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 Station RAW novel - chapter 585
한제는 시선을 거두고 더는 신공호에게 신경 쓰지 않은 채 몸을 돌려 전광이 흐르는 연못 깊은 곳으로 향했다.
반면 신공호는 여전히 한제를 살피다가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 연못의 천둥번개는 워낙 강력해 자신의 수준으로도 그 안으로 50보 이상 들어갈 수 없었다. 한데 상대는 약 1백 보 정도를 성큼성큼 들어간 뒤에야 가부좌를 틀고 앉았으니 놀랄 만도 했다.
한제를 숭배하는 마음이 더욱 커진 신공호는 조심스럽게 열 보 안으로 들어가 자리에 앉았다. 부상 때문에 더는 들어가기 힘든 상태였다.
그의 뇌수 역시 조심스레 몇 걸음 안으로 들어왔다. 뇌수는 두려움이 가득한 거대한 눈으로 멀리 떨어진 한제를 힐끔거렸다. 인간보다 본능이 예민한 만큼 뇌수가 느낀 두려움은 손공호보다 몇 배는 더 짙었던 것이다.
한데 뇌수가 자리에 엎드리려던 그때, 먼 곳에서 낮은 포효가 들려왔다.
“캬아아!”
이어 은각뇌수가 몸을 훌쩍 날려 이쪽을 스쳐 지나가면서 신공호의 곁에 있는 뇌수를 노려보았다. 그러자 신공호의 뇌수는 곧장 몇 걸음 물러나더니 더 이상은 다가오지 못했다.
은각뇌수는 의기양양하게 머리를 한 번 흔들더니 기분이 좋아진 듯 연못 안쪽으로 열 보 정도 걸어 들어가 바닥에 엎드려 천둥번개를 흡수했다. 먼 곳의 어느 자갈 위에서는 가부좌를 틀고 앉은 선위가 가늘게 뜬 두 눈으로 신공호를 주시하고 있었다.
한편, 한제는 지금 자신이 들어올 수 있는 한계인 1백 보 정도에서 수련에 집중했다. 그가 1백 보나 들어올 수 있었던 것 역시 수련의 세 번째 단계를 목격하면서 체내의 영혼이 진화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또한, 1백 보를 들어간 한제는 천둥번개에 모종의 기이한 변화가 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참라결을 사용했을 때 일어나는 것과 비슷한 변화였다.
이에 한제는 더는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그 자리에 가부좌를 틀고 앉은 것이다. 거기서 그는 뇌원술로 체내의 불순한 원력을 제거하고 제련했다.
콰르릉!
대량의 천둥번개가 사방에서 마치 은빛 뱀처럼 몰려들어 한제의 체내로 흡수됐다. 뇌원술이 작용하며 천둥번개에서 원력이 천천히 뽑혀 나와 스며들며 원신에 자양분을 공급했다. 동시에 편안한 느낌이 천천히 한제의 전신으로 퍼져나갔다.
한제는 주일에게서 받은 문정의 결정 덕을 톡톡히 보고 있었다. 덕분에 문정기에 이를 수 있었고 다른 문정기 수준 수련자보다 원력도 훨씬 많았다. 하지만 참라결을 사용하면서, 특히 뇌도자와의 결투에서 꽤 많은 양의 원력을 소모했기 때문에 수준이 떨어질 위기에 처한 상태였다.
원력은 수련의 첫 번째 단계 수련자들로서는 보충하기가 매우 힘들었다. 한제도 천둥번개를 품은 원신이 아니었다면 상당히 힘들어졌을 터였다.
원력을 원신에 스며들게 하자 한제의 원신은 강력해지면서 원력과 긴밀히 융합하며 천천히 회복됐다. 이 과정에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한제가 결인을 그린 두 손을 앞으로 뻗어 흔들자 전광의 파문이 퍼져나가면서 순식간에 열 배의 천둥번개가 이끌려와 그의 체내로 뚫고 들어왔다.
‘큭!’
제아무리 한제라 해도 이 엄청난 충격에 저릿한 느낌이 들며 속으로 신음을 삼켰다. 이어 그는 깊게 숨을 들이마신 후 곧장 자신의 체내로 들어온 천둥번개를 제련하기 시작했다.
한제의 이 행동에 일련의 폭발이 일어났고 멀리 떨어진 곳에 있던 신공호는 다시 한 번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는 멀리 떨어진 한제의 모습을 보며 심장이 덜컥했다.
‘저 깊은 곳에서 저토록 많은 양의 천둥번개를 흡수하면서도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다니… 나였다면 원신까지 상했을 거야.’
신공호의 눈빛이 이글거렸다.
‘나도 더 노력해야겠군.’
신공호는 다시 두 눈을 감고 조금 더 많은 양의 천둥번개를 흡수했다. 순간 몸이 경련을 일으켰지만 그는 굴하지 않았다.
한편, 한제는 체내로 들인 열 배의 천둥번개의 위력을 뇌원술로 제압했다. 덕분에 원신 안의 원력이 회복되는 속도는 점점 빨라져 갔지만 완전히 회복되기까지는 아직 한참 모자랐다. 천둥번개를 통해 흡수한 원력은 한 줄기에 불과한 데다가 불순물을 제거하면 순수한 원력은 얼마 남지 않기 때문이다.
시간은 무심히도 흘러 눈 깜짝할 사이 2년이 지났다.
지난 2년 동안 한제는 거의 꼼짝도 하지 않았으나, 열 배로 늘어났던 흡입력이 스무 배로 더 늘어 있었다. 지금의 한제는 마치 연못 안에 세워진 동상처럼 주위의 천둥번개를 미친 듯이 흡수하고 있었다.
신공호 또한 그동안 끊임없이 부상을 회복시켜 나가는 중이었다.
한제는 지난 2년 동안 원신을 회복시키는 와중에도 신공호를 관찰해왔다. 신공호가 수련하는 공법도 뇌원술이었지만 자신이 한 번 제련하여 얻은 원력은 신공호에게는 열 배가 넘는 효력을 발휘했다.
한참을 관찰한 끝에 한제는 그 이유를 파악할 수 있었다. 이는 체내에 가진 원력의 양과 큰 관련이 있었다. 체내의 원력이 많을수록 전환되는 원력의 양 역시 많아지는 것이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수련의 두 번째 단계의 각 수준에서 발휘할 수 있는 위력이 그토록 큰 차이를 보일 터였다.
한제는 지난 시간 동안 세 번째 단계에 대해 느낀 모든 것을 마음속 깊이 새겼고 때때로 깨달음을 얻어갔다.
어느 날, 자리에서 일어난 한제의 주위에서는 전광이 파지직 소리를 내며 흐르다가 연못으로 흘러들었다.
신공호는 두 눈을 번쩍 뜨고 한제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는 한 줄기 기대감도 어려 있었다.
허나 한제는 신공호에 대해서는 아예 신경도 쓰지 않고 그저 먼 곳을 바라보았다.
천역주 때문에 이전의 절반으로 줄어든 상태였음에도 이 연못은 매우 컸다. 지금 한제가 선 곳은 그 가장자리에 가까운데 이 연못 안의 천둥번개는 중앙으로 갈수록 강력해졌고 그 안에서 뽑아낼 수 있는 원력도 당연히 훨씬 더 많아졌다. 가장자리에서 1백 개의 천둥번개를 제련해 얻어내는 원력은 중앙에서 하나의 천둥번개를 제련하여 얻어내는 원력과 거의 비슷할 정도였다.
말없이 연못 중앙을 바라보던 한제는 이내 결심한 듯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는 덤덤했지만 오히려 바라보고 있는 신공호는 잔뜩 흥분한 기색이었다.
‘마침내 선배님의 신통력을 볼 수 있겠구나! 천재일우의 기회야. 자세히 살핀다면 깨달음을 얻는 데 큰 도움이 되겠지!’
그가 그토록 이곳에서 수련하려 한 이유는 이곳이 상처를 치료하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오히려 한제로부터 훌륭한 신통력에 대한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더 컸다. 그리고 마침내, 2년의 기다림 끝에 기회가 왔다.
신공호는 부상을 회복시키는 것도 멈추고는 온 정신을 집중해 한제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폈다. 모든 것을 남김없이 기억해둘 참이었다.
그의 곁에 있는 갑옷 차림의 뇌수도 고개를 들어 한제를 바라보았다. 녀석의 두 눈에도 경외심과 함께 기대감이 어려 있었다.
오직 한제로부터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은각뇌수만이 무슨 일이 일어나건 관심도 없다는 듯한 눈빛으로 바닥에 엎드려 전광을 흡수하고 있을 뿐이었다.
한제의 한 걸음은 번개의 물결을 일으켰다. 이어서 셀 수 없이 많은 천둥번개가 우르릉 쾅쾅 소리를 내며 그에게 달려들었다.
한제는 침착하려 애쓰며 원신으로 천둥의 위력을 발산하여 육신에 녹여냈다.
그의 육신은 본디 천둥번개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온몸에 천둥번개가 흐르는 것은 아무런 방해도 되지 않았으나, 원신 속 번개의 위엄을 발산시켰다. 그러자 넘쳐흐르는 듯한 번개의 위엄은 그의 체외에서 폭발을 일으켰다.
펑! 콰쾅!
폭발음이 울리는 사이, 한제는 천천히 한 걸음, 그리고 또 한 걸음을 내딛었다. 그러자 연못 안에 번개의 폭풍이 휘몰아치며 더 많은 천둥번개를 일으켰다. 마치 모든 생명의 전진을 저지하려 하는 모습이었다.
이 번개의 폭풍은 한없이 넓고 아득한 번개의 위엄을 품고 있었다. 그 앞에서 한제의 원신 속 번개의 위엄은 밝은 달 아래 반딧불과 마찬가지였다.
“정말 이상한 곳이로군. 놀라울 정도로 강한 번개의 위엄이야.”
한제는 멈추지 연속해서 열 걸음을 나아갔다. 그의 걸음걸음마다 쾅 하는 거대한 소리가 울려 퍼졌는데 이 소리는 천둥소리보다도 훨씬 격렬했다. 더구나 한제는 이 열 걸음을 순식간에 걸어 나갔기 때문에 그 소리는 하나로 중첩되어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그 엄청난 기세는 연못을 뒤흔들며 거대한 파도를 일으켰다. 그리고 그 순간,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것이 번개의 빛으로 뒤덮였다.
한제는 걸음을 멈추었다. 지금 서 있는 곳도 아직은 가장자리에 불과했지만 그의 원신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기운이 느껴졌다. 여기서 한 걸음만 더 들어가고 해도 원신이 큰 부상을 입을 터였다.
“내 원신은 태고의 뇌룡 반 마리를 삼켰고 육신은 천둥과 번개로 이루어져 있다. 천둥번개와 다를 바가 없는 몸이지.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이상 나아갈 수가 없다니… 이곳의 천둥번개는 대체…”
한제는 씁쓸한 마음으로 침묵에 잠겼다.
한편, 이를 본 신공호는 실망한 듯 미간을 찌푸렸다. 치솟았던 기대감 또한 차갑게 식어갔다.
‘선배의 수준이라면 저기서 멈출 이유가 없을 텐데… 설마⋯⋯?’
그의 눈빛이 번득였다. 동시에 그의 곁에 있던 뇌수도 눈을 번득였는데 그 안에 담겨 있던 두려움의 기색은 약간 흩어진 상태였다.
반면 은각뇌수는 눈꺼풀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마치 처음부터 이럴 줄 알았다는 듯이…
이번 기회를 빌려 자신의 도혼을 바친 선배의 강력한 신통력을 확인하려 했건만 안타깝게도 아무것도 보지 못하자 신공호는 실망감에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이번 일로 한제를 숭배하던 마음도 상당히 줄어들었고 잔뜩 겁을 집어먹었던 그의 도심도 천천히 회복되기 시작했다.
‘1백 보라면 나에게는 뛰어넘을 수 없는 간극이지만 그 정도야 지금 수준을 돌파하여 규열기에 이르기만 하면 충분히 이를 수 있는 거리다. 그런데 저자가 설마 겨우 저 정도란 말인가?’
한편, 한제는 이 순간 마치 모든 것을 잊은 듯한 모습으로 오로지 이 연못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거대한 문틈으로 천역주 공간을 봤던 그때처럼, 지금의 그는 마치 자신의 육신까지 모두 잊은 모습이었다. 그가 보고 있는 것은 연못 안에서 콰르릉 소리를 내며 흐르는 셀 수 없이 많은 천둥번개의 힘뿐이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시간의 흐름까지 잊은 후에야 한제의 몸이 움직였다.
그 한 걸음은 가볍고 부드러웠다. 하지만 그 걸음을 내딛은 순간, 연못 속 한 줄기 번개의 빛이 그의 발아래에 나타났다. 마치 그 번개 위로 걸음을 내딛은 것처럼…
실망한 눈길로 그를 지켜보던 신공호는 마치 머릿속으로 번개가 지나간 듯했다. 스스로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 뭔가를 깨달은 것 같기도 아무 것도 파악하지 못한 것 같기도 했다. 그의 곁에 있던 뇌수도 마찬가지였다.
한제의 표정에는 변화가 없었으나 두 눈빛은 변화가 많아 포착하기 힘들었다. 그 상태로 그는 한 걸음 더 내딛었다. 이번에도 걸음을 내딛는 순간, 한 줄기 번개가 마치 연결된 듯 한제의 발아래를 받쳤다.
한제는 멈추지 않고 나아갔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그는 마치 자기 집 뒤뜰이라도 걷듯 아무렇게나 닿는 대로 걸음을 옮겼고 그때마다 번개가 그의 발아래에 나타났다.
그 무렵, 신공호의 두 눈은 휘둥그레졌고 좀 전까지의 불만과 실망은 씻은 듯 사라졌다. 그 자리를 다시 충격과 경외심, 숭배가 채워갔다.
처음에는 우연에 불과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한제는 튀어 오르는 번개의 빛을 밟으며 계속해서 연못 안쪽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결코 우연일 수가 없었고 이는 그의 상상을 완전히 뛰어넘는, 불가사의한 광경이었다.
지금 그의 눈에 한제는 이미 천둥번개의 주인과도 같았다. 이 연못의 반응은 분명 그 주인을 맞이하기 위한 것이리라.
“그래, 이건 주인을 맞이하는 거야.”
신공호의 눈에 담겨 있던 충격이 온몸으로 퍼져나가면서 그는 몸을 살짝 떨었다. 참을 수 없는 흥분에 체내에서 폭풍이 이는 것만 같았다. 지난 2년을 묵묵히 기다린 것은 바로 이런 신통력을 보기 위해서였다.
의심
철갑 뇌수 역시 맹렬히 고개를 들어 경이롭다는 듯 이 광경을 보았다. 뇌수인 녀석은 천둥번개에 대한 감지력이 높았고 때문에 이 연못이 한제를 맞이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한제가 이 연못의 경맥에 걸음걸음을 내딛고 있음을 파악했다.
그 순간, 지금껏 따분한 기색까지 내보이던 은각뇌수조차 몸을 맹렬히 한 번 턴 후 자리에서 일어났다. 녀석은 전에 없이 충격이 가득한 두 눈으로 한제를 곧게 바라보았다.
그 무렵, 한제의 눈에 비치는 것은 더 이상 천둥번개의 연못이 아니라 줄기줄기의 보일 듯 말 듯한 빛이었다.
이 빛들은 반짝이기도 했고 어두워지기도 했는데 한제의 걸음은 언제나 반짝이는 빛만을 내딛었다. 그의 걸음걸음이 마치 연못과 혼연일체를 이룬 듯했다.
신공호는 순간순간의 변화를 놓칠까 두려워 눈조차 깜빡이지 않았다. 그는 한제의 걸음이 갈수록 빨라지다가 결국에는 한 줄기 잔상으로 남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번개의 빛이 나타나는 것만큼은 변하지 않았다.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마치 한제의 몸이 번개의 빛에 잠긴 것 같았고 그 주변에서는 격렬한 폭풍이 일었다. 세찬 바람 속에서 한제는 마치 성난 파도에 휘말린 조각배처럼 굳건하고 침착하게 나아갔다.
“두렵구나! 이⋯⋯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신통력이야!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번개였어!”
신공호의 눈빛은 미친 듯이 이글거렸고 심장은 밖으로 튀어나올 것처럼 격렬하게 뛰었다. 이제 한제를 숭배하는 마음은 2년 전의 몇 배나 강해져 있었다.
그의 뇌수 역시 몸을 격렬하게 떨었다. 녀석이 보기에 한제는 마치 번개의 시조 같았다. 그 영혼 깊은 곳에서부터 생겨난 경외심에 이 뇌수는 이제 한제의 명이라면 무엇이든 할 터였다. 만약 신공호를 공격하라는 명이라 해도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따를 것이 분명했다.
심지어 은각뇌수도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한제를 보고 있었다.
그때, 한제가 걸음을 멈추었다. 그러자 지금껏 일어났던 기이한 광경은 순간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리고 그제야 한제는 다시 정신을 차렸다.
그의 두 눈에 담겨 있던 멍한 빛은 한참이 지난 후에야 사라졌다.
방금 전의 경험으로 한제는 천둥번개를 더욱 깊게 이해하게 됐다. 그는 이 모든 것이 세 번째 단계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이 기이한 깨달음에는 비록 어떤 공격성도 없었지만 그에게는 어떤 선술이나 법보보다도 훨씬 더 중요하게 느껴졌다.
그는 정신을 차린 순간 자신이 연못의 안쪽에 가까워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중심까지는 아직 멀었지만 가장자리와의 거리는 상당히 멀어져 있었다.
이곳의 천둥번개는 가장자리의 천둥번개보다 훨씬 짙고 깊었으며, 그 안에는 엄청난 원력이 깃들어 있었다. 한제는 그 자리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천둥번개를 흡수했다.
그 한 줄기 천둥번개가 체내로 들어온 순간, 한제는 마치 강력한 기운에 공격을 받은 듯 몸을 격렬하게 떨었다. 온몸이 저릿해졌고 원신까지도 마치 물속에 잠긴 것처럼 느릿해졌다.
한편, 눈길을 거둔 신공호는 좀 전의 광경에 깨달음을 얻고 격렬한 감동을 느꼈다. 그는 쿵쾅거리는 심장을 안고 막 좌선을 하려 했으나, 갑자기 미간을 찌푸리며 자갈층으로 시선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