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 Station RAW novel - chapter 1195
모든 것이 금빛이었다. 아직은 매우 옅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비밀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한제의 두 눈에서 발산되는 금빛에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을 터였다.
금색은 진정한 선인의 색이었다.
왼쪽 눈에는 금빛 화염을 오른쪽 눈에는 금빛 번개를 담은 한제가 두 눈을 번쩍 뜬다면 그 모습을 본 수련자들은 거대한 심신의 파도를 잠재우기 힘들 터였다.
한제의 천둥번개의 본원은 완성된 상태였지만 완전하다고 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골수에서 새로운 피가 생성됨에 따라 불완전했던 부분이 사라졌고 혈맥의 힘을 통해 그 천둥번개의 본원은 선뇌(仙雷)가 되었다.
진정한 선뇌였다.
왼쪽 눈의 금빛 화염 역시 허상에 불과해 도화(道火)는 아니었고 완성된 상태도 아니었다. 그러나 골수에서 생성된 새로운 피가 온몸을 맴돌자 이 화염 역시 세상 모든 화염을 뛰어넘는 선화(仙火)로 변했다.
진정한 선화였다.
이렇게 만들어진 선뇌와 선화만으로도 한제는 공열기 초기 수련자를 단숨에 소멸시킬 수 있었다. 공열기 중기 수련자라 해도 오래 버티지는 못할 터였다. 공열기 후기 수련자라면? 분명 진정한 선뇌와 선화를 알아보고 곧장 도망치려 할 것이다.
또한 골수에서 만들어진 새로운 피와 맞닿은 한제의 나머지 세 가지 본원 역시 천천히 변화하면서 완성되어 갔다. 이제 어떤 계기만 주어진다면 새로운 혈맥 아래 그 본원들 역시 완성될 터였다.
광인의 출현은 고신의 유산을 얻은 것에 비견할 만큼 한제의 삶을 완전히 뒤바꿔준 것이다. 게다가 이 변화는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였다.
심신이 또렷하게 깨었는데도 몸은 꼼짝도 못하는 한제는 체내의 모든 것이 이전과는 전혀 달라졌음을 느꼈다.
특히 골수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새로운 피에는 선기(仙氣)가 담겨 있었다. 그 기운을 품고 한제의 체내에서 흐르는 피는 심지어 원신까지도 변화시켰다.
한제는 4대 선계를 관장하고 있던, 청림을 포함한 4대 선제가 선인이라고 불리기는 했어도 지금의 자신과 비교하면 일반인에 가까운 존재로 여겨질 것이라는 사실은 모르고 있었다. 한제의 몸속에 생겨난 혈맥은 그 정도로 놀라운 것이었다.
한제의 육신은 고신의 것이었고 도고로부터 계승받았다. 하지만 그의 혈맥은 광인의 행동으로 인해 선인의 것으로 변한 상태였다. 상상할 수 없는 우연 또는 운명이 이끈 변화였다.
두 종류의 상반되는 힘은 끊임없이 충돌했다. 도고의 힘은 제압된 상태였지만 선인의 혈맥조차 그것을 완전히 소멸시키지는 못했고 이에 한제의 육신은 불완전해졌다.
이런 불완전한 상태에서 한제의 하반신은 빠른 속도로 회복과 붕괴를 반복했고 원신은 육신 속에 갇혀 버렸다. 만약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한제는 산 채로 죽은 자가 되거나 누군가의 법보로 제련될지도 모른다. 그것도 선족과 고족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법보로!
지금 한제는 선택을 해야만 했다. 이전과 같은 도고의 계승자를 선택해 이 엄청난 행운을 버리든지, 아니면 이 행운을 택하면서 그와 수천 년 동안 함께 해왔던 고신의 유산을 버리든지.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게다가 설령 그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하길 원한다 해도 지금으로서는 그럴 수가 없었다. 원신을 움직일 수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이미 원신과 육신은 어느 정도 분리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젠장, 피곤해 죽겠군.”
바로 이때, 너무 많은 피를 흘려 혼절했던 광인이 깨어나기 시작했다. 그는 피곤했지만 무언가 기대하는 얼굴로 한제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 순간, 그의 얼굴에는 극도의 분노가 차올랐다.
“아직도 회복하지 않았다니! 내가 얼마나 많은 피를 쏟아부었는데! 그 정도 피라면 칠채 계집이라도 손에 넣을 수 있는 양이란 말이다! 이 사실을 형님이 알게 된다면 분명 발광을 할 텐데!”
광인은 길길이 날뛰며 한제의 어깨를 붙잡고 마구 흔들었다.
“그 정도 피를 받았으면서도 깨어나지 않을 작정이라면 내 피를 내놔라! 소홍, 얼른 이 녀석을 참해라!”
광인은 바락바락 악을 쓰고도 분이 덜 풀린 듯 씩씩거리다가 돌연 한제의 어깨를 덥석 물었다. 그리고는 마치 미친개처럼 울부짖었다.
“뜯어먹을 것이다! 뜯어먹어 죽여 버릴 것이야!”
한참이나 그렇게 난동을 피우던 광인은 이내 거친 숨을 몰아쉬며 다시금 붉게 충혈된 눈으로 한제를 내려다보았다. 그리고는 이내 한제의 어깨에서 입을 떼고 두 손까지 거두어 입을 틀어막더니 낑낑댔다.
“이래서 고국의 수련자들이 싫다니까. 너무 딱딱해! 내 이만 아프군! 소홍, 얼른 주가에 가서 그것 좀 가져와라. 뭐였더라? 아무튼 얼른 그걸 가져와! 만약 그들이 주지 않겠다고 버틴다면 내일 당장 내 형님이 가서 빼앗아 올 것이라 전해라!”
광인은 끙끙거리며 한쪽으로 가더니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그러나 곧 몸을 돌려 한제를 바라보았을 때는 또다시 발광하려는 조짐을 보였다.
“믿을 수가 없군! 가만 있어봐! 생각을 좀 해야겠으니!”
이 광인의 충혈된 두 눈은 빠른 속도로 번득이고 있었다. 그러나 잠시 후에도 별다른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는지 더욱 초조해진 기색으로 버럭 고함을 내질렀다. 마땅한 생각이 떠오르지 않자 그는 점점 화를 냈다.
잠시 후, 그는 오른손으로 자신의 왼쪽 어깨를 덥석 움켜쥐더니 단숨에 뜯어냈다. 강력한 힘에 그대로 분리된 왼쪽 어깨에서는 피 한 방울 흐르지 않았고 뜯겨나간 부위는 매우 매끈했다.
자신의 왼팔을 쥔 광인은 가만히 한제를 응시하다가 자신조차도 알아들을 수 없는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동시에 그는 오른팔을 휘둘렀다. 그러자 손에 쥐고 있던 왼팔이 휙 날아가 지면에 떨어졌다. 이어서 오른팔을 점점 빨리 움직이던 그는 결국 몸을 훌쩍 날려 한제 위로 떨어져 내리더니 욕설을 내뱉기 시작했다.
이렇게 내뱉기 시작한 욕설은 무려 며칠 동안이나 이어졌다.
입이 말라오고 숨이 거칠어질 무렵에서야 욕설을 멈춘 광인은 저쪽에 떨어져 있던 왼팔을 다시 자신의 몸에 갖다 댔다. 금빛이 번득이더니 팔이 어깨에 붙었다. 떨어져나갔던 부위에는 둥그런 문양이 남았는데 이 문양은 매우 복잡해 힐끗 보는 것만으로도 정신을 잃게 될 것만 같았다. 또한 그 문양에서는 세상이 처음 열렸을 당시의 존재와 같은 기이한 느낌이 풍기기도 했다.
왼팔 상처 위의 문양을 말없이 바라보던 광인이 돌연 화들짝 놀라는 듯하더니 밝게 번득이는 눈으로 벌떡 일어났다.
“그래! 그거야! 하하하! 바로 그거야!”
광인은 입술을 핥으며 두 손을 비비더니 잔뜩 흥분한 얼굴로 한제 곁으로 달려갔다. 장난감으로 여기고 있는 시체를 이용해 즐겁게 놀 방법을 생각해낸 것이다.
허나 정신이 온전치 못한 자가 떠올려낸 놀이라곤 결국 끔찍한 것뿐이었다.
“어떻게 선족 선조(仙祖)의 문양을 잊을 수 있지? 하하, 선조의 문양 세 개! 그래, 바로 그거야!”
잔뜩 흥분한 광인은 온몸의 피가 들끓는 듯한 표정으로 한제를 바라보며 바보처럼 웃었다. 하지만 그의 눈빛은 점차 흐릿해졌다.
“아냐, 뭔가 이상해. 형님이 그랬던 것 같아. 죽는 한이 있더라도 우리 선족이 아닌 다른 자에게 선조의 문양을 줘서는 안 된다고⋯⋯. 하도 신신당부하는 바람에 그러겠다고 맹세까지 했던 것 같은데…”
광인은 잠시 망설이다가 고개를 숙여 한제를 바라보았다.
“아니야, 아닌 것 같아. 다시 생각해보니 형님이 선조의 문양은 누구에게나 줘도 된다고 했던 것 같아. 아닌가? 아니, 아니야. 아니… 젠장! 대체 뭐가 맞는 거지?”
광인은 미간을 팩 찌푸린 채 오른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계속해서 두드렸다. 하지만 머릿속은 여전히 혼란스러울 뿐이었다.
“형님의 말은 반드시 따라야만 해. 남한테 줘도 된다고 했었던 것 같아. 그래, 그랬을 거야. 남한테 줘도 돼!”
광인은 이내 신중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맞아. 소홍도 그랬잖아. 내 기억력이 뛰어나다고. 틀림없어.”
혼잣말을 중얼거리던 그는 또다시 흥분의 빛을 드러내며 입술을 핥더니 두 손으로 빠르게 결인을 그렸다. 순간 수련성이 크게 진동했고 광인의 몸 역시 격렬하게 흔들렸다. 그러자 그의 미간에서는 왼팔의 상처 부위에서 나타났던 것과 같은 둥근 문양이 어렴풋이 나타났다.
“세상이 처음 열리고 선족 선조께서 강림하셨을 때 세 개의 문양으로 선족의 불멸을 얻어내셨다! 첫 번째 문양은 하늘로 두 번째 문양은 도(道)로 그리고 세 번째 문양은⋯⋯ 뭐로 바뀌었지? 소홍, 세 번째 문양은 뭐로 바뀌었더라?”
광인은 멍한 얼굴로 눈을 끔뻑거리며 고개를 갸웃했다.
“아… 기억이 안… 아니, 잠깐. 나는 기억력이 좋으니까 분명 곧 생각날 거야!”
그는 중얼거리며 오른손으로 미간을 두드렸다. 콰쾅 하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힘이 뿜어져 나와 지하마수의 세계에 가득 퍼져 나갔다.
이어서 광인은 미간에 타나난 문양을 뜯어내려는 듯 움켜쥐더니 그 손으로 한제의 미간에 새겨진 고신의 반점을 내리쳤다.
“선조의 문양 세 개로 우리 선족은 불멸의 몸을 갖게 되었다!”
그의 오른손이 미간에 닿은 순간 한제 체내에서 뿜어져 나온 어마어마한 힘이 광인의 손과 충돌했다.
콰쾅!
우렁찬 소리와 함께 광인은 피를 한 움큼 토해내며 저 멀리 나가떨어졌다. 그리고 잠시 후, 그는 멍한 눈으로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생각난 것 같아. 전수해주면 안 되는 거였어. 특히나 고국의 세 종족에게는 더욱 더. 그랬다가는 아주 골치 아픈 일이 생겨날 거라고⋯⋯. 하지만 걱정할 거 없지. 전수에 성공하지 못했으니까. 내 기억력에는 문제가 없어. 전수해주면 안 된다는 사실이 결국 떠올랐잖아.”
그 말을 끝으로 광인은 두 눈을 뒤로 홱 까뒤집더니 정신을 잃고 말았다.
그때, 한제의 육신에 이어 눈꺼풀이 바르르 떨렸다. 육신에 갇힌 그의 심신은 포효를 내지르는 중이었다. 방금 전 광인이 자신에게 문양을 찍으려고 한 순간, 한제는 자신의 내부에 제압되어 있던 도고의 힘이 발광하듯 폭발하는 것을 똑똑히 느꼈다.
“저 미친놈!”
한제의 두 눈이 번쩍 뜨였다.
금색 하늘, 검은색 땅
한제가 두 눈을 뜬 순간, 미간에서는 둥근 문양이 하나 나타났다. 광인의 미간에서 나타난 문양과 똑같은 문양이었다. 그리고 그 문양이 나타나자 한제의 골수에서 생성된 새로운 피가 솟구쳐 오르기 시작했다.
이전까지 한제의 체내에서는 혈맥의 힘과 도고의 힘이 평형을 이루고 있었다. 도고의 힘은 제압된 상태이긴 했지만 소멸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미간에 나타난 문양은 전쟁 전에 타오른 봉화처럼 혈맥의 힘을 강화했고 고신과 도고의 힘은 금방이라도 소멸해 버릴 기세였다. 이에 이미 제압되어 있던 고신과 도고의 힘은 모든 힘을 폭발시켜 저항했고 한제의 육신을 전장으로 삼아 격렬한 전투를 펼쳤다.
침입자로 볼 수 있는 혈맥의 힘은 한제와 이제 막 융합된 터라 그와 평생을 함께 해오다시피 한 고신과 도고의 힘을 쉽사리 제압하지 못했다. 때문에 대립은 무서울 정도로 격렬해졌다.
그 순간 한제의 미간에서 고신의 반점 중 하나가 무너져 내렸고 강력한 고신의 힘이 되어 체내로 들어갔다. 덕분에 한제는 완전히 회복되었다.
하지만 육신이 회복되었을 찰나 미간의 둥근 낙인이 가동되면서 체내 혈맥의 힘을 증폭시켰고 이에 한제의 육신은 다시 붕괴되었다. 두 팔과 다리, 머리와 원신을 포함한 모든 것이 와해되면서 피와 살점이 사방으로 튀었다. 하지만 곧장 한 줄기 순수한 선기가 솟구쳐 빠르게 응집되면서 흐릿한 인영을 형성했다.
이 흐릿한 인영은 바로 원신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수련자의 원신이 아니라 진정한 선인의 것이었으므로 원선(元仙)이라고 부르는 것이 옳았다.
원선이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사방으로 튀었던 피와 살점들은 꾸물거리며 모여들어 육신, 선체(仙體)를 이루었다. 빛을 반짝이며 무궁무진한 선기를 발산하는 선체에서는 멀리서도 느껴질 만큼 놀라운 기세가 풍겼다.
하지만 선체는 나타나자마자 바르르 진동하더니 순식간에 다시 무너져 내리듯 폭발했고 동시에 한제의 미간에서 반점 하나가 함께 파괴되었다.
무너져 내린 선체의 피와 살점이 사방으로 튀는 동안 뿜어져 나온 한 줄기 도고의 기운이 붕괴한 살점들을 다시 응집시켰다. 눈 깜짝할 사이 키가 1만 척에 이르는 고신의 육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 고신의 육체 역시 곧장 다시 파괴되었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서 한제는 선체와 고신의 육체 사이를 빠르게 오갔다. 한 번 붕괴가 일어날 때마다 그는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의 고통을 느꼈다.
도고의 힘은 많지 않아 그것으로 선체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그때마다 쇄성을 해야 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만약 이 상황에서 포기를 해버린다면 체내에 존재하는 고신의 힘은 폭풍이 되어 모든 것을 파멸시킬 것이고 그리 되면 한제는 죽음을 피할 수 없을 터였다.
반드시 둘 사이의 평형을 찾고 그 둘을 융합시켜야만 했다. 그러지 않으면 그간 한제가 얻었던 행운들이 도리어 그의 목을 조르게 될 것이다.
일곱 번의 붕괴, 일곱 번의 전환. 반점 일곱 개의 소멸까지 그 모든 것이 순식간에 진행되었다. 하나의 반점이 파괴될 때마다 고신의 힘은 증폭해 도고의 힘으로 전환되면서 더욱 강력해졌고 이에 일곱 개의 반점이 모두 파괴되었을 때 체내에 응집된 도고의 힘은 이미 놀라울 정도였다.
바로 그때, 여덟 번째 붕괴와 전환이 시작되었다.
이번에 한제는 어쩔 수 없이 아직 여덟 번째 반점으로 자리 잡지 못한 회오리를 파괴해야 했다.
콰쾅!
요란한 소리와 함께 그의 육신은 선인과 고신 사이에서 여덟 번째로 전환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더 이상 파괴할 반점이 없었다.
고신의 육신이 폭발하고 선기에 휩싸인 살점들이 응집되면서 한제는 벌써 몇 번이나 무너져 내린 선체를 갖게 되었다. 선인들이 가진 불멸의 육체였다.
이 불멸의 육체는 선족 선조의 문양에서 기인한 것이다. 사실 한제가 이 불멸의 육체를 가지게 된 것도 지금 그의 미간에 찍혀 있는 둥그런 문양 때문이었다. 그 문양은 그의 몸에 선기를 더욱 짙게 만들었고 골수에서 더 많은 선인의 피를 만들어내게 했다. 이렇게 형성된 선인의 육체는 곧 고신의 힘을 완벽히 제압하면서 완전한 모습을 갖출 듯했다.
만약 한제가 도고의 계승을 받지 못한 보통의 고신이었다면 여기에서 끝이 났을지도 몰랐다. 그랬다면 아마 고신의 유산을 잃고 진정한 선인이 된 뒤 무너져 내리며 죽음을 맞이했을 것이다.
하지만 한제가 받은 고신의 유산은 왕족 고신의 것이고 그는 도고로부터 계승을 받은 자이기도 했다. 선족 선조의 문양은 그의 혈맥을 변하게 했을 뿐만 아니라 한제가 가진 도고의 유산을 활성화하기도 했다.
광인의 말처럼 그 문양은 외부인에게 줘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특히나 고국의 수련자 그중에서도 3대 고족에게는…
“크아아아!”
한제는 고함을 내질렀다. 그의 선체에는 까마득히 많은 균열이 일어났고 동시에 체내에서 도고의 힘이 폭발했다. 이번 폭발로는 무너져 내릴 고신의 반점이 없었지만 대신 고신의 삼손칠겁 중 두 번째 손을 앞당겼다. 두 번째 손의 때 이른 강림은 선족 선조의 문양으로 인한 것으로 한제가 가지고 있던 도고의 유산이 위기를 피하기 위해 내뿜은 의지 때문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