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after coin jackpot RAW novel - Chapter (78)
테네시 주 외곽에 외치한 AESC 공장을 기반으로 확장 중인 기가테네시 공장의 크기는 거의 하나의 마을이라고 봐도 될 정도로 거대했다.
설비들도 하나같이 거대한 크기를 자랑했는데, 이를 관리하는 직원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아무래도 대부분의 공정이 자동화 되어 있었기에 그런 것으로 보였다.
“와- 엄청나네요. 이게 다 공장이라구요?”
“예. 근데 아직 생산라인 설치가 모두 마무리된 건 아닙니다. A동만 마무리되었는데, 보시다시피 규모는 거의 일반적인 공장 동 하나 수준이 아니죠.”
“… 기흥 공장보다 큰데요?”
기존 AESC 배터리공장도 굉장히 큰 편이었는데 25억 달러를 들여 이를 확장했으니 오죽하랴.
“하하하, 놀라셨나 보네요. 대표님이 보고 오신 기흥 공장이 지금 1GWh죠?”
“네 맞아요.”
“지금 가동 시작한 A동만 해도 5GWh 정도 됩니다.”
“이야- 장난 아니네요. 이게 30% 수준인 거죠?”
“예. 앞으로 B동과 C동 생산라인도 추가될 겁니다.”
각각의 생산라인이 5GWh 정도의 생산량을 뽑아내 준다고 가정할 때 기가테네시 공장 완공시 최대 15GWh의 생산량을 달성할 수 있는 것이다.
“탁 본부장님, 고생하셨습니다. 기대 생산량이 나쁘지 않네요.”
“과찬이십니다. 아직 갈 길이 멀죠. 지금 테슬라 모델S 슈퍼 퍼포먼스 예약물량만 30만 대인데, 내년이 되면 새로운 모델이 나올 거라서 최소 30GWh는 맞춰놔야 매년 생산량을 커버 가능할 거예요. 지금도 부족합니다.”
“그래서 제가 온 거구요. 부지 확장 건 관해서 주지사 미팅은 저녁이죠?”
“그렇습니다. 빌 맥컬리 주지사와 저녁에 미팅 잡아놨습니다. 그분도 이따 가동식에 참석하실 거예요.”
이번 테네시 공장 방문은 단순히 가동식 기념을 위해서가 아니었다.
공장 부지 확장을 위해 테네시 주 정부와 협상하기 위한 자리도 포함되어 있었다.
“알겠습니다. 가동식 끝나고 여유롭게 미팅하면 되겠네요.”
“근데 대표님, 근데 너무 무리하시는 게 아닌지 조금은 걱정이 되네요.”
“네? 왜요?”
“너무 투자를 대규모로 해서 아직 실제 매출이 거의 없지 않습니까. 운 좋게 DOE 지원사업금을 따내서 산소호흡기를 붙여놓기는 했지만… 대표님 코인 자금도 슬슬 떨어지실 때도 된 것 같아서 자금 경색이 올 수도 있다고 봅니다. 부지 확장은 조금 더 매출이 발생한 이후에 천천히 하는 게 어떨까 싶기도 해요.”
탁세훈 본부장이 조심스레 의견을 전했다.
걱정해주는 그의 말에 정우는 미소 지었다.
“아니 본인이 부지 확장하자고 적극적으로 얘기해놓고서 이제 와서요?”
“생각해보니 좀 너무 성급했나 싶어서 그렇습니다. 이대로도 매출은 충분히 발생할 테니까요.”
“하하하, 걱정 마세요. 한달 정도 뒤면 100억 달러 정도 여윳돈이 생길 테니까요.”
“네? 100억 달러요?”
“예. 열매를 수확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거든요.”
현재 정우가 투자해놓은 이더리움과 비트코인 선물포지션의 예상 익절가는 200억 달러 수준.
만약 예상한 대로 익절에 성공하면 100억 달러는 두고 나머지 100억 달러로 공장 확장에 투입할 계획이었다.
즉, 돈 걱정하기는 아직 일렀다.
“세상에… 대표님은 도대체 무슨 투자를 하고 계시는 겁니까?”
“있어요 그런 게. 그리고 자금 확보를 위해서 회사채 발행하자고 얘기해두었잖아요? 그건 어떻게 됐어요?”
“아, 그건 상황이 그리 좋지 않습니다. 대한화학에서 에너맥스1000을 발표하는 바람에 시장에서 저희 채권의 가치가 좀 떨어졌거든요.”
얼마 전 대한화학에서 상용화 전고체배터리 발표를 하는 바람에 네뷸라 케미컬의 가치가 많이 희석되었다.
“그 바람에 아람코에서 저희 회사채에 관심이 있었는데, 살짝 반응이 미적지근해졌습니다.”
“아람코가요?”
“네. 회사채 발행 소식을 어디서 들은 건지 얼마전에 관계자들이 미팅을 요청했었거든요. 근데 아람코 쪽에서 처음에는 저희 조건인 5%가 아니라 4.5% 금리로 우리 회사채를 모두 사들이겠다고 적극적으로 나섰었는데, 에너맥스1000 공개 이후에는 저희 요구 조건인 5% 금리마저 거부했습니다. 아직 협상 진행 중이지만… 글쎄요. 연락이 없는 걸 보면 나가리된 것 같습니다.”
“흠.”
사우디 아람코는 추정 자산 2,000조를 훌쩍 넘는 세계에서 가장 큰 정유회사이다. 아니, 한 해 순이익만 해도 1,000억 달러를 찍을 정도로 세계 1위를 밥 먹듯이 하는 초거대기업인데 그곳에서 네뷸라 케미컬에 관심을 보인 것이다.
물론 탁세훈 본부장의 말에 의하면 관심이 살짝 시들해진 듯 보였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죠. 일단 저희는 원래 목표대로 5% 금리로 회사채 발행 추진하자구요. 우리 채권을 사들일지 말지 결정하는 건 기관 투자자들의 몫이지, 우리가 아쉬워 할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듣고 보니 대표님 말씀이 맞네요. 그렇게 진행하겠습니다.”
머스크의 조언을 받아들여 회사채를 발행하려는 이유는 하나다.
현재 모든 공장 설립이 완료되었을 때 예상되는 솔리드스타 생산량은 16GWh 정도였는데, 이를 100GWh까지 늘리기 위해서는 정우의 자금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회사채를 발행하려 한 건데 에너맥스1000에 대한 발표로 인해서 살짝 제동이 걸린 것이다.
‘말이 안 되긴 하는데.’
회귀하기 전 대한화학은 상용화 전고체배터리를 발표한 적이 없다.
즉, 이번 대한화학의 발표에 무언가 야료가 있거나, 아니면 솔리드스타 출시로 인해 미래가 변했거나 둘 중 하나일 터.
그중 정우는 후자보다는 전자 쪽으로 마음이 기울고 있었다.
“본부장님, 일단 경쟁상품 등장에 대해서 너무 마음 쓰지 마요. 아직 대한화학의 에너맥스1000을 매입해서 탑재했다는 얘기가 없는 걸 보면 페이크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페이크요?”
“탁 본부장님도 아시잖아요. 전고체배터리 상용화라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우리야 운 좋게 기술력을 손에 넣었지만, 최소 5년, 아니 상용화까지 따지면 10년은 앞선 기술입니다.”
“음… 그렇긴 하죠.”
탁세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저희가 기술을 다 갖추고도 이렇게 생고생 중인 거 아닙니까. 공장이 이렇게 많이 필요할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저도요.”
“그런데 사람들은 아직도 모르죠. 우리 네뷸라가 가진 게 솔리드스타가 전부가 아니란 것을요. ‘그래핀’ 양산까지 가능한 걸 알면 난리가 날 텐데… 대표님, 그래핀 쪽은 사업계획 아직 없으신 겁니까?”
“음… 글쎄요. 혼자서 무언가를 하기에는 아직 자금이 부족하잖아요. 근데 저는 욕심이 많아서요.”
솔리드스타로 돈을 쓸어담아서 제대로 된 그래핀 사업을 벌여보고 싶은 게 정우의 속마음이었다.
“욕심도 많으셔. 그래서 제가 대표님을 좋아하는 거지만요.”
“왜요?”
“앞으로 세계에서 제일 가는 부자가 될 텐데, 대표님 옆에 있으면 그래도 국내 제일의 부자 정도는 되지 않겠습니까?”
“저도 한국인인데요?”
“아, 정정할게요. 그럼 한국 2위로 하죠.”
“하하하, 좋습니다. 제가 탁 본부장님 국내 2위로 만들어드릴게요.”
“기대하겠습니다. 그런데 대표님, 기술 어디서 구하신 건지 진짜 안 알려주실 겁니까?”
전에도 물어봤지만 정우는 알려주지 않았다.
아니 말해줘도 믿지 못하는 걸 어떻게 하겠는가.
“전에 말씀드렸다시피 미래를 보고 왔습니다.”
“와… 대답해주기 싫으시면 마세요. 진짜 치사하다, 치사해! 쳇!”
미래에서 본 기술이란 건 진짠데.
안 말해준다고 삐져버린 탁세훈 본부장을 보며 정우는 피식 웃었다.
* * *
기가테네시 가동식 기념행사가 한창이던 그때.
네뷸라와의 미팅이 허탕으로 돌아간 한동준 사장은 점점 마음이 급해지고 있었다.
“사장님,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2017년 한국에너지대상 관련해서 대한화학의 에너맥스1000이 후보에 올랐다고 공장 실사 및 제품 조사를 위해 샘플을 요청했는데 어떻게 할까요?”
“거부하세요. 아직 생산라인 만드는 중이라고, 상 받을 정도는 아니라고 시간 끄세요.”
“네. 그리고 GM과 포드가 에너맥스1000 납품을 원한다고 미팅을 요청했습니다. 이것도 거부할까요?”
“거부하면 대놓고 우리 쪽에 문제가 있다고 광고하는 거나 마찬가지잖습니까. 최대한 지연시키세요. 미팅이 밀려 있다고.”
박민수 대한화학 대표의 보고를 받으면서 머리가 지끈거렸다.
아버지 한광표 회장에게 인정받아서 대한디스플레이에 이어 대한화학까지 집어삼키려던 그의 야심 찬 계획은, 의도와 다르게 네뷸라 케미컬이 전혀 반응해주지 않아서 파국으로 치닫고 있었다.
“컨소시엄 관련해서 벤츠랑 BMW 쪽 반응은 어때요?”
“아직까지 이렇다 할 반응이 없습니다. 다만 끈끈하게 협업을 해온 의리가 있는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언제든 변절할 수 있다고 봅니다.”
“흠…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문제예요.”
인수 컨소시엄을 구성할 때는 다임러 그룹과 BMW 그룹은 매우 든든했다. 자동차 시장의 전통 강호니까.
하지만 막상 컨소시엄이 삐거덕거리게 되자 이들만큼 불안한 동료도 없었다.
폭스바겐 그룹 정도는 아니지만 언제든 뒤통수를 칠 수 있는 존재들이랄까.
“이걸 어떻게 수습해야 한담….”
한동준 사장은 생각에 잠겨 비공식적으로 입수한 네뷸라 케미컬의 솔리드스타 셀을 가만히 만지작거렸다.
테슬라의 모델S-SP를 해체하여 가져왔다는 이 솔리드스타 셀은 암시장에서 수십 배에 달하는 가격으로 되팔리고 있었는데, 이를 입수한 것.
투명한 셀로 이루어진 파우치 형태의 셀은 이 작은 것이 어찌 그만한 충전량을 보유할 수 있는지 의문을 가지게 할 정도로 신비하였다.
“… 왜 우리 대한화학은 이런 전고체배터리를 못 만드는 걸까요.”
“상용화를 위해서는 상온에서 전고체배터리의 충전속도가 느린 점을 보완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기존 리튬음극재를 대체할 신소재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그 기술을 만드는 게 만만치가 않죠.”
“그런데 솔리드스타는 해냈잖아요?”
“사장님도 들어보셨을 겁니다. MG음극재 기술이라는 이름을요.”
MG음극재 기술. 들어본 적이 있다.
자신의 동생인 한민준이 그걸 성운이노베이션에서 빼돌리려다가 결국 대한화학 부사장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았던가.
“알죠. 왜 모르겠습니까. 근데 그 기술이 왜죠?”
“그게 솔리드스타의 핵심이라고 합니다. MG음극재 기술을 통해서 그래핀으로 음극재를 대체했다는데… 솔직히 저희도 의문입니다. 그래핀 음극재 기술은 그래핀 양산이 뒷받침이 안 되면 양산이 어렵거든요.”
“그럼 네뷸라 케미컬이 그래핀 기술도 가지고 있을 거라는 말입니까?”
“비공식적이지만 현재 업계에서는 그래핀 기술을 갖고 있기보다는, 적자를 감수하면서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아니면 품질이 떨어지는 산화그래핀을 사용 중이라는 얘기도 있구요.”
“음… 어느쪽이든 네뷸라의 기술을 따라잡는 건 요원해 보이네요.”
“… 네뷸라가 어디 불시착한 UFO를 주워다가 외계인을 붙잡고 고문 중일 거라는 소문이 있을 정도니까요.”
박민수 부회장의 말대로 한동준은 자신이 네뷸라 케미컬에 대해 너무 낮게 봤음을 인정해야 했다.
“… 인정해야겠네요. 이들의 기술은 진짜라는 걸.”
“예.”
“그래서 더욱 탐이 나네요. 이런 회사를 집어삼키면 우리 대한그룹이 얼마나 성장하게 될지.”
“… 어렵지 않을까요. 대표가 지분을 전부 가지고 있어서 적대적 인수합병을 하기에도 애매합니다. 자금줄을 조인다 해도 버티기에 돌입하면 방법이 없구요.”
“그럴지도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손만 빨고 있을 수는 없죠.”
한동준이 들고 있던 솔리드스타 셀을 탁 내려놓았다.
“일단 눈앞에 과제들부터 해결합시다.”
“예? 어떤…?”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연락이 왔다고 했죠?”
“네. 한국에너지대상 관련해서 샘플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샘플로 이거 보내요.”
“네?”
솔리드스타를 가리키며 하는 말에 박민수 부회장이 눈을 크게 떴다.
“… 사장님, 이건 솔리드스타입니다만?”
“글쎄요? 제 눈에는 대한화학이 만든 에너맥스1000으로 보이는데.”
“… 케이스 갈이를 하자는 말씀이십니까?”
“일단은요. 발등에 불은 꺼야 하지 않겠습니까.”
“음….”
박민수 부회장이 침음했다.
이건 굉장히 위험한 선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압니다. 위험하다는 것도 알아요. 하지만 대한화학의 주가를 보세요. 하한가를 두 번이나 맞았던 게 지금은 5연상을 갔습니다. 고작 전고체배터리 개발했다는 발표 하나만으로도 우리가 원했던 물적분할을 할 수준이 되었단 말이에요.”
대한화학 배터리사업부를 분사하려던 본래의 계획.
하지만 유일자동차 일렉트론 화재 사고로 흐지부지되었던 계획을 다시 하자는 말이었다.
“… 그럼 그때까지는 버티자는 말씀이십니까?”
“예. 물적분할이 완료되어 주식을 팔아치우기 전까지는 유지해야죠. 그리고 네뷸라가 흔들릴 때까지 우리 기믹은 유지되어야 합니다.”
한동준 사장의 말에는 어폐가 있었다.
‘그 기믹이 끝난 이후에는? 누군가는 총대를 메어야 할 텐데?’
산전수전 다 겪은 인물답게 박민수 부회장은 그 대상이 자신이 될 것임을 직감했다.
그가 굳은 얼굴로 물었다.
“… 이것도 회장님이 허락하신 겁니까?”
“그렇게 보여요? 그렇다면 실망인데.”
한동준 사장의 입꼬리가 슬쩍 올라갔다.
“박 부회장님. 회장님과 나, 둘 중 누구와 더 오래 보게 될까요?”
“…….”
“대한그룹을 누가 이어받을지 잘 생각하셔야 할 겁니다. 그리고 제가 회장이 된다면, 박 부회장님의 노고,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한동준 사장의 협박 아닌 부탁에 박민수 부회장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 * *
가동식 기념행사는 성공리에 마무리되었다.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AESC 시절부터 테네시 공장장을 비롯한 직원들이 참석하여 가동식 행사를 빛냈다.
주지사를 비롯한 주 정부 인사들의 참석도 당연했다.
“자리를 빛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빌 맥컬리 주지사님.”
“아닙니다, 미스터 리. 우리 주에 일자리를 이렇게나 많이 창출해주셨는데 당연히 찾아와야죠.”
행사가 끝나고 정우는 빌 맥컬리 테네시주 주지사와 자리를 갖게 되었다.
맥컬리 주지사는 네뷸라 케미컬 테네시 주 공장 유치로 인해 지역 지지율이 상당히 상승한 덕분인지 정우에 대해 굉장한 호감을 나타냈다.
“미스터 리 덕분에 제 지지율이 굉장히 올랐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지역사회에 많은 투자 부탁드립니다. 테네시 주 행사가 굉장히 많은데 참석해주시면 더욱 좋겠네요.”
“하하하, 시간 내서 참석해보겠습니다. 그나저나 일자리 창출과 관련하여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부지 확장 말씀이시죠? 사실 그 부분과 관련하여 먼저 죄송하다고 말씀드려야 할 것 같군요.”
“예?”
“지난번에 말씀해주신 단가를 아무래도 맞춰드리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주의회에서 제값을 받아야 한다고 반대했거든요.”
사실 이번 미팅 자리는 부지 확장과 관련하여 계약을 확립하는 자리였을 뿐, 이미 어느정도 협의는 마무리된 상태였다.
네뷸라 케미컬이 공장 확장을 위해 부지 매입을 하고 공장을 확장해준다면 그만큼 일자리가 창출되기 때문에 테네시 주 입장에서 절대 나쁜 거래가 아니었고, 그래서 맥컬리 주지사가 압력을 행사해서 부지 단가를 최대한 깎아서 계약해주기로 얘기가 된 상태였다.
그런데 그게 취소된 것이다.
“음… 갑자기 그렇게 말씀하시니 좀 당황스럽습니다만, 혹시 그 이유를 알 수 있습니까?”
“민주당 놈들 때문이죠. 주의회에서 말이 나왔거든요. 네뷸라 케미컬에만 혜택을 주는 건 부당하다고, 제값을 받아야 한다고 반발이 거센 바람에… 물론 보통 제 권한이 더 강하긴 합니다만, 그래도 주의회를 아예 무시할 수는 없어서 일이 이렇게 되었네요.”
“설마 에너맥스1000 발표 때문인가요?”
“아무래도 그 영향이 없잖아 있습니다. 전세계 유일무이한 전고체배터리 생산공장을 갖게 된다고 야당 놈들도 딴지를 안 걸었었는데, 그게 깨지니까 바로 들고 일어나네요. 저도 좀 당황스럽습니다.”
맥컬리 주지사가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도 그럴 게 테네시 주는 전형적인 남부의 공화당 지지주이다. 따라서 주지사는 보통 공화당 쪽 인사로 세워지는데, 맥컬리 주지사 역시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공화당쪽 사람이었다.
당연하게도 맥컬리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에 힘입어 정부 지원 사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네뷸라 케미컬과 기가테네시 공장에 대해서 우호적인 입장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민주당 쪽 반대세력들 때문에 그의 권한 행사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음… 어쩔 수 없네요. 알겠습니다. 제값 치르라면 치러야죠.”
“아무래도 주의회쪽 민주당 세력이 작긴 해도 반대 목소리를 무시할 수는 없어서요. 미스터 리에게 미안하게 되었네요. 그래도 주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통해 공장에 1억 달러 정도 지원이 가능하니 그걸로라도 마음을 풀었으면 좋겠군요. 근로자 지속 교육 프로그램 비용도 저희쪽이 부담하겠습니다.”
“그래주시면 감사하죠. 근데 당장 자금 동원은 어렵고, 납입 기간을 좀 두면 좋겠습니다.”
“언제로 말씀이십니까?”
“내년 1월 이후면 적당하겠네요.”
“그 정도면 어렵지 않은 조건이네요. 알겠습니다.”
아쉽지만 어떻겠는가.
쌩돈 나가게 생겨서 정우는 살짝 속이 쓰렸지만 그래도 제값을 치르는 거라 감안하고 투자하려 했다.
하지만 갑자기 맥컬리 주지사에게 걸려온 전화 한 통에 모든 게 뒤집혔다.
“어? 미스터 리, 잠시만요. 급한 전화라…!”
“네? 네. 편하게 받으세요.”
“미안합니다.”
맥컬리 주지사는 급히 전화를 받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웠다.
몇 분이 지났을까.
무슨 전화일까 궁금하던 차에 맥컬리 주지사가 환한 얼굴로 돌아왔다.
“… 미스터 리!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
“예? 무슨 소식입니까?”
“방금 WH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기가테네시 공장 부지 확장 비용, 연방 정부 차원에서 전액 지원하겠답니다!”
“네?”
WH라면 White House, 백악관이잖아?
백악관에서 갑자기?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