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 Station RAW novel - chapter 168
“네 사부가 밀실에 있다는 것인가?”
주림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상대가 자신을 믿지 않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에 그는 쓴웃음을 지으며 저물대에서 옥패 하나를 꺼냈다.
“이건 사부님이 제게 주신 옥패입니다. 보시지요.”
한제는 그 옥패를 받아들고 신식으로 살펴보았다. 그리고 주림을 다시 훑어본 뒤 두 말 않고 벽을 향해 걸어갔다. 그의 몸은 벽에 닿은 순간, 자취를 감춰버렸다.
주림은 변함없는 표정으로 벽에 난 진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 자리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단로를 열었다. 그리고 그 안에 약초 몇 개를 집어넣은 뒤 정신을 집중하여 단약을 만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신식을 사방으로 펼쳐 처소 밖을 면밀히 살피는 중이었다. 바람에 풀이 흔들리는 기척이라도 느껴진다면 곧장 사부에게 알릴 작정이었다.
주림은 한제와 모완이 무슨 관계인지 알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지금 자신의 모든 것이 다 모완에게서 받은 것이라는 사실만큼은 잘 알고 있었다. 때문에 모완이 지시한 일만큼은 목숨을 바쳐서라도 해낼 생각이었다.
그는 또한 자신의 사부가 굉장히 비밀스러운 일을 꾸미고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앞으로 20일 후에 있을 혼례와도 분명 연관이 있는 일일 터였다. 그러니 이 일에 관여했다가는 함께 말려들 가능성도 있었다.
한제가 다시 나타난 밀실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정중앙에 놓인 거대한 단정(丹鼎)이었다. 이 단정에는 일곱 마리의 검은 용이 주조되어 있었는데 지금 그 일곱 마리의 용은 입으로 끊임없이 보라색 연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그 연기는 천천히 피어오르며 한데 모여 하나의 구체를 이루었다. 그리고 그 구체 안에는 작은 단로가 놓여 있었고 그 위로 노란색 종이 하나가 붙어 있었다. 모완은 긴장한 표정으로 그 단로에서 눈도 떼지 않고 있었다.
그는 한제를 보고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 위쪽에 운천종의 대전(大殿) 광장이 있어. 단봉을 열기 위해서는 운천종의 탈천칠정(奪天七鼎)의 도움이 필요해.”
탈천칠정의 내력은 매우 비밀스러웠다. 소문에 의하면 이 단정은 본래 아홉 개로 운천종의 시조가 직접 만들어 운천산맥 아래에 봉인해두었다고 했다. 나중에 인연이 있는 제자들의 소환에 나오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 시조의 수준은 탁월했지만 초나라가 줄곧 3성 수련국이었던 것으로 미루어 화신기를 넘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러니 그가 만들어낸 단정도 그다지 위력적이지 않으리라 여기는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이 탈천칠정의 위력은 탈천(奪天)이라는 두 글자가 붙어도 전혀 지나치지 않을 정도였다.
운천종에는 전설적인 이야기가 적힌 오래된 족자가 있다. 그 전설에 의하면 이 탈천구정(奪天九鼎)은 사실 모두 모조품으로 운천종의 시조가 일찍이 천지를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진짜 단정을 마주쳤는데 그 겉모습을 기억해뒀다가 돌아와서 그 기억에 따라 만들어낸 단정이라고 했다.
또한 그 단정이 총 아홉 개인 이유는 당시 그 시조의 수준으로는 하나의 단정 안에 모든 기억을 녹여낼 수 없었기에 아홉 개로 나눈 후에야 하나하나 흉내 낼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렇게 해서 운천종은 탈천구정을 가지게 됐다.
사실 이 단정에는 또 한 가지 신기한 부분이 있었는데 그것은 그 단정이 운천산맥을 떠날 수 없다는 점이었다. 단정이 운천산맥에서 벗어나면 곧장 고철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운천종을 방문한 몇몇 고급 수련국에서도 그 단정을 뜯어내려던 생각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덕분에 운천종은 빠르게 발전하여 초나라 제일의 종파라는 이름을 얻을 수 있었다.
모완은 정신을 집중한 채 단정에 주조된 일곱 마리의 검은 용이 토해내는 연기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단봉을 열기 위해서는 하늘의 뜻과 땅의 기운이 필요해. 오늘 밤 음시(陰時) 음각(陰刻), 운천종 대전에서 단약을 제작할 때 우리도 움직여야 해. 단약을 만들기 위해 운용되는 탈천칠정의 영력을 빼돌려야만 단봉을 열 수 있어.”
한제는 모완의 곁으로 다가와 단정을 자세히 살피며 담담하게 물어다.
“운천종에서는 매일 음시 음각에 단약을 만들어?”
모완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 탈천정은 음시 음각에 다뤄야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어. 한 달에 한 번 탈천정을 이용해 단약을 만드는 것이 운천종 장로들의 특권이지. 특별히 진귀한 단약을 만들 때는 대부분 탈천정을 이용해.”
한제는 고개를 살짝 끄덕인 뒤 눈앞에 놓인 일곱 마리 용이 주조된 단정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 단정도 탈천정인가?”
모완은 득의양양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건 아니지만 효과는 비슷해. 이 단정은 내가 운천종에 있던 동안 탈천칠정을 참고해 몰래 만들어낸 물건이야. 사실 내 최후의 보루였어. 운천종에서 날 핍박하면 이 단정을 미끼로 탈천칠정을 촉발시켜 그 일곱 개의 단정을 사용할 때 모두 가루로 부숴버릴 생각이었지.
그러면 그 단정 안에 수천 년 동안 축적된 무궁무진한 영력은 사라져버릴 거고 운천산맥에 있는 원영기 수련자들에게는 나를 처리할 여유가 없어질 테니까. 이 단정은 내 목숨보다 더 중요해.”
한제는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단정을 한참이나 바라보다가 불쑥 입을 열었다.
“방금 이 위쪽에는 대전(大殿) 밖에 탈천칠정이 놓여 있고 그 안에는 수천 년간 쌓여온 영력이 함유되어 있다고 했지?”
모완은 흠칫 놀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단정 안에는 수천 년간 쌓여온 영력이 깃들어 있어. 아주 오랫동안 수많은 단약들을 만들어왔으니 당연히 엄청난 영력이 깃들었을 수밖에…”
한제의 눈이 순간 밝아졌다. 그는 일곱 마리 용이 주조된 단정 주위를 한참 맴돌다가 오른손을 그 위에 얹고 살짝 쓰다듬었다. 순간 그 단정에 맑고 낭랑한 소리가 났다.
한제는 고개를 돌리지도 않고 중얼거리듯 물었다.
“이 단정으로 위에 있는 탈천칠정 안의 영력을 끌어올 수 있어?”
모완은 휘둥그레진 눈으로 입을 열었다.
“이 단정 안에서 수련을 하려고?”
한제는 몸을 돌려 미소를 띤 채 말했다.
“맞아, 그렇게 된다면 적은 힘으로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거야. 하지만 지금 이 분신의 몸이 아니라 내 본체로!”
모완이 기괴한 얼굴로 막 말을 하려던 그때, 단정에 주조된 일곱 마리 용의 입에서 피어오르던 연기가 격렬해지더니 시커먼 연기들이 뿜어져 나와 한데 섞여서는 검은 구름을 이루었다.
그 검은 구름 속에 들어 있는 것은 단봉이 붙어 있는 단로였다. 그 단로에서는 붉은 빛이 흘러나왔고 단봉은 천천히 흔들렸다.
그때, 밀실 위의 대전 밖에는 운천종의 몇몇 장로가 정신을 집중해 하늘을 바라보며 묵묵히 시간을 계산하고 있었다. 이들은 모두 운천종 내종의 연단사로 그중 한 명은 운천종 안에 세 명 뿐인 5품 연단사 구양자였다.
구양자는 원래 운천종 내종 장문인의 수제자로 원래대로라면 내종의 집권자 자리에 올라야 했지만 권력을 포기하고 단약을 만드는 데 전념을 다하기로 결심한 사람이었다.
단약 제조에 대한 그의 집착은 광증에 이른 상태였다. 그는 자신의 경지나 권력등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 말하자면 모든 세상사에 조금의 관심도 없었다. 유일하게 그가 집착하는 것은 바로 단약 제조였다. 전설에나 존재하는 9품 단약을 만드는 것이 바로 구양자의 평생에 걸친 목표였다.
사실 이 목표는 너무나 아득하여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6성 수련국에서도 기껏해야 6품 단약을 만들어낼 수 있었고 천부적인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해도 최대 7품 하급 단약을 만드는 데 그쳤다.
5품 연단사인 구양자는 원영기 초기 수준이었지만 사실 그가 평생 단약 제조에만 전념하지 않았다면 벌써 원영기 후기에 이르러 시조 중 한 명이 됐을 수도 있는 사람이었다. 실제로 그의 신분은 매우 높았고 운천종 사람들에게 극진한 대우를 받았다.
이 날, 그는 5품 단약을 만들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번 단약 제조를 위해 그가 준비해온 시간만 수년에 달했으며, 제단(祭丹)을 위해 그가 부른 사람만 해도 여섯 명이었다.
제단이란 구양자가 만들어낸 단약 제조 방법이었다. 그가 생각하기에 단약을 만드는 것 자체가 자연을 거스르는 일이었으므로 제물이 필요했다. 제단의 과정은 아주 옛날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방식과 똑같았지만 그가 준비한 제물은 단약이었다.
구양자는 백발이 성성해 상당히 노쇠해보였지만 두 눈만큼은 반짝거렸고 기이한 기운을 풍겼다. 그의 뒤에 자리한 여섯 명의 연단사 중 누구도 감히 그를 똑바로 주시하지 못했다.
그의 안광은 실제로 사람의 혼백을 빼앗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고 동시에 그는 단약을 제작할 때 단정을 투과하는 안광을 통해 그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작용들을 직접 볼 수 있었다.
이는 그가 어렸을 때 복용한 유명단(幽冥丹)과 관련이 있었다. 이 유명단은 기이한 단약으로 복용자 열 명 중 한 명만 그 효과를 누리는 데 성공했고 실패하면 실명하게 됐다.
이렇게 잔혹한 단약인 만큼 대신 효과는 엄청났다. 만약 유명단을 흡수하는 데 성공한다면 두 눈은 자동적으로 유명(幽冥)의 눈으로 바뀌었다.
단봉
구양자가 지금의 지위에 오르게 된 데에는 이 유명의 눈의 역할이 컸다.
그는 품이 넉넉한 회색 옷차림을 하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한참 바라보다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내가 단약을 만드는 동안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금하는 것을 알고 있을 텐데?”
구양자의 뒤쪽으로 뻗은 대전 안에서 세 사람이 걸어 나왔다. 맨 앞에 선 사람은 운천종 내종의 장문인이었다. 그는 난감하다는 듯 웃으며 뒤의 두 사람에게 말했다.
“보십시오, 말했잖습니까. 사형께서 단약을 만드실 때에 다른 사람이 보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신단 말입니다.”
말을 마친 그는 구양자를 향해 포권을 하며 소리 높여 말했다.
“사형, 이 두 분은 3성 수련국 천무국(天武國)에서 오신 손님들입니다. 사형의 연단술을 보고 싶다 간곡히 청하셨지요. 허니⋯⋯.”
그의 뒤쪽에 서있던 두 사람은 모두 키가 크고 말랐지만 온몸에서는 범상치 않은 기운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분명 낮지 않은 경지의 소유자들인 것 같았다.
구양자는 미간을 찌푸린 채 냉랭하게 외쳤다.
“꺼지시오!”
장문인의 얼굴에는 변함이 없었지만 천무국에서 온 두 사람의 얼굴은 순간 굳어버렸다. 이윽고 차갑게 웃은 두 사람은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났다.
운천종 내종의 장문인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일찍이 저들에게 구양자의 성미에 대해 일러주었지만 끝까지 고집을 피웠다. 한숨을 내쉰 그 역시 벌써 저만치 떠나간 두 사람을 쫓아갔다.
두 사람은 단약을 구매하러 온 사람들이었다. 게다가 그들이 제시한 가격은 상당히 높았다. 그러니 장문인의 입장에서는 최대한 그들의 기분을 잘 달래줘야만 했다.
세 사람이 떠난 후 마음속으로 대략 시간을 계산한 구양자는 눈을 번득이며 두 손으로 결인을 그렸다. 그리고 허공으로 몸을 훌쩍 날려 탈천칠정에 일곱 개의 결인을 걸었다. 그의 옷이 바람에 펄럭여 더욱 범상치 않은 기운을 풍겼다. 여섯 명의 연단사들은 숭상하듯 그를 보았다.
구양자의 결인에 탈천칠정은 바르르 떨며 이동하기 시작했다. 마치 보이지 않는 거대한 손이 허공에 파동을 일으킨 듯 원형을 이루었다.
여섯 개의 단정이 원을 이루었고 그 중앙에 나머지 하나의 단정이 자리한 형태였다.
그와 동시에 광장 지하의 밀실 안, 모완이 만든 단정에 주조된 일곱 마리 용 역시 탈천칠정에 감응하며 연이어 소리를 냈다.
모완은 깊은 숨을 들이마시며 손가락 끝을 깨문 뒤 두 손으로 결인을 했다. 그리고 손가락 끝에서 흐르는 피로 일곱 개의 부호를 그렸다. 그 부호는 각각 일곱 마리의 용에게 날아들었다. 그러자 그 용들은 마치 살아난 듯 포효하며 단정으로부터 날아가 밀실의 허공을 맴돌았다.
곧이어 일곱 마리의 검은 용은 분분히 단정의 허상으로 변했다. 그중 여섯 개는 허공에 뜬 채 원형으로 대형을 이루었고 중앙에 자리한 하나의 단정은 천천히 아래로 가라앉으며 모완이 만들어낸 단정과 하나로 합쳐졌다.
한제는 두 말 않고 오른손을 휘둘렀다. 순간 잔영의 원 하나가 바닥에 찍혔다. 이어서 두 손으로 결인을 했다.
“나타나라!”
그의 말이 끝나자 흰 연기가 피어오르더니 미간에 보라색 반점이 찍힌 한제의 본체가 냉혹한 얼굴로 잔영의 원에서 솟아올랐다. 동시에 그가 모습을 드러내자 밀실은 순식간에 한겨울처럼 서늘해졌다. 허공에 떠 있던 단정의 허상도 흐릿해졌다.
모완은 멍하니 한제의 본체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은 추억을 더듬는 듯했다. 그녀의 입장에서는 비로소 지난 2백 년을 기다려왔던 사람을 마주한 셈이었다. 분신을 만날 때와는 차이가 있었다.
본체는 서늘한 눈빛을 번득이며 걸어 나왔다. 밀실 중앙에 놓인 단정 근처에 이른 그는 고개를 틀어 모완을 힐끗 보았다. 모완은 그 냉랭한 눈빛에 마음속까지 얼어붙는 듯했다. 너무나 익숙한 눈빛이었다.
2백 년 전 막 그를 마주했던 그 순간부터 상대는 줄곧 그런 눈빛이었다. 다만 상대의 눈에서 번득이는 서늘한 빛은 당시보다 훨씬 짙어진 상태였다.
모완은 깊은 숨을 들이마시며 얼른 두 손으로 결인을 했다. 그녀의 통제 아래 단정의 뚜껑이 천천히 옆으로 밀려났다.
한제의 본체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몸을 훌쩍 날려 단정 안에 가부좌를 틀었다. 곧이어 단정의 뚜껑이 닫혔다.
이때, 밀실 위쪽의 광장 안에서는 구양자가 두 손을 펼치며 중얼중얼 주문을 외웠다. 한참 뒤, 그는 유명(幽冥)의 눈을 번득이며 중앙의 단정을 주시했다. 순간, 중앙의 단정에서 짙은 푸른 연기가 피어올랐다. 이 푸른 연기는 커다란 파란색 손이 되어 펼쳐졌다.
구양자는 깊은 숨을 들이마시며 저물대를 거꾸로 뒤집었다. 순간 수많은 희귀한 보물들이 분분히 쏟아져 그 거대한 푸른 손 안에 떨어졌다. 잠시 후, 그 큰 손이 꽉 쥐어지더니 다시 푸른 연기로 변해 단정 안으로 돌아갔다.
구양자는 눈을 번득이며 외쳤다.
“제단! 첫 번째 제물은 4품 요혈단(妖血丹)!”
그의 말이 떨어진 순간 땅에 있던 여섯 명 중 한 명이 앞으로 몇 발짝 걸어 나오더니 저물대에서 백옥병 하나를 꺼냈다. 마개를 연 그는 단정 옆으로 다가가 조심스럽게 병 안에 들어 있던 붉은색 단약 한 알을 자신의 손에 떨어뜨렸다.
그 단약이 모습을 드러내자 사방에 짙은 피비린내가 진동했다. 단약을 든 연단사의 손이 덜덜 떨렸다. 하지만 그는 이를 악문 채 바깥을 두르고 있는 여섯 개의 단정 중 하나에 그 요혈단을 넣었다.
그러자 그 단정에서 포효하는 듯한 소리가 연거푸 울리더니 곧이어 피처럼 붉은 빛이 갑자기 피어올라 하늘을 뚫을 듯한 붉은색 기둥을 이루었다. 똑같은 장면이 광장 아래의 밀실에서도 진행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