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 Station RAW novel - chapter 133
만약 탈령술이 없었다면 한 알의 수단을 소화시키는 데 수개월에서 수년이 필요했을 터였다. 게다가 수단의 8할이나 흡수하면 다행이었다. 흡수하지 못한 나머지는 그냥 허투루 흩어지고 말았으리라.
비록 석주 안의 공간 덕에 시간을 단축시킬 수는 있었지만 그래도 시간은 꾸준히 흘러갔다. 하지만 탈령술 덕분에 한제는 거의 순간적으로 수단을 오롯이 흡수할 수 있었다.
금단이 규칙적으로 회전하면서 체내의 영력을 흐르게 했다. 한제는 두 눈을 번쩍 떴다. 한 알의 수단은 그의 수준을 결단기 중기의 절정에 이르게 해주었다. 이제 조금만 더 나아가면 결단기 후기에 이를 것이었다.
한제는 저물대에서 이전에 이모완이 준 단약들을 꺼내 하나하나 삼켰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고 단약들은 삼키는 족족 사라져 탈령술로 소화됐다. 그러다 몸을 재구성해야 하는 때가 되면 한제는 잠시 멈추고 그 영력을 금단에 흡수시켰다.
이렇게 해서 한제의 수준은 급속도로 성장했고 빠르게 결단기 중기를 넘어 후기에 이르렀다.
뒤이어 한제는 눈을 번득이며 과감하게 저물대에 있는 것 중 가장 중요한 보물 하나를 꺼냈다. 그것은 통로에서 만난 교룡에게서 가져온 골수였다. 그것은 겨우 백옥병 하나에 들어갈 정도밖에 되지 않았으나, 한제가 여태까지 손에 넣은 것 중 가장 중요한 보물이기도 했다.
그는 잠시 망설이다가 백옥병을 열었다.
한 모금 삼키자마자 체내에서 뜨거운 열기가 확 일었고 탈령술이 빠르게 운용됐다.
시간은 천천히 흘러갔다. 한제는 그의 금단이 점점 커지고 갈수록 빛나는 것을 똑똑히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이 회전하는 속도 역시 더욱 빨라지고 있었다.
교룡의 골수 한 모금이 완전히 흡수되기를 기다린 후 한 모금을 더 들이켰다.
하루, 이틀, 사흘⋯⋯.
그렇게 세 달이 지났을 때까지 한제는 석주 공간에서 눈을 감고 자리에 앉아 고신결 탈령술을 돌리고 있었다.
백옥병 안의 골수는 이제 열 방울도 남지 않았고 한제 체내의 금단은 거의 주먹 두 개 정도 크기로 불어 있었으며, 그 색은 불그스름한 금빛을 띠었다. 그것이 한 번 회전할 때마다 체내의 경맥에서 은은한 통증이 느껴질 정도였다.
하지만 원영기에는 아직 도달하지 못한 상태였다.
한 달 전, 한제는 원영기에 이르는 가능성을 높여주는 입영단도 복용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단약은 금단의 색에 불그스름한 기운을 띠게 해주었을 뿐, 금단이 깨져 원영으로 변화할 조짐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휴…”
한제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다른 사람이 원영기에 이르기 직전에 자신과 같은지 알지 못했지만 자신의 상황을 돌아봤을 때 원영기에 이르는 것은 예상보다 훨씬 어려울 듯했다.
이제 저물대에는 단약도 영기가 깃든 액체도 얼마 남지 않았다.
한제는 자리에서 일어나 사도환과 부모님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부모님의 영혼을 향해 몇 번이고 머리를 찧던 한제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미간을 두드려 석주 공간 밖으로 나갔다.
신식의 바다 밖에서 한제의 모습이 천천히 실체를 갖춰갔다. 그는 아래에 있는 고대 신의 신식의 바다를 바라보며 탄식했다. 원영기에 진입하면 기억의 유산을 오롯이 전승받을 기회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던 그는 신식의 사해에 들어가자마자 곧장 이곳에서 떠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럴 수 있을지 그는 확신할 수 없었다.
한참 고민하던 한제는 불쑥 고개를 들었다. 이제 그의 앞에 놓인 길은 하나뿐이었다. 영원히 이곳에서 갇혀 요마들의 추격을 받고 싶지 않다면 마지막 방법을 써야 했다.
그는 오른손으로 허공을 움켜쥐어 공간의 균열을 낸 뒤 그 안으로 들어갔다. 다시 나왔을 때에는 이미 조규혈을 떠나 기해혈에 이른 상태였다.
그는 잠시 망설이다가 두 손으로 결인을 그려 사방에 몇 개의 빛을 쏘았다. 그리고 틈이 벌어지자 과감하게 신식을 펼쳤다. 이를 통해 사방에서 줄곧 그를 찾고 있었던 요마들은 순식간에 그의 존재를 눈치 채고 이곳으로 모여들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요마들이 사방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은 한제를 보며 비릿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중에는 맹타자도 있었는데 그는 한제를 보자마자 혐오스럽다는 듯한 표정으로 손을 뻗어 그를 움켜쥐려 했다.
한제는 평소와 다름없는 표정과 침착한 눈빛으로 맹타자가 달려든 순간 차게 웃으며 말했다.
“네 주인의 봉인을 풀고 싶지 않은 게냐?”
그의 말에 주변에 있던 요마들이 경직했다. 맹타자도 흠칫 놀라 저도 모르게 움직임을 멈추었다.
그들의 반응을 본 한제는 자신의 추측이 옳았음을 확신하게 됐다. 이제 그 요마들의 주인이 혈해에 봉인된 붉은 머리의 남자라는 점만 확인하면 됐다.
맹타자는 그늘진 얼굴로 차게 코웃음을 치더니 오른손을 더 빠르게 뻗었다.
이전에 이미 사방에 손을 써뒀기에 마음만 먹으면 어느 방향으로라도 벌어진 틈을 통해 도망칠 수 있었지만 한제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의 눈빛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상대가 공격을 해오는데도 주변의 요마들이 저지하지 않는다면 상대는 탄혼의 생사에 개의치 않는다는 뜻으로 그의 추측이 틀렸다는 것이었다.
맹타자의 손이 막 한제를 움켜쥐려 할 때, 냉랭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만!”
목소리가 들려온 순간 맹타자는 보이지 않는 손에 붙잡히기라도 한 듯 뒤쪽으로 훅 밀려나면서 검은 피를 몇 번이나 토해냈다. 바닥에 뒹굴기까지 했으나 그는 원망하는 기색 하나 없이 공손하게 말했다.
“타목 어른을 뵈옵니다.”
그와 동시에 사방의 요마들이 머리를 조아렸다.
예전에 천마산인의 계획을 어그러뜨린 중년 남자가 한제로부터 몇 백 척 떨어진 곳에 나타났다. 그는 냉랭한 눈으로 한제를 살폈고 한제 역시 침착한 눈으로 상대를 마주보았다.
“역시 탄혼이었구나! 좋다, 날 따라와라!”
타목은 말을 마친 뒤 오른손을 휙 휘둘렀다. 순간 허공에 1천 척에 달하는 길이의 거대한 틈이 벌어졌다.
탄혼 (2)
타목은 한제를 힐끗 보더니 균열 안으로 훌쩍 날아 들어갔다. 한제는 깊게 고민하지 않고 그 뒤를 따랐다. 그의 뒤에 있던 요마들도 가물가물한 연기가 되어 뒤따랐다.
하지만 그들이 막 진입하려는 순간, 그 균열은 갑자기 맞물리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종적을 감춰버렸다. 이에 한제와 타목을 제외한 누구도 균열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공간의 균열이 맞물리던 그때, 한제의 눈앞에 있는 것은 상상했던 혈해가 아니라 보라색과 검은색 빛이 비치는 공간이었다.
폭이 1천 적 정도로 넓다고 할 수는 없었고 사방의 각 모서리에는 특이한 모양의 법기(法器)가 놓여 있었는데 그곳으로부터 은은한 빛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각각의 법기 옆에는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는 수련자가 한 명씩 붙어 있었다. 그들의 외양은 타목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 수련자는 타목까지 총 열 명이었다.
두 사람이 이 공간에 진입한 순간, 법기 옆에 붙어 있던 모든 수련자가 눈을 번쩍 떴다. 그리고 양손으로 결인을 하며 곁에 있는 법기에 몇 갈래의 결인을 쏘았다. 순간 보라색 빛 한 줄기가 여러 법기 안에서 번쩍거렸다.
타목은 갑자기 몸을 홱 틀어 번득이는 눈으로 한제를 쳐다보았다. 한제는 몇 걸음 뒤로 물러나며 긴장한 상태로 오른손을 저물대에 올려놓았다.
눈앞의 모든 것은 이전에 그가 계획했던 것과 상당히 달랐다.
사방의 법기 옆을 지키고 있던 아홉 명의 수련자 중 한 명이 낮게 외쳤다.
“타목, 우리는 오래 버틸 수 없어. 한 시진도 못 버틴다고! 얼른 똑똑히 설명해야 할 거야!”
타목은 예리한 빛이 번득이는 눈으로 한제에게 물었다.
“여태 꽁꽁 숨었으면서 이제 와서 왜 모습을 드러낸 거지?”
한제는 왼손으로 불쑥 결인을 긋더니 뒤쪽을 확 움켜쥐었다. 뒤쪽으로 공간의 균열이 나타났으나, 한제가 뒤로 물러나기도 전에 그 균열은 법기가 내뿜은 보라색 빛의 공격에 사라져 버렸다.
타목은 덤덤한 기색이었으나, 한제는 심장이 덜컥했다.
“고대 신의 땅을 떠나기 위해서다!”
“타목, 뭘 그렇게 꾸물대? 내가 알려주마. 탁삼의 봉인이 한 번 열리면 이곳에 있는 모든 사람은 사망하고 그 한 사람만 나갈 수 있다!”
몸집이 큰 붉은 얼굴의 수련자가 미간을 찌푸리며 법기 옆에서 크게 외쳤다.
“당시 우리 열한 명이 이 황량한 땅에 온 건 동굴을 파기 위해서였다. 한데 예기치 못하게 이곳에서 고대 신의 기운을 감지했지. 이곳을 탐색하던 우리는 이 고대 신 밖에서 탁삼이라는 수련자를 만났어! 그는 굉장히 강했고 우리는 그와 연합을 했지.”
노인의 목소리는 우렁찼고 말이 굉장히 빨랐다. 그가 말을 마치자마자 이번에는 그 옆에 있던, 머리가 산발이 된 수련자가 고개를 쳐들고 음산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탁삼은 우리를 죽이지 않았어. 대신 우리가 고대 신의 땅에 들어가기를 종용했지. 그 자는 이 고대 신의 땅에 대해 손바닥 들여다보듯 아주 잘 알고 있었어. 그는 굉장히 오래 전부터 이 고대 신의 땅에 관심을 두었으나 안타깝게도 마지막 관문에서 가로막혔다더군.”
“그는 우리와 함께 그 관문을 타파하고 싶다고 했지. 고대 신의 체내에 존재하는 유산은 매우 적지만 그 유혹은 엄청났어.”
“그 자의 계략은 엄청났지만 우리가 그리 쉽게 속아 넘어가는 사람들은 아니었지. 결국 그가 말한 그 관문을 타파했을 때 기이한 일이 발생했어. 우리가 타파한 그 관문은 분명 어떤 봉인이었는데 그 봉인이 너무 강해서 우리는 적지 않은 시간을 들여야 했지.
만약 그 자가 봉인에 대해 잘 알고 있지 않았다면 우리는 절대 그것을 파괴할 수 없었을 거야. 봉인을 파괴한 뒤 우리는 똑똑히 느꼈지. 그 탁삼이라는 자가 어딘가 달라졌다고. 하지만 대체 어느 부분에 변화가 생긴 건지는 알 수 없었어.”
노인의 말에 모두 고개를 끄덕거렸다. 잠시 옛일을 생각하는 듯하던 붉은 얼굴의 노인은 이내 다시 말을 이었다.
“그런데 바로 그때, 고대 신의 신식의 바다가 돌연 거인으로 변해 탁삼과 큰 전투를 벌였지. 더 불가사의한 건, 탁삼이 그 거인의 공격 수단을 마치 손바닥 들여다보듯 훤히 알고 있었다는 거야! 결국 거인은 패배고 그 몸은 둘로 나뉘어 하나는 사해가 됐고 다른 하나는 강력한 신통력을 발휘하게 됐지.”
“탁삼은 거인에게 ‘네가 할 수 있는 것 중 내가 이해하지 못할 것은 없다’고 했지만 그 법술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것 같았어. 그 신통한 법술은 순간 신식을 천 갈래로 나누어 그 사람 체내에 들어갔지. 그리고 수천 층에 이르는 봉인을 만들더니 결국 그 자를 봉인한 채 혈해가 됐어. 그를 그곳에 완전히 봉인해버린 거야.”
듣고 있던 한제도 점점 그 탁삼이라는 자의 정체가 궁금해졌다.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한 우리는 황망히 돌아서서 나오려 했어. 그런데 그 순간, 우리 열 명은 모두 갑자기 나타난 공간의 균열 안에서 뻗어 나온 손에 붙잡혀 혈해 안에 붙들리고 말았다. 나머지 한 명만 나가는 데 성공했지.”
“탁삼은 정말 두려운 존재야. 수천 층에 달하는 봉인에 대해서도 그 짧은 시간에 파괴할 방법을 떠올려냈어. 그 봉인은 사실 고대 신 서사의 갈라진 신식들이다. 그 자는 그 신식을 뽑아내 우리 열 명의 체내에 심어두었지.”
“그 후 아주 오랜 세월 동안, 천 년마다 이따금씩 이곳에 오는 수련자들은 매번 탁삼에 의해 붙잡혔고 그들의 몸에도 탁삼의 봉인이자 갈라진 고대 신의 신식을 심었어. 하지만 그러면서도 매번 몇몇 사람들을 풀어주면서 다음에 다시 오게 만들었지.”
그렇다는 것은 지금껏 수천 년간 수많은 수련자가 탁삼이라는 자의 수단에 놀아났다는 뜻이 되었다. 심지어 한제 자신조차, 비록 원하던 바는 아니었으나 탁삼이 세워둔 계획의 일부로서 움직인 것인지도 몰랐다.
“수련자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그의 봉인은 점점 줄어들었다. 다행히 나중에 들어온 그 수련자들은 우리와 다르게 수준이 떨어져 하나의 신식을 심기에 적합하지 않았어. 이에 한 갈래의 신식을 또 여러 개로 갈라 각각의 수련자에게 심느라 봉인을 제거하는 속도가 점점 느려졌지.”
“하지만 그 자는 정말 대단하게도 봉인을 제거하는 다른 방법을 알아냈어. 탄혼을 이용하는 거지! 사실 그전까지 우리는 탄혼이 뭔지도 몰랐지만 그는 속속들이 알고 있었어. 그가 우리를 비롯한 수련자들을 파견한 것은 탄혼을 붙잡아 그 탄혼으로 하여금 그의 봉인을 빨아먹게 하기 위해서야.”
‘봉인을 빨아먹는다?’
한제는 의외의 말에 흠칫 놀랐다. 자신을 필요로 한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게 정확히 무엇을 시키려는 것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이 순간 의문이 풀렸다.
“이 방법은 효과가 좋았지만 안타깝게도 탄혼은 어느 정도의 봉인을 빨아 먹고는 곧장 잠에 빠졌어. 이에 탁삼은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고 그래서 아예 탄혼을 만들어낼 생각을 하게 됐지.
유혼이었던 사자는 탁삼 덕분에 유혼을 삼켜대며 탄혼으로 진화하려 하고 있어. 그런 사자가 탄혼으로 진화하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한데 그 순간 네가 나타난 거야.”
눈앞에 있는 열 명의 수련자들 중 얼굴에 주름이 자글자글해 방금 막 묘에서 파낸 것 같은 노인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분분히 입을 열어 한 마디씩 해댔다. 한제는 길게 이어지는 이야기에 놀랐지만 아직 이를 완전히 믿을 수는 없었다.
“우리는 줄곧 탁삼의 정체를 궁금해 했다. 그는 어떻게 이 고대 신의 땅에 대해서 그리 잘 알고 있는 걸까? 오랜 세월 그를 관찰해온 우리는 이런 추측을 하게 됐지. 탁삼은 사실 고대 신 서사가 죽은 뒤 그 안에 남아 있던 원한이 응집되어 만들어진 사악한 존재일지도 모른다고…”
마지막 말은 타목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한제는 만약 자신이 완전한 기억의 유산을 얻게 된다면 그 추측이 정말인지도 파악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황당한 추측이었지만 그 추측대로라면 탁삼에 관한 대부분의 의문이 풀린다는 것만은 분명했다.
“만약 네가 혈해에 들어간다면 세 번째 관문에 있던 탄혼과 마찬가지로 탁삼의 봉인을 푸는 도구로 전락하겠지. 봉인이 열리는 날이 곧 네가 죽는 날이 될 거다.”
그 말에 한제는 차게 웃었다.
“내가 죽는 날? 내가 죽으면 너희의 신식도 흩어질 텐데? 만약 너희들의 말이 사실이라면 혈해에 봉인된 그 자가 봉인을 풀었을 때 가장 먼저 할 일은 흩어두었던 신식을 거두는 것 아니겠나?”
타목을 비롯한 사람들이 일제히 침묵했다.
그때, 한 마디도 않고 있던 노인이 가볍게 헛기침을 한 뒤 온화한 어조로 느릿하게 입을 열었다.
“총명한 도우로군. 탁삼이 진정한 고대 신의 힘을 가지면 분명 흩어두었던 신식을 거두려 하겠지. 그래야 자신도 온전한 신식을 가질 수 있을 테니까. 더구나 세월이 오래 흐르면서 그가 우리에게 심어둔 신식은 이미 우리에게 완전히 섞였어.
그러니 그 신식을 거두면 우리의 신식까지 함께 거둬지게 될 거야. 도우, 우리를 돕는 것이 곧 자네를 돕는 거야. 하지만 그냥 도와달라는 말은 아니네. 우리 제안에 동의한다면 후하게 보상하겠네.”
한제는 꼼짝 않고 상대의 말이 얼마나 믿을 만한지 속으로 헤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