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 Station RAW novel - chapter 752
그때 청수가 곧장 몸을 날리며 결인을 그린 손으로 허공을 가리켰다. 순간 대량의 검은 바람이 불어닥치면서 여덟 마리의 흑룡으로 변했다. 사방으로 퍼져나가던 흑룡들은 포효를 내지르며 극현천을 향해 달려들었다.
극현천은 기이하게 웃더니 흑룡들이 달려들던 순간 다시 모습을 감추었다.
하지만 그가 막 그 자리에서 달아나려는 순간, 한제가 기이한 눈빛을 번득이며 고신의 솥을 소환했다. 그리고 순식간에 한제의 모습이 사라지더니 다시 나타났을 때는 극현천을 뒤쫓고 있었다.
한제는 다시 나타나자마자 주먹을 날렸다. 순간 극현천이 맹렬하게 몸을 돌리며 손을 뻗었고 그의 손과 한제의 주먹이 충돌했다.
쾅!
굉음과 함께 한제는 한 움큼 피를 토해내며 뒤로 떠밀렸고 극현천도 뒤로 몇 걸음 물러났다. 바로 그때, 청수가 두 손으로 결인을 그렸다. 그러자 수많은 빗방울이 응결되어 줄기줄기 화살이 된 듯 극현천에게로 쏘아졌다.
이를 본 극현천은 몸을 훌쩍 날려 그 자리에서 벗어나려 했다.
한제는 두 눈으로 서늘한 눈빛을 번득이며 크게 외쳤다.
“사형, 선원(仙元)으로 저를 도와주십시오!”
한제는 이어서 오른손을 앞으로 뻗었다.
“정(定)!”
그 한 마디 외침에 한제의 체내에 남아 있던 모든 원력과 선원이 손가락을 타고 허공으로 흘러들었다. 그와 동시에 청수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오른손으로 허공을 때렸다. 그러자 그의 체내에 남아 있던 선원의 절반이 그대로 한제의 체내에 주입됐고 이 선원 역시 정신술로 발현됐다.
한제가 전력을 다해 정신술을 발휘한 것은 처음으로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위력이 발휘됐다.
그 순간, 극현천은 그대로 허공에 멎어버렸다.
그때 일목자가 곧장 달려들었다. 이 허무의 공간에 존재하는 봉인 때문에 순간이동은 사용할 수 없었지만 일목자는 충분히 빨랐다.
그는 도착하기도 전에 두 손으로 결인을 그려 거대한 나무의 허상을 회전시켰다. 그 나무의 허상은 갈수록 작아지다가 이내 하나의 목검이 됐다.
번개처럼 질주한 목검은 극현천의 정수리를 찔러 들었고 이에 그의 체내에서는 펑, 펑 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목검은 이내 완전히 극현천의 체내로 뚫고 들어갔다.
펑!
극현천의 체내로 완전히 들어간 목검은 수많은 신통력으로 갈라졌다.
한편 무동선 또한 극현천이 정신술에 몸이 묶인 순간 소매를 크게 휘두르며 원신의 정기를 한 움큼 토해냈다.
그 원신의 정기는 오색찬란한 빛을 번득이는 일련의 기포가 되었고 극현천을 감싸더니 곧장 폭발했다.
극현천에 대한 깊은 한을 품고 있던 금룡도 포효를 내지르며 오행의 힘을 발산했다.
그 오행의 힘은 서로 교차하면서 왕관의 허상을 만들어냈다. 이 왕관은 매섭게 돌진해 극현천의 정수리에 씌워졌다.
“캬아악!”
수준 높은 세 수련자가 동시에 행한 공격에 극현천은 비명을 내지르며 몸부림쳤지만 이미 늦은 때였다.
폭발음이 연달아 울려 퍼지면서 목검과 기포, 그리고 왕관이 동시에 폭발했고 극현천의 몸은 그대로 터져나갔다.
극현천의 무너져 내린 피와 살점 사이에서 주먹만 한 보라색 별이 부드러운 빛을 발산하고 있었다. 그 별에는 고신의 힘이 한 줄기 깃들어 있었다.
이를 본 한제의 두 눈에는 지난 1천 년을 통틀어 몇 번 드러난 적 없는 탐욕의 빛이 어렸다.
그는 곧장 고신의 솥을 소환해 몸을 훌쩍 날려 무너져 내리고 있는 극현천 근처에 이르렀다.
동시에 전광석화와 같이 돌진하며 혀끝을 깨물어 고신의 피를 한 움큼 분출한 그는 기이한 소리를 중얼거리며 입을 벌려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힘의 유산!”
한제가 숨을 들이마시자 보라색 별은 바르르 진동하더니 곧장 한제의 입속으로 삼켜지려는 듯 그를 향해 돌진했다.
바로 그때, 고함을 내지른 망월에게서 강력한 고신의 기운 한 줄기가 폭발하듯 뿜어져 나왔다.
동시에 일목자와 무동선도 탐욕스런 눈으로 서로 다른 방향에서 보라색 별을 향해 달려들었다.
다만 방금 치른 전투로 인해 두 사람 체내의 원력은 이미 거의 바닥나 수준이 규열기까지 떨어진 상태였다.
두 사람이 달려든 순간 한제의 체내에서는 펑 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와 동시에 그는 몸이 두 배로 불어나더니 한입에 보라색 별을 집어삼켰다.
그 순간, 한제는 상상을 초월하는 힘이 흘러넘칠 듯 체내에서 폭발하는 것을 느꼈다.
체내에서는 무언가 터져나가는 듯한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고 한제는 곧장 뒤로 물러났다.
온몸의 안팎으로 여러 줄기의 기운이 맴돌며 흘렀고 한제는 강력해진 듯한 느낌을 받았다. 마치 눈앞의 모든 것이 자신의 주먹질 한 번에 연기처럼 흩어져 사라질 것만 같았다.
한제의 몸은 또 다른 변화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그의 몸이 부풀어 오르더니 순식간에 키가 수백 척에 달하는 거인이 된 것이다.
극강의 기운이 허무의 공간을 채우는가 싶더니 한제의 미간에 숨겨져 있던 고신의 반점이 응결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이전까지 세 개 하고 반쯤 더 드러났던 미간의 반점은 완전한 네 개가 됐다. 진정한 4성급 고신이 된 것이었다.
고신 일족의 왕족이었던 서사로부터 전승받은 한제는 보통의 4성급 고신과는 전혀 달랐다.
한제의 체내에서 울려 퍼지는 펑, 펑 소리는 더욱 격렬해졌고 그의 몸은 다시 부풀어 올라 순식간에 1천 척까지 커졌다. 그 몸에서 풍기는 위압감은 강렬한 충격이 되어 사방을 휩쓸었다.
일목자와 무동선은 눈동자가 바짝 졸아든 채 한제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하하! 하하하하! 하하하핫!”
두 주먹을 불끈 쥔 한제는 크게 웃기 시작했다. 세상 모든 힘을 장악한 듯한 느낌에 온몸이 자신감으로 차올랐다.
맹렬하게 고개를 돌린 그는 거대한 보폭으로 곧장 일목자와 무동선을 지나쳐 멍하니 눈앞의 광경을 바라보고 있던 금룡에게로 향했다.
수차례 공격을 받고 신통력도 여러 번 사용한 데다가 봉인의 힘으로 압박까지 받아 규열기 초기까지 수준이 떨어진 금룡은 키가 1천 척에 달하는 한제가 다가오는 모습에 곧장 몸을 잔뜩 웅크려 인간의 형상으로 변했다.
용포를 입은 그는 얼른 뒤로 물러나면서 두 손으로 결인을 그렸다. 정수리 위에 떠 있는 다섯 장의 부적이 급속도로 회전하는 순간, 그가 크게 외쳤다.
“독화(毒火)!”
그 순간, 정수리 위에서 회전하던 부적 중 한 장이 화염으로 타올랐고 맹독을 품은 한 줄기 초록색 화염이 한제에게 날아들었다.
한제의 표정은 냉랭했다. 지금의 그는 수련자가 아니라 힘의 유산과 기억의 유산을 모두 전승받은 진정한 고신, 4성 왕족 고신이었다. 한제의 분신이 가진 힘은 봉인되어 거의 발휘할 수 없었지만 4성 고신의 강대함은 지금의 금룡을 죽이기에는 충분했다.
맹독을 품은 독화가 훅 가까워졌다. 일반적인 수련자라면 이런 독화가 치명적이겠지만 고신인 한제는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그는 독화가 가까워진 순간 거대한 주먹을 가볍게 휘둘렀다.
쾅!
음파의 폭발이 일어났다. 고신의 주먹은 수련자의 신통력으로 이루어진 광기 어린 바람처럼 강한 힘을 발휘했고 이에 녹색 화염은 그대로 꺼져버렸다. 심지어 꺼진 화염에서 피어오른 녹색 연기 역시 뒤로 떠밀려 나갔다.
얼굴이 크게 변한 용포 차림의 중년 사내는 결인을 그린 오른손으로 전방을 가리키며 크게 외쳤다.
“공수(貢水)! 잔금(殘金)! 형목(刑木)! 장토(葬土)!”
그의 외침에 따라 정수리 위의 다섯 부적이 전부 빛을 번득이며 움직였다. 이내 푸른 바다의 허상이 나타나 한제를 향해 철썩이며 나아갔다.
묵직한 힘을 가진 바닷물에서는 콰르릉 하는 포효가 울려 퍼졌지만 4성 고신인 한제의 주먹질을 막아내지는 못하고 순식간에 수많은 물방울로 부서졌다.
공격이 와해된 순간 한 줄기 금빛이 번쩍이더니 금룡의 비늘로 형성된 긴 검이 나타나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한제에게로 돌진했다.
한제는 다시 주먹을 날렸다.
쾅!
이번에도 뭔가 터져나가는 소리와 함께 금룡의 비늘로 구성된 검은 바르르 떨리다가 끝에서부터 마디마디 부서져 비늘로 변해버렸다.
용의 비늘로 이루어진 검에 뒤이어 검은색의 거대한 나무가 달려들었다. 짙은 피비린내를 풍기는 그 나무에는 수많은 선인들의 혼이 깃들어 있어 소름 끼치는 곡성이 파문이 되어 한제를 공격했다.
형벌의 나무 뒤로는 검은색의 흙이 검은 폭풍이 되어 휘몰아쳐 왔다.
한제는 덤덤한 얼굴로 계속해서 주먹을 휘둘렀다.
쾅! 쾅!
주먹에 가격당한 형목은 순식간에 갈라져 버렸다. 동시에 수많은 장토로 이루어진 폭풍 역시 무너져 내렸다.
금룡이 자랑하던 오행의 힘 중 그 어느 것도 4성 왕족 고신인 한제의 주먹을 조금도 막아내지 못했다.
연속해서 오행의 힘을 모두 파괴한 한제의 주먹은 곧장 용포를 입은 사내 앞으로 뻗어나갔다.
콰르릉!
하늘을 뒤흔들 듯 요란한 소리와 함께 용포를 입은 사내는 피를 뿜어내며 뒤로 나가떨어졌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일목자 등은 한제의 거대한 몸이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며 주먹을 휘두른 것과 용포를 입은 사내가 피를 뿜어내며 뒤로 나가떨어지는 광경을 보았을 뿐이다.
용포를 입은 사내의 몸에서 펑, 펑 소리가 울리는가 싶더니 대량의 피 안개가 분출됐다. 만약 그의 수준이 압박받지 않은 원래의 상태였다면 한제가 그에게 상해를 입히기는 굉장히 어려웠을 터였다.
하지만 이곳에서 한제는 엄청난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한제는 냉소를 흘리며 앞으로 한 걸음 나아가 오른발로 전방을 걷어찼다. 얼굴이 잿빛이 된 용포 차림의 사내는 화들짝 놀라며 뒤로 물러나는 와중에 두 손으로 결인을 그리더니 크게 외쳤다.
“오행(五行)의 힘!”
다섯 장의 부적이 급속도로 회전하면서 다섯 갈래의 기운을 발산했고 이내 그의 앞에는 허상의 왕관이 나타나 오행의 힘을 내뿜으며 달려들었다.
한제는 두 눈을 번득이며 손으로 허공을 움켜쥐었다. 저물대는 이전의 크기 그대로였음에도 거대해진 한제는 쉽게 그것을 열 수 있었다.
허공을 움켜쥔 한제의 손에 왕관 하나가 나타났다. 그리고 그 순간, 용포를 입은 사내의 표정이 급변했다.
“용존(龍尊)의 오행관(五行冠)! 게다가 혼까지 깃든 그것을 어떻게 네가 가지고 있는 것이냐?”
용포 차림의 사내는 당황한 얼굴로 곧장 뒤로 몸을 물리며 저물대에서 나무 패 하나를 꺼내더니 꽉 움켜쥐어 부수었다. 그러자 나무 패는 짙은 연기로 변해 흩어졌고 허공에 통로 하나를 만들어냈다. 사내는 곧장 그 통로 안으로 들어가려 했다.
하지만 그때, 한제의 손에 들려 있던 왕관이 회전하며 앞으로 날아가 오색찬란한 빛을 번득였다. 그 빛 속에서 한 송이 장미가 나타나 활짝 피었고 그 안에서 한 여인의 허상이 나타났다.
고고한 아름다움을 풍기는 여인은 도망치고 있는 용포 차림의 사내를 가리켰다.
그 손짓 한 번에 용포 차림의 사내는 비명을 내질렀고 더는 도망치지 못했다.
“아… 안 돼!”
짧은 외침을 남긴 그는 마치 무언가에 흡수당하듯 한 줄기 금빛이 되어 순식간에 왕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장미 안에서 모습을 드러낸 아름다운 여인은 한제를 올려다보다가 뭔가를 말하려는 듯 입을 벌렸지만 결국 말없이 입을 다물고는 서서히 사라져갔다.
이 예상치 못한 광경에 한제는 심신이 바르르 떨렸다. 그러나 겉으로는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은 채 왕관을 거두어 넣고 몸을 돌려 냉랭한 눈으로 일목자와 무동선을 바라보았다.
두 사람은 지금의 한제에게는 아무런 위협도 되지 않았다. 두 사람의 수준은 이미 봉인된 상태였으며, 그 압박은 멈추지 않고 계속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