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 Station RAW novel - chapter 368
요란한 소리와 함께 문의 균열은 급격하게 확산됐다.
“공격!”
운작의 명령에 두 명의 선유족인이 곧장 날아오르더니 각기 술법을 발휘하여 그 문을 공격했다.
그때, 그 음산한 기운의 노인이 붉은 눈빛을 번득이며 천천히 일어나더니 오른손으로 허공을 몇 번 두드리며 중얼거렸다.
“탐욕, 치정⋯⋯.”
그러자 거대한 문을 공격하고 있던 두 선유족인이 갑자기 우뚝 멈추더니 요사스러운 눈빛을 번득였다. 푸른색과 보라색의 빛이 그들의 체내를 돌아 눈으로 쏘아져 나왔다.
“폭발!”
음산한 노인이 외쳤다.
펑!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두 명의 선유족인은 사라졌고 엄청난 기운이 거대한 문을 때렸다.
이를 지켜본 한제의 눈이 번득였다. 그는 그것이 당시 육욕마군이 육욕천마결(六欲天魔訣)이라 이름 붙인 법술임을 단번에 알아보았다.
이 폭발로 허공의 문은 격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고 균열 또한 점점 더 많아졌다.
운작은 고개를 돌려 음산한 노인을 노려보더니 코웃음을 쳤다. 그리고 두 손으로 결인을 그린 후 낮은 기합을 넣으며 그 문을 눌렀다.
펑!
하늘을 뒤흔들 듯한 소리가 주작묘 전체로 퍼져나가더니 거대한 문 좌측의 균열 사이에서 한 조각이 무너져 내렸고 그 틈으로 한 줄기 금빛 섬광이 하늘을 꿰뚫을 듯 뿜어져 나왔다.
운작은 몸을 훌쩍 날려 한 줄기 붉은 빛이 되어 그 틈을 통해 문 안쪽으로 들어갔다. 음산한 기운의 노인이 그 뒤를 바짝 쫓았다.
영산에 있던 다른 사람들도 각자의 신통력을 발휘하여 뒤를 따랐다.
한제는 네 번째였다. 발을 굴러 한 줄기의 푸른 연기가 되더니 순식간에 자취를 감추었다.
영산의 문 안쪽은 금빛의 대양이었다. 이 바다는 한눈에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거대했다.
이 대양 저 멀리에 어두운 금색의 섬이 하나 있었고 그 위에는 궁전 하나가 세워져 있었다. 호화롭고 거대한 궁전에서는 눈부신 금색 빛이 번쩍거렸다.
운작은 기이한 눈빛을 번득이더니 곧장 파도를 뚫고 그 섬으로 질주했다.
음산한 기운의 노인도 발을 살짝 굴러 뒤를 따랐다. 운작과 그의 거리는 고작 3백 척 정도에 불과했다. 그의 어깨에 앉아 있던 작은 원숭이는 흥분한 듯 두 눈을 붉게 번득였다.
그 둘에 이어 건풍과 류미가 최대의 속도를 발휘하여 뒤를 따랐다.
무태와 자심은 잠시 망설이며 서로를 바라보다가 속도를 조금 늦췄다. 앞을 다툴 생각은 없어 보였다.
가면을 쓴 사람은 섬 쪽에는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고개를 숙였다. 발아래의 대양을 바라보고 있는 그는 뭔가 생각에 잠긴 듯했다.
그때, 한제는 긴 잔영을 남기며 섬으로 향했다.
이 금빛 세상에는 하늘을 가르는 쉭-쉭- 소리가 끊이지 않고 들려왔다.
운작은 어느덧 섬 상공에 이르러 번개처럼 빠르게 곧장 그 궁전의 입구에 착지했다.
바로 그때, 음산한 기운의 노인이 두 눈에서 붉은 빛을 번득이면서 오른손으로 어깨에 있던 원숭이를 앞으로 내던졌다. 이에 원숭이는 훌쩍 뛰어오르더니 그 순간 사라졌다.
녀석은 운작보다 훨씬 더 앞에서 모습을 나타내더니 가장 먼저 궁전 안으로 진입했다.
운작은 어두워진 얼굴로 코웃음을 치더니 그 뒤를 바짝 쫓아 궁전 안으로 들어섰다.
한데 그때, 갑자기 궁전 안에서 폭발하는 듯한 소리가 들려오더니 금빛 광선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뒤이어 운작이 그 궁전으로부터 미친 듯이 물러났다. 그의 표정은 놀란 듯 잔뜩 구겨져 있었다.
이어서 작은 원숭이 역시 끽끽 소리를 내며 그 안에서 빠져나왔다. 녀석의 눈에서 번득이는 붉은 빛은 10척도 넘게 길게 뿜어져 나와 멀리서 보면 소름이 끼쳤다.
재빨리 음산한 기운의 노인 곁으로 돌아온 녀석은 이를 악물며 궁전을 노려보았다.
콰르릉!
궁전 안에서 폭발음이 들려오더니 금빛 광체에서 금색 갑주를 입은 사내 하나가 천천히 걸어 나왔다. 사내는 위엄이 넘쳤고 눈빛은 마치 번개 같았으며, 손에 든 검은 금빛으로 번쩍거렸다.
새카만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그는 궁전 상공으로 떠올라 형형한 눈빛으로 사람들을 훑어보다가 갑자기 검을 휘둘렀다. 순간 금빛 대양에서 무너지는 소리가 들려오더니 거대한 파도가 섬을 향해 몰아쳐왔다.
눈 깜짝할 사이에 섬은 거대한 파도에 잠겨 버렸다.
“이런!”
운작은 어두워진 얼굴로 바다 속으로 뛰어들려 했다. 하지만 금빛 갑주의 사내가 눈을 부릅뜨며 검을 휘두르자 길이가 1천 척에 달하는 거대한 검기가 그에게로 달려들었다.
“하압!”
운작은 크게 기합을 넣으며 오른손으로 허공을 두드렸고 그러자 붉은 빛 한 줄기가 그의 손에 응집되어 검기와 충돌했다.
콰광!
거대한 소리가 울려 퍼진 뒤, 운작은 유성처럼 긴 잔영을 남기며 바다 속으로 빠져들어 자취를 감추었다.
금빛 갑주의 사내는 운작을 뒤쫓지 않고 궁전에 진입했던 작은 원숭이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그러더니 곧바로 검기를 응집시킨 후 쏘아 보내려 했다.
그 순간, 원숭이의 두 눈에서 번득이던 붉은 빛이 뿜어 나오더니 하늘을 뒤덮었다.
금빛 갑주의 거인은 흠칫 놀라는 듯했다. 손에 쥐어진 금색 검의 빛도 움찔했다.
원숭이는 키킥거리며 웃는 소리를 내더니, 음산한 노인과 함께 바다로 뛰어들려 했다. 그러자 금빛 갑주의 사내가 검을 다시 휘둘렀다. 움찔했던 검광도 다시 번득이면서 검기의 빛을 쏘아 보냈다. 맹렬한 힘을 품은 빛이 음산한 노인에게 이르기도 전에 그 강렬한 기운에 바다가 갈라졌다.
노인은 클클거리며 음산하게 웃더니 두 눈에서 붉은 빛을 번득였고 검기가 달려드는 순간, 한 줄기 붉은 허상이 그의 몸으로부터 떠올랐다. 그 허상은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었지만 남녀를 구분할 수 없었다.
허상은 오른손을 앞으로 뻗었고 그러자 달려들던 검기가 우뚝 멈추더니 허상의 손에 붙들렸다. 금빛 갑주의 사내가 흠칫 놀라는 사이 허상은 검광을 옆으로 내던진 후 바다 속으로 가라앉았다.
금빛 갑주의 사내는 잠시 노인을 보고 있다가 시선을 거두었다.
허상은 음산한 노인의 육신으로 되돌아갔고 노인은 온몸을 부르르 떨더니 몸을 훌쩍 날려 바다 속으로 들어갔다. 원숭이도 그 노인과 함께 했다.
한제는 그 광경을 줄곧 지켜보고 있었다. 그가 보기에 저 금빛 갑주의 사내에게는 사람들을 다치게 하려는 게 아니라 금빛 검기를 통해 바다 속으로 들어갈 실력이 되는지 검증해보는 듯했다. 또한 그가 보기에 금빛 갑주의 사내는 그 노인과 원숭이를 별개의 존재가 아닌 하나로 여기는 느낌이었다.
그때, 금빛 갑주의 사내가 다시 검을 휘둘렀다. 한 줄기 검광이 하늘로부터 떨어져 대양에 내리꽂혔다.
콰르릉!
거대한 소리에 이어 어마어마한 파도가 솟아올랐다. 무태와 자심은 가까스로 그 파도 속에서 튀어나왔고 1천 척 밖으로 밀려난 후에야 겨우 멈추었다. 무태는 창백해진 얼굴로 한 움큼의 선혈을 토해냈다.
자심 역시 놀란 모습이었다.
그들은 해저에 숨어 몰래 앞으로 나아가고 있던 중이었다. 그런데도 금빛 갑주를 입은 사내의 시선에서는 벗어날 수 없었는지, 그가 쏘아 보낸 검광에 스치면서 내상을 입었다.
금빛 갑주의 사내는 그들을 뒤쫓지는 않고 이번에는 한제를 똑바로 쳐다보며 검을 가로로 휘둘렀다.
“제길.”
한제는 긴장한 표정으로 이를 갈았다. 저 금빛 갑주의 사내는 그 공격력으로 볼 때 문정기 수준은 될 듯 보였다.
오직 운작만이 여유롭게 대처했고 음산한 기운의 노인은 자신의 진정한 혼을 꺼낸 후에야 바다로 들어설 수 있었다.
한제는 존혼번을 사용하지 않는 이상 금빛 갑주 사내의 검광에 대항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허나 존혼번을 사용하고 싶지는 않았다.
멀지 않은 곳에 있던 건풍과 류미 역시 상황을 파악했는지 긴장한 모습이었다.
“천우, 셋이 함께 손을 잡고 저 금빛 갑주의 사내가 쏘아내는 검광에 대항하는 것이 어떻겠나?”
건풍이 눈을 번득이며 불쑥 말했다.
“좋다.”
한제는 고개조차 돌리지 않고 대꾸했다.
건풍이 한제에게 연합을 제안하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와 류미가 함께 맞선다 해도 금빛 검광을 이겨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그러나 한제까지 셋이서 힘을 합친다면 가능성은 훨씬 높아졌다. 더구나 저 검광을 이겨내지 못하면 궁전 안으로 들어갈 방법은 없었다.
살기
건풍은 영변기 초기라고 해서 한제를 무시하는 마음은 들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한제가 자신과 겨뤄볼 만한 자라고 평가하고 있었다. 게다가 십억존혼번의 존재 때문에 오히려 한제는 다소 두렵기까지 한 자였다.
물론 여전히 한제를 이길 수 있다는 자신은 있었다. 만약 십억존혼번이 없다면 한제는 자신의 상대가 되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었다.
건풍은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
“자네와 내가 먼저 나서고 그 후에 사매가 대응하도록 하는 게 어떻겠나?”
한제는 덤덤하게 건풍과 류미를 훑어보았다. 공교롭게도 류미의 시선 역시 그에게 향해 있었다. 그녀가 미소를 지으며 뭔가 말을 하려던 순간, 한제는 고개를 홱 돌리더니 차게 내뱉었다.
“번거롭군. 내가 먼저 나설 테니 둘은 그 뒤에 대응하도록.”
건풍은 흠칫 놀랐다. 먼저 나선다면 검광의 위엄에 대항해야 할 뿐만 아니라 혹여 등 뒤에서 뻗쳐올지 모르는 배신에 대해서도 대비해야 하기에 매우 위험했다. 건풍이 한제에게 둘이 함께 먼저 나서자고 한 것 역시 그런 가능성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건풍은 약간 의심이 되기도 했으나, 지금 그런 세세한 것들을 따질 때는 아니었다.
“그렇다면 도우에게 맡기도록 하지!”
류미는 살짝 눈썹을 찌푸렸다. 그녀가 생각하기에도 이상한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한제는 두 사람을 남겨두고 몸을 훌쩍 날려 금빛 갑주를 입은 사내 쪽으로 향했다. 건풍과 류미가 그 뒤를 따랐고 세 사람은 삼각 대형을 이루어 질주했다.
그들이 접근해온 순간, 금빛 갑주의 사내가 검을 들어 올렸다. 금빛 섬광이 번득이면서 눈부신 빛을 발산했다.
뒤이어 검이 아래쪽으로 휘둘러졌다.
쐐애액!
1천 척에 달하는 금빛 검광이 벼락처럼 허공을 가르며 엄습해왔다. 그리 크지 않은 소리였으나 다른 모든 소리를 압도했다.
검광은 빠른 속도로 한제를 향해 달려들었다. 바다는 검광의 압력에 움푹 고랑이 생겼고 바닷물이 양옆으로 갈라졌다.
곁에서 지켜보기만 하던 검광을 직접 마주한 순간, 한제는 그 검광에 깃든 파멸적인 공포의 기운을 똑똑히 느낄 수 있었다.
‘크윽!’
그 검광의 기운에 한제의 원신마저 경련하며 불안정해지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온몸의 곳곳이 무거운 산에 의해 눌려오는 듯한 압박감도 느껴졌다.
허나 낯설지 않은 느낌이었다. 연혼종 지하 깊은 곳의 영맥에서 느꼈던 것과 비슷했다. 다만 지금 느껴지는 힘은 당시 느꼈던 그 힘보다 1백 배, 1천 배는 더 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