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ht of Arad: Forerunner RAW novel - Chapter (138)
아라드의 빛: 먼저 걷는 자 아라드의 빛 먼저 걷는 자-138화(138/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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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드]짜이짜이차차차 : 채팅이 이상하긴 하넫 기람님 말씀처럼 ai인가?? [길드]짜이짜이차차차 : 길마님 [길드]히트맨(62세) : 흘,,,,, 나는 모르것는데,,,,, [길드]일단각성기씀 : 근데 저걸로 뭐라고 하기에는 사실ㅋㅋ 걍 누나 말 보고 바로 엔터 빡 친다음에 다시 타이핑 한거랑 똑같잖아 [길드]븜미The븜미 : 븜다닥 분당천타치면 가능한븜순수는 미간을 찌푸리며 안경을 고쳐썼다.
그녀의 손가락이 순식간에 키보드 위를 누볐다.
[길드]순수에이전트 : 아 다 봐놓고 왜들 그래요!! 이상하잖아 누가봐도 채팅이 말이 안되잖아 세상에 저런 채팅을 치는 놈이 어딨어? [길드]일단각성기씀 : 누나도 타자 개빠르잖아 ㅋㅋ;; 하려고 하면 가능하지 않아? [길드]순수에이전트 : 나도 가능은한데 근데 오타가 없잖아 오타는? 지금까지 오타 한 번 안냈어 저사람?? 그치? [길드]짜이짜이차차차 : 길마 님도 근데 오타는 거의 ㅇ벗는 편이죠 [길드]짜이짜이차차차 : ㅇ벗는 [길드]짜이짜이차차차 : ㅇ벗는 [길드]븜미The븜미 : 던붕쿤!“하아아…….”
순수는 고개를 푹 떨궈버렸다.
길드원들이 자신의 말을 들어주지 않아 야속하다는 생각과 동시에, 순수 자신이 너무 과민반응을 보이는 게 아닌가, 하는 자성까지.
답답함을 느끼는 그녀의 눈에 겨우 진성의 채팅이 보였다.
[순수님?] [아 ㅋㅋ ㅈㅅㅈㅅ 잠깐 알트탭하고 딜좀 봣어요 45제 써도 딜 잘 넣을수있긴한데 확실히 난이도나 안정성 측면에서는 80제 쓰는게 좋긴 좋을듯]물론 그녀는 당황하지 않았다.
실제론 길드원들과 쑥덕였을 뿐이건만 마치 그사이 무언가를 직접 조사한 척하며 쏟아내는 임기응변은 역시나 그녀의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렇죠? 다시 한번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근데 이제 가격이…… 혹시 어떻게 되나요?] [ㄱㄷㄱㄷ 좋은 물건 찾아볼게요]그 와중에도 조금이라도, 아주 약간의 틈이라도 진성이 보이지 않을까 싶어 일부러 시간을 끌기까지.
순수는 손톱을 잘근잘근 씹으며 모니터를 바라보았다.
그러다 무언가가 생각났다는 듯 그녀의 눈동자가 휘둥그레졌다.
[길드]순수에이전트 : 맞다 토토검님이 보기엔 어때요? 저번에! 템 옵션 뭐 이상하다고 했었죠? [길드]토토검 : ㄱㄷ 갑니다순수의 입장에서 진성이 정상적인 유저가 아님을 증명할 수 있는, 어쩌면 유일한 기회라고 해야 할까.
‘아직도 똑같아. <메카닉 지젤의 전기톱>, 아직도 무기를 안 바꿨어. 그러면 분명 기회가 있을 거야, 빨리 와라, 빨리, 제발!’
순수는 모니터를 살폈다.
멀찍이 떨어진 자신의 길드원, ‘히트맨(62세)’ 유저 옆에 우뚝 멈춘 웨펀마스터 캐릭터를 보며 그녀는 두근거리는 심장을 억눌러야 했다.
[길드]순수에이전트 : 어때요? 옵 맞음? 다르죠? 스샷 찍어놔요 [길드]토토검 : 어 ;;;; 맞나 [길드]순수에이전트 : 왜요? 뭐가요? [길드]토토검 : 아뇨 제가 기억하는 옵이랑 똑같아서 ;;그리고 다시금 한숨만 내쉬어야 했다.
그럴 리가 없다거나 더 자세히 살펴보라는 말을 굳이 할 필요도 없었다.
[길드]히트맨(62세) : 노안이구만,,,, [길드]븜미The븜미 : 마따끄……. 고인물이 아닌븜? [길드]토토검 : 아니 지난번에 보여준거랑 다르다니까;; 잘못봤나? 그땐 달랐는데? [길드]일단진각씀 : ㅋㅋ 그게 아니라면 <메카닉 지젤의 전기톱>을 또 구해서 새로 바꿔꼈다는 말인데 ㅋㅋ 그게 더 말이 안되죠길드원들의 채팅 그대로, 오히려 더욱 가능성이 적은 상황만을 가정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면…… 아닌가? 아니라고? 내가 그냥 혼자 쌩쇼를 했다?’
순수는 찡그린 표정이었으나 어쨌든 진성의 부탁 자체는 충실히 수행했다.
[경매장]에 올라온 물품 중 그가 원하는 조건에 해당하는 동시에 가장 저렴한 물건들을 구입하기까지.그러곤 자연스레 진성에게 거래를 신청하며 말했다.
[1억 5100만 골드네요]진성은 답했다.
[언제나 감사드립니다. 항상 신세만 지네요. 순수 님도 바쁘실텐데.]“아. 엑. 핫.”
모니터에 보이는 진성의 채팅.
그것을 본 순수는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를 흘려야 했다.
그와 동시에 그녀의 볼은 서서히 붉게 물들어가기 시작했다.
‘……서, 설마 진짜 유저면 어떡하지?’
조금 전까지 순수 자신의 길드원들이 했던 말들.
분명 특이한 점을 찾았다고 확신했건만 그게 그냥 단순한 출력 오류였다거나, 순수 자신이 오해한 거라면?
사실상 단종되어 사라진 아이템이긴 하지만, 실제로 진성이 일반 던전을 돌다가, 에픽 퀘스트를 클리어하다가 습득한 것이었으면?
‘아주 낮은 확률이야. 말도 안 되는 가능성이지만……!’
있을 수는 있는 일이다.
아예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결국 내가 처음 생각했던 대로! 그냥 게임을 순수하게 즐기는 어르신이라면!?’
도대체 무슨 민폐를 끼친 건가.
얼마나 부끄럽기 짝이 없는 짓을, 이렇게나 즐거이 게임을 플레이하시는 분에게 무슨 오해를 한 건가!
순수는 재빨리 거래를 취소했다.
[순수님?]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진성의 채팅이 올라오기 무섭게 순수는 다시금 진성에게 거래를 요청했다.
그와 동시에 타이핑했다.
[아 잘못봣네 ㅋㅋ 1억 510만 골드네요 ㅋㅋ 5100만이 아니라.] [네?]아예 무료로 주고 싶지만 그렇다고 받을 진성이 아님을 알기에, 순수는 어떻게든 자신이 던진 발언에서 가장 말이 되는 방향으로의 거짓말을 택한 것!
‘5100만을 2000만 골드와 헷갈려서 오타를 낼 순 없지만, 5100만 골드와 510만 골드라면 가능한 일이니까- 이렇게라도, 이렇게라도 사죄하게 해주세요, 진성 어르신! 제발!’
순수는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빌었으나 해당 교환창은 다시금 취소되어야만 했다.
진성은 말했다.
[그럴리가요. 제가 경매장을 이용하진 않아도 시세를 아예 모르는 건 아니거든요. 원래 1억 6천만 골드 정도 생각했는데 900만 골드 저렴하게 구해주신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합니다. 1억 5100만 골드 드릴게요.]그 채팅을 바라보고 있는 순수의 표정은 이제 거의 울먹거리고 있었다.
그녀의 가느다란 손가락이 순식간에 키보드 위를 헤집었다.
[아뇨ㄴㄴㄴㄴㄴ 1억 510만 골드 맞음요 ㅋㅋ ㄱㅊㄱㅊ 걱정말고 그것만 주시면 됨] [아녜요, 그럴 순 없죠. 도와주시기까지 하는데 그렇게 폐를 끼쳐서야 되나요. 제가 아직 만렙도 못 찍었다지만 골드 자체가 그렇게 부족하진 않습니다.] [아뇨 ㅠㅠㅠ 그게 아닐 ㅏㅠㅠㅠ 걍 1억 510만 골드만 주세요 제발] [안됩니다. 순수 님이 그러시면 오히려 제가 앞으로 순수 님께 도움을 요청할 수 없어요. 괜찮으니 받으세요.]‘이럴수록 더 죄송해지는데! 그동안 내가 의심했다는 걸 눈치채셨나? 거리 두려고 일부러 이렇게 칼같이 하시는 건가? 고인물이 의심해서 탈던합니다, 이런 결말이 되면 안 되는데!’
보통의 거래와는 전혀 다른 패턴이었다.
[그럼 1억 1천만 골드만 주세요 ㅠㅠㅠ] [안됩니다. 적어도 1억 5천만 골드는 드려야 해요.] [ㄴㄴㄴ 저 광부캐도 많고 진짜 ㄹㅇ ㄱㅊ으니까 그럼 1억 2천만 골드만 주세요ㅠㅠ] [죄송해요, 1억 4500만 골드 미만을 드리기에는 좀 그렇습니다.]오히려 손해를 보며 돈을 덜 받겠다는 판매자와, 판매자가 정가라는데도 굳이 돈을 더 쥐어주려는 구매자의 모습이라니.
그 어떤 거래에서도 볼 수 없는 특이한 헛소리들이 잠시 웨스트코스트에 울려퍼졌다.
[길드]짜이짜이차차차 : 길마님이 저렴한 거 사셔서 이제 최저가로 따져도 1억 5500만 골드인데 왜……. [길드]히트맨(62세) : 그 돈을,,,, 나를 줘라,,,, [길드]일단진각씀 : ㅋㅋㅋ 해산이겠네요 아참 저 어둑섬 해방 벞교 아직 2캐릭 남았는데 같이 가실분? [길드]븜미The븜미 : 븜븜!순수의 길드원들조차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는 혀를 내두르고 있었다.
그들만이 아니었다.
“……진성 씨는 도대체 저 앞에서 뭐 하고 있는 거람?”
마법사 길드 1층 내부에 있던 샤란은 문밖에서의 의미 없는 실랑이를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 있었으니까.
진성과 순수, 두 사람의 의미 없어 보이는 줄다리기는 그로부터 몇 분이나 더 이어졌다.
* * *
진성은 마법사 길드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거울을 들여다보는 중이었다.
진성의 입장에서 유저를 보아도 알 수 있는 정보는 오직 닉네임뿐이다.
그가 어떤 칭호를 사용하고 있는지, 어떤 길드에 속해 있는지, 그의 모험단 명칭이 무엇인지조차 나오지 않는다.
“역시…… 당연히 내 꺼도 안 보이는군.”
그러니 거울 속에 비친 진성 자신의 머리 위 역시 아무것도 표기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칭호>가 머리 위에 뜨지 않는 것이야 그렇다 쳐도, 캐릭터 주변에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나는 <오라>조차 보이지 않다니.
‘그것도 신기하네. 다른 유저들은 아바타는 물론, 오라까지는 보였는데.’
순수만 해도 순수라수라 캐릭터의 발 아래에서부터 물이 휘익, 올라오는 특수 효과라든지, 마창사 캐릭터의 주변에서 번개가 콰광, 내리치는 효과가 있었다.
해당 캐릭터가 장착한 <오라> 효과임을, 심지어 진성은 그 오라의 이름까지도 알고 있기에 특별히 신경쓰진 않았던 것뿐.
‘빙의된 사람들은 오라도 보이지 않는다…… 그럼 그때 아행 그 인간이 오라까지 착용하고 있었을 수도 있다는 건가? 망할놈, 완전 혼자 핵 쓰고 다니는 꼴이었잖아?’
진성은 투덜거렸으나 그 표정은 밝았다.
아행이 뭘, 얼마나 했을지 몰라도 그런 아행에게서 명목상 무승부, 실질적 판정승이라는 결과를 쟁취했기 때문이었다.
‘어쨌든 효과는 잘 적용된 것 같고…….’
거기에 더하여, 종결 칭호와 오라 모두에 붙어있는 ‘마을 이동속도 증가’ 옵션이 체감될 정도라는 것 또한 진성에겐 기쁨이었다.
<클론 레어 아바타> 세트의 효과 덕분에 이미 상당히 빨라진 마을 내 이동속도인데, 칭호와 오라를 추가 착용한 것함으로써 더더욱 체감될 정도로 빨라졌다?
‘HP, MP, 힘, 지능, 체력, 정신력에 더해서 공속, 이속, 캐속은 물론 모든 속성 강화, 물리 크리티컬, 마법 크리티컬, 적중률, 피해 증가에……. 80레벨 액티브 스킬 공격력 증가까지 싹~다 적용이 되었다는 뜻이겠지? 크흐흐흣.’
그렇다면 그 외의 모든 효과까지 무사히 적용되었다고 확신할 수 있을 테니까.
다만, 아직 레벨 80이 안 되었으므로 스킬은 습득하지 못하여 해당 칭호의 효과는 미적용 상태겠으나 향후를 생각한다면 어찌 웃음이 나지 않을까.
진성은 샤란이 가져다 준 텔레포트 포션 여분을 [인벤토리]에 잔뜩 넣으며 마음을 다잡았다.
“좋았어. 이제 가면 된다.”
순수에게서 물건을 구입한지 약 이틀이 지난 시점이다.
즉, 이제는 모험가 길드의 카라카스가 약속을 지켰는지 확인하러 갈 때라는 뜻이었다.
[클클클, 며칠 전에 했던 그 엉뚱한 헛소리들은 뭐였지. 돈을 아낄 수 있음에도 굳이 더 준 이유가 무엇인가, 진성. 네가 그리 착한 인간은 아닐 텐데.]“착-하기도 하지만…… 하여튼, 있어. 넌 말해도 모를 거야.”
진성은 흑구의 말에 반박하려다 말고 고개를 저었다.
조금 전까지 싱글벙글하던 그 얼굴에 다소 그림자가 드리우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뭘 알고 있는 걸까…… 역시 나의 존재에 대해 의심을 하고 있을 수도 있어. 날 암살하려 하다니!’
진성에게 적용되는 특별한 규칙 중 하나.
네메르에 의해 플레인:아라드에 직접 빙의된 진성의 입장에서는 결국 연단된 칼날이 되어야 하는 자들과 비슷한 페널티를 조심해야 한다.
그 중 대표적인 게 바로 유저와의 관계가 아닌가.
‘으음, 근데 그럴 리가 있나 싶기도 하고……. 빙의된 자가 유저에게 ‘협력’을 넘어 ‘도움’을 받을 경우 타임로드들의 개입 가능성이 커진다는 규칙을 순수 그 인간이 어떻게 알겠냐고! 근데 그게 아니라면 돈을 적게 받을 리가 없잖아?! 그 정도의 던악귀가 골드를 낭비할 리가 없는데 말이지!’
순수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적어도 순수의 순수를 믿어주었다면, 끝끝내 1억 4천만 골드를 쥐여준 진성의 입장에서 무려 3500만 골드 가량을 아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는 것을.
“하여튼 순수 그 인간은 방심하면 안 돼. 웬만하면 접촉하지 말아야 해.”
진성은 앞으로도 알 수 없으리라.
흑구는 웃음을 흘렸다.
[크크크, 나는 그 인간과 진성 네가 엮이는 게 제일 즐거운 요소 중 하나인데.]“시, 시끄럽고! 이제 긴장해. 간다.”
진성은 재빨리 텔레포트 포션을 꺼내어 벌컥, 들이켰다.
잠시 후 진성이 나타난 곳은 헨돈마이어의 뒷골목, 달빛주점 앞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