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 Station RAW novel - chapter 669
“오래 버틸 수는 없으니 빨리 도망가라!”
노인이 허둥대는 수련자들을 향해 소리쳤다.
진에 갇힌 망월은 순간 더욱 분노했고 끊임없이 포효했다. 그리고 이내 그 도안의 제한에서 빠져나가려는 듯 거대한 몸을 마구 꿈틀거렸다.
그때, 망월 근처에 염뇌자의 모습이 나타났다. 그는 소맷자락을 크게 휘두르더니 그 주위의 수련자들을 세상에 녹여내 사라지게 했다.
다른 한쪽에서는 흑의의 사내가 나타나 결인을 그린 오른손으로 허공을 움켜쥐었다.
순간 그의 앞에 전광이 흐르는 거대한 회오리가 나타났다. 이 회오리에 닿는 수련자는 곧장 그 안에 녹아들어 사라졌다.
염뇌자와 흑의의 사내는 빠른 속도로 수련자들을 하나하나 세상에 녹여냈다. 한데 그러는 와중 요가 사람을 마주치면 염뇌자는 서늘한 눈빛을 번득이며 약간의 힘을 더했다. 이에 그 요가 사람들은 중상을 입고 선혈을 토해내며 세상에 녹아들어 사라졌다.
이 무렵, 작은 망월들 주위에도 팔각형 문양이 나타나면서 움직임을 저지했고 거대한 망월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분노의 화염이 망월의 온몸에서 솟구쳐 올랐다. 누군가에 의해 움직임이 제한된 것은 기억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아주 오래된 일이었다.
“크아아아!”
망월은 분노의 포효를 내지르면서 미친 듯이 몸을 흔들었고 녀석이 부딪힐 때마다 팔각형 봉인은 거세게 흔들렸다.
콰르릉!
순간 망월의 거대한 입 위쪽에 두 갈래의 균열이 나타났다. 다름 아닌 망월의 눈이었다.
망월의 눈은 연기로 가득 차 있는 듯 탁했지만 그 안에는 광기도 어려 있었다. 망월의 입에서 모호한 말들이 흘러나오는가 싶더니 그 앞에 셀 수 없이 많은 반짝이는 빛이 나타나 거대하고 두꺼운 손가락 하나를 이루었다.
망월의 분노는 고대 신의 손짓과 같았다!
“빨리!”
적의의 노인은 두 손으로 진을 꾹 누르며 전보다 더욱 신중한 표정으로 크게 외쳤다. 그의 옷과 머리카락이 미친 듯이 나부꼈다. 거대한 원력이 그의 체내에서 가동되면서 거대한 하나의 폭풍을 이루어 솟구쳐 오를 듯했다.
허상으로 나타난 손가락에 적의의 노인은 심신이 바들바들 떨려왔다.
“캬오오오!”
망월의 포효가 다시 터져 나오자 고대 신의 손가락이 팔각형의 봉인을 느릿하게 눌렀다.
그 손가락이 닿은 순간, 봉인은 곧장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무너져 내리더니 셀 수 없이 많은 조각이 되어 흩어졌다.
적의의 노인은 창백해진 얼굴로 수많은 조각들과 함께 뒤로 밀려났다가 곧장 염뇌자와 흑의의 사내가 있는 곳으로 다가왔다.
이때 두 사람은 이미 주위의 모든 수련자들을 이동시켜둔 상태였다.
염뇌자는 망월의 손가락을 바라보며 흥분된 표정으로 크게 웃었다.
“크하핫! 훌륭한 녀석이로군! 연맹성역으로 보내놓으면 현중자는 분명 깜짝 놀라고 말 거야!”
망월이 낮게 그르렁거리자 그의 앞에 있던 고대 신의 손가락은 염뇌자 일행 쪽으로 맹렬하게 방향을 틀더니 위쪽을 가리켰다.
“도우들, 이것은 달 마수의 최후의 일격이야. 우리로서는 저항할 수 없네. 본체가 이곳에 와 있는 상태라면 한두 번 덤벼볼 만도 하겠지만 말이야. 어쨌든 이번 목적은 이미 달성한 상태이니 달 마수의 위력을 직접 한 번 느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염뇌자는 크게 웃으며 앞으로 한 발 내딛어 곧장 고대 신의 손가락을 향해 돌진했다. 그 순간, 염뇌자는 온몸으로 불빛을 번득이는가 싶더니 눈 깜짝할 사이 강력한 화염을 피워 올렸다. 이제 그의 온몸은 그 화염에 감싸인 상태였다.
망월의 손가락이 염뇌자에게 떨어졌다. 그 순간 염뇌자는 낮게 신음하면서 결인을 그린 두 손을 앞으로 뻗었다. 그러자 그의 몸을 감쌌던 화염이 미친 듯이 응집되더니 한 마리 염룡(炎龍)이 되어 고대 신의 손가락을 향해 돌진했다.
허상으로 나타난 지금 상태의 염뇌자가 만들어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염룡이었다.
염뇌자의 허상은 흩어져 사라졌고 염룡과 고대 신의 손가락은 정면으로 충돌했다.
쾅!
격렬한 메아리가 사방에 울려 퍼졌고 동시에 무너져 내린 염룡은 끝없는 화염이 되어 고대 신의 손가락을 감싸더니 맹렬하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적의의 노인은 기이한 눈빛으로 크게 웃더니 앞으로 한 발 나서며 결인을 그린 오른손으로 미간을 눌렀다.
순간 한 자루의 붉은색 세검(細檢)이 된 그는 화염에 휩싸인 고대 신의 손가락을 찔러들었다.
흑의의 사내도 달 마수의 최후의 공격은 체험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되뇌었다. 어쩌면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또 다른 수확이 있을지도 몰랐다.
그 정도의 수준에 이른 자로서 한 단계 더 위로 올라가기는 정말 힘들었다. 그런 그에게 눈앞의 달 마수는 하나의 기회처럼 보였다.
앞으로 달려든 흑의의 사내는 두 손으로 결인을 그렸고 이내 한 마리 검은 매가 됐다. 이 매는 허상이었지만 날카로운 기운을 풍기면서 고대 신의 손가락을 향해 달려들었다.
이 순간, 온 나천성역 북쪽 구역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거대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북쪽 구역 전체가 무너져 내릴 것만 같은 소리로 모든 수련성의 수련자들은 심신이 뒤흔들릴 정도였다.
염룡이 무너져 내렸다.
붉은 검은 쪼개졌다.
검은 매는 흩어져 사라졌다.
반면 고대 신의 손가락은 다소 어두워졌지만 아무런 손상도 입지 않은 상태였다.
“캬아아아!”
망월의 포효 아래, 남아 있는 고대 신의 손가락은 곧장 사방을 휩쓸면서 반짝이는 빛이 되어 그 체내로 스며들었다.
망월은 입을 크게 벌렸고 사방에 있던 작은 망월들은 곧장 그 입안으로 들어갔다.
거대한 망월은 셀 수 없이 많은 촉수들을 하늘거리면서 허공 속으로 사라졌다.
★ ★ ★
뇌선전 안 어느 밀실. 세 사람이 가부좌를 틀고 있었다. 그들의 아래로는 오래된 진이 하나 있었는데 세 사람이 앉은 위치는 각각 그 진의 중요한 자리였다.
세 사람 중 하나인 염뇌자가 두 눈을 번쩍 떴고 동시에 나머지 두 사람도 눈을 떴다. 이 두 사람은 각각 그 적의의 향씨 성의 노인과 흑의의 중년 사내였다.
“강력하군!”
흑의의 사내가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 달 마수는 분명 우리 가문의 기록에도 절대 쉬이 건드리지 말라고 되어 있지!”
적의의 노인이 진중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다면 더 많은 자와 연합해서라도 생포해야겠군!”
염뇌자가 광기 어린 눈빛을 번득이며 말했다.
★ ★ ★
나천성역 동쪽 영역, 피처럼 붉은 요가의 수련성 사당 안.
펑 하는 소리와 함께 혈신자 뒤에 놓여 있는 영패들 중 열 개가 넘게 쪼개졌고 그 영패에서 피어오른 하얀 기운은 그가 휘두른 소매에 모두 거두어졌다.
혈신자는 고개를 들어 음산한 눈빛으로 하늘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과연 연맹성역에서 온 자답군. 우리 가문 세 번째 세대들보다 시원시원하고 과감해!”
그리고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그는 오른손으로 허공을 움켜쥐었다. 순간 한 줄기 붉은 빛이 그의 손에 응집되다가 하나의 붉은 옥패가 됐다.
“두 번째 세대인 요운을 보내 나천성역 북쪽에서 허목의 목숨을 거둬오게 해라!”
말을 마치자 옥패는 혈신자 앞에서 한 줄기 붉은 빛이 되어 사라졌다.
★ ★ ★
북쪽 영역에서 참상이 벌어진 후 마도자 허목의 이름은 나천성역 곳곳에서 더욱 큰 반향을 일으키게 됐다.
살벌한 기세와 막강한 실력, 그리고 잔인함. 그는 낮은 수준의 수련자들을 학살했을 뿐만 아니라 반격을 위해 그 거대하고 끔찍한 마수를 깨워 한 차례의 재앙을 일으킨 장본인이었다.
특히 그 참상으로 관련된 수련자 대부분이 죽었다는 말에 더 이상 요가의 일을 돕고자 하는 가문은 없었다. 망월과의 전투에서 살아남은 수련자들은 마도자 허목은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아니고는 절대 건드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허나 이 모든 것에 대해 한제는 당연히 알지 못했다. 지금 그는 망월의 체내에서 신중하게 돌아다니는 중이었다.
뒤로는 셀 수 없이 많은 작은 망월들이 그를 바짝 쫓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 망월들은 모두 잔뜩 흥분한 듯 촉수를 꿈틀거렸고 그러는 와중에도 입을 덥석덥석 물어 한제가 이동하면서 발산하는 기운을 흡수했다.
한제의 머리가 빠르게 돌았다.
그는 일찍이 뭔가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이번에 들어온 망월의 체내는 지난번과는 전혀 달랐다. 특히 이 작은 망월들은 자신을 본 뒤 하나같이 잔뜩 흥분하는 기색이었고 심지어 이전에 요빙운이 자신을 공격하려 들 때는 그를 돕기까지 했다.
‘분명 고신의 피갑 때문일 거야!’
한제는 원신에 걸친 고신의 피갑을 벗어 저물대에 넣은 뒤 방향을 틀어 빠르게 이동했다. 이에 추격해오고 있던 망월들은 분노의 포효를 내뿜으며 사방으로 퍼지더니 뭔가를 찾기 시작했다.
한제는 그제야 한시름 놓고 신중하게 돌아다니며 탐랑의 솥을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바로 그때, 돌연 망월의 체내 전체에서 진동이 일기 시작했고 이 진동은 파문이 되어 한제에게로 점점 가까워졌다.
표정이 급변한 한제는 빠르게 뒤로 물러났지만 순간 그의 뒤에서도 파문이 일었다. 그 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거의 순식간에 그의 체내를 관통했다.
파문은 나타날 때만큼이나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는 체내에서 무언가를 찾아내는 망월의 신통력으로 파문이 한제를 훑은 순간 망월은 그의 위치를 파악하게 됐다.
음울한 포효가 망월의 체내에서 메아리쳤다. 원신을 파괴하는 힘을 가진 포효는 처음에는 미약했지만 점점 격렬해졌고 급기야 거대한 천둥이 귀에 대고 울리는 듯했다.
한제의 안색은 곧장 창백해졌고 원신에서는 찢어질 듯한 통증이 느껴졌다. 이전에는 고신의 피갑으로 보호받고 있었기 때문에 잘 느껴지지 않았던 고통이었다.
“크윽!”
한제의 칠공에서는 피가 흘러내렸다.
위기의 순간, 한제는 쓰게 웃으며 저물대에서 고신의 피갑을 꺼냈다.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다시 그 고신의 피갑을 원신에 씌운 순간, 한제는 외부 세계와 단절된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격렬한 포효는 여전히 강하게 느껴졌지만 원신에 전해지는 영향은 이제 충분히 감당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