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 Station RAW novel - chapter 642
이러한 광경에 놀란 것이 뇌선전의 사자들만은 아니었다.
한제 역시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한 발 앞으로 나섰고 번개처럼 어느 뇌선전 사자 곁에 이르러 참라결을 발휘했다.
절대 잊지 못할 큰 은혜
한제가 가담하자 수련자들은 더욱 기세를 올렸다. 짙은 살기를 품은 고함이 성난 파도처럼 번져 나갔다.
참라결이 떨어져 내리자 뇌선전의 사자는 표정이 급변해 곧장 후퇴했다. 그리고는 두 손으로 빠르게 결인을 그려 여러 개의 번개 공을 응집시키더니 한제에게 내던졌다.
펑! 펑!
번개 공들은 참라결의 위력에 충돌하면서 그대로 무너져 내렸고 한제는 서늘한 눈빛으로 뇌선전 사자에게 다가섰다. 그 사자는 다시 뒤로 물러나면서 입을 쩍 벌려 회색 안개를 토해냈다. 안개는 거대한 손이 되어 한제를 잡아채려는 듯 빠르게 다가왔다.
그때, 어디선가 한 가닥 빛이 번개처럼 달려들더니 뇌선전 사자에게로 돌진했다.
“헛!”
사자는 얼른 당황하며 얼른 그곳에서 벗어나려 했으나, 이미 늦은 때였다. 그는 온몸으로 원력을 강하게 뿜어내 폭풍을 일으켜 도망치려 했으나, 그 은색 빛에 순식간에 가슴팍을 관통당했다.
“크으으…”
뇌선전 사자는 피를 토해내면서도 뒤로 물러섰다. 그를 힐끗 쳐다본 한제는 오른손을 앞으로 뻗었고 그러자 한 줄기 보라색 번개가 손에서 튀어나와 돌진했다.
그 보라색 번개는 순식간에 뇌선전 사자의 미간으로 들어갔고 이에 사자는 몸을 바르르 떨며 원신과 함께 죽음을 맞이했다.
은색 빛은 번득이다가 쇠약한 중년 사내의 모습으로 변해갔다. 그는 수준을 숨긴 채 조각 위에 머물러 있던 두 양의의 수련자 중 한 명이었다.
그는 한제를 향해 공손하게 포권을 하더니 몸을 훌쩍 날려 다른 사람을 도우러 갔다.
“와아아!”
“죽여라!”
뇌선전의 사자가 죽는 모습에 수련자들의 기세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
한제는 몸을 훌쩍 날려 두 번째 사자의 곁에 이르더니 원력을 가동해 손가락으로 상대를 꾹 눌렀다. 순간, 그 사자는 얼굴이 창백하게 질리며 뒤로 물러났다.
후퇴한 것은 그만이 아니었다. 현재 남아 있는 모든 뇌선전 사자들이 물러나는 중이었다.
그러는 사이, 은색 빛 한 가닥이 어떤 사자의 앞에서 어른거리며 그를 공격했다.
“쿨럭!”
갑작스런 공격에 사자는 피를 토해내며 낮게 외쳤다.
“추혼(追魂)!”
순간 허공으로 분출된 그의 선혈이 꿈틀거리면서 한 자루의 핏빛 장검이 되어 허상의 상태로 은빛을 뒤쫓았다.
한데 그때, 한제가 한 걸음 앞으로 나서 그 핏빛 장검을 꽉 움켜쥐더니 원력을 가동했다. 그러자 핏빛 장검은 순식간에 붉은 피 안개로 흩어져버렸다.
꽉 쥐었던 손을 푼 한제는 고개를 돌려 전송진 쪽으로 도망치고 있는 여섯 명의 사자들을 향해 외쳤다.
“비켜라!”
한제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사방의 수련자들이 동시에 호통 치듯 외쳤다.
“비켜라!”
“비켜라!”
“비켜라!”
그 소리는 하나로 얽히면서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커졌다. 삶을 바라는 고함이자 생존을 위한 포효가 갈수록 격렬해지면서 공간이 진동했다.
“비켜라!”
성난 파도처럼 철썩이는 소리에 전송진 가장자리에 이른 여섯 명의 사자들은 저도 모르게 주춤주춤 물러났다.
그 너머 전송진에서는 빛이 번득이고 있었는데 그 안에서 전송진을 가동시키던, 전공열을 비롯한 몇몇 뇌선전 사자들은 좀 전의 광경에 적잖이 충격을 받은 듯했다.
전송진을 가동한 상태라 밖으로 나갈 수 없었지만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모두 목격한 것이다.
그때, 그들의 모습이 점차 왜곡되기 시작하더니 마침내 한 줄기의 빛기둥이 되어 하늘로 솟구쳤다가 이내 사라졌다.
한제가 불쑥 앞으로 한 발 내딛은 순간, 그의 뒤로 수련자들 역시 한 발을 내딛었다. 허공에 내딛은 그 발걸음에 거대한 소리와 기세가 세상을 부술 듯 울려 퍼졌다.
쾅! 쾅!
그 거대한 소리는 진 밖에 있는 여섯 명의 뇌선전 사자를 향해 돌진했다.
직접 보지 않았다면 절대 알 수 없을 너무도 강력한 기세였다. 1백 명이 넘는 수련자가 포효하고 외치면서 삶을 향한 걸음을 이어나갔다. 그들의 새빨갛게 물든 두 눈은 전송진에 닿아 있었다.
이 광경에 뇌선전의 여섯 사자는 놀라고 질겁해 덜덜 떨었다. 그리고 뇌선전의 사자 하나가 창백해진 얼굴로 저도 모르게 뒤로 주춤 물러났다.
일단 물러나기 시작하자 무너진 강둑처럼 그 움직임은 멈출 줄 몰랐다. 다른 사자들도 미친 듯이 달려드는 수련자들의 기세에 후퇴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강력한 수련자였고 오랜 세월 산전수전을 겪었지만 이미 육신을 잃은 문정기 수련자가 원신만 빼내 팔뚝을 물어뜯는 모습은 처음이었다.
죽음 직전에 자폭을 통해 동귀어진(同歸於盡)하려는 모습도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런 충격적인 모습들에 저토록 어마어마한 기세, 거기다 단박에 한 사람을 죽여 버린 한제까지 더해지자 뇌선전의 사자들은 겁을 먹었다. 그리고 한 번 기세가 꺾인 이상 그들은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그것도 점점 빨리 물러났고 이내 전송진의 중앙까지 밀려나게 됐다.
“전송진을 가동해! 어서 바로 떠나야 해!”
여섯 사자 중 한 중년 사내가 창백한 얼굴로 외쳤으나, 그럴 필요도 없었다. 벌써 그들 중 세 사람이 가부좌를 틀고 앉아 결인을 그려 전송진을 가동시킬 준비를 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한제는 단숨에 전송진 안에 이르렀고 그의 뒤로 수많은 수련자들이 따라붙었다.
뇌선전 사자들 중 전송진을 가동시키려 하는 셋을 제외한 나머지 세 사람은 이를 악물고 한제를 막아서려 했다.
그중 한 명은 두 손으로 결인을 그리며 원신의 정혈 한 움큼을 토해냈다.
그 피에는 금색 자물쇠가 하나 들어 있었는데 그 자물쇠는 금빛을 강하게 발산하면서 끝없이 불어났다.
“쇄원봉신(鎖元封神)!”
그가 얼굴을 잔뜩 일그러뜨리며 외치자 끝도 없이 불어났던 자물쇠는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무너져 내렸고 셀 수 없이 많은 금색 빛이 되어 한제와 수련자들을 향해 쏘아졌다.
그때, 한제가 결인을 그린 오른손으로 하늘을 가리켰다.
“호풍(呼風)!”
그러자 검은 바람 한 줄기가 그의 오른손에서 피어오르더니 이내 한 마리 흑룡이 됐다.
“캬아아!”
흑룡은 포효를 내질렀고 그 입에서는 음산한 바람이 뿜어져 나왔다. 그 바람은 자물쇠에서 쏟아져 나온 금빛들이 다가오기도 전에 흩어버렸다.
이어서 한제는 오른손을 움켜쥐었다. 그러자 흑룡은 하늘에서부터 내려오면서 끊임없이 줄어들어 한제의 손바닥에 응집됐다.
검은 안개가 흩어지고 나자 그의 손바닥에는 금색 자물쇠가 하나 남았다.
“훌륭한 법보로군.”
한제는 냉랭한 눈으로 그 자물쇠를 집어삼킨 후, 원신에서 천둥번개의 위엄을 끌어올려 제련하기 시작했다.
금빛 자물쇠를 꺼낸 사자는 창백해진 얼굴로 물러나려 했다. 하지만 한제가 한발 빨랐다. 그는 손가락 두 개를 펼쳐 사자를 향해 뻗었다.
“헙!”
사자는 당황한 듯 헛숨을 들이키며 결인을 그려 저물대를 두드렸다. 그러자 그 안에서 세 개의 작은 깃발이 튀어나와 주위를 맴돌며 보라색 기운으로 이루어진 회오리를 형성했다.
두 손가락이 그 보라색 기운에 닿자마자 강력한 힘을 느낀 한제는 잠시 멈칫했다. 그러자 그 사자는 도망칠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했지만 한제가 오른손을 휘두른 순간 절망할 수밖에 없었다.
한제의 손등에 새겨진 문양이 꿈틀거리더니 마수의 뼈가 모습을 드러냈다. 살기(煞氣)를 번득이는 마수의 뼈가 나타나자마자 도망치던 뇌선전 사자의 발아래에서부터 회색 빛이 나타났다.
“으윽!”
얼굴에서 핏기가 싹 가신 사자는 주위를 맴돌던 세 개의 작은 깃발을 더욱 빠르게 회전시켜 보라색 회오리로 그 회색빛에 대항하려 했다.
한데 바로 그때, 한제가 다가와 정신술을 발휘했다. 그러자 사자는 움직임을 우뚝 멈췄고 그 순간 회색 빛이 곧장 온몸으로 퍼져나갔다.
한제는 가볍게 그를 걷어찼다. 그러자 쩌적 하는 소리와 함께 사자는 셀 수 없이 많은 돌조각으로 부서져 버렸다.
그 직전에 빠져나온 원신이 세 개의 깃발 중앙에서 맴돌았다.
“살려만 준다면 법보로⋯⋯. 크악!”
사자의 원신이 말을 맺기도 전에 한제는 눈을 번득이며 인과의 채찍을 휘둘렀다. 그 원신을 움켜쥔 한제는 주위에서 맴돌던 세 개의 작은 깃발과 함께 자신의 원신으로 봉인해 저물대에 챙겨 넣었다.
그 무렵, 나머지 두 명의 사자는 수많은 수련자들에 둘러싸여 있었고 계속해서 뒤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그 순간, 은색 빛이 번득이더니 한 사자의 가슴팍에서 선혈이 튀었다. 순간 그 사자의 눈빛은 암담해졌고 정수리에서 원신이 빠져나와 저물대를 가지고 도망치려 했다.
그러자 수십 명의 문정기 수련자들이 눈이 벌게진 채 각종 신통력을 발휘해 그 원신을 공격했다. 또한 그 사자를 공격했던 은색 빛도 그 뒤를 바짝 따랐고 잠시 후, 그 사자는 원신마저 죽음을 맞이하게 됐다.
이때,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던 뇌선전의 세 사자가 전송진의 가동을 마쳤고 망설임 없이 두 팔을 펼쳐 각자의 손을 잡고는 복잡한 주문을 중얼거렸다.
순간 전송진은 가장자리에서부터 눈부신 빛을 발산하면서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전송진을 붕괴시킨 대가로 가동 속도는 배가됐다. 그 순간, 고리형 파문이 확산되어 하늘을 향해 튀어나갔다. 그리고 그 파문 속에서는 세 사자의 모습은 왜곡되면서 하늘로 솟아오른 한 줄기 빛기둥이 되어 천천히 흩어져 사라졌다.
고리 모양 파문이 확산되는 와중에 전송진은 격렬하게 진동하기 시작했고 사방의 빛이 중앙으로 응집됐다. 전송진 가장자리는 빠른 속도로 무너져 내리더니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수련자들에게 쫓기던 마지막 사자는 재빨리 몸을 날려 그 빛기둥 속으로 달려들었다.
한데 그들이 흩어져 사라지려던 찰나, 한제가 두 손가락을 펼쳐 휘두르며 참라결을 발휘해 곧장 빛기둥을 베었다.
파지직!
빛기둥은 순식간에 무너져 내리며 사라졌고 그 안의 뇌선전 사자들은 무언가에 찢기듯 무너져 내리면서 이내 사라졌다.
빛기둥이 사라지면서 전송진 안의 파문은 더욱 짙어졌고 사방에서 피어오른 눈부신 빛이 응집되면서 또 하나의 빛기둥이 만들어졌다.
모든 수련자는 조금이라도 늦었다가는 영원히 이곳에서 빠져나가지 못할 거라 여긴 듯 앞다투어 그 빛기둥으로 달려들었다.
한편, 신공호는 뇌선전 사자들과의 전투에서 시종일관 한 발 물러나 있었다. 비록 쫓겨난 상태라고는 해도 뇌선전의 사자였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