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 Station RAW novel - chapter 135
때문에 한제를 제외하고 그가 기억의 유산을 일부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그 사실을 알아챌 수 있는 사람도 없었다.
한제는 그 붉은 빛이 고대 신의 갈라진 신식임을 이전에 타목 등을 통해 알고 있었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통제할 수 없는 그것에 대해 두려움을 느꼈겠지만 한제는 탄혼의 속성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집어 삼킬 수 있었다.
한제가 신식을 삼키는 것을 본 탁삼은 말없이 냉랭한 두 눈으로 그를 주시했다. 그리고 한참 후에야 그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탄혼인데 혼의 핵은(核) 응결되지 않았구나. 그런데도 신식을 삼키다니, 마음에 든다. 유혼, 저 자가 혼핵(魂核)을 맺을 수 있도록 도와라!”
유혼은 몸을 바르르 떨며 주저하더니 곧 결심한 듯 외쳤다.
“명을 받들겠습니다!”
말을 마친 그는 오른손으로 자신의 미간을 두드렸다. 순간 그의 몸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진동하더니 점점 약해져갔다. 그리고 반짝거리는 투명한 붉은빛의 구슬 하나가 그의 미간으로부터 솟아나왔다.
스르륵
이 구슬이 밖으로 나오자마자 유혼은 곧장 무너져 내리더니 더는 사람의 모습을 유지하지 못하고 신식의 형태로 돌아갔다. 한참 후에야 다시 천천히 사람의 모습을 갖추었지만 몸은 반쯤 투명해진 상태였다.
한제는 눈을 번득이며 두 말 않고 극의 신식으로 그 빛 구슬을 감쌌다. 빛 구슬 안에 내포된 힘은 아무런 저항 없이 1각 만에 한제에게 말끔히 흡수됐다.
한제는 자신의 신식이 이전에 비해 몇 배나 더 커졌음을 똑똑하게 느꼈다.
탁삼은 다시 느릿하게 입을 열었다.
“유혼, 계속해라.”
반쯤 투명한 남자의 모습을 하고 있던 유혼은 비참하게 웃었다. 탄혼의 속성을 가진 한제가 혼핵도 가지고 있지 않으리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일찍이 알았더라면 절대 저 탄혼에 대해 주인에게 보고해 죽음을 자초하지는 않았을 터였다. 게다가 저렇게 큰 몸집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혼핵을 생산하지 못하는 탄혼이라니, 정말이지 의심스러웠다.
혼핵은 탄혼이 일정 정도까지 진화한 뒤 흡수한 유혼들의 수가 점차 많아짐에 따라 자연스럽게 생성되는 탄혼의 핵심이었다.
일반적으로 탄혼은 탄혼으로 진화되는 그 순간 대량의 유혼들을 흡수하여 빠른 속도로 혼핵을 생성했다.
혼핵을 맺지 않은 상태를 길게 유지하려는 탄혼은 거의 없었다. 혼핵을 맺은 탄혼은 유혼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혈해의 봉인 (2)
남자는 비참하게 웃으며 다시 미간을 두드렸고 혼 구슬이 나오지도 않았는데 몸이 무너져 내렸다. 이제 그는 더 이상 인간의 모습을 유지하지 못했다.
한참 뒤, 붉은빛을 반짝이는 혼 구슬이 그의 투명한 몸에서 빠져나왔다. 그의 기운은 이미 끝없이 떨어지고 있었다. 이전에는 일반적인 유혼보다 훨씬 큰 몸집을 자랑했지만 이제 더 이상 그럴 수 없었다.
한제는 신식을 다시 일으켜 그 혼 구슬을 흡수했다. 이번에 그는 신식을 통해 뭔가 다른 점을 명확하게 느꼈다. 신식의 크기는 더는 늘어나지 않았지만 그 안에서 쌀알 하나만 한 크기의 낟알이 생겨나 천천히 굳어졌다.
탁삼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만약 탄혼에게 혼핵이 없다면 그렇게 많은 신식을 감당할 수가 없다. 하지만 눈앞에 있는 자는 두 개의 혼 구슬을 삼켜 놓고도 겨우 혼핵을 응결시키는 단계에 이르렀다. 두 개의 혼 구슬은 거대했던 유혼의 반에 해당하는 힘이었다.
그는 잠시 고민하다가 한손을 유혼 쪽으로 뻗었다. 유혼의 몸은 신음과 함께 급속도로 수축되더니 이내 붉은빛을 번득이는 혼 구슬 하나를 다시 배출해냈다. 그것을 잡아챈 탁삼은 그대로 한제에게 내던졌다. 이 혼 구슬은 유혼의 생명까지 녹여낸 것이었다.
세 번째 혼 구슬을 흡수한 한제는 신식 안에 자리 잡은 그 쌀알만 한 낟알이 급속도로 커지는 것을 느꼈다. 곧 그것은 손톱만 한 크기로 불어났다.
이때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드는가 싶더니, 한제의 극의 신식은 빠르게 수축되어 이 손톱만 한 크기의 구슬에 흡수됐다. 그리고 그 구슬은 그의 미간 깊은 곳에서 사라졌다.
한제의 두 눈에서 검은 빛이 번득였다. 사실 그는 이제야 유혼을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진정한 의미의 탄혼이 된 셈이었다.
이 모든 것은 혼핵이 형성된 순간, 마치 전승을 받듯 명확해졌다.
탁삼은 눈빛을 거두고 오른손을 휘둘렀다. 순간 공간의 균열이 허공에 나타났다. 이어서 그가 손을 움켜쥐자 혈해가 다시 진동하기 시작했고 곧 거대한 환영이 천천히 그 안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그 환영이 나타난 순간 한제는 탄혼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그 환영은 세 번째 관문에서 잠들어 있던 탄혼으로 마치 먹구름처럼 균열 안에서 빠르게 모습을 드러냈다. 탁삼은 낮게 소리를 치더니 온몸을 격렬하게 떨었다.
기이한 붉은 빛이 그의 몸 밖으로 확산됐고 피 안개가 그의 각 부위에서 끊임없이 피어올랐다. 눈 깜짝할 사이에 그의 몸은 붉은색으로 뒤덮였다. 상상 이상의 고통을 한참 견뎌내다가 한참 뒤에야 고개를 번쩍 들고 피범벅이 된 얼굴을 드러낸 그가 거친 목소리로 말했다.
“서사의 갈라진 신식이여, 나와라!”
그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순간 갈래갈래 붉은 빛이 그의 몸에서 빠져나왔다. 셀 수 없이 많은 그 붉은 빛들은 사방을 배회하다가 빽빽하게 모여들어 거의 한 줄기의 붉은색 회오리바람을 이루며 요사스러운 빛을 번득였다.
사방의 수련자들은 두려운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오직 타목을 비롯한 열 명의 수련자만이 가라앉은 얼굴로 그 붉은 빛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때, 먹구름 같은 탄혼이 입을 쩍 벌렸다. 그 입은 점점 더 커지면서 앞쪽으로 뻗어왔다.
하지만 이때 나머지 붉은 빛들이 갑자기 빛을 번쩍거리면서 미친 듯이 남자의 곁을 맴돌더니 붉은색 부호를 이루었다. 하나씩 이루어진 붉은 부호는 탁삼의 몸에 하나씩 찍혔고 그럴 때마다 탁삼의 몸은 경련을 일으켰다.
동시에 그의 경련에 따라 혈해에는 새롭게 수십 갈래의 붉은 빛이 나타났다. 그렇게 나타난 붉은빛 역시 탁삼 주위를 맴돌았고 탄혼에 의해 흡수됐다.
그 탄혼이 수십 갈래의 붉은 빛을 삼켰을 때, 먹구름 같던 그 몸에는 은은한 붉은 빛이 맴돌았다. 그것을 소화할 동안은 다른 빛을 삼킬 수 없는 듯했다.
탁삼은 고통에 찬 모습이었다. 그 눈빛은 산발이 된 머리를 뚫고 한제에게 향했다.
한제는 왜 이 일에 두 개의 탄혼이 필요한지 이제야 깨달았다. 한 마리의 탄혼만으로는 빛을 소화할 시간이 필요해 충분한 속도를 낼 수 없기 때문이었다.
또한, 그 소화 시간 동안 붉은 빛의 수는 그대로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보충됐다. 한 마리의 탄혼이 소화를 위해 동작을 멈춘 동안 다른 하나의 탄혼이 그 틈을 메워야 했다. 그래야 자꾸만 불어나는 붉은 빛들을 저지할 가능성이 있었으나, 그 가능성 역시 매우 낮았다.
한제는 눈을 번득였다. 미간에 숨어든 그 손톱만 한 크기의 혼핵이 곧장 나타났고 그와 동시에 극의 신식이 그 안에서 피어올라 엄청난 속도로 탁삼의 곁을 훑었다. 그것에 닿은 붉은 빛들은 곧장 흡수됐고 눈 깜짝할 사이에 열 갈래가 넘는 붉은 빛이 탁삼의 곁에서 사라졌다.
한제의 신식이 물러난 순간, 소화를 마친 탄혼이 다시 달려들었다.
이를 몇 차례 반복하자 탁삼 곁에 있던 붉은 빛들은 적지 않게 줄어들었다. 그 빛이 보충되는 데도 일정한 시간이 필요한 모양이었다. 탁삼의 눈에도 빛이 돌아와 있었다.
그가 갈라진 신식, 곧 봉인을 몸 밖으로 밀어내기 위해서는 상상하기 힘든 고통을 견뎌 내야만 했다. 하지만 두 탄혼이 붉은 빛을 처리하는 데 어느 정도의 효과를 보이는 것을 확인한 그는 그 고통 정도는 충분히 참아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은 천천히 흘러갔다. 사방의 요마들은 얌전히 눈앞의 광경을 지켜보며 숨소리조차 죽이고 있었다. 타목을 비롯한 열 명의 수련자들 역시 긴장된 마음이었다.
한제가 봉인을 풀 수 있을지 없을지는 그들에게도 중요했다. 봉인을 풀지 못하면 이어지는 계획이 얼마나 촘촘하게 짜여 있든 헛수고로 돌아가고 만다.
시간이 흐르면서 탁삼 곁의 붉은 빛들이 회전하는 속도는 점점 더 빨라졌으나 그 수는 계속해서 줄었다.
“으으…”
탁삼은 낮은 소리로 몇 번 포효했다. 긴 시간 동안 몸에서 신식을 분리해내고 있는 터라 부담이 심했다. 그의 얼굴은 갈수록 일그러졌고 온몸에는 정맥이 마치 푸른 뱀처럼 울툭불툭 올라와 있었다.
이때 천마산인은 달갑지 않은 마음을 애써 삼키고 있었다. 갖은 고생을 해왔지만 결국 마지막 관문 앞에서 실패하면서 잔뜩 속이 상한 그였다. 그런데다가 눈앞에서 탁삼의 봉인이 파괴되려는 기색이 드러나면서 그는 더욱 더 깊게 절망감에 빠져들었다.
봉인에서 풀려난 탁삼이 신식의 바다를 열어 기억의 유산까지 손에 넣는다면 그 기억의 유산 중 3분의 1 정도가 모자라다는 것을 눈치 챌 것이었고 그러면 상대는 신통술을 통해 단박에 자신이 그 3분의 1을 뜯어냈음을 알게 될 터였다. 그럼 자신의 앞에 놓인 것은 그로 인한 죽음뿐이리라.
이전에 대담하게도 그런 짓을 저질렀던 것은 탁삼이 사해에 봉인되어 있어 밖의 상황에 대해 전혀 알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오직 이 사해 안에서만 어떤 제한도 받지 않고 행동할 수 있었다.
천마산인은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한제를 힐긋 바라보며 한탄했다. 그는 한제가 자신의 제자를 따라 이곳에 온 자임을 알고 있었다. 말하자면 자신의 계획에 의해 이곳으로 흘러든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 계획이 탁삼의 봉인을 풀어주게 되리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 만약 1천 년 전 육욕마군 등을 내보내지 않았다면 기억의 유산을 차지할 생각도 하지 못했겠지만 대신 목숨은 부지할 수 있었을 터였다.
이 모든 것은 결국 그가 자초한 일이었다.
천마산인은 다시 속으로 한탄했다. 하지만 곧 눈을 번득이며 타목을 비롯한 열 명의 수련자를 바라보았다. 원망이 솟아올랐다.
천마산인은 특유의 눈썰미와 노련함으로 엄청난 변화와 위기를 앞두고도 여유로운 모습을 가장할 수 있었다.
탁삼이 이들을 통제할 수 있는 것은 그들에게 갈라진 신식을 심어 낙인을 찍어놓았기 때문이었다. 천마산인이 지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그가 수련한 공법과 큰 영향이 있었다.
현천마욕결(玄天魔欲訣)뿐만 아니라 그는 또 하나의 신비로운 구결을 알고 있었는데 이것은 그가 처음으로 이 고대 신의 땅에 왔을 때 우연히 얻은 구결이었다.
이 구결은 다른 어떤 사람한테도 알려주지 않았다. 이 구결 덕분에 그는 탁삼에게 사로잡혀 갈라진 신식이 주입됐는데도 여전히 자신이 주동적으로 의식을 가지고 그 주입된 신식을 억눌러놓을 수 있었다.
그는 타목을 비롯한 수련자들을 살펴보았다. 사실 몇 년 전 그는 사방에 있는 1천 명이 넘는 수련자 중 그 말고도 신식을 억누르고 있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 여겼다.
어쩌면 한참 전부터 그 신식을 억누른 채 행동을 할 기회를 엿본 사람이 있을지도 몰랐다. 그럴 가능성이 가장 높은 수련자는 물론 저 돌기둥 위에 앉아있는 열 명의 혈해 장군이었다.
천마산인의 가슴이 뛰었다. 만약 저들이 자신의 생각대로라면 혈해 주인이 봉인에서 풀려나는 순간 뭔가 손을 쓸 것이 분명했다. 그러면 그에게도 기회는 오게 되어 있었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천마산인은 두근대는 마음을 안고 깊은 숨을 들이마셨다. 그리고 정신을 집중한 채 상황을 지켜보았다.
한제의 혼핵은 하나의 갈라진 신식을 흡수할 때마다 변해갔다. 그리고 그것이 점점 커지면서 한제는 뭔가 또렷한 느낌을 받았다.
탄혼끼리의 연계가 점점 공고해지면서 탁삼의 몸에서 솟아오른 갈라진 신식의 회오리바람은 그 색이 차차 옅어졌고 그 안에 포함된 신식도 갈수록 줄었다.
한데 바로 그때, 갑자기 사방이 들끓기 시작했다. 바닥에 깔린 핏물이 떠올라 허공에서 빽빽한 신식으로 변하더니 맹렬하게 탁삼을 향해 달려들었다.
이 갑작스러운 변화에 누구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한제는 곧바로 뒤로 물러나 겨우 피했다.
“으…”
탁삼은 낮게 신음하며 두 손으로 결인을 한 뒤 그것을 꾹 눌렀다. 순간 다섯 빛깔로 반짝이는 폭풍이 그의 체내에서 퍼져 나와 눈 깜짝할 사이에 그를 중심으로 40~50척 범위에 오색찬란한 빛의 장막을 이루었다. 이 빛의 장막 밖에 부딪힌 신식은 안으로 쳐들어오지는 못하고 겉만 맴돌았다.
탁삼은 맹렬하게 고개를 쳐들더니 고고하고 거만하게 중얼거렸다.
“서사! 이 봉인은 이 탁삼을 가두지 못한다!”
말을 마친 그는 오른손을 꽉 움켜쥐었다. 순간 얌전히 있던 한 요마 형태 수련자의 몸이 붕 떠올랐다. 그는 잔뜩 겁에 질린 표정이었다. 허나 그는 미처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빛의 장막 쪽으로 끌려왔고 그 밖에서 맴돌던 열 갈래 이상의 신식들은 번개처럼 그 수련자의 몸을 파고들었다.
“으아악!”
그 수련자는 참혹한 비명을 내지르며 발버둥 쳤지만 눈 깜짝할 사이에 그의 몸은 형태를 알아볼 수 없는 살덩어리로 바뀌어 버렸다.
사실 그 수련자의 몸은 한 갈래의 갈라진 신식도 감당하지 못했다. 하지만 갑자기 열 갈래 이상의 신식이 동시에 달려들었으니 죽음은 정해진 것이었다.
이런 극단적인 주입 방식은 탁삼이 원하는 바는 아니었다. 이렇게 한다고 해서 그에게 좋은 것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수련자가 죽으면 그 안에 들어있던 갈라진 신식은 다시 돌아오게 되는데 이는 그의 입장에서 봉인을 푸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지금 그의 봉인은 풀리기 직전이었다. 다른 수련자를 제물로 삼아 갈라진 신식들을 분산시키지 않았다가는 오색찬란한 빛의 장막이 파괴되기라도 하면 모든 것은 수포로 돌아간다.
탁삼은 아무런 거리낌도 없는 표정으로 오른손을 들었다. 그러자 허공에 금색 부호 하나가 나타나 요마 형태의 수련자에게 찍혔다. 그 순간, 그의 몸의 주변에서 번쩍 나타난 금색 빛이 그의 몸을 감쌌다.
봉인을 열다
이어서 탁삼은 눈에 붉은 빛을 번득이며 두 손을 연신 두드려 다시 여러 명의 수련자를 공중으로 떠올려 그들을 갈라진 신식의 제물로 바치는 동시에 여러 개의 금색 부호를 그려 수련자들을 감쌌다.
“으아아아악!”
참혹한 비명이 이어지고 형태를 알 수 없이 뭉그러진 살덩이가 군데군데 나타났다.
한제는 이 광경에 흠칫 놀랐다. 그때 또 한 명의 수련자가 공중에서 붙잡혔다. 그는 잔뜩 겁에 질린 얼굴이었지만 곧 결심한 듯 두 손으로 결인을 그렸다. 그러자 그의 몸은 곧장 흐릿해지면서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가 1백 척 떨어진 곳에서 다시 나타났다. 그는 곧장 공간의 균열을 내고 그곳으로 나가려 했다.
탁삼은 그를 저지하지 않고 입가에 비릿한 미소만 띄었다. 그리고 오른손으로 미간을 두드리며 중얼거렸다.
“폭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