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after coin jackpot RAW novel - Chapter (67)
김동현은 정우의 얘기에 즉시 나머지 친구들을 불렀고, 뒤늦게 술자리에 김경도와 김봉수가 합류했다.
집에 있다가 튀어나온 건지 추리닝 차림으로 온 봉수와, 야근하다 온 건지 정장차림의 경도의 모습이 대조적이다.
“아니 택시비 준다고 해서 부랴부랴 오긴 했는데, 무슨 일이야?”
“와… 여기 겁나 비싸 보이는데?”
두 사람이 식당을 구경하며 감탄할 때, 정우의 옆에 있던 김동현이 입을 열었다.
“다른 게 아니라, 정우가 할 말 있단다.”
“정우가?”
“어. 야, 경도랑 봉수도 불렀으니까 빨리 말해.”
“그게 무슨 얘기냐면….”
김동현의 재촉에 정우가 입을 열려던 그때, 김경도가 눈치챘다는 듯 제지했다.
“잠깐. 나 무슨 얘긴지 알 것 같은데.”
“무슨 얘긴데.”
“너 또 결혼하지?”
“음?!”
갑자기 튀어나온 결혼이라는 말에 정우는 어이가 없었다.
“뭔 결혼이야. 여친도 없구만.”
“연애 하는 거 아니었어? 요새 단톡에서 얘기도 없고 겁나 바쁘길래 연애 사업 중인가 했지.”
“아냐, 그런 거.”
“그럼 왜 연락이 안 되는데 이 나쁜 새꺄.”
친구의 핀잔에 정우가 피식 웃었다.
“연애 사업은 아니지만, 진짜 사업하느라 바빴거든.”
“진짜 사업?”
“뭐야, 정우 너 사업 시작했어?”
“어.”
“직장은 어쩌고?”
“그만뒀어.”
“아니, 잘 다니던 직장을 왜 그만둬. 개발자로 연봉도 많이 받았다며.”
친구들의 걱정 어린 시선에 정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개발자 연봉이 나쁘지 않긴 하지. 하지만 그래봤자 사업에 비하면 푼돈일 뿐이야.”
“야. 연봉 5천이 푼돈이면 3천따리인 난 나가 뒤져야겠네.”
“그건 맞지 않냐.”
“경도 이 새꺄, 뒤진다?”
“크크큭, 농담이고. 근데 정우 저 새끼가 저런 말 하는 걸 보면 진짜 돈 좀 만졌나 본데?”
“그러게. 야, 이제 얘기 좀 해봐라. 도대체 무슨 사업하길래 그러는데?”
친구들의 재촉에 정우가 입을 열었다.
“사실 내가 네뷸라 케미컬 대표야.”
“”… 뭐?””
김동현을 제외한 나머지 두 사람이 동시에 말했다.
그들의 얼굴엔 황당한 기색이 가득했다.
“그게 뭔 개소리야. 니가 네뷸라 케미컬 대표라고?”
“어.”
“아, 노잼. 이 새끼 했던 드립 또 하고 있네. 그 얘기 지난번에 했잖아.”
테슬라 모델S 공개행사 때, 유튜브 영상을 보고 네뷸라 케미컬 대표와 정우가 닮았다고 호들갑을 떨었던 봉수가 그때 일을 언급했다.
두 사람은 영 못 믿는 눈치였다.
그런 두 사람이 답답했는지 김동현이 나섰다.
“진짜 못 믿네. 야, 정우가 네뷸라 케미컬 대표가 맞아.”
“넌 또 왜 그러는데.”
“농담 아니고, 오늘 우리 대한전자 사장님이랑 정우랑 미팅도 했어.”
“미팅?”
단순히 농담이라 여기기엔 구체적인 이야기에 그제야 두 친구들이 이야기를 경청하기 시작했다.
김동현은 오늘 있었던 일을 두 사람에게 풀었다.
솔리드스타 납품 협상 건으로 네뷸라 케미컬 본사를 방문했던 일.
거기서 대표인 정우를 만났고 미팅까지 했던 일을 빠짐없이 고했다.
“… 오늘 그래서 술 한잔 하다가 너희들도 부르자고 해서 이렇게 된 거야.”
“… 그게 진짜라고? 구라 아니고?”
“내가 구라를 치는 거 봤냐.”
“하긴 진지충 동현이 새끼가 그럴 것 같지는 않은데….”
그제야 두 사람은 조금 믿는 눈치였다.
“그럼 니가 진짜 네뷸라 대표였다고?”
“그래 새끼들아. 그걸 이제 믿냐?”
“아니 너무 말이 안 되잖아.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개발자였던 니가 회사 대표라고? 그것도 지금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그 기업의 대표라고?”
“와… 아직도 못 믿겠어.”
하지만 그들이 먹고 있는 이 참치 코스와 사케만 해도 수백만원을 호가한다는 걸 알게 되자, 믿을 수밖에 없었다.
정우가 미친 게 아닌 이상 이런 곳에 허투루 돈을 쓰지 않을 거란 걸 알기 때문이다.
김봉수가 허탈하다는 듯 중얼거렸다.
“… 정우가 네뷸라 케미컬 대표라니. 존나 비현실적이다.”
“알았으면 술이나 한잔 따라봐라, 아들아.”
“뭐?”
“전에 니가 말 했던 거 잊었냐.”
그제야 김봉수는 얼마 전에 정우에게 우스갯소리로 했던 말을 떠올렸다.
정우가 네뷸라 케미컬 대표면 내가 네 아들이라고 했던가.
“야, 넌 대표라는 새끼가 쪼잔하게….”
“어허, 아들! 아빠한테 무슨 말뽄새야!”
“… 씨발. 죄송합니다, 아버지.”
져서 분하다는 얼굴로 김봉수가 정우에게 술을 따랐다.
“크-! 술맛 좋다!”
“좋냐?”
“좋지. 새끼들아. 크크크크큭. 내가 이래서 돈을 번다니까.”
“아오 재수 없는 새끼. 너 자랑하려고 우리 불렀구만.”
“맞네. 정우 이 새끼 돈 벌더니 변했네.”
“에라이, 더러운 돈의 노예!”
봉수와 경도 합동공격에 정우가 깔깔 웃었다.
“푸하하하, 알았어알았어. 그만할게.”
“그럼 빨리 할 얘기라는 거나 풀어봐. 궁금해 죽겠으니까.”
“별거 아니야. 니들 내가 부자로 만들어 줄게.”
“부자로?”
대표가 되었다는, 성공한 친구가 부자로 만들어 준다는 얘기에 두 친구는 솔깃한 얼굴들이었다.
“어떻게? 돈이라도 줄라고? 그런 거라면 대환영인데.”
“야야, 넌 생각 좀 하고 말해라. 얘한테 돈 받으면 그때부터 우리가 친구 사이로 남을 수 있겠냐. 븅신아.”
“아, 맞네.”
김봉수가 은근히 묻자, 김경도가 나무랐다.
경도의 말이 맞다.
친구 사이에서 금전관계가 오고 가는 순간, 특히 누군가가 일방적으로 지원하는 순간 그건 더 이상 친구가 아니게 된다.
그저 돈으로 고용된 고용주와 피고용자의 관계일 뿐.
그렇기에 정우 역시 금전적으로 지원할 생각은 없었다.
“예로부터 조상들은 물고기를 주기보다는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라 하셨지. 난 니들한테 돈 버는 법을 알려 줄 거야.”
“어떻게 버는데?”
“그 전에 돈의 노예가 되어야 할 각오가 필요한데 가능하겠어, 아들아?”
“… 돈의 노예가 아니라 돈 그 자체가 되어줄게. 그니까 빨리 얘기 좀 해봐.”
“간단해. 에이다를 사라.”
“에이다?”
두 사람, 아니 김동현까지 세 사람이 고개를 갸웃했다.
처음 들어 보는 이름이었기 때문이다.
“에이다가 뭔데?”
“코인 이름이야. 이제 곧 거래소에 상장할 예정이지.”
“그 코인을 사라는 거야?”
“맞네. 그러고 보니까 정우가 제일 먼저 코인했었잖아.”
“그러네. 우리한테 이더리움이랑 리플 사라고 추천해줬었지? 그걸로 재미 많이 봤었는데.”
“경도 너 그때 팔았냐? 그때 너도 안 팔았다고 했던 것 같은데.”
“뭔 소리야. 난 진즉에 팔았지.”
“아, 배신자 새끼. 나만 안 팔았나 보네. 난 계속 존버해서 수익 얻은 거 이번에 다 토해냈어.”
봉수가 아쉬운 소리를 했다.
6월 고점을 찍은 코인시장은 10월까지 내내 조정을 받으며 횡보했기 때문이다.
결국 리플에 투자한 수익금 줄 절반 가까이 반환해야 했기에 아쉬워한 것이다.
반면에 김경도는 리플이 고점에 올랐을 때 털어서 꽤 수익을 낸 상태였다.
“으이구, 미련한 스봉아. 딱 보고 상승추세 깨졌으면 팔아야지.”
“내가 너 같은 차트쟁이도 아니고 뭘 알어. 그래서 얼마 벌었는데?”
“얼마 안 돼. 한 5천 정도? 최고점에 팔았으면 1억은 됐을 건데.”
“5천? 와… 너 존나 많이 벌었네?”
“그때는 나름 먹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까 정우 쟤에 비하면 난 아무것도 아닐 것 같은데?”
김경도가 예리하게 정우를 지목했다.
그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코인으로 돈 좀 만졌다.”
“얼마 벌었는데.”
“니들이 상상도 못할 만큼. 아니, 상상한 것 이상 벌었다.”
“상상 이상이라고?”
“… 진짜 몇백억 번 거야?”
몇백억이 아니라 조 단위이지만 정우는 구체적으로 얘기하지 않고 미소만 지었다.
“내가 네뷸라 케미컬, 아니 원래 성운이노베이션 다녔던 거 알지? 거기를 인수할 수 있었던 것도 사실 코인으로 돈을 벌어서 그래.”
“그럼… 코인으로 번 돈으로 다니던 회사를 인수하고, 솔리드스타를 개발한 거야?”
“맞아.”
“와… 인생 역전이네. 미친.”
“그게 불과 1년 사이에 일어난 일이라고? 대박이네.”
감탄하는 친구들을 보며 정우가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중요한 건 코인이 계속 오를 거라는 거야.”
“여기서 더 오른다고?”
“맞아. 이미 고점 아니냐?”
우려를 나타내는 친구들을 보며 정우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 이제 시작이야. 경도는 차트를 볼 줄 아니까 알겠지만, 지금의 횡보가 몇 달째 길어지고 있어. 이게 뭘 의미하고 있는 줄 알아?”
“… 수렴.”
“맞아. 수렴 중이지. 비트코인 차트를 한번 봐봐.”
스마트폰을 꺼내서 비트코인 일봉 차트를 보여줬다.
실제로 비트코인의 최저점에서 최고점 가격 변동폭은 점차 좁아지며 수렴하고 있었다.
“경도는 알 거다. 차트의 수렴 이후 다음 행보를.”
“무조건 ‘발산’이지.”
“맞아. 기 모으기가 끝났으니 이제 어느 한 방향으로 튀어나갈 일만 남았어. 위든 아래든 엄청나게 큰 변동성이 나타날 거야. 그리고 난 그 방향이 위라고 본다.”
“… 위?”
“어. 각종 코인 호재들과, 코인에 유입되는 신규 투자자들. 코인에 대한 이런 긍정적인 신호들이 시장에 가득하거든. 그러니 아래로 내려갈 확률보다는 위로 쏠 확률이 높지.”
“… 듣고 보니 그럴듯한데.”
“무엇보다 세력의 심리를 알아야 해. 큰 가격 변동 없는 이 긴긴 횡보는 누군가 아래에서 물량을 받아먹으면서 매집하고 있었다는 거야. 기껏 매집한 물량, 수익을 보고 털어내야 수지타산이 맞지 않을까?”
“음….”
“앞으로 코인은 몇 배는 더 오를 거다. 내가 장담한다.”
미래를 겪고 왔다는 말을 할 수 없기에 전문가인 척 그럴듯한 말로 친구들을 설득했다.
하지만 단순한 끼워맞추기가 아니라 그가 한 말은 전부 다 맞는 이야기였다. 그동안 그라고 해서 코인 시장에 대한 공부를 게을리 한 게 아니었으니까.
수백 수천 번을 단타를 치며 익힌 차트 보는 눈과 매매 실력이 분석에서도 진가를 발휘한 것이다.
당연하게도 초짜인 봉수와 동현이를 비롯하여, 전문가인 김경도마저도 그의 분석에 설득되었다.
“… 진짜 그럴듯한데.”
김경도가 턱을 쓰다듬으며 중얼거렸고.
“하긴 우리들 중에서 정우가 지금 가장 잘되었잖아. 투자 감각은 제일 뛰어나니까 그냥 따라가면 될 것 같기도 하고.”
김봉수가 솔깃한 눈치였으며.
“난 무조건 정우 말 대로 할 거야.”
오늘 미팅에서 정우의 실체를 본 김동현은 무한한 신뢰를 담아 정우의 의견을 반드시 따르겠다고 했다.
결국 세 친구 모두 정우의 말을 따르기로 결심하게 된 건 오래 걸리지 않았다.
“니 말 대로 해볼게.”
“그럼 에이다 사면 되는 거지?”
“에이다도 사고, 다른 코인들도 괜찮은 거 있으면 알려줄 테니까 최대한 시드 마련해봐.”
“시드? 시드머니?”
“어. 퍼센트 싸움이라 초기 자본이 중요하거든.”
“나 근데 돈 나올 구석이 없는데.”
“대출 껴라. 전세 보증금도 빼오고.”
“근데 그러다가 잘못 되면….”
“잘못되면 내가 메꿔줄게. 그러니 걱정 말고 나만 믿고 따라와.”
정우가 진지하게 친구들을 바라보았다.
“내가 반드시 너희들도 부자로 만들어 줄게.”
* * *
그날 이후 친구들은 투자금 마련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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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수]: 나 풀대출 땡겼다 [KKD]: 나도 [동현]: 나도임. 전세금도 뺏음─────────
그들은 자신들이 동원할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끌어모았다.
봉수가 5천, 경도가 3억, 동현이가 4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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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수]: 와, 나만 돈 ㅈㄴ 못 모았네 [KKD]: 니는 연봉이 낮잖음 [봉수]: 아니 그래도 너무 차이 나잖아 [동현]: 정우에 비하면 도토리 키재기다 [봉수]: 그건 ㅇㅈ [KKD]: 아무튼 우리 이제 뭐 하면 되냐? [KKD]: 에이다 사면 돼?─────────
몇 달 전 확인했던 에이다의 상장일은 11월 20일.
하지만 최근 IOHK 카르다노 프로젝트에 관한 트위터가 올라왔는데, 10월 말에 국내 및 해외거래소 상장으로 바뀐 상태였다.
즉, 에이다 상장까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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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 ㄴㄴ 내가 사라고 할 때까지 기다려 [정우]: 아직 준비가 안 끝났어 [봉수]: 준비가 아직 안 끝났다고? 무슨 준비?─────────
의아해하는 김봉수.
하지만 정우의 계획은 아직 진행형이다.
‘애들한테 10억씩 빌려주자.’
왜냐하면 친구들에게 돈을 빌려줄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아예 주는 개념이 아닌, 시드머니를 키우기 위해 잠깐 빌려주는 정도라면 나쁘지 않을 터.
물고기를 잡기 위한 낚시대를 빌려주는 느낌이랄까.
‘이놈들한테 얻은 정보가 아니었더라면 솔직히 이 정도로 빨리 성장하진 못했겠지.’
회귀하기 전 술자리에서 얻었던 코인 투자에 대한 정보를 통해 지금껏 달려왔다.
특히 이더리움 투자를 통해 얻은 막대한 이득이 아니었더라면, 지금 자신이 이 정도 위치까지 빠르게 도달하진 못했을 터.
게다가 그때 얻은 테슬라, 게임스탑, 부동산 등등 앞으로 투자를 통해 막대한 부를 취할 정보들이 산재해 있었다.
즉, 자신의 성공에 크게 일조한 친구들이었기에 조금이라도 은혜를 갚고 싶었다.
‘솔직히 돈을 주고 싶긴 한데.’
그도 알았다.
돈을 아예 줘버리면 그때부터는 친구로 남을 수 없게 된다는 것을.
그걸 알기에 선을 넘지 않으려 고심 끝에 개개인당 10억원씩을 빌려 주기로 결정한 것이다.
‘물론 쟤네들이 10억을 들고 도망갈 가능성도 없지 않겠지만.’
정우는 이십년지기 친구들을 믿었고, 만약 10억원을 들고 도망간다면 그건 자신이 보는 눈이 없음을 탓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니, 오히려 정우에게는 푼돈이나 마찬가지인 30억원을 들여 그도 알아보지 못한 인면수심의 쓰레기를 거를 수 있게 되니 일석이조.
물론 그 기저에는 친구들이 절대 배신하지 않을 거라는 강력한 믿음이 깔려 있었다.
그래서 과감하게 돈을 빌려주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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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 제군들, 시드를 전부 다 마련했군 [정우]: 그럼 일단 자세는 합격 [봉수]: 뭔 합격이야 [봉수]: 니가 교관이냐 [정우]: ㄴㄴ 난 너희들을 부자의 길로 인도해줄 선장이다 [정우]: 나를 믿고 따르도록 제군들 [봉수]: ㅂㅅ ㅋㅋㅋㅋㅋㅋ [정우]: 어쭈 웃어? [정우]: 넌 돈 없다 [봉수]: 엥? 뭔 돈? [정우]: 각자 10억씩 빌려줄라고 했지 [정우]: 일단 봉수는 패스 [봉수]: 죄송합니다 아버지! [봉수]: 이 못난 자식을 용서해주십쇼! 꺼이꺼이~ [봉수]: (절규하는 이모티콘) [KKD]: 10억 ㄷㄷ [동현]: 10억 ㄷㄷ [KKD]: 야 차용증 당장 쓰자 [KKD]: 어디로 가면 돼? [동현]: 나 니네 회사로 지금 출발 중─────────
10억을 빌려준다는 얘기에 친구들이 한달음에 사무실로 찾아와 차용증을 쓰고 10억을 받아 갔다.
그렇게 총알 마련이 끝나고.
마침내 에이다 상장일이 밝았다.
* * *
엇비트.
국내 최대의 암호화폐 거래소 빗쌈에 뒤를 이어 탄생한 이 코인거래소는, 국내 최고의 메신저 기업인 코코아톡 연동 기능이 있어 추후 국내 1위 코인거래소로 발돋움한다.
하지만 현재는 빗쌈에 밀려 거래량도 많이 나오지 않는 흔하디 흔한 거래소였는데, 10월 말경 오후 3시가 되자 그곳 원화마켓에 에이다ADA와 코모도KMD 코인이 상장되었다.
상장 가격은 30원.
해외 코인 장외거래 BTC마켓에서 30원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었기 때문에 적정한 가격이었는데, 정우의 문득 떠오른 기억에서 2021년에 에이다라는 코인의 가격이 최소 1달러였던 게 떠올랐다.
즉, 지금 사서 4년만 존버 해도 30배가 오르는 것이다.
‘2달러였던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지금 당장 시장가로 긁어도 상관은 없겠는데?’
정우가 분석을 마쳤을 때, 친구들과의 단톡방에 우르르 메시지가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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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수]: 선장님 적군이 출몰했습니다! [KKD]: 야 이제 사면 되냐? [정우]: ㅇㅇ 제군들, 돌격 앞으로! [봉수]: 돌격 앞으로! [동현]: 풀매수 가즈아~─────────
정우의 지시가 떨어지기 무섭게 세 친구들이 일사불란하게 코인 매집을 시작했다.
그렇게 분할매수를 하라고 신신당부했음에도 친구들은 마음이 급했던 걸까.
한번에 30억 가까운 돈이 풀리자 시총이 작은 코인답게 가격이 급격하게 요동친다.
[30원] [31원] [32원] [33원]……
순식간에 치솟는 에이다의 가격.
하지만 이내 매도세에 눌려 상승세가 주춤해졌다.
팽팽하게 힘겨루기를 하는 매수세와 매도세, 하지만 이내 매수세의 힘이 약한 듯 내려가기 시작했다.
32원, 31원… 29원까지 내려온 에이다.
‘나도 슬슬 가 볼까.’
정우도 천천히 그 치열한 전장에 뛰어들었다.
무려 3천만 달러라는 대량의 총알을 들고 그가 향한 곳은 다름 아닌 해외선물거래소.
─────────
[ADAUSDT-Long(Cross 2.16x)] [Quantity: 2,222,222,222.2ADA] [Entry Price: 0.027] [Mark Price: 0.026] [Liq. Price: 0.014] [Value: 27,699,891.3USD(-7.4%)]─────────
Woojung2라는 고래가 연못에 흙탕물을 튀길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