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mit Breaker (Adult) RAW novel - Chapter 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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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외마경 체험판
-이름 : 카르웰 -잠재능력 : ???
-종족 : 고대인 -경험치 : 565/1000
-직업 : 도적 -소속 단체 : 없음
-LV : 1 -사용중인 메모리 북 : 없음
-힘 : 16 -불 저항 : 0 -산성 저항 : 0
-민첩 : 21 -물 저항 : 0 -독 저항 : 1
-건강 : 13 -전기 저항 : 0 -출혈 저항 : 1
-지능 : 18 -대지 저항 : 0 -저주 저항 : 1
-정신력 : 15 -어둠 저항 : 0 -질병 저항 : 1
-매력 : 11 -빛 저항 : 0 -즉사 저항 : 1
-공복감 : 89% -갈증 : 75% -피로도 : 67%
일반적인 상태창과 같지만, 눈치가 빠른 사람은 여기서 아주 중요한 수치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HP와 MP, 그리고 스태미너 창의 존재 유무.
이 게임은 장르가 던전 RPG인 주제에 캐릭터의 HP도, MP도 확인이 불가능하다. 즉, 스스로 HP와 MP 잔재량을 느껴야 한다는 것이다.
게임사에서는 현실성을 부각시킨다면서
즉, FPS 게임으로 치자면 조준선이 없는 것과 똑같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이러한 문제로 자신은 MMORPG에서 힐러 역할을 엄청 잘 맡는다고 생각하여 성직자가 된 이들은 이 게임에서 맨붕하는 경험담이 엄청 많다.
지금까지 여러가지 애드온을 통해 아군의 HP, 상태 이상을 한 눈에 파악, 거기에 따라 치료를 하던 힐러들은, 자신의 눈으로 아군의 상처와 상태를 확인하여 위험하다, 좀 더 버틸 수 있을 것 같다 라는 판단을 내려야 하는 ‘제한된 자원만을 가진 야전 의무관’ 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유명 MMORPG의 온갖 길드에서 모셔가려던 힐러였었던 한 유명 유저는, 미궁도시 카마인에서 힐러를 맡았다가 자신은 힐러를 잘 하는 게 아니라, 단지 수치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하소연한 에피소드는 이 게임의 악명을 알려주는 이야깃거리 중 하나에 불과하다.
-처음보는 인원과 함께 집단 전투를 치뤘습니다. 파티 신뢰도가 생성됩니다.-
전투가 끝나자마자 모두의 머리속에서 떠오르는 메시지.
“하…하하…….”
발악하듯이 주문을 펼쳤던 리먼은 자신이 아밀타에게 불을 질렀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선, 파티 신뢰도가 생성되었다는 대리인의 목소리(이 세계의 주민들은 메시지음을 신의 대리인이 말하는 것이라 생각한다)에 힘없는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신뢰? 방금전의 싸움에서 서로 신뢰할 수 있는 건덕지가 어디에 있었단 말인가.
우직해 보이던 전사는 부상 한 번에 패닉 상태가 되어 아군을 공격하고, 견습 기사는 동료와 함께 싸우는 것이 아니라 눈 앞의 고블린만 죽이려고만 하고, 성직자는 치료 주문 한 번 하고는 패닉 상태가 되어버린데다, 자신은 아군이 있는데도 범위 마법을 펼쳤다.
이 팀에서 그나마 제 역할을 한 사람은 리더 역할을 한 릭터와 공격수와 견제 역할에 충실히 이행한 카르웰, 두 사람이 전부다.
고블린이 칼잡이들을 뚫고 눈 앞에 다가오자 마찬가지로 패닉에 빠져 아군을 생각치 않고 마법을 펼쳤던 리먼은 지독한 자기혐오에 빠지게 되었다.
특히, 자기 자신의 능력에 열등감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 자기혐오는 더더욱 컸다.
“이건…이게 아니야……. 내가 원하던 것은…이런게 아니라구…….”
멜리사는 자신이 생각하던 모험과 현실의 괴리에 안색이 창백해져서 이런게 아니다 라는 말을 반복하며 중얼거리고 있었다.
서걱서걱서걱-
카르웰과 릭터는 고블린들의 검과 창을 챙기고, 귀와 손톱을 뽑으면서 부산물을 챙기고 있었다.
“생각보다 잘 싸우던데.”
“그쪽도.”
릭터의 칭찬에 영혼없는 대답을 한 카르웰.
그런 그의 모습에 릭터는 약간 과장되게 고개를 저었다.
“아니아니, 농담이 아니라 진심으로 말하는거야. 나는 미궁도시에 오기 전에 하급 용병이었거든. 그래서 네가 실전을 겪은 것 같다는 느낌이 물씬 풍겼어. 혹시 밖에서 이런걸 해봤었나?”
“뭐, 대충은.”
역시나 이번에도 대충 대답하였지만, 릭터는 어깨를 으쓱이며 친하게 굴었다.
그는 이번 전투를 통해 카르웰이 뒤를 맡길 수 있는 능력과 감각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하여 고정 팀을 맺기 위한 밑작업을 하는 중이었다.
-녹슨 숏소드
-공격력 : 5
-강도 : 3
-특수 효과 : 공격시 일정 확률로 파상풍(질병) 추가
-크기 : 1×3
카르웰은 대장간에서 고철 값이라도 받을 수 있는 품질의 고블린이 들고 다니던 녹슨 숏소드를 확인하였다.
공격력은 문자 그대로 공격력이고, 강도는 무기의 내구도를 뜻한다.
강도의 수치에 따라 무기가 더 단단해지고 오래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역시 녹이 슬어서 그런지 특수 효과도 일정 효과로 질병인 파상풍을 추가해주는 효과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눈에 띄는 것은 크기와 그 옆의 1×3이다.
이 세계는 게임 시스템을 따르고 있지만, 그러면서도 현실적인 면을 강조하여 상태창을 사용할 수 있되, 게임의 기본적인 시스템인 인벤토리는 사용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대신, 인벤토리 시스템을 대신하는 아이템이 있는데, 그것은 마법 가방이다.
가방 안의 내용물을 확장하는 마법 가방은, 그 크기를 칸수로 정하게 된다.
예를 들어 마법 가방의 칸이 3×2라고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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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 가방을 사용한 사람에겐 이런 인벤토리 칸이 보이게 된다. 여기에 진우가 얻은 1×3짜리 녹슨 숏소드를 넣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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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식으로 공간을 차지하게 되는 것이다.
당연하게도 최고급의 마법 가방은 가방 안의 내용물 무게를 최소화 시켜주고, 수많은 아이템을 넣을 수 있는 칸이 제공되는 가방이다.
무한의 가방? 그런 게 있으면 농담이 아니라 세계 전체가 그 가방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을 일으킬지도 모른다.
어쨌든, 진우는 피가 뚝뚝 흐르는 고블린 귀와 살점이 약간 붙어있는 손톱을 때어내면서 자신의 백팩에다가 넣어두었다.
사람 머리통만한 수준의 크기를 지닌 이 백팩은 마법 가방 같은 것이 아니기에 인벤토리 칸이 없는, 그야말로 가난한 모험가들을 위한 보통 가방이었다.
그렇게 릭터와 함께 고블린 한마리씩 붙잡고 부산물을 챙기던 중, 카르웰은 짜증난다는 듯이 멀찍이서 멀뚱거리고 있는 데림을 향해 입을 열었다.
“어이, 얼간이. 니 지금 놀고 있냐?”
“…뭐?”
고블린 따위를 잡는데 이만큼이나 고생하였다는 것 자체에 분노를 금치 못하던 데림은 그의 짜증섞인 목소리에 짜증으로 반응하였다.
“부산물 안 챙겨? 니는 돈 안 받을거야?”
“하, 지금 나보고 까마귀 같은 짓을 하라 이거냐?”
참고로 전장이 일어난 장소를 다니면서 쓸만한 무기와 갑옷을 벗겨가는 이들을 까마귀라고 비하하는데, 데림은 카르웰과 릭터가 하는 일을 까마귀 같은 짓이라며 비하하고 있었다.
“뭔가 착각하고 있나 본데, 이거 안 팔잖아? 교습소에서 나온 이후엔 던전에 들어가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먹고 사는 것이 문제라고.”
“그렇다면 너희들이 더 빨리 일하면 되지 않나.”
자신은 더러운 몬스터의 피를 손에 묻히지 않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는 모습에, 카르웰…아니, ‘진우’는 억지로 꾹꾹 눌러 담던 분노가 터져나왔다.
철컥!
“너……!?”
“야. 뒤지고 싶냐?”
원래라면 그냥 참을 수 있겠지만, 미궁의 공기로 인해 분노를 참아내는 인내심의 막이 너무나 얇아진 그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아내지 못하면서 크로스보우를 겨누었다.
“이 씨발 새끼가 제대로 도움도 안된 주제에 뭔 깡으로 그딴 말을 씨부리냐? 그래, 니는 그렇게 일을 잘해서 고블린이랑 손잡고 댄스추고 있었나?”
“뭐야!?”
“아주 찐하다 못해 고블린하고 결혼하는 줄 알았어. 내 생에 그 정도로 격렬한 댄스는 처음 봤거든. 혹시 그거 니네 가문 구애 활동 아니었냐?”
“감히 천한 도적놈이 내 가문을 욕해!!”
“꺄아아아악!!”
카르웰과 데림의 말싸움이 심화되어 칼부림이 일어나려 하자, 멜리사가 비명을 내질렀다.
갑작스런 비명에 다들 깜짝 놀라며 그 쪽으로 시선을 돌렸고, 거기에는 눈물을 흘리면서 꺼이꺼이 울고 있는 그녀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젠 다 싫어! 집에 돌아가고 싶어! 이런 건 내가 원하던 모험이 아니야! 으아아아앙!”
서로에게 등을 맡기고 싸우는 전사들, 수많은 함정과 자물쇠를 따면서 재치있는 방식으로 적을 농락하는 도적, 중후하고 경험이 풍부하여 파티의 멘토가 되어주는 마법사, 그리고 그런 파티원들과 함께 수많은 몬스터를 무찌르고 보물을 얻어가며 고생도 하지만, 고생한 만큼 보상이 오는 활기넘치는 모험가의 삶.
이것이 그녀가 원하던 모험이지, 공포에 질려 아군을 공격하고 도망친 전사, 몬스터가 접근하자 패닉에 빠진 마법사, 상대방을 험담하고 물어뜯는 도적과 기사의 모습은 그녀가 원하던 모습이 아니었다.
“후우…씨발…….”
가장 인내심이 강하던 릭터는 그녀의 울음섞인 한탄에 한 숨을 내쉬면서 욕을 내뱉었고, 다들 아무 말을 하지 않았지만 이 파티는 완전히 끝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카르웰은 크로스보우를 회수하면서 묵묵히 고블린의 시체에서 부산물을 챙기기 시작했고, 데림은 끝까지 자존심을 지키며 고블린 시체에 그림자조차 비추지 않았다.
더 이상 싸우는 것은 분위기로 봐선 절대 무리.
그렇게 부산물과 녹슨 숏소드와 창을 챙기자, 릭터가 힘없이 입을 열었다.
“돌아갑시다.”
“…….”
“…….”
다들 그 의견에 무언의 찬성을 하였다.
어차피 입구에서 여기까지 5분 정도 거리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돌아가는 것은 금방 이루어지리라.
…라고 생각했었다.
“키캬아악!”
“캬캬캭!”
그들이 왔던 방향에서 고블린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전까지는.
방금 상대한 고블린과 똑같은 수준의 무장을 갖춘 고블린 5마리가 시끄럽게 캭캭 거리며 릭터 일행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달려온다.
“젠장!”
4마리…아니, 카르웰이 성공적으로 저격하면서 3마리를 상대하는데 이 난리를 쳤건만 5마리를 상대해야 한다?
“도망쳐!”
릭터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답이 없기에 도망치라고 하며 입구와 멀어지는 방향으로 도주를 시작하였고, 고블린들은 그 뒤를 쫓아오며 캭캭거리는 울음소리를 내질렀다.
“꺄아아악!”
“으아아!”
리먼과 멜리사는 비명을 지르며 도망쳤고, 데림은 자존심이 상한다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혼자 상대하는 것은 자살 행위라는 것을 아는지 릭터를 따라 도망치기 시작했다.
“…이 이상은 못 참겠군. 파티 탈퇴.”
카르웰은 이 파티는 이미 완벽하게 망했으며, 같이 도망가봤자 꽥꽥 소리를 지르는 리먼과 멜리사 떄문에 다른 몬스터들까지 쫓아올 것이라 판단하였다.
그렇다면 저쪽을 미끼로 삼고 자신만 유유자적하게 빠져나가는 것이 이상적이지.
그는 -전투중인데도 파티를 탈퇴하시겠습니까?- 라는 메시지를 가뿐히 씹어주며 파티를 탈퇴하였다.
어차피 파티를 가입해도 아군을 공격할 수 있고, 단지 다 함께 몬스터를 잡아서 경험치를 분배하는 것, 그리고 파티 신뢰도가 높아지면서 ‘전술기’ 를 사용하는 것 외에 파티에는 큰 메리트가 없다.
물론, ‘전술기’ 의 존재 유무로 이 던전의 난이도 자체가 낮아지지만, 그것을 사용하려면 정말로 등을 맡기고 싸울 수 있는 동료가 필요하다.
카르웰은 자신이 싸웠던 고블린이 왔었던 통로로 은신 스킬을 사용하면서 빠졌고, 릭터가 뭐라고 꽥꽥 소리를 질렀지만 그는 자신 혼자가 되었다는 것에 오히려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래, 나는 처음부터 혼자였어야 했어. 사람과 어울리면 안 되는 짐승. 그 짐승이 사람과 있었으니 답답할 수 밖에.’
지금까지 20년이 넘는 세월동안 참아온 인내심을 미궁의 공기가 미처 벗겨내지 못했던, 사람들이 보고 있었기에 최후의 최후까지 숨겨두었던 그의 본성이 깨어난 것이다.
============================ 작품 후기 ============================
체험판은 여기까지.
일단 여기까지의 반응을 보고 새로 뜯어고칠지, 아니면 조금만 수정할지, 것도 아니면 계속 이대로 쓸지 방향을 잡을 예정이다.
한편 한편에 사람들 리플을 즐겨보다가 사람들 반응이 없으니까 너무 글 쓰는 재미가 없어 ㅠㅠ
너무 해부학자 수준으로 쑤셔대진 말고 일단 큰 문제거리만 잡아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