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 Station RAW novel - chapter 112
한제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허이국의 신식을 마혼으로 만들었을 때에는 강한 힘으로 몇 번이나 협박하고 나서야 겨우 성공했기 때문에 이토록 쉽게 성공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 비록 작은 마수의 신식이 영혼을 흡수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 결과는 같았다.
붉은 그물을 거둔 한제는 다른 영혼을 하나 더 꺼낸 뒤 그 영혼에 신식을 남기고 작은 마수의 신식에게 던져 주었다. 이번에는 한제가 협박을 하지도 않았는데 작은 마수의 신식은 곧장 그 영혼에 들러붙어 하나가 됐다.
한제는 내심 흥분했다. 그는 눈을 번득이며 두 손으로 영혼의 깃발을 연거푸 흔들었다. 그러자 수십 개의 영혼들이 쏟아져 나왔다. 한제는 그 영혼들에 신식을 조금씩 심어 작은 마수의 신식에게 던져 주었다.
바로 그때, 작은 마수의 신식이 움찔 하더니 매우 빠른 속도로 그 영혼들에게 달려들었다. 영혼들을 하나씩 융합할 때마다 그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지더니, 2각도 채 지나지 않아 수십 개의 영혼을 흡수했다. 이미 작은 마수의 신식은 전보다 훨씬 강해져 결단기 초기를 넘어 중기에 접어들 기색을 보였다.
한제는 더욱 흥분하여 오른손으로 영혼의 깃발 하나를 들고 맹렬히 흔들었다. 그 안에 남아 있던 수 백 개의 영혼이 전부 다 쏟아져 나왔다. 한제는 그 영혼들에 일일이 신식을 심고 모조리 작은 마수의 신식에게 던져 주었다.
“아아아악!”
작은 마수의 신식이 사납게 소리쳤다. 검은 탑 안에 들어와 처음으로 보인 반응이었다. 그 소리는 파문이 되어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한제의 눈이 번득였다.
그는 자신이 보물을 손에 넣었음을 깨달았다. 이 작은 마수의 신식은 어째서인지 기이하게도 태생적으로 마혼이 되기에 적합했다. 재촉을 할 필요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음파를 통한 공격을 할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게다가 이 신식이 발산하는 음파 공격은 영혼만을 전문적으로 노린 공격 수단이었다. 음파가 나타난 뒤 영혼들은 빠른 속도로 느려지다가 붕괴될 것 같은 모습을 보였다.
작은 마수의 신식이 빛을 번쩍이더니 1각도 안 돼 1백 개가 넘는 영혼들을 모조리 집어 삼켰다.
펑-
그러더니 곧이어 붉은 안개로 변해 10척 정도 움직인 뒤 천천히 고요해지기 시작했다.
한제는 영혼의 깃발을 흔들어 남아 있는 작은 마수의 신식 열아홉 개를 모두 그 깃발 안으로 빨아들였다. 그리고 그 깃발을 저물대에 챙겨 넣고는 붉은 안개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영혼들 속에 남겨놓은 신식이 그 작은 마수에 융합되어 조금씩 그의 신식 안으로 스며들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옆에 있던 마혼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바라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대단하군, 정말 대단해! 아냐, 내가 더 노력해야겠어. 밉보였다가는 저 신식에게 먹이로 던져질지도 몰라.’
마혼은 몸서리를 치며 뒤로 몇 걸음 물러났다가 두 말 않고 허공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오늘 흡수했던 영혼들을 소화시켰다.
사흘이 지났지만 붉은 안개는 조금의 변화도 없이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한제는 매일 붉은 안개를 관찰하면서 창밖으로 수많은 회오리바람들을 살폈다.
휘휘.
사방에서 불어오는 회오리바람 중 어떤 것의 굵기는 심지어 수만 척에 달했다.
그 회오리바람은 그가 있는 탑 옆을 지날 때 잠시 움찔했다. 한제는 그 회오리바람 속에 있는 수많은 신식들의 목표가 자신이 아니라 붉은 안개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허나 그 거대한 회오리바람은 탑 밖에서 한참 동안 머물러 있다가 천천히 떠나갔다.
한제는 그 회오리바람의 신식이 가까이 다가온 순간 붉은 안개 속에서 기이한 파동이 일어나는 것을 똑똑히 보았다. 이에 놀란 그는 더욱 면밀히 관찰하기 시작했다.
점점 더 많은 회오리바람이 나타났다. 한제는 속으로 냉소했다. 이 회오리바람들의 목표는 따져볼 필요도 없이 맹타자일 것이었다.
★ ★ ★
맹타자는 잔뜩 위축된 얼굴이었다. 사실 작은 마수의 첫 번째 무리를 죽인 뒤 두 번째 무리의 작은 마수들이 몰려들었을 때부터 그는 자신이 잘못했다는 것을 깨달은 상태였다.
그저 당초 수행의 땅에서 겪었던 경험에 따라 행동했을 뿐이었다. 그곳에도 이런 생물들이 있었으며 수도 많았다. 그곳의 마수들은 만나자마자 바로 처리하지 않으면 더 많은 무리들을 끌어 오곤 했다.
하지만 이 망할 토행의 땅에서는 정반대의 상황이 일어나고 있었다. 맹타자는 저도 모르게 쓴웃음을 지었다. 그럼에도 일이 이렇게 된 마당에 공격을 멈출 수도 없었다.
여기에서 공격을 그만두면 저 많은 마수들은 그를 뒤덮고 신식과 음파로 끊임없는 공격을 퍼부을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맹타자는 사방을 향해 마구 독을 쏘아댔다. 그러자 작은 마수들은 더욱 많은 동료들을 소환했다.
결국 맹타자는 탑 안으로 숨어들었지만 밖에 있는 마수 무리는 점점 늘어만 갔다. 머리가 저릿할 정도였다.
그는 탑을 둘러싼 채 끝없이 늘어선 회오리바람을 바라보았다. 시시각각 그 수가 늘어나고 있었다.
그는 창문을 통해 독을 뿜어보려고도 했으나 검은 탑에는 강력한 금제가 걸려 있어 밖에 있는 작은 마수들이 진입하는 것을 막는 동시에 안에 있는 사람이 밖을 향해 공격하는 것도 막고 있었다.
그렇다고 밖으로 나가면 그 순간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수억 마리의 마수들이 달려들어 신식과 음파로 공격할 것임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수마해 안에서 천만 명의 수련자들을 겁에 떨게 할 수 있는 화신기 수련자였지만 지금 저 수억 마리에 달하는 마수들을 뚫고 나갈 방법은 없었다.
두 마혼 (2)
한참 침묵하던 그는 어깨에 앉아 있는 두꺼비를 쓰다듬었다.
꽥꽥.
그가 두꺼비를 건드리자 두꺼비는 곧장 어깨에서 내려와 바닥에 엎드린 채 요란하게 울었다.
맹타자는 가슴 아픈 표정으로 두꺼비를 바라보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다시 두꺼비를 챙긴 채 한참이나 고민하다가 저물대에서 수백 척에 달하는 붉은색 구렁이를 꺼냈다. 머리에 뿔 하나가 달린 이 구렁이는 밖으로 나오자마자 이글이글 타오르는 듯한 열기를 내뿜었다.
“만약 이 이천(離天) 두꺼비로 대체한다면 난 아무런 부상도 입지 않겠지. 대신 두꺼비는 분명 죽을 거야. 이 붉은 뿔 구렁이는 중급 영수(靈獸)라 대체해 사용할 수는 있어도 나 역시 다칠 수 있겠지.”
맹타자는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엄지로 중지를 그어 피 한 방울을 냈다. 그리고 기이한 주문을 외자 핏방울의 색이 옅어지다가 결국 유백색으로 변했다. 맹타자는 그 유백색 핏방울을 구렁이의 머리에 찍었다.
진지한 표정의 맹타자는 두 손으로 결인을 한 뒤 천천히 자신의 이마를 눌렀다. 그리고 손을 들자 반짝거리는 실 한 가닥이 그의 이마에서 뻗어 나와 천천히 핏방울이 묻은 이무기의 머리에 찍혔다.
한참 뒤, 맹타자는 깊은 숨을 들이마시며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거대한 구렁이는 그 자리에서 똬리를 틀고 앉아 꿈쩍도 하지 않았다.
맹타자는 잔인한 눈빛으로 조용히 탑의 문을 열었다. 그가 탑 밖으로 발을 내딛은 순간, 회오리바람 소리는 전보다 훨씬 강해졌다. 그 회오리바람을 이루고 있는 작은 마수들은 신식을 한 데 모아 만들어낸 번개를 매섭게 휘둘렀다.
그때 천지가 진동했다.
우르릉!
토행의 땅 상공의 금제도 뒤흔들리면서 거대한 소리를 냈다.
그 충만한 신식의 공격이 닥쳐온 순간, 맹타자는 그것을 피하지 않고 두 손을 휘둘렀다.
커다란 검은색 구름이 그의 소매 안쪽에서부터 흘러나와 사방으로 퍼져나갔고 그 구름에 닿은 작은 마수들은 곧장 허공에서 뚝뚝 떨어져 내렸다. 그들의 몸은 새까만 연기가 되어 검은 구름의 일부로 섞여 들었다.
그와 동시에 하늘과 땅을 뒤집을 듯 강력한 신식의 공격이 내리쳤다. 비명을 내지른 맹타자의 몸은 점점 그림자로 변해 1백 척 길이의 구렁이가 됐다. 허공에서 꿈틀거리던 구렁이의 몸은 강력했지만 음파의 공격에 가루가 됐다. 그 안에 포함되어 있던 단(丹)도 깡그리 사라졌다.
검은 탑 안에서 똬리를 틀고 있던 거대한 구렁이는 흐릿해지면서 맹타자로 변했다. 그는 창백해진 얼굴로 한 움큼의 선혈을 토해낸 뒤, 피에 굶주린 듯 잔혹한 웃음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내가 뿌린 독은 수마해에서 제일이라 불리는 독이다. 난 이미 그것을 모두 방출했으니 너희들은 모조리 죽고 말 것이다.”
탑 밖의 검은 구름은 닿는 것을 족족 붕괴시켰다. 그 구름에 닿은 작은 마수들은 검은 구름의 일부로 변해버렸다. 자연히 검은 구름은 점점 더 커졌고 확산되는 속도 역시 빨라졌다.
한편, 맹타자와 제법 멀리 떨어진 한제 역시 그 거대한 기운의 파동을 느꼈으나, 그는 지금 신중한 눈빛으로 붉은 안개를 노려보고 있었다. 지금 붉은 안개 안의 파동은 점점 더 밀집되어 가고 있었으며 붉은 안개는 천천히 응집되어 갔다.
한제는 만약 그 안개 속의 마혼이 자신의 통제에 따르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한손에는 푸른 화염을 피워올린 채 붉은 안개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통제가 되지 않는다면 철저히 소멸할 생각이었다.
동시에 한제는 두 눈으로 붉은 번개를 번득이며 사방에 펼쳐진 극의 신식을 통한 금제를 더욱 공고히 했다. 그 안에 앉아 있던 마혼 역시 이상을 발견한 듯 정신을 차리고 붉은 안개를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희색을 띄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저 녀석도 순순히 복종하지는 않을 것 같군. 가장 좋은 건 저 놈이 한제 저자에게 덤벼들다가 둘 모두 크게 다치는 건데… 그럼 이 몸이 둘을 사이좋게 삼켜줄 텐데 말이야. 그렇게만 된다면 얼마나 좋아!’
생각하면 할수록 마음에 드는 생각이었다. 허이국의 영혼으로 만들어진 이 마혼은 약간의 기억만을 가지고 있는 상태로 그 나머지 기억은 마혼이 되던 그 순간 모두 사라져 버렸다. 지금 그는 자신을 수련자가 아니라 완전한 마혼으로 여기고 있었다.
시간은 천천히 흘러갔고 점점 줄어들던 붉은 안개가 어느 순간 맹렬히 수축하더니 붉은 빛을 발하는 구슬로 변했다.
쩌적-
이어 깨진 구슬 사이에서 붉은 기체가 흘러나왔고 그 기체는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작은 마수의 머리로 변했다. 뾰족하고 큰 입에서 놀랄 만큼 음산한 기운이 느껴졌다.
녀석은 모습을 갖추자마자 제자리에서 사라졌다. 한제는 깜짝 놀랐지만 침착하게 오른쪽 공간으로 시선을 옮겼다. 극의 신식이 번쩍거렸다.
모습을 갖춘 마혼은 깜짝 놀란 눈으로 한제를 쳐다보더니 곧바로 다시 사라졌다. 한제의 극의 신식은 처음으로 허공을 때렸다. 이것만으로도 막 모습을 갖춘 마혼이 얼마나 빠른지 짐작할 수 있었다.
허나 한제의 표정은 평소와 다름없었다. 오히려 더 침착한 기색이었다. 극의 신식이 등 뒤쪽에서 번쩍였다.
“으아악!”
그 순간, 비참한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다시 나타난 순간 극의 신식에 가격당한 작은 마수 모습의 마혼은 숨을 틈도 없이 극의 신식에 완전히 붙잡혀 버리고 말았다.
그 몸은 저절로 둥실 떠오르더니 천천히 한제의 앞으로 다가왔다. 그 마혼은 놀란 기색이 가득한 눈으로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허이국이었던 마혼은 찬 숨을 들이마시며 한제를 거스르려고 했던 마음을 얼른 지워버렸다. 한제가 그렇게 간단하게 새로운 마혼을 굴복시키리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 그러나 곧 그 이유를 추측해내고는 속으로 욕을 내뱉었다.
‘비겁하긴!’
한제는 서늘한 눈빛을 번득이며 방금 막 모습을 갖춘 마혼을 주시했다. 극의 신식이 갑자기 몸에서 빠져나가 거대한 한 마리의 붉은색 교룡이 되더니 그 작은 마수 마혼을 향해 포효했다.
탄혼으로서의 위엄이 발산되자 작은 마수들은 물론 허이국 마혼 역시 깜짝 놀라 바닥에 엎드려서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천적에게서나 느낄 수 있는 위압감이 그를 덜덜 떨게 만들었다.
작은 마수 마혼은 한동안 몸부림을 치며 포효했으나, 이내 애원하는 눈빛으로 변해갔다.
붉은색 교룡으로 변한 신식은 냉랭한 눈으로 마혼을 노려보다가 느릿하게 한제의 몸으로 되돌아갔다. 그와 동시에 한제가 영혼의 깃발 하나를 들자 마혼은 두 말 않고 붉은색 연기로 변해 그 깃발 속으로 들어갔다.
한제는 영혼의 깃발에 신식을 조금 심어둔 뒤에야 그것을 저물대에 챙겨 넣었다.
그리고 오른손을 다시 흔들자 사방에 실과 같은 얇은 선들이 반짝거렸다. 이것들은 모두 이전에 그가 신식으로 마혼을 굴복시키기 위해 배치해놓은 장치였다.
한제가 손을 꽉 쥐자 신식으로 만들어진 이 얇은 선들은 곧장 한 데로 뭉쳐 그에게 회수됐다. 이 선들이야말로 아까 그 작은 마혼 마수가 빠르게 이동했음에도 한제에게 간파당한 이유였다. 일찍이 마혼에게서 뭔가 이상한 점을 느낀 한제는 사방에 신식으로 거미줄 같은 금제를 걸어둔 상태였다.
덕분에 그 작은 마수가 어디로 향하든 한제는 다 느낄 수 있었다. 또한 동시에 그 마혼은 많은 영혼들과 융합된 뒤 그 자체의 몸에도 한제의 신식이 섞여 들어가 있었으므로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었다.
신식을 거둔 뒤 자리에서 일어나 창밖을 내다보던 한제는 한동안 고민하더니 아래로 내려갔다. 탑의 문 앞에 이른 그는 정리를 한 번 하고 밖으로 발을 내딛었다.
그의 뒤를 바짝 따르던 마혼은 한제의 몸이 땅속으로 가라앉는 것을 보고 얼른 그를 쫓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얼마 지나지 않아 교룡의 힘줄 속으로 들어가게 되고 말았다.
땅속의 저항력은 전보다 훨씬 강했다. 한제는 거의 9할에 이르는 영력으로 대항해야 했고 속도는 현저히 느려졌다.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던 한제는 신식을 지면에 펼쳐 신중하게 사방을 살폈다.
며칠 뒤, 한제의 표정이 약간 굳었다. 그는 신식을 통해 저 멀리 떠 있는 검은 구름을 보았다. 그 검은 구름은 매우 빨랐는데 점점 그가 있는 쪽으로 오고 있었다.
그 구름에 닿은 회오리바람은 곧장 붕괴되어 검은 구름에 삼켜졌다. 한제는 그 검은 구름을 응시하다가 얼른 방독용 단약을 입에 물고 몸을 더 가라앉혔다.
쉬익-
얼마 지나지 않아 그 검은 구름은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다가왔다. 검은 구름의 뒤쪽에는 한제가 이전에 보았던 가장 큰 회오리바람이 있었다.
이때 그 회오리바람은 급속도로 회전하고 있었는데 검은 구름이 빠르게 움직일 정도로 엄청난 기세였다.
거대한 회오리바람은 검은 구름을 몰고 한제가 있는 곳 근처를 지나치더니 멀리 나아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거대한 회오리바람은 돌아왔는데 이번에 그 속도는 더욱 빨랐으며 더욱 강렬한 소리를 냈다. 다시 한제가 있는 곳 근처를 스쳐지나가던 회오리바람은 먼 곳으로 사라져갔다.
그 회오리바람이 지나간 뒤에야 한제는 다시 천천히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는 속으로 냉소했다. 저 검은 구름은 말할 필요도 없이 맹타자의 작품일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