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 Station RAW novel - chapter 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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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 안에서 가부좌를 틀고 있는 한제의 몸은 지금 이 순간 일곱 빛깔의 광채를 번득이고 있었다. 이 빛 아래 한제는 완연한 신선의 느낌을 풍겼다.
한제와 똑같은 모습을 한 작은 사람이 점차 한제의 머리 위에서 천천히 떠올랐다. 그의 원영이었다…
시화(始化)
한제의 원영은 천천히 떠올라 정수리 위에서 완전히 빠져나온 뒤 두 팔을 펼쳐 한제의 육신과 똑같은 동작을 했다. 심지어 손으로 그린 결인마저 똑같았다.
순간, 세상의 영력이 마치 트인 물꼬를 찾은 듯 광폭적으로 현도종 뒷산에 응집되어서는 거대한 하나의 소용돌이를 이루었다. 이 소용돌이는 마치 깔때기처럼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면서 점점 더 넓어졌다.
바로 그때, 하늘에 기이한 변화가 발생했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 거대한 검은색 구멍이 천천히 나타나더니 그 안에서 수많은 별들이 반짝였다.
한제의 원영이 고개를 들었다. 두 눈에서 빛이 뿜어져 나와서는 벽을 뚫고 곧장 하늘에 나타난 그 구멍으로 쏘아졌다.
한제는 내심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 검은 구멍 속의 세상은 고대 신 서사의 기억 속에 존재하던 우주였다. 말하자면 주작성의 바깥세상인 셈이었다.
화신기에 이를 때 원영은 일련의 진화를 겪었고 이 과정에는 막대한 영력이 필요했다. 때문에 경지에 따라 하늘 밖으로 통하는 한 줄기 통로를 뚫고 흘러넘칠 듯한 영력을 흡수해야만 화신기로 진입할 수 있었다.
이는 모든 수련자들이 화신기에 이를 때 얻게 되는 한 번의 기회였다.
검은 구멍의 출현에 고서를 읽은 경험이 있는 조나라의 원영기 수련자들은 이제 누군가가 이 땅에서 화신기에 진입했음을 확신할 수 있었다.
검은 구멍 안에서 마치 성난 파도처럼 흘러나온 영력은 한제가 있는 곳에 자리한 거대한 깔때기 모양의 소용돌이에 의해 흡수되더니 한 차례의 변화를 겪고 그대로 한제 정수리에 자리한 원영의 체내로 들어왔다.
원영의 체내에서 일곱 빛깔의 광채가 느릿하게 번쩍였다. 이 빛은 갈수록 밝아지더니 결국 온 뒷산을 가득 뒤덮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현도종 역시 이 일곱 빛깔 광채로 뒤덮였다.
이 순간, 모든 수련자의 마음은 흥분과 경건함으로 가득했다. 그리고 그들의 두 눈에서는 약속이나 한 듯 열광적인 빛이 뿜어져 나왔다.
태어나서 어느 수련자가 화신기에 이르는 순간을 목격하는 것은 그들의 입장에서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가 없는 귀중한 경험이었다. 심지어 수련 자체에도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
이는 한제가 화신기에 이를 장소로 조나라를 선택한 이유는 아니었으나 무심결에 조나라의 신선계에 화신기 수련자의 낙인을 찍고 싶다는 생각을 품고 있었다.
이런 장점은 특히 원영기 수련자들에게 크게 작용했다. 이 순간, 그들 체내의 원영은 마치 모종의 진화라도 하듯 모두 정수리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호흡을 했다.
영력을 흡수함에 따라 한제의 원영이 발하는 일곱 빛깔의 광채는 갈수록 밝아졌다. 원영은 점점 높이 솟아올라 한제의 정수리로부터 3척 정도 떨어진 곳에 둥둥 떴다.
검은 구멍의 출현은 조나라 사람을 경건하게 했다. 이 순간, 마치 하늘의 위엄이 땅까지 내려온 듯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던 모든 잡념은 사라져 버렸다. 있는 것이라고는 하늘의 위엄에 대한 경외심뿐이었다.
검은 구멍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일반인들은 더욱 강한 느낌을 받았다. 특히 그 검은 구멍 부근에 있는 마을에 사는 모든 아이들은 멍한 얼굴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만약 어떤 수련자가 그 광경을 목격했다면 그 아이들의 정수리 위에 자리한 보일 듯 말 듯한 빛의 띠 하나가 하늘의 검은 구멍을 향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을 터였다.
4성 수련국 수련자가 화신기에 이를 장소로 자신의 고향을 택하는 것은 화신기에 이르는 순간 하늘 밖으로 통하는 통로가 열리면서 그 통로와 가까운 곳에 있는 사람들에게 일련의 변화를 일으키기 때문이었다. 영력의 뿌리가 없는 곳에 후천적인 영력의 뿌리가 생겨나는 것과 같은 변화였다.
이는 4성 수련국이 3성 수련국을 월등히 능가할 수 있는 원인 중 하나였다. 수련자가 화신기에 이를 때마다 자질이 있는 일반인들을 많이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런 것들에 대해 한제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는 지금 이미 생사의 경지에 완전히 빠져서 천도에 숨겨진 뜻을 체득하고 있는 중이었다.
점점 더 많은 영력이 섞여듦에 따라 한제의 원영은 점점 더 높이 떠올랐다. 천장의 돌벽에 이르렀을 때에도 아무런 장애 없이 원영은 그대로 통과했다. 동굴을 통과한 원영은 점차 뒷산 위쪽으로 떠올랐다.
이 순간, 주위의 모든 수련자들 앞에 죽을 때까지 절대 잊을 수 없을 장면이 펼쳐졌다. 눈부실 정도의 밝은 빛을 발하는 작은 사람이 가부좌를 튼 채 천천히 하늘로 떠오르고 있었다.
사방의 영력은 미친 듯이 요동치며 원영을 감쌌다. 뒤이어 원영의 두 손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하며 기괴한 결인들을 그렸다.
이 과정은 아주 오랫동안 유지되었다.
한제의 원영이 그리는 결인은 점점 더 빠르게 바뀌어갔다. 점차 원영이 뿜어내는 일곱 빛깔의 광채가 거두어지는가 싶더니 마침내 완전히 원영 안으로 회수되었다. 뒤이어 한제의 원영은 반투명한 상태로 변해갔다. 금방이라도 완전히 흩어져 사라질 것 같은 모습이었다.
그 순간, 하늘에 자리한 검은 구멍은 마지막 한 움큼의 영력을 분출하더니 점차 좁아지면서 마침내 사라졌다. 그 마지막 한 움큼의 영력은 한 마리의 긴 용이 되어 포효하며 하늘에서 내려오더니 한제의 원영과 합쳐졌다. 순간, 기이한 모양의 기운들이 원영에서부터 발산되었다.
한제의 원영은 반투명한 상태에서 다시 응결되어갔다. 또한 그 몸은 점점 커지더니 결국 보통 사람만 해졌다. 한제의 육신과 조금의 차이도 없었다.
원영이 천천히 두 눈을 떴다. 그 안에서는 사람이라면 가지고 있어야할 감정의 빛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있는 것이라고는 냉랭한 빛뿐이었다. 이때 이 원영을 본 모든 사람들은 그 원영이 일련의 승급 과정 중에 수련자에서 벗어난 신비로운 존재가 된 모양이라고 착각했다.
원영의 눈빛은 마치 세상을 내려다보는 듯했다. 일반인을 볼 때나 수련자들을 볼 때나 그 냉랭하고 냉담한 빛은 사라지지 않았다. 마치 이 세상에 조금의 관심도 없는 느낌이었다.
화신기에 이르는 데 중요한 것은 원영의 진화로 원신(元神)을 형성하느냐 하는 문제였다. 불멸하는 원신에 힘입어 육신을 영구히 보존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천도를 깨달아갈 수 있다.
한제의 원영은 마침내 영력의 개조 아래 탈변하여 원신으로 변모했다.
원영을 어린아이에 비유한다면 지금의 원신은 성장했을 뿐만 아니라 천도의 힘마저 얻은 상태라고 할 수 있었다. 이 원신이 바로 화신기 수련자가 가공할 만한 힘을 내는 근간이었다.
화신기 수련자가 사용하는 법술에 경지가 녹아들 수 있는 것 역시 원신의 존재 때문이었다. 이 원신은 경지를 바탕으로 삼고 원영을 근본으로 삼았으며 세상의 영력을 자양분으로 삼아 만들어진 존재였다.
일반인이 영력을 흡수하면 체제에 변화가 생긴다. 변화한 그 체제는 영력을 호흡하기 더욱 적합하게 변했고 천천히 점점 더 많아진 체내의 영력이 일정 정도에 이른 뒤에는 질적인 변화를 맞았다.
이 변화가 바로 축기였다.
축기는 외부적인 힘의 도움 없이 오직 자신의 경지에 의거하여 끊임없이 부딪쳐야만 했다. 이를 통해 비로소 수련자의 길에 오르기에 적합해진다.
하지만 축기의 난도는 상당히 높았다. 축기단이라는 신기한 단약이 존재하는 것 역시 그 때문이었다. 수많은 윤회를 거친 지금의 신선계에서는 매우 적은 사람만이 축기단을 사용하지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축기를 응결해냈다.
천도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방법이었지만 수련 연맹에서는 천도를 무시하는 것 자체가 수련자의 길이라고 밝혔다. 이에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그 근본을 연구하는 사람은 없었다.
축기 이후의 신체는 호흡을 하기에 더욱 적합해졌다. 그런 상태에서 흡수하는 영력은 당연하게도 훨씬 많았다. 하지만 일정 정도에 이른 뒤에는 병목 상태에 이르게 된다.
결단이 존재하는 것은 그 때문이었다. 결단의 목적은 체내 영력을 압축하는 것이다. 무형의 영력은 압축되고 또 압축되면서 형태를 갖춰 액체 형태로 액체에서 다시 굳어져 금단의 형태로 만들어졌다.
이 과정은 수련자 입장에서는 매우 어렵긴 해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천부적인 자질이 충분하기만 하다면 적지 않은 부담을 덜 수 있었다.
금단을 만들어내면 신체적인 압박은 줄어들고 이에 다시 더 많은 양의 영력을 흡수할 수 있었다. 게다가 영력은 흡수함에 따라 모두 금단에 응집되는데 덕분에 금단은 갈수록 단단해졌고 그 안에 함유된 영력은 상상을 초월하게 된다.
이는 결단기 수련자가 축기 수련자의 입장에서 절대 비견할 수 없는 존재인 이유였다. 결단기 수련자의 영력 자체는 상상을 초월할 만큼 거대했다.
수련자는 결단기에 이른 이후 계속해서 호흡을 하다가 다시 병목 현상을 맞는다. 결단기 후기의 상황이었다.
이때 단순히 영력을 호흡하는 것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다. 때문에 수련자는 두 번째 질적 변화를 맞아야 했다.
사실 완전한 질적 변화라고 할 수는 없지만 수련자 입장에서는 하늘이 뒤집어지는 듯한 변화였다. 진정한 수련자의 길에 첫걸음을 떼는 것과 같은 변화라 할 수 있었다.
금단이 깨지면 원영이 탄생한다. 원영에 원(元) 자가 들어가는 이유는 그것이 도(道)의 시초이기 때문이었다.
깨진 금단은 원영 탄생의 근간이 된다. 이는 현묘한 변화이자 승급과도 같은 변화로 일반인 입장에서는 아이를 배고 낳는 과정에 비견할 수 있었다. 금단은 말하자면 열 달 동안 원영을 품고 있는 태(胎)였다. 한 차례의 진통을 겪고 생명을 낳게 되는데 이 생명이 곧 원영인 셈이었다.
일단 태어난 원영은 세상의 영력을 흡수하는 데에 금단에 비교할 수도 없는 강도와 능력을 보인다. 원영을 가진 몸은 윤회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능성, 말하자면 하늘과 싸울 수 있는 본전을 마련한 셈이다.
원영은 일정 정도에 이른 뒤 화신이 되는데 이에 따르는 어려움은 천부적인 자질로도 어쩔 수 없을 만큼 높았다. 화신기에 이르는 데 중요한 것은 바로 천도에 대한 깨달음이었다.
원영을 맺은 수련자는 하늘과 싸울 자격을 가졌다. 이 자격은 매우 중요하지만 단지 자격만 얻어서는 안 되었다. 하늘과 싸우려면 윤회의 굴레에서 벗어나야 하고 천도와 윤회를 이해해야만 했다.
천지자연의 법칙을 이해해야만 그 안에서 하늘을 거스를 수 있는 법을 찾을 수 있었다. 이는 극도로 현묘하여 자칫하면 평생 이해할 수가 없었다.
만약 천도를 깨닫지 못하면 아무리 많은 영력을 흡수한다 해도 더 이상의 성장은 불가했다. 마치 갓난아이가 손에 아무리 손질이 잘된 좋은 무기를 들고 있다고 해도 소용없는 것과 같다. 멋대로 휘둘러대기만 해도 적을 다치게 할 수 있지만 결국 자신도 그 무기에 다치기 십상이었다.
하지만 천도를 깨달아 경지를 파악하면 그 무기를 다룰 수 있는 힘을 부여하게 되는 셈이었다. 이 힘은 예리한 무기를 효과적으로 다루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었다.
천도를 깨달아야만 이 예리한 무기를 쉽게 다룰 수 있는 상태가 되는 것으로 이 상태가 바로 화신기였다.
예리한 무기를 휘두를 수 있는 힘을 가진다면 당연하게도 다른 수련자를 월등히 능가했다. 이런 수련자의 상태를 초탈한 존재는 신령뿐이었다.
하지만 화신기에 이른 수련자는 고서에 기록된 신령 같은 존재가 아니었다.
일종의 생각, 일종의 마음의 변화를 거쳐 신묘한 경계에 이른 존재일 뿐이었다. 허나 분명 고서에 기록된 신령과 유사한 점이 있었다. 화신기라고 불리게 된 것 역시 그 때문이었다.
갓난아이가 자라나면 자연히 더 많은 힘을 갖게 된다. 원신이라는 것은 더욱 많은 힘을 가지게 된 원영이었다.
환생
원신을 응결시키고 싶다면 경지뿐만 아니라 신식도 필요했다. 경지와 신식의 결합은 원영의 일부분이 되어 자연히 원신으로 변모했다.
무기를 효과적으로 휘두를 수 있는 힘은 천지자연의 힘이었다. 원영기 수련자가 다룰 수 없는 천지자연의 힘을 화신기 수련자는 어렵지 않게 다룰 수 있다.
소위 천지자연의 힘이라는 것의 근본을 따져 들어가다 보면 천도의 경지였다. 모든 사람이 깨닫는 경지가 다르므로 각자가 깨닫는 천지자연의 힘 역시 각각 달랐다. 이 순간, 한제의 원신은 이를 완벽하게 깨달아가고 있었다.
한제는 한참 동안 말없이 발밑의 세상을 굽어보다가 천천히 내려와 절벽 아래로 스며들었다.
원신은 동굴 안으로 돌아와 한제의 정수리 안으로 느릿하게 들어갔다. 그리고 마침내 한제의 육신과 완벽한 합일을 이루었다. 그 순간, 한제 체내의 모든 영력은 원신과 융합되었다.
한참 뒤, 한제는 천천히 두 눈을 떴다. 그의 눈동자는 마치 갓 태어난 아이처럼 흰자와 검은자의 구분이 명확했다.
한제는 깊은 숨을 들이마시며 오른손을 들어 허공을 꽉 쥐었다. 순간, 한 갈래 공간의 균열이 그의 앞에 나타났다. 이전에는 고대 신의 체내가 아닌 이상 온힘을 다해야 겨우 공간의 균열을 열 수 있었건만 지금은 종잇장 찢듯 가볍게 열었다.
그 공간의 균열 안에서 서늘한 바람이 불어왔다. 마치 생기를 꺼버릴 듯한 바람이었다. 그 바람은 원영기 수련자로서는 온힘을 다해야만 저항할 수 있었고 결단기 수련자라면 저항이 불가능한 것이었다.
한제는 화신기에 이르기 전에도 이 바람을 두려워하지는 않았지만 약간 불편함을 느꼈고 그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꺼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 이 차가운 바람은 한제에게 조금의 영향도 미치지 못했다. 그 안에 들어가야 한다고 해도 그에게는 두려울 것이 전혀 없었다.
그는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오른손을 공간의 균열 안쪽으로 뻗었다. 손을 다시 거두었을 때에는 아주 세밀한 밝은 빛 몇 개가 그의 손에 들려 있었다. 그 부스러기 같은 빛을 바라보던 한제는 한참 동안 고민하다가 꽉 쥐어 부수어버렸다.
한제는 자리에서 일어나 앞쪽으로 걸어 나갔다. 입구를 막고 있던 돌벽이 우르릉 소리를 내며 열렸다.
동굴 밖으로 나간 한제는 멀리 떨어진 곳에 꿇어 엎드려 있는 현도종의 모든 수련자들이 눈도 떼지 못하고 자신을 주시하고 있음을 알게 됐다. 또한 그보다 더 먼 곳에는 다른 문파 수련자들이 꿇어 엎드려 있었다.
한제의 눈길이 그들을 대충 살폈다. 그에게 익숙한 사람도 적지 않았다.
돌연 한제의 눈빛이 한곳에 멈추었다. 그곳에는 흰옷을 입은 준수한 중년 사내가 있었다.
그 사람을 본 순간, 한제의 입가에 기쁜 듯한 미소가 내걸렸다. 상대를 한참 동안 자세히 살피던 한제의 웃음이 더욱 짙어졌다.
“40년 만에 축기 후기에 이르다니, 훌륭하구나!”
한제가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상대 역시 눈도 떼지 못하고 한제를 응시했다. 그는 한제에게서 상당히 낯익은 느낌을 받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가 대체 누구인지는 생각이 나지 않았다.
이때, 나이가 상당한 원영기 수련자가 이를 악물고 날아올라 한제로부터 1천 척 정도 떨어진 곳에 꿇어앉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선배님은 조나라 사람이시군요.”
그 순간, 주위의 모든 수련자는 숨을 들이마신 채 입도 뻥긋하지 않았다. 그저 뭔가 기대감이 가득한 눈으로 한제를 바라보고 있었다. 심지어 아까의 그 중년 남자도 다시 고개를 들어 그쪽을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