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 Station RAW novel - chapter 661
비참한 비명 속에서 노인의 원신인 튀어나왔다.
그 원신을 쫓을 여력이 없었던 한제는 곧장 봉선인을 소환해 방패로 삼았다. 그 순간, 요장동의 검광이 곧장 방향을 틀어 봉선인에 달려들었다.
쾅!
검광과 맞닿은 순간, 봉선인은 세상을 뒤흔들 법한 거대한 소리와 함께 뒤로 밀려났다. 한제 또한 침착한 표정과는 달리 체내의 혈기가 끓어오르듯 요동쳤고 봉선인과 함께 뒤로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그는 1백 척이나 밀려난 후에야 멈춰 설 수 있었다.
“요가의 3대, 요장동이다!”
검광에서 모습을 드러낸 백의의 청년이 고고하게 한제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길이가 30척에 달하는 거대한 검이 그의 발을 받치고 있었다.
한제가 지금껏 본 가장 거대한 그 검에서는 허공을 부술 듯 강렬한 검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하필 날 만나게 되다니, 허목 너는 운이 좋지 않구나. 네가 목숨을 구걸한다면 다른 사람은 네 목숨만은 살려줄지도 모르지. 허나 이 요장동에게 자비란 없다.”
오만한 표정으로 내뱉은 요장동은 속으로 중얼거렸다.
‘요빙운이 오기 전에 저자를 죽여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이 공로를 그 냉정한 여인에게 빼앗길지도 몰라.’
한제는 침착하면서도 냉정한 태도를 유지했다. 그는 나천성역 사람들이 고고하고 오만하다는 것을 진작 간파한 상태였다. 이는 가문 단위로 수련하면서 길러진 태도로 끊이지 않고 학살과 전투가 일어나는 연맹성역과의 차이이기도 했다.
한제는 공손한 표정으로 살짝 고개를 숙이며 포권을 하더니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 입을 벌렸다. 허나 그의 입에서 나온 것은 말이 아니라 한 줄기 원신의 정기였다.
그 원신의 정기는 허상의 검이 되어 곧장 요장동에게 날아들었다. 동시에 한제는 앞으로 한 걸음 나서더니 그 자리에서 사라져 버렸다.
원신의 정기로 이루어진 검이 눈 깜짝할 사이에 코앞까지 다가왔으나 요장동은 피식 웃더니 결인을 그린 오른손을 앞쪽으로 뻗었다. 순간 한 줄기 푸른 빛이 그의 손에서 번득이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두개골로 변해 허상으로 이루어진 검을 한입에 꿀꺽 집어삼키려 했다.
하지만 그때, 그의 바로 뒤에서 파문이 일더니 한제가 걸어 나왔다. 그는 두 손가락을 펼친 손을 휘두르고는 그 결과도 보지 않고 곧장 몸을 뒤로 물려 다시 사라졌다.
“얕은 수를 쓰다니!”
요장동은 싸늘하게 변한 얼굴로 한제가 나타난 순간 맹렬히 몸을 돌리며 눈에서 두 갈래의 검은 빛을 쏘아 보냈다. 하지만 그 빛은 허무하게 허공을 갈랐다.
그때, 돌연 봉선인이 회전하면서 요장동을 향해 내리 떨어졌다. 또한 그 위에 새겨진 수십만 개의 금색 문양들이 하나하나 떨어져 나와 삽시간에 사방을 빽빽하게 채우며 요장동을 봉인하려 했다.
“저 인장(印章)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요장동이 약간 당황한 듯 봉선인으로 시선을 돌린 순간, 그의 좌측에서 한제가 다시 나타나 참라결을 발휘했다.
요장동은 맹렬히 몸을 돌리며 또다시 두 눈에서 검은 빛을 쏘아 보냈지만 이번에도 허공만 때리고 말았다.
봉선인이 위압감을 풍기며 내려오는 사이 한제는 마치 귀신처럼 신출귀몰하게 요장동의 곁에 나타나 공격을 시도하고는 곧장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요장동의 안색은 점차 어두워져 갔다. 한제의 공격은 그에게 별다른 위해를 입히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는 없었는데 자신의 공격은 매번 허공만을 갈랐다.
이런 일이 반복되자 요장동은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여태까지 전투 경험이 적지 않았으나 이런 방식은 난생처음이었다.
그는 상대가 한 움큼 뱉어낸 원신의 정기를 흩어버린 후부터 전투의 주도권을 빼앗긴 것처럼 허둥대고 있었다.
그 와중에 귓가에서 울리는 콰르릉 소리는 갈수록 격렬해졌고 셀 수 없이 많은 금색 문양은 미친 듯이 그를 향해 다가왔다.
요장동은 살기를 잔뜩 품은 채 두 손으로 결인을 그렸다. 그러자 발아래의 거대한 검이 진동하더니 흘러넘칠 듯한 검기를 발산했다.
이어서 그 거대한 검은 열아홉 자루의 작은 검으로 갈라져 회전하면서 기이한 검진(劍陣)을 이루더니 바깥쪽으로 맹렬히 튀어나갔다.
짙은 원력이 사방 가득 퍼지면서 검진을 따라 폭풍을 이루었다. 검진은 요장동을 맴돌며 회전했고 이에 주위를 가득 메운 힘은 격렬하게 왜곡됐다. 그러자 1천 척 밖에 있던 한제의 모습이 드러났다.
허나 한제는 침착한 눈빛으로 요장동을 바라보며 짧게 외쳤다.
“봉인!”
그 외침과 함께 더 많은 금색 문양이 나타나 더욱 빠른 속도로 검진의 회오리 안으로 달려들었다. 동시에 봉선인은 맹렬한 소리를 울리면서 더욱 매섭게 떨어져 내렸다.
혈신자의 마음 (1)
검진의 회오리 속에 있던 요장동의 얼굴에서 푸른 정맥이 불거져 나왔다.
‘이게 무슨 치욕이란 말인가!’
고개를 든 요장동은 두 손으로 결인을 그렸고 그러자 검진의 회전은 더욱 빨라졌다. 그리고 검기의 폭풍이 휘몰아치던 그때, 그가 오른손을 쳐들었다.
순간 검기가 수직으로 솟아올라 봉선인을 향해 달려들었다.
쾅!
엄청난 충돌음과 함께 봉선인이 돌연 우뚝 멈추었다.
요장동은 그 틈에 봉선인 아래에서 벗어나려 했다. 한데 그 순간, 타산이 그에게 달려들며 주먹을 뻗었다. 또한 한제는 선검을 움켜쥔 채 체내의 원력을 미친 듯이 가동하면서 참라결을 연달아 펼쳤다.
한 번, 두 번, 세 번⋯⋯ 열 번… 열다섯 번⋯⋯ 스무 번!
대량의 원력이 담긴 스무 갈래의 참라결은 한순간에 모여들어 하나의 거대한 기운을 이루더니 한제와 요장동 사이의 우주에 한 줄기 금을 내며 요장동을 향해 짓쳐 들어갔다.
“칫!”
요장동의 눈빛이 서늘하게 번득인 순간, 그의 곁에서 맴돌던 검기의 회오리가 맹렬하게 튀어나가 타산의 주먹과 충돌했다.
쾅!
단 한 번의 충돌로 타산은 곧장 얼굴이 창백해졌지만 물러나지 않고 다시 주먹을 내질렀다.
때를 같이 해 날아든 참라결이 검진의 회오리를 그대로 찢어버리고 요장동에게로 돌진했다. 동시에 대량의 금색 문양들은 참라결이 회오리에 낸 균열을 통해 들어갔다.
한편, 한제는 참라결을 발휘한 후 멈추지 않고 곧장 앞으로 한 걸음 내딛어 봉선인 위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그 위에 가부좌를 튼 그는 빠르게 결인을 그린 두 손을 양쪽으로 뻗었다.
그 순간, 봉선인은 한제의 원력으로 가득 채워지더니 요장동을 뭉개버리려는 듯 맹렬히 떨어져 내렸다. 이에 따라 공간이 붕괴하는 듯한 소리가 1만 리 넘어 퍼져 나갔다. 그 범위 안의 수련성들은 무너져 내릴 듯 강렬하게 진동하기도 했다.
봉인과 참라결, 타산의 주먹과 봉선인이 거의 동시에 요장동을 향해 달려들고 있는 상황.
“멈춰라!”
봉선인 아래에서 분노로 가득 찬 포효가 터져 나오더니 두려울 정도로 사악하고 강렬한 기운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봉선인은 물론 금색 문양들 또한 그 강력한 힘에 밀려났다. 게다가 타산은 저 멀리 내던져진 데다가 무언가 터져 나가는 듯한 소리와 함께 주먹 뼈가 모두 부서져 버렸다.
요장동에게서는 더 이상 이전의 고고함과 우아함을 찾아볼 수 없었다. 머리는 산발이 되었고 옷은 곳곳이 터져 있었으며, 두 눈에서는 짙은 분노가 배어 나왔다.
그의 앞에는 주먹만 한 금단(金丹)이 하나 떠 있었다. 좀 전의 그 모든 공격을 흡수한 것이 바로 이 금단이었다.
“선조로부터 하사받은 선인의 금단을 꺼내게 한 것은 네놈이 두 번째다!”
요장동은 이를 바득바득 갈며 말했다. 이제 그는 더 이상 천궁령 때문이 아니라 순수한 분노 때문에 한제를 죽여 버리기로 마음먹은 상태였다. 태어나서 지금껏 어떤 전투에서도 이토록 농락당한 적이 없었던 그로서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것이다.
표정이 어두워진 한제는 뒤로 물러나면서 저물대에서 존혼번을 꺼냈고 그 안에서 두 개의 음의 수준의 원신을 꺼내 삼켰다. 그리고 체내의 원력을 가동한 채 요장동의 금단을 바라보았다.
한제는 전투의 주도권을 장악했고 상대에게 공격의 기회조차 주지 않았으며, 결국 그를 죽이기 직전까지 갔다. 허나 결국 실패했다.
‘이것이 규열기 수련자인가?’
지금껏 상대했던 양의의 수련자들은 손쉽게 처리할 수 있었으나, 그들을 상대할 때보다 훨씬 강력한 공격을 죄다 퍼부었음에도 상대는 아무런 부상도 입지 않은 상태였다.
물론 금단의 역할이 컸지만 금단이 없었더라도 요장동은 분명 그 위기에서 벗어났을 것이다.
‘선계로부터 이어져온 수련자 가문이니 전수받은 선술이 적지 않을 터!’
그때, 요장동이 서늘한 눈빛을 번득이며 오른손으로 결인을 그렸다. 그러자 금단이 주위를 맴돌기 시작했고 요장동은 왼손을 앞으로 뻗으며 낮게 외쳤다.
“선술, 허공의 붕괴!”
한제는 다른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곧장 몸을 뒤로 물렸다. 그리고 그 순간, 방금 전까지 그가 있던 공간은 엄청난 충격에 그대로 무너져 내렸다.
그 광경에 한제의 동공이 바짝 졸아들었다.
“선술, 유도 붕괴!”
요장동은 조용히 뇌까리며 두 손으로 결인을 그렸다.
펑! 펑!
끊임없이 붕괴가 이어졌고 한제는 쉴 새 없이 몸을 뒤로 물렸다. 허공에서 이어지는 붕괴는 금방이라도 살과 뼈를 뚫고 들어올 듯 바짝 따라붙었다.
허나 한제는 표정이 어두워진 와중에도 냉정함을 잃지 않았다. 발아래에서 파문이 일더니 그는 붕괴에 따라잡히기 직전에 허공에서 모습을 감추었다.
그리고 다음 순간, 그는 요장동의 뒤 1백여 척 떨어진 곳에서 나타나 곧장 참라결을 발휘했다.
하지만 그 참라결은 요장동에게 떨어지기 직전 주위를 맴돌던 금단에 그대로 흡수되어 버렸다.
“선술, 열아홉 개의 혼!”
요장동은 입을 쩍 벌려 하얀 안개를 분출했다. 하얀 안개는 참혹한 비명을 울려 퍼뜨리며 나타났다. 그리고 그 안에는… 열아홉 명의 갓난아이가 있었다. 온몸이 칠흑처럼 검은 그 아기들은 마치 괴물처럼 안개에 휩싸인 채 한제를 향해 달려들었다.
한제는 곧장 몸을 물려 그대로 세상에 녹아들었다. 그러자 목표물을 잃은 열아홉 명의 갓난아이들은 다시 요장동 곁으로 돌아가 그 주위를 맴돌았다.
요장동은 오른손을 들어 앞쪽에 떠 있던 금단을 쥐더니 소리쳤다.
“이 요장동은 선조님께 질책을 받는 한이 있더라도 금단을 사용해 네 신통술을 파괴할 것이다!”
말을 마친 그는 손에 쥔 금단을 부숴버렸다. 그러자 파멸적인 힘 한 줄기가 그 안에서 솟구쳐 올랐고 반경 10만 척 안에 존재하는 자연적인 힘은 격렬하게 왜곡되기 시작했다. 이에 자연의 힘은 더 이상 평형을 이루지 못했고 마치 보이지 않는 손에 끊임없이 흔들리는 듯했다.
한제는 결국 1천 척쯤 떨어진 곳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공간과 자연의 힘이 흔들리고 왜곡되는 와중에 튕겨져 나간 것이다.
한제는 곧장 허공을 가리키더니 자모도고를 발휘했다. 마수의 뼈는 두 눈구멍으로 어스름한 빛을 번득이며 짙은 살기(煞氣)를 사방으로 퍼뜨렸다.
“아직도 남은 수가 있었던가!”
요장동은 안색이 살짝 변한 채 두 손으로 빠르게 결인을 그렸다. 그러자 주위를 맴돌던 갓난아이들이 날카롭게 비명을 내지르면서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찰나의 순간, 그 안에서 허상의 인영 하나가 나타났다.
“캬아아!”
마치 거대한 갓난아이 같은 그 허상은 나타나자마자 포효를 내질렀다. 허나 그 포효가 끝나기도 전에 몸이 회색 빛에 가려지면서 삽시간에 석상으로 변해버리고 말았다.
한제는 그 틈에 재빨리 뒤로 물러나면서 존혼번에서 또다시 두 개의 음의 수준 원신을 꺼내 삼키고는 곧장 오른손을 들며 낮게 외쳤다.
“호풍!”
그러자 한제의 오른손에서 검은 바람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부풀어 올라 눈 깜짝할 사이 그의 주위에 짙게 드리웠다.
그때, 요장동이 소환해낸 갓난아이의 허상은 완전히 석화되어 그대로 무너져 내렸고 요장동은 털 끝 하나 다치지 않은 상태로 그 안에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