 카탈로그를 가져왔다.
“저 고객님, 여기 보시면 2017년 라인업이 나와 있는데요. 현재 제일 인기 많은 모델이 벤츠 E클래스인데, 고객님께서는 가격 상관없으시다고 하셔서요. 혹시 프리미엄 라인도 고려 중이신가요?”
“네. 비싸도 상관없으니 제일 좋은 모델로 골라주세요. 아참, 그리고 가장 빨리 출고될 수 있는 모델로 부탁드립니다.”
“어디 보자… 제일 빨리 나올 수 있으면서도 비싼… 아니 제일 좋은 모델이….”
순간 딜러의 속마음이 들렸던 것 같은 기분은 착각인가.
그렇게 막상 아버지의 차를 뽑으러 왔다가 정작 정우 본인이 딜러에게 영업당하고 있던 그때였다.
카탈로그에 집중을 못하던 정우 아버지가 문득 무언가를 발견하고는 눈을 반짝였다.
“잠깐 딜러 양반. 저기 있는 책자는 뭐 하는 겁니까?”
아버지가 가리킨 것은 한쪽에 비치된 다른 책자였다.
“아, 저거요. 저건 다른 라인업을 담은 책자인데요….”
딜러가 해당 책자에 설명하기 시작했다.
* * *
정우는 일시불로 차를 계약했다.
그가 구매한 모델은 벤츠 S클래스. 그가 가진 자산에 비해 너무나도 검소한(?) 차였다.
“출퇴근용으로 이 정도면 딱이지.”
슈퍼카를 갖고 싶은 욕심이 없지는 않았으나, 당장 타고 다닐 일이 없어서 나중에 구매하기로 하고 적당한 차를 골랐다.
그에 반해 아버지가 고른 차는 가격이 장난이 없었다.
[주문모델: 메르세데스-벤츠 뉴 악트로스 2017년형] [가격: 350,000,000원]무려 3억 5천만원짜리 벤츠를 뽑았으니까.
‘뉴 악트로스?’
해당 모델은 정우도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는데, 원래 차에 대해 크게 관심이 없었기에 정우는 아버지가 대충 스포츠카 모델을 뽑았나보다 여기고는 흔쾌히 값을 지불했다.
“뉴 악트로스 모델은 얼마 전에 한국에 들어왔는데 인수가 불발되어서 마침 한국지사 차량 대기소에 정차되어 있거든요. 2일 이내에 차량 탁송될 테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감사합니다.”
“네, 고객님. 나중에 혹시 차량 더 구매하실 일 있으시면 언제든 연락주세요! 그럼 꼭 다시 뵙길 희망하겠습니다!”
하루만에 차량 두 대를 계약해 매상을 올려줘서인지 딜러는 아주 극진히 그들을 배웅했다.
“정우야, 이거 꿈 아니지? 정말 차 계약한 거 맞지?”
“하하, 맞아요. 아버지. 실감이 안 날 정도로 그렇게 좋으세요?”
“아무렴. 꿈에 그리던 드림카를 갖게 되는데 좋고말고.”
“드림카라는 단어도 아세요?”
“나라고 영어도 모르겠냐. 쪼오끔 안다!”
아직 출고된 건 아니지만 아이처럼 좋아하시는 아버지를 보니 정우도 흐뭇했다.
하지만 그때는 몰랐다.
아버지가 구매한 벤츠가 보통의 벤츠와는 다르다는 것을.
* * *
부모님께 집을 사드린 이후로 코인 단타도 하고 회사일도 보고 정신없이 바쁘게 지내는 사이, 드디어 아버지의 차가 출고되었다.
아들로서 사드린 첫차를 타는 기념비적인 날이라 정우도 이를 기념하기 위해 아버지를 직접 모시고 출고 장소로 향했다.
그리고 차를 탁송 받고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차량 3대는 겹쳐서 쌓아 올려야 도달할 것 같은 높이.
ㄴ자형의 바람의 저항을 가득 받을 것 같은 공기역학을 무시한 디자인.
절대 부서지지 않을 것 같은 단단한 바디와 튼튼한 하부, 그리고 기존 세단에 2배 크기는 될 것 같은 타이어까지.
거기엔 차량 수십 대는 실어도 거뜬해 보이는 거대한 트랙터가 서 있었으니까.
어… 아버지? 벤츠 사신다던 게 이거였어요?
* * *
“… 아버지, 아버지가 사신 뉴 악트로스가 원래 저런 차였어요?”
“맞아. 멋있지? 나도 이제 추레라 주인이 되었구만. 으하하하!”
껄껄 웃으시며 좋아하시는 아버지.
정우는 황당했다.
“아니 아버지. 대형 견인 면허도 없는데 트랙터를 사셨어요?”
“내가 대형 견인 면허가 왜 없어. 진즉에 따놨다. 다만 그동안 차가 없어서 못 끌어봤을 뿐이지.”
“… 그래도 이제 은퇴하셨는데 트랙터를 몰 일이 어딨어요? 그것도 트레일러도 없이 헤드만 사셨네.”
“내 평생 로망이었다. 이게 얼마나 비싸고 좋은 차인지 아니? 무려 630마력이다! 정우야 네가 산 그런 애송이 같은 차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 아, 예.”
아버지는 한평생 자그마한 봉고 트럭을 몰고 운행을 하시며 정우를 뒷바라지하셨다.
그런데 대형 트랙터를 모는 게 꿈이셨을 줄이야.
아들이었지만 아버지의 꿈을 여태 모르고 있었다.
당황한 정우를 보며 아버지가 눈치를 보며 물었다.
“왜? 괜히 산 것 같아? 너무 이상하면 환불해도 된다.”
“아니에요. 아버지가 만족하시면 그걸로 족합니다. 이제 보니 엄청 강력하게 생긴 게 멋지네요.”
“그치? 역시 내 아들이라 보는 눈이 있다니까. 으하하하!”
엄청 좋아하시는 아버지를 보며 정우도 피식 웃었다.
생각했던 벤츠 오너는 아니었지만, 벤츠 트랙터 오너도 나쁘지 않지.
“아버지 벤츠 오너 되신 거 축하드립니다.”
“고맙다, 아들. 조심히 잘 타고 다니마.”
따봉을 날리는 아버지를 보며 정우도 엄지를 척 치켜세웠다.
이때까지 그는 몰랐다.
그저 아버지의 작은 로망이라 여겼던 트랙터 취미활동의 스케일이 얼마나 커질지를.
* * *
부모님께 집과 차를 사드리는 사이 코인 시장은 큰 변화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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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KD]: 하 그때 팔걸 [KKD]: 리플 계속 내려가네 [봉수]: 나도 아쉽 [봉수]: 그래도 갖고 있으면 계속 오를 거 같아서 들고 가려고 [KKD]: 1억 찍으면 진지하게 퇴사할까 고민했는데 [KKD]: 짜증나네 ㅋ [동현]: 난 요새 일 때문에 정신이 없다 [동현]: 팀장 새끼 ㅈㄴ 짜증나 [동현]: 짬질 오지게 당하는 중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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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의 단톡방에서 알 수 있듯이 6월 중순 이후에 이더리움 400불을 찍은 이후로 코인시장은 전체적으로 내려오는 추세였다.
정우의 장투용 선물포지션 가치도 조금 떨어졌는데, 어차피 1,400불을 갈 걸 알기에 걱정하지 않았다. 어차피 1,400불까지 가야지만 팔 거니까.
대신 단타계정으로 횡보구간 반등 단타를 이용하여 지속적으로 수입을 늘려나갔다. 원래는 선물거래소에서만 단타를 쳤는데 이제는 다른 거래소에도 자금을 분산하여 적극적으로 단타 수익을 늘려갔다.
그 덕에 정우의 시드는 빠르게 복사되는 중이었다.
부모님께 집을 사드리고 플렉스를 하느라 10억이 넘게 썼음에도 단 하루만에 복구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오히려 수십억 원씩 불어나고 있었다.
“… 그래도 부족해.”
정우는 지금 큰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네뷸라 코퍼레이션에서 생산한 그래핀과 네뷸라 케미컬에서 생산한 전고체배터리.
그걸로 세계시장을 석권하려면 현재 한국에 있는 공장만으로는 부족했다.
세계에 혁신을 가져올 정도의 수준이 되려면 그보다 더욱 더 크고 자동화된 공장이 필요하다.
“테슬라의 기가팩토리처럼 말이지.”
회귀하기 전 테슬라 주식에 투자를 하면서 테슬라에 대해 굉장히 공부를 많이 했었다. 처음에는 공부라기보다는 테슬라가 하는 사업들에 관심이 생긴 정도였는데, 알면 알수록 재밌어서 깊게 파고들었던 것.
때문에 일론 머스크에 대해 굉장히 좋게 평가하고 있었고, 그가 전기차시장에 가져온 혁신과 특히 부품부터 조립까지 하나의 공장에서 끝낼 수 있게 생산라인을 만든 기가팩토리를 대단히 높게 평가하고 있었다.
‘지금은 그래핀이나 전고체배터리를 만들지만, 나중에는 우리도 완제품을 만들어야만 할 거야.’
기껏 좋은 원자재와 부품을 생산해서 다른 기업들 배만 불려주는 꼴이 되니까.
애플의 스마트폰 시장이나 테슬라의 전기차 시장, 심지어 인텔이나 엔비디아의 컴퓨터 반도체를 넘어 완제품 PC 생산에 대해서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즉, 그래핀을 제조하고 그 그래핀으로 전고체배터리와 완제품에 들어가는 부품을 제조하고, 그 모든 부품을 조립하는 공정을 하나의 공장에서 끝내는 네뷸라만의 기가팩토리를 세우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
이런 그의 꿈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최소 수조 원은 필요할 터. 지금 하루에 벌어들이는 수십억 단위의 돈으로는 택도 없었기에 부지런히 돈을 벌어야만 했다.
그리고 오늘 바로 그 첫 번째 발걸음이라 할 수 있는 전고체배터리 샘플의 성능 테스트가 있는 날이었다.
정우는 성태규 최고기술책임자에게 이번 일정에 대해 보고를 받았는데, 그 성능이 궁금하기도 해서 깜짝 방문을 하기로 했다.
“탁 본부장님, 오늘 E/S단계 돌입해서 샘플 나온다는데 보러 가실래요?”
“좋습니다. 성능이 얼마나 나올지 궁금하네요.”
성운이노베이션 시절에 만들어져 있던 네뷸라 케미컬 기흥 공장으로 향했다.
해당 공장은 자동화설비를 주로 생산하는 공장이었는데, 한쪽에 E/S단계(Engineering Sample)를 거쳐 샘플을 만들기 위한 테스트 공정설비도 마련되어 있어서 배터리 샘플의 생산이 가능했다.
기흥 공장에 도착하자 성태규 CTO가 연구팀과 함께 거의 완성된 듯한 전고체배터리 팩을 가지고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여기 왜 빨간불 들어왔어?”
“그게… 잘 모르겠습니다.”
“아니 모르겠다는 게 말이 돼? 당장 테스트 시작인데…! 빨리 왜 에러 났는지 확인해봐! … 어? 대표님! 언제 오셨습니까?”
직원들을 달달 볶던 성태규 CTO가 정우를 보고 당황했다.
뭔가 에러가 난 것 같은데 등장하게 된 정우도 당황했다.
“아, 방금 왔습니다. 저 신경 쓰지 마시고 일들 보세요.”
“죄송합니다. 잠깐 에러가 나서. 곧 확인해서 픽스하고 테스트 진행할 겁니다.”
“예예. 천천히 하세요.”
다행히 심각한 에러가 아니었는지 전고체배터리 팩에서 셀 몇 개를 제거하고 교체하니 곧 공정 확인용 디스플레이에 들어와 있던 빨간 경고등이 사라지고 초록불이 들어왔다.
“드디어…!”
“완성했네요. 휴….”
“대표님, 지금 MG솔리드스테이트배터리 버전 1.0 성능 테스트 시작하겠습니다.”
“예. 진행해주세요.”
지시가 떨어지자 성태규가 전원을 켰다. 그걸 지켜보는 모든 직원의 눈에 반신반의한 기색이 서렸다.
과연 개선된 전고체배터리가 성능을 제대로 발휘할 것인가.
정우 역시 기대감을 안고 지켜보았다.
[Charging… 0%] [Charging… 1%] [Charging… 2%]……
전력이 공급되자 쭉쭉 빠르게 올라가는 배터리 충전율.
속도는 그렇게 빠른 것 같지 않았다.
MG음극재 기술은 전고체배터리는 약점인 상온에서 충전속도가 느린 단점을 개선해주는 기술이었기에 충전속도가 빨라야만 이번 테스트가 의미가 있었으니까.
“… 실패인가요?”
탁 본부장이 옆에서 슬쩍 물었다.
하지만 정우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글쎄요. 전고체배터리 원래 충전속도가 어느정도인지 저도 가늠이 안 되어서….”
그들이 결과를 섣불리 판단하지 못하고 있던 그때, 테스트를 지켜보는 직원들의 입에서 곧 탄성이 터져 나왔다.
“됐다!”
“충전 속도 엄청 빠른데요?”
“성공이야!”
좋아하는 직원들을 보자 두 사람도 그제야 성공했음을 깨달았다.
“그러고 보니 보는 지금도 충전율 수치가 쭉쭉 오르네요. 보통 스마트폰 하나도 충전하는데 엄청 오래 걸리는데.”
“여긴 테스트 환경이라 과전압을 걸어놔서 충전속도가 빠르거든요. 상온에서 이 정도 충전속도가 나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성공입니다. 심지어 그걸 고려해도 가시적으로 충전속도가 오르는 게 보일 정도면 굉장히 빠른 편이죠.”
“CTO님 고생하셨습니다.”
“아닙니다. 저야 뭐 한 게 있나요. 대표님께서 좋은 원자재를 구해주신 덕분이죠. 그보다 아직 테스트가 더 남아있습니다.”
“어떤 테스트죠?”
“충전속도만 해도 충분히 경쟁력은 확인했습니다. 이제 남은 건 전압이나 저항값, RC나 CCA 같은 배터리의 성능이 시중에 나온 다른 전고체배터리와 비슷한지 비교해봐야지요.”
“궁금하군요.”
과연 충전속도가 개선된 전고체배터리는 만족할 만한 성능을 보여줄 것인가.
정우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켜볼 때, 완충된 전고체배터리의 스펙 테스트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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