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 Station RAW novel - chapter 761
균열을 낸 노인은 곧장 그 안으로 들어갔고 나머지 하나는 검은 바람이 되어 엄청난 속도로 탑 밖으로 튀어나갔다.
노인은 음침한 얼굴로 눈 깜짝할 사이 청수 앞에 나타나 크게 외쳤다.
“너무 강하게 압박하지는 마시오!”
서늘한 눈빛을 번득이던 청수는 대답 없이 오른손을 휘둘렀다. 그러자 순간 음산한 바람이 불어 닥치더니 여덟 마리의 흑룡이 나타나 노인을 향해 포효하며 달려들었다.
그와 동시에 청수는 번개처럼 몸을 날려 높은 탑에 이르더니 결인을 그린 두 손을 바깥쪽으로 떠밀었다.
“천지빙봉(天地氷封)!”
그 순간, 청수 체내의 선원이 가동되면서 무궁무진한 한기가 발산됐다. 그의 사방에는 눈 깜짝할 사이에 수많은 빗방울이 나타나더니 곧장 얼음 결정으로 얼어붙었다.
펑! 펑! 펑!
모든 얼음 결정은 폭발음과 함께 무너져 내렸고 한 줄기 푸른 빛이 나타나 휩쓸면서 사방의 기색을 변화시켰다. 살역계 전체가 이 빛에 뒤덮였고 이곳에서 벗어날 수 있는 모든 통로까지도 완벽하게 봉쇄된 것 같았다.
푸른빛으로 가득한 이곳에서 한 걸음 나선 청수는 오른손으로 전방을 가리켰다. 그러자 전방의 높은 탑이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무너져 내려 가루로 부서졌다.
그 자리에는 균열이 하나 나타났고 그 너머에는 흑의의 노인이 있었다. 노인은 그 균열에 반쯤 들어섰으나 푸른빛에 완벽하게 휩싸여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그곳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청수가 허공을 움켜쥐자 균열로 들어서던 노인이 그대로 끌려 나왔다.
그리고 그 순간, 청수는 눈빛을 서늘하게 번득이더니 엄청난 속도로 몸을 날리며 손에 쥔 노인으로 아래쪽을 막았다.
순간, 무너져 내린 탑 지하에서 한 줄기 보라색 빛이 날아올랐다. 도중에 둘로 나뉜 보라색 빛 중 하나는 한제에게 달려들었고 하나는 청수를 노리고 날아들었으나 청수가 방패로 삼은 흑의의 노인을 관통해버렸다. 이에 노인은 두 눈을 휘둥그레 뜨더니 그대로 육신과 원신 모두 붕괴됐다.
번득이며 주위를 뒤덮은 보라색 빛은 청수의 푸른 빛을 완전히 압도했다.
청수는 살기 가득한 눈으로 그 보라색 빛을 응시하며 오른손 검지로 앞을 가리켰다. 그러자 회복을 마친 극의 경계가 손가락에 응집되더니 보라색 빛과 충돌했다.
쾅!
거대한 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보라색 빛은 뒤로 밀려났고 뒤이어 그 안에서 한 중년 사내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보라색의 긴 머리를 휘날리고 있었고 두 눈에는 살기(煞氣)가 가득했다.
“난 살역계의 계주(界主) 능운자다!”
“극의 경계! 내 아내의 유물이 네놈 손에 있구나!”
상대를 바라보는 청수의 눈에도 하늘을 뒤덮을 듯한 살기가 담겼다.
‘그 옛날 뇌(雷)의 선계에서 선군(仙君)으로 군림했던 청수로군. 부활한 뒤로 아직 완벽하게 수준을 회복하지는 못했다던데… 강해 보이기는 하지만 내게는 차공열(次空涅) 법보가 있다. 비록 파손된 상태이기는 해도 저자와 맞서기에는 충분할 것이다. 청수를 죽인다면 큰 공을 세우는 셈이겠지.’
능운자는 차게 코웃음을 치며 몸을 훌쩍 날렸다. 그러자 주위에서 보라색 안개가 피어오르더니 여섯 개의 분신이 나타나 동시에 청수에게 달려들었다.
살역계에는 차공열 법보가 하나 있었다. 심하게 파손된 상태이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우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으로 당시 수련자 연맹의 대장로가 직접 살역계의 초대 계주에게 선사한 바 있다.
청수는 살기 어린 눈빛을 번득이며 그 안개 속으로 달려들었다.
콰르릉!
거대한 소리와 함께 청수와 눙운자의 전투가 벌어졌다.
두 사람은 모두 극의 경계를 가지고 있었기에 보라색 안개 속은 순식간에 음산한 기운으로 가득 찼다.
항복해라!
한편, 냉랭한 표정으로 세상에 녹아들며 연이어 살역계의 수련자들을 처리하던 한제는 자신에게 달려드는 한 줄기 보라색 빛을 본 순간 동공이 바짝 졸아들었다. 그 빛은 너무나 빨랐으나, 그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은 이유는 따로 있었다.
‘극의 경계!’
한제는 곧장 뒤로 물러났고 동시에 오른손으로 허공을 움켜쥐었다. 그러자 미간에서 고신의 반점이 급속도로 회전했고 그 순간 그의 오른손에 반짝이는 빛이 응집됐다.
“왕족의 법보, 멸신모!”
그 반짝이는 빛들은 빠르게 응집되면서 눈 깜짝할 사이에 멸신모가 나타났다. 한제는 보통 크기의 창으로 나타난 멸신모를 매섭게 내던졌다.
멸신모는 곧장 날아가 한제에게 달려들던 보라색 빛과 충돌했다.
쾅!
충돌의 순간, 거대한 소리와 함께 무너져 내린 보라색 빛은 엄청난 충격이 되어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이 여파를 미처 피하지 못한 수련자들은 육신이 그대로 붕괴했다.
반면 멸신모는 전보다 약간 어두워진 상태로 한제의 손으로 돌아왔다.
‘고신 왕족의 법보로 이 정도의 극의 경계에는 저항할 수 있군.’
한제가 감탄하는 사이 그의 손에 들린 멸신모는 차차 흐릿해지다가 이내 사라졌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금 내 수준으로는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창의 허상뿐이니 안타깝군. 진정한 멸신모는 탁삼에게 있으니…’
속으로 혀를 찬 한제는 뒤로 물러나며 그대로 모습을 감추었고 이내 어느 살역계 수련자의 뒤에 다시 나타났다.
살역계 수련자 중 남은 것은 이제 1백 명도 채 안 됐지만 이들은 모두 수준이 높은 편이었다.
이들은 사방을 둘러싼 채 두 손으로 결인을 그리면서 중얼중얼 주문을 외웠고 이에 온 살역계가 진동하는가 싶더니 사방의 검 모양 건물 중 열한 채가 무너져 내렸다.
그리고 무너져 내린 건물들로부터 열한 갈래의 반짝이는 빛이 날아올라 수련자들의 주문에 허공으로 녹아들더니 허공에서 나타난 한제를 추격해왔다. 그 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금방이라도 따라잡힐 듯했다.
이 열한 갈래의 빛에는 각각 한 자루의 은색 검이 들어 있었는데 그 비검들은 하늘을 뒤덮을 듯 강렬한 살육의 기운을 풍겼다. 이 열한 자루의 검은 초대 계주가 온 세상을 뒤져 찾아낸 정철(精鐵)로 만들어낸 것으로 오랜 세월 살역계에서 자양되면서 거의 절대적인 무기로 거듭난 상태였다.
열한 자루의 비검이 한제의 뒤를 쫓는 와중에 수만 년 동안 살역계 수련자들의 손에 죽임을 당한 모든 자들의 혼백이 울부짖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어 사방에서 반짝이는 빛의 형태로 나타난 그들의 혼백은 한제를 집어삼키려 들었다.
‘훌륭한 검이로군!’
한제의 눈이 서늘하게 번득였다.
그를 뒤쫓는 열한 자루의 검은 분명 훌륭한 것들이었다. 모두 같은 시기에 만들어져 같은 시간 동안 제련된 것으로 그것들 사이에는 이미 상생하는 기영(器靈)이 만들어진 상태였다.
덕분에 그 검을 모두 소유한다면 당시의 능천후가 제련해낸 네 자루의 원신의 검보다 질적으로나 신통력 면으로나 훨씬 뛰어난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 터였다.
‘만약 이런 비검 99자루를 가진다면 내 수준이 그에게 미치지 못한다고 해도 능천후와 대적할 수 있을 것이다!’
한제의 눈에 기묘한 탐욕의 빛이 감돌았다.
‘이 살역계에는 많은 보물이 있구나!’
한제는 청수가 자신을 이곳으로 데려온 것은 사실 도움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자신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해서임을 알고 있었다. 허무의 공간에서 그를 구해준 데에 대한 보답일 터였다.
바로 그때, 사방의 1백 명 남짓한 수련자들 중 세 사람이 튀어나왔다. 그중 두 명은 규열기 중기, 나머지 한 노인은 규열기 후기 수준이었다.
한제와 청수가 나타난 뒤 내내 한쪽에 신중하게 숨어 있던 노인은 이제야 앞으로 나섰고 그 순간, 저물대에서 부드러운 빛을 발하는 네 개의 백옥 호리병을 꺼냈다. 그러더니 곧장 두 손으로 결인을 그리며 앞을 가리켰다.
순간 네 개의 호리병이 회전하면서 한제에게 대항했다.
“호리병 선인이여, 저자를 죽여라!”
노인의 말이 떨어진 그 순간, 네 개의 호리병은 바르르 진동하더니 네 갈래의 유백색 액체를 분출했고 그 액체는 각각 아름다운 여인의 허상으로 변해 춤을 추며 한제를 향해 날아들었다.
그때, 노인의 곁에 있던 두 사람 중 하나가 오른손으로 이마를 두드려 검은 원단(元丹)을 정수리로부터 솟아오르게 했다. 그 원단이 회전하면서 음산한 기운을 발산하자 그 수련자가 낮게 호령했다.
“만균지수(萬鈞之水)!”
그러자 원단은 훌쩍 날아가며 검은 물이 되더니 바람을 맞아 퍼져나갔다. 허공의 반 정도를 채운 검은 물은 파도가 몰아치는 대양처럼 철썩, 철썩 소리를 내며 한제를 향해 휘몰아쳤다.
마지막 수련자는 온몸으로 대량의 붉은 빛을 번득였다. 심지어 그의 피부에도 온통 붉은 핏줄이 드러나 흉측해 보였다. 그는 두 손으로 결인을 그리더니 앞으로 손을 뻗으며 낮게 외쳤다.
“화혈선망(化血仙罔)!”
펑, 펑 하는 소리가 그의 체내에서 울려 퍼지더니 피부에 돋아났던 수많은 핏줄들이 몸에서 떨어져 나와 거대한 그물을 이루어 곧장 한제에게 달려들었다.
한제가 열한 갈래의 빛에 추격당하고 있는 순간, 세 사람의 공격이 쏟아졌다. 이것이 그들이 가진 최고의 법보와 최상의 신통력이었다.
그들뿐만 아니라 사방의 수련자들도 일제히 체내의 원력을 가동해 각종 신통력을 발휘했다.
일촉즉발의 상황처럼 보였으나, 한제는 냉소했다. 그러더니 그는 망설임 없이 입을 벌려 봉선인을 토해냈다.
“우우우!”
“아아아아!”
봉선인에서는 수많은 혼백의 곡성이 폭풍처럼 사방에 몰아쳤다.
한제가 손짓을 하자 봉인이 해제된 듯 18층 지옥의 문이 열렸고 그 안에 갇혀 있던 수많은 혼백들이 마구 튀어나왔다.
“살두성병(撒豆成兵)!”
한제가 낮게 외쳤다.
순간 그 수많은 혼백들이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크아아아!”
그 수많은 혼백들 중 혈조의 혼이 하늘을 향해 포효를 내질렀다.
살두성병을 발휘한 한제는 더는 그쪽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의 목표는 자신을 추격하는 열한 갈래의 빛이었다.
한제는 뒤로 물러나면서 손으로 허공을 움켜쥐었다. 그러자 고신의 손이 나타나 곧장 그중 한 갈래의 빛을 움켜쥐었다.
그 순간, 한제는 손바닥에서 찌르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 허나 그는 손을 놓지 않은 채 뒤로 물러나며 온몸의 원력을 빠르게 가동시켜 고신의 힘까지 섞은 후 더욱 강하게 움켜쥐었다.
한데 놀랍게도 손안의 빛은 흩어지거나 뭉그러지지 않았다. 오히려 그 빛은 번쩍이며 더욱 격렬하게 반항을 해왔다. 그 빛에서 일어난 수많은 혼백의 허상은 잔뜩 일그러진 얼굴로 한제를 삼키려 달려들기까지 했다.
‘내 신통력 대부분은 혼과 관련이 있는 것들이다. 한데 그런 내게 겨우 몇 만 개의 잔혼만으로 덤벼들다니!’
한제의 눈에서 전광 어린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러자 미간에서 회오리가 나타났고 안에서 원신이 태고의 뇌룡 형태로 나타나 하늘을 향해 포효했다. 이 원신은 세상 모든 천둥번개를 마음대로 행사할 힘을 갖고 있었다.
우르릉!
콰르릉! 쾅!
그 우렁찬 포효에 세상이 진동하면서 사방에서 나타난 천둥번개가 응집되면서 순식간에 이 천둥번개의 지옥으로 변해버렸다.
천둥이 하늘에서 내리 떨어지며 끊임없이 울려 퍼지자 사방의 수련자들은 귀가 먹먹해졌다.
보라색 안개 속에서 청수와 교전을 벌이고 있던 능운자 역시 흠칫했고 반대로 청수는 대견함에 피식 웃었다.
이 순간, 세상 모든 천둥번개의 힘은 한제의 포효에 복종하는 듯 그의 오른손에 쥐어진 반짝이는 빛만을 공격했다. 마치 한제의 손이 모든 천둥번개를 흡수하고 있는 것 같은 광경이었다.