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 Station RAW novel - chapter 751
한제가 외쳤다. 그 순간, 그가 미리 배치해두었던 비검들이 그대로 터지기 시작했다.
펑! 펑!
폭발음이 사방에서 울려 퍼졌다. 이 정도 폭발로 망월에게 심각한 부상을 입힐 수는 없지만 녀석의 체내에는 특별히 민감한 곳들이 있기에 큰 고통을 안길 수는 있었다. 그리고 그 끔찍한 고통은 망월을 더욱 분노케 할 것이다.
특히 지금은 한 곳도 아닌 여러 곳에서 동시에 비검이 폭발했으니 그 고통은 차공열 화살로 입은 고통에 결코 뒤지지 않을 정도였다.
그 순간, 어두운 허공을 그 거대한 몸을 이끌고 정처 없이 떠돌던 망월은 크게 경련을 일으키기 시작했고 뒤이어 잔뜩 성난 포효가 울려 퍼졌다.
“쿠오오오!”
망월의 체내에서도 격렬한 변화가 일었다. 녀석이 몸을 뒤틀자 끝없는 육벽은 움츠러들었다가 늘어나기를 반복했다.
“캬아아아!”
다시 한 번 분노에 찬 포효를 내지른 망월은 이번에는 몸을 쭉 늘이며 입을 쩍 벌렸다. 전보다 더욱 빠르게 움직이던 녀석은 체내의 모든 것을 뱉어내려는 듯 토악질을 해댔다.
망월의 체내에서 도망치고 있던 한제는 금방이라도 금룡에 따라잡힐 듯했지만 멈추지 않고 위쪽으로 향했다. 위쪽의 육벽을 층층이 뚫고 나가면 그 가장 위쪽은 망월의 입과 연결되어 있었다.
금룡 역시 망월의 토악질로 인해 위쪽으로 밀려 올라가고 있었다.
좁은 통로에서 거대한 팔과 교전하고 있던 청수 또한 육벽 위쪽을 통해 분출됐다.
일목자와 무동선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분분히 균열 밖으로 밀려났다.
새카만 허공 속, 망월은 끊임없이 포효를 내질렀고 거대한 입을 벌린 채 계속해서 구역질을 해댔다. 머지않아 녀석의 입안에서 금빛이 번쩍이는가 싶더니 금룡이 가장 먼저 튀어나왔다.
그 뒤를 이어 나온 것은 한제였고 다음으로 청수, 일목자 무동선이 허공으로 분출됐다.
망월의 입 밖으로 튀어나온 순간, 한제는 최대한 체내의 원력과 선력이 제압되는 속도를 늦추기 위해 원력과 선력을 전부 봉인했다.
허나 실제적인 효과는 거의 없어 순간 온몸의 원력이 급속도로 사라져갔다.
체내의 선원(仙元) 또한 마찬가지였다. 형태 없는 봉인이 층층이 몸을 뒤덮는 것 같았다.
오직 고신의 육신이 가진 고신의 힘만이 그 압박에도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았다.
원력이 사라진 것은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이들은 모두 이곳의 기이한 특징을 이미 알고 있었던 듯 곧장 각자의 신통력을 발휘했다.
일목자는 세 개의 보라색 나무 조각을 소환하여 자신의 주위에 맴돌게 했다. 그는 체내에서 원력이 제압되는 것을 완전히 막지는 못했으나 그 속도만큼은 적지 않게 늦추는 데 성공했다.
금룡은 보이지 않는 빛을 번득이면서 그 압박에 가까스로 저항하고 있었지만 일목자에 비하면 훨씬 힘들어 보였다.
한편 무동선은 자신을 둘러싼 거대한 기포 하나를 소환하여 사방의 공간과 자신을 격리시킨 상태였다. 다만 그 기포는 계속해서 사라졌기 때문에 무동선은 수시로 원력을 사용하여 그 기포를 만들어내야 했다.
그런가 하면 청수는 오른손을 휘둘러 발휘한 화지위뢰(畵地爲牢)로 그 압박감에 저항했다. 다만 이런 상태로는 그도 오랫동안 버틸 수는 없었다.
이에 비하면 가장 가뿐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한제였다. 그는 체내의 원력에 대해서는 아예 신경 쓰지도 않고 주먹을 바르쥔 뒤 금룡을 주시하며 냉소했다.
하지만 그는 경거망동하지 않고 계속해서 뒤로 물러나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아직은 때가 아니야. 조금 더 기다리자!’
한편, 모든 수련자가 튀어나온 순간, 망월은 다시 한 번 포효를 내질렀다. 그리고 녀석의 두 눈 사이에서는 회오리가 생겨나더니 그 안에서 한 사람의 인영이 드러났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닌 극현천이었다.
허나 극현천의 두 눈은 굉장히 어두웠고 고통스러운 빛이 언뜻 스쳤다.
잠시 후, 그는 날카로운 소리를 내지르더니 곧장 회오리에서 튀어나왔다.
한편, 극현천을 본 순간 한제는 심장이 두방망이질치기 시작했다. 극현천의 몸에서 고신의 기운이 흐르고 있었던 것이다.
상대는 고신의 반점 하나로 형성된 존재였다. 어쩌면 고신의 반점 하나와 융합되면서 선인도 수련자도 신도 아닌 존재가 됐다고 할 수도 있었다.
이는 고신의 괴뢰술(傀儡術)이었다.
서사의 기억에는 오직 성년이 된 고신만 발휘할 수 있는 그 신통술이 떠올랐다.
‘저자를 흡수하면 난 고신의 힘 일부를 전승받을 수 있다!’
고신의 반점과 융합되어 만들어진 꼭두각시인 괴뢰는 일반적인 1성급 고신과 힘이 거의 비슷했다. 게다가 극현천이 가진 하나의 반점은 8성급 고신에게서 기인한 것이었다.
극현천이 몸을 훌쩍 날리자 음파의 폭발이 일었다. 그의 속도는 상상을 초월했는데 순간이동을 하더라도 그렇게 빠르지는 못할 것 같았다.
콰르릉!
거대한 음파의 폭발이 인 순간, 극현천은 이미 금룡의 곁에 이르러 주먹을 날렸다. 이에 금룡은 온몸을 바르르 떨며 대량의 피를 토하며 그 거대한 몸이 뒤로 강하게 떠밀려 나갔다.
금룡이 피를 토해낸 순간, 극현천은 이미 사라졌다. 그리고 거의 동시에 무동선의 몸을 두르고 있던 기포가 퍽 하고 터져버리더니 그의 가슴이 움푹 파였다.
“우웩!”
무동선은 피를 토했고 체내 곳곳에서 쩌적 하고 뼈가 갈라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엄청난 고통에 몸을 웅크린 그의 눈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일목자는 금룡과 무동선이 나가떨어짐과 동시에 몸을 맴돌고 있던 세 개의 보라색 나뭇조각을 더욱 빠르게 회전시켰지만 극현천은 그 와중에도 틈을 찾아내더니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주먹을 날렸다.
“큭!”
일목자는 입가로 피를 주룩 흘리며 뒤로 나가 떨어졌다.
청수의 근처에서도 마찬가지로 갑작스럽게 대량의 파문이 나타났다. 청수는 다급하게 뒤로 물러났지만 그럴수록 그의 전방에 나타나는 파문은 격렬해졌다.
잠시 후, 그 파문이 울려 퍼지며 청수의 앞에서 폭발했다. 이에 청수는 창백해진 얼굴로 더욱 빠르게 뒤로 물러났다.
이 모든 것은 그야말로 눈 깜짝할 순간 일어난 일이었다.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속도였다. 신식으로든 육안으로든 극현천의 그 불가사의한 속도를 따라잡을 수는 없었다.
이 공간의 봉인의 힘으로 인해 약해진 상황에서 극현천의 공격이 더해지자 그들의 수준은 그대로 떨어지고 말았다.
한제는 아예 극현천의 모습도 보지 못한 상태였다. 그저 미친 듯한 바람과 흘러넘칠 듯 강한 힘이 전방에서 훅 끼쳐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는 전혀 당황하지 않았다. 그 엄청난 힘이 들이닥친 순간 몸을 휙 돌린 한제는 고신의 육신이 가진 기이한 감각을 이용해 주먹을 허공으로 날렸다.
쾅!
하늘을 뒤흔들 듯 엄청난 소리 아래 한제는 뒤로 몇 걸음 밀려났고 창백해진 상태로 입가에서는 피를 흘렸다.
하지만 전방에 나타난 극현천 역시 처음으로 두 걸음 정도 뒤로 밀려났다. 한제를 보는 그의 눈빛이 기이하게 빛났다.
“저자의 체내에는 원력이 없어 이 공간의 제한을 받지 않습니다. 게다가 육신의 힘도 엄청나죠. 선배님들은 원력이 제압된 상태이니 다 같이 힘을 모으지 않으면 더 위험해질 겁니다!”
한제는 뒤로 물러나는 와중에 크게 외쳤다.
“닥쳐라!”
몸을 훌쩍 날린 금룡의 몸에 붙은 다섯 장의 부적이 기이한 빛을 발하며 오행의 기운을 피워올렸다. 그 빛이 온몸으로 퍼져나가는 사이 금룡은 다섯 갈래의 빛이 되더니 극현천이 아닌 한제를 향해 돌진했다.
한제의 눈빛이 싸늘하게 변했다. 그는 자신이 금룡의 신통력에서 무사하기란 어려울 것임을 알고 있었다. 이에 그 오행의 기운이 자신에게 가까워진 순간, 저물대를 두드려 현보 상인의 원신을 손에 꽉 움켜쥐었다.
“멈추지 않으면 바로 이 원신을 부술 겁니다!”
빠르게 달려들던 오행의 기운이 우뚝 멈추더니 금룡은 분노에 찬 눈빛을 번득였다.
체내의 원력이 제압되지 않았다면 방금 극현천의 공격을 받지 않았다면 이런 위협 정도는 아랑곳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어쩔 수가 없었다.
한편, 멀리서 이를 지켜보던 극현천의 얼굴에 기이한 웃음이 드러났다. 그 순간 그의 모습이 사라졌고 거의 동시에 일목자는 표정이 급변해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한 발 늦은 것인지 그의 체내에서는 펑, 펑 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 소리가 한 번 울릴 때마다 일목자는 엄청난 힘에 충격을 받은 듯 휘청거렸고 그의 신통력은 발휘되기도 전에 그대로 무너져 내리고 말았다.
더구나 신통술을 발휘할 때 그 힘의 대부분은 허공에서 흩어질 뿐이라 상대에게 자신의 진정한 위력을 담을 공격을 하는 것은 아예 불가능했다. 그런 상황만 아니었다면 이렇게 형편없는 꼴을 보였을 리도 없었다.
일목자 체내의 원력은 끊임없이 흩어졌고 그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더니 눈 깜짝할 사이 그의 수준은 이미 정열기 후기로 떨어져버렸다.
그는 체내의 원력이 흩어져 사라지는 것에는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겠다는 듯 두 팔을 펼치며 낮게 외쳤다.
“일목(一木), 일계(一界)!”
그의 몸을 맴돌고 있던 세 개의 작은 나뭇조각 중 하나가 그대로 무너져 내리면서 반짝이는 빛으로 부서져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그 빛이 닿은 범위는 하나의 다른 세계가 되었고 반경 1천 척 내의 공간을 봉인했다.
하지만 극현천이 한 발 더 빨랐다. 1천 척 내의 공간이 봉인된 순간 한 발 뒤로 물러난 그는 즉시 모습을 감추었다.
“일단 극현천인지 꼭두각시인지 모를 저자부터 죽여야 할 것 같군!”
무동선은 잔뜩 어두운 얼굴로 외쳤다. 그 또한 수준이 대폭 떨어진 상태로 낮게 기합을 넣으며 한 발 앞으로 나섰다.
그 순간 그의 주위에서는 대량의 기포가 나타났다. 무동선은 그 기포가 일목자에게로 향하도록 통제했다.
“파멸지허(破滅之虛)!”
그가 오른손으로 앞을 가리키자 사방의 기포는 순간 하나에서 둘로 둘에서 넷으로 끝도 없이 늘어나며 눈 깜짝할 사이 사방을 가득 채웠다.
그 순간, 기포 중 하나가 터졌고 무동선이 두 눈을 번득이며 신식으로 사방을 훑자 사방에 퍼져 있던 모든 기포가 순식간에 모여들었다.
“폭발!”
펑! 펑!
폭발음이 연달아 울려 퍼짐과 동시에 일목자는 어두운 얼굴로 소매를 휘둘렀다. 순간 그의 앞에 높이가 1천 척에 달하는 거목의 허상이 나타나 앞쪽으로 쏘아져 나갔다.
오행의 힘
강렬한 충격이 사방으로 퍼져나가던 그때, 금룡의 거대한 몸이 다시 한 번 뒤로 나가떨어졌다. 뒤이어 극현천이 모습을 드러내더니 금룡의 몸에 달라붙어 끊임없이 주먹을 날렸다.
“캬오오!”
금룡은 분노에 찬 고함을 내지르며 거대한 머리를 휘두르는 한편 입을 벌려 상대를 삼키려 했다. 하지만 그가 입을 벌린 순간, 그 입안 가득했던 이빨들이 그대로 갈라져 흩어졌다.
“캬하하하!”
광소하며 뒤로 물러난 극현천은 광기 어린 눈빛을 번득이며 기이한 언어로 뭔가를 중얼거렸다. 한제를 제외하고는 그 누구도 그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알지 못했다.
“오늘, 너희들 중 누구도 도망치지 못한다!”
그 순간, 극현천은 또 한 번 모습을 감추었다.
한제는 침착한 얼굴로 어딘가로 주먹을 날렸다.
펑!
폭발음과 함께 한제의 몸이 뒤로 떠밀렸고 극현천 역시 모습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